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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점안제 재평가, 1년 더 걸릴 일이었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안구건조증 등에 사용하는 히알루론산 점안액을 포함한 1회용 점안제에 대해 정부가 급여기준을 마련했다. 작년 9월 히알루론산 점안액에 대한 급여적정성 재평가 1차 결과가 나온지 1년이 지나서다.1차 결과가 나왔을 때만 해도 급여기준 마련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지 예상 못 했다. 그도 그럴것이 제약사들은 1차 결과에 대해 수용하고, 이의신청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당시 급여적정성을 평가한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히알루론산 점안액에 대해 쇼그렌증후군, 피부점막안증후군, 건성안중후군과 같은 내인성 질환은 급여적정성을 인정하면서도 수술 후, 약제성, 외상, 콘텐트렌즈 착용 등에 의한 외인성 질환은 급여적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내인성 질환 사용 시에도 사용량 제한을 급여기준에 담아야 한다고 명시했다.애초 내인성 질환 처방량이 80%를 넘었기에 제약사들은 1차 결과에 대해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1년에 4통(1통당 60관 기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안이 담긴 회의 내용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이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인 환자의 접근성 약화, 비급여에 따른 가격 폭등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더니 정부는 섣불리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그해 12월 2차 심의에서는 추가 검토하기로 했고,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풍선효과를 우려해 다른 1회용 점안제까지 함께 급여기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마침내 나온 검토 결과가 지난 15일 약제 급여기준 행정예고에 실렸다. 건정심 주문대로 히알루론산 점안제 사용제한으로 다른 6개 1회용 점안제로 처방이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건선안증후군에는 1종만 급여를 인정하기로 했다.하지만 지난해 1차 재평가 결과보다는 사실상 후퇴한 안으로 볼 수 있다. 당시에는 히알루론산 점안제에 대해 외인성 질환에는 급여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번 최종안에서는 외인성 질환 이후 지속되는 내인성 각결막상피장애로 진단된 경우에는 인정하기로 해 1차 재평가 결과보다 사용범위가 오히려 넓어졌다.또한 히알루론산 점안제 사용제한은 1일 당 최대 6관 이내로 요양급여를 인정하기로 했다. 통(60관)으로 치면 30일 3통 분량이다. 1년 4통 제한안보다는 훨씬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이번 최종안이 사회적 논란이 있었기에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결정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환자의 접근성, 처방권을 가진 의료진의 의견 등을 종합해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그러면서 임상적 유용성이나 비용 효과성 등 과학적 기준에 의한 심사는 완화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약평위 1차 결과와 최종안을 비교하면 그렇게 느낄 사람이 적지 않다.다만 사회적 요구도 역시 중요하기에 최종안을 존중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재심사에 과연 이게 1년이 걸릴만한 일이었을까. 2024년 급여적정성 재평가가 완료되고, 국정감사도 끝난 시점. 이제는 기억까지 가물가물한 시점에 최종안을 내놓은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이번 최종안에 따른 재정절감 효과가 있다면 1년치는 결론이 늦어지는 바람에 날아갔다고 볼 수 있다.또 결론이 늦어지면서 생긴 불확실성, 현장의 혼란 등 보이지 않는 손해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정부는 1회용 점안제 재심사 결과에 대한 해석, 그리고 1년만에 나온 배경을 상세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2024-11-19 17:04:37이탁순 -
[기자의 눈] 설익은 맞춤건기식, 국민 눈높이 못 맞춰[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개인 맞춤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용두사미가 될 위기에 빠졌다. 지난 2020년 시범사업 시작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짧았던 걸까.제도화로 차별화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각종 기형적인 영업들만 우려되는 상황이다.내년 1월부터는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시행에 따라 자격을 갖춘 자라면 누구라도 소분 건기식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하지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던 관계자들은 정부 개정안을 확인하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무엇보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각종 부작용이 새로운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갉아먹을 것이라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개정안에 따르면 영양사 등 상담을 해줄 ‘맞춤형건기식관리사’ 1인만 고용한다면 집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진다. 