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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약 허가수수료 인상, 첫 단추의 중요성[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속한 신약개발 심사 역량 확충을 목적으로 신약 허가 수수료를 대폭 인상했다.기존에 883만원이었던 신약 허가 수수료를 수익자부담 원칙을 적용해 4억1000만원으로 약 46배 가까이 수수료가 늘어났다.파격적인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이 이뤄졌지만, 해외와 비교해 국내 신약 허가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졌던 만큼 반발은 적은 모습이다.현재 식약처는 60일간의 행정예고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제약업계는 그간 수수료를 현실화에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바랐던 만큼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업계의 우려가 있다면 이러한 수수료 인상이 즉각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식약처는 늘어난 신약 허가 수수료를 활용해 전문심사 인력을 충원하고, 의‧약사, 박사 후 경력 3년 이상을 갖춘 인력 등 현재 31%에 머무르는 고역량 심사자 비율을 70%까지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이러한 전문 인력 확보에 대해 아직은 물음표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인상한 수수료의 절반을 인건비로 책정하는 등 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원하는 만큼의 인력 충원이 어느 시점에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제약사의 고민도 이 부분이다. 수수료 인상과 허가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제약사가 낸 만큼의 혜택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을지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이 때문에 일부 제약사는 오히려 허가 제출 계획을 앞당겨 오히려 신약 허가 수수료가 인상되기 전에 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가령 수수료 인상 시점 전후로 신약 허가 심사가 무 자르듯이 달라질 것인지, 바뀐 제도가 안착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존재한다.결국 여기에는 식약처가 선제적인 시스템을 확립해 인상된 수수료가 최초 의도대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제약업계의 시작이다.4억원에 달하는 심사 수수료 인상에 대한 공감대와 별개로 수수료를 올린 뒤 이를 활용해 심사인력을 확충하는 후향적인 투자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제도 개선이 예고된 만큼 첫 적용사례에 이목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큰 틀에서 식약처는 허가심사 일자를 당기는 것과 함께 안정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찔러보기식의 심사신청을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허가심사가 오히려 규제기관의 컨설팅 창구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허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제약업계는 FDA와 EMA가 높은 신약 수수료를 내는 만큼 허가 단계에서 이뤄지는 자문 등을 향후 식약처의 심사에도 바라고 있다.신약허가 수수료의 인상은 국내 규제 환경에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식약처의 신약 허가 혁신 방안의 취지에 맞는 철저한 준비와 변화를 기대해 본다.2024-09-24 16:15:32황병우 -
[기자의 눈] 챔픽스 퇴장과 국가금연사업의 씁쓸함[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금연치료제의 대명사로 불렸던 챔픽스(바레니클린)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지난 2021년 6월 불순물 검출 우려로 글로벌 공급이 중단됐고, 국내에서도 3년 넘게 실적이 없었다. 결국 한국화이자제약은 챔픽스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등장부터 퇴장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제품이 국내 허가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등장 초기엔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가 2015년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했다.세수 확보 목적이 다분했지만 '성인 흡연율을 낮추기 위함'이라는 명분으로 담뱃값 인상이 포장됐다. 그래도 명분이 명분이니 만큼, 금연사업에 가격 인상분이 활용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서 세수 2조8000억원가량 증가했고, 건강증진기금도 한순간에 7000억원 이상 늘었다. 국가금연지원 예산도 파격적으로 증액됐다. 복지부는 증가한 예산을 맞춤형 금연서비스 제공과 지역사회 금연사업 지원, 금연홍보 확대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그 일환으로 정부는 국가금연사업을 시작했다. 챔픽스를 포함한 금연치료제에 대한 가격 보조가 이뤄졌다. 정부는 12주 동안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흡연자에게 약값을 전액 지원했다. 갑작스레 늘어난 예산은 갈 곳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챔픽스가 최대 수혜자가 됐다.허가 8년 만에 국가금연사업이라는 빛을 보면서 챔픽스의 매출이 수직상승했다. 2015년엔 전년대비 4배가량 증가한 242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엔 488억원으로 늘었고, 2017년엔 65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전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매출 상승이었다.그러나 이후로는 내리막을 걸었다. 2018년엔 제네릭 출시와 약가 인하로 매출이 412억원으로 줄었다. 2020년엔 금연치료 참가자가 줄어들면서 챔픽스 매출이 207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듬해 챔픽스에서 불순물이 발견되며 글로벌 공급이 중단됐다. 공급이 재개되는 일은 없었다. 