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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람 중심 R&D란 무엇인가?문재인 정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용어 중의 하나가 사람 중심, 연구자주도 R&D라는 단어이다. 최근 사람 중심, 연구자주도 R&D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먼저 헌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헌법 제33조 제1항을 보면 ‘국가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기본적인 역할은 국민경제 발전에 이익에 부합해야한다는 뜻이다. 경제성이 없는 과학기술을 지원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전제가 우선된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과학기술의 목적과 수단을 정하지 않고, 과학기술의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과학기술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의 제약이 과학기술의 자율성을 해쳐 창의적인 연구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고, 경제성이 없더라도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R&D도 지원도 필요하다는 과학기술계의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과거 과학기술은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과학기술 활동은 1966년 KIST 설립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KIST 설립원칙은 ‘자율성과 독립성’이었다. 이러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기반으로 폴리에스터 필름, 반도체 소재 등과 같은 첨단기술을 개발하여 산업화를 이끌어 냈다. 1991년 최초의 Top-down 방식의 대형연구개발사업인 G7 프로젝트가 추진되어 256메가 D램, CDMA 상용화, 40인치 TFT LCD 등 상당한 수준의 산업적 성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 차세대성장동력사업, 미래성장동력사업 등과 같은 대형연구개발사업, Top-down 연구개발체제 중심 패러다임이 지속하였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자 자율성에 기반을 둔 연구자 주도 R&D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이를 타개할 대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서 드는 첫 번째 질문은 Top-down R&D가 잘못된 전략인가? 답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인 거 같다. 1990년대에 성공한 사례는 대상 제품과 기술의 목표가 명확하고 기술수요처가 정해진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의 성과였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수요기업의 투자와 의지가 결합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정부는 과거 성공공식과 유사하게 기술수요환경과 관계없이 선진국에서 소위 뜨고 있는 유망기술(Emerging technology)을 벤치마킹하여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기술이 개발된다 해도 기술수요기업이 없거나 시장이 없거나 사회·제도적 여건이 미흡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대기업의 기술수준은 이미 글로벌 기업과 대등한 위치에 도달하여 정부 지원이 의미가 없는 반면, 중소기업은 정부 지원을 받아도 산업적 성공에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난관에 좌절했으며, 대학과 출연연구소의 성과는 기업으로 잘 연결되지 못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연구자수요와 기술수요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Bottom-up R&D 전략으로 전환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반면, Top-down R&D는 빅사이언스, 인프라, 공공수요형 R&D의 경우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나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질문은 연구자 주도 R&D가 바람직한 방향인가? 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인 거 같다. 이는 과학과 기술을 분리하지 않고 동일한 시각으로 접근하여 생긴 문제이며, 빅사이언스로 인해 발생한 자원 불균형으로 인한 결과이다. 과학은 철저하게 연구자주도로 자율성과 책임감을 느끼고 연구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하다못해 연구자가 초기에 제안한 연구계획대로 연구를 강요하는 것조차도 바람직하지 않다. 연구를 하다 보면 끊임없이 가설을 폐기하고 새롭게 도전해야 하고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조차도 의미가 있는 학문 분야가 과학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연구자는 연구수행 중 나온 연구결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이전 연구과제로 나온 결과로 성과를 낸다. 연구종료 시점에는 현재 수행 중인 연구과제의 연구결과를 정리할 단계이거나 좋은 연구결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NIH에서 연구결과 보고 시점을 연구자 자율에 맡겼더니 성과가 오히려 향상됐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은 연구자주도 R&D가 아니라 시장 중심 R&D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정부에서 Top-down 식으로 제품이나 기술을 정하고 지원하라는 의미도 검증된 시장 중심으로 지원하라는 의미도 아니다. 정부는 과학과 기술의 매개자 역할을 하고 시장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민간투자 주체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가교 구실을 해야 한다. 미국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Program)이 이러한 개념을 잘 담은 대표적인 기술지원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1단계에서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단계에서는 검증된 아이디어를 상업적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3단계에서는 정부는 관여하지 않고 민간투자 주체가 자율적으로 투자한다. 