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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 밥은 내 돈으로, 청탁 대신 떳떳하게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오늘(28일)부터 발효된다. 2012년 8월16일 입법예고된 이래 대략 4년 만으로, '부정청탁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이라는 원래 법률명이 보여주듯 이 법은 사회 구성원들이 아주 오랜 세월 만들어 내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온 온갖 관행들과 풍속에 대해 그것이 정당한지 혹은 위법한지 법률적 잣대를 들이대게 될 것이다. 또한 구성원들도 모든 행위에 '이건 괜찮을까?'를 자문하게 될 것이다. 보건의약계로만 한정해 볼 때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기관은 보건복지부를 필두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본부 등 중앙 행정기관을 비롯해 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유관단체, 데일리팜을 비롯한 전문언론, 의대를 갖고 있는 대학병원 교직원 등이다. 직접 적용되는 인원도 적지 않지만, 그동안 이들이 쌍방으로 교제하고 접촉해 왔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사실상 보건의약계 종사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민원인을 만나야 하는 행정기관 공무원들이 만남 자체를 회피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는 상황이고, 공직자 등을 만나야하는 사람들도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게 이 법은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만을 벗어나 위법과 적법의 경계선에 있는 모호한 회색지대가 아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경직된 해석은 금물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법 시행초기 적잖은 혼선은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법이 제정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부패 한 관행을 넘어서지 않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는 불가능한 지경이다.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그런 만큼 우리 모두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법이 매우 포괄적이고 복잡해보이지만, 실은 간단한 문제다. 정당한 절차와 상식, 합당한 논리로 해결되어야 할 사안에 내 이익을 관철하겠다고 반칙을 하지 않으면 된다. 내 밥, 내 돈내고 먹으면 될 일이다. 이 사회 일원으로서 데일리팜은 새 법을 준수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2016-09-28 06: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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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바이오제약산업, 냉정히 보자"2015년 중반 이 후 한미약품이 개발 한 제품들이 다국적사들에게 많은 돈을 받고 기술이전이 되자 여러 가지 새로운 현상들이 최근에 나타나고 있다. 거의 모든 정부부처들이 과거와 달리 경쟁적, 중복적으로 바이오의약산업 전문가 회의를 소집하고 지원책을 수립하기 위해 바쁘고 전통적으로 게임산업이나 반도체 및 부동산에 집중해 왔던 투자업계에서도 갑자기 투자 가능한 바이오 업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런 주변환경의 변화는 최근 바이오 벤처 창업 열풍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과연 이어지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기 위해서는 한 발 물러나서 냉정한 자세로 우리의 경쟁력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시장은 다른 산업과 다르게 소비자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연구개발 기반의 산업이고 전 세계적으로 제품경쟁력과 시장장악력을 가진 다국적사들과 생산, 수입, 인허가, 가격 결정과 실질적인 보험급여 등은 각국 정부의 영향하에 있게 되며 국가별 질병패턴이나 구매력에 따라 사용제품이 결정 되며 의사, 약사 등의 전문직종에서 환자대신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 현재 대한민국시장의 규모는 세계시장의 1.5% 정도 밖에 되지 않으므로 정부가 기대하는 정도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시장장악력이나 판매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국내 제약사나 바이오 벤처의 입장에서는 연구개발의 성과물을 제품허가까지 직접 가져가기 보다 일정단계에서 최적의 파트너를 찾아서 협력을 통한 벤치마킹의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좋은 파트너를 만난다는 것은 결혼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혼이 성사되려면 서로를 끌어 당길 수 있는 강력한 유혹이 필요한데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산업에서는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설명 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미충족의료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약이나 기기가 그에 해당 된다고 하겠다.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해로 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인내해야 하는 것처럼 기술이전이 결혼식이라면 제품이 허가를 받고 시장에서 팔릴 수 있을 때까지 협력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혹 제품개발과정이 순탄치 않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을 통해 기존 국내업체들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해하고 배워 나가는 노력이 따른다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국내회사들의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국내 대학이나 정부출연 연구소의 역할이 중요하다. 