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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일양약품 오너 3세와 체질개선일양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이 창립 첫 3000억원을 넘었다. 전년(2698억원)과 비교해서도 11.2% 성장했다.연결 자회사인 중국 법인 호조 덕분이다. 정유석 부사장 등 오너 일가가 직접 챙기는 중국 사업은 내수 위주의 일양약품 체질을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일양약품 중국 법인은 ETC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 OTC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 2곳이다.이들의 일양약품내 존재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연결 매출액 2209억원 중 787억원을 차지했다. 비중은 35.63%다. 2015년, 2016년, 2017년에는 각각 26.25%, 29.81%, 31.76%였다.세부 항목은 일양약품을 넘어서고 있다.같은 시점 기준 ETC 회사 양주일양 매출액은 605억원으로 일양약품 전문의약품 내수 매출(555억원)을 추월했다. OTC 회사 통화일양은 182억원으로 일양약품 일반의약품 내수 매출(310억원)과의 격차를 128억원차로 좁혔다. 지난해만 해도 통화일양과 일양약품 OTC 매출액은 238억원 차이였다.중국 법인 매출이 커질수록 일양약품 매출액에서 해외 사업 비중은 늘게 된다. 내수 사업 위주서 해외로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일양약품 중국법인 경영은 오너 일가가 챙기고 있다. 오너 2세 정도언 회장은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의 '동사장(한국 이사장 직급)'을, 그의 첫째 아들인 정유석 부사장은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과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에서 '동사(이사)'를 맡고 있다.일양약품의 체질개선은 해외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내 문화도 바뀌고 있다.정유석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2014년 전무 승진 이후 2016년 사무실 칸막이를 모두 없앴다. 소통 강화를 위해서다. 회의 시간도 1시간으로 단축했다. 일양약품은 회의가 많기로 유명하다.한 직원은 "일양약품은 전 회사보다도 보수적이어서 놀랐다"며 "다만 최근에는 정 부사장 중심으로 어느정도 사내 문화가 유연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정 부사장은 점심 시간에도 직원들과 어울린다. 간혹 뭉쳐다닐때는 부사장을 인지못할 정도로 스스럼 없이 지낸다"고 말했다.정 부사장은 조만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전망이다. 4연임 중인 현 김동연 대표이사 사장(전문경영인)과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은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든 사내 문화 변화든 체질개선 중이다.2019-02-28 06:15:54이석준 -
[칼럼] 건강보험 진찰료 조정 실질적 대안 모색을진찰료 30% 인상과 관련하여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의사협회는 진찰료 30% 인상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정부와 대화 단절은 물론 파업도 불사하겠단다.의사협회는 진찰료 외에 처방료의 신설과 진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한 안전관리 수가의 신설도 요구하고 있다.의사협회는 수가 관련 문제를 정부를 상대로 요구·협상하며, 정부도 이에 응하고 있다. 의사협회와 정부 간 갈등의 골만 높아지는 이러한 요구와 대응이 타당하고 현실적인지 의문이다. 의사협회의 요구에 의한 영향은 정부 보다는 국민들에게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가 인상과 신설 등 의료계의 요구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수가조정 관련 제도수가는 의료행위 등에 대한 대가로 상대가치와 상대가치점수 당 단가인 환산지수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가지점수나 환자지수의 변화는 요양기관의 수입과 건강보험재정 나아가 국민의 부담과 직결되어 있다, 이해관계 당사자 간 관계 조정을 위하여 건강보험법은 관련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환산지수는 건보공단이사장과 의약단체장과 협상을 통하여 계약함을 원칙으로 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건정심이 조정하여 결정한다. 건보공단이사장의 계약은 재정운영위원회의 동의 내지 승인을 전제로 한다. 상대가치점수는 건정심이 관련 전문가들의 검토결과를 결정하거나 조정한다.현 제도에서 상대가치점수와 환자지수는 독립적으로 관리된다. 건정심의 환산지수 조정이나 결정 또한 환산지수 협상과정이나 결과와 독립적이다. 즉, 공단은 독자적인 논리에 의하여 환자산지수를 협상·계약하며, 건정심은 자체 논리에 의하여 협상이 결렬된 환산지수를 조정·결정하도록 되어있다. 상대가치저수 또한 공단의 환산지수 계약 결과나 자체의 조정·결정 결과와 무관하게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수가조정의 현실과 한계수가조정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조정이다. 환산지수 조정은 관련 분야 모든 행위에 일률적으로 적용되어 파급효과가 넓고 크다. 일차적으로 공단과 의약단체의 협상·계약 과정이 불합리하다. 원칙과 근거가 없는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양자 간 협상의 원칙도 없고 요구하는 측이나 주는 측 모두 근거없이 주먹구구식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결국 주는 자인 공단의 의지가 반영되기 마련이다.