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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고객을 무장해제시켜라"…하루 매출150만원

  • 김지은
  • 2013-12-20 06:44:18
  • 광고품목 전진배치...환자 반응 보며 디스플레이 바꿔

[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46] 서울 강남구 대치필리아약국

서울 강남에는 일명 '비타민 약사'로 통하는 여약사가 있다.

대치필리아약국 전경.
비타민을 비롯한 영양제 상담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치필리아약국 정강희 약사(48).

정 약사가 약사 대상 강의는 물론 방송에까지 출연해 비타민, 영양제 복용법과 상담기법을 설명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0여년 강남 대치동 한복판에서 깐깐한 부자 고객들을 응대하며 쌓아온 일반약 디스플레이와 상담 노하우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정 약사만의 비밀병기가 됐다.

약국을 찾는 고객 한명한명에 집중하며 무장해제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정 약사만의 일등 약국 경영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친근한 제품으로 승부…유명품목 과감히 전진배치=대치필리아약국의 매대를 둘러보면 최근 일반약 트렌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대다수 약사들은 지명구매 품목들은 최대한 매대 뒤로 숨기고 환자에게는 생소하지만 마진이 많은 주력상품을 전진배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 약사는 과감하게 광고품목이나 지명구매 품목들을 매대 앞으로 내놓았다.

환자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유명품목들을 과감하게 전진배치해 일반약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예를 들어 골드존에 센트룸을 진열하거나 고객의 손이 닿는 진열장에 삐콤씨와 우루사, 아로나민, 인사돌 등을 배치한 것이다.

여기에 정 약사만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무장해제' 기법.

환자가 평소 잘 알던 유명품목을 고객 시선이 쉽게 머무는 곳에 배치해 친근함을 높이고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환자에 약사가 다가가는 것이다.

조제를 위해 약국을 찾은 환자도 친근한 제품들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문다.
자신이 먼저 제품에 관심을 보였던 만큼 환자는 경계심을 접고 약사의 말을 경청하게 되고 그때 약사는 상담을 시도하며 그 환자에게 맞는 제품을 권한다. 언뜻 마진이 적은 광고품목을 골든존에 배치함으로써 매출에는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진열을 현재 방법으로 바꾼 후 월평균 일반약 매출은 500만원~1000만원 이상 상승했다는 게 정 약사의 설명이다.

정 약사는 "유명품목을 눈에 띄게 함으로써 조제를 위해 약국을 찾은 환자도 자연스럽게 평소 알거나 들어봤던 일반약, 건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구매로 이어진다"며 "환자가 먼저 관심을 보인만큼 가격시비도 없고 경계없이 들을 준비가 돼 있어 상담도 한층 수월해 진다"고 설명했다.

◆"약장부터 정리하고 오라"…영양제 상담 A부터 Z는='나에게 필요한 영양제는? 필리아약국에서 상담하세요'

정성스럽게 만든 대형 POP가 약국을 찾은 환자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문구 옆으로는 엽산제와 갱년기증상개선제, 유산균제, 빈혈약, 수험생 영양제, 종합비타민, 간장약, 칼슘제, 잇몸제, 영양제 등의 항목을 나열해 놓았다.

영양제 진열대 위에 약사와 상담하라는 내용의 POP를 제작해 놓았다.
POP 아래 진열장에는 항목별 일반약 품목들을 배치해 놓아 환자들이 자신이 복용 중인 약과 향후 복용해야 할 제품들은 무엇인지 스스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1차적으로 환자가 직접 자신의 상황을 알고 제품에 관심을 갖도록 한 것이다.

이후에는 정 약사만의 상담 기법이 환자를 맞는다. 제품에 관심을 갖는 환자에게 약사는 결코 구매를 권유하거나 강매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그것부터 정리하거나 다 복용하고 오라고 이야기한다.

약사가 주력하는 일반약 제품은 전자 액자 등을 활용해 환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정 약사의 일반약 상담 철학 중 하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자'다. 그만큼 약을 중복되게 복용해 낭비하지 않도록 먼저 돕는 것이다.

강매하지 않는 약사에게 환자는 생각보다 우호적이다. 판매만이 목적이 아니라는 생각에 약사에 대한 신뢰도가 한층 높아지는 것이다.

신뢰가 쌓인 환자는 약국을 다시 찾게 돼 있고 그런 환자는 약국의 골수 단골환자가 되기 마련이다.

동네 고객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영양제나 일반약을 구입하기 위해 정 약사를 찾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정강희 약사는 약국을 찾은 고객 한명 한명에게 집중하며 상담을 진행한다.
정 약사는 "약국에 있는 시간동안 환자 한명 한명에게 집중한다"며 "집중하다 보니 고객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하게 듣고 적은 비용으로 그들에게 맞는 맞춤 약을 권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환자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 한명당 객단가 3000원 더 올리는 비법은?…화장품·세제 등 품목 다양화=정 약사는 슈퍼나 편의점, 마트 등 약국 밖으로 제품이 나가는 데 대한 두려움이 없다.

오히려 그만큼 약국 밖 제품을 약국 안으로 들여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게 정 약사의 지론이다.

약사의 철학은 약국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형 드럭스토어형 약국 근처에도 못가는 12평 동네약국에 일반 화장품은 물론 매니큐어까지 진열돼 있다.

최근에는 아토피용 세제를 들여놓기 위해 관련 회사와 상의 중에 있다.

일각에선 "약국에서 웬 매니큐어, 세제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객의 생각은 달랐다. "약국에서 화장품도 살 수 있구나"가 바로 고객의 시선이라는 것이다.

제품은 물론 의약외품 품목 등을 다양화해 고객당 객단가를 높이고 있다.
실제 유기농을 표방한 매니큐어와 약사가 직접 선택한 제품들로 꾸며놓은 미니 화장품 코너는 20~30대 젊은 여성을 비롯해 특히 연령이 있는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상대적으로 화장품 가게나 뷰티&헬스 스토어 방문 비중이 많지 않은 주부들이 조제를 위해 찾은 약국에서 부담없이 화장품을 추가로 구입하는 것이다.

정강희 약사.
필리아약국만의 또 다른 비밀병기 중 하나는 출입구에 마련해 놓은 오픈매대.

매대 한면은 전체를 밴드류로, 다른 한면은 파스류로 구성해 놓았다. 밴드는 일반 밴드부터 화상밴드, 습윤밴드 등 가격과 종류별로 100여종이 넘는 제품을 구비해 놓았다.

밴드류에서만 한달 평균 100만원 이상의 매출이 나온다. 의약외품이 약국 전체 매출의 30%이상을 꾸준히 차지하는 데에는 오픈매대의 역할이 크다.

정 약사는 "약국이 같은 자리에서 방문 고객 수를 더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객단가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오픈매대를 활용하고 품목을 다양화 하면서 고객 한명당 평균 객단가가 3000원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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