상담은 채팅과 통화 등으로 가능하고, 재고 확보 없이도 소분 제조업체에 위탁만 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이를 기회로 포착한 소형 업체들이 범람할 것이고, 개인맞춤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영양제 혼합 추천들이 남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독 서비스를 늘려가기 위해 SNS로 소분 건기식 마케팅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때로는 아슬아슬 선을 넘는 광고들도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완제품 건기식도 당뇨약을 대체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광고가 남용되는데, 마치 약 봉투에 담긴 듯한 건기식들은 앞으로 위태로운 광고를 이어가지 않을까. 정부가 과연 이걸 통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식약처가 질적 성장이 아니라 양적 팽창만을 목표로 한 것이라면 그 성과는 달성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셀프메디케이션 시대의 건기식 오남용을 막고, 개인에게 딱 맞는 영양제로 국민들이 건강관리를 하라는 취지였다면 지금의 개정안은 고칠 점으로 가득하다.지금의 계획대로라면 건기식 소분 위탁사업을 하는 업체들만 덕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건기식을 소분혼합 제조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곳들은 모두 위탁업체들과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4년 동안 묵혀놨던 소분건기식 시장의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 무르익지 않은 계획이 담겨있다. 식약처는 입법예고 기간인 오는 25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국민들에게 내놓기 전 손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새로움의 탈을 쓴 건기식 시장의 팽창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면 지적받는 우려점들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2024-11-19 17:01:04정흥준 -
[기자의 눈] 외국약가 비교 최종안, 결정 왜 미루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연내 최종안 발표, 내년 상반기 재평가, 하반기 약가 조정. 정부는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일정을 이같이 예고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에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최종안을 두고 답답함이 커지는 모양새다. 아직 올해가 한 달 넘게 남았음에도 말이다.단순히 제약업계가 조바심을 느껴서가 아니다. 지난 7월 정부와 제약업계 간 마지막 간담회가 불완전하게 마무리된 이후로 정부와의 소통이 단절됐기 때문이다.정부는 작년 말 제약업계가 참여한 실무협의체(TF)를 꾸리고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이어 7월 초까지 총 10차례의 간담회가 진행됐다.간담회를 통해 외국약가 참조 기준, 재평가 대상, 시행 시점 등이 논의됐다. A8 국가(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캐나다) 중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한 6개국의 조정평균가격에 맞춰 국내 약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 대상은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된 2만2920개 의약품으로, 이를 3개 분류로 나눠 3년 주기로 재평가를 반복한다는 데 합의했다.끝까지 간극을 좁히지 못한 부분도 있다. 독일과 캐나다의 약가참조 방식이다. 결국 제약업계는 마지막 간담회 이후 독일·캐나다 약가참조 기준 변경, 약가인하율 50% 감면 등을 정부에 최종 제안했다.이후론 감감무소식이다. 최종안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작은 단서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마지막 간담회 때 제안한 내용이 최종안에 반영되는지 여부도 4개월째 알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제약업계가 문의할 때마다 정부는 비공개 원칙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할 뿐이다.그렇다고 물밑에서 정부와 업계가 치열하게 논의를 이어가는 것도 아니다. 업계 실무진들은 10차 간담회 이후로 정부와의 논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고 입을 모은다. 공식·비공식 채널을 막론하고 소통이 단절됐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7월 이후로 어떠한 소식도 외부로 전해지지 않다보니,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고민만 하고 있는 것'처럼 제약업계에 비춰지는 게 사실이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4개월 넘게 고민만 할 거였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제약업계 의견을 한 번이라도 더 들어줄 수 있지 않느냐'라는 비판이 나온다. 마지막까지 정부와 업계 간에 이견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비판은 합당해 보인다.제약업계의 답답함이 길어지고 있다. 간담회가 한창일 때는 정부의 요지부동한 태도에 답답함을 느꼈다면, 간담회가 마무리된 이후론 제약업계의 어떠한 목소리도 정부에 닿질 않는 새로운 형태의 답답함이 자리 잡았다.논란의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최종안은 현재 복지부 발표만을 남겨둔 것으로 전해진다. 정말로 최종안 발표를 앞뒀다면 더 이상 공개를 미룰 이유가 없다. 제약업계에선 이번 재평가로 업체당 수백억원의 손실을 전망한다. 작은 손실이 아닌 만큼, 하루라도 빨리 공개해야 업계가 대책을 마련할 시간도 늘어난다. 설령 최종안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현재 진행상황 공유가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불통이 이어진다면 제약업계의 혼란과 불확실성만 더 키울 뿐이다.2024-11-19 06:13:04김진구 -
