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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환상의 직장 외국계 제약사의 어두운 면[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외국계 제약회사는 그야말로 구직자들에게 워너비 기업이 됐다. 대기업 부럽지 않은 고액 연봉, 재택 근무 정착과 넉넉한 휴가 지급, 풍부한 사내 복지, 수평적 기업문화 등 수많은 장점들을 갖추고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안 갈 이유가 없다. 재밌는 점이 있다. 이렇게나 좋은 외국계 제약사인데, 노사갈등 소식은 빈번하다. 사업부 매각과 분할, 조직개편 등 다양한 변화에 수반되는 감원 이슈는 사실상 업계에서 이제 대단한 뉴스도 아니다. 일각에선 외국계 제약사의 노동조합을 두고 귀족노조라 칭하기도 하지만 분명 갈등은 존재하고 있다. ERP(Early Retirement Program), VSP(Volunteer Separate Program) 등 명칭은 다르지만 같은 목적으로 진행되는 감원 프로그램은 물론 여타 국내사들과 비교하면 상당한 보상액을 제공한다. "전생에 공을 쌓아야 ERP를 받는다"라는 시쳇말이 나올 정도다. 정년을 앞둔 이,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이에게 다국적사의 희망퇴직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보상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망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영업사원이 있다. 영업부, 그리고 최근에는 마케팅부까지 한때 제약산업의 꽃이라 불렸던 파트 인력들은 이제 회사가 생각하는 퇴직 대상 1순위가 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첨단신약의 시대, 고가약 시대가 이들을 더 압박하고 있다. 회사가 파는 상품인 약이 더 비싸지고 좋아졌는데, 수익을 내는 부서가 감원 대상이 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 제약회사가 내놓는 약들이 '경쟁해서 파는 약'이 아닌, '보험급여만 되면 팔리는 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 등 같은 기전의 신약이 4~5개 터져 나와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다. 1개 약물에 대한 급여 등재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내는 시대, 고가인 만큼 각자의 독보적이면서 문어발처럼 확장되는 적응증이 쏟아지는 만능 신약의 시대, 경쟁약물이 있어도 1~2 품목이며 그렇기에 등재 속도가 관건이 되는 시대가 됐다. 약가(MA, Market Access)는 말할것도 없다. 지금은 정책(GA, Government Affairs)과 환자(PA, Patient Advocacy) 담당자들이 가장 핫한 포지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통의 커머셜(commercial) 담당 인력들은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정 회사를 지칭할까 하는 마음에 용어를 바꾸면 다국적사들은 영업사원의 명칭을 '의학적 조력자', '전문 정보 제공자' 등으로 교체한다. 그 수를 대폭 줄이고 말그대로 서포터로서 새로운 임무와 동기를 부여하지만 아름답게 정착되는 모습은 아니다. 글로벌 빅파마는 수익을 위해 움직인다.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대의 시류에 적합하지 않게 된 인력들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저마다의 탁월한 능력을 진화시키고 활용할 궁리가 워너비 회사인 지금의 다국적제약에는 부족해 보인다.2024-05-10 06:00:42어윤호 -
[칼럼] 제약바이오 특허, 중국 변화에 주목하자올해 글로벌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중국의 약진이다. 중국이 기술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이지만, 중국의 '특허 파워'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많이 이야기된 적이 없는 듯하다. 한 나라의 특허 파워를 평가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지표는 '국제특허출원(PCT출원)' 숫자다. 중국은 여기서 이미 최상위에 있다. 2022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27만건의 국제특허출원이 이뤄졌는데, 중국이 7만 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 일본, 독일, 그리고 한국의 순서다. 중국은 2위인 미국보다 1만 건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국제특허출원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가 됐다. 특허 파워를 다른 면으로도 평가할 수 있는데, 그것은 해외 각국에서 '실제로' 특허 출원이 진행된 숫자(NPE, National Phase Entry)를 비교하는 것이다. 국제특허출원은 '임시적으로' 세계 157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갖지만, 일정 기간 내에 실제로 해당 국가에서 특허를 출원하지 않으면(즉, NPE 절차를 진행시기지 않으면) 어떠한 특허법상의 효과도 발생시키지 않고 소멸된다. 반면, NPE 숫자는 실제로 각 국에서 특허절차를 진행시킨 숫자를 나타내므로 실질적인 특허 파워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NPE 숫자는 국제출원 숫자보다 통계를 내는 것이 어려워서 그동안 사용되지 못하다가 비교적 최근에서야 통계가 나오기 시작했다. NPE 숫자에 대한 가장 최근 통계는 2021년인데, 중국은 미국 (28.4%), 일본 (19.1%)에 이어 세계 3위(8.7%)로 올라섰다. 