흔히 정부연구비의 지원을 받는 과제들이 각각의 연구자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보다는 세상이 원하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한다. 높은 목표를 설정해 둔다면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다른 연구자들과 같이 함에 망설임이 없이 협업을 요청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정부의 기초연구지원정책도 이런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면 경쟁력을 키워 더 큰 성공을 담보 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신약개발이란 12-15년의 장기간의 연구 및 투자가 필요한 분야이며 고위험 고수익분야로 알려져 있으나 각각의 개발단계를 떼어서 생각해 본다면 5년이나 8년 이내라도 투자수익을 기대 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지난 수년간의 기술거래나 바이오벤처의 합병사례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11년 출범한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 초기 3년간 선정했던 과제들이 보여준 기술이전 성과는 투명한 과제선정방식, 과제에 대한 단계별 전문가 자문을 통한 인큐베이션, 단계별 연속지원의 결과물이다. 이는 국내 과제의 우수성을 반증하는 바 2016년 이후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 투자업계의 적극적인 참여, 제약산업계의 세계진출 의욕과 더불어 국내 우수연구진들과 세계적인 병원 산업이 서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과제선정 및 개발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잘 받아 들인다면 더 큰 성공을 기대 해 보아도 될 것이다.2016-09-26 06:14:54데일리팜 -
[기자의 눈] 제약영업 혁신 없는데 목표는 글로벌?국내 제약산업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혁신'이다.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제약사간 '오픈이노베이션' 등 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를 목표로 수천억원대 비용을 신약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제약사가 목표라는 국내 제약업계에 '영업혁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유전자를 진단해 맞춤형 항암제를 찾고, 유전자 조작이 차세대 기술로 소개되는 시대에도 '그때 그 시절' 영업방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제약 영업은 대표적인 3D업종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매년 많은 취준생들이 제약사 영업사원을 준비한다.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초봉과 자유로운 근무시간, 실적만 뒷받침 된다면 막대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 '취업난'에 허덕이는 세대에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하지만 취업의 기쁨도 잠시다. 많은 신입사원들이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회사를 떠난다. '실적'만 외치는 성과지상주의와 영업전략이 부재한 현실은 무시한채 개인 '능력'과 '노하우'를 영업의 정석이라고 보는 인식 때문이다. 대체할 인력자원은 차고 넘쳐서 그럴까? 제약사 임원들은 '영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면서도 공들여 육성한 영업인력의 이탈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지 않는 것 같다. 국내 상위 A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실적이 기준치보다 3번 이상 하락하면 퇴사해야 한다. 임원부터 영업사원까지 공통된 기업문화 및 목표에 대한 이해없이 '단기실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국내 제약사 특유의 영업형태다. 전략 없는 디테일영업도 문제다. 실적증대 및 핵심품목 판매 수치를 영업사원 주요 평가 잣대로 들이밀면서 '디테일영업'을 위한 암기식 교육만 시킨다. 또 제약사 간 코프로모션이 활발해지며 같은 제재의 경쟁사 품목이 오늘은 내가 팔아야 하는 약이 되기도 한다. 의사입장에서 똑같은 것을 영업사원은 이것도, 저것도 다 팔아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영업환경과 상·하 수직적 조직문화, 임원진의 장기적 영업전략 결여 등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해 '혁신신약'을 만들고 '조직개편'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2016-09-26 06:14:50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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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방짜유기 분실 사건'없어진 방짜유기, 무형문화재 제작.'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 당한 김세헌 전 감사의 감사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이 감사 보고서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2013년 8월 시도의사회장단 회의가 개최된 한남동 소재 식당에서 제공한 유기잔 4개가 분실됐다. 의협은 법인카드로 분실된 유기잔 대신 60만원을 변상했다. 드러나지 말았어야 할 치부다. 