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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4년만에 혈액원 재확보...'알리글로 로드맵' 완성[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녹십자가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했다. 13년의 노력으로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혈액 원료 공급처를 매각한지 4년 만에 새로운 혈액원을 인수했다. 혈액제제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면서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침투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녹십자, 1380억 투자 미국 혈액원 인수...안정적 원료 공급처 확보녹십자 본사 전경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십자는 지난 11일 1380억원을 들여 ABO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목적은 미국 혈장 분획제제 사업 확대다.ABO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회사로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주에 2곳의 혈액원이 추가로 건설 중이며 완공이 되는 오는 2026년부터 총 8곳의 혈액원이 가동될 예정이다.녹십자 측은 “지난 7월부터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사업 확대를 위한 안정적 원료 공급처 확보 목적으로 혈액원 인수를 추진한다”라고 설명했다.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은 알리글로는 혈장분획으로부터 정제된 액상형 면역글로불린제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같은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아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알리글로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혈액제제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녹십자는 ABO홀딩스 인수로 알리글로의 안정적인 혈액 공급처를 확보했다. 녹십자가 ABO홀딩스로부터 공급받은 혈액으로 국내 오창 공장에서 알리글로를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녹십자가 미국의 혈액원으로부터 혈액을 구매한 이후 오창 공장에서 알리글로를 생산했다.2020년 미국 혈액제제 계열사 매각시 혈액원도 처분...4년 만에 재확보녹십자는 지난 2020년 미국 현지에 보유한 혈액원을 매각한지 4년 만에 새로운 혈액원을 사들였다.지난 2020년 7월 녹십자그룹은 북미 혈액제제 계열사 2곳을 스페인 그리폴스에 매각했다. 계약 규모는 총 4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녹십자그룹의 북미 현지법인 GCNA(Green Cross North America)의 자회사 GCBT(Green Cross BioTherapeutics)를 1891억원에 매각하면서 또 다른 미국 현지법인 GCAM(Green Cross America)도 같이 넘기는 방식이다.GCBT는 녹십자그룹이 캐나다에 건설한 혈액분획제제 공장이다. 녹십자그룹 지난 2017년 2억1000만 캐나다 달러(약 1870억원)을 들여 캐나다 퀘백주 몬트리올에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했다. 대지 면적 6만3000㎡에 건설된 이 공장은 연간 최대 100만리터 혈장을 분획해 아이비글로불린, 알부민 등의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공정을 갖췄다.이때 녹십자그룹이 같이 매각한 GCAM이 미국 현지에서 혈장을 공급하는 혈액원 법인이다. GCAM은 매각 당시 미국에 12개의 혈액원을 보유했다. 당초 GCAM이 확보한 혈액으로 만든 원료혈장으로 GCBT가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구조가 구상됐다. 하지만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이 지연되면서 현지 혈액제제 법인을 처분했다.녹십자그룹은 미국 혈액원 매각 이후 3년 만에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 입성에 성공하면서 현지 혈액원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를 다시 확보했다.녹십자는 지난 2015년 말 FDA에 면역글로불린(IVIG-SN) 5% 제품의 허가를 신청했다. 2016년 말 FDA 허가가 예상됐지만 2016년 11월 FDA로부터 제조공정 관련 자료의 보완을 지적 받았다. 녹십자는 2017년 9월 또 다시 제조공정 자료가 추가 보완 요청으로 허가가 지연됐다.녹십자는 5%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한 이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10% 제품을 추후 진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5% 제품의 허가가 지연되자 시장성이 더 큰 10%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내놓기로 전략을 수정했다.녹십자는 2020년 IVIG-SN10% 알리글로의 북미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2021년 2월 FDA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작년 2월 FDA로부터 품목허가 연기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 평가를 2021년 4분기에 진행했는데, FDA는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실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허가 연기를 결정했다.녹십자 오창공장 전경 FDA 실사단은 지난해 4월 녹십자 오창공장의 IVIG-SN의 분획, 정체, 완제 등 생산시설과 품질시스템의 실사를 진행했다. 녹십자는 오창공장의 GMP 실사를 완료한 이후 FDA와의 협의를 거쳐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고 작년 12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녹십자, 투자회사 처분으로 혈액원 인수 자금 확보...알리글로 미국 판매 본격화녹십자는 투자활동으로 확보한 자금을 이번 ABO홀딩스 인수에 사용했다. 녹십자는 지난 11일 2포휴먼라이프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823억원에 처분했다. 처분 금액과 함께 자체 보유한 현금 557억원을 투입해 ABO홀딩스를 인수하는 셈이다.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는 지난 2021년 3월 각각 64억원을 투자해 포휴먼라이프를 설립했다. 이후 포휴먼라이프는 녹십자로부터 670억원을 투자받아 포휴먼라이프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출범했다.알리글로는 미국 판매로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녹십자는 지난 7월 알리글로의 초도 물량을 선적 완료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지난 3분기 녹십자 혈액제제의 매출은 152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2.4% 증가했다. 