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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보고 많은 약 일수록 안전한 사용에 유리"장병원 식약청 의약품안전국장이 시부트라민 제제의 국내 판매중지를 발표하고 있다.작년 2월 비만약 #시부트라민의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자 국내 식약청은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모두 세 번의 조치를 내렸다.맨처음 조치는 유럽 EMA의 판매중지 권고 이후 나온 것으로, 당시 식약청은 미국 FDA 조치가 나오지 않자 일단 허가사항 준수 권고로 마무리했다.두번째 조치 때도 미국 FDA의 최종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장기간 부작용 이슈로 인한 여론 압박과 독자 조치에 대한 기대로 식약청은 일부 사용조건을 강화하는 대신 판매는 유지키로 했다.당시엔 미국 FDA에서 극단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판단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예상은 정반대였다.돌연 미국 FDA는 시부트라민 제제의 자진 시장철수를 권고했다. FDA는 아무리 위험 완화전략을 펴더라도 부작용 위해를 상쇄하지는 못한다고 봤다.FDA의 결정이 나오자 비로소 식약청도 같은 내용의 최종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는 해외기관만 의존한 채 독자적 판단은 내리지 못한다며 식약청을 압박했다.미국·일본·유럽은 사후평가 잣대로 정기 부작용 보고 활용식약청은 왜 해외 기관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을까? 미리 위해를 파악하고 조치에 나섰더라면 문제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이는 부작용 보고건수와 관련돼 있다. 우리나라는 소비자들의 약 사용량에 비해 부작용 보고가 적은 편이어서, 축적된 약의 안전성 자료도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반면 미국과 EU는 오랫동안 자료를 축적해오면서 판단 능력을 길러왔다. 그 중심에는 정기적 부작용 보고 시스템이 있다.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도입하려는 '품목갱신제'와 'PSUR'은 유럽이 이미 10여년 전부터 시행해 온 제도다. 지난 2001년 마련된 이 제도는 2005년 한차례 개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유럽의 제도를 살펴보면 품목갱신은 최초 허가 후 5년에 한번 이뤄지며, 이후에는 갱신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갱신 심사에서 3년 동안 생산실적이 없는 품목은 허가가 최소된다.시판 후 안전성 심사를 위해 정기적 부작용 보고(PSUR)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데, 품목허가 이후 최초 2년은 6개월, 이후 2년은 1년, 그 이후에는 3년에 한번씩 보고토록 한다.PSUR 제출자료에는 전 세계 판매 허가 현황, 규제 당국 및 판매권자 조치(안전성 관련) 현황, 허가사항 변경 정보, 환자 복용 현황, 유해사례 보고 등 개개 환자 병력, 임상 연구내용 등이 포함된다.우리와 시판 후 관리제도가 비슷하다고 여겨졌던 일본 역시 PSUR이 도입돼 있는 상태다. 보고빈도는 시판승인 후 2년간은 반년씩, 그 이후에는 1년마다 보고된다.또한 우리와 같은 재평가제도가 있지만, 그 주기가 5년으로 한국보다는 훨씬 짧다.미국 FDA의 규제는 더 심하다. FDA는 연레보고서(Annual report) 제도를 통해 매년 안전성 정보를 허가업소로부터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메드워치 등 자발적 부작용 보고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어 많은 양의 부작용 정보들이 쏟아진다.각국 사후 재평가 제도 비교 우리나라 자발적 부작용 보고 양부터 늘려야이처럼 해외 선진국들은 정기적 부작용 보고를 통해 시판 후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하지만 우리는 고작해야 신약 등에 대한 재심사제도와 문헌재평가를 통해 안전을 담보하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2013년 품목갱신제 및 PSUR 도입은 '정기적 보고체계' 확립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하지만 제도 도입에 앞서 선결돼야 할 과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의·약사, 간호사 등 전문가와 소비자의 #자발적 부작용 보고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제도운영의 관건이라고 말한다.서울의대 박병주 교수(예방의학교실)는 "PSUR이나 품목갱신제를 통한 의약품 평가·분류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활성화된 자발적 부작용 보고가 전제돼야한다"며 "앞으로 종합병원 중심의 지역약물감시센터뿐만 아니라 일반 병의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선진 안전성 처리 기반을 확립하는 데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아무리 좋은 제도를 운영한다 해도 안전성 자료가 부실하면 평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권경희 교수동국대 권경희 교수(약학 MBA)는 "국내에서 보고된 부작용만 갖고 허가사항 조정 등 사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부작용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자료제출 역량이 길러지면 제도가 순조롭게 작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학계 전문가들은 부작용 보고 체계를 확립하려면 현재 성분 중심에서 품목중심의 사후관리로 전환해야한다는 의견이다.하지만 국내 제약업계는 열악한 국내 현실에서 PSUR 등 정기적 부작용 보고를 모든 품목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이에 앞으로 논의될 품목갱신제 세부추진 방안에서는 PSUR의 범위를 놓고 업계와 진통이 예상된다.2011-02-08 06:50:54이탁순 -
"내가 먹고 있는 약 안전할까?"…품목갱신 이슈화"내가 먹고 있는 약이 정말 안전합니까?"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의구심을 가졌을 것이다.더욱이 오랫동안 판매된 약도 안전에 문제가 생겨 시장에서 철수되는 것을 보면 의심은 더욱 커진다.그렇다고 무조건 믿고 복용하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어떤 약이든지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고, 그게 또 언제 튀어 나올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물론 시중에 나온 약들은 식약청의 엄격한 심사를 받아 어느정도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이다.하지만 시장에 나온 후에도 제대로 평가를 받았을까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재평가까지 20년 걸려…시판 후 '관리전무'작년 9월 식약청이 2013년부터 도입하기로 발표한 '#품목갱신제'는 이런 질문에서 탄생됐다. 어떻게 하면 출시된 약의 안전까지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품목갱신제'를 이끌어낸 것이다.물론 지금도 일정 제도에 의해 의약품 사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신약이나 개량신약은 4~6년간의 재심사기간이 부여돼 그 기간 동안 사용한 환자를 통해 안전성을 평가받는다. 그 외 약들도 성분별로 주기적인 재평가를 거쳐 시판 후에도 적정 심사를 받게 된다.하지만 지금 실시되고 있는 재평가는 너무 오래 걸리고 평가대상도 많다는 데 문제가 있다.국내 문헌재평가 현황의약품 재평가가 시작된 건 지난 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로부터 16년 후인 91년 1차 재평가가 마무리된다.이후 92년부터는 2차 재평가가 시작돼 2012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시중에 나온 약을 재평가하는데 무려 20년이 걸리는 것으로, 바꿔 말하면 이 기간동안 어떤 약들은 아무런 평가없이 시중에 그대로 팔렸다는 얘기다.재평가가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는 의약품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의약품 수(2008년 4월)는 1만4900개로 영국(1만1979개), 프랑스(4200개), 이탈리아(3152) 등 서구 선진국보다 훨씬 많다.각국 보험의약품 수 현황전문의약품 허가품목을 비교해도 한국이 2만1565개인데 반해 일본은 1만7000개, 미국은 1만3216개로 선진국과 격차가 더 벌어진다.품목갱신제가 도입되면 5년에 한번씩 재평가가 이뤄진다. 따라서 현 재평가보다 평가주기는 훨씬 줄어들게 된다.또 갱신 심사 과정에서 일정기간 생산실적이 없으면 허가가 취소된다. 지금도 2년동안 미생산 시 보험약가가 삭제되고 있긴 하지만, 갱신제를 통해 아예 품목을 정리하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 품목갱신제 도입방안(주요선진국 제도비교연구를 통한 의약품 품목허가제도 개선연구(권경희, 09년) 발췌)기업의 '안전성 정기보고'가 품목갱신제 운영 핵심품목갱신제와 함께 재평가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도 동시에 도입된다.