짧고 굵은 임팩트를 남긴 채 챔픽스는 사라졌다.한때의 유행가처럼 국가금연사업이 떠올랐고 이내 가라앉았다. 챔픽스의 인기도 맥을 같이 했다. 애초에 엉성하게 설계된 사업이었기에 금연치료에 지원하는 흡연자는 갈수록 줄었다. 2017년 40만명을 넘던 금연치료 참가자는 2021년 17만명으로 4년 새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최근엔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정부의 관심도 매년 작아졌다. 금연치료사업이 시작된 2015년 관련 예산은 1475억원이었지만, 매년 감소하면서 지난해엔 113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1000억원으로 더욱 감소했다.국가금연사업과 함께 챔픽스는 마치 담뱃불처럼 뜨겁게 타올랐다가 곧 꺼졌다. 챔픽스를 제외한 금연치료제 시장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최근 정부가 조만간 담뱃값을 인상할 것이란 언론의 전망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 10여년 간의 국가금연사업은 씁쓸함을 남길 뿐이다.2024-09-24 06:00:00김진구 -
[데스크 시선] 리스크 헤지 초격차 전략은[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이 자서전을 통해 밝힌 경영 금언이다. 창업의 성공조건은 시대를 간파하는 혜안과 용기가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100년 기업을 위해서는 다양한 리스크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숨은 의미를 담은 말로 해석된다. 아울러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경영 환경에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기업경영 필수불가결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국민건강보험 재정 영향권에 속한 제약바이오산업은 리스크 발생 시,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공감대의 확산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분야다. 일반적 관점에서의 기업 리스크는 조직의 성과와 목표 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래 발생 가능한 사건으로 정의된다. 과거에는 리스크 관리가 위험을 의미하는 부정적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전사적 통합관리 관점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됐다.통상의 기업 리스크 유형으로는 임직원의 '배임·횡령, 손익구조, 법적 소송, 보안, 평판 리스크' 등으로 나뉠 수 있다. 헬스케어산업만의 특유의 리스크로는 유통부조리(리베이트), GMP 위반, R&D 실패(신약개발 실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 제품 기획, 생산, 유통, 사후관리 등 폭 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어 관리돼야 할 리스크 범주도 여타의 산업에 비해 광범위한 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건보재정 절감을 위한 급여 리스크와 ESG경영 일환인 기후·환경 리스크가 새롭게 관리·통제해야할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따라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 책임자는 위험통제자로서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경영학의 정설이다. 먼저 업무 내용(영업·마케팅·연구개발·생산관리 등)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덧붙여 위험관리자로서 성공·실패 경험 모두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재능있는 위험전문가들을 선발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도 요구된다. 현업 부서의 저항을 설득하고, 컨설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또한 회사의 중장기적 가치경영을 창출할 수 있는 강한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운용하기 위한 조직·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리스크와 관련한 중요 의사결정을 위해 각종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리스크관리를 전담하는 별도의 위원회나 기구를 가지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금융업의 경우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 설치가 의무화 돼 있지만 여타의 업종은 관련 법적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별도의 인력구성과 비용이 투자되는 위험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은 적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상당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홍보팀, 감사팀, 경영기획팀, 법무팀 등에서 리스크관리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이들 팀은 주로 전사적 차원에서 리스크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부서의 리스크관리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리스크 유형별 내부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리스크 예방관리와 함께 위기대응 활동을 주도하기도 한다. 규모가 작은 일부 기업은 개별팀 주도로 리스크를 식별하고, 리스크 유형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해당 부서에서 사전·사후 모니터링 및 대응활동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수행하기도 한다.리스크 관리시스템은 전담팀 운용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이를 인식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위험요소의 등록과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리스크 영향과 추세의 모니터링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해 리스크의 분석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발생가능한 위험인자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시스템은 모든 임직원이 리스크 또는 위기 감지 즉시 보고체계에 따라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국민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제약바이오산업은 그 어떤 업종 보다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고, 사전 예방이 강조돼야 하는 분야로 평가된다. 