전 분기 906억원과 비교하면 1분기 만에 68.0% 확대됐다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로 300억원 이상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녹십자의 매출 중 혈액제제의 비중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지난 3분기 녹십자의 별도 기준 매출에서 혈액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41.0%로 전년동기 29.6%보다 11.4%포인트 상승했다. 전 분기 29.2%보다 11.8%포인트 높아졌다.지난 3분기 녹십자의 사업부 중 혈액제제 매출이 가장 많았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일반제제류의 매출 비중이 가장 컸다. 일반제제에는 혈액제제와 백신을 제외한 전문의약품 등이 포함된다.지난 1분기에는 일반제제의 매출이 1067억원으로 혈액제제 894억원을 압도했다. 2분기에는 일반제제 매출이 1019억원으로 혈액제제보다 113억원 앞섰다. 3분기에는 혈액제제가 일반제제(1080억원)를 추월하며 3분기 만에 선두에 올랐다.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혈액원 인수를 통해 혈장분획제제의 원료 확보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라고 말했다.2024-12-13 12:00:55천승현 -
비보존, 신약 '어나프라' 상업화...마약성진통제 대안될까[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비보존제약이 2008년부터 개발에 전념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가 국산 신약 38호로 허가됐다. 이번 허가로 어나프라는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마약성 진통제 이외에 시장의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성분명 오피란제린)’를 국내 허가했다. 이번 허가로 어나프라는 성인에서 수술 후 중등도에서 중증의 급성통증 조절을 위해 투여가 가능해졌다.어나프라는 수술 후 통증에 사용되는 주사제 형태의 비마약성 진통제로 침해성 말초 신경에 분포해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2A형(5HT2a)과 말초에서 중추로 통증 전달을 촉진하는 글라이신 수송체 2형(GlyT2)을 동시 차단해 통증 전달을 억제하는 기전을 나타낸다.어나프라는 신약후보불질 탐색부터 이두현 비보존 회장이 진두지휘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제약사 일라이릴리, 암젠, 존슨앤드존슨 등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다중-타깃 약물 개발의 새로운 방법론을 비보존에 제시했다. 이에 이 회장은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가 발견되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비보존은 2008년 설립 당시부터 어나프라의 상업화에 매진했다. 마약성진통제 오남용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진통제 시장이 지속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비보존은 지난 2019년 루미마이크로를 인수한 뒤 지난해 비보존헬스케어로 사명 변경을 진행했다. 이 회사는 2020년 비보존헬스케어를 통해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하며 제약산업에 본격 진입했다. 이후 비보존은 2021년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비보존제약으로 사명 변경하며 어나프라 등 다양한 신약개발을 맡겼다.올해 비보존제약은 화장품사업부, 광사업부, 헬스케어 사업부를 정리하고 주력사업인 제약사업을 강화하는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어나프라와 같은 전문의약품 중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의약품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게 비보존제약의 전략이다. 아르기닌 제제 일반의약품 '라라올라'를 유한양행에 넘긴 것도 이와 유사한 이유다.비보존은 어나프라의 신약후보물질 탐색 단계부터 시작해, 13년 만인 지난 2021년 임상3상에 진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임상을 마치고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했다.임상3상에는 2021년 7월 첫 환자가 등록됐으며, 약 2년 간 어나프라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보존제약은 복강경 대장절제수술 후 통증 환자 284명을 대상으로 어나프라와 위약군을 비교했다.1차 평가변수는 투여 개시 후 12시간 통증강도차이합(SPID 12)에 대한 평가였다. SPID 12는 투여개시 후 12시간 동안 투여 전 통증강도에 비해 감소한 정도를 시간을 고려해 합한 값을 말한다. 값이 클수록 더 큰 통증감소를 의미한다.임상 결과, 어나프라 투여군 평균은 26.832, 위약 대조군 평균은 19.893으로, 어나프라군이 위약군 대비 평균 35% 높은 통증감소를 보였다.또 어나프라는 ‘12시간 환자 자가통증조절(PCA) 요청횟수’, ‘12시간 PCA와 구제약물 소모량’에서도 유효성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가 마약성 진통제로부터 야기되는 각종 부작용들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신약(First in class)이 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보령과 어나프라의 국내 상업화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상용화 준비에 나섰다.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 주사제와 함께 외용제(크림), 패치제 개발도 나서고 있다. 최근 비보존제약은 아이큐어와 계약을 체결하고 어나프라 패치제 개발에도 뛰어든다고 밝혔다.외용제의 경우 서울성모병원과 은평성모병원에서 임상2상을 마쳤다. 임상2상은 근막통증증후군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1차 평가변수는 총 4회 시험약을 도포하는 80분 동안 통증강도가 도포 전보다 줄어드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인 80분 통증강도차이합(SPID 80분)이었다. 어나프라 주사제 임상 3상의 일차 평가항목이었던 SPID 12시간과 유사한 개념이다.SPID 80분은 위약대조군 평균 26.0, 어나프라 외용제 1%군 32.0, 오피란제린 외용제 2%군이 평균 40.0으로, 오피란제린 크림 1%, 2%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각각 23.1%, 53.8%의 통증 감소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또 이 회사는 경구 비마약성 진통제 ‘VVZ-2471’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VVZ-2471은 어나프라의 작용기전을 기반으로 확장 발굴된 신약후보물질이다. 현재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국내 임상2상 연구가 실시되고 있다.마약성 진통제는 비마약성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나 NSAIDs로는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중추 신경계 통증 전달을 억제해 수술 후 통증 경감, 암∙뇌질환 환자의 통증 완화 등에 사용된다.국내에서는 주로 모르핀, 펜타닐, 코데인, 옥시코돈, 트리마돌 등 다양한 오피오이드 의약품이 마약성 진통제로 활용되고 있다. 오피오이드는 오피오이드 수용체(opioid receptor)에 작용해 모르핀 유사 효과를 생성하는 물질이다.다만 통증 완화 용도로 처방받은 마약성 진통제를 오남용하거나 불법유통하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이에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필요성이 대두돼 왔고 비보존제약이 상용화에 성공했다.2024-12-13 12:00:21손형민 -