바로 #PSUR(Periodic Safety Update Report), 안전성정기보고라는 것인데, 이를 통해 제약사는 시중 제품의 부작용 관련 보고자료를 정기적으로 식약청에 제출해야 한다.품목갱신 절차만 도입된다면 기존 문헌재평가와 심사방법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PSUR을 통해 갱신제의 심사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품목갱신제와 PSUR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유럽은 의약품 허가 이후 최초 2년은 6개월마다, 이후 2년은 1년마다, 그 이후부터는 3년마다 PSUR 자료를 보고토록 하고 있다.PSUR은 허가받은 모든 제품이 제출해야 하는 안전성 의무자료로, 국외현황뿐만 아니라 국내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자료도 취합해야 한다.현 재평가처럼 1년 전 공고된 성분에 따라 제약사들이 제출한 해외자료에 의존해 평가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사용성적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이에 PSUR도입은 소비자들의 의약품 신뢰성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권경희 동국대 약학MBA 교수는 "지금까지는 의약품 사전평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시판 후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게 우리가 제약강국으로 가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권 교수는 "제약사도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자사 제품의 품목허가를 당당하게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2011-02-07 06:50:16이탁순 -
열정으로 일하고 꾸준하게 운동하니 '강철체력'강신호 회장동아 강신호 회장 "바른 생활 습관이 건강의 비법"동아제약 강신호 회장(1927년생, 85세)은 제약업계 원로 중에서도 건강관리를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을 가졌다는 강 회장의 건강 원천은 생활 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강 회장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삼성동 자택에서 회사가 있는 신설동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에 내려 회사까지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 출근한다.강 회장의 걷기에 대한 사랑은 그가 즐기는 운동에서도 드러난다. 오랫동안 취미로 즐기는 운동은 골프. 보통 라운딩 때는 젊은이들도 카트를 타지만 여름이든 겨울이든 18홀을 모두 걸어서 소화한다. 걷기로 단련된 허벅지는 누구보다 탄탄하다고 소문나 있다.이런 체력이 있어 동아제약이 해마다 개최하는 국토대장정에서 젊은이들과 수킬로미터를 함께 걷곤한다.식습관도 채식 위주로 소식한다. 또 자사 발기부전치료제인 저용량 '자이데나'를 운동전 복용한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기능이 있어 운동을 하기전 복용하면 피로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강 회장의 체중은 늘 60킬로 미만이다.이종호 회장중외제약 이종호 회장 "건강 관리에는 등산이 최고"중외제약 이종호 회장(1932년생, 80세)은 겉으로 보기에도 쨍쨍해 보인다. 건강 원천은 등산이다. 그는 등산을 사랑한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 젊은이들도 도전하기 어렵다는 히말라야를 다녀 왔을 정도다.이 회장은 2002년과 2005년 두 차례 해발 4130m 안나프루나 베이스캠프까지 트레킹을 한 적이 있다.이 회장은 평소 자주 가는 곳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운길산이다. 운길산을 찾는 이유는 젊었을 때 이 산의 수종사에서 공부한 적이 있기 때무이다. 인연을 소중히 하는 면모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보통 사람들은 산을 내려와 피로를 푼다는 명목으로 막걸리 한 두잔을 하지만 이 회장은 일절 입에도 대지 않는다.대신 운길산을 오른 날은 양수리 화랑에 들러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면서 산행 의 피로를 푼다.김승호 회장(좌), 최수부 회장김승호 회장 "일이 보약", 최수부 회장 "헬스·골프로 체력단련"보령제약 김승호 회장(1932년생, 80세) 역시 강철 체력으로 알려져있다. 김 회장 역시 골프를 즐기지만 건강의 원천은 일에 대한 열정이라고 지인들은 말한다.장녀인 김은선 회장이 경영을 맡기는 하지만 여전히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챙긴다.평소 '창업주에게 은퇴란 없다'라는 소신으로 일을 대하기 때문에 아플 틈도 없다. 김 회장에게 일이 보약인 셈이다. 어김없이 아침 7시께면 회사에 도착한다.광동제약 최수부 회장(1936년생, 76세)은 소문난 강골. 직원들과 산행에 나서면 직원들이 속도를 못 맞출 정도다. 강한 체력의 바탕에는 헬스장과 골프가 있다.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헬스장에 나가 한 시간 가량 운동하고 주말에는 골프를 즐긴다. 구력은 30년이 넘었다.그의 건강 철학은 '99 88 234'다. 아흔아홉살(99)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이틀(2)만 앓고 사흘째(3)되는 날 사망(4)하는 거란다.김기운 회장백제약품 김기운 회장 "건강관리?…걷기운동 하나면 끝""보약이요? 주위에서 도매상 회장이라고 좋은 약은 다 먹겠거니 넘겨 짚겠지만 50대부터 즐겨 복용한 것은 홍삼액 뿐이다. 건강관리 비밀병기는 걷기가 다 입니다."김기운 백제약품 회장(1921년생 91세)은 어김없이 5시께 일어나 외투를 거치고 집을 나선다. 매일 아침 1시간 가량 걷기위해서다.이게 바로 65년째 단 하루도 출근을 거르지 않고 있다는 김 회장의 건강 관리 비법이다.나이가 무색하게도 김 회장은 매일 회사에 들러 업무 보고를 받는다. 더 놀라운 사실은 매달 하루는 장거리 출장을 떠난다는 점. 귀찮고 힘들법도 하지만 전남 강진에 위치한 초당대학교와 조림사업을 하고 있는 초당림을 둘러본다.김 회장은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번 겨울에도 밖으로 나섰다. 겨울보다 힘들다고 느끼는 계절은 장마철 뿐이다.비 오는 날이면 김 회장은 집안에서 걷는다. 집안에서 하는 운동이라고 무시하지 말라는 김 회장. 이방 저방을 걸어다니기만 해도 상당한 운동이 된다고 한다.김 회장의 또 다른 건강관리 비법은 자신의 몸에 대한 사랑이다. 누구보도 절제된 삶을 살고 있는 김 회장은 술, 담배도 멀리 한지 오래다. 식단도 꼼꼼하게 챙긴다. 골고루 소식한다.건강체크도 잘하고 있다. 병은 초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엄상주 회장복산약품 엄상주 회장 "운동과 긍정적 마음가짐이 힘""건강유지 일등공신은 적절한 운동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입니다. 올해로 여든 다섯이 됐지만 여전히 안경도 쓰지않고 독서를 할 정도로 건강 하나는 자신있습니다."복산약품 문을 열고 59년째 현역으로 활동하는 엄 회장은 일제 강점기인 1927년 생이다. 어느덧 미수연을 앞뒀다.하지만 복산약품 직원들은 이런 엄 회장 모습을 보며 깜짝 깜짝 놀란다고 한다. 안경도 쓰지않고 서류를 꼼꼼히 살피는데다 혈압은 물론, 당뇨, 관절 건강까지 흠잡을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엄 회장의 건강관리법은 평범하다. 적절한 운동, 적절한 식습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전부라는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방법이 빛을 발하는 것은 실천이 뒷받침 되는 탓이다.특히 엄 회장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침대를 벗어나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약 20분 가량 침대 위에서 즐기는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이 하루 일과의 시작인 셈이다.엄 회장이 이 처럼 스트레칭을 즐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보통 스트레칭은 몸의 유연성 개선에 효과가 있지만 고령자에게 있어 스트레칭은 신체의 가동 영역이 개선되고 장애 개선 및 예방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 그래서 엄 회장이 비교적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도구도 필요없는 스트레칭을 즐기는 것이다.건강관리 비법은 또 있다. 매일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조금 일찍 퇴근해 헬스장으로 간다. 일요일을 빼고 매일 찾는다. 스트레칭 신봉자답게 헬스장에서도 스트레칭이 20분이다. 그리고 런닝 머신에서 걷는다.엄 회장은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산다고 말한다. '건강의 시작과 끝이 마음가짐에 있다'고 그는 믿는다.2011-02-01 06:52:27최봉영 이상훈 -