[데스크 시선] 원샷 멀티비타민의 무한 확장성[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바야흐로 이중제형 비타민 전성시대다. 일명 프리미엄 올인원 멀티비타민제로 시중에 유통 중인 관련시장은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리딩 제품군은 동아제약 오쏘몰 이뮨, 대웅제약 에너씨슬 퍼펙트샷, 종근당건강 아임비타 이뮨샷, 일동제약 마이니 부스터 멀티비타민, 삼진제약 하루엔진 이뮨부스터 등을 비롯해 20여개가 넘는다. 다양한 조합과 치밀한 설계로 프리미엄 건기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는 이중제형 비타민은 '정제+액상' 일체형 포장으로 복용·휴대 편리성이 최대 장점이다.소비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배송 상품 카테고리에서 커피 교환권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9년 국내 비타민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고함량 비타민B 제품은 2015년 이중제형 비타민제 열풍으로 그 성장세가 꺾일 정도다. 원샷 멀티비타민은 출시 당시 SNS를 비롯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섭취 방법·독특한 맛 등에 대한 평가가 이어지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2016년부터 2019년에 이르는 동안 이중제형 비타민은 입소문을 타며 대중화됐다. 직구 방법, 한 달 이상 장기 복용 후기, 구체적 성분과 상품군이 웹상에 축적됐고, 효능을 체감했다는 사람들의 추천이 늘어갔다. 젊은 여성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던 2017년 말, 국내 한 제약사가 독일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면세점에 입점해 '면세점에 가면 꼭 사와야 할 아이템' '지인 선물 추천 리스트'에 그 이름을 올렸다.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유통 경로가 막혀 수급이 어려워졌지만, 잠깐의 위기는 순식간에 더 큰 기회가 됐다.지난해 국내 전체 건기식 시장 외형은 6조2022억원으로 5년 동안 27%의 성장을 이뤘다. 종합·단일 비타민 시장도 2019년 6369억원에서 2023년 9424억원으로 48%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21%의 감소세를 보인 홍삼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1조5000억 국내 건기식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였던 홍삼을 위협하며 1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비타민 시장. 그 성장세의 중심에 이중제형 비타민의 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국내 건기식 시장에서 이중제형을 포함한 기타제형 시장은 2019년 2423억원에서 2023년 3261억원으로 5년새 34.6% 증가했다. 성장 비결은 럭셔리와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하는 젊은세대의 소비 취향 저격을 들 수 있다. 고품질 원료와 최신 과학 기술의 배합으로 제품을 완성한다는 이중제형 비타민의 스토리는 합리적 측면에서 소비자를 설득했음은 물론 특별한 소비에 대한 심리적 만족감까지 충족시켰다. 초기 이중 제형 비타민이 지닌 명품 이미지는 최근 패키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기획 상품 출시 등으로 이어지며 젊은 소비자의 감성을 꾸준히 자극하고 있다.하지만 단순한 시선 자극·강탈만으로 명품 브랜드로 성장하기는 무리다. 탄탄한 제품력(효능효과)이 없었다는 불가능한 일이다. ▲단일 성분보다는 여러 성분의 영양소를 복합 섭취 가능 ▲영양소마다 다른 체내 흡수율과 생체 이용률을 최대 효율로 섭취할 수 있는 방식 ▲배합에 따라 제품 하나로 피로, 스트레스, 다이어트, 혈당 조절 등 건강 고민에 최적화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 등은 소비자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나아가 직접 먹어봤을 때 그 효과를 몸소 체감까지 했다는 후기들이 제품력을 증명하니 선물, 추천 등의 경로를 통해 빠르게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이중제형의 무한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제약기업들은 피로회복과 활력 충전을 넘어 다이어트와 혈당관리, 집중력 향상과 영양소 보충, 수면의 질 개선과 스트레스 조절 등과 관련된 제품 라인업 확장에 도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어디에나 응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무기로 피부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버튼을 누르면 성분이 화려한 색상을 띠며 고루 섞여 시각적 재미를 선사하는 제품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헬스케어산업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2024-11-18 06:00:09노병철 -