협상결렬 이후 건정심의 조정 내지 결정과정도 마찬가지이다. 협상과정에 원칙과 근거가 없었으니 조정이나 결정 시 활용할 자료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건정심의 조정·결정 또한 원칙과 근거가 없다. 이 결과 협상이 결렬된 책임을 의약단체 물어 괘씸죄를 적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한다.한편 환산지수 조정과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도 문제이다. 공단의 협상과정에 정부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의약단체는 이를 활용하여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환산지수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정부를 상대로 인상폭을 제시하고 요구하는 행태가 바로 그 예이다.상대가치점수를 올리는 것은 실리적인 수가인상임에도 건정심은 환산지수 조정과 무관하게 상대가치를 조정한다. 새로운 행위의 신설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논란 중인 진찰료 30% 인상, 처방료와 안전관리 수가의 신설은 상대가치 조정을 통한 수가의 실질적 인상이다. 특히 거론 중인 행위항목은 모든 외래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재정 영향이 크다. 의사협회는 이처럼 영향력이 큰 문제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고, 정부는 의정협상이라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문제가 의정 간에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하다. 최소한 건정심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의정협상이 타결되면 건정심은 거수기 역할을 하라는 꼴이다.이 과정에는 의료계의 이중성이 개입되어 있다. 의료계는 건정심의 구성이나 의사결정이 편파적이고 정부가 횡포를 부린다고 비난하면서 위원회 참여를 거부하기도 하면서 제도개선을 요구하여 왔다. 그러나 진찰료 인상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가 건정심을 무력화시키자고 나서는 꼴이다. 한편 이러한 과정이 반복됨에도 건정심에서 의정협상결과를 수용하고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가입자대표도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결과적으로 수가조정 현실은 제도의 한계와 원칙과 근거가 없는 운영으로 혼란과 갈등 그리고 비능률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 운영, 의약단체의 이중성 그리고 가입자단체의 무관심 내지 직무유기의 산물이 아닌지.합리적인 수가조정을 위하여가장 우선적으로 수가조정을 위한 원칙과 근거가 필요할 것 같다. 환산지수나 상대가치점수 조정이나 결정을 위한 과정과 방법 그리고 활용할 근거를 마련하고 활용하여야 한다. 원칙과 근거없는 조정과 결정은 일방성, 불공정, 비능율, 갈등 그리고 제도의 불신을 초래하는 복합적 원인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근거에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연계, 환산지수나 상대가치 조정 근거는 물론 협상과 조정원칙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환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변화는 요양기관의 수입과 건강보험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다음으로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 변화를 총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정하는 기능이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제시한 원칙과 근거를 합당하고 적용하고 운영할 관리체계이다. 현 체계에서는 건정심의 사무국을 공단에 설치하여 관련 자료를 수집·정리·분석하여 건정심과 재정운영위원회의 수가 관련 업무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당장 현재 진찰료 인상 문제는 의정 간에 해결할 일이 아니 것 같다. 수가인상은 정부의 고유 권한이 아니어서 의정 간에 해결될 수도 해결되어서도 안 된다. 의료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도, 정부가 의정협상이라 명분으로 협상을 진향하는 것도 부당한 것 같다. 결정권을 가진 건정심의 안건으로 선정하여 기간 제한없이 심도있는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조정과 같이 심도있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마련하고 거칠 필요가 있지 않을까?2019-02-25 09:30:48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의약품 마일리지와 실태조사신용카드 마일리지를 이용한 약국·한약국(이하 약국)과 의약품 유통업체간 리베이트 유착관계를 조사하기 위한 정부 실태조사가 본격화했다.약국 또는 약국장이 사용하는 구매전용과 개인카드의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금 등의 지급한도를 조사하고 여기서 의약품 유통업체 개입 정도를 파악해 법이 정한 한도를 넘어서면 약국 또한 처벌 대상이 된다.처벌을 목적한 실태조사가 아닌, 법 이행 실태와 사각지대를 들여다보는 게 주목적이지만 보기에 따라 실상은 다르다. 실태조사 결과 리베이트가 의심되면 약국과 유통업체 모두 수사당국으로 넘겨져 이후의 법적 처벌과 소송 등 다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작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정부는 제약기업과 의료계의 유착관계를 파헤쳐 리베이트 고리를 끊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약국의 경우 의약품 사용이 처방전에 의존해 있고 거래 내역이 비교적 투명한 데다가, 재고약과 반품 문제가 대체로 원활하지 않거나 불균형적인 상황이어서 그간 정부는 약사법상 카드사 1%, 유통업체 1.8%를 마일리지 한도로 설정한 후 별다른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었다. 