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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작년 436억 신규 외부투자...새 먹거리 발굴 활발[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동화약품이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활발한 외부 투자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타 법인 4곳을 대상으로 436억원을 투자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해외 약국체인 기업,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나타냈다. 동화약품은 지난 2020년부터 4년 동안 신규 타법인 투자 규모가 1000억원에 육박했다.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지난해 12월 TS케어 조인트 스톡을 대상으로 366억원을 투자해 지분 51.0%를 확보했다. 지난해 8월 단행한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기업 중선파마 인수를 마무리했다.동화약품은 지난해 8월 총 391억원을 들여 중선파마의 지분 51%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거래조건 변경에 따라 취득금액이 조정됐다.2023년 동화약품 신규 타법인 투자 현황(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중선파마는 1997년 설립해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개 약국체인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2022년 약 74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이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H&B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중선파마는 1000여 명의 약사들이 전문적인 고객 응대를 통해 2019~2022년 연평균 성장률 46%의 매출 성장세를 이뤘다. 매장 수는 지난 2018년 23개에서 2022년 140여개로 늘었다.동화약품은 활명수, 잇치, 판콜 등 일반의약품의 베트남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반의약품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홍삼, K-뷰티 상품 판매량이 급증한 베트남 시장 니즈에 맞춰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제품 라인 판매로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동화약품은 중선파마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오는 2026년까지 매장 수를 약 460개로 확장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동화약품은 지난해 11월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온코크로스에 10억원 투자해 지분 0.96%를 확보했다. 온코크로스는 AI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JW중외제약, 보령 등과 신약개발 협업을 진행 중이다.동화약품은 지난해 2022년 1월 온코크로스와 AI 기반 항암제 신규 적응증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동화약품은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온코크로스의 AI 플랫폼을 통해 신규 고형암 적응증을 도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동화약품은 지난 3월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핏펫(Fitpet)’에 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지분 3.06%를 취득했다.핏펫은 누적 600억원 이상 투자유치를 이뤄내며 시장을 선도하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이다. 반려동물의 간편 검사 서비스, 건강 맞춤 커머스, 동물병원 찾기 등 다양한 반려동물 건강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동화약품은 핏펫이 보유한 수십만건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동물의약품을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동화약품은 핏펫 투자로 개발되는 의약품의 사업화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동화약품은 지난해 9월 투자기관 도쿄-더함 제1호 PE을 대상으로 10억원을 투자했다. 동화약품이 지난해 4건의 신규 투자를 통해 총 436억원을 투입했다.동화약품은 지난 2020년부터 활발한 외부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화약품은 2020년 의료기기 업체 메디쎄이 인수에 총 221억원을 투자했다. 메디쎄이 인수를 통해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고, 사업영역을 다각화 한다는 취지다. 메디쎄이는 척추 임플란트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토종 의료기기 업체다.동화약품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건의 타 법인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규모는 931억원으로 집계됐다. 동화약품은 올해 1월 셀트리온의 일반의약품 4개 브랜드의 한국, 홍콩, 대만 등 3개국 판권을 인수했다. 투자 규모는 372억원이다.2024-03-20 12:00:49천승현 -
'얼리텍-B' 미국 이어 국내 혁신의료기기 지정[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지노믹트리(대표 안성환)는 방광암 조기진단을 위한 체외분자진단법 '얼리텍-B'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 받았다고 20일 밝혔다.혁신의료기기는 기존의 의료기기나 치료법에 비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되거나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얼리텍-B는 기술적 집약도가 높고 혁신 속도가 빠른 기술이 적용돼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향후 제조허가 신청 시 우선 심사를 받게 된다.얼리텍-B는 지노믹트리가 개발한 방광암 조기진단용 메틸화 바이오마커 'PENK 유전자'의 검출 민감도를 개선시킨 신규 측정기술(LTE-qMSP)를 통해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진단 기법이다. 국제 특허등록을 완료했으며 독립적인 탐색 임상시험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다.