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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짓 영업대행사…"난다고 다 새는 아니겠지"공산당선언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유럽에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이 유령은 20세기 인류의 사고체계를 뒤흔든 공산주의(사회주의) 사상이었다. 최근 제약업계에도 이런 유령이 서성이고 있다. 바로 '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라고 불리는 회사들이다. 공산주의(사회주의) 사상처럼 인류의 인식과 의식체계에 파고들면서 전염병처럼 빠르게 확산될 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기대와 우려도 교차한다. 비즈니스 방식이 낯설다보니 아전인수격으로 이름만 갖다붙인 '짝퉁'도 나타나고 있다. 원문그대로 직역하면 CSO는 '계약판매조직', 또는 '대행판매조직'이다. 흔히는 '판매대행사'라고 부르는 데, 해석이 이렇다보니 오해나 몰이해가 판 친다. 판매대행은 국내에서도 수십년간 이어져왔다. 가령 류충렬 도매협회 전 고문은 1960년대에 유행했다가 1980년대에 사라진 총판도매업을 대표적인 판매대행의 행태로 떠올린다. 두 개 이상의 제약사가 계약을 맺고 같은 제품을 공동 판매하거나 다른 이름으로 각자 판매하는 '코프로모션', '코마케팅' 도 원개발사의 파트너사는 판매대행사의 지위에 있다. 속칭 '품목도매' 또한 판매대행의 한 유형이다. 그렇다면 CSO는 뭘까? LG경제연구원 윤수영 선임연구원의 'CSO를 활용한 제약기업의 해외진출' 보고서에 따르면 CSO는 1970년대 후분부터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설립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까지는 신제품 출시를 대비한 일시적인 영업사원 지원 등 보조적 역할을 수행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대규모 업체가 출현하면서 서비스 범위가 확대됐다. 현재는 단순히 '고객'(제약사)의 '서비스 업체'라는 관계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 다시 말해 CSO는 의약품이라는 재화를 넘겨받아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영업사원을 통한 용역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 계약형태는 '렌탈'과 '다이렉트'가 혼재돼 있다. '렌탈'은 고객사에 인력을 파견하는 것을 의미하고, '다이렉트'는 용역계약을 맺고 독자적으로 영업을 수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법령상 '다이렉트'만 가능하다. 영업직은 파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렌탈' 방식은 불법이다. 이런 CSO 소속 영업사원의 점유율은 유럽국가에서는 20% 내외, 미국과 일본에서는 10%대 중반을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CSO가 활성화되면 영업사원이 없어질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과장된 표현인 셈이다. CSO가 국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미국계 CSO 전문기업인 인벤티브헬스가 한국에 진출하면서부터다. 이 회사는 미국계 한국BMS제약, 일본계 다케다제약 등과 이미 비즈니스를 수행 중이다. 또 조만간 적어도 4곳 이상의 다국적 제약사와 영업 아웃소싱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인력파견 전문기업인 맨파워코리아도 도급형태로 아스트라제네카 품목을 아웃소싱 받아 영업대행을 시작했다. 국내업체 중에서는 MS&C가 CSO를 표방하며 국내 중소제약사를 타깃으로 기반을 다져가는 중이다. 하지만 국내 원조 CSO기업은 따로 있다. 2000년 설립된 유디스인터내셔날이 그것이다. 같은 해 후발주자로 전세계 No.1 CSO기업인 이노벡스 퀸타일즈가 국내에 상륙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는 의약분업이 CSO의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황무지'에 깃발을 꽂았다. 의약분업 전에는 제약사들이 클리닉에 직접 영업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영업전문 기업에 대한 수요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제약사들은 구조개편을 모색하기 보다는 영업사원들을 대거 채용해 직접 클리닉 시장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손에는 제약산업을 비리의 온상으로 덧씌운 '불법리베이트'라는 검은돈이 들려 있었다. 이 뒷돈거래가 CSO를 저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봄이 왔지만 기승을 부리는 꽃샘추위에 CSO는 뿌리내릴 터전을 찾지 못했다. 한 CSO사 관계자는 원태연 시인의 시구를 인용해 "난다고 다 새는 아니다. 변칙 CSO가 활개치면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면서 이 때의 악몽을 떠올렸다. 그는 "아직 국내 제약산업은 CSO를 잘 모른다. 제대로 된 개념부터 적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2013-04-22 06:35:00최은택·어윤호 -
