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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위고비 열풍과 비대면 진료의 한계[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이슈에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티드)'가 있었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위고비의 출시일이 국감 기간과 맞물리면서,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통한 처방의 문제점이 수면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초선 의원들이 많아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위고비 이슈를 놓칠리 없었다.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직접 비대면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에서 위고비 처방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백 의원이 진료정보를 입력하고 위고비 처방단계까지 이르는데 걸린 시간은 21초. 실제 닥터나우 어플에 들어가면 비대면진료 시작하기에서 '다이어트'를 클릭하면 '하루 1회 맞는 다이어트 주사 처방', '주 1회 맞는 다이어트 주사 처방(NEW)', '먹는 다이어트약 처방'을 확인할 수 있다.하루 1회 맞는 다이어트 주사는 '삭센다', NEW가 적혀 있는 주 1회 맞는 다이어트 주사는 누가봐도 위고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대 3펜까지 선택가능하며, 진료비는 9000원에서 15000원까지 다양하다. 물론 진료 의사 옆에는 근처 약국 가격비교 버튼까지 있어 최저가를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다.위고비가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효능효과는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체질량지수 (BMI)가 27kg/㎡이상 30kg/㎡미만인 과체중 환자,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체질량지수가 27kg/㎡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다. 하지만 비대면진료로는 환자의 체질량지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실제 동반질환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실제 마른 환자가 위고비를 처방 받았다는 후기를 인터넷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위고비의 사태로 정부가 전면 허용한 비대면진료가 의료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진행하다 의대 증원 발표로 인한 의료 파업으로 올해 2월부터 모든 환자로 비대면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하고, 비급여 분야의 과잉진료나 적응증에 맞지 않은 오프라벨 처방 등의 점검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비대면진료를 허용만 했을 뿐, 제도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 이번 국감의 결과다. 정부는 뒤늦게 탈모, 비만치료제 등 미용 목적의 처방의약품의 경우 비대면진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된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면서 플랫폼 업체가 나타났고, 이들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번 위고비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비대면진료의 규제 강화와 처방 대상 의약품에 대한 엄격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2024-10-30 19:19:28이혜경 -
[기자의 눈] 초정밀 치료제, 이제는 제도가 따라갈 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초정밀의학, 이제 관련 신약은 극소수를 타깃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효능을 보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실제 MET, RET, ALK, EGFR, ROS1 등 유전자 변이는 최근 항암제 관련 기사에서 등장 빈도가 높아지는 키워드들이다. 환자가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에 따라 그에게 맞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달라지며 보다 개인 맞춤형 치료제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특정 컨디션의 환자에게 탁월함을 보여주는 치료 HER2, ALK, EGFR 등을 시작으로 이제는 ROS, NTRK, RET와 같이 개발이 쉽지 않은 유전자 변이를 정조준하는 약제들이 등장하고 있다.정밀의학의 발전은 이제 '질환'에서 '유전자'로 약물의 처방기준 전환을 예고한다. 그야말로 맞춤형 의료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현실로 다가왔지만 아직은 낯설다. 암종에 상관없이 유전자 변이만 확인되면 효능을 발휘하는 이 약들에 대해 우리나라 건보제도는 이를 얼마나 잘 커버할 수 있을까.이미 기존에 등재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들은 급여 확대 과정에서 적잖은 고비를 겪고 있다. 약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하나의 약이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다시 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사용량을 예측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지탱하고 있는 큰 틀이기도 하다.다만 최근 개발된 신약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해당 환자 수, 즉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는 숫자 자체가 상장히 적다. 즉 신약을 처방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많지 않다.우리나라 전체 고형암에서 이런 희귀 유형의 환자는 1% 미만이고, 진단해 내는 효율을 보자면 200명이 못미친다. 더욱이 이같은 유형의 환자들은 전형적인 표준치료(기존 약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문제는 역시 급여다. 위에서 언급한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항암제들이 이미 국내 다수 허가돼 있지만 대부분 약제들은 비급여 상태로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제약사들의 도전은 지속됐지만 결과는 거의 다 '실패'다.이제는 정밀의학 기반 급여 트랙을 고민할 때가 왔다. 우리의 제도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암종 불문 치료제의 급여에 대해 상황에 맞는 급여 심사 기준을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2024-10-30 06:00:28어윤호 -