[기자의 눈] 복지부장관의 대체조제 약속[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대체조제를 지금보다 활성화하겠다는 발언을 몇 차례에 걸쳐 거듭 반복했다.수급불안정 의약품 사태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소아과 의약품이나 감기약, 국가필수약 등에 제한적으로 성분명 처방을 적용하자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에서다.그러나 최근 복지부가 국회 발의된 대체조제 간소화 법안에 대해 내놓은 입장은 국감 당시 조규홍 장관의 단호하고 호기로웠던 답변 태도와는 좀 달랐다.약국의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을 처방 의사에게 전화나 팩스 등으로 직접 전달하는 것 외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시스템(DUR)을 이용해 간접 전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복지부는 "신중검토 해야한다"고 했다.대체조제 사실과 내용을 심평원 DUR을 거쳐 의사에게 전달하면 통보기한이 현재 최대 3일에서 6일까지 연장·지연돼 환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고, 대체조제를 대리 통보하는 자체가 심평원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다는 게 복지부 논리다.복지부가 이런저런 이유와 논리를 들어 대체조제 활성화 입법에 신중검토 입장을 개진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복지부가 임기가 끝난 21대 국회 당시 동일한 법안에 대해 분명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던 점과 이번 국감에서 조 장관이 "(수급불안정약 사태 해결을 위해)대체조제부터 우선 활성화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한 상황에서 복지부의 신중검토 의견 제출은 의아함을 증폭시킨다.더욱이 통보기한 연장 가능성과 환자 의약품 안전 우려, 심평원 업무 범위 초과 등은 의료계와 병원계 주장과 논리 구조가 동일하다는 점은 갑작스런 복지부 입장 선회에 대한 의구심을 더 키운다.아울러 과연 대체조제 DUR 사후통보 방식을 도입했을 때 정말 통보기한 6일까지 늘어나게 되는지 여부도 의문이다.일단 복지부는 법안에 신중검토 입장을 표하는 동시에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을 규정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약국) 통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필요할 있다"며 일정부분 입법 외 대안을 제시했다.현행 약사법 시행규칙 제17조 대체조제에 기재된 '전화·팩스 또는 컴퓨터통신 등을 이용하여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문구를 전화·팩스·컴퓨터통신 외에도 '정보시스템' 등을 이용해 통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방안을 제안한다는 게 복지부 생각이다.다만 여기서 '정보시스템'이 어떤 방식이나 수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복지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답하지 않았다. 법령 중 비교적 세부적인 내용을 규정하는 시행규칙에서 조차 정보시스템이라는 모호한 단어를 대안으로 명기했다는 점에서 자칫 혼란을 키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결론적으로 복지부가 동일한 대체조제 DUR 사후통보 허용 법안에 대해 기존 수용에서 신중검토로 태도 변화를 보이면서 21대 국회에서 임기만료 폐기된 법안은 이번 국회에서도 통과를 쉽사리 점치기 어렵게 됐다.그렇다면 이제 복지부는 국회를 거쳐야만 하는 입법이 아닌 국회 심사 없이도 손질 가능한 시행규칙 개정으로 어떻게 대체조제를 활성화 할 계획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내놔야 한다. 조 장관이 국감에서 국회의 수급불안정약 성분명 처방 요구를 잠식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기계적으로 대체조제 활성화를 약속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2024-11-17 16:15:23이정환 -
[기자의 눈] 신약 급여등재 지연, 누구 탓일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신약의 신속 등재는 제약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슈 중 하나다. 의약품의 보험급여 등재 기간 단축은 거의 매년 거론돼 왔으며 실제 조금씩 규정상 기한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평가 및 협상 단계 모두 그렇다. 하지만 누군가(제약회사)가 신청하고 이를 심사하는 기한일 뿐, 실효성이 크게 와 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책임은 양측 모두에 있을 것이다. 우선 적지 않은 제약사들은 허가 후 본사와 의견을 과정에서 실제 급여를 신청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즉, 철저하게 주판을 튕기는 시간을 갖고 있다.이 과정에서 보다 높은 약가를 받기 위해 급여 시기를 저울질하거나, 다른 제품과의 경쟁을 고려해 일부 적응증을 접기도 한다.정부의 보장성 방안에 포함될 것을 염두해 고의로 약가협상을 지연시키는 회사, 한국의 시장성이 떨어진다 판단해 아예 약의 도입을 무효화하는 회사, 모두 실존한다. "OO나라 들어간 후 우리나라에 넣기로 했어요"라는 코리아 패싱 결정은 이제 다반사가 됐다.실제 얼마전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심평원은 "신약의 등재 소요기간 관련해서는 법정 기한 내에 급여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나 실제 체감 기간 차이가 나는데 이는 자료 보완 등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신속한 등재를 위해서는 결정신청 시 완결성 있는 충실한 자료제출이 우선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하지만 분명 정부의 "최대한 앞단에서 얘기를 끝내고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올리자"라는 기조도 한몫한다. 