지난해 12월에는 한국 식약처 제조 허가를 위한 대규모 다기관 전향적 확증 임상시험을 완료해 결과 보고서 작성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방광암은 미세 혈뇨와 육안적 혈뇨증세를 나타내는 성인의 5~20%에게 발생하는데 이중 방광암으로 진단되는 비율은 낮다. 현재의 방광암 진단은 침습적인 방광경 검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이는 침습적이라 순응도가 낮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얼리텍-B는 비침습적이고 정확한 체외 진단법으로, 방광암 환자의 초기 진단과 더불어 재발 모니터링 등의 다른 사용목적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안성환 대표이사는 "미국에 이어 얼리텍-B가 한국에서도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돼 독창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방광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총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진단제품으로 한국 진단 시장에 빠르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2024-03-20 09:12:09이석준 -
'6959억→1582억'...SK바사, 내수 매출 엔데믹 후유증[데일리팜=천승현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내수 매출 공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급감하면서 2년 새 내수 매출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출 실적은 팬데믹 기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누적 수주총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고 향후 1150억원의 매출을 확보했다.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액은 3695억원으로 전년보다 19.1% 감소했다. 2021년 9290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60.2% 줄었다.이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내수 매출의 공백이 컸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내수 매출은 1582억원으로 전년보다 29.4% 감소했다. 2021년 6959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77.3% 축소됐다.SK바이오사이언스 내수와 수출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이에 반해 수출 실적은 큰 기복이 발생하지 않았다. 작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출액은 2113억원으로 전년보다 9.2% 줄었다. 2021년 2331억원에서 2년 간 감소율은 9.4%에 불과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백신 판매로 매출이 급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코로나19 백신 원액과 완제품을 생산·공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 공급 관련 3자계약을 체결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위탁 생산 공급을 시작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은 2020년 2256억원에서 2021년 9290억원으로 4배 이상 치솟았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년 간 매출이 5595억원 줄었는데 같은 기간 내수 매출은 5377억원 감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엔데믹 이후 감소한 매출 중 내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6.1%에 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위탁 생산 코로나19 백신은 국내외 시장에 공급됐는데, 내수 매출 감소액이 회사 매출 공백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얘기다.SK바이오사이언스의 내수 매출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2020년 2006억원에서 2021년 6959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지만 2022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내수 매출은 2020년과 비교하면 21.1% 줄었다.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출 실적은 2020년 250억원에서 2021년 2331억원으로 9배 늘었고 2022년과 지난해에도 유사한 수준을 형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한 실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2년 국내기업 최초로 자체개발 코로나19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스카이코비원멀티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코로나19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워싱턴 대 항원디자인연구소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Self Assembly Nanoparticle) 디자인 기술이 적용됐다.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스카이코비원의 국내 사용량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작년 실적발표 IR자료를 통해 “스카이코비원 매출 부재로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지난해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원액과 완제 생산 수주총액은 522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4368억원보다 854억원 늘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수주총액은 2021년 말 2045억원에서 2022년 말 4368억원으로 2314억원 늘었지만 지난해 수주액은 전년보다 63.1% 줄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주한 백신 중 4072억원 규모의 납품을 마쳤고 수주잔고는 1150억원이다. 오는 2033년까지 1150억원의 백신 납품 매출이 남았다는 의미다.2024-03-18 12:00:04천승현 -