[기자의 눈] 영향력 커지는 비상장 제약사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현금이 많아서 상장을 하면 시끄러울 겁니다." "생산 공장을 보유한 코스닥 바이오벤처를 인수하려고 합니다. 요즘 저가 매물이 많더군요." "영업이익만 따지면 상장사를 합쳐도 10대 기업에 들어가죠."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상장사에서 지분 투자 요청이 오는 경우가 많아요. 우호세력으로 와 달라는 거죠."비상장제약사 오너들과의 대화 중 일부다.비상장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비단 외형(매출) 증가만은 아니다. IPO(기업공개)가 잦아지고 M&A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창업주에서 2~3세로 넘어가는 승계작업(거버넌스)도 활발하다. 덩치가 커지면서 자본시장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딜(deal)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일단 외형이다. 2018년 개별 기준 연매출 1000억원이 넘은 비상장사는 15곳 정도다. 지난해는 30여곳으로 늘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 늘은 수치다. 동아제약(6310억원)과 대웅바이오(5117억원)의 지난해 연매출 규모는 상장사를 포함해도 전체 15위 안팎에 해당된다.기업공개(IPO)도 줄을 이었다. 2018년 동구바이오제약, 알리코제약, 한국유니온제약, 하나제약, 2020년 위더스제약, 한국파마, 에스케이바이오팜, 국전약품, 2021년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2022년 알피바이오, 2023년 블루엠텍, 2024년 티디에스팜 등이다. 내년에도 명인제약, 마더스제약, 메디카코리아, 동국생명과학 등이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M&A 중심에 서기도 한다. 규모도 수천억원에서 조단위를 넘어가기도 한다. CJ그룹은 2018년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당시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를 매각했다. 1조3000억원 규모다. 이후 CJ헬스케어는 2020년 HK이노엔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HK이노엔은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제뉴원사이언스는 2020년 사명을 변경해 출범했다. 전신은 IMM PE가 4500억원 규모에 인수한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다. 제뉴원사이언스는 출범 4년만에 새 주인을 맞이했다. IMM PE는 최근 맥쿼리자산운용에 제뉴원사이언스를 7500억원에 넘겼다. 보령파트너스는 최근 백신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3200억원(지분 80%) 정도에 매각했다.승계작업도 활발하다. 이미 아주약품(김태훈 대표), 한림제약(김정진 부회장), 한국휴텍스제약(이지원 사장) 등은 오너 2~3세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이처럼 외형 확대, 상장, M&A 등 비상장사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해도 비상장사는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최근에는 리그테이블로 당당히 나오고 있다.최근 모 비상장사 오너와의 대화가 생각난다."예전 비상장 제약사 오너들은 시장의 노출이 부담스러워 숨는 경향이 있었다. 다들 자수성가로 회사를 이끌고 현금도 많기 때문에 굳이 자본시장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다만 최근에는 비상장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IPO를 떠나서 비상장사도 딜의 중심에 서고 있다."바야흐로 비상장사도 제약업계의 중심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장사도 비상장사의 영향력을 꾸준히 체크한다면 향후 양사 협업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2024-10-28 16:02:35이석준 -
[데스크 시선] 설명없는 천연물약 지원 약속 번복[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의 신약 약가 우대 대상에 천연물의약품을 제외한 배경에 제약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신약 혁신가치 보상 약가 제도개선안을 담은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는데 천연물의약품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이번 신약 약가 우대 정책은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된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제도 개선 방안’이 배경이다. 당시 복지부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 선순환 등 혁신성장을 위한 노력에 보상을 강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제약·바이오 혁신 생테계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보건안보 차원에서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은 적정 원가 보전 등을 통해 안정적 공급유도와 국민불안 해소도 추진 배경으로 제시됐다.‘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안'에는 혁신형제약사 개발한 신약으로 식약처 신속심사를 받는 제품을 약가 우대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복지부가 지난해 12월 건정심에 보고한 안건 대부분이 포함됐다.하지만 천연물의약품의 약가 우대는 건정심에 보고됐는데도 개정안에는 제외됐다. 