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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제 약대로 자연대 학생 씨가 마른다"

  • 박동준
  • 2010-12-06 06:49:35
  • 요약
  • 서울대 등 16개 대학 화학계열 1학년 34% "약대 진학"

약대 2+4년제로 인해 화학 및 생물계열 대학이 사실상 약대 진학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오전 10시부터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인 '바람직한 약대 학제 개편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석영재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약대 2+4년제로 인한 인접 학문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그대로 전달할 예정이다.

석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화학회가 서울대학교 등 전국의 주요 16개 대학교 화학계열 1, 2학년 학생 1254명을 대상으로 약학대학에 대한 관심도를 조사 결과, 전체의 25%인 325명이 약대에 진학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사대상 가운데 2학년생의 경우 15%가 약대 진학을 염두하고 있었지만 1학년생은 무려 34%가 약대 응시 계획을 세우고 있어 1학년생 가운데 상당수가 약대 진학을 위해 화학계열 전공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됐다.

2+4년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PEET 과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화학계열이나 생물계열 대학의 학부생 상당수가 약대 입시를 목적으로 한 학생들로 채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석 교수는 이미 MEET, DEET 도입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들이 약대 진학 과정에서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MEET와 DEET시험에서 다뤄지는 일부 교과목에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몰리는 반면 심화된 내용의 과목은 인원부족으로 폐강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파행적인 교육현실에 회의를 느끼면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현실에 점점 익숙해져 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석 교수는 "많은 학생들이 1학년부터 PEET 대비를 위한 사교육 시장으로 몰릴 것"이라며 "의·치학 전문대학원 제도의 폐해에 비춰 본다면 앞으로 자연과학대학과 공과대학의 일부 학과에서는 학부생 자체를 만나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석 교수는 약대 학제를 조속히 폐쇄형 6년제로 전환해 인접 학문의 황폐화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현재 전국 화학계열 학과(부)의 졸업생이 연간 4000명 정도라는 점에서 화학계열 출신 학생이 1600여명의 약대 입학생 중 절반 정도만 차지하더라도 향후 화학계열 졸업생은 평균 20%나 줄어든다는 것이 석 교수의 예상이다.

석 교수는 "우수한 화학인력의 대규모 유출은 과학계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약대로의 유출로 인한 이공계 인력에 대한 양적·질적 저하는 결국 이공계 학문의 정체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통 6년제를 통해 약학대학 학생들의 소속감을 고취시키고 다른 학문 분야에서도 우수한 인재들을 균형적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의 기반을 굳건히 다지는 것이 국가의 대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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