이어 독일(8.0%)과 한국(5.1%)이 그 아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중국이 10여년 전에는 해외출원을 많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누적 수치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추세로 나아간다면 중국이 곧 누적 수치에서도 미국·일본에 버금가는 순위에 들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대표성 있는 두 종류의 통계인 국제특허출원(PCT) 숫자로 보나 해외 각국 출원숫자(NPE)로 보나, 지금 중국은 눈에 띄는 약진을 하고 있다. 이렇게 외연(外延)만 키운 것이 아니라, 중국은 내면에서도 지식재산권 시스템을 가다듬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외국의 특허권자들로부터 '권리 행사의 무덤'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지만, 2014년에 중국지식재산권 법원을 설립한 이래로 지식재산권 분쟁 사건에 대한 제도를 계속 보완했다. 2021년 6월에는 특허법을 개정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고 법정 손해배상액도 증액해 현대적 시스템을 갖추는 중이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중국에서의 지식재산권 제도 변화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바이오·제약 분야와 관련돼 있다. 바로 '존속기간 연장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중국의 존속기간 연장제도는 형식적으로 2021년에 도입됐지만, 세부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서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23년 12월 21일, 중국 특허청이 관련 시행규칙과 특허심사기준 최종본을 발표해, 2024년 1월 20일부터 시행됐다. 신약과 개량신약에 대해 존속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것이 골자다. 존속기간 연장제도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제약회사들이 반드시 눈여겨 봐 두어야할 중요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2021년 6월 1일부터 허가-특허 연계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중국의 제약바이오 시장이 확대된 만큼, 2023년 기준 1180 건의 의약품이 특허 리스트에 등재된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100건이 넘는 케이스가 신청됐고, 일부는 결정이 난 상태이다. 중국 기업들의 산업 경쟁력이 강해지면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중국의 약진으로 인해 글로벌 특허 시장을 주도하는 탑5 국가 중 3개국이 아시아에 위치하게 됐다는 점이다. 2022년 국제특허출원(PCT) 숫자에서 아시아는 전 세계의 반이 넘었는데(54.7%), 대부분을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특허 파워가 산업 경쟁력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앞으로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축은 서양이 아닌 동양이라는 점은 명백해보인다. 그 안에서도 한국은 동양의 지식재산권 블록(block)의 중심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2024-05-09 12:00:00데일리팜 -
[기자의 눈] 직원복지를 대하는 오너의 자세[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복지는 또 다른 월급으로 불린다. 그만큼 복지가 가지는 힘은 크다. 직원들에게 애사심도 심어줄 수 있다. 데일리팜은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35곳의 복지제도를 살펴봤다. 제약사마다 다양한 복지를 운영하며 직원과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리프레시 휴가다. 대웅제약은 5년마다 최장 1개월에 달하는 리프레시 휴가를 유급으로 제공한다. HK이노엔은 5년마다 2주간 자기계발을 위한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개인 연차 2주를 사용하면 최대 4주간 리프레시 휴가를 떠날 수 있다. 유니메드제약은 매년 4월 첫째 주를 통째로 쉰다. 일명 4월의 봄방학이다. 한미약품, 보령 SK바이오사이언스, 휴온스, 동화약품, 삼진제약, 한화제약 등은 연말 클로징으로 긴 휴가를 보장한다. 임신·출산·양육 관련 혜택도 많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부터 임직원이 자녀를 출산할 경우 자녀 1명당 1000만원의 축하금을 전달한다. 파마리서치도 올 1월부터 자녀 출산 때마다 1000만원의 축하금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자녀 수에 따라 300만원, 500만원, 1천만원씩 차등 지급했다. 종근당, 대웅제약, 보령, HK이노엔, JW중외제약, 동국제약, 한독, 대원제약, 신신제약 등도 임직원 출산 시 축하금을 건넨다. 기사에 노출되진 않았지만 일성아이에스(옛 일성신약)도 복지에 진심이다. 과천 신사옥에는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는 윤석근 회장의 지론이 곳곳에 녹아져있다. 외국계 제약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마트 오피스 제도를 도입했다. 개인 지정 좌석에 더해 자율 좌석 공간을 조성했다. 출퇴근 시간 탄력도 생겼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곳곳의 회의실, 세마나와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대강당 등도 인상적이다. 전용 헬스장 못지 않은 체력단련실, 스크린 골프장, 안마의자, 비디오 게임기, 당구대 등 부대시설도 가득하다. 이외도 한독은 최근 부서와 직급에 관계없이 944명 전직원에게 100주씩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위더스제약은 내년 전직원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은 복지에 인색하다. 복지를 비용절감의 일부분으로 본다. 