한미약품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모두 주총 안건 반대"[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4곳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역시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다음 시선은 지분 10%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으로 향한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참고해 의결권 행사를 최종 결정한다.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의결권 행사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한국ESG기준원(KCGS), 한국ESG연구소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 4곳은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 2인 해임의 건과 이사 2인 선임의 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오는 임시 주총에서는 ▲박재현 사내이사 해임의 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의 건 ▲박준석 사내이사 선임의 건 ▲장영길 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 총 4개 안건이 상정됐다. 형제 측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와 박재현 사내이사를 해임하고, 여기에 박준석·장영길 이사를 선임해 한미약품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관련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가이드라인 반대를 권고한 자문사들은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이 불합리하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봤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2년 재임 중 매분기 연속으로 최고 실적을 달성한 점 등을 고려해 때 부실경영 또는 불법행위를 주장하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해임 요구는 불합리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서스틴베스트는 12일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임기 중 이사 해임의 사유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1호 의안이 부결되는 걸 전제로 할 때 이사회 인원이 회사 정관에 따른 상한에 도달해 신규 이사 추가 선임이 불가능하므로 2호 의안에도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또 다른 국내 자문사는 "현 경영진이야 말로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형제 측이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의 제안을 승인하는 건 이해관계가 없는 주주(소액주주 등)에게 해로운 결정이 될 수 있다"고 했다.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형제 측이 제안한 4개 안건에 모두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 역시 반대 권고 이유에 대해 형제 측이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황에서 다음 시선은 국민연금의 결정에 쏠린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지분 10.52%를 보유했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참고해 의결권 행사를 최종 결정한다.국민연금은 지난 8월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로 유지했으나 한미약품의 주식 보유 목적은 새롭게 분류했다. 일반투자 목적에선 임원 보수, 이사 선임 반대, 배당금 확대 제안 등 단순투자보다 더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 더욱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개최, 한미약품 임시 주총의 의결권 행사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늘 저녁 늦어도 내일께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한미약품 측은 "회사의 미래 가치와 경영 안정이 달린 이번 사안에 대해 주주들이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를 참고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했다.2024-12-13 10:54:09차지현 -
퍼스트바이오, 리가켐과 신규 페이로드 ADC 공동연구[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신규 메커니즘 기반 페이로드가 적용된 항암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한다고 13일 밝혔다. 2016년 설립된 퍼스트바이오는 퇴행성 뇌질환, 면역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다.퍼스트바이오와 리가켐바이오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 ADC 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되던 독성과 내성 문제를 극복할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퍼스트바이오가 보유한 신규 페이로드 기술과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을 결합하여 개선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김재은 퍼스트바이오 대표는 "당사의 축적된 의약화학 노하우와 풍부한 화합물 라이브러리가 리가켐바이오의 첨단 플랫폼 기술과 융합되면 획기적인 기전의 ADC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협력이 ADC 연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는 "리가켐바이오는 ADC분야에 깊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기존 ADC플랫폼기술 특히 페이로드로부터 발생하는 내성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며 "이번 퍼스트바이오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내성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ADC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2024-12-13 09:08:45차지현 -