"금융비용 음지서 양지로"…지금은 2.8% 적응기간쌍벌제 시행으로 의약품 유통가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금융비용 1.8%에 카드 마일리지 1% 기준은 종전에 없던 파격적인 기준.그러나 이 수치보다 월등히 많은 금융비용을 받아온 대형 문전약국이나 거래처를 사수하기 위한 업체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과거의 방식을 고수했다가는 서슬퍼런 쌍벌제의 직격탄을 맞는다.먼저 약국가에서는 금융비용 합법화 이후 복지부가 기존의 결제관행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에 따른 혼란을 방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또한 금융비용 합법화 이후 제휴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금융비용을 제공할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등 결국 의약품 대금결제에 대한 칼자루를 도매가 쥐게됐다는 불만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약국가 "대금결제에 대한 칼자루를 도매가 쥐게됐다"이에 약국가는 금융비용 합법화 이후 회원들의 혼선을 빚고 있는 부분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유권해석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특히 제휴카드 사용 강요, 회전기일 연장시 공급거부 등 일부 도매업체들이 금융비용 합법화를 기점으로 약국에 일방적인 결제조건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약사회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익명을 요구한 서울 지역 약사회장은 "기존 관행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법 시행에 약사회가 동의했다는 것을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다"며 "결국 회전기일만 당겨져 대금결제 압박이 커진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그는 "최소한 약국들이 겪고 있는 혼선이라도 조속히 해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약국들도 금융비용을 당장 포기하기가 쉽지 않아 도매 제휴카드를 만들고 있지만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대구 지역의 한 약사회장도 "금융비용 합법화 이후 대금결제에 대한 혼란이 거듭되면서 복지부가 일선 약국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시행을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며 "팜코카드만 해도 무이자 할부를 갑자기 중단했을 때 약국이 겪는 어려움은 전혀 생각을 안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대해약사회는 금융비용 합법화와 관련해 약국의 대금결제 방식을 유권해석 등을 통해 지나치게 세부적으료 규정하는 것은 오히려 일선 약사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팜코카드 무이자 할부 재개처럼 의약품 대금결제와 관련해 복지부에 약국의 목소리를 적극 건의하면 다소 융통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약사회 "도매, 결제방식 강요 좌시 않을 것"약사회는 팜코카드 무이자 할부 재개 등으로 약국가의 대금결제 부담이 큰 고비를 넘겼다는 점에서 이제는 제휴카드 사용, 공급거부 등 도매업체들이 약국에 특정 결제방식을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약사회 관계자는 "금융비용 관련 유권해석을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받게되면 오히려 약국을 압박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팜코카드 등과 같이 큰 건은 해결하고 가더라도 작은 부분들은 융통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가급적 유권해석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오히려 복지부에 대한 유권해석보다는 도매업체가 약국을 압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이 관계자는 "약사회도 슈퍼판매 때문에 당장은 힘들겠지만 도매업체가 제휴카드 사용 강요하는 거 두고보지 않을 것"이리며 "약사들이 결제방식을 선택해야 하는데 도매가 선택권을 가지게 된 상황을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최일선에서 변화된 제도에 적응하고 있는 일선 약사들의 혼란과 불안함이 혼재돼 있다.충남지역의 한 약사는 "거래도매업체 수에 따라 카드를 발급하면서 약사 신용등급이 떨어졌다"며 "신용등급이 하락해서 대출금리가 올라가버린다"고 언급했다.이 약사는 "금융비용이란 명목으로 백마진이 양성화됐을지는 몰라도 실질적인 약국 경영에는 마이너스"라며 "정부에서 금융비용과 관련해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서울지역의 또 다른 약사는 "1일부터 31일까지 주문한 약에 대해 익월 30일정도에 결제를 했었지만 금융비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45일안에 결제를 해야되기 때문에 15일에 결제를 하게됐다"며 "수입지출이 월말에 맞춰져 계획되는데 균형이 깨지고 있다.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경기지역의 약사도 "일부 제약이나 도매에서 잔고를 정리하지 않으면 약 출하를 금지시킨다"면서 "금융비용을 포기하는 약국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출하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이같은 혼란은 제약-도매업체도 마찬가지다.◆제약-도매, 엄격한 사후관리 정부에 주문제약, 도매업계는 리베이트 단속을 통한 강력한 처벌에 쌍벌제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먼저 제약사들은 미래지향적인 단속도 중요하지만 지난해까지 진행됐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를 통해 일벌백계 의지를 천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쌍벌제 이후 첫 처벌 케이스가 나와야 처벌 기준 및 수위가 명확해 질 것이라며 정부가 설 이후에는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하니 현재로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한 제약사 임원은 "지난해 초부터 말까지 매출 50위권 내 업체 대부분은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며 "이에 대한 조사 결과가 하루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가 나와야 업계 스스로 내부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것이고 또 이를 토대로 영업정책을 수정하는 등 조심할 것아니냐는 입장인 것이다.도매업체들은 심평원에 매월 보고되고 있는 공급내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모 도매업체 사장은 "공급내역을 통해 도매의 대략적인 매출 동향 추산이 가능하다"며 "이를 토대로 쌍벌제 이후 매출 및 신규 거래가 늘어난 도매를 역추적한다면 불법 유통의 덜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거래처 변경이 곧 리베이트라는 공식은 아니지만 정부가 공급내역을 내밀며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여야한다는 것이다.따라서 각 도매상들은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차원에서 조사 중인 '문전약국 불공정행위에 대한 실태 파악'을 위해 자료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특히 이 과정에서 쌍벌제 시행 이후 신규 거래가 많아진 업체들이 드러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복지부 고발 등 조사의뢰까지 거론되고 있다.이한우 회장은 "실태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자료가 취합되고 있지는 않지만 문전약국을 중심으로 검은거래 그림자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며 "해당 업체는 복지부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조만간 협회 차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아울러 대금결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도매업계 입장이다.일례로 팜코카드 등 무이자 할부 재개와 관련 복지부가 유권해석은 내렸지만 철저한 법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복지부가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에 따른 부담을 져야한다는 해석을 내렸지만, 대부분 카드사는 무이자 서비스가 없는 상황이고 수수료 부담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도매업체 관계자들은 금융비용 문제는 강성보다는 유하게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결국 결제권과 최종 선택원은 도매가 아닌 약사들에게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는 듯한 모습이다.도매업체 사장은 "도매가 약사들에게 결제 방식을 강요한다는 불만이 나오는데 현실을 따져보고 싶다"며 "1만여개 약국과 거래하고 있는데 결제에 문제가 있는 약국은 단 2곳에 불과했다. 부분적인 갈등이 전체인양 확산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이 사장은 "금융비용 문제는 시장경쟁원리에 맡겨야 한다"며 "도매입장에서도 경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있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과감히 거래를 포기 할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감안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그러나 영업사원들은 금융비용은 법을 지키고 기존 거래처는 유지하라는 회사방침이 불만이다.이에 법적 한도를 넘는 금융비용 지급은 아직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우량거래처 관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취재]=박동준·이현주·이상훈 기자2011-01-28 06:50:00특별취재팀 -