세 번째 질문은 연구자중심 R&D가 사람 중심 R&D인가? 답은 사람 중심 R&D는 연구자 중심 R&D를 포함하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여기서 ‘사람’이란 연구자뿐만 연구로 인한 수혜자인 국민 모두를 일컫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연구를 제안하고 수행하는 주체는 연구자이지만 결국 국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과학자가 당장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만 하거나 실용화에 나서라는 의미가 아니다. 과학자는 과학자의 역할이 있고 유용한 과학적 성과가 자연스럽게 기술로 연결할 수 있는 국가혁신체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사람은 국민이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는 과학기술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신약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 ‘환자중심(Patient-centric) R&D’가 선진국과 다국적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 기사에서 진정한 ‘연구자주도 R&D’이자 ‘사람 중심 R&D’에 가까운 연구성과를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기사에 따르면 K 교수팀이 간암 바이오마커에 대한 동물실험결과를 실험실 복도에 포스터로 전시하였고, 우연히 근처에 방문한 의사가 이를 보고 관심 있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알고 보니 그 의사는 간암 전문의였고 이를 계기가 되어 K 교수팀과 P 의사의 협력으로 이어져 결국 간암 바이오마커를 찾았다는 기사였다. K 교수가 그 유전자를 처음 발견한 시점이 1999년이었고 이 유전자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시점은 대학에 부임한 2011년부터였으니 사실상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20년 동안 한 우물만 팠던 ‘연구자주도 R&D’의 결실인 셈이다. 또한, P 의사도 환자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환자 진료 보기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 본인이 가진 환자 시료와 임상 지식을 나눔으로써 ‘사람 중심 R&D’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한편으로는 진정한 ‘사람 중심 R&D’를 실현하려면 갈 길이 멀기에 K 교수의 20년이라는 세월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2018-04-26 06:29:43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리베이트 '온도차', 준법경영 절실한 이유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리베이트 관행 개선안을 들여다보면 정부기관과 제약산업계의 준법경영과 관련한 온도차를 느낄 수 있다. 과거 심심치 않게 회자됐던 100:300, 100:200 등의 용어는 사라졌지만 사정 당국은 여전히 제약기업들이 영업현장에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인식한다. 다만 리베이트에 대한 시각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권익위가 지적한 부당한 의료 리베이트 사례는 크게 의약품 영업대행사(CSO) 리베이트, 사후매출할인을 통한 리베이트 자금조성,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판매행위로 요약된다. 이중 의약품 처방에 따른 리베이트 규모를 제약사와 병원 규모, 의약품 종류 및 매출 등에 통상 매출액의 5~20% 수준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여기서 권익위가 추정한 리베이트 20% 제공은 과당경쟁이 불가피한 제네릭 시장이다. 국내 대형제약사 품목이나 오리지널 등은 대략 5% 내외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권익위의 판단이다. 온도차는 분명 존재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보면 리베이트가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을 정부도 어느정도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인식 변화는 제약산업이 향후 더 투명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다가온다. 제약기업들의 리베이트 관행은 여전하지만 윤리경영 노력이 서서히 시장에서 녹아들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제약사들의 공정경쟁이 시장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산업계에 희망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해서 이 시점에서 제약사들의 진정성 있는 윤리경영 실천은 국민과 정부기관의 리베이트에 대한 인식을 '새로고침' 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CP(Compliance Program,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를 넘어서 ISO 37001(국제표준기구의 반부패경영시스템)에 대한 제약사들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CP가 위에서 아래를 관리하며 통제하는 하향처리방식이라면 ISO 37001은 전 직원에게 역할과 권한, 책임이 부여되는 전사적 개념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ISO 37001 인증은 부패행위 근절을 통한 준법 문화 확산과 기업경쟁력 확보, 그리고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꼭 필요한 장치다. 최근 들어 대형제약사들이 맏형답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리딩기업 유한양행이 지난달 말 ISO 37001 인증을 획득한 것은 상징적이다. 유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ISO 37001 인증 획득과 부패방지경영시스템 확립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경주해 왔으며, 내부심사원 교육 및 육성, 내·외부 부패리스크 진단 및 평가, 부패방지방침 선포, 부서별 부패방지 목표 수립, 임직원 준법서약서 작성, 부패방지 책임자 중심의 부패방지 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철저한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ISO37001 국제 윤리경영 표준을 업계 최초로 획득하며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한미는 지난해부터 ISO 37001 인증 획득을 위한 전사적 준비를 시작했으며, 내·외부 부패유형 파악, 내부심사원 육성, 부패방지 방침 선포, 부패방지 목표 수립, 자율준수관리자 중심의 부패방지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강도 높은 성과평가를 실시했다. 