신약개발 밸류체인 완성...진화하는 대기업 침투 전략[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글로벌 빅파마의 조건은 신약개발 밸류체인의 완성이다. 밸류체인은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해 생산하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을 연결한 체계를 뜻한다.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생산, 제품 판매까지 신약개발 전주기 과정의 기술과 인프라를 내재화해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제약 사업에 뛰어든 국내 대기업 사이에서도 최근 그룹 차원의 신약개발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세노바메이트 매출 총이익률 90%, SK바팜 올해 흑전 가시화1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2분기 미국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 3분기 미국 누적 매출은 3094억원이다. 3분기 만에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로만 작년 SK바이오팜 한 해 매출 2707억원을 뛰어넘었다.SK바이오팜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분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제품 매출이 판매관리비를 넘어서면서다. 고정비가 큰 산업에서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흑자전환도 유력해졌다. 국내에서도 신약으로 '돈 버는 바이오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SK바이오팜이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던 배경에는 SK그룹 차원의 인프라가 있다. SK그룹은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제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신약개발 과정 전주기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해 놓은 상태다.SK와 SK바이오팜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개발하면 SK팜테코가 제조와 생산을 담당하고 SK라이프사이언스가 판매하는 구조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 미국 판매를 위해 현지에 설립한 100% 자회사다. SK바이오팜은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세노바메이트를 직접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매출 총이익률 90% 중반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판 체제를 확립하면서 수수료 지출을 절감,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통상 국내 제약 업체가 해외 진출 시 파트너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매출의 30~40%로 알려진다.SK팜테코에 세노바메이트 위탁생산(CMO)을 맡겨 고정비 비중도 줄였다. 그룹 차원의 밸류체인을 구축한 덕분에 제품 원가를 크게 낮췄고 이로써 한 번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은 뒤엔 대부분 매출이 수익으로 잡히는 '매직'이 일어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SK바이오팜은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구축한 미국 직판 체제를 활용한 외형 확장도 꾀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로 다진 자체 영업망에 새 제품군을 얹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세부적으로 2025년 내 현지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상업화 제품을 인수할 계획이다. 세노바메이트와 같은 중추신경계질환(CNS) 적응증 제품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군이다.SK바이오팜은 오는 2032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세노바메이트 판매로 4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렇게 벌어들인 현금은 추가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재원으로 활용한다.SK바이오팜은 ▲표적단백질분해(TPD)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을 새 먹거리로 낙점, 세노바메이트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개발 신약으로 창출한 현금을 R&D에 투입해 지속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신약 전주기 아우르는 빅파마 모델…LG화학 등 국내 대기업 속속 도전장SK그룹의 신약개발 전주기 밸류체인 확보 전략은 빅파마들이 주로 사용해왔던 전략이다. 이른바 완전 통합형 제약사(FIPCO·Fully Integrated Pharma Company) 모델로 한 기업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생산, 제품 판매 등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전주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걸 목표로 한다.FIPCO 모델의 장점은 명확하다. FIPCO 모델은 그룹 내에서 모든 기능과 인력, 시설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 개발 경험이나 노하우, 영업기밀을 유지할 수도 있다. 내부 인프라를 활용해 각 신약개발 단계에서 비용을 절감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다만 기술력과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바이오벤처 입장에서 FIPCO 모델은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였다. FIPCO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선 초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벤처나 전통 제약사가 생산과 개발을 위탁하거나 후보물질을 초기 단계서 기술수출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해왔던 이유다.주목할 점은 제약 사업에 뛰어든 국내 대기업 사이에서 최근 그룹 차원의 신약개발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은 전주기 인프라를 구축할 정도의 자본력이 있는 데다 SK그룹처럼 국내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FIPCO 모델을 시도하는 후발주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그룹에 이어 FIPCO 모델 안착에 열을 올리는 대기업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와 제품 출시, 마케팅 역량을 단숨에 확보했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아베오는 FDA 품목허가를 받은 신장암 3차 치료제 '포티브다'를 보유했다. 임상 단계에 있는 항암제 파이프라인 세 개(두경부암 1개·고형암 2개)도 추가로 보유 중이다.LG화학 역시 그동안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이를 직접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둬왔다.