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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임상약, 세상 나오면 내자식 같아"

  • 김지은
  • 2016-08-03 06:14:54
  • 장홍원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약무파트장

"국내 임상시험과 역사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그 중심에 분명 약사의 역할이 있었고요. 병원약사회의 이번 쾌거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병원약사회(회장 이광섭)가 최근 임상시험 교육 실시기관으로 식약처의 지정을 받았다. 명실공히 임상시험 관리약사를 교육, 양성하는 전문 기관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번 지정의 숨은 일등공신인 장홍원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약무파트장(53·서울대 약대)은 병원약사회 임상시험 분과위원장으로 10년 넘게 임상시험 분야 전문 약사로 일해온 베테랑이다.

2004년 임상시험 관리약사를 처음 시작한 이후 현재 국내 병원 중 임상시험 최대 연구병원인 서울대병원에서 임상시험 관련 분야 약을 총괄하고 병원약사회에서는 관리약사들의 교육과 정책 개발을 전담해 오고 있는 장 파트장. 그에게 국내 임상시험 현황과 그 속에서 약사의 역할을 들어봤다.

다음은 장홍원 임상시험약무파트장과 일문일답이다.

-왜 병원약사회가 교육기관에 지정됐다고 보나. 어떤 의미가 있나.

약사법 개정으로 지난해 말부터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이 매년 40시간 이내(관리약사 8시간 이내)로 의무화됐고, 임상시험 교육 실시 기관은 식약처의 지정을 받아야 한다.

법 개정으로 관리약사는 1년 총 8시간을 교육받아야 하는데 처음 임상시험 관리약사를 시작할 경우 4시간 우선교육을 받은 후 관련 업무에 임해야 한다.

약사법 개정 전 인증 교육에 대한 연구가 시작될 때 식약처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불렀고, 3명의 이 분야 전문 약사가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검토 의견서를 제출하고 관리약사 입장에서 수정안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함께 참여한 한옥연 약사님, 나현오 수녀님과 강력하게 병원약사회가 교육 실시관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소수이지만 임상시험 관리약사들이 전국에 분포돼 활동 중인데 이 약사들을 총괄하는 약사회가 교육을 진행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병원약사회는 2005년 임상시험 연구약사 특수연구회 형식으로 임상시험 관리약사 교육을 시작한 이후 10년 이상 꾸준히 관련 약사들의 교육을 실시해 왔다.

지난해에는 병원약학분과협의회 내 15개 분과 중 하나로 임상시험 분과위원회를 신설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각 주제별 전문가 강의와 실습을 제공하고 전국 병원의 임상시험 관리약사 네트워크 구축을 도모해 왔다. 이런 부분 때문에 조금 부족해도 식약처도 병원약사회를 공식 교육기관으로 인정했다고 생각된다.

-국내 임상시험 관리약사 인력 풀은 어느 수준인가.

병원약사회에서 이번 교육의 약사 수요도 조사를 해 본 결과 신규 임상시험 관리약사는 70여명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력 약사는 190여명 정도로 조사돼 국내에는 약 270여명의 관리약사가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12명의 관리약사가 임상시험 약무파트에서 일하는 중이고, 국내 병원 중에는 약사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약사는 종양연구, 비종양 연구 각 6명씩 나눠 일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기 때문에 기존에도 신규 관리약사가 들어오면 한달 간 표준업무지침, 윤리교육, 계획서 작성, 보고·조제 등을 교육해 왔다.

-임상시험 관리약사, 일반 약제부 약사와 차별적인 업무가 있다면.

대부분 임상 관리약사는 단순히 연구자가 내는 처방대로 조제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임상시험 약무부서는 임상시험 전체를 파악하고 처방전 검토부터 조제까지 전반을 확인해야 하는 위치다.

전체 연구 과정에서 약에 관한 부분만큼은 관리약사가 책임을 져야한다. 연구 계획서에 연구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잡아내 약이 실수없이 처방되고 조제, 투약될 수 있도록 확인해 임상연구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임상시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리약사의 역할이 있다고 보나.

국내 임상시험이 급속한 성장기를 거쳐 현재는 주춤하기는 하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초기는 일부 대형 제약사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중소제약사들도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약이 출시되기 전 연구 과정이다 보니 약사들의 시각으로는 약의 미흡한 점이 쉽게 파악된다. 라벨의 규정상 문제나 약품의 포장, 인수증 양식, 배송 방식 등에 대해 조언하면 제약사에서도 그 의견들을 소중히 생각하더라. 단순히 의약품을 수동적으로 인수받기 보다 약품 전반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고 그것이 약 출시 전 반영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특히 이 일을 해오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해외 연구자들이 우리 병원의 임상시험 연구성과, 약국의 약 관리 프로토콜, 처방 검토 시스템 등을 직접 보고 듣고 놀라는 모습을 볼 때이다. 선진국들에 비해 수준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왔던 연구진들이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병원, 나아가 국가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나름의 뿌듯함이 있었다.

-병원약사회가 임상시험 관련자와 약사들의 교육을 담당하게 됐다. 방향성은.

임상시험 분과 전문위원들과 회의를 갖고 있다. 전문위원들 검토하에 교육을 구성하고 올해는 10월 22일, 12월 10일 두번에 걸쳐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교육을 실시한다.

그간의 교육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임상시험 규정이 변경된 부분도 있고 지적, 점검 사항 등이 달라지고 까다로워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을 계속 업데이트 해 교육하고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지정으로 병원약사회가 국내 임상시험 질 향상, 나아가 신약개발에 일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리약사를 비롯해 각 분야 관련자들의 역량강화, 윤리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일을 하며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약이 신약으로 개발돼 출시된 것을 보면 내 자식 같아 뿌듯했다. 항상 그 마음으로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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