약국 경영 '나비효과'…작은 변화에 매출 수직상승약국 부분 리모델링을 통한 매출 증대에 나선 잠실 A약국은 신규 제품 접목을 시작했다. 조제실 칸막이를 판매대로 개조한 뒤 유산균 제품과 건강기능식품 2종을 런칭했다. 주요 포인트는 고객 눈에 잘 이보는 곳에 제품을 진열했다는 점과 상담을 통한 제품 판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먼저 유산균 제품 매출변화 추이를 추적해 봤다. 제품을 도입하고 1개월이 지난 1월25일 기준으로 '듀오락' 매출액은 82만3000원이었다. 한 달 후 2월25일 매출액은 187만1000원으로 56%에 증가했다. 3월 25일 매출액은 190만4000원으로 2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소아과 처방을 가져온 '엄마 고객'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잠실 A약국은 처방전에 집중하면서 부가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제품 마케팅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게 맞아 떨어진 것. 이번엔 건강기능식품 2종에 대한 매출 변화를 분석해 보자. 약사는 데일리팜 팜아카데미에서 볼 수 있는 '과학적 약국상담'(강사 이재관 박사)을 수강하고 관련 제품에 마케팅에 집중했다. 지난 1월 18일 89만6000원으로 시작한 매출은 2월18일 70만2000원으로 낮아졌다가 3월18일 262만7000원으로 73% 급증했다. 교육을 통해 이론을 습득한 뒤 상담을 통해 매출 증대에 성공한 케이스다. 잠실 A약국은 파스매대 전진배치, 스페이스월 리빌딩, 조제실 칸막이 판매대 활용, 계산대 제품 진열 변경 등을 통해 지난 1월 매약매출 798만원에서 이번 달은 1200만원 돌파가 예상된다. 고객 시선에 따른 제품 배치와 판매, 교육을 통해 습득한 이론을 바로 약국 상담에 접목시킨 결과다. 컨설팅을 담당한 김현익 약사는 "매약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행동하고 실천하면 약국경영 활성화는 어느 약국이나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데일리팜 약국경영 컨설팅 게시판(김현익약사)2013-04-18 12:20:41강신국 -
자투리 공간 손 봤더니 월매출 1천만원 가뿐해파스 판매대 전지 배치와 스페이스월 리빌딩으로 매출 상승효과를 본 잠실 A약국. 이번에 조제실 칸막이를 리모델링해 판매대를 설치하고 공격적인 일반약 판매 전략을 시도했다. 고객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존임에도 제품 진열이 안 돼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 보자는 것이다. 또 계산대 위 제품도 재배치해 매출 추이도 추적해 봤다. 먼저 조제실 칸막이에 판매대를 설치해 보니 일반약 매출이 41.3% 증가했다. 리모델링 이전인 2013년 2월16일~3월10일까지 매출액은 219만9000원이었다. 그러나 조제실 칸막이 리모델링 이후인 3월11일~4월9일까지의 매출액은 310만8000원으로 90만9000원이 늘었다. 고객의 눈에 가장 잘 띄는 하이라이트존이었지만 그동안 활용이 되지 못했던 공간이 매출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오래된 POP가 부착돼 있고 조제약 투입구가 전부였던 공간이 매출 골드존이 된 것이다. 조제실 칸막이 판매대 우측을 재정비한 이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쏠라씨 매출 출이를 분석해보자. 2012년 3월16일부터 2013년 3월15일까지 1주일 평균 쏠라씨 판매량은 2.23개였지만 판매대 재정비 이후 1주일 평균 판매량은 4개로 평균 1.77개 상승했다. 경영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익 약사는 "조제실 앞 판매대 정비로 의미 있는 매출상승 효과가 나타났다"며 "약국의 죽어있는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경영 활성화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김 약사는 "부분적인 약국 리모델링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하다"며 "파스진열대, 스페이스월 매출도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잠실 A약국의 약사도 "월 매출 기준 1000만원은 넘지 못할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컨설팅을 받아보니 엄청난 자극제가 됐다"며 "동기부여가 확실히 돼서 모든 면에서 적극적으로 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3개월만에 매출 1000만원을 돌파하게 돼서 놀랐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데일리팜 약국경영 컨설팅 게시판(김현익약사)2013-04-11 12:25:00강신국 -
윤리적인 의사 원한다면…"정부도 수련의 챙겨라""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의 말이다.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전공의들의 투쟁은 눈물겹다. 일부 교수들은 철없는 전공의들의 치기라고 폄훼한다. 전공의는 노동자가 아닌 피교육자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평균 200여만원의 월급을 받고 주당 120여 시간씩을 일하는 전공의들의 현실은 상식적일까? 반가운 일은 복지부가 병원, 전공의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표준수련지침'을 조만간 마련하기로 한 점이다. 