종근당도 내부심사원 15명을 선정했고, 올해 내에 ISO37001을 도입하기 위해 인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2016년 CP 등급평가에서 업계 최고등급인 ‘AA’를 획득했으며, 유효기간이 2년인 만큼 올해 재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특히 정확한 지출보고서 기록을 위한 장치 및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2년 연속 CP ‘AA’ 등급을 획득한 대웅제약도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 전체내역에 대한 사전·사후 관리, ISO37001 인증, 제약업계 최초 CP 등급평가 3회 연속 ‘AA’ 획득 등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상위권 기업들도 ISO37001을 인증받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중소형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준법경영에 가세해야 한다. 윤리경영 시스템 구축은 권익위가 지목한 제네릭 20% 리베이트 제공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달 중견제약사 최초로 코오롱제약이 ISO37001을 인증받은 부문은 이런 의미에서 높은 가치 평가를 해야 한다. 코오롱제약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ISO37001 1차 인증 대상 기업인 이사장단사 8개사를 제외하면 자발적으로 신청한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중소형제약사들의 진정성 있는 윤리경영 노력만이 산업계 동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CSO활용을 통한 영업활동에 대해서도 제약사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일부 대형제약사들의 불공정 영업에 대한 자정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준법경영 정착의 칼자루는 중소형제약사들이 쥐고 있다.2018-04-24 06:23:00가인호 -
[기자의 눈] 테라노스가 제약업계에 남긴 교훈지난주 코스닥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힘겨운 한주를 보내야 했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업계의 개발비 무형자산화 현황에 대한 테마감리 실시를 예고한 데 이어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포기소식이 더해진 탓이다. 한동안 뜸한듯 보였던 제약바이오주의 '거품 논란'이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의 불신도 하나둘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혼란을 지켜보다 보면 한 인물이 떠오른다. 천재 과학자에서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해버린 테라노스(Theranos)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다. 19세의 나이에 스탠퍼드대학을 중퇴한 뒤 테라노스를 창업했던 홈즈는 에디슨이란 혈액진단키트를 개발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젊고 미인에 고(故)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하는 검은 터틀넥을 입고 등장한 그녀가 "50달러 짜리 에디슨 키트만 있으면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로 260여 개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수많은 매체는 열광했다. 미국의 경제지 '포춘(Fortune)'은 홈즈를 2014년 6월호 잡지의 커버스토리로 내세우면서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를 90억 달러로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4년이 채 지나기 전에 포춘지는 사과기사를 내고, 테라노스의 가치를 0달러로 변경하기에 이른다. 2015년 10월 월스트리트저널이 테라노스 기술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뒤 존재하지 않는 기술로 사기행각을 벌였음이 밝혀진 것이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홈즈가 투자자들을 속여 유치한 금액은 7억 달러가 넘는다.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던 홈즈는 결국 지난달 벌금 50만 달러를 지불하고, 테라노스 의결권을 박탈당했다. 향후 10년간 어떤 상장사에서도 임원급 관리자가 되지 못한다는 조건도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테라노스 사태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와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교훈은 무엇일까. 바이오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홈즈 역시 처음부터 사기를 목표로 하진 않았으리라 믿고 싶다. 그런데 유명세의 단맛에 취해버린 그녀의 거짓말은 사회 전체에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낳았다. 연구에만 집중하기 위해 검은 터틀넥만 입는다던 그녀는 갈색 머리카락을 금색으로 염색한 뒤 PR 활동에 매진하기 시작한다. 어떤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TED 등 컨퍼런스의 연사로 자주 등장하면서 유명세는 날로 더해졌다. 혹자는 그녀가 PR 활동에 드는 수고를 줄였더라면 진짜 기술개발에 성공했을지 모른다고 말했을 정도다. 사업가에게 있어 투자유치가 필수불가한 요소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테라노스와 같은 스타트업에게는 속도 역시 중요하다. 다만 그녀는 가장 중요한 한가지 사실을 간과했던 것 같다. 테라노스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헬스케어 업종이라는 것. IR 활동을 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보다 신중하고 정확한 태도가 요구되는 이유 역시 거기에 있지 않을까. 신약개발 과정에서 속도보다 안전성 점검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끈질긴 취재 끝에 테라노스의 사기극을 밝히는 데 성공했던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자 존 카리유(John Carreyrou)는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을 향해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나 소셜네트워크를 개발 중이라면, 미처 준비되기 전에 대중에게 알린더라도 사람이 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의학관련 기술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진 모르나 테라노스의 교훈을 새기고, 투자자 및 대중과의 신뢰를 쌓아나간다면 제약바이오업계를 향한 거품론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2018-04-23 06:22:20안경진 -