이는 다시 말해 카드 결재는 약국가 리베이트 쌍벌제 하에서 일종의 매개 역할을 해온, 잠재적인 사정 조사대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그러나 약사들은 항변한다. 대기업에 속하는 카드사들이 법정 한도를 넘어 불법으로 약국에 특혜를 주는 무리수를 둘 리 없거니와, 의약품 거래 규모상 대다수의 약국은 이미 1% 이상의 특혜를 받을 수도, 그럴 기회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1% 넘게 우대를 받는 개인카드 역시, 카드사 정책상 받는 차등화 된 혜택을 마치 유통업체와 유착고리로 악용해 '검은 돈'을 수수하는 것처럼 매도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 삼는다.물론 이 부분은 순수 카드사의 사업정책이라는 게 확인된다면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립·제공 우대율에서 의약품만 솎아내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수액까지 전수조사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약국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약국가는 수년 전, 이른바 '싼 약 바꿔치기'로 일컬어진 불법 대체청구 전수조사로 오랜 기간동안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에도 정부는 공급내역보고와 청구심사 부문을 융합해 실태조사 차원에서 하는 전산조사라고 설명했었지만, 결국 전국 2만여개소 약국의 전수조사로 대파란이 일어났었다. 당시 상당수의 약국은 청구전산상 오기로 인해 소액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들로 인해 행정처분을 면키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결국 당국은 이 같은 조사 행위가 심각한 행정낭비라고 결론 짓고, 대부분의 약국 소명을 서면조사로 갈음했었다. 약국가는 그 과정에서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힌 트라우마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법이 정한 한도를 벗어난 리베이트는 명백하게 불법이고 엄벌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제도에 대해 뚜렷한 인식 없이 카드사와 유통업체 정책에 '더 좋은 상품'을 골라 이용한 약국들에 대한 제도 교육과 홍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일단 알아본다'식의 조사는 우려스럽다. 금융당국과 수사당국과 부처 벽을 허물고 문제의 기관을 효율적으로 솎아내 현지조사 하는 방법 등 '선택과 집중'으로 전체 약국의 부담을 덜어줄 다양한 방법이 예비돼 있지 않은 점도 아쉽다. 과거 실태조사의 외피를 덧씌워 진행했었던 대체청구 사태와 오버랩 되는 건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이다.2019-02-25 06:13:24김정주 -
[기자의 눈] 삭센다 광풍과 주사제 의약분업 촌극비만약 삭센다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삭센다는 출시 1년만에 국내 비만약 시장 선두에 섰다. 공교롭게도 삭센다는 1등 비만약 타이틀을 거머쥐는 동시에 시판·유통된지 1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의약분업 논란과 병·의원 불법 판매 이슈를 촉발했다. 지난해 3월 출시 후 전국 의료기관 품절 대란마저 겪은 삭센다가 일부 병·의원의 무진료 의약품 판매, 무더기 처방 등 불법 논란을 유발하며 1등 칭호와 비례하는 유명세를 납부한 셈이다.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유명SNS 키워드 검색창에 삭센다를 입력하면 다수 병·의원이 게시한 '여름 특별 할인 이벤트', '수능생 수험표 할인' 등 무수한 홍보·마케팅 리플렛이 검색된다. 삭센다를 10개 이상 한꺼번에 많이 살 수록 갯수에 비례해 약값을 깎아준다는 게 리플렛의 핵심으로, 최대한 많은 소비자를 유혹하겠다는 의지가 여실하다.삭센다의 높은 소비자 인기와 병·의원 마케팅 과열경쟁은 의약분업 재평가란 또 다른 논란을 유발했다. 스스로 주삿바늘을 피부에 찔러 넣는 자가주사제 삭센다의 제형 특수성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약사법 상 삭센다를 의약분업 적용 예외 품목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의사와 약사, 정부는 제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현재 약사법은 의약품 조제 권한을 약사에게만 부여한다. 다만 주사제의 경우 의사나 치과의사 직접 조제를 허용한다. 주사제는 의약분업 적용 예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약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행위는 약사만 가능하다.결국 자가주사제 삭센다를 주사제에 포함시켜 의사 직접 조제를 허용할 것인지, 미포함으로 약사 원외 조제 원칙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가 논란 해결의 태풍의 눈이 됐다. 특히 의사가 병·의원 내에서 삭센다를 1개를 초과해 다량 처방·조제하는 것을 불법성이 없는 '주사제 원내 조제'로 봐야할지 명백히 불법인 '의사의 의약품 판매행위'로 규정해야 할지도 논란이다.의사는 의약분업 예외 삭센다를 직접 취급할 수 있다는 주장을, 약사는 의약분업 적용 삭센다를 의사가 아닌 약사가 취급해야 한다는 반박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삭센다 논란을 시발점으로 20년된 의약분업을 재평가 해 선택분업으로 전환하자는 주장마저 펴고 있다.삭센다가 비급여 고마진약인 특성은 의약갈등 명암을 짙게 했다. 