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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기록…이들의 손을 거쳐야 '귀한 자료'

  • 이혜경
  • 2014-11-10 12:24:59
  • [의사야? 간호사야? 그럼 뭐야-3] 의무기록사

|병원 속 사람들 세 번째|의무기록사는 누구일까요?

시대가 변했다. 종이차트가 사라지고 있다.

의무기록사들은 종이차트에서 전자차트로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을 오픈한 서울아산병원은 전자차트 적응까지 3~5년의 시간이 걸렸다.

EMR도입 과정에서 처음엔 종이차트와 전차차트를 병행해 사용했다. 그러다 점차 종이차트도 없앴다. 필요한 종이차트는 스캔해 이미지파일로 저장했다.

의무기록사는 국내 국제기준의 진단 및 수술분류 전문가로, 국제기준에 따른 정확한 병원 진료정보 데이터를 구축하고 가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의무기록 보관부터 분석까지 만능

'병원 속 사람들 세 번째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무기록사로 26년 째 근무하고 있는 김선자 의료정보관리팀장이다.

의무기록안에는 의사 및 간호사 기록, 협의진료기록, 경과기록 등 진료중에 생성된 진료기록을 비롯해 검사, 처치기록 등 다양하다.

의무기록사는 의무기록 작성시스템 구축 및 작성 지원, 의무기록 정확성 및 완성도 관리, 의무기록 적법한 정정·이용·제공관리와 개인정보 관리적 보호체계 구축과 실행을 통해 안전한 진료와 의무기록의 신뢰성을 보장한다.

진료 내용 및 결과를 코딩 및 데이터을 구축해 보험청구, 연구, 경영, 국가질병 등록·조사·통계자료로 제공함으로서 진료정보를 공공보건정보 및 보건산업정보로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도 의무기록사가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의 도입, 헬스IT기술 발달로 방대한 의무기록의 내용을 정보화해서, 보건의료산업자원으로의 활용기반 구축을 위해 의무기록 작성 시스템에서의 각종 의료 용어 및 작성의 표준화하는 자원으로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서관 지하1층 의무기록실 모습.
김 팀장은 "의사들이 차트에 진단명이나 수술명을 기록하면 의무기록사는 코드를 부여한다"며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누적되면 향후 임상연구 등을 위한 분석자료로 쓰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갓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시험을 통과한 신입 의무기록사는 질병분류 체계부터 배우게 된다. 질병분류를 정확히 하고 코드를 부여할 줄 알아야 의료진 응대 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

1982년 의무기록사 면허제도가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2만여명의 의무기록사가 배출됐다. 전국 112개 대학에서 2만5000여명의 의무기록관련 전공자가 재학 중이다.

지난 30여년간 의무기록사는 우리나라 병원에 체계화된 의무기록 관리 시스템을 보급화·일반화 시켜, 의무기록을 기반으로 평가하는 의료기관인증평가를 통해 안전한 의료 환경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보건의료산업화의 기반 마련을 위해 추진한 EHR사업에서 임상 용어 표준화, 진단 및 시술코드 표준화, CDI, 서식생성 표준화 등의 연구에 참여하고 역할도 의무기록사가 하고 있다.

아직도 1990년 9월 생각하면 아찔

1990년 9월 11일. 서울 일대를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든 사건의 중심에 서울아산병원이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지 3시간여만에 병원은 물에 잠겼다. 8만여권에 달하는 의무기록은 모두 젖었다.

김 팀장에게 있어 그 날은 '아찔'한 에피소드 중 하나다.

당시 의무기록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병원 서관 지하 1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김선자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관리팀장은 병원 개원 멤버로 26년 째 근무중이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김 팀장은 오전 7시 경 출근했다. 집중호우로 옷은 이미 다 젖었다. 출근 못한 직원들도 종종 보였다.

출근 후 1시간 30분이 지나자 병원에서는 대책회의를 열었다. 응급실 옆에 있던 송파구청이 운영하는 지하펌프장의 물이 역류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오전 9시 쯤 대피명령이 떨어졌고, 일단 옮길 수 있을 만큼 수기차트와 PC, 서류를 위로 올렸다. 다시 1시간 후인 오후 10시에 결국 지하에 있는 직원들은 모두 철수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김 팀장은 의무기록실 문을 잠그고 가장 늦게 탈출했다. 그 때 반대편 복도에서 차오르던 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지하 1층은 완전히 침수됐다. 고무보트를 타고 움직여야 할 정도였다. 지하 1층에서, 1층으로 그리고 3층으로까지 대피를 했다.

김 팀장을 포함한 몇몇 직원들은 대피를 하지 못해 병원에서 하루를 지샜다. 개원 1년 만에 물난리를 겪은 아산병원은 당시 사람들로부터 '회복 불가능'이라는 이야기 까지 들어야 했다.

김 팀장은 "물이 빠진 다음에 모든 직원이 지하에서 부터 지상 1층까지 줄지어 서서 종이차트를 날랐다"며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한 달 만에 복구작업을 했고 병원은 재오픈했다"고 회상했다.

종이차트에서 전자차트로 바뀌면서, 앞으로 이러한 일은 다시 발생할 일이 없다. 그리고, 이 변화 과정에서 의무기록사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냈다는 점이 김 팀장에게 있어 가장 보람있는 일이다.

김 팀장은 "종이에서 전산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굉장히 큰 변화였다"며 "직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지금의 아산병원을 만들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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