[칼럼] 호흡기 건강 위협하는 미세먼지와 약국“미세먼지 우습게 볼 게 아니네요” 중년 남성 A씨는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인 탓인지 기침이 심해졌다며 약국을 찾았다. A씨는 흡연자로 평소 가래와 기침이 늘 있는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하지만 그 증상이 유난히 심해지자 어린 자녀들에게 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하는 아내의 잔소리로 약국을 찾았다고 했다. 최근 들어 약국에는 기침 환자가 부쩍 늘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데다 10도 이상 벌어진 일교차에 면역력이 약해지고, 대기한 건조로 기관지가 쉽게 예민해지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 상하기도에서 여과되지 않고 호흡기에 그대로 침투해 기관지에 달라붙어 기관지를 자극한다. 자극된 기관지는 가래를 만들고, 우리 몸은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가래를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기침을 하게 된다. 모든 질병에서는 초기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데, 기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다수는 A씨처럼 가래와 기침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방치한다. 심할 경우 만성기관지염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환절기에는, 가래기침 치료제를 준비해 놓고 필요시에 복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A씨는 심해진 기침을 멈추는 것은 물론, 흡연으로 지속되는 증상을 고려해 장기적으로도 안전하게 복용 할 수 있는 가래기침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경우 오랜 기간 안전성을 확인한 가래기침 치료제 ‘뮤코펙트’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뮤코펙트는 기침의 원인인 가래를 치료하는 진해거담제로, 1978년 독일에서 처음 허가 받아 판매된 오리지널 제품 이다. 뮤코펙트의 주성분인 암브록솔염산염은 가래를 묽은 형태로 만들어주고, 기관지의 섬모운동을 증가시켜 가래를 배출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준다. 또한, 세균이나 병원균을 제거하는 계면활성제를 촉진시켜 분비물이 기관지에 붙는 것을 방지하여 새로운 가래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까지 한다. 그 밖에도 정제와 시럽이 시판되고 있어 연령과 증상에 따라 적절한 제형을 선택해 조절해 가며 치료가 가능하다. 시럽의 경우, 만 2세부터 복용이 가능한데 목 넘김이 편해 알약이 부담스러운 어르신과 아이들이 복용하기 좋다. 가래기침은 개인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불편한 질병이다. 이 때문에 ‘기침 에티켓’이 생겨난 것은 아닐까. 더욱이 요즘은 미세먼지로 모두가 기침 증상에 예민할 때이다. 평소 기관지에 수분 공급이 충분히 되도록 물을 자주 마시고, 가래기침 증상이 보인다면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치료해 더 큰 질병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2018-04-20 06:23:50데일리팜 -
[칼럼] 본인부담금 할인 금지조항 합헌 여부 따져보기본인부담금이란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가입자 및 피부양자와 의료급여법에 의한 수급자가 급여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경우 그 일부 부담 부분을 의미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542 판결 등).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본인부담금 할인방식의 환자유인행위를 하는 경우 이를 금지 및 처벌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 등의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헌법재판소 2017. 12. 28. 자 2016헌바311 결정)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청구인은 2014. 3.경부터 2015. 2.경까지 청구인이 운영하는 산부인과에서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에 해당하는 요실금수술검사비를 50% 할인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설치하여 두고, 실제로 같은 기간 동안 위 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요실금수술검사비를 50% 할인하여 주는 방법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하여 한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벌금 15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에 대한 항소심 계속 중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 중 ‘본인부담금을 할인하여 유인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및 의료법 제88조 가운데 제27조 제3항 본문 중 ‘본인부담금을 할인하여 유인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이란 법률에서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의미하며(헌재 2000. 6. 29. 98헌가10; 헌재 2004. 11. 25. 2004헌바35 등 참조), 해당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법규범의 의미내용을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게 되는 것이다( 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등 참조).