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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키플레이어의 노하우를 획득하라"

  • 어윤호
  • 2015-01-06 06:15:00
  • 삼성·셀트리온의 파트너십 전략을 통해 본 제휴의 질

파트너십, 제휴, MOU. 제약업계의 미래를 얘기할 때 필수적으로 거론되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이제 판매제휴 일방통행은 사절이다. 국내 시장에서 제휴의 기능적 위치는 국적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여전히 '제품력=다국적사', '영업력=국내사'라는 등식이 성립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우리에게 '영업력'이란 없다. 때문에 다수 토종 제약사들이 '제품력'에 눈을 돌린다. 단 막막함은 여전하다. 다양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지만 더디다.

수출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해외법인 설립도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국가에서 성과는 미약하다.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 수출을 폄훼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만큼 시장이 큰 선진국 진출이 어렵다는 얘기다.

우리에겐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그것도 제대로 된 글로벌 플레이어와 손을 잡아야 한다. 의약품 수출의 필수 조건인 개발과 생산 노하우를 훔쳐내야 한다.

BMS(위쪽), 로슈와 삼성의 CMO 계약 체결
◆대기업 삼성=따라서 삼성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라서? 맞다. 글로벌 10위권에 상주하는 기업이다.

'바이오', 그중에서도 위탁생산(CMO)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서, 가는 길이 다르다 치부해선 안 된다. 삼성이 짜는 판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파트너십 면에서 삼성의 CMO 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몇년간 성과를 쌓아 왔다.

로직스는 2015년까지 생산규모를 18만L로 확대해 론자,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은 세계 3대 CMO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회사는 2013년 BMS와 로슈라는 2개 빅파마들의 제품 생산 계약을 따냈다. 두곳 모두 '바이오'라면 한가닥 하는 업체들이다.

목표 달성은 아직 먼 얘기지만 일단 가능성은 연 셈이다. CMO 계약의 핵심은 기술이전에 있다.

삼성은 BMS와 2번의 계약을 통해 현재 허가된 1개 의약품(흑색종치료제 '여보이')과 개발중인 의약품 1개에 대한 CMO 계약을 체결했다. 로슈와는 허가된 의약품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허가 품목에 대한 계약이다. 개발중인 의약품의 경우 임상 실패 등으로 상용화가 무산될 경우 CMO 계약도 이어질 수 없다.

기허가 품목은 본격 위탁생산에 앞서 본사 전문가들의 기술이전이 이뤄진다. BMS와 로슈 담당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방식을 교정해 주는 것이다.

이후 철저한 품질관리 감독 아래 시생산이 이뤄지고 고객사(BMS, 로슈 등)의 자체 합격판정이 이뤄지면 미국 FDA와 유럽 EMA에 삼성바이로조직스에 대한 생산기지 신청이 진행된다. 여기서 FDA 등 허가당국의 실사를 통과하면 로직스의 생산품목이 세계 각국에 공급된다.

실로 상당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과정이다. 아무리 삼성이라 하더라도, 제약산업에서 입지는 어린아이 수준이다. 하지만 기술이전 과정은 그 성장속도에 확실한 가속을 부여할 수 있다. 물론 이는 품질 입증에 성공했을 때 얘기다.

삼성은 제2공장이 완공되는 내년 중 제1공장의 FDA 심사까지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로직스 관계자는 "기술이전 과정을 완료하고 2015년 FDA, EMA 등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바이오의약품의 생산능력을 인증받고 나면 CMO 사업 규모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당장의 수익과는 무관하다. BMS와 로슈가 삼성을 선택한 배경에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겠지만 이것이 담보가 될 수는 없다. 론자, 베링거인겔하임 등의 막강한 CMO 파트너가 있다. 구체적인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신뢰도 면에서 이쪽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삼성이 빅파마들에게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수익이 제로는 아니겠지만 축포를 터뜨릴 만한 규모는 아닐 수 있다. 단 두 빅파마와 계약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후의 삼성은 CMO로써 전혀 다른 위치가 될 수도 있다. 일단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김태한 로직스 대표이사 역시 "바이오의약품은 단일 회사가 신약의 발견, 제조, 마케팅을 혼자서 처리하기는 불가능하다. 자체 역량뿐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외부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바이오벤처 셀트리온=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은 이미 이 시기를 거쳤다. 이 회사는 다음 행보를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BMS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오렌시아'의 위탁생산을 통해 선진 기술을 습득했다. 해당 경험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한국, 유럽 허가의 근간이 됐다.

이 회사는 추가로 2개의 바이오시밀러 상용화에 다가섰다. 지난 1월 두 번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국내 승인을 받았고,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맙테라'의 시밀러 개발을 위한 3상 연구에 돌입했다.

그렇다면 이제 셀트리온은 팔아야 한다. 매각 이슈가 있었지만 셀트리온은 대신 파트너사를 물색했다. 그리고 최근 호스피라에 2억달러(한화 2100억원대)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에 대한 조건으로 호스피라는 셀트리온의 세계 최초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에 대한 북미지역 독점 판권을 갖게 됐다.

미국에 본사를 둔 호스피라는 주사제 매출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제네릭 사업은 세계 7위 규모이다. 특히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1세대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1위 기업이다.

한마디로 바이오의약품을 팔 줄 아는 플레이어다. 독점판매권 부여지만 셀트리온은 호스피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 인해 마케팅·영업 노하우를 쌓아갈 수 있게 된다. 그 중심에는 파트너십이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MO 사업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그리고 향후 바이오신약 개발까지 생각하고 있다. 당연히 파트너십은 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필요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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