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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임상시험 강국 도약의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신약 개발의 절차적 과정은 후보물질 탐색, 전임상, 임상시험 1·2·3상, 판매 허가 승인으로 대별된다. 이러한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은 안전·유효성·부작용을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다. 그러나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수반되고, 그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 임상시험은 신약개발 과정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 최근 들어 임상시험의 사회적 가치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임상시험 참여자가 연간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데, 최근에는 혁신신약 후보물질 경향이 희귀질환치료제 개발로 변화하면서 임상시험 참여가 곧 치료기회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희귀·난치병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와 임상시험 참여자의 권익보호, 신약 개발 역량 향상을 위한 국가 차원의 새로운 제도 마련은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암, 당뇨, 알츠하이머 등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니즈에 맞춰 신약개발 또한 항암·희귀질환 치료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FDA에 승인된 신약 중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로 15년 전 30~40% 보다 두 배 가량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항암제는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이루고 있고, 희귀질환 치료제는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신약 개발 비용과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조4500억원에서 2017년 2조42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1990년대 약 11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은 최근에는 13.5년으로 늘었다. 이는 임상시험의 장기화·비용 증가가 신약개발 비용 증가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반증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임상시험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 2019년 125조원에서 2024년에는 143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은 신약개발을 통한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항암제를 포함한 새로운 치료법은 암 사망률을 26% 감소시키고, 암환자의 5년 생존률을 41% 증가시키는 등 수명연장과 생산성 향상 그리고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도 창출한다. 헬스케어산업 동반성장을 견인하는 경제적 파급효과와 외국 R&D 자금 유치와 임상시험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 또한 주목받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는 고용한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고용 창출 잠재력 또한 높다. 글로벌 임상시험은 2014년 이후 급격한 감소 이후, 현재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 부동의 1위는 북미로 점유율 45%, 2위는 유럽으로 28%, 중국은 11%를 기록하며 3위에 랭크돼 있다. 우리나라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은 4% 수준으로 15년 보다 1.5% 포인트 증가, 세계 석차도 10위에서 7위로 향상됐지만 여전히 극복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임상시험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자국의 임상시험 유치를 위해서 각 국가들은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다기관 연구의 기관별 심의에서 단일 심의로 효율화를 추구, 중국은 임상시험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 주도의 전략적 중장기 계획 및 개혁 정책을 마련 중이다. 유럽 또한 자료 운영의 편리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운영 전략을 시행 중이며, 호주는 임상시험의 R&D 세제혜택을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 신고제를 통한 임상시험 신속 수행 등으로 초기 임상시험의 허브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임상시험 규모는 6조원 규모로, 규제의 국제조화를 위한 노력과 우수한 인프라를 통해 급격히 성장해왔다. 2002년 임상시험계획 승인제도(IND)를 도입하면서 큰 폭으로 성장해왔으나, 2012년 이후부터는 저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임상1상과 같은 초기단계 임상시험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2018년 임상1상 시험 211건 중 다국가 초기 임상시험은 50건으로 24%에 불과해 다국가 임상시험 유치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양질의 풍부한 의료 인력과 미국·유럽의 1/4 수준의 저렴한 임상시험 비용으로 임상시험 유치에 유리한 여건이었지만 수입통관 비용 증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임상시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환자중심 신약개발 강국 실현을 위한 스텝은 첫째 임상시험 안전관리 체계를 획립하고, 둘째 임상시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그리고 끝으로 치료 기회 확대와 국제협력 시스템 마련으로 대별할 수 있다. 보건당국은 임상시험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안전·신뢰가 확보된 임상시험으로 생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신약 개발 강국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을 확보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원대한 청사진이 계획으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철저한 해외 사례 연구·도입을 통해 업그레이드시켜 나가야 한다. 민관 협치의 미학을 발휘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임상시험 유치를 더욱 확대하고, 나아가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2025-03-10 06:00:20노병철 -