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비추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르면, 본인부담금 할인행위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가입자 등 또는 수급권자가 급여대상에 해당하는 요양급여 또는 의료급여를 받고 그 대가로서 지급하는 비용 중 가입자 등 또는 수급권자 본인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내야 하는 금액의 일부를 감액하여 주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으며, 환자유인행위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환자를 꾀어내어 그로 하여금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과 치료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로서 보험재정 등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본인부담금 할인행위로 많은 환자를 유치하는 경우 건강보험공단이나 의료급여기금으로부터 받는 급여비용이 증가하여 상당한 이익을 남기게 될 것이므로, 본인부담금 할인행위는 환자유인행위의 의미범위에 포함되므로 위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본인부담금을 할인하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의료수진의 남용을 막아 보험재정 등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항으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는 점, 의료기관 등이 본인부담금을 할인하여 환자를 많이 유치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건강보험재정이나 의료급여기금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은 보험재정이나 기금재정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조항이고 심판대상조항은 비급여대상에 관한 진료비의 할인행위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제를 하고 있지 않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이 행하는 환자유인행위에 대하여서는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것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며, 법정형의 정도 또한 과도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본인부담금 할인방식의 환자유인행위를 금함으로써 국민건강보험과 의료급여에 관한 보험재정 등을 건전화하고,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의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게 가하여지는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약보다 작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비급여대상에 관하여서는 의료비 할인행위가 일반적으로 허용됨에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에서 본인부담금 할인형식의 환자유인행위를 금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청구인이 주장한 부분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상 비급여대상에 대해서는 공단이나 기금에서 부담하는 부분이 없으므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이에 대해 환자의 의료비를 할인하여 준다고 하더라도 의료소비자의 과잉수진에 따른 보험재정 등의 부실화가 문제될 여지가 없으므로 비급여대상에 관한 의료비 할인행위를 심판대상조항이 금지하는 본인부담금 할인행위와 동일하게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청구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므로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 중 본인부담금을 할인하여 유인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및 의료법 제88조 가운데 제27조 제3항 본문 중 본인부담금을 할인하여 유인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 것이고,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은 위 의료법의 각 조항 및 위 헌법재판소 결정을 고려하여 환자 본인부담금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은 처벌됨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2018-04-19 06:22:50데일리팜 -
[기자의눈] 항암제 임의비급여 처방 원하는 환자들두 번째 만남이었다. 작년 8월 29일, 그리고 올해 4월 6일. 네이버 면역항암카페에 가입한 암환자와, 그들의 보호자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이 위치한 서울 국제전자센터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지난 6일은 몇 날 며칠 따뜻했던 봄날이 이어지다가, 하필 비소식이 전해졌던 때였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바람이 세찼다. 그곳에 암환자와 보호자 70여명이 모였다. 첫 번째 만남 때보다 인원이 2배 이상 늘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그들의 걱정이 더 걱정될 수 밖에 없었다. 사정은 절박했다. 약제관리실 앞 첫 만남에서도, 두 번째 만남에서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들의 가장 큰 요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을 초과(오프라벨)하더라도 의사가 의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허가초과 약제 사용제도 개선 협의체를 운영했고, 암환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오프라벨로 항암제를 처방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절차를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그렇게 나온게 허가초과 약제 사후승인제도 도입과 사전신청 확대 등이다. 하지만 암환자와 보호자들은 한 발 더 나갔다. 사후승인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전국에 30여곳 있다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환자들은 혜택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다는 문제와 사전신청 기관을 확대해도 자신이 치료 받는 병원에서 귀찮아서 제대로 응할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래서, 이어진 요구사항이 임의비급여 허용이었다. 한 환자 보호자는 "내 돈으로 내가 항암제를 처방 받겠다는데 왜 나라에서 통제를 하냐. 급여, 비급여, 기준비급여는 인정하면서 왜 임의비급여는 인정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당시 병원에서 환자에게 보여준 건 '업무정지 처분 기준 강화 기준'으로, 사전신청 없이 고가항암제를 처방할 경우 임의비급여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병원 내부 문건이었다. 