지침을 병원이 자율로 운영할 지, 아니면 강제화할 지를 두고 힘겨루기도 치열하지만 적어도 수련환경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침제정 논의에서 의국 운영비나 복리후생비와 관련된 부분은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력 좋은 전문의 양성만큼이나 윤리적인 의사를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부의 지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병원계는 열악한 수련환경이 불법 리베이트를 챙기는 비윤리적인 의사를 양산하는 데 일조한다는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 부적절한 돈거래는 개인 의사의 비리의 문제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설령 의국 운영경비 등을 제약사에 의존해왔다고 해도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바로잡는 것도 수련의들이 스스로 할 일이지 이를 합리화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수련의 복리후생 뒷전…병원 경영진 1차적 책임" 하지만 일부 교수들조차 저수가 등을 핑계로 수련의들의 복리후생을 뒷전에 뒀던 관행은 일차적으로 병원 경영진의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전직 한 대학병원 교수는 "모든 문제는 저수가로 귀결되고 환원된다. 그렇다고 수련의들을 값싸게 부리면서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복지부 측은 수련병원에 적정한 수가를 보상해왔다면서 의국경비 등을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수가문제로 몰고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련환경이 이렇게 수십년째 열악하게 운영돼 온 것을 보고도 방치해온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수련병원제도를 운영하면서 질좋은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역할을 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윤리적인 문제도 포함된다. 한 전문의는 "수련환경은 개선돼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리베이트와의 연계를 끊으려면 표준수련지침에 반드시 의국운영과 수련의 복리후생 부분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잘못된 구조는 방치하고 범죄자로만 몰고 있다" 국회 한 보좌진도 "정부가 그동안 리베이트를 단속하면서 의사들의 비윤리성을 부각시켜 왔는데 수련과정에서 이런 스킨십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 감독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잘못된 구조와 과정은 놔두고 결과만 놓고 범죄자로 몰아간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표준수련기준에 이런 내용을 담고 이 기준을 지침화해 수련병원 재지정시 중요 평가항목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관계자는 "정부가 전공의 기피과 몇개를 정해서 수가나 수당을 보전해 주는 미봉책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수가나 세제혜택 등을 통해 병원에 안정적인 진료·수련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면서 "질 좋은 의료인 양성을 위해서는 복리후생부분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직 한 레지던트는 "전공의들의 단순근로시간과 잡무를 줄이고 인문학이나 윤리과목을 추가해 사회윤리적 성숙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도 보장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정부, 심평원 등의 운영시스템과 제도, 제약산업 등과 관련한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 불법 리베이트 또한 교육을 통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2013-04-10 06:35:00최은택·어윤호 -
리베이트 옹호하는 개원의사들 "살림살이 팍팍해"돈도 잘벌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사람들은 '좋은 직업'이라 부른다. 의사는 단연 '좋은 직업'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높은 확률로 의대 진학을 권유하고, 지금도 의대에는 수재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돈'과 '명예' 두가지 가치 모두에서 의사의 직업적 만족도는 하락하고 있다. 경쟁은 심화됐고 저수가로 인해 진료소득은 물가 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한다. 개원의들은 너도나도 비급여 진료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명예 역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서울 마포구의 한 내과 개원의는 "인터넷의 발달로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의료에 대한 구매성향도 고급화됐다. 다른 한편 쌍벌제 시행후 대대적인 리베이트 조사가 진행됐고 언론들은 뒷돈 챙기는 의사들을 지탄한다. 국민들은 더이상 의사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리베이트는 의료계 내부의 또다른 시장경쟁과 비급여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수가구조 속에서 수많은 의사들이 선택한 잘못된 해결책이다. 