심사기한이 한참 지난 약의 등재 과정을 역추적하면 약제급여기준소위에서 심사 지연 결정 후 자진취하가 이뤄진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이 자진취하가 '자진'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볼 멘 소리가 크다.공단과 제약사 간 약가협상에서는 지연 결정이 빈번하다. 60일이라는 협상기한은 약속이다. 국산 신약에 대해 기한을 단축시키는 안을 발표하면서 무려 '혜택'이라 칭하는 항목이다. 그러나 심평원과 공단의 이 모든 과정에 투명성은 없다. 이 모든 단계에서 등재절차의 기한이 만료된 약이 어떻게 됐는지, 제약사가 취하한 것인지 등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결국 답답함은 환자의 몫이다. 애타게 기다리지만 답이 없고 향방도 알려주지 않는다. 의약품의 보험급여 등재 단축방안, 올해는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 정말 짧아지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2024-11-15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 옥시토신으로 본 공급부족 보고의 현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주로 분만유도제로 사용하는 '옥시토신' 성분의 주사제 공급부족 보고로 산부인과 현장에서는 한 차례 혼란을 겪었다. 산모 진료가 많은 산부인과에서는 대부분 2~3주치 사용할 수 있는 옥시토신을 보유하고 있는데, 처방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JW중외제약이 내년 1월까지 공급부족을 알렸기 때문이다.출산의 경우 감염병, 감기 등의 질환 처럼 갑자기 수요량이 급증할 이유는 없지만 산모들의 분만유도에 많이 쓰이는 만큼, 옥시토신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관리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JW중외제약과 유한양행 등 두 곳에서만 생산하고 있다.국필약이고, 생산업체도 적어 당연히 수급관리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보였는데, 현장에서 갑자기 '약이 없다'고 하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출산율이 저조한 지방의 작은 병원은 2~3주치 보유는 커녕, 당장 필요할 때마다 주문해 약을 써야 하는 환경이었을 텐데, 조만간 품절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날벼락일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정말, 국필약 수급이 이렇게나 관리가 안 됐을까. 그렇다면 굳이 국필약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상황을 들여다보니 여전히 정비가 안 된 제도 문제였다. 완제의약품 생산·수입·공급 중단 보고는 중단일의 60일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공급 부족 보고의 기준이 각 회사의 SOP 마다 다르게 설정되면서, 절대적인 공급부족 기준선이 없는 실정이다.이번 옥시토신의 경우에도 식약처는 옥시토신의 점유율이 30% 정도 밖에 안되는 유한양행의 공급부족 보고를 보고 파악할 수 있었다. 유한양행은 지난 10월 28일 '동일 성분으로 품목허가된 중외옥시토신주 또한 공급중단 상황인 바, 동일성분 대체 의약품 없어 일정기간 시장에 공급 부족예상되나, 24년 11월 14일 공급 예정'이라는 공급부족 보고를 진행했다.이때까지만 해도 JW중외제약은 식약처에 '중외옥신토신주' 공급부족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식약처에는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미 산부인과, 도매업체 등에 전달된 공문에는 '1월까지 품절'이라고 안내됐다. 아무리 국필약으로 지정이 됐다고 하더라도, 제약업체의 보고 없이는 품절 상황을 알 수 없는 게 식약처 현실이다.식약처는 뒤늦게 유한양행의 공급부족 보고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JW중외제약의 옥시토신 품절사태를 접하게 되면서 상황 파악에 나섰다. JW중외제약은 원료의약품 문제로 인해 완제의약품 생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식약처는 실제 필요한 조치를 지원하면서 생산일을 내년 1월에서 12월로 앞당길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사태는 공급부족의 기준선이 명문화되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각 회사마다 식약처에 공급부족을 진행하는 '품절'의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유한양행은 올해 출하 물량의 기준선을 넘기면서 공급부족 보고를 진행했고, JW중외제약은 실제 현장에 품절이 이뤄질 것 같은 시점까지 공급부족 보고를 진행하지 않았다. 식약처가 매일 500개가 넘는 국필약의 공급부족 현황을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다. 보고가 제대로 이뤄져야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게 되는데 지원을 고민하기도 전에 품절이 이뤄자면 손 쓸 기회도 없게 된다. 결국 매번 현장에는 약이 없고, 정부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되풀이 된다는 의미다.식약처는 지난해 의약품 공급부족 보고를 종전의 60일에서 180일로 앞당기도록 하는 총리령을 개정하고, 내년 4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규정만 개정하고 보고의 기준선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옥시토신 사태는 번복될 수 밖에 없다. 현장에서 '약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전에, 품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2024-11-13 15:22:00이혜경 -