앞으로의 기업 리스크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관리해온 양상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영속적인 기업 경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기업의 주요 프로세스와 기업 문화에 고스란히 내재돼 있고, CEO를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유기적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마련돼야 가능한 일이다.2024-09-23 06:00:15노병철 -
[기자의 눈] 대형화된 면대약국, 이대로 방치 할텐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18년 간 약사 5명의 면허를 빌려 면대약국을 운영하던 A업주는 의약품 도매업체 설립을 결심했다. 약국을 통한 수익뿐만 아니라 이 약국에 의약품을 유통하면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업주가 약국을 운영하며 불법으로 벌어들인 요양급여비용만 90억원이었으며, 별도로 설립한 도매에서 약국에 전문약을 독점 공급하며 따로 수입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약국, 약사 관련 판례를 조사해 기사를 작성하다 보면 면대약국 관련 판결을 심심치 않게 확인한다. 무면허 업주 한명이 여러 명의 약사 면허를 대여해 수년간 약국을 운영하는가 하면, 약사 아들이 아버지가 사망한 후 약사를 고용해 약국을 운영하는 사례까지, 관련 사건들을 보고있자면 수법은 나날이 교묘해지고 범위는 확대된다.실제 지난 17일 국회 입법조사처의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무장병원, 면대약국에 대한 환수 결정액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2조9천861억4천200만원에 달하며, 매년 결정액을 늘고 있다.하지만 매년 환수되는 수준은 10%에 못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나 수사 기간에 면대업주들은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하는게 관례가 돼 있기 때문이다. 면대약국의 경우 대다수가 수사 기간만 1년 넘게 소요되는데다 수사 결과가 나와도 법원 재판만 항소를 거듭하며 수년이 걸리다 보니 환수가 묘연해 지는 것이다.지역 약사회나 일선 약사들은 면대약국으로 의심되는 곳이 적지 않지만, 명확한 증거를 잡지 못해 고발하기도 쉽지 않고 제보하거나 고발을 해도 수사하고 재판받는 동안 문을 닫고 자취를 감쳐버리른 상황에서 실효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지난 21대 국회에서 사무장병원, 면대약국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개정법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한 채 폐기됐었다.이번 22대 국회에서도 6건의 면대약국과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권을 건보공단에 주는 특사경 법안이 재발의 돼 있지만 통과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국회는 여전히 불법적으로 개설된 병원, 약국에 대한 제제를 강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사무장병원, 면대약국 수사와 관련해 특사경을 증원해 대응 역량을 높이거나 관할 부처, 수사기관 간 공조를 강화해 환수실적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더불어 건보공단에 대한 사법경찰권 부여를 위해서는 이와 관련한 불가피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며, 부여 시에는 수사 전문성과 수사 역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도 했다.면대약국은 약사사회에 피해를 가져올뿐만 아니라 건보재정을 축내는 사회악이다. 허술한 법망 속 점차 수법과 범위를 넓혀가는 의료, 약료 현장 불법을 정부와 국회가 더 이상 안일하게 바라봐서는 안될 것이다.2024-09-22 14:51:12김지은 -
[기자의 눈] 파격 지원 연휴운영약국, 약사·국민 만족도는?[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올해 의정갈등 이슈로 정부가 파격지원을 약속하면서 휴일지킴이약국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정부는 추석연휴 기간 환자의 원활한 진료를 위해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에 대한 보상을 한시적으로 강화하겠다면서 병의원에는 '진찰료에 3000원', 약국은 '조제료에 1000원'을 전국 모든 약국에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전라남도, 경기 성남시 같은 지자체 지원도 이어졌다. 서울시와 전라남도는 추석과 추석 전·후 문 여는 약국에 대해 최대 150만원을 지원하겠다며 파격 공약을 내걸었다.비 지원 지자체에서는 형평성에 대한 볼멘 소리도 나오긴 했지만, 실제 지원금이 지급되는 지자체의 약국 개문율은 설 연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140~150곳을 예상하던 전남의 경우 300곳에서 신청을 해 모집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으며, 경기 성남의 경우에도 개문율이 100%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가장 먼저 '150만원 지원'이 결정된 서울시의 경우에도 연휴기간 일 평균 1300여곳의 약국이 문을 열었다. 데일리팜이 '2024 추석 연휴종합정보'(www.seoul.go.kr/story/thanksgiving) 데이터를 토대로 추석 연휴 약국 개문 현황을 살펴본 결과 14일부터 18일까지 문을 여는 약국은 3959곳, 지원금이 지급되는 16일부터 18일까지 문을 연 약국은 1392곳에 달했다.