엘리트로 손꼽히는 의사, 그리고 그들을 대표하는 의사단체의 수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분실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같은 치부는 김 전 감사의 감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김 전 감사는 2014년 5월 감사를 진행하면서 '2013년 8월 10일 법인카드 결제사유'를 요청했다. 여기엔 식대를 포함해 버젓이 유기잔 분실비용 60만원이 표기됐다. 식당 직원의 이메일 내용을 보면 더 심각하다. 당시 직원은 "유기잔 23개 중 총 4개가 분실된 것을 확인하고 노XX(당시 노환규 전 회장)님에게 상황을 설명해드리니 분실된 항목에 관한 결제도 함께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기잔 분실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개당 25만원 상당의 방짜유기를 1년 이상 사용한 점을 감안해 15만원으로 측정해 결제를 했다고 덧붙였다. 황당했을 직원들의 얼굴이 그려진다. 가리고 싶었을 상처고, 숨겨야 했을 치부였을 수 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가려지는게 아니었다. 김 전 감사는 이를 4인의 의협 감사단 공동명의로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고, 단독으로 낸 감사보고서에 실었다. 결론적으로 김 전 감사는 '명예훼손, 정관위반' 등의 이유로 올해 열린 첫 번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 받았다. 의협 역사 상 감사 불신임은 처음이다. 그는 떠나면서 "누가 했든 잘못한 일은 잘못한 일이고, 잘못에 대한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는 말을 했다. 의료계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생한 방짜유기 분실사고 내용이 담긴 감사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다. 아마 이번 분실사고가 특별한 경우인지, 빙산의 일각인지 누구도 모른다. 의사들이, 의협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더 큰 치부가 얼마나 더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가리려고 가릴 수 없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2016-09-22 06:14:50이혜경 -
[칼럼] LG생명과학 몸통만 품으면 다 갖는 걸까?LG생명과학이 모그룹에서 분사한지 14년 만에 그룹 주력 계열사인 LG화학 품안에 안겼다. 이 회사는 국내 제약회사 중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를 받아 FDA 문턱을 우리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했다. 산업계 내부에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실질적인 투자실적과 연구의 결과물로 보여준 곳이었다. 비록 이 같은 연구 결과들이 대단한 상업적 성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작년 대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한 한미약품과 함께 한 때 신약개발 R&D의 쌍두마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LG생명과학은 대표적인 신약 R&D의 아이콘으로 각인돼 있다. 다른 국내 기업들이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의식해 겨우 체면 치레로 R&D비용을 쓸 때 LG생명과학은 매출액 대비 10%가 훨씬 넘는 금액을 투자해 나갔다.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가 큰 FDA 신약 팩티브가 상업적 성공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첫 경험의 달콤함을 맛본 경영진의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는 여전했고, 과감한 투자는 이어졌다. 해서 제약산업계는 LG그룹의 인내심 혹은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투자자본수익률(ROI)이란 계산기'를 시시때때로 두드려대며 변덕을 부려댄 다른 대그룹에 비해 남다르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 때 역시 LG라는 말이 통용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에 따른 보상이었을까? 2007년 간질환치료제를 혁신기업 길리어드에게 계약금과 마일스톤 2억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 수출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개발과정에서 부작용이 발견돼 프로젝트를 포기해야만 했다. 제약산업에서 프로젝트 포기는 병가지상사다. 신약개발에는 기대 만큼이나 늘 위험이 상존한다. 가능성 있는 5000~1만개 화합물로 개발에 들어가 상업적 성공까지 이르는 후보물질은 1~2개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깔데기 모형으로 실패를 늘 곁에 두고 있는 셈이다. 회사는 이후에도 매출액 R&D비에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목표점이 글로벌 신약개발에서 돈 되는 연구로 낮춰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1989년 9월 의약품사업부를 뒀던 럭키(LG그룹 전 사명)가 안진제약을 인수했을 때 국내 제약기업들은 제약협회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어 대그룹의 제약산업 진입은 문어발식 확장으로 중소기업들은 몰락할 것이라며 극구 반대했다. 그 때 럭키 등 제약업 진출을 모색하던 대그룹들은 신약개발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겠다는 논리로 맞섰고, 안진제약 럭키제약 LG생명과학은 초지일관 그 약속을 지켰었다. 다른 그룹들이 반짝 R&D를 하는 척하다가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며, 기존 제약사들과 이전투구를 벌일 때도 LG는 '연구회사'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 일까? 신약 R&D에 집중하는 기업 문화의 세례를 받으며 일했던 연구자, 글로벌 사업 개발자들이 회사를 나와 차린 제약바이오벤처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벤처사의 가치를 합하면 LG생명과학보다 높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LG화학은 최근 생명과학에 대한 흡수통합 계획을 밝히면서 내년 1월 합병하게 되면 바이오사업에 해마다 3000~5000억원을 투자하고, 신약개발 프로젝트도 확대해 수행하겠다고 소개했다. 