[기자의 눈] 희망퇴직 금전 보상기준 마련할 때[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일부 제약사가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OTC 사업 축소부터 55세 이상 임원 정리 등 다양한 소문이 돌고 있다. 소문일지 실제일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라는 생각이 든다. 언급되는 제약사만 5곳 이상이다.기업이 구조조정을 택했다면 이유는 분명하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서다. 인원감축 후 조직이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면 구조조정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다 끌고 갈 수 없다면 일부는 버려야하는 '선택과 집중'의 일환이다.희망퇴직은 인력 감원 방법 중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통상적으로 다수 근로자를 일시에 감축하기 위해 시행하는데 사실상 경영상 해고(정리해고)와 동일하다. 다만 근로기준법 상 경영상 해고의 요건이 까다롭고 노사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많은 기업이 경영상 해고 대신 희망퇴직을 활용하고 있다.국내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다국적사에 비해서는 희망퇴직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근에는 희망퇴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국내 대형제약사 일동제약과 녹십자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이렇듯 국내사도 인원감축 시 희망퇴직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구조조정 대상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다.기업 입장에서 구조조정 목표는 단연 임원 감축이다. 그렇다면 좋은 보상 조건을 제시해 인원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좋다. 이왕 시작했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에서는 당장의 목돈이 나가겠지만 수년 후 인원 감축으로 인한 비용 세이브 효과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하다.다만 아직까지 희망퇴직에 대한 금전적 보상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기업별 사정에 따라 보상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근속연수*2)+N개월로 시작하는 다국적제약사와는 사뭇 다른 조건이다. 일부 기업은 보상없는 희망퇴직을 종용한다.구조조정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그렇다면 국내사도 희망퇴직에 대한 보상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선 사례가 후발주자들의 기준이 될 수 있어서다.선행 구조조정 제약사의 금전적 보상이 낮게 자리잡을 경우 후발주자의 보상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중소형제약사는 더 열악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희망퇴직 금전 보상에 대한 국내사 간의 모종의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보상이 괜찮을수록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도 잠재울 수 있다.2024-11-13 06:00:00이석준 -
[기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 약사 역할은 무엇인가?대한민국 약사 미래 책임질 사람은 누구인가? 12월 12일 대한약사회 및 시도약사회장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8만 약사의 선봉이 되겠다는 후보들 역시 저마다의 공약을 내걸고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한약사, 비대면 진료·약 배달, 성분명 처방, 품절약 해결, 대체조제 간소화 모두 해묵은 문제이자 약사, 환자,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하지만 약사사회 당면 문제가 이 뿐만 일까요? 급속한 기술 발전은 전세계적으로 산업과 사회를 재편하고 있으며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과 업무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 비대면 같은 용어가 낯설지 않은 이유입니다.우리 약사들에게도 이같은 변화의 시기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미래 약사의 역할과 기능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단기 현안 뿐만 아니라 중장기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초고령화 사회와 급속한 기술 발전에서 약사와 약국, 나아가 병원·제약·공직까지 약사사회를 아우르는 백년지대계에 대한 설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한민국 약사들의 미래를 책임질 차기 대한약사회장에게 ①비대면 투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②디지털 대전환 시대 약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③처방전 전달시스템의 표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④품절약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⑤한약사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⑥다제약물 환자 관리에 있어 약사의 역할과 책임은 ⑦약학정보원의 역할은 ⑧일반의약품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8가지 사안에 대한 견해를 묻습니다.