송파구의 경우 25개 자치구 가운데 참여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추석 연휴 기간 270곳이 문을 열었고 이 가운데 116곳이 16~18일 개문한 것으로 조사됐다.238개 약국이 문을 연 강동구의 경우에도 87곳이 추석 전날과 추석 당일, 추석 다음 날 약국 문을 연 것으로 나타났으며, 156개 약국이 문을 연 광진구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83곳이 16~18일 사이 문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응급실 뺑뺑이' 등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 연 약국이 예년 대비 늘어난다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이번 휴일지킴이약국에 참여했던 약국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산이 투입되다 보니 운영 실적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취지였겠지만 지역 보건소가 약국의 개폐문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불편과 마찰이 빚어졌다는 것이다.'보건소에서 3번, 지자체에서 1번, 매일 3~4번씩 확인 전화가 오다 보니 화장실을 가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는 푸념부터 '가뜩이나 약국 열었느냐, 몇 시까지 하느냐는 전화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까다로운 소아과 조제까지 하다 보니 혼이 쏙 빠진 기분이었다', '차가 막혀 5분 남짓 늦게 문을 열었는데 대역죄인이 된 것 같았다. 이럴 바에야 내년 설에는 휴일지킴이약국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는 얘기도 속속 나오고 있다.지원금이 언제, 어떻게 지급될지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보건소 역시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니 언제, 어떻게 지원금이 지급되는지 여부도 관심사다.이번 파격지원에 더불어 생각해 봐야 또 다른 부분은 일반 국민들의 만족도다. 경증질환자들이 보다 가까운 약국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비용 대비 이용실적이나 만족도 등이 어땠는지는 짚어봐야 할 문제다.또 의정갈등이 내년 설까지 지속됐을 때, 의정갈등이 마무리돼 평시 의료체계로 전환됐을 때, 각각의 상황에 따른 플랜과 가이드가 필요해 보인다.2024-09-19 14:00:26강혜경 -
[데스크 시선] 이해할 수 없는 행정처분 비밀주의[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추석 성수식품 일제점검 결과 위반업체 63곳 적발·조치', '면역력 증진, 질병치료과 감소 등 추석연휴 노린 부당광고 194건 적발',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부스트릭스프리필드시린지 2개 제조번호 잠정 판매·사용중지 조치, '벤조피렌 초과 검출된 향미유 회수 조치', '제조연월일을 거짓으로 표시한 샌드위치 제조업체 적발', '마약류 구입 미보고 등 55개소 조치'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배포한 위반 행위 적발에 대한 보도자료다. 식약처는 식품과 의약품 분야에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알리고, 관련 기업들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위해성 적발과 처분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개한다. 국민 건강과 알 권리 보호 차원에서 매우 칭찬 받을만한 행보다.하지만 최근 식약처는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원스트라이크 아웃’ 처분 대상 공개에 대해서는 유독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022년 12월부터 시행된 개정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라 GMP 적합판정을 거짓·부정하게 받거나 반복적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된 경우 GMP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일명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도입됐다.식약처는 지난 2월 한국휴텍스제약에 대해 첫 GMP 적합판청 취소 처분을 내리면서 적극적으로 해당 사실을 알렸다. 휴텍스제약의 경우 지난해 7월 GMP 위반행위로 의약품 6개 제품의 제조·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한 이후 작년 11월 GMP 적합판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별도로 배포했다. 당시 식약처는 “이번 취소 처분을 결정하기 위해 GMP 적합판정 취소제 도입 취지를 기반으로 적합판정 취소 범위 등에 관해 내부 검토, 외부 법률 자문,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쳤다”라면서 상세한 처분 결정 절차도 소개했다.식약처는 이후 한국신텍스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삼화바이오팜 등 3개 업체에 대해 추가로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결정했다. 하지만 휴텍스제약과는 달리 다른 업체들은 위반 행위 적발 때만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뿐 추가로 처분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제약사들의 GMP 위반 행위가 연이어 적발될 때마다 해당 사실을 보도자료로 알린 것을 감안하면 의아한 행보다.식약처는 “휴텍스제약의 처분 사실은 GMP 적합판정 취소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어 처분 사실을 공개했을 뿐 행정처분 사실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일한 처분인데도 특정 업체의 처분 사실만 공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식약처가 대대적으로 공개한 휴텍스제약은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으로 막대한 손실이 현실화했다.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휴텍스제약의 상반기 외래 처방금액은 762억원으로 전년동기 1581억원보다 51.8% 축소됐다. 휴텍스제약은 1분기 처방액이 45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770억원보다 40.6% 줄었고 2분기에는 305억원으로 전년보다 62.5% 감소했다. 휴텍스제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부진 징후가 발견됐다. 휴텍스제약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처방실적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8.5%, 12.2%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 3분기 처방액 710억원으로 전년보다 4.3% 줄었고 4분기에는 639억원으로 19.3% 감소했다.