제약-도매, 얹어주고 늘려주고…"이게 최선이죠"#쌍벌제 시행 이후 대형병원 문전약국가와 거래관계에 있는 도매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월 거래량 억단위의 우량 거래처 이탈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심지어 수년에서 길게는 10여 년을 거래해왔던 약국가들도 영업방식에 따라 거래처를 변경하고 있는 추세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했다.쌍벌제 시행 이후 금융비용 2.8% 덫에 걸린 약국가가 대금결제 방식 등을 놓고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회전기일 3개월, 법이 인정하는 금융비용 1.8%를 고수하는 업체들은 속수무책 상황에 놓인 것이다.쌍벌제 준수가 원칙이라는 A상위 도매업체 회장은 "쌍벌제 시행 첫달에는 매출이 소폭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지만 이는 회전 3개월 이상 거래처들이 당월결제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단기적 효과일 것"이라며 "2번째 결제가 진행되는 지금부터는 매출상황이 달라 질 것"이라고 호소했다.주요 문전약국 거래처들이 거래량을 대폭 축소함에 따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특히 이 회장은 일부 도매업체들의 불법 영업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사원들 또한 동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배가되고 있다고 토로한다.이 회장은 "불법 유통 때문에 영업이 힘들다며 조치를 취해달라는 영업사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 약국가 영업현장은 피튀기는 전쟁터를 방불케한다"고 전했다."일부 업체들의 물불을 가리지 않는 영업정책, 심각한 수준"그렇다면 쌍벌제 시행 이후 약국 영업 현장은 어떤 풍속을 보이고 있을까.쌍벌제 정국에서의 약국가 영업 현장은 일부 업체들의 물불을 가리지 않는 영업정책과 이를 적극 이용하는 약국으로 대변된다.도매업체 사장들이 직접 문전약국가 영업에 나서는 등 업체간 출혈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주요 도매업체 사옥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먼저 일부 도매 및 제약사들은 기존 뒷마진을 유지해 주기 위해 혈안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너도 나도 앞다퉈 '우리는 깨끗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는 것이다.대표적인 사례는 회전 5개월 정책이다. "어지간한 자금력이 아니면 불가능한 정책입니다." 매출 5위권내 도매업체 CEO는 모 도매의 회전 5개월 정책 소식에 혀를 내둘렀다.그는 "회전 문제는 단기적으로 보면 안되는데 이 업체 사장 어떻게 감당할 지 궁금하다"며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도매상 운영이 가능한 마지노선 회전기일은 3개월이다 회전 장기화 정책은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했다.예를들어 문전약국과 월 1억원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담보로 현금 60%를 제공해야 하고, 기타 임금 등 부대비용까지 감안하면 약 8000만원 가량이 부채로 들어가기 때문에 회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도매업 유지가 어려워 진다는 것이다.때문에 업계에서는 한시적·제한적 운영이 불가피한 회전 장기화 영업전략보다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불법 금융비용 제공 정책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불법 금융비용 제공 정책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것은 일선 영업사원이 아닌 도매 사장들이 영업전선에 끼어 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B도매업체 임원은 "약사들이 '모 도매는 금융비용을 얼마 준다고 하는데 당신들은 뭐냐'는 식으로 물어오는 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받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며 "알아서 주지 않으면 거래처를 바꿀 수밖에 없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그만큼 주는쪽과 받는쪽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제하에서는 이면거래가 성행할 수밖에 없으며 그 방식은 더욱 치밀해지고 교묘해 질 것이라고 이 임원은 덧붙였다.그러면서 이 임원은 "이처럼 이면거래가 성행하는데에는 일선 영업사원이 아닌 도매 사장들이 직접 나서기 때문"이라며 "실제 약국을 방문하는 사장들을 봤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우량 약국들이 거래 중단을 통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면거래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특히 이 과정에서 '뒷마진 3개월 후 지급설'도 거론되고 있다. 제도가 정착되고 나면 한꺼번에 뒷마진을 지급해 주겠다는 업체들도 있다는 것이다.제약, 유통일원화·거래관행 유지 사이에서 고민쌍벌제 시행 이후 약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제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다.제약사들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제약사들은 유통일원화하거나 기존 거래관행을 유지하는,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특히 할인·할증의 장점이 사라진 지금 약국 영업자체를 포기하는 제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 이미 휴온스는 약국시장 철수를 선언하고 각 지역별로 협력도매 선정을 마무리했다.휴온스 이외에도 약국 시장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제약사는 D사, 또 다른 D사, K사 등이다.또 제약사들은 기본 영업틀로 정도영업을 앞세우고 있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정책 노선이 선회 될 수있다는 게 대세다.물론 업체간 영업 색깔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미 브랜드를 구축해 놓은 대형제약사와 마땅히 내세울 품목이 없는 중소제약사간 희비가 엇갈리면서 서로 다른 정책을 내놓고 있다.특히 일부 업체들은 기존 관행처럼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약사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포기할 수 없다면 즐겨라, 설마 걸리겠어'라는 식이다.특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 일수록 이 같은 입장은 확고했다.모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기존 거래처를 유지 및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할 수밖에 없다"며 "여전히 손을 벌리는 의약사가 있고 외형 성장이 다급한 업체들도 있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뒷거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일부 도매상들도 제도 초기인 만큼, 지금은 법 준수를 하고 추후에 미지급분까지 한꺼번에 지급하겠다는 제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또한 마찬가지 입장"이라고 귀뜸했다."신용카드사가 무이자 할부에 대한 부담만 책임 진다면..."한편 최근 복지부는 신용카드의 무이자 할부와 관련해 '가맹점 수수료율이 통상적인 범위 이내이고, 카드사 자체부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약사법 위반이 아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의약품 구매 전용인 팜코카드라고 하더라도 지정된 범위 내에서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3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해진 것이다.