약사의 역할을 드높이고 급변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미래로 약사들을 이끌 적임자는 누구인지, 후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1. 비대면 투약은 누구의 몫인가?2020년 코로나19 상황으로 한시 도입됐던 비대면 진료는 2023년 6월 시범사업 형태로 이어가다가, 올해 2월 전공의 사태를 맞으며 전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현재 시범사업에서는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팩스, 이메일 등을 사용해 처방전을 송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처방전에 의해 조제된 의약품은 본인수령, 대리수령, 재택수령이 가능한데 재택수령의 경우 '섬·벽지 거주자, 취약계층(65세 이상 장기요양등급자, 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희귀질환자'와 '약국을 방문해 복약지도까지 마친 환자가 배송을 원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이 가능합니다.이미 비대면 진료, 비대면 투약이 이뤄지고 있고 이같은 정부의 정책 결정은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비대면 진료와 재택수령이라는 이름의 비대면 투약이 허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약 배달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무조건적인 약 배달 반대는 약사사회 내에서는 상당한 설득력과 당위성을 가지지만, 변화하는 의·약업 환경과 소비자들에게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소외시킬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비대면 진료나 비대면 투약은 국민 건강에 대한 약사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새로운 고민의 기회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약사들은 국민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약국이 주도하는 비대면 투약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이 안전하게 의약품을 복용하도록 논의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비대면 진료·약 배달에 있어 해외 사례들이 거론되는데, 제가 봤을 때 약제사회가 비대면 투약 업무를 주도하는 일본의 사례는 꽤나 합리적이어 보입니다.일본약제사회가 환자에게 약배달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약국에서 취해야 할 행동지침을 자체제작해 안내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약제사회처럼 국민들에게 안전하게 약이 전달될 수 있도록 대한약사회 주관으로 약배송 시스템이 구축·관리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반면 정부차원에서 원격의료시장을 집중 지원했던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알리건강), 징둥닷컴(징둥건강), 핑안그룹(핑안굿닥터)의 경우 성공한 반면 지역 로컬 약국들은 자생력을 잃고 플랫폼에 흡수되거나 의약품 판매점 정도로 그 역할이 축소됐습니다.미국의 경우 체인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는데, 월마트의 경우 내년까지 49개 주(州)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미국민의 86% 이상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반면, 전통적인 사업모델을 고수했던 CVS와 월그린은 올해 주가가 28%, 60% 떨어졌다고 합니다.약 배달을 막겠다고 공약한 후보들은 약 배달 저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현재 이뤄지고 있는 비대면 투약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계획은 가지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2. 디지털 대전환시대 약사의 역할은?우리는 이미 디지털 혁신이 깊숙이 자리잡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국의 기능과 약사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약국의 역할을 조제·투약, 의약품 판매로 한정짓고, 5가지 행위료 안에 끼워넣기 보다는 의약품 전문가로서 고객이 원하는 바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역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방문약료가 대표적입니다.뿐만 아니라 약사들이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면 비대면으로 구획짓지 않고, 약력을 관리하고 케어하고,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이 제가 기대하는 디지털 대전환시대 약사의 업무입니다.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가 의약품 도매상을 차리고 약국 제휴를 부추기고, 유명 배우를 앞세워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인식 전환에 나섰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회사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이용 환자가 처방약을 조제할 약국을 찾기 어려워하는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언제까지 이걸 보고만 있으야 할까요?