의협은 '단절선언' 했지만 개원가는 미동도 안해 하지만 상당수 개원의들은 리베이트가 당연한 소득이라 생각한다. 데일리팜은 전문의 간판을 내건 개원의들이 리베이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험란한' 수련과정을 거친 의사들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이후에도 이들의 의식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자정선언을 하고 '불법 리베이트와 단절'을 천명해도 태반은 관심조차 없다. 오히려 리베이트를 옹호하는 게 역설적인 현실이다. 개원의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리베이트를 받는 것은 당연한 시장 이치다. 마트에서 1+1 행사를 통해 물건을 덤으로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상품을 1개 더 제공하는 것을 빌미로 고객을 유인하고 그 비용까지 상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약도 마찬가지다. 약의 소비자로서 '덤'이 있으면 챙기는 건인데, 왜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한 가정의학과 원장도 "김밥집 주인은 김밥을 본인이 직접 먹지 않지만 단무지, 햄 등의 재료 등을 싸게 구입함으로써 이윤을 남길수 있다. 리베이트도 같은 논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는 약의 소비자가 아니다. 약값을 내는 쪽은 의사가 아닌 환자인데, 다만 적정한 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하는 역할이 의사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개원의들은 대리구매에 따른 '마진'논리까지 펴면서 리베이트를 스스로 정당화하고 있는 셈이다. 리베이트가 국내 제약사들의 보호장치라는 주장도 리베이트가 국내 제약사를 외국 자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는 '궤변'을 늘어 놓기도 한다. 서울 서초구 한 내과 개원의는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무기로 영업을 전개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만약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약개발에 투자해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고 리베이트 영업에 의존해온 것은 국내제약사들의 원죄다. 하지만 리베이트 거래를 통해 의사들이 국내 제약사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국내 제약산업을 보호한 것이 아니라 '뒷거래의 전장'을 방조한 것에 불과하다. 다수 의사들이 얘기하는 또 하나의 리베이트 정당화 명분은 저수가다. 진료행위에 적절한 보상이 뒤따르지 않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이 많고, 불가피하게 리베이트로 수익을 보전해 왔다는 게 핵심논리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그동안 눈감아왔다는 게 이들 의사들의 주장이다. 실제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보험 급여비를 압류당한 요양기관이 2005년 이후 5년간 1062곳에 달하고 있으며 압류금액도 3779억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처방중심 진료과) 중 하루 20~30명을 진료하는 곳은 리베이트 없이는 도산할 정도로 취약한 경영구조를 갖고 있다는 게 개원의들의 주장이다. 물론 잘 버는 의사들은 고소득을 올린다. 다만 의사들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저수가 문제 해결하면 리베이트는 상당수 사라질 것" 그러나 저수가 문제는 많은 논란을 함축한다. 과연 어느 수준이 돼야 적정한 보상수준인 지 판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저수가 문제가 리베이트를 받아도 된다는 식의 명분으로 용인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현실을 보면 생계 유지마저 어려운 의사는 리베이트도 받을 수 없다. 처방량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진료수입이 기본은 되는 의사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진료 소득만으로는 의원을 유지하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다"며 "리베이트가 그릇된 선택이라면 정부가 옳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장 수가 개선이 어렵다면 개원의들에게 임대료 등이라도 보전해주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적정한 수익 보장만 이뤄져도 리베이트는 상당수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4월, 전문의 출신 개원의들의 리베이트에 대한 인식은 이처럼 아직도 쌍벌제 이전 단계서 서성이고 있다.2013-04-09 06:35:00최은택·어윤호 -