셀트리온, 미국서 '짐펜트라' 발매...첫 신약 출격[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셀트리온은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제형 ‘짐펜트라’를 미국 전역에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짐펜트라 제품 사진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지난해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한 인플릭시맙 성분의 피하주사다. 중등도 내지 중증의 성인 활성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다.짐펜트라는 유럽에서 램시마SC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받고 판매 중이다. 인플릭시맙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레미케이드다.짐펜트라의 도매가격은 6181달러(2회 투여분, 4주 기준)로 책정됐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신약 지위 및 염증성 장질환 경쟁 의약품 가격, 미국 제약바이오 시장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효과적인 판매 전략을 운영할 수 있는 최적의 가격 정책을 수립했다”라고 설명했다.짐펜트라는 현재 출원된 SC제형과 투여법에 대한 특허가 등록되면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를 받을 수 있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은2022년 기준 약62조570억원 규모다. 짐펜트라가 주력하는 IBD시장 규모는 12조8000억원에 이른다.셀트리온은 출시 2년차인 2025년을 목표로 타깃 환자 처방률을 10%이상 달성해 짐펜트라를 연 매출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등극시킨다는 계획이다.짐펜트라는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셀트리온이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미 복수의 중소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에서 짐펜트라의 경쟁력을 인정해 별도 협상 없이 자체적으로 자사 처방집에 제품을 등재하는 등 출시 초반부터 처방 확대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2024-03-18 10:32:35천승현 -
애니젠, 비만약 'GLP-1' 원료 수요 증가…사업 확대[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펩타이드 바이오소재 제조기업 애니젠이 비만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GLP-1' 원료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신규 원료의약품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성장을 예고했다.18일 회사에 따르면 애니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펩타이드 제조 GMP 인증공장을 보유했다. 5000여종의 펩타이드 바이오 소재를 개발해 펩타이드 의약품의 원료의약품(API) 공급 사업을 하고 있다.애니젠은 지난해 5월부터 소액주주가 각종 소송을 제기해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다만 최근 소액주주로부터 소송제기는 않겠다라는 확약을 받고 경영권 분쟁과 소송전이 종식됐다.이에 애니젠은 추진중인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게 됐다.우선 2023년 난임치료제 '가니렐릭스' 원료의약품(API)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취득한 후 복수의 국내 제약사를 대상으로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미국 FDA에도 API 허가를 받기 위해 '원료의약품 등록제도자료(DMFs)' 준비 및 cGMP 승인 신청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 내년 FDA 원료의약품(API) 제조 허가를 받게 되면 미국 등 해외 공급도 본격화될 전망이다.애니젠은 요붕증 치료제 '바소프레신',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지코노타이드' 등 원료의약품(API) 식약처 허가도 진행중이다.이외도 펩타이드 성분 'GLP-1' 비만 치료신약을 개발중인 복수 기업에게 펩타이드 물질인 'GLP-1'을 공급하고 있으며 신약개발 기업들과 펩타이드 신약물질 CDMO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자체 펩타이드 신약개발도 나서고 있다. 최근 일본 CRO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GLP-1 성분 당뇨·비만 펩타이드 치료제(AGM-217) 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궤양성대장염 펩타이드 치료제(AGM-260), 표적항암 펩타이드 치료제(AGM-331) 등도 개발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최근 수요가 많은 GLP-1 펩타이드 물질 매출 성장과 제네릭 펩타이드 의약품의 원료의약품(API) 판매 확대 등으로 빠르게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FDA API 생산허가 승인에 속도를 내 글로벌 매출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어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진행중인 펩타이드 신약물질 CDMO 사업과 자체 펩타이드 신약개발 성과를 통해 중장기 성장 또한 이뤄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2024-03-18 09:08:29이석준 -
유한, '회장직 신설' 통과…이정희 의장 "회장 안한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유한양행의 회장직 신설 정관 변경안이 진통 끝에 통과됐다.28년 만에 부활한 회장직에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이 선임될 것이란 전망이 회사 내외부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이정희 의장은 주주총회가 끝난 뒤 "회장직에 오를 생각이 없다"고 직접 밝혔다.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손녀로 회장직 신설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에 참석한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정관 변경안이 통과된 이후 굳은 표정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했다. 모두가 나의 뜻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주주간 격론 끝에 회장직 신설 안건 통과…조욱제 "사심 없다"유한양행은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제101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부의안건으로 상정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통과됐다. 해당 조항은 유한양행 회장·부회장직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회장직 신설에 찬성 혹은 반대하는 주주들이 격론을 벌였고, 결국 안건이 통과됐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95%가 찬성했다고 설명했다.