최근 만난 창업주는 "복지 관련 기사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우스갯소리였지만 말에 뼈가 있었다. 그리고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아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복지를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오너 2세는 올해 전사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비용절감에는 복지도 포함됐다. 복지는 오너의 마음가짐에 달렸다. 제2의 월급이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보너스 개념이기 때문이다. 복지를 바라보는 오너의 자세에 따라 규모가 확대될 수도 축소될 수 있다. 무조건적인 복지 확대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복지를 통해 직원과 성과를 공유할 때 회사 고유의 문화도 정착될 수 있다고 본다. 오너가 복지를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생각한다면 진정한 복지는 이뤄지기 힘들다. 최근 만난 제약사 창업주의 말이 생각난다. "복지는 어려워도 시작하면 무조건 가야하는 겁니다. 그렇게 역사가 쌓일 때 회사도 직원도 함께 발전할 수 있습니다." 복지를 대하는 오너의 자세에 따라 직원들이 회사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질 수 있다. 복지의 선순환을 기대한다.2024-05-09 06:00:34이석준 -
[데스크 시선] 이참에 상급종병 쏠림·전공의 의존도 낮추자[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이번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는 전공의에 의존하는 대형병원 민낯을 볼 수 있다. 덕분에 전공의 없다고 병원이 마비되는 허약한 의료체계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공감대도 생겼다. 이번 사태 이전에 정부가 전공의 의존 상급종병 체계 개선에 선제적으로 메스를 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40%에 달하는 상급종병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부가 뒤늦게나마 연구용역에 나선 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처럼 느껴지지만 옳은 방향임에는 틀임없다. 전공의 의존도 문제는 이번 대규모 사직 이탈로 불거졌지만, 그전에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다름없었다. 우리나라 상급종병의 환자 쏠림현상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3년 3분기 누적 진료비를 계산한 결과 전체 요양급여 비용 85조3556억원 가운데 상급종병에서만 16조9568억원이 사용됐다. 이는 19.8%에 달하는 점유율 수치다. 47개밖에 안 되는 상급종병에서 전체 의료의 20%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최수경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혁신센터장은 최근 열린 의료개혁 정책 토론회에서 3차 병원 환자 중 입원 환자 44%, 외래 환자 64%는 1, 2차 의료기관에서도 진료가 가능한 환자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환자가 몰리는 상급종병에서 의료진의 40%가 수련 중인 전공의였다는 점은 대형병원의 취약한 인력시스템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병원들은 늘어나는 환자들을 교수나 전임임에 비해 낮은 소득과 수련 명목으로 전공의들로 커버했다. 그래서 전공의들은 주 80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로에 지쳐갔을 것이다. 의대정원 증원에 굳건한 의지가 있다면, 정부는 이참에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과 전공의 의존 문제도 같이 풀길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금의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대규모 사직 이탈로 전공의 의존율은 떨어졌고, 상급종합병원에 가던 환자들은 1, 2차 병원으로 흩어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 의료 정상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부디 위기에서 교훈을 찾기 바란다.2024-05-08 06:36:12이탁순 -
[기자의 눈] 현실과 동떨어진 난치성질환 급여조건[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난치성 질환에 다양한 신약들의 급여가 성사됐지만 처방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왕 성사된 급여 제도가 유명무실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장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편두통에 아조비, 앰겔러티, 아큅타 등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계열 치료제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두통 예방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제로 급성 편두통이 완화되지 않았던 환자에 효과를 보이는 임상데이터를 확보했다. 