[기고] K-의약품 자료보호 제도, 연착륙을 기대하며지난 달 21일부터 약사법 신설 조항에 따라 신약·희귀의약품 등의 경우 품목허가를 위해 실시한 임상시험자료(이하 허가자료)가 보호받게 됐다. 종전에는 '의약품 재심사' 제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의약품 허가자료가 보호됐는데, 이제는 독립적인 제도 운영으로 직접 보호하게 된 셈이다. 보통 신약이 개발돼 허가·출시되기까지는 십년이 넘는 긴 시간과 수 십억~수 조원의 비용이 쓰이며, 개발 도중에 실패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의약품 개발자가 실패 위험을 감수하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발한 의약품에 대해서는 그 노력을 인정·보호해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의약품 자료보호 제도를 운영하기 전인 1994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 협정(TRIPs)’을 체결하면서 지적재산권 관련 국내 법령을 해당 협정에 일치하도록 개정할 의무가 생겼다. 이 때 한국 정부는 원개발 의약품의 허가자료를 보호하기 위해 별도 조항을 신설하지 않고, 의약품 재심사 제도를 활용해 자료보호 효과를 달성하는 방법을 택했다. 30여년 동안 의약품 재심사 제도를 통해 허가자료를 보호해왔는데, 재심사 제도가 폐지되면서, 기존 한미 FTA 및 한EU FTA의 합의사항에 따라 운영되던 '의약품 허가 자료 보호제도'가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약사법에 별도 조항을 신설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식약처는 2021년 4월 정책설명회를 통해 재심사와 자료보호제도의 분리를 통한 제도 본연의 기능을 재정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정부-민간 실무협의체 등을 운영하여 제약업계와 긴밀히 소통하였다. 이후 계속해서 2022년 및 2023년 정책설명회를 열어 의약품 자료보호 제도 개정방향을 안내했고, 최종적으로 약사법(’24.2.20.) 및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25.2.21.)을 개정했다. 더불어, 의약품 자료보호 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개정 법률 시행 전날에 ‘의약품 자료보호제도 질의응답집 '민원인 안내서'를 배포했다. 앞으로 제약회사는 의약품 자료보호 제도에 대해 기존 제도와 차이점이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 의약품 자료보호 제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안내서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새로운 자료보호 제도 시행으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계획했던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자료보호 대상이 확대됐다. 과거에는 자료보호 대상을 신약, 기허가제품과 유효성분·배합비율·투여경로·효능·효과가 다른 전문의약품으로 한정했는데, 현행 제도에서는 이 외에도 용법·용량이 개선된 경우 등도 자료보호 대상에 포함시켰다. 둘째, 희귀의약품의 자료보호 적용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재심사 대상이 아니라면 희귀의약품이라고 해도 자료보호를 받지 못했다. 또한, 희귀의약품이라서 재심사를 받는 경우라면 4년, 대체제가 없는 경우만 10년간 자료보호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희귀의약품이라면 원칙적으로 10년간 보호를 받는다. 셋째, 현행 제도는 후발의약품의 시판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품목허가 신청을 제한한다. 과거에는 재심사 기간 중 후발의약품이 원개발사의 허가자료를 원용해 허가를 받고자 하면, 허가신청은 받아주되 허가를 내주지 않거나 재심사가 종료되는 시점 이후 판매토록 하는 조건부 허가를 내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허가신청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원개발 의약품은 후발의약품의 허가 심사기간을 추가로 더 보호받을 수 있는 셈이 됐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후발의약품이 원용하는 원개발사 임상시험자료가 보호대상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품목허가 심사를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이 외에도 보호되는 자료의 범위 등 기존과 달라지는 부분들이 더 존재하며, 이러한 식약처 제도 운영 방향에 대해 반기는 업체와 불편해하는 업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존재하기 어렵다. 특히 의약품 자료보호 제도는 자료보호 기간과 대상을 확대하고 싶은 원개발사와 해당 기간이 빨리 종료되기를 바라는 후발 개발사의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분쟁의 소지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의약품 자료보호 제도를 균형있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운영해야 한다. 또한 독립적인 자료보호 제도로는 첫 시작이기에 일부 미비한 점도 있을 수 있어, 현장의 목소리도 잘 경청할 필요가 있다. 해당 제도에 대한 해석의 근거가 명확한지, 입법 취지에 맞는지, 법조문과 해석이 상충하지는 않는지 등을 잘 살피고, 업계와 충분히 소통하여 필요하다면 제도와 그 해석을 보완·개정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는 K-의약품 자료보호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그날을 기대해본다.2025-03-10 06:00:19조민주 전문위원 -