먼저 이야기 하자면, 임의비급여는 허용할 수 없다는게 원칙이다. 식약처 허가를 받지도 않았고, 안전성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약제를 환자들에게 처방하면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오프라벨에 대한 사전신청이 마련된 것이다. 이미 임의비급여 사태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크게 치른 적이 있다. 2006년 여의도성모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가 사망했고, 유가족이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요청을 했다. 이 때 심평원은 병원 측에서 환자 전액본인부담, 치료재료 별도산정, 그리고 허가초과 약제 사용에 대한 임의비급여를 확인하고 1800여만원의 진료비 환불 처분을 했다. 이 사건은 2012년 대법원에서 예외적 임의비급여를 인정해주면서 일단락됐다. 진료행위 당시 급여 조정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거나 절차가 있더라도 시급한 경우, 진료행위가 안전성과 유효성 뿐 아니라 의학적 필요성을 갖췄을 때, 환자 동의를 받았을 때 등 3가지 사유를 병원 측에서 입증하면 예외적으로 임의비급여를 허용하겠다는 판결이었다. 병원 측에서 가장 입증하기 힘든 부분이 의학적 필요성이다. 환자가 동의해도 스스로 의학적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임의비급여로 전액환수 대상이 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만들어 진 제도가 사전신청제도이고, 이 기간 동안 항암제 처방을 받지 못해 생길 수 있는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후승인제도를 도입하려 한다. 환자들의 절박한 심정은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합법화 될수 없는 임의비급여의 허용을 요청하는건 스스로 최소한의 안전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암환자들이 더 신속하게, 안전하고 유효한, 절실하게 필요한 항암제를 처방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이 나올 때 까지, 고민은 계속돼야 한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모두를 위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2018-04-19 06:21:10이혜경 -
[사설] 퇴출위기 국내제약 베트남 수출 방관할텐가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와 2016년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가입은 국내 제약산업의 국제적 신뢰도 상승과 지위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국내제약사들도 픽스 및 ICH가입과 맞물려 GMP 업그레이드와 품질향상에 주력해왔던 만큼 이젠 대한민국 제약산업이 전세계 진입 장벽을 뛰어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정부의 수출의약품 입찰 기준 변경 방침은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꾸고 있다. 베트남은 우리에게는 상징적인 국가다. 국내 의약품 수출규모가 2000억원대에 달하는 최대 수출국 중 하나다. 수출 제약기업 수는 65곳에 이르고 있다. 현지 공장을 보유하거나 설립을 추진중인 기업이 3곳이고, 대웅제약, 대원제약, 대화제약, 삼일제약, CJ헬스케어, 유한양행, JW중외제약, 종근당 등은 대표사무소나 법인설립을 통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20 베트남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과 비전 2030'에 따라 자국 생산 비율 증대 및 현지 생산 의약품 판매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지 생산 업체의 공공기관 입찰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베트남정부의 자국 기업 보호정책이 입찰등급 변경 추진이 이뤄진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 DAV(Drug Administraion of Vietnam)가 추진중인 의약품 입찰 기준은 EU GMP, cGMP, JGMP만 1~2등급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기존 1등급에 해당하던 ICH(국제조화기구) 가입국, 2등급으로 인정하던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가입국은 인정을 하지 않는다.이 기준을 적용받는 다면 유럽, 미국, 일본의 GMP를 받지 않은 국내기업들의 수출의약품은 취하위 등급으로 조정될 수 밖에 없다. 입찰규정 개정안은 오는 7월 시행 예정이다. 무엇보다 한국이 PIC/S 가입국가이면서 ICH 가입 국가 임에도 불구하고 등급 조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부문이다. 베트남 정부가 국내 제약기업 수출약 입찰등급을 최하위 등급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를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기구 가입으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국내 제약기업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베트남정부의 입찰등급 변경 방침은 이미 현지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문제제기에 따라 지난해부터 불거진 이슈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정부기관이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통령 순방일정에도 핵심 주무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행하지 않았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꾸린 베트남 보건당국 고위급 관계자와 면담에서도 식약처와 복지부 관계자는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식약처도 제약단체 등과 함께 베트남 대응 테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고, 지난 2월에는 외교부를 통해 베트남 정부에 입장을 전달하는 등 꾸준하게 대응해왔다. 최근엔 보건당국 국장급 회의를 개최하는 등 해당 안건을 계속 논의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제약계와 함께 보다 확실한 액션을 보여야 할 것이다. 류영진 식약처장의 베트남 방문을 통한 한국의 강력한 입장 전달은 명확한 시그널이 될 것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약계와 정부기관이 힘을 모아 베트남 수출의약품에 대한 입찰등급 2등급 유지를 관철시켜야 한다. 