편두통은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일상생활 또는 업무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기존 치료제들은 환자에게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만 있었을 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웠다. CGRP 계열 치료제의 등장으로 이 같은 고민이 해결될 것으로 보였지만 까다로운 급여조건으로 인해 약제 접근성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CGRP 계열 치료제들을 급여로 처방받으려면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 △투여 전 최소 6개월 이상 월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면서, 그 중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편두통형 두통 △투여 시작 전 편두통장애척도(MIDAS) 21점 이상 또는 두통영향검사(HIT-6) 60점 이상 △최근 1년 이내에 3종 이상의 편두통 예방 약제에서 치료 실패를 보여야 하는 등 복잡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처방이 이뤄져도 최대 투여기간은 12개월이고 투여 시작 후 3개월마다 반응평가, 두통일지 작성 등을 진행해야 한다. 환자가 CGRP 치료제들을 처방받기 위해서는 증상이 더 악화돼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가지 약이 실패하면 다른 약으로 교체 투여가 진행돼야 하지만 현재 CGRP 투여 급여 조건에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 신경과 전문의는 "편두통 환자가 100명 이상 내원해도 급여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는 1건이 채 되지 않으며 한달에 1명도 해당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편두통뿐만 아니라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는 아토피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토피 치료에는 생물학적제제 듀피젠트와 JAK 억제제인 린버크의 급여조건이 소아청소년으로 확대됐다. 두 치료제는 임상에서 아토피 증상 완화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다만 현행 급여 기준으로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간 교체투여가 불가능하다. 교체투여 시 환자가 100% 부담을 해야 한다.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간 교체투여가 허용되지 않는 국가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환자에겐 처음 선택한 약제의 부작용이 심하거나 치료 효과가 부족해도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개발사들은 약제 간 교체 투여 시 효능, 안전성에 대해 다양한 임상 결과와 리얼월드 데이터 축적 중인 것을 설명했지만 규제당국에서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교체투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첫 치료제의 부작용이 심하거나 효과가 부족한 경우에도 대체제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환자들은 급여 적용된 신약을 투약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치료를 지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양한 신약을 급여 적용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더 시급한 문제도 많고 건보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고민이 있을 것이다. 다만 급여 조건에 있어서도 현장 상황과 동떨어지지 않는 고민 역시 필요해 보인다. 급여 이후에도 환자가 효과적인 신약을 알맞은 가격으로 투여받을 수 있도록 사후조치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2024-05-08 06:12:08손형민 -
[기자의 눈] 규제특례와 흔들리는 의약품 안전성[데일리팜=김지은 기자] 2년 전 주말을 반납한 전국의 약사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 모여 ‘화상투약기 실증특례 반대’를 외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 자리에서 약사회장은 삭발 투쟁을 감행하며 약이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특례 허용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사들의 투지가 무력하게도 집회 하루 뒤 화상투약기 실증특례는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승인됐고, 2년간의 1차 시범사업을 거쳐 2차 시범사업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2차 시범사업에서는 투약기에서 취급할 의약품의 효능군, 품목 확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으며, 이번 실증특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초 이와 관련한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과기부는 추가 회의를 거쳐 최종 품목 확대 여부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최근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인체용약을 수의사가 플랫폼에서 직접 구매하도록 하는 내용의 실증특례가 또 다시 수면 위에 올랐다. 3년 전 접수된 이번 실증특례 건은 약사가 운영 중인 동물약 도매업체가 신청한 것이라고 알려져 주목되기도 했다. 신청 당시만 해도 보건복지부, 약사회 반대로 가라앉았던 이번 실증특례 신청 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른데는 과기부의 의지가 일정 부분 반영됐다. 3년간 이번 신청 건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유예돼 있는 만큼, 최종 승인 또는 불승인으로 담판을 지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특례 건은 막아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혀왔던 약사회로서는 최근 열린 사전검토위원회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분위기다. 