[기자의 눈] 금감원 유증 타당성 심사 적절한가[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칼을 빼 들었다. 주식 가치 희석이나 일반주주 권익 침해 우려가 있는 유상증자를 집중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증자 비율과 할인율, 자금의 사용 목적, 경영권 분쟁 여부, 한계 기업, 상장 이후 추정 실적 괴리율 등을 살펴 중점 심사 대상을 선정한다. 금감원이 규제를 강화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투자자 보호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면밀하게 점검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상장 주관사의 책임 있는 업무 수행을 유도해 시장 신뢰를 제고하려는 목적도 있다. 금감원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유상증자는 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만큼 상장 바이오 기업 상당수가 자금이 부족할 때 유상증자에 의존한다. 유상증자는 발행 회사 입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선 부담 요인이다. 신주 발행에 따라 보유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데다 할인 발행된 신주가 시장에 풀리면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목적에 맞게 활용되지 않거나 예측한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도 많다.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 불만이 커지자, 금감원이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심사 강화가 정말 투자자를 보호하는 건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상증자는 기업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기업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R&D나 설비 투자, 신사업 확장 등에 사용한다면 향후 실적이 개선되고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유상증자가 주식 가치 희석과 공급 증가로 인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유상증자가 무조건 악재는 아니라는 얘기다. 금감원 지나친 규제가 시장 기본 작동 원리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 심사 강화가 기업의 자유로운 자금 흐름을 제한하고 기업의 창의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리스크가 큰 분야다. 금감원이 사업 모델이나 재무 구조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검증을 요구할 경우, 기업의 혁신이나 도전을 저해할 수 있다. 투자자로선 잠재적인 고수익 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잃게 된다. 무엇보다 금감원이 유상증자의 '타당성'을 따지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기업이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판단은 산업별 특성과 개별 기업의 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금감원이 각 산업의 특성과 사업 모델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면 이는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불리한 규제가 될 수 있다. 바이오 기업의 가치는 단순한 숫자로 평가하기 어렵다. 질병 유형, 경쟁 약물, 특허 보호,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가능성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업계에 수십 년을 몸담은 전문가조차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산업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금감원이 자금 사용 목적의 적정성을 심사한다면, 오히려 시장을 왜곡할 위험이 크다. 유상증자 적정성을 평가하는 건 금감원이 아니라 투자자와 시장의 역할이 아닐까.2025-03-10 06:00:18차지현 -
[기자의 눈] K-바이오 글로벌 진출과 투명성[데일리팜=황병우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전략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올해 역시 국내 기업들이 해외 학회 및 컨퍼런스 참가 소식이 들여오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국제적인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것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이 단순히 '참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노력도 강조되고 있다. 먼저 참가 결과의 투명한 공개가 강조된다.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진행되는 학회나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돌아오지만, 그들이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또는 어떤 도전에 직면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종종 공개되지 않는다. 이러한 정보의 부재는 내부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자나 파트너사와의 신뢰 구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이후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성과가 미흡하거나 소득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참가 결과를 성과의 크기에 상관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이해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기업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도전자의 입장에서 글로벌 무대의 문을 두드리는 만큼 한번의 참가에 많은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경험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소득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업의 성공을 위한 방안으로 투명성과 함께 연속성을 강조한다. 