이와관련 도매관계자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C도매업체 관계자는 "제휴 카드사에 무이자 할부건에 대해 문의 했다"며 "하지만 카드사측은 수수료 자체 부담 부분에 대해 난색을 표하거나 상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무이자 할부건에 대해서는 법률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무리하게 무이자 할부를 수용했다 자칫 쌍벌제 위반 등 문제 발생 소지가 다분해 난처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결제일이 다가온 상황에서 내려진 복지부 유권해석이 더욱 혼란을 유발했다는 호소다.D도매업체 사장도 "어떤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에 대한 부담까지 자체부담하겠느냐"며 "결국 무이자 할부에 따른 부담은 도매쪽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이 사장은 "정부는 도매업계에 시설 투자 등을 통해 선진화를 강요하면서 정작 내놓는 정책을 보면 수렁으로 몰아 넣고 있다"며 "도매업계 현실에 맞는 정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2011-01-27 06:51:20이상훈 -
"리베이트 쌍벌제에 약사들 카드포인트 박사됐다""금융비용이요? 우리약국은 결제액이 작아서 큰 영향은 없는 것 같아요. 변화라면 도매 제휴카드 하나 만든 것뿐이지요."서울 서대문구의 한 동네약국 약사는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에 따른 금융비용 합법화에 대해 짤막하게 이야기했다.이 약사는 "문전약국에 비해 유통규모가 작기 때문에 구하기 힘든 약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역매품 일반약은 직거래와 도매업체를 이용한다"고 말했다.이 약사는 "팜코카드 무이자 할부가 되지 않아 우왕좌왕한 것 외에는 금융비용 합법화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전체 2만여 약국 중 나홀로 약국은 76%(1만5000여곳)로 추정된다. 이들 약국들은 사실상 대형 문전약국에 비해 바잉파워가 약할 수밖에 없다.즉 당월결제 기준 금융비용 2.8%가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이야기다. 동네약국들도 1%의 카드 마일리지를 받기 위해 적합한 카드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다. 문전약국의 직영 도매상 개설이나 회전기일 연장 등은 딴나라 이야기인 셈이다.◆전자상거래 등 유통경로 다변화…혜택 좋은 카드 찾기 골몰쌍벌제 이후 동네약국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자상거래로 유통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경기 안양의 P약사는 "3~4개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거래량을 늘렸다"며 "어차피 결제액도 크지 않기 때문에 조건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서울 강남의 L약사도 "전국구 처방을 받기 때문에 전자상거래가 훨씬 용이하다"며 "모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일반 카드 사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포인트까지 계산하면 도매 거래보다 이득이 된다"고 전했다.2.8%를 받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비교하며 가장 적합 카드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약국들도 많다.특히 금융비용 2.8% 중 1%를 카드 마일리지로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되면서 동네약국 약사들은 제약이나 도매업체를 대상으로 일반 카드결제가 훨씬 용이해졌다고 입을 모았다.각 카드사가 시장에 내놓은 프리미엄카드가 약사들의 표적이 된다.서울 서초구의 K약사는 "카드 영업사원이 방문하면 과거에는 그냥 돌려보냈지만 이제는 영업사원에게 카드 혜택을 물어보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금융비용이 반영된 약국 세금계산서 1.79%, 즉 1.8%가 정확하게 반영됐다.이 약사는 "주변약국들도 포인트나 무이자 혜택이 좋은 카드 1~2개는 다 신규로 발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약사들이 카드 포인트 전문가가 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한방과립제 결제할인 공급단가 낮추는 쪽으로 선회또한 동네약국 약사들은 결제할인 수준이 일반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던 한방과립제도 공급 단가를 낮추고 결제할인을 없앤 것도 큰 변화라고 입을 모았다.매약에 치중하는 서울 영등포의 K약사는 "많게는 20~30%의 수금할인을 해주던 한방과립제 업체들이 결제할인을 없애고 사입가를 인하하는 쪽으로 영업정책을 변경했다"면서 "대형약국에서 난매를 치지 않을 까 걱정이 된다"고 설명했다.제약사가 일반약 할인할증 정책을 폐지하고 공급가를 인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동네약국 약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실질적으로 다빈도 일반약 가격이 인상된 상황에서 동네약국은 인상된 가격을 판매가에 산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대형약국의 저마진 공세를 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여기에 제약사가 가격인상에 대한 고객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아 발생하는 고객 저항도 동네약국의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일반약 가격인상에 판매가 조절 '골머리'경기 성남의 K약사는 "관행처럼 받던 일반약 할인할증이기 때문에 판매가격에 반영을 해야 수지타산이 맞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과거에 사입했던 품목과 쌍벌제 이후 사입된 제품이 혼용돼 유통되면서 저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약국 대상 카드 발급 홍보물결국 동네약국 약사들은 역매품에 치중하고 다빈도 일반약 중 유명품목은 구색용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한 동네약국 약사들은 금융비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시장형실거래가제가 시행되면서 금융비용이 할인된 금액으로 청구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금융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가격으로 청구를 해야 하는지 혼동하는 약사도 많았다.◆정부-약사회 차원 제도 설명 절실즉 약값이 1만원인 경우 할인율 1.8%가 적용되면 9820원이 된다. 세금계산서에 공급된 가격이 9820원이기 때문에 9820원으로 청구를 해야 하는지 1만원으로 청구를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이야기다.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1만원으로 청구를 해도 약국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 시장형실거래가제는 실제 거래가를 청구하도록 하고 있지만 금융비용은 제외되기 때문이다.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들은 언론사 기사를 통해 전달받는 정보가 전부"라며 "대한약사회나 복지부에서 금융비용 합법화에 따른 Q&A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2011-01-26 06:50:22강신국 -