공급가 6만원선의 삭센다는 현재 병·의원에서 10만원~15만원에 취급되고 있다. 약사들이 의사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삭센다를 원외처방하지 않고 불법 원내처방·조제중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문제는 의약갈등을 교통정리하고 삭센다 과잉처방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할 규제당국인 보건복지부 조차 제대로 된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복지부는 '주사제는 의약분업 예외 조항으로 의사가 직접 조제할 수 있다. 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약사법 원문만을 반복할 뿐, 1개를 초과한 삭센다는 반드시 원외처방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결국 일선 의사와 약사 간 삭센다를 놓고 발생한 갈등이 커져 복지부에 직접 유권해석을 제기하거나, 법적 소송을 진행하기 전까지 삭센다 취급권 향방은 오리무중이 될 전망이다.의사와 약사 사이에 끼인 복지부 사정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마진 삭센다가 여전히 큰 시장 인기를 구가중이란 면에서 복지부가 판단을 늦추고 시간을 끌 수록 불법 논란 책임 역시 점점 커진다는 점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복지부가 자가주사제 의약분업 모호성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판단이 빨랐더라면 지난 1년 간 온라인을 도배한 '○○피부과, 삭센다 수능생 특별할인!' 홍보물은 자칫 '뱃살, 올 여름 ★★약국에서 삭센다로 싹~빼자!'로 뒤바꼈을지 모를일이다.2019-02-24 20:09:38이정환 -
[칼럼] 유튜브 광풍 속 의·약사 전문가 역할은바야흐로 유튜브 광풍의 시대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2012년 가수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0억뷰를 세계 최초로 돌파했다는 뉴스에 유튜브의 위력을 실감했었다.유튜브 이용량도 억대 규모를 넘어섰다. 유튜브 월평균 순 방문자는 약 10억명, 동영상 재생시간은 32억5000시간에 달한다. 미국 외 국가 접속 비중이 80% 이상으로, 모바일 접속자 비중 역시 50%가 넘는다. 세계 사용자는 18억명으로, 작년 6월 한 달 우리나라의 유튜브 순 이용자는 2500만명 정도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앱 사용량 역시 유튜브가 압도적이다. 와이즈앱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 달 유튜브가 333억분의 사용량을 기록한 대비 네이버는 136억 분, 카카오톡은 199억분에 불과했다.한 때 대형 기획사의 전유물로만 인식됐던 유튜브는 최근 개인 창작 동영상이 폭발적인 관심과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며 지각변동중이다. 국내 1인 크리에이터 중 유튜버 구독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가수 제이플라(J.Fla)는 유튜브 추정수익만 30억원(작년 기준)에 이른다. 가장 매출을 많이 올린 유튜버는 영국 프로게이머 다니엘 미들턴으로 2017년 180억원 수입을 올렸다.정부 역시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흡하다. 2017년 정부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국민소통 강화방안 연구'에 따르면 정부 SNS는 국민 참여와 커뮤니티 관계 형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수나 활용면에서도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경찰청이 유튜브 구독자 11만명을 넘어서며 체면치레중이지만, 청와대 유튜브 구독자도 11만명 수준에 그쳤다.정치권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열띤 유튜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진보와 보수 진영 대표 주자들이 채널을 앞다퉈 개설했다. 홍준표 의원의 홍카콜라는 24만명,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 67만명,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김문수TV 18만명, 이언주 국회의원의 이언주TV 9만6000명, 정청래 전 국회의원의 정청래TV 뉴스농장 7만1000명, 박용진 국회의원의 박용진TV 5만4000명 등이다.의사의 경우는 어떨까?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소셜미디어 사용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열었다. 의사 공공 신뢰 유지를 위해 의협이 소셜미디어 활용에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의협 조승호 홍보이사는 미국·영국·캐나다 등은 이미 의사 SNS 가이드를 보유했다며 국내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실제 미국 의협은 이미 2010년 의사를 위한 소셜미디어 가이드를 발표했다. 새로운 소통창구인 소셜미디어에서 발생하는 의사-환자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환자 개인 정보·사생활과 의사의 개인적·전문가적 입장을 동시에 보호한다는 게 가이드 목적이다. 다수 선진국 의사단체는 소셜미디어 활용에 아직까지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다만 유튜브에서는 몇몇 흥미로운 의사·의료 채널을 찾을 수 있다. 의협의 '닥터in', 홍혜걸의 의학채널 '비온 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톡투건강 동아일보', 의형제, 정신과의사 정우열, 피부과전문의 오수진, 청년의사 등이 그나마 구독자 수와 컨텐츠 수준면에서 손에 꼽을만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컨텐츠 양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단편적인 게 현실이다.