안건이 통과되기까지 주주간 격론이 오갔다.회장직 신설에 반대하는 한 주주는 유한양행의 회장직 신설 시도를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비유했다. 그는 "푸틴이 법을 개정해 대통령과 총리를 오가며 권력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굳이 회장·부회장직을 신설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까지처럼 사장과 전무·상무로 충분하지 않냐"고 따졌다.마찬가지로 반대 의사를 표한 또 다른 주주는 "회장직을 신설하고 누굴 선임할 것이냐"며 "내부에서 추천하면 옥상옥이 될 것이고, 외부에서 추천하면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이어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인물이 회장으로 선임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있느냐"며 "회장직 신설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오가는 와중에 굳이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반면, 정관 개정에 찬성하는 한 주주는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은 이사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개인이 회장이 돼서 회사를 사유화한다는 것은 어렵다. 유한양행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회장직 신설이 필요하다고 하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자신을 유한양행에서 40년간 근무한 전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주주는 "글로벌 유한이 되려면 회장·부회장을 신설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다만 누가 회장직에 앉느냐로 의심이 많은 것 같다. 누군가로 특정돼선 안된다. 유일한 정신을 갖고 있고, 임직원과 주주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이런 논란에 대해 조욱제 사장은 "회장·부회장직 신설은 유한양행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글로벌 유한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언젠가 이 직제가 있어야 한다"며 "회장·부회장직 신설에 사심이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다. 제 명예를 걸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은 주주총회가 끝난 뒤 “회장직에 오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유일링 이사, 안건 통과되자 굳은 표정으로 "할 말 다했다"주주총회 말미엔 유일링 이사가 발언권을 얻었다.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한양행의 회장직 신설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유일링 이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유일한 박사님의 뜻과 이상과 정신이야말로 이 회사가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모든 것은 그것이 얼마나 정직한 방법인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로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그의 발언 직후 주주총회 진행을 맡은 조욱제 사장이 회장직 신설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안을 일괄 상정했다. 이어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이 안건은 통과됐다. 조욱제 사장은 찬성 비율이 95%라고 설명했다.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주주총회가 끝난 뒤 굳은 표정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주주총회가 종료된 이후 이정희 의장, 유일링 이사 등이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간단한 발언을 남겼다. 먼저 행사장을 나온 이정희 의장은 "이야기할 게 없다. 회장 선임 시점이나 절차에 대해선 잘 모른다"며 "한 가지 분명한 건, 저는 (회장을) 안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정희 의장에 이어 유일링 이사가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응답 없이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다. 모두가 나의 뜻을 잘 알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2024-03-15 12:55:01김진구 -
대원제약, 3년새 매출 70%↑...팬데믹·엔데믹 반짝 수혜[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대원제약이 매출 규모가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 3년 간 매출이 70% 이상 확대됐다. 팬데믹과 엔데믹을 거치면서 감기약, 해열진통제 등의 처방이 크게 늘었다.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지난해 매출액은 5270억원으로 전년대비 10.0%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322억원으로 전년보다 25.1% 감소했다.대원제약의 작년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신기록 행진이다. 지난 2020년 매출 3085억원에서 3년 새 70.8% 치솟았다.연도별 대원제약 매출(단위 억원, 자료 금융감독원). 대원제약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엔데믹을 거치면서 주력 의약품의 매출이 급증했다.소염진통제 펠루비는 지난해 매출이 440억원으로 전년대비 13.0% 증가했다. 2021년 287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53.1% 뛰었다.지난 2007년 국내개발 신약 15호로 허가 받은 펠루비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다. 골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허리통증, 급성 상기도염의 해열 등의 적응증을 확보했다.펠루비는 2019년 매출 287억원에서 2020년 264억원으로 8.0%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 관리 강화로 독감이나 감기 같은 감염병 환자가 급감하면서 펠루비도 부진을 보였다.하지만 2021년 말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펠루비의 수요는 급증했다. 