베트남 수출시장을 살릴 수 있는 길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제약기업들의 사기진작의 문제이기도 하다. 부디 국내기업들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수출을 지양하고 특화품목이나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번 베트남 사태가 일부 품질관리가 허술했던 제약기업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국내제약사들은 이번 이슈를 거울삼아 단순 수출전략에서 탈피해 직접투자, 합작투자, 기술제휴를 통한 현지화 전략 등으로 글로벌시장에서 당당히 겨뤄야 할 것이다.2018-04-16 06:25:3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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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의협, 문케어 투쟁 싸늘한 여론 돌파구 있나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를 축으로 전국의사회장단 등 300여명 의사들이 모여 '근조(謹弔) 대한민국 중환자의료'를 외친 지난 8일 광화문 집회날 날씨는 싸늘했다. 강풍에 비까지 내리면서 의사들은 준비한 우의를 꺼내 입고 약 2시간 동안 우중집회를 이어갔다. 수 개월째 경찰 수사에 성실히 응한 의료진을 증거인멸을 이유로 인신구속하는 것은 의료계를 좌절시키고 중환자실을 붕괴시키는 일이라고 외치는 의사 목소리엔 타당성과 진실성이 묻어 있었다. 시위집회 종료 후 취재를 마친 기자는 광화문 앞에서 귀갓길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기사는 목적지를 묻고난 뒤 승객과 수다를 일방적으로 이어갔다. "의사들은 왜 또 시위에요? 광화문이 조용할 날이 없어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반대집회? 신생아 4명이 죽었는데, 당연한 것 아니에요? 이번 의사회장이 굉장한 극우인사라면서요? 의료진 구속보다 문재인 정권 때문에 나온 것 아니에요? 문케어가 당장 의사 수입 토막낼까 불만이라 시위하는 것 아니에요? 우리야 전문가도 아닌데 무얼 알겠어요. 환자 진료비가 줄어든다는 정부발표에 의사들이 반대하는 것은 맞잖아요?" 택시기사의 거침없는 수다 속에는 여론 일각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의료계가 문케어를 정당히 저지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여실히 포함됐다. 의사도, 복지부도 아닌 일반 국민 입장에서 의료계 옥외집회는 단순한 '밥 그릇 싸움'에 불과했다. 증거인멸 우려, 도주 가능성이 낮은 이대목동 의료진 구속을 규탄하는 옥외집회는 택시기사의 짧은 수다 한 마디로 문케어 반대집회로 바뀌었다. 이처럼 의료계는 '문케어 투쟁=의사 진료수익 지키기'라는 여론 색안경을 벗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아직 투쟁에만 골몰하는 듯 하다. 대국민 홍보 활동이나 설득을 위한 움직임은 옥외투쟁 열기와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들어 주요 일간지 몇 군데에 의사가 문케어를 반대하는 이유를 늘어 놓은 광고만 몇 차례 집행한 게 전부다. 대정부 투쟁은 강렬하다. 시선 주목도도 높고, 파급력도 크다. 국내 모든 신문, 방송, 미디어들이 강성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의 입과 복지부의 맞대응을 신속 보도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협은 크고 작은 옥외집회 근육을 꾸준히 길러왔다. 그렇다면 대국민 홍보·설득을 위한 의료계 근육은 투쟁 근육 만큼이나 크고 단단할까. 느낌표 보다는 물음표가 떠오른다. 빅 마우스로 평가되는 택기기사의 수다 한 구절만으로 의료계 문케어 투쟁을 바라보는 싸늘한 여론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최대집 당선인은 당선 전 의협 비대위 투쟁위원장 시절 투쟁과 대국민 홍보 활동을 병행하겠다고 외쳤었다. 동네의원에 문케어 반대 홍보물을 비치한다거나 길거리 유인물 등을 통해 의사가 바라보는 문케어 문제점을 낱낱히 설명하고 설득하겠다고 했었다. 대국민 설득은 지루하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도 않는다. 열과 성을 다해 진실성을 보여도 의사 편에 서서 문케어를 바라볼 국민은 드물테다. 국민은 전문가나 의료공급자가 아닌 의료소비자인 탓이다. 정말 문케어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동네의원과 중소병원 폐업률을 급증시킬 나쁜 정책이라면 의료계는 투쟁 근육 키우기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국민 여론부터 의료계쪽으로 가져올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탑승요금을 정산하며 택시기사가 던진 마지막 말이 머릿속에 되뇐다. "의사, 정부 다 각자 할 말만 할 일만 하는거죠 뭐. 병원 단체파업도 한다면서요? 근데 너무 강하면 부러지는 거 아니에요?"2018-04-12 06:13:33이정환 -
[데스크 시선] 제약산업 밖, 높은 벽 실감하셨나요?"환자들에게 꼭 필요한데 정부가 왜 우리 건의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지 모르겠다. 시민단체 눈치를 봐서 그런다는데 정말로 그런가. 말만 있지 '실재'가 없는 것 같아 기회가 되면 (시민단체와) 만나서 토론해 보고 싶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제약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 회사는 위험분담제를 적용받은 약제 재평가를 진행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 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계약을 연장하기 어려운 실정인데, 환자를 고려하면 정부가 원칙만 고수해서는 안된다면서 이렇게 속내를 털어놨다. 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데일리팜 미래포럼에 왔다면 아마도 이 관계자는 '실재'와 직면했을 것이다. 전 건강보험공단 상임이사 출신의 좌장부터 패널토론자로 참여한 시민단체 대표, 보건경제학적 관점에서 약가제도를 바라보는 교수까지. 이들은 제약계의 기준비급여를 포함해 약가제도 전반에 대한 전향적 제도완화 요구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가령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선급여 사후평가는 비용효과성에 대한 판단을 무력화 하는 것이다. 네거티브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로 보인다. 선급여 결정 시 현재의 급여가를 적용하는데 이해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인지를 봐야한다. 