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해 품목허가를 받는 데까진 성공했으나 시장에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1991년 세계 최초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 개발에 성공했지만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이후에도 2012년 내놓은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를 제외하곤 10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베오 인수를 통해 과거 부족했던 마케팅 역량을 확보, 신약개발 과정 전주기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LG화학의 목표다.생산·R&D 밸류체인 만든 삼성, 다음은 바이오시밀러 직접 판매삼성도 신약개발 전주기 과정을 내재화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삼성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 중이다. 삼성은 과거 개발과 임상, 생산으로 이어지는 신약개발 밸류체인은 확보했으나 인허가와 유통·판매 등은 국내외 파트너사에 맡겨 왔다. 이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초창기부터 바이오시밀러 제품별로 해당 질환에 강점이 있는 현지 파트너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왔다. 안과질환은 미국 바이오젠이나 삼일제약, 종양질환은 미국 오가논이나 보령 등 제품별로 각 질환에 특화한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을 활용했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들어 직판 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첫 직판 제품으로 낙점했다. 처방 환자군이 넓지 않은 희귀질환 치료제 특수성을 살려 국내와 유럽서 직판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에피즈텍'을 국내에서 직판하면서 직판 제품을 점차 늘리는 모습이다.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의 제약 사업 진출과 함께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인하우스(기업 내) 능력으로 장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면서 "신약개발 과정 중 일부 단계에 선택과 집중할 수밖에 없는 바이오벤처와 달리 대기업들은 신약개발 전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게 차별점"이라고 했다.2024-12-13 06:20:42차지현 -
대기업들, 잘 나가는 삼바 벤치마킹...바이오 물량공세[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의약품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대기업의 강점은 풍부한 곳간이다. 자체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빠른 속도로 의약품 위탁개발(CDMO) 시장에 안착한 삼성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모습이다.롯데, CDMO 사업에 2년간 8000억, 채무보증 통한 지원줄 역할도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제약 산업 공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년 간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만 약 8000억원을 쏟아부었다.롯데지주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 뉴욕 동부에 위치한 BMS 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뛰어들었다. BMS 공장은 바이오의약품 전용 생산시설로 생산규모는 연간 3만5000리터 수준이다.2022년 6월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하며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에 자본금 13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80%, 2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롯데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공장 이후 롯데그룹은 3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총 5732억원을 지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를 대상으로 150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국내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을 위해 주주로부터 투자받는 내용이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앞서 2022년 12월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를 대상으로 2106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지난해 3월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로부터 2125억을 조달했다.롯데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채무보증을 통해서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지원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25일 롯데바이오로직스 대출금 900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약정 제공을 결정했다. 롯데지주가 대출 원금 9000억원을 포함해 이자, 수수료 전액에 대한 자금보충을 약정했다. 모기업의 안정적인 재무 건정성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든든한 자금 조달 뒷배가 된 셈이다.SK, 왕성한 투자로 생산기지 지속 확장…SK바사도 M&A 속속SK그룹도 왕성한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SK그룹의 제약 사업은 SK케미칼과 SK 두 축으로 나눠져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SK 아래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가, 최창원 SK수펙스협의회 의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 아래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가 있는 구조다.SK바이오텍은 올 10월 3147억원을 투자해 원료의약품 및 의약중간체 생산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신규 제품 수주대응을 위해 세종시에 추가 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투자 금액은 최근 자산총액 대비 96.