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인배인가?
- 데일리팜
- 2011-01-03 06:24:13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김규흔 본부장(한국노바티스)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부제: 2011년에 바라는 약가제도-위원회 전날의 상념)

소인배등급론*을 보면 소인배에는 세가지 유형이 있다고 했다. 생계형, 향원형, 창귀형인데, 그 내용은 이러했다.
먼저 생계형 소인배다. 이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 줄 알고 잘못된 것을 보면 울분에 떨기도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부모, 자식, 삶의 핑계를 대며 입을 다물어 버리는데, 조선시대에는 백성이라 불렸고, 요즘은 서민이라고 한다.
이와는 달리 무언가 부당한 것을 보면 비판을 서슴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 비판은 오로지 자신에게 무해한 경우에만 해당하고, 자신이 비판적인 사람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일 뿐이며 정작 과감해야 할 때는 뒤로 물러선다. 그러나, 깊이를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의인이라 칭송받는다. 이런 이들을 향원형 소인배라고 한다.
이제 창귀형 소인배 차례다. 이들은 항상 섬길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고매한 인격의 누군가가 아닌 큰 권력의 누군가이다. 그리고는 그분의 말 한마디에 살을 붙여 참으로 그럴싸하게 만들고, 합리성과 조직구성원의 행복을 위해서라며 엄숙하게 말한다. 정작 관심이 있는 것은 그분에게서 인정받는 것과 그 결과물인 권력을 휘두르는 것뿐이다.
2011년에 바라는 약가제도 - 위원회 전날의 상념
회의실에 빙둘러 앉은 얼굴들은 제법 엄숙하다. 내일 있을 등재위원회에 방청할 사람을 결정해야 하는데, 나름 참석하고 싶은 이유가, 참석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저마다 굴뚝같은가 보다. 선뜻 나서지는 못하면서도 서로 눈치만 보는 모습이 자못 흥미롭다. 방청이야 혹하고 끌리지만, 어쩌다 나오는 위원회의 질문이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 급여기준 확대건을 담당한 직원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은 콩밭에 가있는 듯 제법 여유스럽기까지 하다. 그럴 만도 하다. 급여기준확대 경우는 임상적 근거만 확실하면 큰 걸림돌 없이 급여까지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임상적 가치에 대해 인정을 받는 것이 간단한 것도 아니고, 급여기준이 확대된 이후 일정기간동안 재정변화 추이에 따라 약가인하를 하거나 재정분담을 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조삼모사라는 말이 달리 생겼을까?
아니지! 내일 있을 등재위원회에 집중해야한다. 똑같은 실수를 거듭해서는 안되지! 이젠 투명성 운운하는 것은 투명이라는 단어만 낭비할 뿐이라는 것을 모두 문자 그대로 투명하게 알고 있다. 방청이 가능해진 이후로 그 즉시 배시시 웃거나 풀이 죽거나 둘 중 하나다.
지금의 긴장감은 등재신청을 하면서부터다. 임상적 유용성, 임상적 대체여부에 관해 좍 펼쳐놓고 설명회를 했는데, 아쉽게도 경제성평가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최근들어 경제성평가 없이 외국약가와 임상적 대체 가능한 약제의 가격만으로 급여 약가가 결정되는 사례를 몇 건 접하고 나니 더 조급해진다. 아무리 경제성평가만 통과하면 그 결과가 급여 약가가 된다고 해도 경제성이라는 단어 자체는 가벼움과는 거리가 먼 부담스러움이다.
부담스러움! 그 가중치를 따지고 보면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와 사용량 연동 약가 협상이 빠질수 없다. 이번 달 안으로 관련 조치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는데, 전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의 일몰제 발표라고는 하는데, 어떤 형태로든 보완이 필요한 것이라 섣불리 예측하기도 어렵다.
사용량 연동 협상쪽은 무슨 발표지? 다시금 머리가 지끈해진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 둘은 따로 뗄 수도 없고, 같이 놓고 생각하면 항상 머릿살이 곤두선다. 한 약가에 적용되는 제도인데 이렇게 안어울리기도 쉽지 않다. 이런 둘을 한판에 놓고 이리 붙이고 저리 붙이고 하면 할수록 상황은 더 복잡해만 간다. 이럴 땐 둘 중 하나는 빠져도 되는데, 도대체 어떤 발표가 있을지 기대반 두려움반이다.
아뿔사! 쏘아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모르는 척 옆자리로 눈을 돌리니 역시나 슬쩍 눈을 피한다. 너무하잖아? 방청도 내 몫? 답변도 내 몫?
나는 어떤 소인배인가?
신묘년 신새벽, 베란다 창문은 제법 뻑뻑하게 열렸다. 매서운 칼바람이 코끝에 아렸다. 유리창에는 서리가 뽀얗게 내려앉아 가뜩이나 느즈막한 아침 햇살을 꽤나 방해했다. 아침 햇살이 들어올 때까지만 이라면서 혼자 신묘년 꿈을 꾸었다. 제약회사에 다닌다는 핑계를 삼으며 혼자 오롯이 꿈을 꾸었다. 영락없는 생계형 소인배이다.
현 한국노바티스 경제성평가 등 담당 본부장 현 KAMCP 협력이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석사 동덕여대 약학대학 졸업
약력
그러나, 아직까지도 오롯한 상상의 여운이 남아 황홀하다. 소인배의 생각이어서인지 그리 나쁠 것 같지도 않다. 그 시대의 무게를 비껴갈 수는 없으니 역시나 신묘한 토끼의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강명관, 소인배등급론)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무상드링크에 일반약 할인까지…도넘은 마트형약국 판촉
- 2실리마린 급여 삭제 뒤집힐까...제약사 첫 승소
- 3췌장 기능 장애 소화제 국산 정제 허가…틈새시장 공략
- 4임상 수행, 사회적 인식…약국 접고 캐나다로 떠난 이유
- 5약사회 "공단 특별사법경찰권, 지속 가능 위해 조기 입법을"
- 6안과사업부 떼어낸 한림제약…'한림눈건강' 분할 속내는
- 7주사이모 근절..."신고포상금 최대 1천만원" 입법 추진
- 8국제약품·일동홀딩스, 35억 자사주 맞교환…"전략적 제휴"
- 9비상장 바이오 투자 건수↓·금액↑...상위 6%에 40% 집중
- 10“약 수급불안 조장”…제약사 거점도매 정책 약사회도 반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