복지부는 건정심에 ’천연물 기반의 약물 중 우월성이 입증된 경우 약가우대‘를 보고하고 우대 기준 요건 등과 관련해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시 추후 별도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보건당국과 제약업계가 지난해부터 가동한 약가제도 개선 민관협의체에서도 혁신신약의 약가우대 등을 논의하면서 천연물의약품의 약가우대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는 지난 1월 열린 회의에서 ‘신약 등 협상 대상 약제의 세부 평가기준’에 세포치료제 또는 천연물 기반 의약품 중 임상시험에서 대조약 대비 우월성이 입증된 의약품에 대해 약가 우대 필요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지표를 통해 통계적으로 우월함이 입장됐다는 내용을 확인하면 약가우대 대상으로 지정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복지부는 건정심에 보고한 안건 중 천연물 의약품 지원 방안이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천연물 의약품의 약가 우대 요구는 과거 특혜 논란이 있었다는 이유로 효과 좋은 약 개발을 역차별한다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현재 국내기업이 자체 연구역량으로 개발한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허가와 약가 우대 조항이 소멸된 상태다.천연물신약은 보건복지부가 2000년 제정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에서 용어가 시작됐다. 당시 천연물 성분을 이용한 신약연구개발과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이 법이 신설됐다.식약처는 2002년 의약품 품목허가 고시인 ‘의약품 등의 안전성· 유효성 심사에 관한 규정’에 천연물신약에 대한 허가 요건과 심사 기준을 별도로 마련했다. 천연물신약은 ‘천연물 성분을 이용해 연구·개발한 의약품 중 조성성분·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으로 규정했다.식약처는 천연물신약의 경우 허가시 제출자료 요건과 심사기준을 다른 신약에 비해 완화하는 혜택도 부여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천연물신약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예를 들어 천연물신약은 독성에 관한 자료 12가지 중 유전독성, 생식독성, 발암성 등 10가지 자료 심사를 면제하고 동물에 대한 약리작용 등 약효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도 일부 면제했다.하지만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천연물신약 용어가 자취를 감추게 됐다. 감사원은 지난 2015년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를 통해 천연물신약이 허가 심사 과정에서 지나친 특혜를 받고 있다고 문제삼았다.감사원은 “기존의 한약·생약제제 등 전통적 의약품과 차별화된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천연물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과정을 적용해 유효 성분의 연구, 독성 및 약리작용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강화하고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천연물신약 허가심사 기준을 신약 수준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감사원의 지적 이후 식약처는 지난 2017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을 통해 천연물신약의 정의를 삭제했다. 약사법상 신약은 이미 허가된 의약품과는 화학구조 또는 본질조성이 전혀 새로운 의약품으로 정의된다. 생약이나 한약을 사용해 만든 천연물의약품은 신약이라는 단어 뜻과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 천연물신약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금지했다. 제약사들은 ‘천연물신약’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광고도 금지된다.식약처가 의약품 허가 규정에서 천연물신약의 별도 허가 요건을 삭제하면서 기존의 천연물신약의 허가 특혜도 사라졌다.예를 들어 한약(생약)제제 추출물은 성분프로파일 자료를 제출토록 변경했다. 성분프로파일은 한약(생약)제제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의 조성, 비율 및 함량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분석자료의 패턴을 말한다. 한약(생약)제제의 품질관리는 주성분을 구성하는 특정한 지표성분의 함량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합물의 조성, 비율 및 함량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성분프로파일 자료를 제출토록 했다.한약(생약)제제의 허가를 신청할 때 잔류·오염물질에 대한 안전성 자료를 제출하는 것도 과거에 없던 규제다. 한약(생약)제제는 기본적으로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물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재배과정 등에서 유해한 잔류·오염물질의 혼입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유해물질 안전관리를 강화했다.천연물 신약에 대한 약가우대제도가 폐지되면서 연구개발 투자가 크게 줄었다. 지난 2012년 천연물의약품 R&D 파이프라인은 55개에 달했지만 2021년에는 16개로 급감했다.물론 천연물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천연물이라는 이유로 효과가 우수한 의약품에 대한 지원을 외면할 필요도 없다. 정부는 1년 전에 우월성이 입증된 천연물의약품의 약가 우대를 건강보험 최고 의결 기구에 보고했으면서도 정작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아직까지 천연물의약품 지원 대상 제외에 대한 뚜렷한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정부의 지원 정책 방향을 믿었던 제약업계는 이유없는 번복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왜 천연물의약품 지원 정책만 빠졌는지 의아해 할 뿐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약속 번복은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변수다. 다만 정책 방향 번복에 대한 설명을 내놓는 것도 신뢰 받는 정부의 자격이다.2024-10-28 06:17:48천승현 -