이 자리에서 추가 논의 자리에 대한 확정은 없었으며, 각 주체 간 입장 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약사법 상으로는 엄연히 금지 돼 있는 약 배송도 ‘규제특례’ 혹은 ‘재택수령’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서 뚫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방부는 해군 장병 대상, 해양수산부는 어촌·섬에 거주하는 어업인 대상 비대면 진료, 약 배송 시범사업을, 국토부, 행안부는 드론배송 실증사업에 약 배송을 포함해 놓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임상시험을 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분산형 임상에 약 배송을 포함하는 내용의 규제특례가 진행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의약품 관련 정책이 규제특례라는 이름으로 약사 손을, 약국 밖으로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환자 안전보다 편의가 우선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환자 안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정책, 제도가 편의 개선이란 명목으로 법 위로 올라서는게 맞는 건지, 그런 특례를 정부가 주도하고 승인하는 것이 맞는 건인지 의문이다. 더불어 의약품 정책의 규제 부처이자 주무기관인 복지부는 이 같은 법을 무시한 특례들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또 그런 복지부와 원활히 소통하며 약사법을 해할 규제 특례에 적절히 대응해야 할 약사회의 역할을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이 시점에서 따져볼 일이다.2024-05-06 16:28:46김지은 -
[칼럼]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홈런 전략2024년 5월 1일 기준 미국 F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29개, 유럽 EM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18개, 일본 PM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20개, 국내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17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2020년 이후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미국 FDA에서 20개, 유럽 EMA에서 11개, 일본 PMDA에서 12개, 국내에서는 4개 허가 됐습니다. 현재 허가돼 있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중 가장 먼저 허가된 제품은 미국 FDA에서는 2010년 4월, 유럽 EMA는 2015년 3월, 일본 PMDA는 2007년 10월, 대한민국 식약처에서는 2002년 12월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누구나 궁금해할 수 있는 질문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허가된 제품의 규제기관 순서는 대한민국 식약처, 일본 PMDA, 유럽 EMA, 미국 FDA 순서입니다. 그런데, 허가된 제품 수를 비교해 보았을 때에는 대한민국 식약처는 17개, 유럽 18개, 일본 20개, 미국 FDA는 29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때 글로벌 우수규제기관 중에서 가장 많은 세포유전자치료제를 허가했다고 알려졌던 대한민국 식약처는 현재 주요 우수규제기관 중 허가된 제품이 가장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개발된 세포유전자치료제가 우수 규제기관에서 가장 많은 제품을 보유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많은 혁신신약 생태계를 구성하시는 분들이 모두 다 잘하셔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생태계 구성원들이 모두 다 잘 해주고 계시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규제과학지원단에서는 연구개발자의 동행자로서, 신약 생태계의 서비스 지원기관 구성원으로서, 규제 컨설팅 서비스를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승인 및 품목허가를 위해서는 4가지 자료가 필요하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비임상 약리독성 시험자료 ▲품질 GMP자료 ▲품질 CMC 자료 ▲임상 안전성 유효성시험자료 (임상시험계획서 포함)입니다. 임상승인 및 품목허가를 위해 필요한 4가지 자료를 자료를 만들어주는 민간 CRDMO와 민간이 하지 못하는 공백영역을 책임지고 있는 공공기관 CRDMO 지원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조율해 더 빠르고, 신속하게 만들 수 있도록 예측가능하고, 투명하게 규제 컨설팅 서비스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비임상 시험물질을 제조하여(non-GMP 가능), 비임상 약리독성시험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한하여, 임상시험용 의약품 (GMP 필수)을 만들어, 특성분석 및 품질관리 (CMC)하고, 임상시험계획을 준비하게 됩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신약개발지원센터, 비임상지원센터, 바이오의약생산센터와 연계하여 규제과학 컨설팅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글로벌 기준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은 2200개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국립첨단규제과학연구소(NCATS) 자료에 의하면, 임상1상시험에 진입한 후보물질이 허가를 받은 확률은 9.6%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허가받을 확률은 약 10%라고 가정하면, 