리베이트 그게 뭐야?…가랑비에 옷젖듯 익숙해져"전공의 때 제약사가 사준 밥 한 번 안 먹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조금만 지나면 당연한게 된다. 회식 자리에는 제약사 직원이 끼거나 선배가 '이상한' 카드를 꺼내 값을 치른다." 대학병원 보직교수였던 한 의사의 수련시절 이야기다. 수도권 소재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국 4년차 치프레지던트는 이렇게 말했다. "회식이나 컨퍼런스 때 제공되는 간식 같은 것까지 불법 리베이트라고 치부한다면 지금도 흔한 일이다." 한국의 의사 인력은 기형적일만큼 전문의 숫자가 많다. 복지부 통계를 보면, 2011년 기준 등록면허자 중 73.2%인 7만6379명이 전문의다. 지금도 전국 250여개 병원에서 1만6000명이 넘는 의사들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중이다. 의국은 수련의들의 또다른 요람이다. 그러나 전·현직 전공의들에 따르면 상당수 병원들은 의국 운영비 뿐 아니라 피교육자이면서 동시에 의료서비스를 노무로 제공하는 피고용자인 이들의 복리후생에 나몰라라 한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수련의들의 든든한 '수발자다'. 간식을 챙겨주고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사적인 일들을 대신 해결해 주기도 한다. 한달에 몇 번 있는 회식이나 순번으로 도는 레지던트 학회참가비 등도 제약사 영업사원이 챙기는 주된 일 중 하나다. 회식에 동석하는 일도 있지만 '치프'에게 카드를 제공하거나 음식점에 장부를 만들어 놓고 정기적으로 결제해주는 방식이 더 선호된다. 수련과정을 마치고 커리어를 쌓기 위해 무보수로 일하는 펠로우나 연구 펠로우의 월급을 챙겨주기도 한다. 의국비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경우도 많지는 않지만 제약사의 몫이다. 과거에는 학회 참가비와 체류비, 유흥비도 잘 챙겨줬다. 격무에 시달리는 수련의들에게 학회는 일종의 휴가다. 제약사는 돈봉투나 카드를 건네준다. 한 전문의는 이렇게 말했다. "일종의 생계형 리베이트다.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선배들이 그렇게 해왔으니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무뎌진다. 4년차 레지던트는 이런 방식으로 살림을 잘 하는 지 여부가 스텝들의 평가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는 "의국을 운영하려면 당연히 관리비가 필요할 텐데 예산이 배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수련의의 복리후생은 제약사에게 떠넘겨진다"고 주장했다. 한 제약사 임원도 "금액만 놓고보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회식비를 내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거치면 담당교수가 당분간 이 회사 약을 쓰라고 대놓고 얘기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수련 때 맺어진 스킨십을 계속 이어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회사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은 남길 수 있다. 제약사들이 의국을 챙기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루 서너시간 씩 새우잠을 자고 식사를 거르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곱절이상 많은 수련의들에게 제약사들의 '보살핌(?)'은 적어도 그들에게는 '죄(?)' 일 수 없다. 이런 일은 머나먼 옛 이야기가 아니다. 한 수련의는 "(수련과정에서) 제약사와의 스킨십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 교수, 선배들로부터 지금도 대물림된다"고 고백했다.2013-04-08 06:35:00최은택·어윤호 -
약사의 실험…돈 잘버는 약국 만들기 프로젝트2006년 B약사가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 중인 서울 송파지역의 A약국. 당시 인수비용은 권리금 1억원에 보증금 5000만원이 투입됐고 월세는 430만원이다. 임대평수 20평에 실평수 10평의 소형약국이다. 약국장 1명과 근무약사 1명, 전산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입지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고 병의원 처방고객이 대다수다. 같은 건물 내에 소아과, 비뇨기과, 내과 등이 입점해 있다. 처방전 유입은 나쁘지 않다. 월 평균 3300건에 평균 조제료를 1870만원 수준이다. 소아과 입점으로 조제료가 상승했지만 근무약사 채용에 따른 인건비 추가 지출로 수익 변동은 크지 않았다. 매약매출은 2012년 기준으로 월 평균 700만원대 였다. 평균 마진율은 40%대 수준. 약국의 개선 사항은 무엇일까? A약국의 B약사가 원하는 것은 비처방 부분의 수익 극대화였다. 먼저 인테리어에 대한 분석이 나왔다. 디자인담의 김오영 실장은 ▲상품홍보 부족과 진열문제 ▲고객의 동선과 공간 활용성 문제 ▲고객시선의 상품진열 부족과 전시효과 부재 등을 지적했다. 약국진열 및 POP에 대한 개선책도 나왔다. 김현익 약사는 약사 저관여 구역에 가격표 부착과 다양한 제품을 집중화해 연관 진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약가 고관여 구역(매대근처)에는 효자상품군을 전진 배치하고 단가가 낮고 선택이 빠른 제품, 권매가 용이한 제품 단가가 낮고 선택이 빠른 제품을 진열해 보는 방안도 제안됐다. A약국의 신규매출 가능성은 어떨까? 약국의 내방고객과 매출추이 분석 결과 ▲파스류 매출 부진 ▲변화된 고객층에 대한 매출변화 미확인 ▲낮은 객단가 등이 문제점을 제시됐다. 김현익 약사는 "외부 유입고객이 낮아 처방고객에 대한 구매유도 및 선택의 폭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에 파스진열장 설치, 스페이스월 재구성, 약사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약국의 경영 다각화 전략은 이렇게 정리됐다. ▲스페이스월 재구성과 파스 판매대 전지 배치 ▲판매대와 조제실 칸막이 매대 재구성 ▲경비관리 등 수익분석 ▲약사 직원 마인드와 근무방식 변화 등이었다. A약국의 약사는 "일단 변화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약국 매출과 순익이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2013-04-04 12:25:00강신국 -