지난해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이 해제된 이후 독감이나 감기 환자가 증가하면서 펠루비의 성장세는 더욱 커졌다. 펠루비의 매출은 2020년 264억원에서 3년 간 66.7% 증가했다.대원제약 코대원과 펠루비 매출(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팬데믹과 엔데믹의 영향으로 감기약 판매도 크게 늘었다. 감기약 코대원에스와 코대원포르테는 지난해 784억원으로 전년보다 33.8% 늘었다. 코대원은 2021년 167억원에서 2년 만에 4배 이상 확대됐다. 코대원에스는 급성 기관지염 증상 및 징후 개선에 사용되며 코대원포르테는 기침과 가래 적응증이 있다.위염치료제 오티렌은 작년 매출이 117억원으로 전년보다 20.9% 증가했다. 뇌기능개선제 알포콜린은 지난해 전년대비 2.3% 감소한 159억원어치 팔렸다.대원제약의 작년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6.1%로 전년대비 2%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대원제약의 판매비와 관리비가 2022년 1755억원에서 지난해 2068억원으로 17.9% 늘었다.2024-03-15 12:00:00천승현 -
매출 55%↑·직접생산 100%...보령 LBA전략 선순환[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보령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판권을 사들이는 전략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올드드럭’ 항암제 ‘젬자’의 판권을 도입한 이후 매출이 급증했고 100% 직접 생산체제에 돌입하면서 원가구조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령의 항암제 젬자 매출은 169억원으로 전년대비 55.3% 증가했다.지난 1997년 일라이릴리가 국내 허가를 받은 젬자는 비소세포폐암, 췌장암 등에 사용되는 세포독성항암제다. 보령은 2014년부터 젬자의 코프로모션을 진행했고 2020년 5월 국내 권리를 인수했다.보령의 젬자 판권 인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의 일환이다. LBA는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로열티로 일정 수준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유지되는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를 의미한다.연도별 보령 젬자 매출(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지난해 젬자의 매출은 모두 제품매출로 집계됐다. 보령이 직접 생산한 제품이라는 의미다. 보령은 젬자의 권리 인수 이후 수입 제품으로 판매하다 2022년부터 예산캠퍼스에서 직접 생산을 시작했다.2022년 보령의 젬자 매출 109억원에서 제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4.5%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젬자의 매출은 100% 상품매출로 집계됐다. 상품매출은 재고자산을 구입해 가공하지 않고 일정 이윤만 붙여 판매되는 매출 형태를 말한다. 2022년부터 직접생산체제를 가동했고 지난해 100% 제품 매출로 전환됐다.젬자는 보령의 권리 인수 이후 판매가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젬자는 2020년과 2021년 상품매출 123억원과 17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직접 생산체제 전환을 대비한 물량 조절로 2021년 매출이 급증했고 2022년에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100% 직접 생산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는 2020년 권리 인수 때보다 37.9% 확대됐다.보령의 차별화된 항암제 시장 영업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보령은 2007년부터 항암제 전담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019년 ‘Onco본부’를 신설했고, 2020년부터는 Onco부문으로 항암제 조직을 확대했다. 현재 사내 가장 큰 조직 규모인 ‘부문급’으로 항암제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보령이 유일하다. 보령은 2021년 국내에서 유일의 혈액암 전문그룹을 신설했고 올해 1월부터는 폐암팀을 신설해 암종별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별도로 구축했다.보령이 LBA전략으로 사들인 항암제 알림타도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보령은 2022년 일라이릴리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알림타의 권리를 인수했다. 알림타는 미국에서 2004년 승인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화학치료에 사용될 뿐 아니라,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 병용치료에도 쓰인다. 알림타는 지난해 2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령이 직접생산하면서 모두 제품매출로 반영됐다.보령이 권리를 사들인 오리지널 제품이 자체생산으로 전환하면서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보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83억원으로 전년대비 20.6% 늘었고 매출액은 8596억원으로 13.0%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보령은 지난 2019년 매출 5243억원과 영업이익 391억원으로 동반 신기록을 작성했고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5년새 8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0억원에서 683억원으로 173.5% 확대됐다.보령의 항암제 전문 제조시설이 LBA전략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령 측은 “항암제를 대량 생산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항암제 제조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2019년 준공된 보령의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약리활성이 높은 의약품도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최신식 ‘아이솔레이터 시스템(Isolator System)’을 대부분의 제조공정 단계에 갖췄다. 아이솔레이터는 작업자와 생산라인 사이의 가림막 개념으로, 유해 성분이 작업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해준다.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GMP 승인을 받은 이후, 같은 해 12월 말부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벨킨주’ 생산을 시작으로 예산공장의 항암주사제 생산이 본격화했다.지난 2월에는 EU-GMP(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보령은 LBA 전략을 통해 자산화 한 젬자를 예산캠퍼스에서 직접 생산하면서 글로벌 항암제의 자체 생산 역량도 입증했다.보령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치료제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다양한 오리지널 품목에 대한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2024-03-14 12:00:10천승현 -