다행스럽게 들리지만, 이런 발표가 삼성의 바이오산업 진출에 자극받아서 혹은 뜨고 있는 제약바이오 열풍에 편승해 나온 수사가 아니기를 바란다. LG화학은 생명과학의 신약개발사를 통해 배우겠지만, 그동안 LG생명과학이 R&D에 얼마나 큰 가치를 두고 노력해 높은 단계에 이르렀는지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 이와 함께 제약바이오 분야의 신약개발이 얼나마 지난한지, 혹은 그리 달콤하지만 않은지 모두 기억해야 한다. 한미약품이 작년 기술수출을 성공하고 난 후 "13년간 30명의 연구진이 랩스커버리 기술만 연구했다"고 밝혔을 때 한국식 오너(개인적으로 오너라는 말을 극히 꺼려함) 경영체제도 나름 장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점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 만큼 신약개발에는 '도전과 모험을 마다않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오너가 신약개발에 무지하거나 무관심하다면 한미약품의 반대 결과도 얼마든 초래할 수 있다. 해서 오너경영이 나은지, 전문경영인체제가 바람직한지는 아직 물음표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경영진이 NPV(순현재가치)같은 돈 기반의 잣대를 즐겨 어루만질 때 신약개발 프로젝트는 수시로 내동댕이 쳐지는 애물단지일 뿐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해서 LG화학의 결정은 현재로선 기대반, 우려반이다.2016-09-20 12:14:54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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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1인1개소법은 악법인가?1인1개소법이란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는 의료법(제33조제8항)의 규정이다. 의료인의 복수의료기관 개설·운영의 사회적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다'는 규정을 개정한 것이다. 최근에 이 법에 대한 논란으로 위헌소송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논란은 1인1개소법이 위헌의 소지가 있음은 물론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등 부적절한 규제하는 것이다. 논란의 쟁점은 과도한 규제, 법규 내용의 모호성과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의료와 의료인면허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된 상황에서 이러한 논란은 사회적 혼란과 낭비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는 본 규정이 의료인과 환자를 과도하게 규제하여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의료인에게는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운영하게 함으로써 직업수행의 자유를, 환자에게는 양 질의 경제적인 의료를 제공하는 다양한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규제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독점권인 면허를 가진 의료인에게 양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무의 부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는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 서비스가 필요한 장소와 시기에 서비스 제공자가 없으면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 의료서비스의 경우는 전문성과 면허라는 독점권 때문에 제공자인 의료인의 부재는 서비스 불가능 뿐 아니라, 서비스 부재의 결과가 심각하다.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경우 의료인의 두 기관 동시 상주가 불가능하여 의료서비스의 부재와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기관 개설·운영의 규제는 면허라는 권리에 상응하는 의무로 볼 수 있다. 환자에게 양 질의 의료 조건은 필요한 장소에서 필요한 시점에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한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경우 이를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품 등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하여 경제적인 의료를 제공할 수 있으나, 이는 여러 의료기관 간 공동구매로도 가능한 것으로 1인1개소법의 문제로는 부적절하다. 둘째는 법의 모호성으로 '어떠한 명목으로도'와 '운영'이라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명목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여 법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원가절감과 홍보라는 명목은 일부 특정 기관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현행 제도 내에서 공동구매 등 다른 수단의 활용이 가능하다. 외국에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경우는 외국에 우리의 의료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법위반이 아니라는 보건복지부의 의견이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에 의료인이 상주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건강보험제도에서 관리가 가능하다. 해외 체류 기간 중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음으로 대진의사를 선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은 소위 사무장병원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무장병원의 폐해는 자본주가 의료인의 명의를 대여하여 과도하게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운영할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의료인은 면허자로서 의료인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자본주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의료인이 아니라도 이러한 역할은 가능하다. '경영'이라는 용어가 의료컨설팅의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주장도 부당하다. 