"단 1%의 의혹 있다면…운영실태 점검 필요""갑자기 처방목록서 삭제된 이유를 모르겠다." "똑같은 제네릭인데 왜 저 제품이 선택됐을까?" 종합병원 약사위원회를 바라보는 의혹의 눈초리는 이런 물음들에서 출발한다. 그만큼 '코드인', '코드아웃'이 투명하지 않게 이뤄지거나 납득할만한 기준이 없다는 이야기다. 오래되기는 했지만 각 병원의 약사위원회 운영 현황을 조사해 비교한 서울대병원 약제부의 2003년 논문을 보면, 신규사용 의약품을 채택할 때 1순위로 고려하는 것은 '효능·효과'(77.5%)였다. 이어 2순위는 '보험적응증'(30%), 3순위는 '가격'(35%) 요인이 가장 컸다. 사용약이 제외되는 것은 대부분 '사용저조'(98%)와 '공급차질'(90%) 때문이었다. '보험삭제'(64%)도 영향이 컸고, '가격'(약가상승, 2%) 요인도 일부 존재했다. 약사위원회는 이 같은 사실을 공문(79.6%)이나 전자메일(42.9%) 등으로 해당 제약사에 알린다. 간행물(30.6%)이나 게시판(26.5%)에 게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왜 제약사 직원들은 이런 반응을 나타낼까? 개량신약, 제네릭과 동일시…국산신약도 우선고려 안돼 진입장벽도 매우 높다. 제약업계와 병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어느 병원은 제약사 매출기준 상위 50위 순위에 들어야 서류라도 낼 수 있다. 또 어느 병원은 '빅5' 병원에 '랜딩'시킨 뒤 6개월 후에나 보자고 한다. 개량신약의 가치를 인정하는 병원이 있는가하면 다른 병원은 제네릭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동일성분 '코드'를 1개 제약사로 한정하기도 하고 많게는 4~5개까지 지정하기도 한다. 오리지널을 유지하면서 제네릭을 지정하기도 하지만 오리지널을 아예 삭제하고 제네릭만으로 채우는 병원도 있다. 이 같이 제각각인 '코드' 관리기준은 공정경쟁을 제한하거나 '부적절한 스킨십'(뒷거래)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조차 작은 규모의 회사라면 넘기 힘든 산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김성주 의원은 "약사위원회는 환자들에게 유용한 의약품을 선택해 안전하고 비용효과적으로 사용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불법의 고리가 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신속히 제거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공공병원부터라도 병원별로 제각각인 약사위원회 운영규정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가 약사위원회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표준 가이드라인에는 구체적으로 '코드인'이나 '코드아웃'은 반드시 약사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신규 등재와 변경사유를 서면으로 남기도록 명시한다. 일정규모 이상 병원의 경우 약사위원회에 외부인사를 참여시키는 것도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병원 인증과 표준 가이드라인 연계…투명성 제고필요 다른 한편 표준 가이드라인은 의료기관 평가인증과 접목시킬 경우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약물관리체계' 평가항목에서 표준가이드라인 도입여부를 포함시키고, 이 가이드라인대로 운영되는 지 엄격히 평가한다면 사후관리 효과가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격년으로 평가문항에 대한 자체평가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고, 재인증 때는 4년치 실적 전체를 들여다본다. 인증원 관계자는 "약사위원회가 기준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거나 불법리베이트 등과 연계된 사실이 확인된다면 인증심의위원회를 통해 인증취소도 가능하다"면서 "검토해 볼만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부 약무정책과 관계자는 "불법소지가 명백한다면 조사하면 되겠지만 의료기관이 의약학적 판단을 위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위원회에 대해 정부가 무작정 실태파악에 나서거나 표준가이드라인을 권고하는 것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자칫 약사위원회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 전문성과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표현이다. 하지만 불공정한 뒷거래를 조장할 수 있는 구조가 단 1%라도 존재한다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있는 태도라는 게 약사위원회 운영에 의혹을 갖고 있는 제약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2013-04-04 06:35:00최은택·어윤호 -