일회성 참가는 단기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나, 지속적인 참가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심도 있는 네트워킹과 오랜 기간 동안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판단이다. 실제 많은 바이오사 대표들이 바이오USA 같은 파트너링에 참가하면 첫 해보다는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이후의 행보에 신뢰감을 가지고 논의에도 진전이 생긴다고 말한다. 지금까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 지원 등에 '연속'이라는 단어가 많이 활용됐다. 후발주자인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은 필수불가결적인 요소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들의 노력이 바탕이 돼야한다. 올해도 연초부터 많은 기업이 해외 진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해외 학회 및 컨퍼런스 참여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기회이다. 이를 위해 기업의 해외시장 노크에 대한 결과의 투명한 공개와 참가의 연속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2025-03-07 06:00:00황병우 -
[기자의 눈] 우려되는 희귀질환 신약 골든타임[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뒤센근이영양증은 주로 남아에게서 디스트로핀 유전자 결핍으로 발생하는 희귀 근육질환이다. 대개 3살 이하 나이에 증상이 시작돼 빠르게 악화되며 대다수 10세 전후로 보행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현재까지 뒤센근이영양증에는 미국 사렙타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아몬디스45', '엑손디스51', '비욘디스53', '엘레비디스'와 일본 니폰신야쿠의 미국 지회사 NS파마가 개발한 '빌텝소', 이탈리아파마코 '듀비자트' 등 다양한 유전자 표적치료제가 FDA의 허가를 얻어냈다. 다만, 신약들이 국내로 진입하지 않아 뒤센근이영양증 환자들은 스테로이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2021년도 국내 미도입 해외 신약 도입 우선순위 보고서’를 통해 ‘아몬디스45’를 도입 1순위 신약으로 꼽았지만, 현재까지 국내 도입되지 않았다. 비단 뒤센근이영양증뿐만 아니라 변색성 백혈구감소증, 혈우병 등 다양한 희귀질환에 신약들이 등장했지만 국내 환자들의 접근성은 떨어진다. 희귀질환은 치료옵션이 제한적이고 치료받을 기회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사이 희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약들이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희귀질환 신약의 도입은 단순히 새로운 약물이 들어오는 차원을 넘어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유전자치료제와 같은 신약들은 환자들에게 근본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미 치료를 받은 환자들 사이에서는 삶의 질이 현저히 개선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런 신약들이 국내 환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중요한 이슈로 남아있다. 희귀질환은 특성상 치료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치료 대상이 적기 때문에 많은 제약사들이 상용화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미충족 수요가 높고 치료제가 부재한 질환에 대한 신약 도입이 국내에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자금, 보험급여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희귀질환 환자의 신약 접근성에 대한 지원과 정책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희귀질환 환자들의 임상 기회 또한 중요하게 논의돼야 한다. 한국 시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제약사가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약 임상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 더 이상 치료옵션이 없는 환자들에게 유망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기회마저 없어진다면 환자를 사지로 내몰게 되는 것과 다름없다. 제약업계가 우리나라 시장을 두드릴 수 있도록 환자에게 접근성을 넓히는 게 우선이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 도입 의지, 연구개발 투자도 필수적이다. 제약사, 정부가 협력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신약 도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 제약업계가 희귀질환 신약 도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동아에스티, 보령 등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미도입 신약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한독 등 다양한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제약사의 희귀질환 신약을 국내 유통하고 있다. 희귀질환뿐만 아니라 암, 뇌종양 등 중증질환, 만성질환에 이르기까지 중요하지 않은 질환은 없다. 다만 치료제가 국내 도입되지 않아 환자들이 해외로 원정 치료를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2025-03-06 06:15:12손형민 -