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핵심 기능은 소통이다. 미디어 제작자 의도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데 그쳤던 TV와 달리 소셜미디어는 실시간 방송과 댓글로 제작자와 소비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이는 독자 생각과 요구를 콘텐츠에 즉각 반영할 수 있고, 소비자가 궁금하고 원하는 게 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셜미디어만의 강점이다. 일간지·지상파 방송에는 건강칼럼 등 여전히 건강 관련 기사·콘텐츠가 넘쳐 나지만 대중 소비자의 다양하고 심도 깊은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의사국가고시에는 임상술기시험(Clinical Practice Examination)이라는 실기시험 영역이 있다. 이 시험은 가상 환자를 대상으로 얼마나 진료를 잘 볼 수 있는 지를 평가한다. 환자 소통을 평가하는 문항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환자가 대답하기 쉽게 효율적으로 잘 물어봤는지, 환자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는지, 환자가 알기 쉽게 설명했는지 등을 평가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하는 말은 알아듣기 어렵고, 이해할 때까지 친절하게 반복해 들을 수 없다는 게 다수 국민의 보편적 인식이다. 의료분야에서 의사가 대국민 소통을 강화할 필요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유튜브라는 단일 소셜미디어만으로 전체를 설명하기 부족하지만 의사나 약사를 포함한 전문가 소통은 방법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콘텐츠 품질과 양 측면도 강화해야 한다. 의협은 지난해 '소셜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 개발 특별위원회'를 구성,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한 후 오는 5월~6월께 최종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환자가 목말라 하는 양질의 의료 콘텐츠와 소통을 위한 합리적 가이드가 시급해 보인다.2019-02-21 11:32:38데일리팜 -
[기자의 눈]"겸허히 수용하겠다"에 담긴 블랙코미디'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태도가 있다.' 겸허하다의 사전적 의미다.'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최근 입장문을 발표했다.그는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당 윤리위가 김순례·김진태 의원의 징계를 전당대회 뒤로 미루겠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징계 '유예'다.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아무런 결정도 나지 않았는데 무엇을 수용한다는 것일까. 무엇으로부터 자신을 낮추고 비우겠다는 것일까. 징계 유예를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쯤으로 착각한 것은 아닐까.김 의원은 이달 말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초선이면서 비례대표인 그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빼들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는 않았을 거라고 본다.의도야 어쨌든, 이번 발언으로 그가 유명세를 탄 것은 사실이다. 그는 아니라고 했지만, 특정 정치적 견해를 가진 세력의 지지를 얻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그의 '한 방'은 제대로 통했다. 아무렴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말하는 게 국회의원들 아닌가.김 의원은 입장문의 말미에 "사즉생의 각오로 전당대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김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가 최종 결정된다. 이와는 별도로 국회 윤리위원회 차원의 징계도 조만간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부디 김 의원이 이 징계에 대해서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반응하길 바란다.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의 엄중한 꾸짖음에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길' 소망한다.2019-02-21 06:17:47김진구 -
[기고] 김순례 의원에게 5·18 유족 약사가 보내는 편지약사 출신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5·18 민주화운동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약사사회 내외부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5·18 유족 유공자임을 밝힌 최문숙(63·이대약대) 약사가 데일리팜으로 김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내왔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김순례 의원님께.5·18 유족 유공자의 한 사람으로서 파렴치한 발언들을 도저히 들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저는 서울에서 약사라는 직업에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사는 평범한 약사입니다. 김 의원님이 ‘괴물 집단’이라고 표현한 5·18 유족 유공자이기도 하고요.제가 대학을 다니던 70년대 말은 그야말로 암흑기였습니다. 