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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병실 개선안, 야심차지만 환자쏠림 해결 못해"

  • 김정주
  • 2013-10-11 06:34:50
  • 가격역전 등 부작용 우려...환자 대기정보 의무화 제안도

[상급병실료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복지부가 그동안 논의해 온 상급병실료 문제의 해법은 야심찼지만, 학계와 의료계,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을 기점으로 다시 부각된 문제였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인 대형병원·수도권 환자쏠림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자칫 어설픈 설계로 재정만 투입된 채 대형병원 쏠림과 의도적 장기입원 등 부작용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0일 낮 보건행정학회 주관으로 열린 '상급병실료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각계는 복지부가 구성한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이 그간 논의 끝에 도출한 두 가지 방안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정부 주도로 구성된 국민행복추진단이 상급병실료를 해결하기 위해 야심차게 방안을 내놨지만, 학계와 의료계, 시민사회단체 모두의 뭇매를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정부는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협조를 구했다.
이번 논의가 사실상 정부 검토안이라는 점에서 우려점이 쏟아져 나왔다.

기획단이 내놓은 방안은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 안은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 비중을 현행 50%에서 75%까지 상향조정하고 병상등급 가산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두번째 안은 현재 6인실인 일반병상 기준을 종별로 4~2인실까지 확대해 종병과 병원급 4인실, 상급종병 3인실, '빅 5'는 2인실로 기준을 차등화시키는 것이 그 골자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4대 중증질환 100% 국가공약'이었고 대선 당시 3대 비급여가 포함됐던 점을 상기시키며 이를 전제로 논의돼야만 실질적으로 보장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근본취지를 부각시켰다.

이를 전제로 기획단의 두 가지 안은 모두 해법으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김 부위원장은 주장했다.

공급자인 병원계와 의료계도 각기 다른 측면에서 두 가지 안 모두를 수용하지 못했다.

박상근 병원협회 부회장은 저수가에 허덕이는 병원계의 수익보전이었던 만큼 수가 현실화가 돼야 하고, 여기에 투입되는 막대한 재정 또한 보험료율 인상에 기인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결국 입원료와 원가 현실화 없이는 이 안들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조한호 병원협회 경영이사는 중소병원 입장에서 오히려 대형병원 쏠림이 심화되고 악성 장기입원만 부추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조 이사는 "두 안 중 어느 하나를 채택하더라도 쏠림은 심화될 뿐"이라며 "상급병실까지 보장을 해준다면 어느 환자가 일반실을 택하겠냐"며 반문했다.

서인석 의협 보험이사는 이른바 '땜질식 처방'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경증환자조차 상급종병으로 쏠리는 근본적 의료체계 문제를 놓고 상급종병 일반병실 확충 문제를 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날 선 비판이었다.

부작용 문제는 학자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수경 보건산업진흥원 의료자원팀장은 건보재정만 늘어나고 환자 불만족, 쏠림현상만 가중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일반병실이 최대 18인실까지 있는 병원 현실에서 6인실 기준으로 수가를 차등화한다면 질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설계부터 동일시설과 수준, 가격 등 기준을 세분화시키는 고민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상영 보건사회연구원 본부장은 1~2안의 절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급종병 일반실 확충을 재정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서 점검할 수 있는 기전이 부족하고, 종별 차등화에 따른 막대한 재정은 어떻게 부담할 것이냐는 기본적인 문제제기다.

국민행복추진단이 제시한 상급병실료 개선방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여화에 대한 환자 요구는 거셌다.

상급병실료가 환자 본인부담의 큰 축을 차지하는 만큼 급여화는 필요하고, 본인부담을 차등화시켜 무분별한 의도적 장기입원에 대한 대책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상호 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어렵지 않게 원하는 병실에 입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대형병원 일반병실을 늘리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 문제와 환자 쏠림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상급병실료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무임승차 방지책 마련과 정보공개가 전제돼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상급병실료와 관련한 불합리성은 대부분 '잘 나가는' 일부 상급종병에 국한돼 있다. 제도가 도입되면 그렇지 않은 많은 병원들이 무임승차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별로 홈페이지 상에 병실별 예상 대기시간을 실시간 공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면 환자들의 불만족을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도 덧붙였다.

기획단을 구성한 복지부는 각계의 비판에 난감한 반응이었다.

권병기 복지부 비급여개선팀장은 "두 가지 안은 기획단이 나름대로 절치부심한 해법이지만,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어 그는 "시민단체와 공급자 각계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보완할 것은 보완하면서 점차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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