"처방코드 유지비 요구하는 재단…의사는 매칭비"각 병원의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자사 품목의 랜딩을 위한 제약사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DC 전쟁도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문제는 반드시 이길 만한 회사가 승자가 되고, 질 만한 회사가 패자가 되지만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쌍벌제, 공정경쟁규약 등의 시행으로 병원 DC도 비교적 투명성을 찾아가고 있는 기조다. 의료진이 아무리 제약사와 커넥션이 있어도 근거가 명확하지 않는 이상 DC 통과를 담보해줄 수 없는 병원이 늘고 있다. 한 주요 대학병원의 내과 교수는 "약을 DC에 상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병원과 의료진의 고유 권한"이라고 전제하며 "요즘은 제네릭, 오리지널, 경쟁품목 등 여부를 떠나 가격이나 효능을 고려해 약의 '코드인'(처방목록등록), '코드아웃'(처방목록삭제)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종합병원에 약을 랜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약의 효능·효과를 입증한 우수한 임상결과보다 '부적절한 뒷거래'가 더 중요하다. 특히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이 출시됐을때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제네릭 나왔던데…코드 유지해야지?" 병원의 DC는 약제부장(약사)을 제외한 대부분 구성원이 각각의 진료과목 교수들(의사)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재단의 입김이 들어가면 생각지도 못한 약들의 코드인, 코드아웃 사례가 발생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DC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병원은 서울의 A병원과 인천의 B병원이다. 두 병원은 현재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해당 제약사를 불러 들여 이른바 '코드 유지비( 리베이트)'를 요구한다. 실제 이들 병원에서는 지난 2~3년간 보건의료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고혈압, 고지혈, 항혈전 약물의 대표 오리지널 품목이 사라졌다. 해당 품목 보유사들이 재단이 요구하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A병원의 경우 '중앙DC(본원 DC를 통과해야 계열 병원 랜딩이 가능)' 체제이기 때문에 해당 약들은 모든 계열 병원에서도 '코드아웃'됐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대신 해당 의약품의 빈자리는 3개 제약사가 출시한 제네릭들로 대체됐다"며 "이들은 자사 제네릭의 코드인과 오리지널 품목의 코드아웃을 조건으로 랜딩비를 재단에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지급한 리베이트는 절대 재단으로는 직접 유입되지 않는다. 재단이 운영하는 별도 법인, 깊은 관계를 맺은 도매업체 등으로 우회해 흘러 들어간다는 것이 제약업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DC 로비는 오리지널 품목 간에도 존재한다. 같은 세대 신약이 잇따라 출시되는 경우다. B병원에서는 C사가 출시한 당뇨약의 3상이 진행됐다. 주요 임상이 제약사의 지원 아래 특정 병원에서 진행될 경우 해당 의약품이 랜딩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B병원의 DC를 통과한 약은 D사가 출시한 당뇨약이었다. 이는 재단과 은밀한 거래가 이뤄진 결과라는 게 제약계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랜딩 다음은 매칭?…병원별 특성따라 타깃 제각각 재단만 챙긴다고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 코드가 잡혀도 의사들이 약을 처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약이 제대로 처방되기 위해서는 코딩과 함께 의사들에 대한 '매칭'(실진료과 처방)이 필수적이다. B병원은 지난해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에 쓰이는 오리지널 항암제 1개 품목을 E제약사의 제네릭으로 대체했지만 처방량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E사가 종양내과 의료진과의 관계십에 소홀했던 것이다. C제약사의 한 마케팅 임원은 "DC위원(의료진)이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병원도 적지 않다"며 "약의 적응증에 따라 가장 처방량이 많은 메인 진료과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의료진의 파워로 응급DC를 통한 랜딩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응급DC란 말 그대로 아직 병원에 코딩되지 않은 약을 급하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DC기간이 아니더라도 코드를 넣어 주는 것을 말한다. 보통 응급DC의 대상이 되는 의약품은 항암제 등과 같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품목들이다. 하지만 일부 병원들에는 응급DC를 통해 진통제, 소화제 등이 랜딩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결국 제약사가 이들 병원에 하나의 약을 '코드인' 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재단, 교수 가리지 않고 눈치를 봐야하는 얘기다. 일부 병원은 약제부장의 힘이 막강해 약제부에 '뒷돈'을 대야 DC 통과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D제약사의 한 영업사원은 "아직까지 필요한 약을 심사한다는 본래 취지를 상실한 병원 DC가 존재한다. 코드인, 아웃 사유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공정한 기준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2013-04-03 06:35:00최은택·어윤호 -