[기자의 눈] 삭센다 교훈과 위고비 돌풍[데일리팜=황병우 기자]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위고비'가 국내 출시 첫날부터 문의가 빗발칠 정도로 '열풍'이 불고 있다.출시 전부터 기대감이 컸던 만큼 즉각적인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반대급부로 부정적인 이슈 역시 쏟아지고 있다.국회 국정감사에서 비대면 진료와 결합해 별다른 규제 없이 처방되면서 오남용 문제가 지적됐으며,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한 불법 구매 사례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현장에서는 예상했던 부작용이 나왔다는 시각이다. 지난 2018년 삭센다 출시 당시에도 품귀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붐이 일어났는데 '다이어트약'이라는 점이 더 주목받았기 때문이다.당시 살이 빠지는 주사로 열풍이 불면서, 오픈채팅방을 통해 가격이 더 저렴한 곳을 공유하거나 용량, 용법을 개인적 체감을 바탕으로 조정하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됐는데 비슷한 현상이 위고비 출시에도 반복되고 있다.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위고비만 검색해도 효과와 예상 가격, 부작용 등에 관한 내용에 공유되고 있다. 많은 글에 인용된 주요 키워드는 '다이어트'로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부에서는 쉬운 다이어트를 위한 선택지로 비만치료제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하지만 앞서 삭센다의 교훈이 있었던 만큼 정부와 전문가 집단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 출시 시점에 맞춰 온라인 불법 판매 및 과대광고를 집중 점검하며, 부작용 및 오·남용에 대한 시판 후 안전관리를 추진하고 있다.대한비만학회의 경우 성명서를 통해 무분별한 비만약 사용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상태다. 비만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으로 사용 시 약물의 치료 효과를 얻기보다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아쉬운 점은 이미 삭센다 출시 경험을 통해 미리 대응할 수 있었음에도 소극적 대응에 그쳤다는 점이다.실제로 취재 당시 위고비 출시 이후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물었을 때 앞선 경험을 통해 삭센다 돌풍때 만큼의 이슈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많았다.현재로서는 위고비 열풍이 삭센다의 품절사태로 이어지면서 다시 한번 비만치료제 전반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 마운자로까지 등장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이 과정에서 제약사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문가의 처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도 키플레어인 제약사도 치료제의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비만치료제가 비급여 영역인 상황에서 신약의 등장은 다시 한번 여러 부작용 선례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실제로 필요한 환자 외에도 신약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그대로 반복되는 모습이다. 비만약이 체중조절이 필수적인 환자에게 큰 치료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삭센다 사례에서 봤듯이 다이어트라는 키워드에 치료제의 효과가 빛을 바랠 수도 있다. 비만치료제 신약에 대한 기대와 함께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2024-10-28 06:00:00황병우 -
[기고] 성분명 처방이 필요한 현실적인 이유최근 약학계에서 INN(국제일반명) 허가제와 성분명(IDMP) 처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 INN 허가제보다 성분명처방이 약사와 국민 모두에게 직접적인 이득을 가져다줍니다. INN과 성분명처방은 전혀 다른 분야 제도이기 때문에 선후 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약사들이 고통받는 품절약에 한해서는 성분명처방 먼저 도입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우선 INN과 성분명처방의 차이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양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허가’와 ‘처방’에 있습니다. 성분명처방은 제품명이 아닌 일반명(성분명)으로 처방전에 기입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반면 INN은 허가받을 때 제품명 대신 국제일반명으로 통일하게 하는 제도이며, 성분명처방과 달리 제약사 사이에 구분이 됩니다. 이 근본적인 차이가 아래에서 서술할 리베이트 절감, 품절약 해소 등의 실효성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또한 WHO의 INN 위원회에서는 기존 및 신규개발 의약품의 본질에 대해서 명명법을 정합니다. 본질(+본질에 포함되는 염)만 INN에서 표현되므로 IDMP와 달리, 유도체/염, 용량단위, 투여경로(상세 제형)를 정확하게 수용하지 못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제품을 예시로 보여드리니, 자세한 사항은 하단의 표를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 1. 리베이트 해결: 약사와 소비자에게 의약품 선택권을 돌려줄 수 있는가.앞서 설명드린대로 INN은 성분명처방과 달리 제약사 사이에 구분이 됩니다. 그 예는 암로디핀(한미) / 암로디핀(대웅) / 암로디핀(중외) 등이 있습니다.이로 인한 INN 허가제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의약품 선택권이 의사에게만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회사 제품의 처방량을 지정하는 CSO 등의 영업이 유효하므로, 리베이트 및 과도한 처방이 여전히 가능합니다. 즉, 지금처럼 의약품 선택 권한이 소비자ㆍ약국에 없습니다. 암로디핀(한미)로 나온 처방을 암로디핀(중외)로 바꾸는 건, 지금과 같은 대체조제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의약품 선택권이 의사에게 집중되면서 생기는 부작용(과도한 처방, 리베이트, 갑질 등)을 줄일 수 없다면 현재의 상품명 처방과 다르지 않습니다. 건보재정 절감 효과도 없기에, 정부측의 장점이 없습니다. 약사에게 주권을 돌려줄 수 없습니다. 성분명 처방이야말로 약사들에게 진정한 주권을 돌려줄 수 있는 해결책입니다.2. 품절약 문제 해소: 대체조제의 장벽을 없앨 수 있는가.INN+대체조제로는 당장 약사들이 노이로제 수준으로 고통받고 있는 품절약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해당 제약사 제품이 품절이라 다른 회사 제품으로 처방을 바꿔달라고 병의원에 부탁했더니 ‘옆 약국은 구했다는데 왜 너희 약국만 못 구했느냐, 무능한 것 아니냐?