휴텍스제약의 GMP 적합판정서 취소 처분은 올해 한 달 가량만 효력이 발생했지만 처분이 예고된 작년 7월 이후 처방 현장에서는 처분 영향이 발생하기 시작한 셈이다. 휴텍스제약의 GMP 취소 처분 예고 이후 영업대행업체(CSO)를 적극 활용하는 업체들이 휴텍스제약의 생산 중단 의약품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영업전략을 펼치면서 일찌감치 휴텍스제약의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은 해당 공장을 모두 닫아야 하는 매우 위중한 행정처분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GMP 위반 의약품 2개 품목의 작년 처방액은 22억원인데 내용고형제 제조시설 행정처분에 따른 영업정지금액은 1430억원에 달했다.국내 제약업계가 제약사들의 활발한 위수탁 관계를 맺고 있다는 특성상 특정 업체의 행정처분이 다른 업체에도 불똥이 튈 수 있어 처분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타당하다. ‘첫 사례’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업체의 처분 사실만 공개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제약사들의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사실은 식약처 홈페이지의 행정처분 공고에서도 찾을 수 없다. 식약처는 제약사들의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이 집행정지 인용으로 효력이 발생하지 않아 홈페이지에 처분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행정처분이 확정되면 처분 사실을 공개하고 만약 처분이 집행정지됐더라도 집행정지 사실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은 특정 업체의 처분만으로도 제약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처분인 만큼 처분 사실과 이유는 최대한 많이 공개해야 한다. 동일한 처분인데도 특정 업체의 처분 사실만 공개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이상한 행정이다.2024-09-19 06:18:17천승현 -
[기자의 눈] 약 배달보다 무서운 플랫폼의 속내[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의약품 유통업을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약사사회가 약 배달이라는 커다란 위기에만 몰두하는 동안, 플랫폼은 제휴 기관의 종속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닥터나우의 ‘나우약국’ 서비스 출시가 갖는 의미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플랫폼은 의원·약국 제휴를 늘리고 운영 관리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제휴 기관들과의 관계는 중개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따라서 누군가 우위에 있거나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고, 플랫폼에 크게 의존하지도 않는 상태였다.하지만 환자(소비자)들에게 더 확실하게 노출되는 프리미엄 제휴를 조건으로 특정 의약품들을 약국에 공급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 많은 비대면 환자를 받기 위해 업체의 요구를 수용하는 약국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만약 플랫폼이 제휴 약국에 공급중인 의약품을 제휴 의료기관들이 처방하도록 영업 행위까지 나선다면, 그래서 해당 품목들의 처방량이 실제로 늘어난다면 그때부터 플랫폼의 역할은 단순 중개를 넘어서게 된다.플랫폼과 의원·약국 간의 관계에는 우위가 생길 것이고 종속성과 의존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지금도 플랫폼은 환자에게 노출 되는 기준을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앞으로 플랫폼들이 더 많은 의원과 약국의 의약품 처방과 조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동안은 지켜보기만 했던 제약사들 또한 플랫폼과 관계를 맺고 싶어질 수 있다.약을 찾아다니는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플랫폼이 내놓은 신규 서비스는 중개자와 제공자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무엇보다 의약품 유통업은 시작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머지않아 보험사까지 연결한 청구 대행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의원·약국이 비협조하고 환자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플랫폼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언제든 서비스를 중단하는 선택권이 플랫폼 이용자에게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플랫폼에 의존하면서 이익을 얻거나, 종속 없이 불이익을 견뎌야 하는 결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더 대조적으로 선명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누구도 강제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약 배달은 시스템을 뒤흔드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현안이다. 하지만 의약품 유통과 보험청구, 디지털 헬스케어 관리 등의 서비스가 선행된 후 찾아오는 약 배달은 시스템을 재편할 정도의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다.다행인 점은 플랫폼의 종속성에 대한 문제를 참고할 사례들이 많다는 점이다. 의약계는 다른 산업군과 똑같은 가시밭길을 걷지 않기 위해 플랫폼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해야 할 때다.2024-09-18 16:43:21정흥준 -
