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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의 전쟁…'1000분의 1' 기적 만드는 NGS진단

  • 김민건
  • 2016-10-05 06:14:51
  • 올 연말 보험 등재 전망 "폐암 환자 첫 혜택 받을 것"

서울에 사는 43세의 직장인 A씨는 평소 숨이 차오르는 등 호흡이 힘들어 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 폐암 판정을 받고 항암제를 투여했지만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CT촬영에서는 폐 절반 이상을 암세포가 덮고 있었다. 항암제 치료가 전혀 효과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때 의료진 권유로 '차세대 유전자 진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수백만원대 검사비가 들었지만, A씨는 혹시나 하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검사에 동의했다. 진단결과 A씨 폐암을 일으킨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전자 변이에 맞춘 표적치료제를 투여하기 시작하자 호흡이 편해졌다. CT상에서도 암세포가 반 이상 줄어들었다. 1000분의 1의 기적이었다.

기존 검사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결과를 보여준 이 진단검사법은 'NGS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이다.

특히 올 연말부터 정부에서는 이 기술에 대해 급여를 적용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암환자의 유전자진단이 대중화 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NGS기반 유전자진단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기술은 '정밀의학'이다. 개인별 유전자를 분석해 적합한 치료제를 맞춤형으로 찾아준다.

검사방식은 암환자들의 암세포 조직을 특정 패널 위에 올려놓고 분석한 뒤, 어떠한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 암을 발생시키는지 확인하고 치료에 적합한 항암제 등 처방툴을 제공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NGS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캔서패널'이라고 부른다.

캔서패널은 폐암·난소암·유방암 등 종류따라 다르며, 같은 암이라도 종수마다 크기가 달라진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같은 폐암이라도 원인 유전자는 여러가지다. 캔서패널은 유전자를 패널 위에 몇 개 올리느냐에 따라 사이즈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바이오기업 마크로젠 'NGS진단 시스템'
현재까지 작은 사이즈의 패널은 유전자 40개 정도를 검사할 수 있으며 큰 사이즈는 400개까지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현재 '생거시퀀싱'이라고 부르는 PCR방식 1세대 유전자진단 기술이 NGS보다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비싸고 한계점이 많다.

특히 생거시퀀싱으로도 한사람의 전체 게놈(유전자정보)을 읽을 수는 있지만, 약 300만번을 나눠서 해야 하는 등 NGS기술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면에서 단점이 두드러진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생거시퀀싱은 알려진 유전자만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검사에)제한적이며, 여러 유전자를 보기 위해선 반복실험을 해야 한다. 반면에 NGS는 유전자 전체를 디자인해서 패널에 올리면 (수백개 유전자를)한 번에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저렴해진다"고 설명했다. ◆'정밀의료'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정부는 지난 8월 10일 국가전략회의를 통해 '정밀의료 기술개발'을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확정했다. 무엇보다 한국인 3대 암(폐암·위암·대장암) 환자 1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고 맞춤형 항암제를 임상시험하는 등 진단·치료법을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올해 말까지 NGS기반 유전자 검사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 '정밀의료 특별법'을 제정해 종합적이며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단 의지를 보였다.

마크로젠 등 바이오업계는 "정부의 정밀의료 핵심기조가 암에 집중되어 있다. 암예방·진단·치료를 NGS로 하겠다는 것이며, 현재는 캔서패널만 보험에 적용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식약처에서는 지난 8월부터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임상검사실 인증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인증을 받은 민간기업이 'NGS기반 유전자진단 검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첫 제도다.

◆NGS유전자진단 대중화, 사망율1위 폐암 환자 혜택 받을 것

현재 국내에서는 NGS기반 유전자진단은 임상 등 연구용 목적에 대부분 머물러 있다. 하지만 NGS기반 캔서패널에 보험이 적용되면 비용도 대폭 저렴해지며, 대중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GS데이터를 분석·연구하는 한 교수는 "NGS는 100개하나 1000개하나 가격차이는 별로 없다. 기존 유전자검사 따로따로 하는 게 더 비싸다"며 "유전자검사 3~4개 하는 것을 NGS로 다 할 수 있으며 150만원 정도(추측)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한국 환자를 미국에 보내 유전자진단을 받기도 한다"며 "현재 폐암과 관련한 데이터가 가장 많이 확보됐다. 폐암이 가장 먼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암종별 사망자수 및 사망률(자료제공 : 보건복지부, 10만명당 사망률)
복지부에 따르면 폐암은 국내 암환자 사망원인 1위다. 특히 다른 암종에 비해 생존율이 낮기 때문이 조기 발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013년에만 폐암으로 1만7177명(전체 암 사망자 중 1위, 22.8%)이 사망했다. 5년 상대 생존율은 23.5%(2009년~2013년, 전체 암 5년 생존율 69.4%)에 불과했다.

'맞춤형 항암치료'를 모토로 지난 9월 유전체검사실을 신설한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NGS기반 유전자검사법을 통해 한국인에게 일어나는 유전자변이와 적합한 항암제를 찾아 치료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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