현행 제도 내에서 의료컨설팅의 제한을 받는 요인이 없을 뿐 아니라, 의료인의 개설·운영을 규제하는 것을 컨설팅과의 연계하는 것은 과잉 반응으로 보인다. 셋째는 의료인과 비의료인 간 그리고 자연인(自然人)과 법인(法人) 간 적용이 평등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평등에 대한 논란의 원인은 '의료인이 두 개 의료기관의 운영에 개입했다면 예외 조항이 없음으로 위법'이라는 보건복지부와 법제처의 유권해석이다. 1인1개소법은 의료인의 면허를 가진 자연인으로서 의료인을 규제하는 법이다. 의료인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라도 면허와 상관없는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는 자연인으로서 의료인(의사 등)으로 규제할 필요도 없고, 규제하여서도 안 된다. 사례로 거론 중인 서울대학교병원의 원장이 분당병원의 운영에 개입하는 것은 자연인인 의사로서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 특수법인 서울대학교병원의 원장으로서 개입하는 것이고, 의사가 서울대학교병원 원장의 필수 조건도 아니다. 의료법인 등 법인 의료기관도 마찬가지이다. 의료기관을 개설·운영 중인 의료인이 법인의 이사장이나 이사로 운영에 참여할 경우 이들은 면허를 가진 의료인으로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설령 이사 등의 자격에 의료인라는 조건이 있을 지라도, 이 경우는 의료라는 전문성을 의미하는 것이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면허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정부의 유권해석은 재고되어야 한다. 사무장병원과 동일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재고의 여지가 있다. 의료인이 네트워크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 아니라 경영주 내지는 자본주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네트워크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인은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아니라 의료인의 면허를 가진 의료기관 경영인일 뿐이다. 네트워크병원에 대표원장을 선임하여 운영하는 것과 자본주가 의료인을 고용하여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는 것의 차이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보건의료 분야는 사회적 규제로 규제강화의 대상이다. 근본적이고 강력한 규제 수단으로 특정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특권을 부여하는 '면허'라는 제도를 활용하는 이유이다. 규제라는 맥락에서 1인1개소법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고, 의료행위로 과도한 영리추구를 예방하기 위하여 의료행위의 특권을 가진 의료인에게 요구하는 의무로 볼 수 있다. 동일한 논리로 약사의 경우도 1인1약국을 규정하고 있다(약사법 제21조). 보건의료 분야에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면서 거의 모든 문제해결에 소송이라는 수단을 활용한 결과 보건의료의 전문성은 도외시되고 법이 규정한 문구에 따라 시비가 갈린다. 전문성을 도외시한 결과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물론 보건의료 발전을 저해한다. 따라서 보건의료 분야 갈등은 전문성에 의한 전문가들 간의 해결을 우선으로 하고, 법이나 소송은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2016-09-20 06:14:50데일리팜 -
[기자의 눈] 신임 안전국장, 절반의 기대 채워주길식약처 인사로 시끄러운 한주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자로 신임 의약품안전국장직에 이원식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을 임명했다고 통보했다. 발령일자는 오는 9월 19일. 정식 발령까진 아직 일주일가량 남았지만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단체의 반발은 좀처럼 사그라들질 않고 있다. 사실 어느정도 예상됐던 반응이긴 했다. 임용 절차부터 내정자 프로필까지 기존 관행과 비교해보면 사뭇 파격적이긴 하다. 일각에서는 식약처 내부적으로도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해 일찌감치 알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식약처는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민간 스카웃 제도가 적용된 첫 사례였다는 점. 각 부처가 필요로 하는 민간 최고전문가에 대해 공모절차를 생략한 뒤 인사혁신처 중앙선발시험을 통해 임용한다는 취지였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예상치 못한 파격적 인사였던 셈이다. 의사 출신에 현직 다국적 제약사 임원이라는 이력도 약사단체를 자극한 요인으로 보여진다. 서울의대 출신의 이원식 국장 내정자는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임상경험을 쌓은 뒤 한국MSD 임상연구실장으로 재직하다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의학부 총괄 겸 혁신제약사업부문 대표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단체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발표가 난 바로 다음날 성명서를 내고 "의약품 관련 정책과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식약처 핵심 보직에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을 앉히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난했다. 