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로써 SK팜테코가 지난 2017년부터 7년 동안 제조시설 확충에 투자한 금액은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SK팜테코의 자회사로 국내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SK바이오텍은 2015년 4월 SK바이오팜의 원료의약품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2016년 SK가 SK바이오텍을 100%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SK는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2016년 3월 400억원, 2017년 11월 1725억원을 투자했다. SK바이오텍은 자체기술로 신약 원료의약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영위한다.SK글로벌 CDMO 사업 포트폴리오 SK팜테코은 지난 2017년부터 총 4곳의 해외 거점을 확보했다.SK바이오텍아일랜드는 지난 2017년 6월 SK바이오텍이 1700억원에 인수한 BMS아일랜드 공장이 전신이다. SK는 2019년 미국 바이오제약 CDMO인 앰팩의 지분 100%를 사들이며 미국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앰팩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버지니아주 등에 생산시설을 보유 중이다. SK그룹은 SK바이오텍아일랜드와 앰팩을 인수하는데 약 1조원을 투자했다.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아일랜드, 앰팩 등 3개 법인은 합성의약품을 생산한다.SK팜테코는 2021년 3월 프랑스 유전자·세포치료제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이포스케시를 인수하면서 바이오의약품에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어 SK팜테코는 2022년 1월 미국 내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해 CBM에 3억5000만 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해 2대주주로 올랐다. 지난해 9월 SK팜테코는 투자 당시 확보한 콜 옵션 권리를 행사하면서 CBM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CBM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단일 생산시설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6만5000㎡의 시설을 건설 중이다.SK팜테코 버지니아 설비 전경 SK그룹 바이오 사업의 또 다른 축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에만 3건의 바이오 투자를 집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3390억원을 들여 독일 바이오 CDMO 전문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7월 미국 선플라워에 약 28억원을 투자하는 조건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향후 요건을 갖춘 후속 투자가 있을 때 약정된 조건대로 지분 비율을 결정하는 형태의 계약이다.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 10월 미국 피나 바이오솔루션스에 약 41억원을 투자해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피나바이오의 최초이자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가 됐다. 구체적인 지분 인수 규모는 양사 계약에 따라 비공개다.LG그룹 현금자산, 유한양행 40배…탄탄 모기업 지원 삼성 벤치마킹CJ그룹도 의약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 CJ바이오사이언스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4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이 지난 2년 동안 의약품 사업에 투입한 금액은 4059억원으로 확대됐다.CJ는 2021년 7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 인수에 982억원을 투입했다. 천랩은 이듬해 1월 사명이 CJ바이오사시언스로 바뀌었다. 이에 앞서 2021년 11월 CJ제일제당은 네덜란드 바이오 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 지분 75.8%를 2677억원에 인수했다. LG그룹과 GS그룹의 경우 한번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사례로 거론된다. GS그룹과 LG화학은 각각 휴젤과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에 1조5587억원과 7000억원을 투자했다.이들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원동력은 풍부한 현금 곳간이다. 9월 말 연결기준 LG화학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조8319억원이다. 국내 전통 제약사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유한양행 현금성 자산 2298억원의 약 40배에 달한다.같은 기간 SK의 경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2조6376억원에 달했다. 계열사 별도로 봐도 실탄이 넉넉하다. 9월 말 연결기준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각각 2660억원과 512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국내 대기업들이 설립 초기 모기업의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활발한 투자를 지속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총 11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그룹으로부터 총 1조1784억원을 투자 받았다. 2016년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총 2조2496억원을 모집했고 이 자금으로 시설투자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투자에 활용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왕성한 투자를 기반으로 초고속으로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 안착했다. 202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 3억6946억원, 영업이익 1조312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시설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2024-12-12 06:20:43차지현 -