사회적 혜택을 누리기엔 ‘긴급조치’로 대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도 참혹했죠. 약대에선 약학이라는 학문 이전에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과 역사적 사명의식을 배웠습니다. 그 결과로 성숙한 시민으로서 행동해야할 바를 겸손하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 때를 기억합니다. 그땐 4학년이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전두환 군부가 정치적 집권을 위해 일으킨 학살이고,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의미를 남긴 시민운동임을 배웠습니다.김순례 의원님, 당신은 아니셨나요?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사명을 배우지 못하셨나요? 저와 비슷한 시기에 약사로 활동하시며 사회적 기득권과 경제적 이득을 누리신 약사 선배님이 어떻게 그토록 비인격적이고 비사회적인 발언의 수위를 높이시나요? 이유가 무엇인가요?5·18 유족 유공회에 이따금 참석합니다. 거기서 보고 듣는 유족들의 삶은 참으로 혹독합니다. 정서적 불안으로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유족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어린 자녀 앞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택해야 했던 평범한 시민이 거기에 있습니다. 그 자녀들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하루를 힘겹게 살아갑니다.모임에 다녀오면 약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민주 투사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했던 행동들에 긍지를 갖고 살며, 이제야 그 긴 터널을 지나 한국 정치사의 발전을 감동스럽게 지켜보고 있습니다.김순례 의원님, 당신이 지금 그 자리에 계신 것은 절대로 본인이 똑똑해서도, 정치적 역량이 뛰어나서도 아닙니다. 약사라는 직역을 대표해 계신 것입니다.자신의 발언이 약사들의 명예를 얼마나 떨어뜨렸는지 아시나요? 반역사적 발언으로 약사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가요? 일선 약국에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후배 약사들에게 부끄럽지 않으신가요?자극적인 발언으로 정치적 입지를 높이고 싶으셨나요? 그렇다고 해도 저는 당신을 약사 대표로 국회에 보낸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내려오십시오. 그렇게나 출세를 하고 싶다면, 약사를 대표하는 한 사람이 아닌, 당신의 발언에 환호하는 일부 비정상적 보수 세력의 대변인으로 당신의 지역구에서 다시 출마하십시오. 더 이상 돌아가신 제 남편을 비롯한 희생자들을, 저희 약사들을 욕보이지 마십시오.-2019년 2월 14일, 서울 강남구 한 약국에서약사 최문숙.2019-02-18 11:59:36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오너를 위해 몸을 던지는 충성심의 원천「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때 한 제자 이르되 "제가 여기 있나이다 저를 보내소서." [성경 이사야서 6장 8절]」복음을 전파하는 성업은 항상 고난과 시련이 따른다. 때론 죽음도 불사해야 한다. 교통과 치안, 숙박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았던 2000년 전에는 '로즈 로드(Rose Road, 복음 전파의 길)' 과정 중 괴한의 습격을 받거나 사막·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서유기의 주인공 중 1명인 삼장법사가 법화경을 전하러 서역으로 가던 중 겪게 되는 무수한 구도역정이 그 좋은 실례가 아닐까.이 같은 종교적 신념과 기업에 대한 직원의 충성심은 극한의 경지에서 일맥상통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물론 과정·목적론 상에서 자발성과 금전적 보상의 유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수년 전, A제약사 총괄본부장의 뜨거운 고백도 신(信)·의(義)·충(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일화다. 해당 제약사가 불법 유통구조로 '환란'을 겪을 당시 쓴 웃음을 머금고, 먼산을 바라보던 총괄본부장의 모습이 아련하다. "오너를 구치소나 교도소로 보낼 순 없지 않겠느냐. 한번 가는 게 무섭지 나처럼 한번 다녀 온 사람은 괜찮다. 그동안 입었던 은혜를 갚을 기회로 생각한다. 비 맞기 전이 두렵지 이미 비를 맞으면 거칠게 없다."B제약사 개발임원과 나눈 대화도 눈길을 끈다. 그 역시 3개월여 동안 구치소 수감 전력이 있다. "어머니에게 수의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였을 때는 불효 막급의 심정으로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름 수감생활에 익숙해지더라. 무혐의를 받고 출소하는 날 오히려 상쾌한 심정의 무언가를 느꼈다." 이어진 그의 또 다른 고백도 어느 정도 머리를 끄덕이게 만든다. "현금으로 3억~5억원 정도만 보전해 준다면 최고경영자 보호를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1~2년 형을 살 용의가 있다. 우리 같이 작은 회사를 다니면서 단기간에 무슨 수로 수억원을 만져 보겠냐."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C제약사와 관련된 추측성 루머도 일말 수긍이 간다. 업계 떠도는 소문은 C제약사 최고경영자 보호를 위해 해당 CSO업체 관계자가 모든 총대를 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친인척 관계로 보인다' '조건부로 수억원 상당을 보상해 줄 것이다' 등등 확인되지 않은 '말말말'이 횡횡하다.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때론 현실이 더 영화 같을 때가 많다.최근 10년 새,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검경의 리베이트 수사가 한층 강화됐다. 대형·중소제약사 할 것 없이 수사 범위도 전방위적이다. '제약사 리베이트 수사는 털면 다 잡힌다'라는 이상한(?) 학습효과가 생겨나면서 시군구 단위의 경찰서에서 조차 리베이트 수사에 착수했던 사례도 있었을 정도다. 사회 부조리와 불법은 사라져야 하고, 응당 법적 책임을 져야함에는 절대공감하지만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확장성 정밀수사는 재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2019-02-18 06:12:28노병철 -