‘며 처방을 바꿔주지 않아서 서럽다는 약사, 해당 제품이 없어서 대체조제 해드리겠다고 하면 경쟁약국으로 가기 때문에 품절이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다는 약사 등등 우리 약사 회원들의 서러움과 고통이 극에 달했습니다.대체조제 절차가 쉬워지면 저런 갑질과 서러움이 사라질까요? 대체조제를 해야하는 단계 그 자체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정 제조사”의 의약품을 구해야만 살아남는 종속적인 시스템이 원인이 되었고, 처방된 약의 총량에 따라 처방자에게 이익이 발생하기에 생기는 부작용(선심성 처방, 과다한 처방, 중복처방 등)이 품절을 악화시킵니다. 대체조제의 장벽 제거와 처방행태의 변화가 품절약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므로 성분명처방이 필요합니다.3. 반대 단체 및 극복 난이도: INN허가제가 오히려 더 반대하는 단체와 단계가 많습니다.일부에서는 ‘성분명처방이 의사협회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므로, 의협이 관여하기 어려운INN허가제로 우회하는 방법을 쓰자’고 말씀하시는데 상대측의 반발만 보면 INN을 거치는 게 오히려 성분명처방으로 가기 더 어려운 루트입니다. 1) 의사단체는 INN을 성분명으로 가는 길목으로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INN 역시 의협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안입니다. 그리고 INN만으로는 실제 특정제품에 포함된 성분(+중요 염/유도체) 명칭이 특정되지 못하며, 투약 프로토콜의 주요 사항인 성분(+염/유도체)의 용량(+용량단위) 및 투여경로(상세 제형명)을 정확하게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INN을 의사들이 수용한다는 주장은, 의사들이 자신들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는 처방(투약 프로토콜)을 포기한다는 주장이나 다름없습니다.2) 다들 의협의 반대만 고려하시는데, INN은 제약회사의 반대까지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추가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제약사들은 제품명을 지적재산권으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INN 허가제가 제약사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제약사들에게 제품명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제품명을 포기하라는 요구는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국가적 비상상황에 준하는 강력한 결단이 없는 한 이미 허가받은 제품의 이름을 바꾸라고 강제하기 어렵고, 앞으로 허가받는 제품에 한해서 도입한다면 실효성이 많이 떨어집니다.즉 INN 허가제는 제약사와 의사협회 모두의 반대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데, 이는 성분명 처방보다 오히려 더 큰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그리고 INN을 주장하는 측도 결국에는 성분명처방이 최종 목표라고 합니다. 그러려면 INN에서 제약사 명칭을 빼야합니다. 일단 INN 쟁점에서 의협 반대를 꺾었다고 치더라도, 차후에 제약사 명칭을 빼는 최종 단계가 과연 쉬울까요. 그때는 의사 반발이 없어질까요. 의협의 반대를 두 단계나 극복해야 합니다.국민 생존에 직결되어 명분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품절약, 약사들이 고통받는 품절약. 그쪽부터 바로 성분명처방을 도입하여 확장해나가는 것보다 INN이 정말 더 빠르게 최종 목적에 도달하는 방법인지요? 오히려 INN에서 의협이 한 번 양보했다고 주장을 하면서 다음 단계인 성분명처방은 더 멀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4. 코드 통일 등 기술적인 준비: 저희는 품절약의 성분명처방 준비를 이미 완료해두었습니다.저희 서울시약사회는 당장 모든 약에 대해 성분명처방을 시작하자는 것이 아니라, 품절약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자고 제안해왔습니다.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국제표준화 기구인 ISO의 전문가를 연구팀에 모셔와서 IDMP 규칙에 따라 품절약에 한해서 단일성분과 복합성분 모두 가능하도록 코드를 만들어두었고, 병원 및 약국에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여드렸습니다. 따라서 품절약에 한해서는 당장 시행할 수 있습니다.반면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INN이 한국 의약품과 1대1로 매칭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INN은 당장 모든 약물에 적용할 수 없고, 차근차근 준비가 필요한 부분입니다.성분명처방에서 4개 이상의 유효성분이 있는 복합제 처리/염 처리 등등 실무적으로 걱정하시는 회원들도 계시는데, 복합제나 염의 차이에 대한 우려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성분명처방을 시행 중인 국가의 실무진 가이드라인을 보면, 4개 이상의 성분이 포함된 제품에 대해서는 제품명을 권장하고, 방출이나 제형이 중요한 제품도 예외적으로 제품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품절약이 아닌 전체로 확대하게 되더라도 걱정하실만한 실무적인 문제가 없도록, 해외 실무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5. 포기할 수 없는 '100점짜리 답안' 성분명 처방: 후대는 역사서에서 우리를 평가할 것입니다.제가 처음 약사회 임원이 되었을 때, "성분명 처방을 주장하면 혼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의협의 반발을 두려워한 국회와 정부는 성분명 처방에 대해 쉽게 언급하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우리는 이미 100점짜리 답안인 성분명 처방을 알고 있습니다. 리베이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약사와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줍니다. 또한, 품절약 문제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 정부 재정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정당성이 저희에게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다들 시행하는데, 왜 한국에서는 겁먹고 미리 포기해야 하는지요.비대면 진료, 품절약, 의협의 이미지 하락 등 여러 이슈가 동시에 터지고 있는 이 시기는 위험천만한 위기의 시대이면서도 동시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천금 같은 기회입니다. 