이제라도 약사회는 디지털 시대에 회원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정보교류의장을 제공하고, 디지털 도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약사회원들이 잘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이미 소비자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비대면을 통해 의사를 만났습니다. 그들의 경험이 확대되고 기대치가 높아질 수록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될 겁니다.디지털 전환 시대 약사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후보님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2024-11-12 17:00:45박정관 DRxS 대표 -
[기자의 눈] 바이오텍의 600페이지 자기소개서[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금융당국 심사가 한층 깐깐해졌다.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를 이전보다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절반 이상이 3차례 이상 IPO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올해와 작년을 통틀어 증권신고서 정정 절차 없이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공시를 내는 사례도 대폭 증가했다. 지난달에만 3곳의 바이오사가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통상 정정 공시는 금감원이 발행사와 상장 주관사에 자진 정정 방식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금감원의 정정 요구 공시는 일 년에 한두 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증권신고서는 상장공모를 진행하는 회사가 금융당국과 시장 투자자에게 제출하는 서류다. 불특정 다수에게 주식을 공개해 공적 시장으로 진입하기 전 "우리는 이런 기업이야"라고 알리는 일종의 자기소개서인 셈이다. 증권신고서에는 회사 사업 등 발행인에 대한 정보, 공모 개요, 핵심 투자 위험 등이 포함된다.증권신고서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꽤 오랫동안 등한시됐다. 상장을 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형식적인 절차로 여겨진 게 사실이다. 많은 예비 상장사가 회사의 과거 자료를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하는 수준으로 증권신고서를 작성해 왔다. 금융당국 역시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보다는 정해진 양식에 따라 작성했는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 왔다.변화가 생긴 건 작년 파두 사태가 불거지면서다. 추정 실적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공모가를 부풀렸다는 논란이 일면서 금융당국은 상장 예비 기업을 향한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기술특례제도로 상장하는 바이오 기업에 대해 이전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분위기다. 신약개발 바이오 업종 특성상 매출 등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만큼 기술수출의 질이나 기술의 완성도를 세밀하게 확인하겠다는 의도다.금융당국의 상장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물론 주관사인 증권사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잦은 정정으로 수요 예측·청약 등 일정이 크게 바뀌면 상장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 전략상 또는 상대방과의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라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기 어려운 바이오 기업들의 입장도 십분 이해한다.그럼에도 고무적인 건 자의든 타의든 IPO 증권신고서가 친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표적단백질분해(TPD) 전문 신약개발사 오름테라퓨틱이 최근 다시 제출한 정정신고서의 분량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다. 지난 3분기 체결한 기술수출 실적을 추가로 반영했고 기술수출 상대방, 시장 경쟁 현황, 투자 위험 요소 등 내용을 보강했다.그동안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많은 투자자에게 실망감을 줬다. 글로벌 신약을 자신했지만 임상 실패 결과를 받아 든 업체가 수두룩하다. 상장 이후 주주를 대상으로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기업도 허다하다. 국내 업계가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데 있다.물론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가 늘고 분량이 증가한다고 해서 내용이 더 좋아졌다고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이해할 기회가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회사가 정정한 내용들을 따라가면서 회사의 신뢰성을 따져볼 수도 있다. 친절한 증권신고서가 많아지는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성숙해지고 있다.2024-11-12 06:15:45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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