"제휴 카드라도 만들자"…오락가락 정책 '속앓이'금융비용 합법화 이후 로컬 문전약국들은 마일리지를 포함해 합법적으로 인정된 2.8%의 금융비용을 얻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기존에 비해 최소 15일 가량 당겨진 회전기일에 도매업체들의 제휴 카드 사용 권유가 곱게 보이지 않지만 금융비용을 선뜻 포기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금융비용 1.8% 포기 못해…거래 도매업체 수만큼 카드도 쌓인다"서울의 한 약국이 금융비용 합법화 이후 새롭게 발급받은 도매 제휴 카드한 달에 6000만원 정도의 의약품 대금을 도매와 제약사로 나눠서 결제하는 서울의 H약국은 이 달에만 도매 제휴 카드와 일반 카드를 합해 3개의 신용카드를 새로 만들었다.5000만원 정도의 결제금액을 유지해 왔던 서울의 N약국도 최근 거래 도매업체별로 3개의 제휴카드 발급을 신청하고 카드를 기다리고 있다.금융비용 합법화 이후 가장 눈에 띄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약국별로 거래 도매업체의 제휴카드 만들기 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도매업체들이 가맹점 수수료 등을 이유로 제휴카드 사용 시에만 금융비용 2.8%를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이 달 중순까지 팜코카드 3개월 무이자 할부가 중단되면서 약국에게는 별 다른 선택권도 없었다는 설명이다.제휴 카드 사용에 대해 도매업체들도 합법적으로 인정된 금융비용의 최대치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지만 상당수 약사들은 거래 도매업체별 카드 사용이 번거로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H약국 약사는 "제휴 카드가 아니면 2.8%를 보장하기 힘들다는 말에 거래 도매별로 제휴카드를 만들었다"며 "마일리지를 제외한 1.8%라고 하더라도 한달에 100여만에 이르는 금액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N약국 약사도 "인근의 약국들의 상당수도 도매 제휴 카드를 만들고 있는 분위기"라면서도 "도매 공용이 아니라 업체별로 카드를 만들다 보니 카드만 자꾸 만들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금융비용 합법화, 회전기일 최소 15일 단축…"괜찮은 신용카드 없나?"금융비용 2.8%를 위해 약국가는 과거에 비해 회전기일을 당겨야 하는 실정이다.합법적인 수준의 금융비용을 수수하기 위해 도매 제휴카드를 사용하면서 약국가는 회전기일을 맞추기 위한 고민도 거듭하고 있다.제도 시행 이전 금융비용 수수를 위해 전월 의약품 대금을 다음 달말에 결제하는 관행을 유지해 오던 약국들로서는 금융비용 합법화로 결제일을 기존에 비해 최소 15일 앞당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일부 중소 도매업체들의 경우 거래선 유지를 위해 실제 대금 인출을 한 달 정도 늦출 수 있는 신용카드 형태의 구매카드 사용을 인정하지만 대부분의 대형 도매들의 제휴카드는 체크카드 형태라는 것이 약국가의 설명이다.일부 로컬 문전약국들 사이에서도 차라리 금융비용을 포기하고 회전기일을 연장해 대금결제에 대한 부담을 덜겠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역세권에 위치한 서울의 D약국 약사는 "도매업체의 제휴카드는 체크카드 형식으로 대금이 곧바로 인출된다"며 "결국 금융비용 합법화 이후 회전을 맞추려면 과거에 비해 보름치 정도를 선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한 달 결제금액이 3000~5000만원 정도의 약국이라면 금융비용을 포기하고 회전을 늦추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결국 회전기일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강남의 S약국 약사는 "도매와 제약사 결제를 분리해 도매쪽은 금융비용을, 결제금액이 크지 않은 제약사쪽은 회전기일을 늘리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회전기일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일부 약사들은 무이자 할부와 함께 1% 이상의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카드를 찾는 등 발 빠르게 일반 신용카드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실제로 H은행의 경우 약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3개월 무이자 할부와 함께 비용 절감을 통해 마일리지를 최대 1.8%까지 제공하는 일반 신용카드를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지방의 M약국 약사는 "H은행에서 자신들의 경비를 절감해 마일리지를 최대 1.8%까지 제공하는 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은행권들이 발 빠르게 새로운 형태의 카드를 만들어 주면서 다소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팜코카드 무이자 할부 '오락가락'…"복지부가 현장의 혼란을 부채질"특히 금융비용 합법화에 몸을 맞추기 위한 이들 약국들의 부산한 움직임 속에는 정책을 추진한 복지부에 대한 불만이 가득 담겨 있었다.기존 거래관행을 탈피해 금융비용 합법화에 적응하려는 약국들의 노력과 달리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신속히 이를 정리하기 보다는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 부채질 하고 있다는 것이다.약사들은 팜코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 사태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복지부의 약사법 준수요청을 근거로 은행권이 팜코카드 무이자 할부를 중단했음에도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하다 반발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입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은행권이 제휴 약사회에 전달한 팜코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 공문(사진 위)과 이후 복지부의 유권해석 공문(사진 하)금융비용 합법화를 조기에 안착시키려는 복지부의 조급함이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로컬 문전약국을 운영하는 지방의 한 구약사회장은 "팜코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에 직접 복지부에 전화를 걸어 따져 물었다"며 "약국의 애로사항을 복지부가 고려하지 않으면 누가 하느냐는 지적에 복지부는 국민 편이라는 말만 들었다"고 허탈해 했다.그는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약국가의 혼란을 먼저 나서 정리해야 할 복지부가 원론적인 얘기만 되풀이 한 채 도매업체와 약국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서울의 한 구약사회장은 "대행 문전약국들과 달리 로컬약국들은 무리를 해서까지 금융비용을 더 받겠다고 할 상황은 아니다"며 "속내에는 불만을 안고 있으면서도 일단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2011-01-25 06:47:47박동준 -
대형 문전약국, 합법과 불법사이 '아찔한 줄타기'"(마진이) 예전보다 줄어들기는 했다. 그래도 직영도매를 세워 거래하면 유통마진이 정해진 금융비용보다는 많으니까 감수해야지…."서울 상급종합병원의 A문전약국은 금융비용 합법화로 인한 직격탄을 도매를 직접 설립함으로써 피해갔다.초대형 문전약국, 도매 설립이 '최선'월 결제액이 10억 이상인 문전약국은 차라리 도매를 설립하는 것이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약국가는 설명하고 있다. 최대 7~8%까지 받았던 소위 백마진이 금융비용으로 합법화되면서 문전약국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려했던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약국장이 선택한 해법은 도매설립이다. 문전약국중에도 월 10억원이상 결제하는 초대형 문전약국은 도매업체를 차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설명이다.직영도매 거래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유통마진은 기본 5%다. 여기에서 인건비와 부대비용 등의 총 경비가 2%정도 들어가는데 경비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에 따라 취할 수 있는 마진이 달라진다.또 거래하는 절대금액이 클수록 마진도 커지기 때문에 초대형 문전약국은 도매 설립을 통한 도도매 거래가 이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A약국 약국장은 "문전약국도 규모에 따라 금융비용이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며 "도매를 차리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도매 한 곳이 한 곳의 약국만 거래하다보면 정부의 관심대상일 수 있다. 도매 운용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도매 설립도 만만찮다. 청구액 상위 20위권에 드는 대학병원 B약국 약국장은 도매를 차려야 하나 고민중이다.이 약국장은 "인근 약국과 공동으로 도매를 차리는 것은 경쟁관계에 있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혼자 하기에는 도매운용이 녹록치 않다"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도 문제고 신경써야할 일들이 많다"고 털어놨다.어음결제서 카드로…1.8%는 세금처리, 3.2%는 현금으로?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약국 운용비용이 검은 거래의 유혹을 쉽게 떨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암암리에 받았던 백마진은 약국경영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사실이다. 월 1억원을 결제하는 약국이 5%만 받더라도 500만원이다. 인건비를 충당하기에 충분했다.그러나 금융비용 합법화에 따라 월 결제금액이 5억원 안팎인 문전약국들은 줄어든 마진을 어떻게 보전해야 할지 고민이다.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기존 마진을 받고 있는 약국들도 있다.대형병원 C문전약국 약사는 "(마진 수준이)그대로다"라고 짧게 말한 후 자세한 내용에 대한 언급은 회피했다.또다른 D문전약국 약국장은 "어음에서 카드결제로 변경해 1.8%의 금융비용과 1%의 마일리지를 받고 있다"며 "이 외에도 3%는 현금으로 받는다. 