[기자의 눈] 미국 생물보안법 반사이익 낙관은 금물[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미국의 중국 바이오 제재 내용을 담은 생물보안법이 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이후 미국 상원과 대통령 승인 절차를 걸쳐 제정이 확정된다.생물보안법은 미국 의회가 선정한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중국의 주요 바이오기업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의회는 우려 바이오기업을 A, B, C 세 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A그룹에는 유전체 장비제조 및 분석서비스 기업인 BGI, MGI, Complete Genomics와 함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5개사가 포함됐다.B그룹은 외국 적대국 정부의 통제 하에 있거나 우려 바이오기업 명단에 포함된 기업에게 장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험을 끼치는 기업, C그룹에는 외국 적대국 정부 통제 하에 있는 A 및 B그룹과 관련된 자회사, 모회사 등이 포함된다.생물보안법은 2032년 1월까지 유예 기간을 두고 시행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중국 외 다른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최대 규모 CDMO 업체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에스티팜 등 국내 CDMO 업체들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우시바이오로직스는 중국, 미국 외에 아일랜드, 독일,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으며 전체 고용인력은 1만 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사의 지난해 글로벌 CDMO 점유율은 10%를 기록했다.실제로 에스티팜은 중국이 공급하던 계약 건을 가져오며 생물보안법 법안 발의의 수혜를 받았다고 평가된다. 이 회사는 지난달 연간 수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신약의 저분자 화학합성 의약품(small molecule)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다만, 국내 기업들에게 수혜가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금물이다. 이 시장은 스위스 론자, 미국 카탈런트, 일본 후지필름 등 쟁쟁한 글로벌 CDMO 기업들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파이를 확보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이들 기업의 경쟁력은 품질이다. 다년간 글로벌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CDMO 기업들은 초기 연구, 제조 및 상업용 마감 공정 등에서 강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인도 기업들도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인도에는 약 3000여개 제약사가 보유한 1만500여개 의약품 제조시설이 있다. 이 가운데 최소 100곳은 의약품 CDMO 전문기업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미국·유럽과 비교해 의약품 제조비용이 40% 낮은 데다, 미국 외 지역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제약공장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결국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우시바이오로직스의 파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생산능력, 품질력,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CDMO 기업들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에 투자에 나서 수주를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CDMO 기업들은 ADC, CGT 등에 투자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특히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 기조가 타 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022년 미국 행정부는 바이오 의약품의 자국 내 생산을 늘리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의하는 등 해외 기업에 대한 제제를 시사한 바 있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자국의 바이오산업 분야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미국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에게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을 향한 칼끝이 다른 국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이에 정부의 지원도 중요한 시점이다. 현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관련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현재까지 업계가 체감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 규모 확대 및 조세 혜택 등 지속적인 산업 투자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생물보안법은 분명히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체적인 투자와 기술력 확보를 바탕으로 성장해 나가고 정부의 지원도 두둑해진다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형성될 것이다.2024-09-13 06:17:29손형민 -
[데스크 시선] 건보재정 악화, 약가인하로 메꾸겠단 건가[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6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건보료율을 올해와 같은 7.09%로 동결하기로 했다. 2년 연속 건보료율이 동결된 건 역대 처음이다.정부는 "지속되는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국민 경제의 보험료 부담 여력과 건강보험 제도 도입 이래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건강보험 재정 여건을 고려했다"고 동결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7월말 기준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은 27조원으로, 올해도 2조원 흑자가 예상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건보료 동결로 수입증가 요인은 적어졌지만, 쓸 돈은 많아졌다. 