2200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임상시험결과가 나오면, 우수규제기관의 허가기준에 따라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보되고, 최고의 품질을 갖추게 되면, 모든 신약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세포유전자치료제가 계속 허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세포유전자치료제가 임상승인 및 품목허가 될수있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미국 F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 2024년 5월 1일 기준 미국 F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29개, 2020년 이후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미국 FDA에서 20개 허가되었습니다. 조직공학제제 3개, 세포치료제 2개, 유전자치료제 15개였습니다. 2. 유럽 EM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 2024년 5월 1일 기준 유럽 EM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18개, 2020년 이후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유럽 EMA에서 11개 허가되었습니다. 세포치료제 1개, 유전자치료제 10개였습니다. 3. 일본 PM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 2024년 5월 1일 기준 일본 PMDA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20개, 2020년 이후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일본 PMDA에서 12개 허가되었습니다. 조직공학제제 4개, 세포치료제 2개, 유전자치료제 6개였습니다. 4. 국내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 2024년 5월 1일 기준 국내에서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17개, 2020년 이후 허가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국내에서는 4개 허가되었습니다. 외국에서 개발되어 수입허가된 유전자치료 4개였습니다. CAR-T 세포유전자치료제 2개, 벡터유전자치료제 2개였습니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제품화 규제지원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식약처를 중심으로 CELL-UP 6개 규제지원 협의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재생의료진흥재단, 한국규제과학센터,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이 참여하여 업계에 수요자 맞춤형 규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다들 어려워할 수 있어도, 모두의 힘을 모으고, 합해서 통합적으로 지원하면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사장 차상훈) 규제과학지원단에서도 첨단바이오의약품 제품화 규제지원을 위하여 재단 내 신약개발지원센터, 비임상지원센터, 바이오의약생산센터와 연계하여 임상승인 및 품목허가에 요구되는 규제과학 지원을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상승인 및 품목허가에 필요한 4가지 자료를 더 빠르고, 신속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규제컨설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국내 많은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자들이 임상승인 및 품목허가를 보다 더 신속하게, 보다 더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국내 연구개발자들이 열심히 노력해주셔서 개발한 세포유전자치료제가 3년내에 5~10개, 5년내에 20개 허가되면 좋겠습니다. 식약처에서도 허가받고, 미국 FDA에서도 허가받으셔서 환자들에게, 환자가족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시면 좋겠습니다.2024-05-03 06:14:23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약사가 체리피커?...카드사의 아쉬운 대응[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혹시나 하던 일말의 기대는 역시나가 돼 버렸다. 신한 더모아카드 얘기다. 약국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로 카드이용 정지 관련 통보를 받았던 약사들의 카드이용이 전면 차단됐다. 신한카드는 소명을 통해 더모아 거래가 법률위반 사항이 없는 거래이며, 신한카드 개인회원 약관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카드이용 정지 조치를 순차적으로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예상치 못했던 카드정지 예고 문자를 받은 약사들이 크게 반발하는 포인트는 통보와 소명에 대한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더모아카드를 보유한 약사라도 누구는 메시지를 받고, 누구는 메시지를 받지 않았으며 소명 역시 특정 건에 대한 소명이 아닌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에 걸친 전체 사용내역을 소명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소명 양식 역시 어떠한 가이드 없이 이용자가 알아서 작성하라는 식의 태도가 반발에 불을 붙였다는 주장이다. 일부 약사들을 중심으로 카드이용 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반 사용자들 가운데서도 가처분 신청이나 금융감독원 민원제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은 관전 포인트는 법원이 카드 이용자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어떤 판단을 내놓는지, 기지급된 포인트 환수까지 이뤄질 것인지 등이 될 전망이다. 