목숨 줄 쥔 병원…좋은 약도 랜딩 못하면 '필패'영업사원 A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의 미션은 새로 출시예정인 항궤양제를 담당 종합병원에 ' 랜딩'시키는 일이다. 일단은 소화기내과 교수를 잡는 게 급선무다. 종합병원 '랜딩'을 위해서는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ee)를 통과해야 하는데, 교수 추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가정의학과나 신경외과 쪽 교수들과는 '스킨십'이 있지만 정작 소화기내과 쪽은 일면식도 없다는 데서 그의 고민은 시작됐다. 그는 줄을 댈 병원인맥을 찾기 위해 오전내내 컴퓨터에 저장된 인명록을 뒤적이는 중이다.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하면 차선책으로 가정의학과 등을 통해 약사위원회에 우회 상정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리스크'는 크다. 자칫 소화기내과 교수들의 감정을 자극하면 약사위원회를 통과해도 병원 안에서 한톨의 약도 처방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병원은 제약영업의 꽃으로 불린다. 회사에서 가장 잘 나가는 영업사원 반열에 올라야 '빅5'로 불리는 이른바 초대형병원을 맡게 된다. 영업은 병원 원내의약품 '코드'(처방목록)에 자사 제품을 밀어넣는데서부터 시작된다. 제약 영업에서 종합병원 '랜딩'을 '꽃 중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지난해 말 현재 상급종합병원 44곳을 포함해 총 337곳이다. 한 제약사 마케팅 담당임원은 "제약사들이 부르는 통칭 '랜딩' 전략은 이중 적게는 100곳, 많게는 130곳 가량을 타깃 삼는다"고 말했다. 제약, 신제품 랜딩 주요타깃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업체마다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300병상이 넘는 종합병원이 우선 대상이 된다. 그 중에서도 다른 종합병원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빅5' 병원이 가장 중요하다. 대학병원들조차 서울대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에 '랜딩'됐는 지를 먼저 묻기 때문이다. '랜딩'은 이렇게 '빅5' 병원, 대학병원, 다른 종합병원 순으로 각 병원의 약사위원회 회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때로는 동시에 진행된다. 제약사들은 짧게 6개월, 길게는 1년 안에 타깃 종합병원을 잡아야 안정적으로 시장을 일궈갈 수 있다. 중소병원이나 의원급 의료기관도 대형병원 처방을 중히 여기는 탓이다. 종합병원 약사위원회는 이처럼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의약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관문이다. 보험의약품 등재를 책임지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에 약사위원회가 있다는 말도 이런 연유에서 나온다. 현재 급여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은 1만4000개 품목이 넘지만 초대형병원조차 원내 사용 품목이 4000개를 넘지 않는다. 신약도 이 관문을 넘지 않으면 시장에 안착하기 어렵다. 약제급여목록보다 병원 약사위원회 처방목록이 더 중요한 것이다. 병원·진료과별 특성 맞는 맞춤형 전략없인 '낭패' 실제 해외에서 처방량이 많은 다국적 제약사의 한 신약은 '랜딩' 전략에 실패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골다공증치료제인 이 신약은 해외에서는 내분비계 진료과에서 주로 임상과 처방이 이뤄졌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내분비계에서 임상을 진행했고, 이를 발판삼아 '랜딩'을 시도했다. 문제는 국내 상황이 다른 나라와 다르다는 데서 발생했다. 국내 골다공증치료는 정형외과가 주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이나 '랜딩'도 이 쪽을 잡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게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이 신약은 종합병원 '랜딩'에 어려움을 겪었고, '랜딩'한 병원에서조차 의사들의 처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블록버스터로 성장하지 못했다. 종합병원은 중소제약사에게는 말그대로 '철옹성'이다. 최근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상위 제약사 위주여서 중소제약사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한 중소제약사 임원은 "일부 예외적인 품목을 빼면 대형병원 교수들의 서랍에는 중소제약사 영업사원의 명함조차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2013-04-02 12:19:00최은택·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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