정부는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해 2028년까지 건보재정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더욱이 의료 공백 사태로 앞으로 건보 지출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벌써 2조원 가까운 재정이 의료 공백 수습을 위해 쓰인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철학은 명확하다. 지난 정부가 보장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정부는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둔다.그런데 노인 인구 증가와 의료개혁 등 건보 지출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건보료율을 동결한다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게 뻔하다. 이에 정부의 기조가 바뀌지 않았다면 다른 지출 요인을 줄일 수 밖에 없다.이미 그런 시도들이 포착되고 있다. 해외 약가 비교 재평가 등 약가인하 기전 도입이 그것이다. 정부는 해외 약가 비교 재평가 통해 특허만료 만성질환 치료제의 약값을 낮춰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결국 제약사의 주머니를 털어 건보재정을 메꾸겠다는 것이다.이번 건보료율 동결로 재평가를 통한 약가인하 목표는 더욱 공고해졌다고 볼 수 있다. 강중구 심평원장은 내년 하반기 약가 조정을 목표로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건보재정 지속성을 위해 약값을 내리겠다는 발상은 정부의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수익이 떨어지면 자금력은 약해져 신약 개발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국내 제약사에서 신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국내 산업은 다국적 제약사에 밀려 그대로 퇴행할 것이다. 바닥난 곳간을 채우기 위해 가장 먼저 약가인하를 꺼내 들었던 과거 전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의료이용 횟수를 줄이고, 불필요한 사용량 관리로 누구 하나 충격없는 재정 절감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2024-09-12 15:14:21이탁순 -
[기자의 눈] 누군가 해야했던 신약 허가수수료 인상[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약 허가 수수료 기존 883만원에서 4억100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은 4년만에 이뤄졌다. 그동안의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을 살펴보면, 대부분 4년 주기로 이뤄졌다. 지난 2016년 682만원에서 2020년 883만원으로, 그리고 4년 만인 2024년 4억1000만원의 인상안이 나왔다.이번 식약처의 발표 이후 제약업계는 사뭇 놀라는 분위기다. 식약처가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이었고, 올해 안으로 수수료 인상안이 나올 것이라는건 모두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4년전 30% 수준이었던 인상률이 4500% 이상으로 급등해 4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다. 만약 생각했더라도 식약처가 한번에 유럽,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신약 허가 수수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보지 못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단계적으로 올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해외 선진 규제기관 신약 허가 수수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883만원은 터무니 없는 금액이다. 이는 제약업계도 인정하는 수준이다. 1인당 GDP 수준이 비슷한 일본만 하더라도 PMDA 신약 수수료는 4억3000만원이고, 유럽 EMA 4억9000만원, 캐나다 HC 5억5000만원을 보이고 있다. 미국 FDA는 53억원으로 식약처가 행정예고한 4억1000만원은 글로벌 수준으로 수수료를 현실화하기 위한 적정 수준이었을 것이다.특히 식약처의 신약 허가 수수료가 해외 선진 규제기관보다 턱없이 낮은 탓에 글로벌 제약회사의 경우 찔러보기식 허가 신청을 진행한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FDA, EMA 등의 허가신청 이전, 식약처에 먼저 신청한 후 자료보완 등의 요구사항을 덧붙여 해외 규제기관에 신청 절차를 밟는다는 것이다. 암암리에 식약처를 해외 규제기관의 허가신청을 위한 '컨설턴트'로 여긴다는 분위기도 있었왔다. 부족한 심사인력이 허수의 허가신청 자료를 검토하면서 발생하는 피해는 심사지연이었고, 결국 정말로 신약 허가를 필요로 하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었다.이번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은 식약처가 더 이상 '컨설턴트'가 아닌 제대로 된 규제기관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여기에 글로벌 제약회사가 아닌 국내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 육성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보여진다. 국내 제약회사를 위해 50% 감면한 수수료로 책정하고, 기허가 신약의 변경 수수료는 90% 감면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이번에 신약 허가 수수료가 갑자기 4억1000만원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수준의 허가 수수료까지 언제든 올랐을 일이다. 식약처는 이번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으로 신약 허가기간이 기존 420일에서 295일로 단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고한 대로만 된다면 국내 개발 제약회사들의 신약은 조금 더 시장에 빨리 진입할 수 있게 된다.다만 이를 위한 전문인력 확충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식약처는 인상한 수수료의 절반을 인건비로 책정했다. 급등한 수수료가 많아 보이지만, 이는 심사인력 확충의 기반으로 쓰일 계획이다. 전문인력 확충으로 실제 신약 허가 기간이 단축된다면, 이번 신약 수수료 인상은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었다고 보인다.2024-09-12 06:00:15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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