[기자의 눈] 다이소 저가 건기식과 약사 전문성[데일리팜=김지은 기자] 3000원 저가 제품부터 맞춤형 소분까지, 연일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한달 3000원이면 복용 가능한 저가 건기식 제품이 생활잡화점에 등장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소분 판매가 가능한 맞춤형 건기식 시대가 대대적으로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이소 사태로 약국의 신뢰가 하락하고, 폭리 집단으로 매도되며 그에 따라 특정 제약사는 유통 중단을 결정한 일련의 사태를 다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법이 개정되고 수년 전 일부 기업과 더불어 약국들도 참여 중인 맞춤형 소분 건기식 판매를 두고 이번 제도의 문제점이나 약국에 미칠 영향 등을 짚어보자는 것도 아니다. 일련의 상황을 두고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비단 건기식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약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간 약국은 의약품 이외 많은 것을 약국 밖으로 “뺐겼다”. 사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을 고려하면 의약품도 약국 문턱을 넘어선 셈이다. 의약외품은 물론이고 약국 화장품, 건기식, 의료기기까지 명확하게 의약품으로 규정되지 않는 품목들은 오프라인 소매업종은 물론이고 온라인과 경쟁하는 구조가 됐고, 결국 약국은 패배의 수순을 밟고 있다. 더 이상 소비자는 의약품 이외 품목들에 대해서는 약국에서 구입하거나 약사와 상담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선 약국은 여타 판매 채널에 비해 가격적 메리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유통 특성상 마진의 허들이 타 채널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고, 전문가인 약사의 상담이 가미되는 상황에서 저가 구조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구조이다. 더불어 제품 마케팅이나 홍보에서 약국은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약국은 개별 업주 중심으로한 소매업 구조라면, 여타 소매 업종들은 대기업의 대대적인 마케팅과 대형 유통채널을 등에 업고 있어 이를 따라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약국 경영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약국의 현 상황의 원인은 시대의 변화를 체감하지도, 따라갈 의지도 없었던 약사사회 내부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약사들이 처방 조제에만 집중하며 변화를 읽지 못하는 사이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자의 니즈는 그만큼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약국에는 어떤 판매처도 따라올 수 없는 약사라는 전문가가, 그에 따른 소비자의 신뢰라는 중요한 자원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 약국 경영 전문가는 현 상황을 타개할 키를 잡고 있는 것은 곧 약사에 있다고 말했다. 약국의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대비할 주체도 결국 약사라고. 목전에 와 있는 변화의 바람을 틀어막을 생각에만 갇혀 있다면 더 이상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약사사회가 변화를 읽고 대비할 초석을 지금이라도 쌓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2025-03-04 18:56:54김지은 -
[기자의 눈] 이마트 'No Pharmacy', 그리고 4년[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다이소가 제약사와 손을 잡고 만든 건강기능식품이 연일 이슈다. 일양약품이 다이소 건기식을 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 달 분 기준 수 만원대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소비자들에게 '3000원 철분제', '5000원 콘드로이친'은 유레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제품을 찬찬히 뜯어 보면 그 성분과 함량은 약국용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 동아제약은 가수 이찬원을 앞세워 '콘드로이틴, 앞으로, 약으로'라며 홍보에 나섰고 실제 약국에서 맥스콘드로이틴1200은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입소문이 나고 있다. 지난달 약국 일반약 판매 순위에 따르면 맥스콘드로이틴1200은 단숨에 24위에 랭크됐다. 그렇다면 다이소 콘드로이친은 어떨까. 얼핏 보기에 '소연골'이라는 표시와 '프리미엄 콘드로이친 찾는다면?' 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프리미엄 콘드로이친임을 암시하고 있지만 이는 건강기능식품도 아닌 캔디류, 즉 일반식품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런 디테일을 일일이 따져보고 살펴볼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만큼의 효능·효과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안 먹는 것 보다는 낫겠지'라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해 지갑을 열게 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모든 제품이 그런 것은 아니다. 코엔자임Q10 같은 경우에는 원료사가 명확히 표기돼 있지는 않지만, 유효성분으로써 코엔자임Q10 100mg을 포함하고 있다. 이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단순히 가격적인 요인으로 제품을 선택할 것인지, 약사와의 상담을 거쳐 제품을 선택할 것인지 말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복합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약국 시장에서 미국이나 일본 방식의 단일 서플리먼트 제제를 생산·유통해, 소비자가 조합해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제약사의 '한 수' 일수도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소비자가 다이소 건기식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단순 호기심에 제품을 사고, 복용하는 이들이 많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재구매로 이어질지는 다음 문제다. 