솔직히 쌍벌제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유혹을 떨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반면 결제액이 1~2억원대 문전약국들은 카드결제로 금융비용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또 제2금융권을 이용해 줄어든 마진을 보전하려는 약국도 눈에 띈다.경기도 대학병원 문전약국과 서울 대형병원 문전약국 약사는 이자율이 높은 제2 금융권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비용을 포기하고 회전일을 늘려 그 사이 높은 이자를 챙기겠다는 계산이다.금융비용 '금'자만 나와도 거래처 변경…눈치보기 치열금융비용 제도가 정착하기까지 6개월 이상은 걸리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금융비용의 '금'자만 언급해도 거래처를 유지하는데 도매 등 공급업체에는 빨간불이 켜지다보니 여전히 검은 거래가 횡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문전약국 거래 도매업체 관계자는 "금융비용에 의한 영업정책을 설명하면 타 도매는 변화가 없다는 면박이 돌아온다"며 "서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기존 거래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같은 거래가 지속되는데는 임대료가 한 몫하고 있다.문전약국의 월 임대료는 수천만원대다. 청구액 순위 5위권안에 드는 조달약국의 입찰에서 공개된 월 임대료가 6000만원이었던 것을 보면 문전약국들의 임대료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경기도 소재 문전약국 약국장은 "처방 조제료로 임대료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게 없다"며 "쌍벌제로 전전긍긍하면서도 백마진을 끊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는 높은 임대료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금융비용 때문에 문전약국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도매도 설립해보고, 리스크를 안고 마진을 받기도 하고, 카드결제로 전환도 해보는 등 다양한 시도 이후 제도가 정착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2011-01-24 06:51:23이현주 -
단 1초, 한마디 더하는 복약지도가 '레알서비스'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입지가 경영 성패를 좌우하는 최우선 요소로 부상하면서 의료기관 인근으로 모여든 약국들은 처방전 수용을 위한 과당경쟁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그러나 그 동안 약사 사회 내부의 문제로 치부되던 약국 간의 과당경쟁 및 불법행위는 최근에는 공중파 보도, 국정감사에서도 확인한 바와 같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면서 약국 윤리경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더욱이 환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직능에 대한 국민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윤리경영을 넘어 약국가가 환자 중심의 서비스로 재편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약국 호객행위에서 무자격자 조제까지…"불법행위가 서비스로 둔갑"분업 이후 약국 간의 과당경쟁은 호객꾼 고용 등의 직접적인 형태에서부터 조제료 할인, 무상 드링크 제공 등의 간접적인 방법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시장형 실거래가 시행과 맞물려 조제료 할인이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약국가의 우려가 터져나왔다는 점은 동료 약사조차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약국가의 풍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제살깎아 먹기라는 자성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처방전 수용을 위한 환자 유인행위가 서비스라는 탈을 쓰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지방의 구약사회장은 "후발 주자들이 환자 유치를 위해 서비스 명목으로 조제료 할인이나 일반약, 드링크 등을 제공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환자 유인행위는 한 곳이 시작하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것에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여기에 더해 일부 약사들의 면허대여, 무자격자 고용 행위는 전체 약사 직능을 의약품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 의약품을 매개로 한 '장사꾼' 정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는 실정이다.의약품은 약사의 손을 거쳐서면 환자에게 전달돼야 한다는 대명제를 약사들 스스로가 부정하는 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서울의 B약사는 "환자들이 약사들을 아저씨, 아줌마로 부르는 것을 불쾌해 하는 약사들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실제로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그만큼 약사들이 전문성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국민들 "복약지도 받아본 적 없다"…일반약 슈퍼판매 저지에도 '악영향'이에 반해 약사들이 수행해야 할 복약지도 등 환자 중심의 서비스는 시간이 없다거나 환자들이 꺼린다는 이유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지난해 초 숙명약대 연구진이 약사 1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체의 66.3%가 신규처방에 대한 복약지도 시간이 1~3분 정도라고 답했으며 복약 순응도 모니터링을 한다는 약사는 70.1%에 이르렀다.중복응답이 허용된 복약지도 장애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업무과다로 인한 시간부족'이 6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환자 인식부족'이 56.1%로 2순위를 기록했다.사정은 일반약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 2009년 연세대 보건대학 및 간호대학이 약사 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4.8%는 일반약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반약에 대한 복약지도를 찾아보기는 힘들다.부실한 복약지도 문제는 최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문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지난해 말 약국 외 판매를 주제로 토론이 벌어진 KBS 제1라디오 '열린토론'에서도 청취자들의 상당수는 "약국에서도 복약지도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약국의 안전성 주장은 슈퍼판매 저지를 위한 핑계라고 의견을 제시했다.과거에도 지역 약사회를 중심으로 복약지도 강화 캠페인이 수 차례 진행됐지만 현장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과거 복약지도 운동 전개한 바 있는 전직 구약사회 임원은 "아무리 얘기를 해도 회원들이 습관이 되지 않다보니 실천이 쉽지 않았다"며 "약사 개개인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일반약 약국외 판매에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는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본부장조차 "복약지도에 대해서는 약사들도 획기적이고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복약지도가)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공중파, 약사 사회 내부문제 '정조준'…환자단체 "진짜 서비스 받겠다"약사 사회가 이 같은 문제들에 만성적으로 젖어들고 있는 사이 약사 직능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는 갈수록 저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2008년 약국 무자격자 의약품 취급, 2009년에는 드링크 무상제공, 2010년 다시 무자격자 문제를 보도한 MBC 불만제로가 대표적인 예이다.