JW그룹, 전문경영인 보직 순환 시너지 극대화[데일리팜=이석준 기자] JW그룹의 전문경영인 보직 순환 시스템이 올해도 가동된다. 이번에는 함은경 전 JW생명과학 대표가 JW중외제약 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지주사와 계열사, 또는 계열사 간 전문경영인 이동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노리는 전략이다. JW그룹은 사실상 지주사를 중심으로 사업 연계가 이뤄진다. 이에 전문경영인 보직 순환은 전문성 강화 등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지주사는 3세 이경하(61) 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창업주 고(故) 이기석 전 회장 손자이자 이종호 명예회장 장남이다.함은경 JW중외제약 총괄사장. JW중외제약은 12월 2일자로 총괄사장직을 신설했다. 이 자리에는 함은경 전 JW생명과학 대표를 임명했다. JW생명과학은 노정열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노 대표는 JW생명과학에서 제품플랜트장, HP연구센터장, 품질보증부서장 등을 역임했다.핵심 사업회사를 맡은 함은경 총괄사장은 이경하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40년 가까이 JW그룹에서 주요 보직을 경험했다.함 총괄사장은 1986년 서울대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JW중외제약에 입사했다. 이후 JW중외제약 비서실장, JW홀딩스와 JW생명과학 경영기획실장을 거쳤다.2017년부터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2017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JW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202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JW메디칼 대표이사, 올 3월부터 12월 2일까지 JW생명과학 대표이사, 올 12월2일부터 JW중외제약 총괄사장으로다. 향후 기존 신영섭 대표와 각자 대표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JW그룹은 이번 변화를 포함해 전문경영인 보직 순환 시스템은 유기적으로 가동되고 있다.상장사만 봐도 그렇다. JW그룹 상장사는 지주사 JW홀딩스와 그 계열사 JW중외제약, JW신약, JW생명과학 등 4곳이다.최근 10년 대표이사 변경 역사를 보면 JW홀딩스는 ▲이종호, 이경하, 박구서→이경하, 전재광(2015.7) ▲이경하, 전재광→이경하, 한성권(2018.3) ▲이경하, 한성권→이경하, 차성남(2024.3)이다.JW중외제약은 ▲이종호, 이경하, 한성권→이경하, 한성권(2014.3) ▲이경하, 한성권→한성권, 신영섭(2017.3) ▲한성권, 신영섭→전재광, 신영섭(2018.3) ▲전재광, 신영섭→신영섭(2018.12) ▲신영섭→신영섭, 이성열(2019.12) ▲신영섭, 이성열→신영섭(2022.3) ▲신영섭→신영섭, 함은경(2025.3 전망)이다.JW신약은 ▲이경하, 김진환→김진환(2014.3) ▲김진환→백승호(2017.3) ▲백승호→백승호, 김용관(2022.12) ▲백승호, 김용관→김용관(2023.3), JW생명과학은 ▲차성남→함은경(2024.3)→노정열(2024.12)이다.종합하면 지주사 JW홀딩스는 이경하 회장을 중심으로 김진환, 박구서, 전재광, 한성권, 차성남 등이 대표이사를 맡는 오너+전문경영인 체제다. JW중외제약은 이경하 회장이 2017년 3월부터 빠지고 한성권, 신영섭, 전재광, 이성열, 함은경 등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JW신약은 이경하 회장이 2014년 3월 빠지고 김진환, 백승호, 김용관 등이, JW생명과학은 차성남, 함은경, 노정열 등이 전문경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2024-12-12 06:00:42이석준 -
녹십자, 미국 혈액원 1380억에 인수...알리글로 사업 확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녹십자가 1380억원을 들여 미국 혈액원을 인수한다. 미국 시장에 입성한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를 확보했다.녹십자는 ABO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11일 공시했다. 취득 금액은 1380억원이다. 취득 목적은 미국 혈장 분획제제 사업 확대다.ABO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회사로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주에 2곳의 혈액원이 추가로 건설 중이며 완공이 되는 오는 2026년부터 총 8곳의 혈액원이 가동될 예정이다.녹십자는 지난 2021년 설립한 포휴먼라이프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823억원에 처분했다. 처분 금액과 함께 자체 보유한 현금 557억원을 투입해 ABO홀딩스를 인수하는 셈이다.녹십자 측은 “지난 7월부터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사업 확대를 위한 안정적 원료 공급처 확보 목적으로 혈액원 인수를 추진한다”라고 설명했다.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은 알리글로는 혈장분획으로부터 정제된 액상형 면역글로불린제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같은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아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알리글로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혈액제제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녹십자는 지난 7월 알리글로의 초도 물량을 선적 완료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지난 3분기 녹십자 혈액제제의 매출은 152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2.4% 증가했다. 전 분기 906억원과 비교하면 1분기 만에 68.0% 확대됐다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로 300억원 이상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혈액원 인수를 통해 혈장분획제제의 원료 확보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라고 말했다.2024-12-11 18:29:41천승현 -
한미약품, 전문경영인 협의체 구성…"박재현 대표 지지"[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한미약품이 박재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를 구성하고 한미약품 본부장, 팔탄·평택 공장장, 제제연구소장 등 7인의 입장문을 11일 배포했다.한미약품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는 ▲박명희 국내사업본부 전무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 전무 ▲최인영 R&D센터 전무 ▲신해곤 글로벌사업본부 상무 등 4인과 김병후 팔탄사업장 제조본부 상무, 김세권 평택사업장 제조본부 상무, 임호택 제제연구소 상무 3인으로 구성된다. 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의 중심은 박 대표다.한미약품 측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경영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대주주들의 비전 제시를 기초로 이들 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는 한미약품의 미래가치를 위해 최선의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박명희 전무는 "국내사업본부는 작년까지 6년 연속 원외처방 1위, 국내사 전문의약품 원내/원외처방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제약사로서 전문의약품 국산화 선봉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이렇게 전문의약품 매출로 확보한 캐시카우를 혁신적인 신약개발과 신제품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박명희 전무는 "임성기 선대 회장님께서는 이를 한국형 R&D 전략으로 부르셨다"며 "이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국내사업본부의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을 