후대는 우리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분명 처방을 도입하려고 노력했는지 평가할 것입니다.무엇보다 2024 국정감사 과정에서 설문조사한 ‘수급불안정의약품에 대한 약사 인식’에 따르면 회원들 대다수가 INN(10%)이 아니라 성분명처방(63%)을 품절약 해법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대한약사회는 왜 INN만 고수하는지 대답해야 합니다.비록 한 번에 성과를 이루지 못할지라도, 우리가 지금 '100점짜리 답'을 주장하는 것과 '70점짜리 답'을 주장하는 것은 후대에게 물려줄 출발선이 크게 다릅니다. 국민, 약사, 정부 모두를 위해, 우리와 후대를 위해, 오늘의 우리는 약사직능의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성분명 처방을 주장해야 합니다. 필자 약력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언론정보학과 학사-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대학원 정치커뮤니케이션랩: SNS 통한 대선 결과 예측 프로젝트, SBS 전국 시청률 조사 프로젝트 참여-동국대학교 약학대학 학사-KNAPS 사무국장-동국대학교 사회약학랩: APEC 의약품 허가제도 조사 프로젝트 참여-현 서울시약사회 정책이사2024-10-25 17:47:54김인학 약사 -
[기자의 눈] 이종산업 진출에 대한 기대와 우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화장품, 미용의료기기 등 이종산업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이 분야에 진출한 일부 제약사들이 더마코스메틱에서 강세를 보인만큼 사업다각화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원 확보에 나서겠다는 게 후발주자들의 계획이다.더마코스메틱은 코스메틱과 더마톨로지의 합성어로 의약품 성분이나 기술을 접목한 화장품을 말한다. 특히 더마코스메틱은 연구를 통해 성분 등을 직접 배합해 만들어야 그 효능을 제품에 기재할 수 있는 만큼 임상 경험이 많은 제약사가 진출하기 용이한 분야다.제약사들은 더마코스메틱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약 개발보다 실패 가능성이 작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최소 10년 이상 소요되며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지출돼도 개발을 장담할 수 없는 신약과 달리, 더마코스메틱은 개발 기간과 비용이 모두 적게 들고 제품 상용화 확률이 높아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여기에 최근 화장품 시장 규모가 커진 것도 호재다. 중국, 동남아,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며 수출 가능성도 커졌다동국제약, 동아제약 등이 국내 더마코스메틱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대표적인 제약사로 꼽힌다. 이들은 센텔리안, 파티온 등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다만 제약사의 도전이 매번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비보존제약은 2019년 색조 화장료 조성물 특허 등 제조기술을 보유한 화장품 업체 스피어테크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동화약품은 2017년 자체 화장품 브랜드 ‘활명’을 출시했지만 매출이 부진하자 4년여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셀트리온의 화장품 부문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도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현재 화장품 시장은 기존 화장품 개발 전문 업체들과 제약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과열 경쟁 양상으로 치닫았다. 여기에 제약사들은 유통망과 마케팅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새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들이 축적돼야 하기에 당연하게도 실패 사례들이 나와야만 장기적인 성공 모델이 구축될 것이다.다만 국내 제약사의 뭉칫돈이 이종산업으로 흘러가면서 바이오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은 제약사로부터의 자금조달이 절실한데, 제약사들이 이종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 활성화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다.환자를 위해 신약개발에 나서고 치료제를 생산, 공급해야 할 의무가 제약사에게는 존재한다. 이종산업에서 성공을 거둬 확보한 제약사들의 재원이 신약개발에 대한 왕성한 투자로 흘러가길 기대해 본다.2024-10-25 06:17:12손형민 -
[기자의 눈] 민생아닌 선거용 회무 지양해야[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제41대 대한약사회장 및 시도지부장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12일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유력 예비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이번 대한약사회장 선거는 현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대형 지부인 서울시약사회, 경기도약사회장이 모두 출마를 확정하며 현직 회장, 지부장 간 진검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현직 인사들이 모두 출마를 확정지으면서 일각에서는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가 가까워올수록 이들 인사가 회무보다 선거에 치중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실제 올해 말 선거를 한참 앞두고부터 일각에서는 현 최광훈 회장의 행보를 두고 선거운동 전초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최 회장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거나 선거운동을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행보가 지나치게 대외 활동에 치중돼 있다는 점에서다.