다이소에서 컵이나 그릇, 냄비 등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나홀로족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외 채널을 이용하는 것처럼 다이소 건기식이 출시 초반의 분위기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다만 앞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대한 거대자본 내지 거대채널의 침투는 불 보듯 뻔한 현상이다. 불현듯 4년 전이 떠오른다. 2021년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No Pharmacy'라는 이름으로 건기식 사업을 하려다 약사회 반발에 부딪쳐 상표 출원을 전면 철회했다. 'No Japan'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데서 약사들의 반발은 거셌다. 당시 이마트는 "건강식품은 약이 아니다라는 의도와 달리 약사와 약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하고 노파마시 상표 출원을 즉각 철회하겠다"며 "이마트가 노브랜드 상표를 건기식 영역까지 확장하는 과정에서 사업적인 요소만 고려한 나머지 공공재인 의약품과 약국이 가지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소홀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결국 이마트가 상표를 바꿔 '바이오퍼블릭(BIOPUBLIC)이라는 이름으로 새 상표를 출원, 건기식 사업을 하고 있다. 올리브영 같은 H&B숍만 해도 수많은 다이어트, 콜라겐, 비타민 제품을 비교해 구입할 수 있다. 약국의 역할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을 가이드하는 데 있다. 건기식이 약사만의 영역이거나, 약사만의 전유물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정확히 설명해 주고,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실적인 약국과 약사의 역할을 찾기에 지금이 적기일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2025-03-04 06:31:14강혜경 -
[데스크 시선] PN제제 급여제한과 합리적 해법[데일리팜=노병철 기자] PN 성분 관절강주사제 선별급여 행정예고 조치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그동안 많은 제약사들이 옥동자로 키워 온 800억대 관련시장이 자칫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을 법원의 올곧은 법 해석으로 잠시나마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7일 제약사 측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같은 판단 이유는 고시가 집행될 경우 회복·감내하기 어려운 손해가 자명해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함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5년 7월 1일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6개월 내 최대 5회·1주기 급여 인정 고시' 행정 효력은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정지된다. 이로써 소송에 연관된 상당수의 제약사들은 2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얻을 수 있게 됐고, 이 기간 동안 조건부임상을 진행하며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할 여유를 확보했다. PN 성분 관절강주사제 선별급여 이슈는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심평원은 해당연도에 PN제제 선별급여 기간이 도래됨에 따라 적합성평가위원회·치료재료전문평가위원회를 열고, 본인부담률을 기존 80→90%로 상향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번 PN제제 선별급여의 핵심 이슈는 '치료 개시 시점 6개월 이후 투여 제한'으로 평가되는데, 실제로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 될 경우 관련 시장은 사실상 고사될 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재 PN 성분 관절강주사제를 제조·판매 중인 제약사는 20여곳으로 파악되며, 시장 외형만 무려 800~1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당시 업계·학계의 중론은 의약품·의료기기를 불문하고, 대체약제 대비 비교열등한 임상 데이터 존재 시, '보험급여 퇴출'과 관련한 직권조정은 행정권 남용으로 판단, 심평원·보건복지부 등에 조건부임상 요청 등의 입장·의견서를 전달했다. 더구나 PN제제는 신의료기술로서 보험급여에 진입한 품목으로 의약품인 콜라겐·히알루론산나트륨주사제의 안전·유효성에 비해 열등하지 않는 임상결과를 확보상태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N·콜라겐·히알루론산주는 통상 6개월에 1~5회 투여 요법을 진행하고 있고, 그 효과와 안전성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선별급여 도래에 따라 PN주사에 대해 생애주기 단 1회 접종으로 급여를 제한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크다. 더욱이 신의료기술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진입은 유사 비급여 제품에 대한 무분별한 진료수가 상한 폭을 제한하는 적극적인 환자 배려 정책으로 건보재정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민간 실손보험의 발달로 본인부담금은 최소화할 수 있고, 국가건보재정 손실도 등재 의약품 대비 1/4 수준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이번 급여제한 조치에 의문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번 PN제제 선별급여와 관련한 쟁점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보건당국의 행정 집행에 대한 파급효과와 실증적 사례 응용 부재 등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행정)법원은 심평원·복지부의 감내하기 어려운 급여삭제·약가인하 등의 행정집행에 대해 중대하고 심각한 물질·경제·정신적 피해가 예견되는 경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왔다. 이번 PN제제 급여제한 집행정지 인용 역시 관절강주사제 시장의 막대한 시장 훼손과 환자 치료 복지 그리고 의사의 치료·처방권에 대한 월권적 제한 등이 정상 참작됐다. 막대한 소송비는 정부와 제약사 모두에 큰 손실로 작용한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동아ST 스티렌정을 선례로 들며 조건부임상을 유력 관측했지만 결국 결과가 뻔한 고시를 강행해 이같은 소송전을 치르고 있어 행정력과 막대한 세금 낭비 등의 피해를 자초하고 있다. 