특히 약국 내부의 문제를 집중조명한 언론보도는 환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와 맞물려 적극적으로 환자의 권리를 찾겠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지난해부터 조제실 개방운동을 벌이고 있는 환자단체연합이 처방전 2매 발행을 통한 복약지도 받기 캠페인을 올 상반기 사업계획에 포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무자격자 퇴출을 목표로 한 조제실 개방 운동이 자리를 잡게 되면 캠페인을 통해 진짜 약사들에게 제대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는 "올 상반기에는 처방전 2매 발행과 함께 약사에게 적극적으로 복약지도를 받는 운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약사와 환자 모두 복약지도의 중요성을 느끼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안 대표는 "환자들 가운데도 다소 복약지도를 귀찮아 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인식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환자단체의 활동은 결국 진짜 약국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약국 전문성+윤리성' 화두…김구 회장 "윤리성을 갖춰야 살아남는다"대한약사회가 윤리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겸비한 약사상 구현을 올 한해의 화두로 제시한 것도 약사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해가 거듭될수록 전문지식에 상응하는 윤리성이 함께 요구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며 윤리성을 갖춘 전문가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각급 약사회에서도 새해를 맞아 약국을 과당경쟁으로 내모는 환자 유인행위를 근절하고 환자 중심 서비스로 약국이 재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내부적으로는 약국 간의 과당경쟁이 대외적으로 불고 있는 약사직능 훼손 움직임에 대응해 약사 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는데도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연초 지역 약사회 총회에서 잇달아 회원 스스로의 자성과 성실한 복약지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들이 제시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서울의 한 구약사회장은 "드링크 무상 제공, 호객행위 등 약국 간 갈등을 유발 수 있는 행위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며 "약사 직능 수호를 위해서는 이웃약국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제는 약국도 복약지도 강화, 환자 응대법 개선 등을 통해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못박았다.2011-01-21 12:35:44박동준 -
약사 전문성과 건강제품 결합하면 시너지 크다"약국 참 매력적인 시장이지요. 하지만 쉽지 않아요. 판매가격 난매, 늘어지는 회전기일 등 약국 진출을 가로막는 것들이 많아요."국내 유명 건강기능식품 업체 영업팀장의 말이다. 그는 "산술적으로 약국 2만 곳에서 하루에 1개씩의 건기식이 팔리면 2만개가 팔리는 것 아니냐"며 "마케팅 기획단계에서 약국 진출 계획은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지만 막상 성공한 케이스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그는 "약국에 제품이 유통되면 판매가격 관리가 어려워 진다. 건기식 난매가 심하다"며 "마진 100%에 회전일 6개월을 요구하는 약사도 많다"고 귀띔했다.◆업계 "약국, 참 매력적인 시장 그러나…" = 건강기능식품협회가 집계한 시장 규모는 총 2조8000억원(2009년 기준)이다. 유통 채널 순위를 보면 다단계 판매(29.2%)가 단연 1위다.약국을 건강관련 제품의 메카로이어 방문판매(26%), 전문매장(13%), 홈쇼핑 케이블(11.2%), 백화점(6.2%), 할인매장(4.7%) 순이다.약국은 2.6%로 최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약국의 건기식 유통 규모는 연간 728억만원 정도다. 약국을 2만곳으로 보면 약국 1곳당 연간 364만원 상당의 건기식을 판매했다는 이야기다.약국이 건기식 시장 점유율을 5%까지만 늘려도 1400억 시장이 된다. 약국 1곳당 연간 7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특화품목 약국진출 힘든 이유는 = 건기식을 필두로 의료기기, 화장품 등 약국 경영 다각화 품목이 약국에 접목이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먼저 건강관련 제품 취급은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대형 유통시장에서의 경쟁이다.일반약은 약국이 독점적으로 판매하지만 다각화 품목은 백화장, 대형마트, 전문점, 방문판매, 인터넷 쇼핑몰과 경쟁해야 한다. 약사들이 쉽게 백기를 드는 이유다. 약사들은 난매의 이유도 여기서 찾는다.서울 서초구의 대형약국 약사는 "약국에만 유통할 수 있는 제약사 건기식을 선호하는 이유도 다른 유통채널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판매되는 건기식은 가격 편차로 인해 단골환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특화 품목이 다양하지 못하고 가격이나 마케팅 경쟁력이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떨어지다보니 소비자들이 약국을 외면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약국에서 활용중인 기능성화장품 설명서약사들은 여기에 분업 이후 약국 환경이 조제형으로 재편되면서 상담시간 부족을 들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건기식을 판매하려면 고객에 대한 시간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약국 특화경영 대안은 무엇일까? = 약국이 특화품목에 대한 자유로운 마케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경기도약사회 김대원 부회장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데 약국이기 때문에 받는 제약이 많다"며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다른 판매처는 자유로운 마케팅이 가능하지만 약국은 마케팅 행위 자체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즉 약사법상 약국 개설자는 고객유인을 할 수 없고 사은품도 줄 수 없어 다른 유통체널이 할 수 있는 가격할인 이벤트, 원플러스원 행사, 셋트판매,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할 수 없다.김 부회장은 "의약품이 아닌 다른 특화품목을 판매할 때 자유롭게 마케팅 기법을 구사할 수 있도록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다른 판매처와 경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김 부회장은 "최근 일부 체인업체에서 의약품이 아닌 다른 품목에 대한 판촉행사를 하는 것을 간혹 볼 수 있는데 이것도 현행법상 약사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김 부회장은 "약국이 기존 틀을 깨기 위한 노력도 아직은 더 필요하지만 약국에 관한 과도한 규제들도 개선돼야 한다"고 전했다.약사들의 의식개혁도 특화품목 활성화의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이다.의약품은 병의원이나 약국을 통해서만 유통이 되며 특히 일반약은 약국이 배타적인 판매권을 가지고 있어서 공급자인 도매상이나 제약사에 대하여 우월적인 입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다.하지만 특화품목은 약국만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약국의 거래조건이 나쁘다면 약국에 공급을 회피하고 다른 판매처를 찾아가게 된다.결론은 약국들이 이웃약사와의 경쟁에서 벗어나 다른 판매처와 경쟁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김 부회장은 "약국이 판매자로서 소비자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라인으로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회전기일이나 난매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약국에서 취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약사가 방문판매 영업사원보다 못할까?" = 건기식 시장 패턴을 보면 드는 의문점이다. 건강과 관련된 최고 전문가 집단은 누가 뭐래도 의사와 약사다.그러나 시장 상황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방판 영업사원의 건기식 유통 점유율은 26%지만 약국은 2.6%다.건강관련 제품에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는 GS왓슨스전문가들은 기본기는 쌓지 않고 판매 기술만 배우려고 하다가 실패를 보는 약국들이 많다며 인체생리학, 영양학, 생화학 등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부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진희 약사는 "건기식, 화장품, 의료기기 등은 약사의 전문성과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고 말했다.결국 특화 경영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대형 유통채널과의 경쟁력 확보, 건강관련 제품에 대한 스폰지 같은 흡수력, 약사 마인드 변화 등이 갖춰지면 약국 특화경영은 멀지 않다. 코앞에 와있다.2011-01-20 12:15:49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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