약업계에서 5999 논란이 불거진 것은 작년 5월, 신한카드가 제약·도매업체들에 공문을 발송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신한카드는 '신한카드 가맹점 표준약관 제5조 제5항에 따라 1매의 매출전표로 처리해야 할 거래를 거래일자를 변경하거나 거래대금을 분할하는 등의 방법으로 2매 이상의 매출전표로 처리해서는 안된다'며 '비정상 거래를 중단 조치하고, 이후에도 동일한 유형의 거래가 지속될 경우 가맹점 약관에 의거해 거래정지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문을 일제히 발송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결제가 이뤄지고 있는 건에 대해 제약·도매업체가 '규제할 만한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자, 결국 신한카드는 제약·도매업체 거래정지와 약국 카드이용 정지라는 초강수를 두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한카드는 고객 거래 유형을 모니터링한 결과 약사와 약사가족, 지인 등 890명이 카드를 부정사용한 사례를 발견했다며 약사 1명이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포인트를 적립한 경우도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약사가 체리피커(어떤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가운데 비용 대비 효율이 뛰어나거나 인기가 있는 특정 요소만을 케이크 위 체리를 뽑듯 자신에게 유리하게 소비하려는 현상)가 된 배경이다. 물론 정도(程度)라는 측면에서 약국끼리 카드를 바꿔 결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월 100만원 이상의 포인트를 적립한 경우는 이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위법과 편법은 다르다. 당초 더모아카드가 출시되던 2020년 11월 신한카드는 '포인트 재테크로 자산을 더 모으는 방법!'이라는 차별점을 앞세워 홍보를 했고, 결제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로 포인트가 쌓이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1000원 미만 자투리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방식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주 사용 카드로 더모아카드를 선택하게 하는 당근이 됐다. 카드를 출시할 때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으로 인해 1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민법 741조 부당이득과 750조 불법행위 등을 관련법령으로 들어 법적조치까지 앞세우는 신한카드의 대처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이 과정에서 대한약사회가 대표로 나서 신한카드와 약사들간 갈등을 중재하지 못한 부분 역시 아쉽다. 카드사의 배신, 일부 약사의 정도를 벗어난 사용과 정도껏 사용했음에도 체리피커가 된 복합적인 상황에 대한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2024-05-02 13:34:28강혜경 -
[기자의 눈] 약사라는 전문가와 건기식 공구[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사들이 영양제 공동구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일반인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형성된 공구 시장에서 전문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시도다. 수년 전부터 약사 인플루언서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 중 일부는 약국을 운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내기도 했다. 영양제 공구 역시 약사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약국 과포화에 따라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수요가 늘어나서일까. 실제 많은 약사들이 콘텐츠를 제작하며 인플루언서에 도전하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앞으로 공구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약사가 활동하지 않았던 영역에서 새롭게 가능성을 찾는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며 영양제를 추천, 판매하는 것보다 약사들이 직접 참여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약사가 진행하는 영양제 공구에 거는 기대감도 그런 것들이다. 다른 공구와 달리 제품에 더 좋은 성분이 들어있거나,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이고, 설명하는 효과에 더욱 신뢰가 가거나 약사로부터 관리 받고 싶다는 기대감이 깔려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더 좋은 성분이 들어있고, 근거가 있는 효과만을 설명하고,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영양제를 상담해주고 있을까. 영양제 공구를 하는 모든 약사들이 그럴 거라고 믿고 있지만 영양제 공구 제품과 정보, 서비스의 질적 관리는 약사의 양심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다. 영양제 공구를 개인 사업이라고 본다면 사업주의 양심에 맡기는 것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약사라는 면허에서 오는 신뢰를 기반으로 수익 활동하고 있다면 책임감을 갖도록 할 만한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해 보인다. 