재평가 결과에 대해 제약사가 수용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혜영 목원대 의생명과학부 교수는 "검토기간이 너무 길고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는 정부기관이 검토기간 자체가 좋은 의약품을 걸러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는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절차 개선에 앞서) 신뢰회복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평수 차의과대 초빙교수(좌장)는 "신약 가격협상 등을 하려면 제약사가 '얼마를, 왜 받아야 하는지' 명확한 자료를 가지고 와야 한다. 스스로 약의 가치를 제시하고, 가격을 요구하면 되는데 (건보공단 재무이사 재직시절 그런 사례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날 회의장을 가득 메운 제약계 관계자들은 다소 당황했다. "주제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 "시민사회단체는 잘 모르면서 항상 같은 소리다.", "벽 앞에 선 기분이다." 등등 평가는 제각각이었다. 기자는 자연스런 반응이라고 본다. 그동안에도 그랬고, 적어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근간인 선별등재제도에 대한 원칙론을 강조하고 있는 보건경제학적 시각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은 지난 11년간 변하지 않았다. 그나마 대체약제가 없고 생명과 직결된 약제에 대한 예외적 신속등재 허용에 대한 전향적 접근이 조금이나마 싹튼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중요한 건 '벽 vs 벽'이라는 평가에서 그쳐서는 안된다는 데 있다. 이번 미래포럼에서는 정부기관이 제약계의 제도 개선요구에 더 우호적이고 상대적으로 더 전향적이라는 걸 확인시켜 줬다. '막대기 구부리기'가 더 나아가지 않는 건 저 쪽 벽에 많은 '이평수·김준현·권혜영'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평행성을 그대로 놔두면 진전은 없다. 기차레일을 멀리보면 '소실점'에서 만나듯이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기관은 그동안 의견수렴이나 정책결정을 위한 통로로 '제약따로', '가입자따로', 따로따로 방식을 선택해왔다. 서로의 논리를 이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제약계도 정부기관 설득논리에 골몰했지 시민사회단체를 설득하는 데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미래포럼을 주최한 전문언론으로서, 그리고 이날 소중한 걸음을 한 청중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로 기자는 제약계에 전략선회를 권한다. 시민사회단체와 자주 만나 소통할 기회를 만들고, 정부기관 뿐 아니라 시민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논리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걸음 씩 나아갈 수 있다고.2018-04-11 06:23:19최은택 -
[칼럼] '아마추어' 넘치는 시대, 약사 '전문가'라면약국 경영과 약료 실현 [4] Professional Professional은 pro(앞에, 앞으로)+fess(말하다)로부터 만들어진 단어다. 당당하게 앞에 나서서 말할 수 있고, 말해야 함이 professional 단어의 함의이다. 앞에 나서서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전문가는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다. 전문가의 정규 교육 과정의 특징은 어떤 대상의 한 쪽 면이 아니라, 양 쪽 면을 균형 있게 배우는 데 있다. 정치 전문가는 진보이론과 보수이론 모두를 공부한다. 법률전문가는 방패이론과 창이론 모두를 공부 한다. 건강 전문가는 약이든 치료든 모든 물질과 치료과정에 대해 순작용과 부작용 모두를 공부한다. 전문가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 순간의 가장 올바른 판단을 위해 상반된 관점의 이론들을 공부한다. 약의 전문가가 부작용에 대해 공부하는 유일한 이유는 그것이 안전함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효능과 효과 이면에 있는 물질의 이중성, 치료 이면에 있는 실패의 확률. 100%는 없다는 진리를 교육과정을 통해 배운다. 하지만 양 쪽 면을 다 배운 자는 겸허해 진다. 겸허함은 앞에 나서길 어렵게 만든다. 특히 끝없는 공부로 지혜가 깊어 '내가 무엇을 아는가!' 지경에 이른 고수일수록 더더욱 앞에 나서 말하기 어려워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굳이 나서서 말하지 않아도 언젠가 나의 지혜를 알아봐 줄 것이라고. 대부분의 프로페셔널들은 낭중지추를 꿈꾸며 주머니 안에 있다. 반면, amateur는 라틴어 amator (사랑하는 사람, 숭배)를 어원으로 한다. 아마추어는 어떤 대상과 사랑에 빠지고 그것을 숭배한다. 근래 건강이라는 화두와 사랑에 빠진 아마추어들을 많이 본다. 그들이 발견한 특정 방법의 효능과 효과에 대한 믿음은 LTE 를 타고 퍼져나간다. 건강해지는 비법이라는 그것들은 활기 있다. 대중은 치료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현대 의학 자체가 두려울 수밖에 없다. 밝은 면을 강조하고 어두운 면을 보지 않는 사랑에 빠진 아마추어리즘, 효능과 효과만으로 건강해 질 수 있다는 그것은 유혹적이고 거리낄 것이 없다. 그들은 전문가들의 고민을 모름으로 오해하고, 전문가들의 주저함을 숨김으로 오해한다. 그래서 의사나 약사, 약이 알려주지 않는 비밀, 약의 어두운 면을 강조하는 편협한 프레임을 만든다. 약사들은 생각한다. 저런 말도 안 되는 논리에 '생각하는 사람들'이 속아 넘어 갈쏘냐. 하지만 대중은 당의정 같은 이론에, 쉬운 방법론에 빠져 들 수밖에 없다. 그것이 훨씬 더 가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대는 열정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수많은 정보를 연결하고 편집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대이다. 그저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누군가 나의 말을 알아서 들어주는 시대는 일찌감치 지나갔다. 다시 프로페셔널의 어원을 생각해 본다. 앞에 나서서 말할 수 있는 소명을 가진 사람. 우리는 프로페셔널로서 대중에게 약사의 지식과 관점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균형 잡힌 정보가 어떻게 안전성을 확보하는지, 물질의 이중성에 대한 이해와 개별적 인간에 대한 이해가 치료 효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앞에 나서서 설명하고 있는가. 사랑에 빠져 숭배하는 부분만을 강조하는 아마추어적인 관점을 반박하고 전문가다운 비평과 비판을 통해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점을 전문가답게 확장시키고 있는가. 앞에 나서야 하는 시대, 프로페셔널의 어원대로 행동해야 하는 시대. 배운 지식을 당의정으로 만들고, 오밀조밀 언어화해서 내 쓸모를 어필해야 하는 시대. 품이 들지만, 진정한 소통을 경험할 수 있는 시대. 지금이다.2018-04-06 06:21:1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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