스티렌의 경우, 지난 2011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투여에 따른 위염 예방' 적응증 확보를 조건으로 약 2.5년 간 급여를 인정받은 선례가 있다. 당시 스티렌정 급여축소 분쟁은 비록 유용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 자료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보건당국의 직권조정에 대항해 급·만성 위염 치료 적응증 등 800억대 블록버스터 국산 천연물의약품의 권위와 자존심을 지켰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 불편 등의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향후 관련 제약측은 본안 소송에서도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응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흔하지는 않지만 행정예고가 떨어진 뒤라 할지라도 이를 철회한 사례도 있다. 이는 행정착오·행정과오집행 이후에도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오직 국민과 환자 권익을 위한 소통과 대화의 미학에 따른 결실로 평가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PN제제 선별급여 제한에 따른 재정 손실과 환자 불편 가중, K-바이오 경쟁력 상실 등의 피해를 곱씹고, 지금 당장 이에 대한 행정예고를 철회함이 마땅하다.2025-03-04 06:00:08노병철 -
[데스크 시선] 규제 혼선이 할퀸 제네릭 생태계[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몇 년간 국내제약사들의 제네릭 시장 진출 전략은 큰 변화를 겪었다. 정부 규제 변화에 무차별 진출에 무더기 철수를 반복하는 우왕좌왕하는 현상이 연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은 589건으로 전년대비 35.6% 줄었다. 지난 2019년 4195건과 비교하면 4년 만에 86.0% 쪼그라들었다. 전문약 허가건수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각각 1618개, 1562개를 기록했는데 2019년에는 4195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2020년에는 2616개로 2년 전보다 67.5% 늘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600개, 1118개로 줄었고. 2023년과 지난해에는 1000개에도 못 미쳤다. 표면적으로는 제약사들의 전문약 사업 진출 동력이 크게 꺾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실상은 정부 규제 혼선이 초래한 기현상이다. 2018년 불순물 초과 검출로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 175개 품목이 판매 금지되자 보건당국은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가 정부의 제네릭 난립 억제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제약사들이 새 약가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 받을 수 있는 제네릭은 대부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약사들이 무차별적으로 장착한 제네릭 제품들이 팔리지도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속출했다. 지난해 11월 의약품 1000개 품목이 미생산·미청구를 이유로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다. 보건당국은 최근 2년 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거나 3년 간 생산실적 또는 수입실적이 보고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급여목록에서 삭제한다. 급여 삭제 의약품 1000개 품목 중 2000년과 2019년 허가 제품이 각각 334개, 187개 품목으로 가장 많았다. 급여삭제 의약품 절반 이상은 시장 진입이 5년에도 못 미치는 신제품이라는 얘기다. 지난 2023년 5월 1일 의약품 322개 품목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는데 당시에도 2019년과 2020년 허가 제품이 총 221개로 68.6%를 차지했다.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약사들이 무분별하게 제네릭 허가를 받으며 시장 난립이 가속화했고 정작 팔지도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며 허가 비용만 날리는 현상이 확산했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장에서 사라지는 전문약이 신규 진입 건수를 앞질렀다.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전문약 신규 허가가 시장 철수 제품을 압도했다. 지난 2015년 신규 허가 전문약은 2406개로 취소·취하 제품 977개보다 2배 이상 많았고 2016년에는 신규 허가 제품이 시장 철수 제품보다 3배 이상 많았다. 2019년에는 허가 취소·취하 제품이 1283개로 신규 허가 30.6%에 그쳤고 2020년 신규 허가 제품은 시장 철수 제품보다 691개 많았다. 지난 2021년 허가 취소·취하 전문약이 1687개로 신규 허가 1600개를 넘어섰고 격차는 점차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시장 철수 의약품이 2432개로 허가 제품 589개의 4배 이상 압도했다. 정부의 대책 없는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약사들이 무분별하게 제네릭을 장착했고 일정 기간 이후 무더기로 사라지면서 적잖은 사회장 비용 낭비가 초래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의 규제 번복도 제약사들의 제네릭 난립과 전략 혼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지난 2012년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계단형 약가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시장에 늦게 진입해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은 특허가 만료된 지 오래 지난 시장도 적극적으로 제네릭을 발매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제네릭 난립 문제가 고착화하면서 8년 만에 계단형 약가제도가 부활했다. 