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진료 참관 '환자 사전동의' 여부 쟁점
- 이혜경
- 2011-07-13 06: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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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관 싫으면 개인 의원 가라"…"우수한 진료 받을 권리 있어"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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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라디오 열린토론(사회자 윤덕수)은 12일 대전협 김충기 기획이사, 전의총 노환규 대표, 한국윤리학회 손영수 부회장, 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 등 4인을 패널로 초청해 '의대생 진료참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를 주제로 100분 토론을 진행했다.
지난해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산부인과 진료시 환자가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는 내용을 전제로 '의대생·전공의 진료 참관 시 환자의 사전 동의서 작성'을 골자로 한 법안을 마련하다 의료계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시킨바 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6월 29일. 한 여성이 모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개인의원에서 출산을 하던 중 참관한 의전원생으로 인해 수치심을 느꼈다"는 글을 올리면서 또 다시 의대생 진료 참관이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안기종 대표는 "환자가 진료 현장에서 수치심을 느꼈다는 것은 의료인이 환자의 권리와 인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의료계가 자성적 태도로 환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법안 발의를 통해 강제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의료계 대표 패널 3인은 "환자 윤리 내부적으로도 환자의 기본권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있다는 부분을 공감하고 있다. 사전에 참관을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의료계 "사전 동의서 작성 법제화, 방어진료 우려"
하지만 환자의 사전 동의서 작성을 법제화 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노환규 대표는 "전 세계 어느 국가도 참관 사전 동의서를 입법화로 강제하지 않는다"며 "법제화는 더 큰 혼란을 야기시키고, 의사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방어진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충기 이사 또한 "의사 스스로 환자의 기본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법안 등의 외부적 압력이 가해지면 반발심이 커질 것"이라며 "스스로 노력도 하지 못하는 집단으로 각인돼 결국 의사와 환자의 불신을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손영수 부회장은 "환자의 의무와 권리는 민법 등으로 보호가 되고 있다"며 "윤리 강령이든 법제화든 의료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환자의 권리를 존중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환자의 기본권 존중을 강조했다.
의료계의 법제화 반발과 관련 안 대표는 "10명이 진료실에 들어오면 1명만 치료하고 나머지 9명은 구경을 하고 있다"며 "(산부인과 진료의 경우) 여자의 입장에서 수치심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동안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료계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법제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의료계의 자정 노력을 강조했다.
◆환자의 대학병원 선택권 두고 의료-시민단체 대립각
이와 관련 대전협과 전의총은 "환자가 대학병원을 방문한것 자체가 수련병원의 역할인 의대생 교육(참관)을 동의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환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노 대표는 "대학병원의 목적은 진료 뿐 아니라 교육과 수련도 포함된다"며 "미래 환자를 위해 의술을 익히는 의사들을 위해 환자들의 역할과 책임도 필요하다"고 했다.
의대생 진료 참관을 동의할 수 없다면 교육과 수련의 목적이 없는 다른 의료기관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경험이 가장 좋은 수련"이라며 "사전 동의서를 받지 않더라도 의료진의 충분한 설명으로 환자를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병원의 진료·연구·교육 목적과 관련 안 대표는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대학병원에 오면 연구와 교육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원하지 않으면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내용을 환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전화 연결이 이뤄진 청취자 A(양주시 거주)씨는 "참관 동의 거부시 다른 병원을 가라는 말이 듣기 거북하다"며 "동의 여부를 묻고, 수용시 보상을 해주는게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따졌다.
◆참관 동의시 환자에게 인센티브 제공?
"환자들은 대학병원에 우수한 진료를 받기 위해 온다"는 안 대표는 "교육기회 제공에 동의한 환자의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해주는 방안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을 예상하면서 그는 "차라리 수치심을 느낄만한 산부인과, 비뇨기과, 유방암 등 진료실 입구에 '전공의 참관 있는날. 원하지 않으면 사전에 이야기할 것'이라는 안내문 부착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손 부회장은 "원하지 않으면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안내는 병원 측에서 진료 거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다"면서 "대학병원은 교육과 수련이라는 공익적 사명을 유지하면서도 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면 안된다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센티브 제공 방안에 대해 그는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하면서 안 대표가 제안한 안내문구에 대해 "(근무지인) 제주대병원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다. 의료계가 노력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은 사전 동의서 작성과 관련, 법제화 등 방법론적에서 입장 차이만 있었을 뿐, 모든 패널자가 환자의 기본권 보호 차원에서 사전에 동의여부를 묻는 의료계의 노력은 필요하다는데 입장을 모았다.
손 부회장은 "모든 패널이 가치 지향적으로 논의를 마쳤다는 차원에서 뿌듯하다"며 "환자의 프라이버시는 언제 어디서든 제일 존중돼야 할 권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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