[기자의 눈] 가루조제 가산과 처방의사 갑질 논란수가 신설이라는 반가운 소식은 오래가지 않았다. 6세 이상 가루조제에 대한 수가가산이 이뤄진지 두 달째, 약국가의 불만은 한창이다.약사들의 질타는 불완전한 수가에 대한 공분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의약분업 이후 '을의 되풀이'를 겪는 약사들의 진통에서 비롯된다.문제를 고쳐보자는 것을 넘어서 "이럴거면 차라리 없던 걸로 하자"고 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가루조제수가는 의약분업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낸다.'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의약분업의 슬로건은 의사의 조제감시와 약사의 처방감시 역할을 내포한다.하지만 가루조제수가 가산에서 드러난 현실은 어떤가. 가루조제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는 처방을 휘두르고, 약사는 처방만을 바라보며 의료기관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고착화시킨다.얼마 전 한 의사단체 임원은 회원들이 이용하는 홈페이지에 가루약 처방표기를 하지말라고 요구했다. 어린이 진료에 대한 수가 신설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조제수가 인정은 부당하다는 것이 이유였다.가루조제 관련 취재 중 "병의원과 친하면 표기되고, 아니면 표기되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금액이 적어 그냥 포기했다"고 푸념하는 약사들은 하나둘이 아니었다.결국 가루조제수가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정말 이같은 문제를 예상하지 못 했을까. 1% 미만으로 저조한 대체조제율에서 사후통보가 의미하는 바를 몰랐을까.어쩌면 이 모든 것이 재정관리를 위한 정부의 큰그림이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연하곤란자에 대한 복약편의는 큰 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경남 지역의 한 약국장은 최근 "두세곳에서 조제를 받지 못하고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조제양이 워낙 많아 저녁시간에나 시간을 내 2시간이 넘도록 붙들고 있었던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현재 개선방향에 대한 약사들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소수점처방은 가루조제 가산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 환자동의로 청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거나 일별로 조제수가를 계산해달라는 요구 등이다.정부는 애써 만든 제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망가진 기능을 고쳐 회복하는 것은 의약사만의 일이 아니다.2019-02-17 18:39:10정흥준 -
[전문가 칼럼] 한국의 '데스밸리'를 넘어서려면데스밸리(Death Valley)라는 용어는 벤처업계에서 아이디어가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화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현실을 의미한다. 데스밸리가 생기는 주된 이유는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했거나 도중에 자금이 고갈되기 때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기초연구단계를 지나 환자에 첫 적용되는 임상에 진입까지의 단계를 데스밸리라고 칭한다.미국의 경우 기초연구단계는 NIH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지원이 많이 이루어지고 임상부터는 빅파마나 벤처투자 등 민간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기초와 임상사이의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영역은 미국 NIH도, 민간투자도 저조하기 때문이다.급기야 2000년대부터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비해 신약은 나오지 않는 R&D생산성위기(R&D Productivity Crisis)를 초래했다. 미국 NIH는 R&D생산성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진중개과학센터(National Center for Advanced Translational Science)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민간투자도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후속 파이프라인이 고갈됨에 따라 조금씩 투자단계를 앞당기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경우 바이오헬스분야 데스밸리를 2000년대 중후반부터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 환경은 많이 달랐다. 글로벌제약기업은 없고 국내제약기업이나 벤처기업이나 신약개발경험이 부족했으며 민간투자자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구나, 벤처기업의 경우 후보물질에 대한 데이터 신뢰가 부족하고 지식재산권도 취약해 글로벌 라이센싱이 어려웠다.