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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NIP, 백신가격 좌우지간 이원화?

  • 어윤호
  • 2016-03-10 06:14:53
  • 질병관리본부, 이원화 염두...MSD·GSK 입장차 극명

'차이'가 없다면서 '차별'을 생각한다.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자궁경부암백신 국가필수예방접종(NIP, National Immunization Program) 사업을 앞두고 질병관리본부는 또다시 대상 백신으로 선정된 MSD의 ' 가다실'과 GSK의 ' 서바릭스'의 가격 이원화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세차례 열린 질본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산하 HPV(Human Papillomavirus)분과위원회는 두 백신 모두 이번 NIP 백신으로 적합하다고 결론, 전문위에 의견을 냈다.

두 백신간 우열을 논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질본은 두 백신의 가격 이원화를 염두하고 있다. 정부는 3월내 논의를 마무리하고 4월에는 조달청 입찰이 진행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질본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다만 가다실이 보유한 2개 혈청형(6, 11형)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봐야할지 고민중이다. 적절한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신 가격 이원화의 당위성=물론 가능성은 일원화 쪽도 열어 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NIP는 '이원화 고려' 자체의 당위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질본은 위원회 진행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최종 검토 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면 이원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위원회는 두 백신이 모두 적합하다고 판정했다. 별도의 의견은 일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원화'는 염두한다. 이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폐렴구균백신 NIP 사례와는 또 다르다.

당시 전문가들이 모인 분과위원회는 '프리베나13'과 '신플로릭스' 모두 NIP에 적합하다고 판정했지만 '19A혈청형에 대한 신플로릭스의 예방효능이 불확실하지 않다'는 별도 코멘트를 달아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즉, 그때는 폐렴구균백신은 '고려가 필요하다'는 별도 의견이 있었던 것.

이와 관련 질본 관계자는 "예산 절감 등 정부 입장에서도 가격 일원화가 더 용이하다. 그러나 정부는 백신의 원활한 공급도 생각해야 한다. 추가로 2개 혈청형에 대한 예방효능을 가진 가다실의 제조사가 가격차 등이 없을때 NIP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화, 가격 낮은 백신은 들러리된다=맞지만 틀린 얘기다. NIP 백신은 국민 입장에서는 공짜, 즉 무료다.

무료로 맞는 백신인데 정부가 인정하는 두 백신의 가격이 다르다면 대다수의 선택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이미 시장점유율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실제 폐렴구균백신의 경우 NIP 도입후 프리베나13과 신플로릭스의 시장점유율은 9대 1까지 벌어졌다. 본래 격차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묵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연히 자궁경부암백신이 이원화돼 공급될 경우 가다실의 지배력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공급량을 MSD가 충당해야 하는데, 정부가 백신의 정상공급을 걱정한다면 이 상황 역시 생각해야 한다.

또 문제는 정부의 가격 가이드가 현재 해당 백신의 가격, 시장점유율을 토대로 책정된다는 점이다.

현재 2가백신인 서바릭스의 평균 유통가격은 6만4304원, 4가백신 가다실은 8만6948원이다.

즉 이원화 확정시 정부는 효능차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자체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에 내놓은 가격을 감안해 NIP 예산을 뿌리겠다는 말이 된다.

이원화는 백신 주권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현재 SK케미칼이 자궁경부암백신을 개발중이다. 일반적으로 국산 백신은 수입백신 보다 저렴하다. 업체들 역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향후 SK케미칼이 허가 받은 자궁경부암백신으로 NIP 사업에 참여할때 차별된 가격을 적용해야 한다. 자국 백신을 스스로 죽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 제약사의 백신 담당 마케터는 "백신을 개발하거나 보유한 제약회사들은 이번 NIP 사업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에도 가격 이원화가 결정된다면 앞으로는 고가 백신들이 대부분 이를 염두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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