박재현 대표가 강력히 지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김나영 전무 역시 박재현 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김나영 전무는 "한미약품은 늘 남들보다 앞서는 퍼스트무버로서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한다"면서 "그렇기에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개발을 진행하게 되는데 박재현 대표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기에 항상 한미약품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또 김 전무는 "박 대표는 임성기 선대 회장님의 뜻을 이어받아 개발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고 있다"면서 " 신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각 본부와 이견이 발생할 때가 있는데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각 본부들을 잘 연결해준다"고도 했다.최인영 전무도 박재현 대표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냈다. 최인영 전무는 "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 전체의 이익 관리를 충실히 하면서도, 선대 회장님께서 지켜내려 했던 신약개발 가치를 누구보다 잘 공감하고 있어 신약개발에 필요한 R&D 투자를 때론 공격적으로 때로는 매우 집중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신해곤 상무도 "한미약품이 기존의 수출 거래선에 만족하지 않고 현지 파트너 기업을 플랫폼화해 해외에 진출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박재현 대표의 강한 의지와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최근 북경 상해의약과의 협력, 사우디 타북과의 파트너십 체결, 중남미 지역의 한미 복합제 지속 진출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은 박 대표와 글로벌사업본부간의 매우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2024-12-11 13:28:08차지현 -
'안방 점유율 79%'...녹십자 희귀질환약 영토 확장[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녹십자의 희귀질환치료제 헌터라제가 해외 시장 침투를 확대하고 있다. 헌터라제 정맥주사(IV) 제형에 이어 편의성을 개선한 새로운 제형이 일본에 이어 러시아에 진출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8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헌터라제 제품 사진11일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러시아 연방 보건부로부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ICV’의 품목허가를 받았다.헌터라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는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인 헌터증후군은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 예측하기 힘든 각종 증상을 보이다가 심할 경우 15세 전후에 조기 사망하는 유전병이다. 국내 환자 수는 100명 미만이다.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삽입한 디바이스를 이용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함으로써 중추신경 증상을 개선시킨 전세계 유일한 방식의 치료법이다. 이러한 투여 방식을 통해 환자의 뇌혈관과 중추신경 세포까지 전달된 약물은 인지능력 상실 및 심신 운동 발달 지연 등 중추신경손상에 기인한 증상까지 완화시켜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녹십자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헌터라제 ICV 제형의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승인받았다.이재우 개발본부장은 “러시아에서 헌터라제 IV 제형은 이미 지난 2018년 품목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판매 중에 있다"라면서 "이번 헌터라제 ICV 허가를 통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았던 중증형 헌터증후군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헌터라제는 국내를 포함해 총 14개국에 진출했다.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튀르키에, 멕시코, 베네수엘라,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승인받았다.헌터라제는 내수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헌터라제 발매 전까지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엘라프라제가 유일했다.연도별 헌터증후군치료제 매출(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헌터라제의 매출은 249억원으로 엘라프라제(68억원)보다 4배 가량 많았다. 헌터라제의 국내 매출은 2019년 360억원에서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헌터라제는 국내 헌터증후군치료제 시장 점유율이 2019년 73%에서 지난해에는 79%로 상승했다.헌터라제는 경쟁 제품보다 약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헌터라제의 보험상한가는 225만4200원으로 엘라프라제(265만1616원)보다 17.6% 저렴하다. 헌터라제는 체중 1kg당 0.5mg을 주 1회 투여하도록 허가 받았다. 체중 36kg 소아의 경우 1회 투여량 18mg 기준 676만2600원의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3억5166만원이다. 환자 수는 적지만 경쟁 약물이 많지 않고, 평생 효소를 보충해줘야 한다는 질환의 특성으로 인해 고수익이 가능하다.헌터라제는 최근 조건부허가에서 최종 품목허가로 변경됐다. 당초 헌터라제는 임상3상시험을 실시하는 조건으로 2012년 1월 조건부허가를 승인받았다.녹십자는 지난 2016년 11월 임상3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고 효소 대체 치료 요법 경험이 없는 헌터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효성, 안전성 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임상3상시험에서 헌터라제는 52주 동안 주 1회 정맥 투여한 환자군과 과거 위약대조군을 비교하였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우월성을 입증했다. 희귀질환 특성상 환자 모집 등 3상 임상 디자인 관련 협의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임상 3상 결과보고서 확보까지 6년이 소요됐지만 식약처와 논의한 계획 대비 3년 이상 앞당겨 조건부 이행기준을 충족했다.녹십자는 지난해 5월 식약처에 임상 3상결과를 제출했고 임상시험 관리기준(GCP) 실태조사 수검을 완료해 최종 변경허가를 승인받았다.2024-12-11 12:01:20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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