소비패턴과 판매채널 변화...종근당건강, 매출↓영업익↑[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종근당건강이 2년 연속 매출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과열에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른 소비 패턴 변경으로 건강기능식품의 소비가 위축했다는 분석이다. 판매 채널이 홈쇼핑 의존도가 낮아지고 온라인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은 개선됐다.13일 종근당홀딩스의 기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종근당건강의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580억원으로 전년대비 12.5% 감소했다. 종근당건강은 2021년 매출 5954억원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 2년 간 매출 규모가 23.1% 축소됐다.종근당건강은 2016년 유산균 제품 락토핏을 내놓은 이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15년 매출이 637억원에 불과했는데 2021년까지 6년 만에 9배 이상 치솟았다.종근당건강 실적 추이(자료 종근당홀딩스). 이 기간 락토핏이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다. 락토핏은 종근당건강이 자체 개발해 출시한 분말 스틱포 제형의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이다. 연령과 성별에 적합한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를 제공한다는 뜻에서 유산균을 뜻하는 '락토'(LACTO)와 '꼭 맞다'는 뜻의 '핏'(FIT)을 결합한 브랜드를 앞세워 유산균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락토핏은 홈쇼핑과 온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유산균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하지만 건강기능식품 시장 경쟁 과열에 2022년부터 실적이 주춤했다.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라 소비 패턴이 건강기능식품에서 패션, 뷰티, 여행 등으로 변경되면서 일시적 판매 부진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엔데믹 이후 건강기능식품의 소비력이 약화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종근당건강은 2021년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2022년에는 3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지난해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종근당건강 측은 “주요 판매채널 전략 변경에 따른 지급수수료, 광고선전비 등 판매관리비 감소로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건강기능식품의 판매채널이 지급수수료가 큰 홈쇼핑 비중이 낮아지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종근당건강 건강기능식품은 2021년 홈쇼핑 판매 비중이 42.2%에 달했지만 2022년과 지난해 각각 34.3%, 29.8%로 낮아졌다.이에 반해 온라인 판매채널 비중은 2021년 25.1%에서 2022년 31.6%, 지난해 31.8%로 증가 추세다.종근당건강은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파이프라인을 내놓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화와 시장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아임비타 등 프리미엄 비타민 상품 출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10월 당케어, 인지력케어, 간케어 등 유산균 케어라인 사업을 시작했다.최근엔 국내 최대 규모 건강기능식품 제조시설을 준공하면서 시장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종근당건강은 2022년 3월 충남 당진 합덕읍에 건강기능식품 생산시설 당진 신공장을 준공했다. 당진 신공장은 약 1300억원을 투자해 6만3935㎡(약 1만9400평) 부지에 연면적 4만1119㎡(약 1만2500평) 규모로 건설됐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시설 중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이 공장은 국내 최대 유산균 전용 생산라인과 최첨단 연질캡슐 제조라인, 홍삼과 같은 액상제품 자동화 생산라인 등 최신 설비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공장으로 구축됐다. 빅데이터를 수집·활용해 정확한 생산 예측과 추적으로 제품의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시설의 자동창고 시스템으로 관리의 효율을 극대화했다.종근당건강 당진공장 전경.2024-03-13 12:02:47천승현 -
"서울이 아니네"...한미, 공장 인근서 주총 개최하는 까닭[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그룹이 처음으로 서울 송파구 본사 건물이 아닌 경기도 공장 인근 지역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현 경영진과 아들간 경영권분쟁이 첨예하게 펼쳐지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 상법에 규정된 본점 소재지 인접 장소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과 아들 측이 추천한 이사 11명을 두고 표대결을 벌인다.한미약품 본사 전경.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그룹은 오는 27일과 28일 경기 화성시 소재 라비돌호텔에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정기주주총회를 각각 개최한다.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이 정기 주주총회를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그룹은 그동안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치한 본사 건물 한미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한미그룹 현 경영진과 아들 측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주주총회 관련 규정을 최대한 준수하면서 불필요한 갈등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상법 364조에 따르면 ‘총회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본점소재지 또는 이에 인접한 지에 소집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본점 또는 본점 인근 장소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의미다.