검증되지 않은 비전문가에 이해상충인을 임명한 것은 개방형 외부공모라는 인사제도의 취지를 왜곡하는 처사라는 평가다. 서울시약사회와 대한약사회 역시 행정 경험이 없는 의사 출신이라는 점,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 출신으로서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문제로 삼았다. 그러나 의사 출신이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신중을 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칫 약무직 등용이 당연시돼 왔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자리를 의사 출신에게 빼앗겼다는 식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소지도 남을 수 있다. 그보다 현직 다국적 제약사 임원이라는 점이 관건인데, 다행히 업계 반응이 나쁘지만은 않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원식 국장 내정자는 철저하게 임상적 근거를 중요시 하는 원리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의대 출신이지만 약리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데다 제약 분야에서 20여 년 경력을 쌓아온 터라 현장감도 뒤쳐지지 않으리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식약처 내부에서도 산업전문가로서 관에서 잘 해낼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대 반 우려 반 시작하기 전부터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하는 무거운 자리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 내정자 개인에게도, 다국적사 출신이라는 타이틀과 첫 시도되는 민간 스카웃 제도에도 크나큰 도전이 될 듯 하다. 곧 시작될 임기 기간 동안 부디 절반의 기대에 부응해 주길 기대해 본다.2016-09-13 12:14:52안경진 -
[기자의 눈] 20조원 건보재정 누적흑자의 역습?건강보험 당기수지 흑자가 2011년 이후 6년 째 이어지면서 올해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올해 8월까지 당기 흑자가 3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매년 4분기에 급여비 지출이 많은 점을 고려해도 당기수지 흑자 3조원, 누적수지 20조원 달성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건보재정의 이런 흑자행진은 인구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향후 급여비 지출이 급증할 것을 감안하면 다행스런 일이다. 돈이 쌓이면서 갈등 아닌 갈등도 생기고 있다. 의료공급자들은 이 참에 보험수가 인상으로 한몫 챙기고 싶어하고, 가입자는 보장성강화에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반된 주장은 진영논리에 입각한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흑자발생 원인진단에서부터 갈린다. 의료공급자는 저수가를 이야기한다. 그동안 저수가를 감내하면서 국민건강을 지켜왔고,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병원과 동네의원 상황을 고려해 보험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가입자 측은 재정흑자는 경기위축 속에서 국민들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의료이용을 하지 않거나 줄인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건보료를 동결하거나 보장성 확대에 우선적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내년도 건보료는 동결시키기로 이미 결정됐다. 건보재정을 둘러싼 또하나의 갈등전선은 국고지원 쪽에 있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를 보면, 정부가 2007년부터 9년간 건강보험에 지원한 국고비율은 건강보험료 수입대비 평균 15.8% 수준이다. 건강보험법은 정부예산(14%)과 건강증진기금(6%)을 포함해 20%를 지원하도록 정하고 있는 데 턱없이 부족한 비율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2조3057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돈이다. 물론 법률상 의무는 아니다. 그동안 야당과 가입자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은 끊임없이 국고지원 사후정산제 도입과 국고 미지급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9대 국회 때는 국고지원 일몰제 폐지와 사후정산제 도입 관련 입법이 줄을 이었는데, 일몰기한을 2017년12월31일로 1년간 연장하는 선에서 마무리되고 다른 조문은 모두 폐기됐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재부 이제훈 연금보건예산과장은 현재와 같이 정부 재정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적자부채 조달금이 100조원에 달하고 국가 채무가 GDP 대비 40%를 넘어선 상황에서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우선순위를 따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특히 정부는 적자에 허덕이는 데 건보재정은 20조원이 쌓여있다며 보장성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이런 상황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20조원 흑자가 국고지원 과소지급의 중요한 명분이 되고 있는 것인데, 그야말로 누적흑자의 역습이다. 하지만 현재 보여지는 남은 돈만 생각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온당치않다. 건강보험 보장비율은 2009년 65%까지 올라갔다가 2010년 63.6%, 2011년 63%, 2012년 62.5%, 2013년 62%까지 매년 하락한 뒤 2014년 63.2%로 소폭 반등했다. 이 보장률은 OECD 평균과 비교하면 한참 밑돈다. 정부와 보험자가 건강보험제도를 수출한다고 자랑하기엔 숨겨진 성적표가 초라하다. 쌓인 돈이 20조원이나 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만16세 미만 입원환자의 병원비를 건강보험에서 전액 지원하자는 정의당 윤소하 의원의 입법안에 정부는 '도덕적 해이' 운운하며 손사래치고 있다. 