실제 최 회장은 올해 초부터 전국 지부를 돌며 아시아약학연맹(FAPA) 서울총회를 겸한 정책간담회를 진행하며 지부 임원단, 유력 인사들을 만나온 것을 넘어 지부를 넘어 분회 연수교육, 자선다과회 등의 행사에도 직접 찾아 회원 약사들을 만났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회원 약사를 찾아가는 회장, 회원과의 스킨십이 강한 회장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지만, 또 다른 편에서는 정책 회무나 대관, 약사회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 제시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이는 비단 대한약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형 지부의 지부장들이 올해 대한약사회장 선거 출마를 예고하면서 이들 지부 역시 실질적인 회무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실제 박영달 회장과 권영희 회장은 최근 회무의 대다수 시간을 소속 지부 회원 약사 약국 방문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텃밭부터 다지고 가겠다는 계산인 셈이다.중앙회장이던 지부장이던 분회장이던 회원 약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며 민생 회무를 펼치는 것을 불필요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가 과연 회원 약사의 현재, 미래를 위한 것인지, 미래 약사회장이 되고자 하는 후보 개인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는 돌이켜 볼 일이다.비단 이 같은 상황은 현 대한약사회장 예비 후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매번 약사회장 선거철마다 현직이 재선을 위한 활동에 회무의 대부분을 할애하거나 신경을 쏟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데 대해 약사사회가 다시 한번 곱씹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2024-10-23 18:30:15김지은 -
[기고] 약사회장 선거, 왜 회원들은 시큰둥 할까다음 달이면 대한약사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다. 솔직히 대한약사회 선거에 관심을 갖는 회원들은 없다고 본다. 아니, 대부분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표현이 이 아닐 듯 싶다.최근 세 번에 걸친 전문지 여론조사만 보더라도 무응답층이 40% 내외를 드나든 수치를 보면 그렇다. 투표율로 본다면 그나마 이보다 더 떨어질 수 도 있다.특히 6년제 PEET 시대에 배출된 젊은 약사님들을 회무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펼치지 않은 결과 이들의 회무에 대한 무관심은, 그들이 약사사회에 발을 디딘지 어언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심화될 대로 심화되었다고 여긴다.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을까? 6년제 약사의 첫 배출이 있었던 역대 회장과 집행부에게 책임의 소재를 돌려도 그분들이 할 말씀은 없을듯 싶다. 기득권을 중시하는 리더십은 그 집단의 멸종을 초래하는 것이 역사적 증거요 진리다.띠라서 약사직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보다 기존의 권리수호(수호도 못하면서)만을 외치는 이른바 ‘뻥’만 외치는 집행부는 약사사회와 약사직능의 이익을 지켜주기는 커녕 사회와 국민의 외면을 자초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전체 집단의 피해만을 자초하고 결국 ‘직능적 위상의 펑크’만을 초래하는 국면을 맞게 된다고 믿는다.가장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 했다. 따라서 약사사회와 약사직능의 발전을 추구하는 진취적 리더십이야 말로 약권수호의 진실된 첨병이라 할 수 있다. 다음번 회장은 바로 이런 인물을 뽑아야 한다.회장 직책에만 탐을 낼 뿐 허황된 구호나 외치며 마치 자신이 아니면 안될것처럼 이야기하는 인물은 냄새나는 인물에게 표를 던진다면 이는 지나친 낭비요, 지금껏 낸 회바만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아울러 차제에 회장이 될 인물은 임기를 단축하는 한이 있떠라도 중간평가를 꼭 거치겠다는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신이다.그것은 정관개정을 통한 회장 단임제다. 직선제 이후 약사회장이 연임을 해서 성공한 회무는 전례가 없다. 성공적인 회무를 수행 못했다 이 말씀이다.원희목 회장은 두 번째 임기 중간에 국회로 18대 국회로 들어가다. 원 회장의 경우 연임으로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중도에 임기를 그만 두셨다는 것이 당시 약사회로서는 결과적으로 볼 때 ‘득’이 아닌 ‘실(?)’이었다고 생각한다.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구 회장이 경우 원 회장의 잔여임기에 이어 두 번째 선출회장에 당선되는 성공을 이뤘지만 안타깝게도 상비약의 편의점 유출로 인해 매약노라는 비난을 받으며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조찬휘 회장도 두 번째 연임에서 약사회관 재건축이 불씨가 된 이런저런 법적 소란으로 결국 임기는 마쳤어도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맞이했다. 그래서 단임제가 맞다고 생각한다.그런데 3년은 너무 짧다. 법정단체인 약사회의 정체성으로 볼 때 입법기구인 국회와 임기를 맞춰 4년 단임제 약사회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본다. 연임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필자 개인의 강력한 소망이다.누가 회장이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회장은 어떻게 회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 문제다. 이런 연유로 약사회장은 자신을 뒷받침하는 스탭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믿는다. 인물자체가 훌륭해서 약사회를 잘 이끌어 나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현실과 마찬가지로 지도자에게는 그 자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주변에 좋은 인물이 많아야 한다. 참모를 고를 줄 아는 안목과 직능 전체의 미래를 위해 자기 개인의 욕심이나 야망을 접을 줄 아는, 그런 품격의 덕을 지닌 지도자를 바란다. 이거야 말로 회원으로서 필자 개인의 지나친 욕심일까? 필자 약력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학사·석사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약학박사 2017년 서울 FIP 조직위원장 전 대한약사회 부회장 현 약학정보원 감사, 대한약학회 부회장2024-10-23 10:44:29백경신 약사 -