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본점은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무하로에 위치한 팔탄 공장으로 등록돼있다.기존에는 주주들의 접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소재 본사 건물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만약 본점소재지 인근이 아닌 장소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할 경우 추후 결과에 따라 절차적 정당성이 제기될 가능성을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주주총회 장소로 지정된 호텔은 한미약품 팔탄공장에서 10k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실제로 한미그룹 경영진과 임종윤 사장 측의 경영권분쟁이 가시화 한 이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실정이다.예를 들어 최근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개인 최다 지분을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우군이 돼 줄 거란 느낌이 든다. 신 회장은 30년 전부터 가족처럼 지낸 사람이고 한미약품이 잘되길 바란다”라고 소회를 말했다. 이에 임종윤 사장 측은 보도자료를 내어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느낌’으로만 대주주의 향방을 언급하는 것은 본인들에게 표대결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행위인 것으로 보인다. 느낌보다는 객관적인 팩트를 제시 못하는 것은 신동국 회장과는 아직 협의가 안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임종윤 사장 측이 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장 확보 작업을 서두르기 위해 의결권대리행사권유를 공시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임종윤 사장은 지난 6일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공시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행사한 5명의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같은 날 해당 공시는 삭제됐다. 삭제 사유는 “정정처리가 되지 않아 삭제 처리함이 필요함”이라고 명시됐다.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는 다수의 의결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위임받고자 하는 경우 피권유자인 주주에게 의결권 대리행사에 필요한 정보가 정확하게 제공되도록 권유절차와 방법 등을 규정하고 권유문서 등의 내용을 공시하는 제도다. 상장법인의 10인 이상 주주에게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행사하려면 권유행위를 하기 2영업일 전에 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를 거래소 등에 미리 제출해야 한다.당시 한미사이언스가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내지 않아 아직 주주총회 장소와 일시는 확정되지 않았다. 임종윤 사장 측은 주주총회 장소와 일시 항목에 ‘미정’으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참고서류에 일부 부정확한 내용이 포함되자 정정처리를 주문했고 임종윤 사장 측은 해당 공시 삭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가 지난 11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공시하면서 경영권분쟁 표대결 대진표가 완성됐다.한미사이언스 측 후보는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후보 2인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다.기타비상무이사 후보는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이다. 최 센터장은 2016년 한미약품 합류 후 바이오신약2팀 이사, 바이오신약 상무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사외이사 3인은 회계사 출신 박경진 명지대 교수, 신세계그룹 전략실 기획팀 출신 서정모 모나스랩 대표,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과장 등이다.임종윤 사장 측은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을 후보로 추천했다. 사내이사 후보 2인은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다.기타비상무이사 후보 2인은 권규찬 디엑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교수다. 권규찬 대표는 한미약품 글로벌사업본부장 출신이다. 한미약품 재직 당시 임종윤 사장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5월엔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배보경 교수는 한국IBM에 재직한 바 있다. 이후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학 Executive Education 센터장으로 활동 중이다.사외이사 후보는 사봉관 변호사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법무법인 지평은 임종윤 사장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의 법률대리인이다. 단, 사봉관 변호사는 이번 심문에 직접 참여하진 않고 있다.이사 선임 안건은 주주총회에 일괄 상정된다. 한미사이언스는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이사 후보자가 6인을 초과하면 다득표순으로 최대 6인까지 선임한다'고 밝혔다.한미약품은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진석 OCI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한미약품 사내이사 중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임종윤 사장은 재선임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한미그룹 현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미약품 사내이사에서 제외된다.2024-03-12 12:00:33천승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