의료이용량이 더 증가할 수는 있지만 윤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이 제도를 도입해도 건강보험 추가 소요액이 7000억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국고지원 논란은 정부의 철학의 문제일지 모른다. 경제논리에 입각해 효율성 위주로 우선순위를 따지면 돈이 남아도는 영역에 빚을 내가면서 돈을 쓸 이유가 없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의 건강, 무엇보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유의미한 가치에 재정을 투여할 의지가 있다면 이런 논란은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20조원 누적흑자의 역습이 지금은 재정당국에 좋은 명분이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미온적인 태도가 장래에 건강보험제도를 위협하는 말그대로의 '역습'이 되지 않도록 보다 신중히 판단하길 바랄 뿐이다.2016-09-12 06:14:48최은택 -
[기자의 눈] 제약-도매-약국의 불합리한 관계들약국과 도매, 도매와 제약, 또는 도매와 도매, 제약과 제약. 자본주의의 기본은 서로간의 계약, 거래상 약속이다. 현장을 다니며 계약으로 맺어진 수많은 관계를 마주한다. 그런데 '계약 상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불합리한 관계들 역시 무수히 목격된다. 제약사와 일하는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제약사와 에이전시 관계가 점차 불합리한 쪽으로 고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전시는 늘어나고, 신생 업체가 '가격 후려치기'로 경쟁에 나서니 연간 행사비용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점차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것이 '계약'에 따른 것이지만 철저한 갑-을 계약이라고 말했다. 제약사가 먼저 낮은 금액에도 계약을 따낼 수 밖에 없는 함정을 파놓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A 에이전시에게 '경쟁사 B사는 최저 금액을 제시했다'고 말하고 계약을 이끌어냈는데, 알고보니 B사 역시 A사가 최저 금액을 제기했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 등이다. 비슷한 경우는 또 있다. 유통업체와 제약사의 계약 관계다. 제약은 수많은 유통업체에 아쉬울 게 없으니 얼마든지 원하는 걸 관철시킬 수 있다. 자사의 제품 정보를 무상으로 달라 하기도, 담보를 엄격하게 제시하기도, 잘 나가는 제품 마진을 슬쩍 낮추기도 한다. 이 모든 게 '계약서' 안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유통업계는 거부할 수 없는, 철저한 갑-을 계약이라고 말한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약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모든 내용들을 취재할 때 제약사는 '개별 회사 간의 계약 내용에 따른 것이니 문제될 것 없다'는 공통된 대답을 내놓았다. 그말은 마치 '계약 당사자 간 동의한 내용인데 무슨 상관이냐'는 뉘앙스로 들렸다. 서로가 필요에 의해 계약을 맺었다 해도 동등한 입장에서 일할 수 없는, 구조적·고질적 문제가 남아있다면 이를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일까. 제약사를 비롯한 이 사회 '갑'들은 당당하다.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은 '갑질 할 수 있을 때 실컷 하겠다'는 으름장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갑을이 존재하지 않는 성숙한 사회로 가기엔 아직 멀었나 보다.2016-09-08 06:14:49정혜진 -
"내가 근무했던 한미, 이렇게 성공했다"2015년은 한미약품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릴리(미국), 베링거(독일), 사노피(프랑스) 등 다국적 제약사에게 수천억에서 수조원대까지 기술료를 받는 기술특허 이전(라이센싱) 빅딜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경기방어주의 대명사였던 제약주에서 한미약품이라는 지수선도주가 출현하게 됐다. 시총에서 POSCO에 육박했고, 올해도 그 랠리를 이어 가고 있다. 한미약품의 성공 사례는 단순히 한 회사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제약-바이오-생명공학 산업에 대한 시장 투자가치를 높이며, 비슷한 규모의 경쟁 대형제약사는 물론, 현재 바이오 스타트업이나 중소제약기업의 투자유치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한미약품은 도대체 어떻게 이러한 성공을 이루어 냈을까? 지금은 작은 의약무역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필자는 약 10년 전인 2000년대 중반, 한미약품 OBU(Overseas Business Unit)에 재직했던 적이 있다. 당시, 다니던 중외제약에서 카바페넴계 항생제인 이미페넴(with 실라스타틴)이라는 미국 머크(MERCK)사 항생제의 제네릭 기술이전 계약(노바티스 계열사 산도스)을 마치고 마침 헤드헌터에게 이직제의가 와 상사의 만류 등 고심 끝에 새 도전을 위해 이직했다. 10년 전인 2005~6년에도 한미약품은 부지런히 LAPSCOVERY(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 기술 및 기타 플랫폼 기술을 관련 의약품 전시회와 파트너링 행사에서 홍보했었는데, 결국 10년이 지나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며 의약수출은 정말 오랜시간이 걸린 다는 게 새삼 느껴진다. 한미는 오랜 기간 어떻게 지금의 성공을 위해 노력했을까? 10년전 기억을 되살리며 몇 가지 개인적 소회를 적어 본다. 첫 번째, 임성기 회장을 들 수있다. 한미약품은 이미 재직자 2000명에 육박하는 거대 조직이지만 이 조직을 끌고가는 임성기 회장의 카리스마와 혜안은 상당하다. 대개 이 연배 제약창업자들은 2~3세에 회사를 물려주고 좀더 편한 길을 가는데 비해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은 팔팔(?) 한 현역이고, 사장단 임원 뿐만 아니라 실무자급의 미팅도 자주 주재하고 보고 받는다. 최고경영자 수준이 그 회사의 수준을 높이기도 하고 낮추기도 하는데 당연히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은 전자이다. 