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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직장을 찾아 헤맬것이 아니라…"

  • 데일리팜
  • 2012-01-30 06:35:32
  • 나도선 교수(울산의대)

한 사람의 인생항로에서 직업선택만큼 중요한 일도 없습니다. 어떤 직업을 갖느냐에 따라 소득, 경험, 만나는 사람들이 다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수만 개의 직업이 있지만, 이 땅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안정된 직업'을 갖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1 학교진로교육현황조사'에 따르면 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공무원(17.8%), 교사(16.9%), 의사(6.8%), 간호사(4.8%)입니다. 고1 학생들의 선호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사가 1순위 공무원이 2순위입니다. 그런데 자녀에게 이런 직업을 갖게 하겠다는 소망으로 온갖 뒷바라지를 하는 부모 중 실제로 소망을 이루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 10명 중 하나도 안 될 겁니다.

해마다 공무원, 교사 임용고시에 지원자가 몰려들어 경쟁률이 수십 대 일이나 됩니다. 합격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낙방의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2~3년 공부하다가 포기하고 이제 대기업 취업을 노립니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 않죠. 또 1~2년이 흘러갑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 하면서도 중소기업에는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너무 비관적 전망이라고요?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제 주변에도 명문대를 졸업하고도 제대로 자리를 못 잡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젊은이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능력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처음에 진로선택을 잘 못해 일이 꼬여버린 경우입니다. 안정된 직업을 갖겠다는 소망으로 시작한 일이 오히려 인생의 불안정성을 키운 결과가 되어버린 꼴입니다. 영어 수학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진로지도입니다. 하지만 학교의 진로지도 프로그램은 부실하기 이를 데 없고, 부모님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릅니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라고 말하지만 생각하거나 경험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잠도 못자고 하루 종일 입시준비에 매달려 있는 아이들이 어떻게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라는 말인지 참 알 수 없습니다. 좋아하는 학과를 선택해 대학에 갔는데, 실제 공부해보니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고민하는 대학생들도 참 많은 것을 보면 진로선택은 정말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없습니다. 진로 선택을 잘 하려면 부모님들과 자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합니다. 부모들도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참 답답한 노릇이지만 자녀와 함께 다양한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면서 길을 찾을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청년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변화무쌍한 세상입니다. 15세 고등학생이라면 70년 이상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년 간 일어난 세상의 변화를 보면, 앞으로 얼마나 변화무쌍한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이런 저런 예측을 해봐야 다 허사입니다. 불투명한 미래에 안정된 직장이란 애초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생들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취업하겠다고 스펙 쌓기에 열중하지만 인사 담당자가 열심히 찾는 자질은 따로 있습니다. 회사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열정이 있는 사람, 팀워크를 잘 하는 사람, 긍정적인 사람, 이런 덕목을 갖춘 사람을 찾습니다.

결국 안정된 직장을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열정을 바쳐 일하고 직장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로 스스로를 단련해야 합니다. 신뢰, 열정, 긍정, 팀워크 능력과 같은 덕목은 세상살이의 성공과 행복을 보증하는 가장 확실한 기초체력입니다. 기초체력이 좋은 사람은 뿌리 깊은 나무가 비바람이 몰아쳐도 쓰러지지 않듯이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다 이겨냅니다.

이런 기초체력은 하루아침에 키워지지 않습니다. 부모님들은 묘목을 거목으로 키워내는 마음으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자녀를 지켜보면서 자녀들 스스로 '기초체력'을 키워가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이런 부모들이야말로 자녀들에게 안정된 직업을 찾아주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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