아직까지는 없었지만 앞으로 있을지 모를 사건사고로 인해 약사 직역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출범한 한국인플루언서산업협회는 인플루언서들의 SNS 부당 광고를 예방하기 위해 식약처 등과 함께 건기식, 화장품을 주제로 주기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건기식, 화장품 분야에서 SNS 기반 광고와 판매가 급성장하자 주의사항을 안내한다는 취지다. 1인 미디어가 갖는 특성상 모든 인플루언서를 관리하는 건 역부족이겠지만 최소한의 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들은 개별적인 사건사고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약사가 공구하는 영양제의 판매 가격이 약국보다 더 싸서, 이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영양제 판매를 활성화해서 최소한의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게 아니다. 자칫 욕심과 실수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일찍 닫아버리거나, 약국과 약사에 대한 신뢰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라면 정도껏 알아서 잘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남의 얘기처럼 무관심하기 보다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면 더 많은 약사 인플루언서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의사협회가 의사 SNS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듯 대한약사회도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다. SNS가 광범위해 첫 걸음을 떼기 힘들다면 영양제 공구와 같은 구체적인 활동부터 가이드를 논의해볼 수 있다.2024-05-01 10:53:12정흥준 -
[기자의 눈] 국산원료 우대 공염불되지 않으려면[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에 약가를 우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산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을 신규로 등재할 땐 오리지널 약가 대비 68%의 가격표를 붙여주겠다는 내용이다. 기등재 제네릭의 경우도 원료를 국산으로 변경하면 상한금액을 인상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국산 원료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최초 등재 제네릭의 약가는 오리지널의 59.5%로 산정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아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을 올해 상반기까지 개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코로나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 현상이 심화하자, 보건안보 차원에서 국산 원료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국산 원료 사용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사실만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간 제약바이오업계는 꾸준히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아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약가 우대 대상이 필수의약품으로 한정됐다는 데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다. 작년 말 기준 국가필수의약품은 408개 성분, 448개 품목이다. 전체 품목수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최근 품귀현상을 겪은 아세트아미노펜 등이 대거 추가된 결과다. 약가 가산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현재 제네릭 약가가 오리지널의 59.5%로 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대비 8.5%p가 가산되는 셈인데, 이 정도로는 국산 원료 사용을 유도한다는 정책 효과가 불분명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원료의약품 업계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이번 조치만 놓고 보면 완제의약품 업체에만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이다. 원료의약품 업체들은 가뜩이나 마진율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약가 우대를 통해 국산 원료의약품의 생산이 일부 늘어난다고 한들, 큰 효과를 체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마진율이 그나마 높은 원료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원료의약품 업체 입장에선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원료의약품 업체들은 약가 우대를 통한 국산 원료 사용 유도와 함께 원료의약품 업계 자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결정은 박수 받을만한 일이다. 그간 구호로만 외치던 원료의약품 자급도 제고를 위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크다. 이젠 두 번째 걸음으로 옮겨갈 차례다. 국산 원료 사용을 장려한다는 정책이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인 후속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2024-04-30 06:00:00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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