반면에 똑똑한 임원을 뽑아 놓고도 최고경영자의 낮은 수준 때문에 회사가 역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 번째, 한미약품의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R&D 투자가 결국 결과를 만들어 냈다. 한미가 영업력 기반 회사에서 연구개발 기반 회사로 탈바꿈 한 것이 2000년대 초반이라고 한다. 그 기간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꾸준한 연구개발투자로 마침내 결과를 냈다. 아울러 자사 파이프라인 중 타사에 이관할 프로젝트와 자체개발할 프로젝트를 잘 구분해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낸 것도 연구기획과 경영진의 혜안이라 할수 있다. 단순히 많은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효율적으로 R&D 로드맵을 세우고 운영해 나아간 것이다. 세 번째, 치열한 내부경쟁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한미는 수출과 라이센싱에 있어서 연구개발부서, 라이센싱, 해외사업의 부서가 협력과 경쟁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내려고 했던 것 같다. 문제점일 수 도 있겠지만, 잘 만 활용하면 내부경쟁을 통한 최대결과도 기대할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 양궁 국가대표팀이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대기록을 세운 것과 같은 투명한 경쟁시스템을 회사내부에 구축한 것이다. 네 번째, 기반기술(Platform) 기술개발 전략을 들수 있다. LAPSCOVERY 기술은 다양한 기존 1세대 단백질 의약품들을 획기적으로 지속형 제품을 만들어 주는 소위 기반기술(Platform) 기술인데, 이 기반기술만 잘 개발해 놓으면 다국적 제약사인 Originator가 보유한 다양한 특허약물에 적용시켜 개선된 신약을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사노피같은 당뇨특화 제약사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라이센스 인 한 것도 이러한 단순한 논리로 보인다. 다섯 번째로 제약산업변화의 Phase에 맞는 성장전략을 들 수 있다. 한미약품는 제약 성장주기에서 적절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시장상황에 대응하였다. 예를 들어, 약가 일괄인하와 쌍벌제 시행전 영업력이 중요한 시기에는 영업 출신 사장이(당시 영업통 임선민 사장), 연구개발이 중요한 시기에는 R&D 연구소장 출신사장(현 이관순 사장)이 회사 성장을 주도했다. 물론 이러한 제약시장을 읽고 인선하는 주체는 임성기 회장이었다. 한미약품이 미래 제약산업 변화에 맞는 성장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제약 R&D, 글로벌시대는 결국 한미약품이 먼저 이루어 냈다. 미래는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라는 말이 실감된다. 여섯번째, 극대화된 제약영업력(노바스크를 꺽은 아모디핀, 비아그라를 꺽은 팔팔)을 들수 있다. 지금이야 R&D 한미라는 말이 더 잘어울리지만, 2010년대 전에는 영업의 한미였다. 내부경쟁 시스템은 영업에도 적용되어, 한 의원에 다수의 한미 영업사원이 MR 활동을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미는 지금도 제약업계의 영업사관학교로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독특한 한미만의 인사관리시스템 즉,철저한 실적주의, 단순화 시킨 직급체계, 성과보상제도인 CIQ(Creative Incentive Quarter)를 들 수 있다. 우선 CIQ는 한미가 보유한 굉장히 특이한 인사평가 시스템이다. 직원평가가 월 단위 또는 분기 단위로 세분화 되어 매분기마다 전사적으로 부서실적을 집계하고, 새 사업 아이디어를 임성기회장에서 PT 형식으로 보고한다. 분기마다 CIQ를 준비하느라 한미 내부는 홍역을 앓는데, 결국 이 과정을 통하여 한미약품은 1년에 4번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파격적인 인사시스템은 직급체계와 성과보상시스템이다. 한미에는 임원보다 급여가 높은 팀장도 있었다. 그리고 팀원-팀장(임원)-사장으로 직급을 단순화시켜, 보고 체계나 승진 체계를 단순화 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조직관리를 시행했다. 다른 제약회사가 사원-주임-대리-대리과장-과장-차장-부장대우-부장-이사대우등, 이런 연공서열식 인사관리를 할 때 한미는 파격적인 인사정책을 시행하고 유능한 팀장과 임원에게 많은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조직을 운영해 나아갔다. 그렇다면 한미약품의 미래는 어떨까? 그리고 이러한 한미약품의 성공사례는 어떻게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체질을 개선하여함께 발전할 수 있을까? 한미약품의 현금이가 쌓이기 시작하면, 물론 R&D(자체신약개발, 설비투자) 쪽으로 많이 쓰이겠지만, 아마도 국내외 M&A나,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투자, Global Distribution Network 장악 쪽으로도 점차 방향을 잡아가지 않을까 싶다. 내부역량과 외부역량의 확대 및 제휴라는 표현이 맞겠다. 올해(2016년) 설립한 한미벤쳐스나, 한미오픈이노베이션 행사에서 볼 수 있듯이, 한미약품은 국내외 초기 기술투자 및 R&D 기반, 바이오벤처 및 제약중소기업과 협력을 통해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모색하고 이를 기존에 구축한 Sales 및 License 네트워크에 선순환시킴으로서2015년 같은 성장을 계속해서 이루어 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력을 지속하여 제약업계와 동반 성장하면서, 한미약품이 Early-Mid stage 라이센싱을 넘어, 글로벌 유통망을 장악한 진정한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가 되는 날이 오면 보건복지부가 주창하는 바이오 7대 강국의 초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국내 500여 제약, 바이오 기업과 관련 정부부처, 대학, 연구소들은 함께 힘을 모아서 전진해야 할 것이다. 맨손으로 회사를 일군 제약 1세대 창업자들이 이제 70줄에 대부분 들어섰는데, 2세경영인이나 전문경영인이 유지를 잘 받들어 성장시켰으면 하고 임성기 회장은 현역에서 좀더 선도적 역할을 오래 하셨으면 한다.2016-09-01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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