[기자의 눈] 약국체인이 쏘아올린 약사의 말하기[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속담에 나온 '천 냥'은 지금의 물가가치로 대략 7000만원 정도의 가치적 화폐로 환산된다고 한다. 말 한마디로 7000만원을 갚을 수 있다면, 내가 내뱉는 말 한마디의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바야흐로 말이 중요한 시대다. 미디어가 넘쳐나고 정보가 과잉인 시대에서의 말하기는 왜 '아'와 '어'가 다른지를 분명히 느끼게 한다.병의원과 약국에 가지 않아도 검색 몇 번이면 의사선생님과 약사선생님이 올린 답변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고, 일부 채널에서는 전문가와 1대 1 상담도 할 수 있다. 문턱이 높다고 느껴졌던 변호사 법률자문도 온라인으로 가능해졌다.위고비라는 비만 치료제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몇 번의 검색으로 약리기전부터 부작용, 가격 같은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등 영상 채널에서는 스크롤 압박 없이 전문가들이 떠먹여 주는 정보를 얻다 보니 마치 내가 '위고비 전문가'라는 착각을 느끼기도 한다.약국을 찾는 고객들의 상당수가 이렇다. 본인이 관심있는 약에 대해 혹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검색을 하고 오거나, 그 자리에서 약이나 건기식에 대한 평가 전반이나 정보를 확인해 보는 일도 낯선 풍경은 아니다. 그만큼 약사의 독점적인 영역이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물론, 약을 잘못 이해해 잘못 복용하고 사용하는 사례도 발생하지만 타이레놀의 효능·효과, 용법·용량, 베아제의 효능·효과, 용법·용량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대부분의 약이 하루 3번,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약사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약사 역시 다빈도 약에 대해서는 복약지도를 생략해 버리기도 한다. 단절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휴베이스가 8월부터 실시해 지난 20일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커뮤니케이션 워크숍에서 모연화 부사장은 '약사에게 물어보세요'가 아닌 '약사가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약물과 관련한 부작용은 없는지, 약을 복용하면서 효과는 어땠는지 가급적 많이, 자세히 질문하라는 것이다. 또 약을 판매하기 전 직접 먹어보고, 붙여보고, 발라보면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일반약 판매의 달인으로 꼽히는 최용한 약사는 약국학회 세미나에서 개별 환자에 대한 질문이 매출을 끌어올린 비결이라고 말했다. 알레르기약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계속해 A라는 약을 판매하고, 감기약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계속해 B라는 약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누가, 왜 먹는지, 증상이 어떤지' 등을 지속적으로 질문해 증상이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줌으로써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그는 또 소비자들이 찾는 많은 제품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진열해 두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1000가지 넘는 품목을 취급하면서 재고 관리 등에 대한 어려움도 있지만 소비자가 지명하는 제품은 가급적 사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핵심 비법이라는 것이다.소비자들은 이미 달라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한 때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이 유명세를 탄 적이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절대다수의 고객은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 주길 원한다."오랜만에 오셨네요", "그때 속쓰린 건 괜찮아 지셨어요?", "갑자기 날이 추워졌는데 모자 잘 쓰고 오셨어요" 같이 나를 알아봐 주고, 기억해 줄 때 긍정적인 관계의 첫 단추가 꿰어진다.첫 방문에서 약물 알러지나 특이사항을 기록하고, 다음 방문에서 차도를 묻고, 그 다음 방문에서 약 복용이나 건강과 관련해 궁금한 게 없는지 묻고, 식습관을 묻고, 생활습관을 묻고... 묻고 답하는 과정이 늘어날 수록 친밀감은 쌓이게 된다.'PDRN 성분 점안액을 피부에 바르면 피부과에 가지 않아도 돼요'라는 SNS상 영상을 보고 약국에 와 PDRN 성분 안약을 찾는 고객에게, '○원입니다'라며 약을 주는 약국, '안약을 아무리 발라도 효과가 없습니다'라는 약국, '요즘 PDRN 점안액 엄청 사가시네요. 어떻게 쓰시게요?'라는 약국, 고객은 어디를 선택하게 될까?정녕 PDRN 성분의 점안액을 피부에 바르는 것이 실제 피부 관리에 큰 영향이 없더라도 쉽게 용인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 든다. 요즘 고객들은 프렌들리를 원하기 때문이다.약사들이 시간을 내어 말하기를 배우는 이유다. "이 약 먹으면 낫는 거 맞아요?", "언제쯤 나아요?" 말문이 쉬이 열리지 않는 질문이다. 환자 역시 약사에게서 답을 얻고자 하는 질문은 아닐테지만, "글쎄요"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보통은 일주일 정도면 호전되시긴 하는데, 꼭 쉬셔야 해요. 영양섭취도 잘 해 주시고, 충분한 양의 물도 함께 드시고요"라는 챙김의 말 정도가 무난한 답변이 아닌가 싶다.요즘은 마케팅에 투자하는 병의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환자가 오겠지'가 아닌, 안부 메시지를 가장한 홍보 마케팅의 일환으로 SNS나 블로그,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다.AI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그 속에서 정을 찾고자 한다. 당연한 말만 쏟아내는 전문가가 아닌, 들어주고 내 건강을 맡겨도 될 것 같은 전문가를 원하는 것이다. 내 문제를 함께 해결해 줄 것 같은 전문가의 시작은 '말'이다.이기주의 '말의 품격'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청득심(以聽得心), 들어야 마음을 얻는다."기자님, 저 오늘 너무 신나요. 약국에 와서 늘 자식자랑을 하시는 어머님이 계시는데, 어느 날은 자식이 용돈을 두둑히 줬다고 하시기에 '어머님 그럼 영양제 하나 챙겨드세요'하고 툭, 말을 던졌는데 '그래야 겠다'면서 본인 영양제에 남편 분 영양제, 자식 영양제까지 사가시는 거예요. 잘 들어드렸더니 개시가 좋았어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꽤나 유쾌한 피드백 아닌가.2024-10-22 17:07:35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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