위탁 제네릭의 허가용 의무생산 규정도 숱하게 번복됐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GMP 적합판정서’ 제도를 도입하면서 위탁 제네릭의 허가용 생산과 GMP 평가자료 제출 규정을 면제했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 품질·안전관리 강화를 이유로 위탁제네릭의 GMP 평가자료 제출 규정이 부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 제조 공정 위탁 의약품의 GMP 평가자료가 규제 완화라는 명분으로 다시 면제됐다. 정부의 규제 변화를 대비해 제약사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움직임에 시장이 더욱 교란됐다. 기업 활동에 따른 손실은 스스로 감수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규제 변화에 따른 시장 영향을 예측하지 못한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지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낭비가 초래됐다. 정부 정책이 늘 시장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는 없다. 과연 지난 몇 년간 펼쳐진 제네릭 관련 정책에 대해 돌아보려는 노력이라도 했는지 묻고 싶다. 규제 변화가 가져온 긍정적인 현상을 찾아보려는 노력도 했을리 만무하다. 정부는 또 다시 제네릭 약가를 깎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정부는 국내 약가를 해외 주요 8개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캐나다)의 약가와 비교해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른바 A8 국가 중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한 6개국의 조정평균가격에 맞춰 국내 약가를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는 거세게 반발하는 형국이다. 외국과 제네릭 약가를 비교하려면 등재 시점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가 제약업계의 목소리를 신중하게 들을지는 미지수다. 제약업계의 우려는 외면한 채 또 다시 일방통행식 정책이 나올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하는 실정이다. 정부의 정책 실패를 최소화하려먼 제약업계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2025-02-28 06:17:51천승현 -
[기자의 눈] 스타벅스는 언제 건기식을 팔기 시작할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오해, 다이소에 저가 공급한 제약사가 약국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배신감 등으로 약심이 들끓고 있다. 약국 건기식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 다이소의 저가 공세로 가격저항이 커질 수 있다는 불만도 곁들어져 있다. 전문약, 일반약과 달리 건기식은 약국 외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가 가능하고, 때문에 공급사가 생각하는 약국 채널에 대한 중요도와 비중이 달라질 때마다 약사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다이소 사태를 놓고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인데’라고 실망에만 빠져있기에는 앞으로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건기식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 과연 다이소가 전부일까. 만약 스타벅스가 건기식을 판매하기 시작한다면 어떤 후폭풍이 올까. 그때는 단순 저가 전략이 아니라 각종 제휴와 마케팅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에 약국은 더욱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약국에 공급되는 품질 좋은 일반약 제품이 늘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겠지만 표제기 확대 등 정부 의지와 제도 보완이 큰 난관이다. 결국 지금의 제도에서 약국이 할 수 있는 공격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시장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프리미엄 건기식 제품을 늘리고 약과의 상호작용 등 고도화된 상담력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약의 전문가이자 헬스케어 전문가로서 일반약과 건기식 외에도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시장을 키워갈 계획이 필요하다. 한 약업계 주요 인사는 “싸움을 하려거든 남의 마당에서 해야 한다”며 이미 가진 걸 지키려는 노력보다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피부건강, 구강건강, 두피건강 등으로 포지셔닝에 성공할 수 있다면 약국은 헬스케어 중 더 많은 분야에서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약국에서는 재고를 구하지 못해 팔 수 없는 피부크림 제품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중에는 약국에만 공급하는 제품도, 일반 유통채널에서도 판매가 되는 제품도 있다. 제품에 대한 마케팅과 입소문 때문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약국에 코스메틱 시장이 자리 잡을 틈이 남아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크림, 연고 등의 키워드가 최근 소비자들을 움직이고 있다는 건 많은 약사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뷰티 관련 수요뿐만이 아니다. 일부 약국 업체들은 칫솔과 치약, 샴푸와 바디워시, 로션, 바르는 콜라겐 크림 등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그 중 일부 제품은 스테디 셀러로 약국에서 꾸준히 판매되는 중이다. 물론 약국에 진입했다가 수확 없이 사라진 실패 사례도 많다. 그렇지만 ‘그동안 안 해본 게 아니다’라며 아무런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것은 위기를 대비할 자세로 적절치 않다. 약국이 보다 넓은 범위에서 헬스케어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건기식 제품과 상담력을 통한 돌파구 마련뿐만 아니라, 척박한 약국에 새로움을 보태기 위한 더 많은 도전들이 필요해보인다.2025-02-27 16:51:52정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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