정부에서는 이러한 데스밸리는 메우기 위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연구중심병원, 병원-기업 상시연계형 R&D 플랫폼 등 각종 인프라와 범부처신약개발사업, 글로벌제약펀드 등 민간전문성을 도입한 투자기전을 마련하여 노력해왔다. 아울러, R&D단계의 글로벌 혁신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발달하여 자금만 있으면 웬만한 서비스는 모두 조달 받을 수 있게 되었다.최근 몇 년 동안 그동안 꾸준히 신약개발경험을 축적해온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5년 한미제약의 빅딜 이후로 벤처기업에서도 글로벌기업과 일정규모 이상의 라이센싱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2018년에도 5조원을 돌파하며 일시적 거품이 아님을 보여줬다. 2016년에는 제2의 바이오기업 창업붐이 일어났고 2018년 기업을 제외한 민간투자만 3조원에 달한다. 바이오헬스 R&D도 민간투자가 정부투자를 이미 넘어서 변곡점에 와있다. 국내제약기업이나 바이오벤처기업의 수준은 글로벌 수준을 향해가고 있는데 비해 대학과 기업 사이의 간극은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다. 대학교수가 잘못해서라기보다는 대학교수 인센티브는 다른데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는 정년보장을 받기 위해 연구비를 받아 실험실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학원생을 유치해 논문을 생산해야 한다.논문과 특허 생산주기는 대학원생의 재학기간과 연구과제 수행기간에 맞춰지기 일쑤다. 더구나, 연구과제 수행기간과 교수평가 기간 내 성과를 제출하지 못하면 평가에 불이익이 오기 때문에 설익은 논문과 특허라 할지라도 일단 내야한다. 기업이 설익은 논문과 특허를 이전받아 개발하기에는 데이터는 재현성이 부족하고 특허는 부실하다. 대학교수가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았다 할지라도 더 개발할 이유가 별로 없다. 열악한 대학환경에서 그 이상을 개발하기는 가보지 않는 길이라 힘들고 어렵고 모르기 때문이다.기업으로 기술이전이 어렵다면 교수창업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 그러나, 창업가에게 많은 책임을 지우는 제도 하에서 실패는 무덤과도 같다. 미국과 같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창업만 하면 민간투자기관이 자본부터 경영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환경도 아니다. 그렇다고, 기업만 지원하는 건 혁신의 절반을 버리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의 절반은 대학을 비롯한 공공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우리나라 산학협력정책은 15년이 넘었지만 학생 수가 줄어들고 나서야 대학도 산학협력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으로 성장한 산학협력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발전이 더디다. 그동안 대학 산학협력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정부 의존적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의 열쇠는 ‘연결’에 있다. 인구 800만 중소국가인 스위스의 경쟁력은 내부와 외부의 연결에 있다. 연구자와 연구자, 전문가, 투자자를 연결하고, 대학과 스타트업을 연결하고, 스타트업과 글로벌기업, 대기업을 연결하여 촘촘히 거미줄처럼 연결된 혁신네트워크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한다. 민간투자 3조원 시대에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연결해야 한다. 과거에 우리나라를 이끌었던 경쟁의 이념으로 21세기에 맞는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억지 춘향식 연결도 곤란하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정부사업에 맞춰 연결해오는 그룹이나 양쪽을 연결해주는 주체에게 돈을 주는 식으로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돈을 쫓아 억지로 연결된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리가 없다. 만나고 협력하는 활동이 신뢰가 쌓이고 서로 이익이 되어야만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정부는 서로 이익이 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탐색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부터 시작해서 투자확대 등 민간의 자율적인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게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학교수가 더 이상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게 제도를 바꾸고 대학 지원도 연결 가치에 부합하게 지속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최근, 장안에 화제가 된 드라마 ‘SKY 캐슬’을 보면서 21세기 협력의 시대에 20세기 경쟁에 매몰된 사회의 단면을 보게 되어 씁슬했다. 협력의 기술도 핀란드처럼 조기 교육과 오랜 경험이 필요한 법인데 어찌보면 한국사회에서 서로 연결이 잘 안되게 당연하다. 획일적인 줄세우기로 사람을 평가하는 교육체계에서는 21세기 부를 향유하기 어렵다. ‘SKY’는 우리 모두 같이 호흡하고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하늘’이 본래의 뜻이다. 같이 공유하면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지만 소수 이익이 지배하면 모두가 숨쉬기 힘들뿐이다.2019-02-11 12:17:1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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