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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중재는 환자를 보호한다"2016년 5월 인천의 한 여성이 사전피임약 야스민을 처방받아 복용한 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야스민 복용 후 환자가 사망한 사례는 국내에서 두 번째다. 첫 번째 케이스에서 유가족이 처방한 의사를 대상으로 재판을 진행하였으나 의사는 무죄 확정 선고를 받고, 그 삼 년 후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다. 그 중 첫 번째 케이스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자. 2012년, 4월 한 20대 여성이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월경통 때문에 처방 받은 '야스민'을 복용하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여성의 사인은 폐혈전색전증이었다. 유가족은 의사에게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의사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사망자의 직접적 사인인 폐혈전색전증과 관련된 병력이 없었고, 약물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약사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설명의무 위반과 이 사건의 인과관계도 적다는 것이 무죄판결의 이유였다. 사망한 문제의 환자는 과거 편두통과 자궁내막근종을 진단 받은 경험이 있었다. 이 여성의 병력을 살펴보면 의사가 야스민을 처방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왜냐하면 이 병력들은 합성 여성호르몬제 복용 시 주의를 요하는 조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편두통의 측면에서 볼 때, 특히 "AURA"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편두통은 야스민 복용의 금기 요건에 해당한다. 상대적으로 편두통 병력을 가진 여성들은 편두통이 없는 여성들보다 혈전 생성 위험이 더 높다고 간주되기 때문에 합성여성호르몬 복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런 환자에게, 사전피임약 중에서도 가장 혈전 위험이 높은 4세대 약물인 야스민을 의사가 처방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나는 생각해본다. 만약, 약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환자의 처방전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사건의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환자의 병력을 듣고 의사에게 직접 전화해서 처방을 바꿀 수 있었다면, 그리고 환자에게 혈전의 위험과 그 경고 증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하고 대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더라면 말이다. 사실 약사의 의사 처방에 대한 중재(intervention)는 의약분업이 선행된 선진국에서는 아주 중요한 약사의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지극히 환자 중심의 약료서비스이며, 환자의 이익(benefit)에 부합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약사가 감히 의사에게 처방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의사에게 종속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 속에서 의사와 관계가 틀어질 것을 각오하고 약사가 자기 소신을 펼치기는 매우 어렵다. 설혹 용기를 내어 병원에 전화를 해도 의사와 직접 통화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사들의 눈치를 보는 시스템에 갇혀버린 한국 약사들은 호부호형을 못하는 홍길동에게 동병상련을 느낄 뿐이다. 다시 사망한 20대 여성에게 돌아가보자. 그리고 그날, 그 여성이 율도국에 있는 나의 약국에 왔다고 상상해본다. 야스민이 처방 나왔지만, 환자가 편두통 병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무 거리낌도 없이 의사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율도국의 약사가 있는 곳 말이다. "선생님, 이 분이 편두통 병력이 있는데요, 비록 AURA와 같은 전조증상은 없는 경우라 금기 사항은 아니지만, 편두통이 없는 분들보다는 혈전 위험이 높다고 생각되니까요, 4세대 말고 상대적으로 혈전 위험이 적은 2세대 약물을 처방하시면 어떨까요?" 약사의 이런 제안에 율도국의 의사는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준다. 그것이 환자에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환자에게 약을 건네주며 다리 통증 등 혈전 위험을 암시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이나 약국에 연락을 취할 것을 당부한다. "감사합니다." 인사하며 나가는 환자를 보며, 율도국의 약사는 혼자 읊조린다. 약사의 중재는 환자를 보호한다.2017-01-13 12:14:52데일리팜 -
"비아그라는 고산병 특효약 아니다"청와대 구입 의약품 목록에 다량의 실데나필 제제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고산병 치료를 위해 구입했다'고 밝히면서 실데나필 제제의 고산병 증상 치료 효과에 대해 많은 약사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군포 편한약국 약사이자 '데일리팜 부작용 리포트'를 연재하는 엄준철 약사가 미국질병관리본부(CDC) 정보 토대로 '고산병 예방과 치료 약물'에 대해 리포트를 보내왔다. 엄준철 약사의 리포트를 질의응답 식으로 정리했다. ◆고산병에 대해서 먼저 알고 가면 좋겠다. =고산병은 해발 2500m 이상 여행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급성고산증(AMS), 뇌부종(HACE), 폐부종(HAPE) 3가지 증상으로 나뉜다. 보통 AMS가 가장 흔하고 경미한 증상이다. 두통, 피로, 식욕감소, 구토 등을 동반한다. 뇌부종은 AMS가 악화되어 나타나고 폐부종은 AMS와 같이 나타나거나 AMS 없이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고산병 발병자의 0.0001% 확률로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비아그라, 즉 실데나필이 고산병 예방약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추천하는 공식 고산병 예방약은 아세타졸아미드(상품명 아세타졸)이다. AMS와 뇌부종을 예방하고 치료해주는데, 혈액을 산성화시켜 호흡 시 동맥에 산소 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실데나필(상품명 비아그라·팔팔 등)은 가장 흔한 고산병 증상인 AMS에 효과가 없고 뇌부종에도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없다. 단지 폐부종에만 효과가 있을 뿐이다. 폐부종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니페디핀이 선호된다. 실데나필, 타달라필은 니페디핀을 구할 수 없을 때 차선책으로 선택되는 약이다. 덱사메타손은 예방으로 쓰이는 약물이 아니고 일단 고산증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쓰는 약이다. ◆그럼 가장 효과적인 예방제이자 치료제인 아세타졸아미드 약물 투여법은? =급성고산증, 뇌부종 예방 및 치료를 위해 1일전부터 머무는 기간 동안 125mg(반알)를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증상 완화 효과만 있는 덱사메타손 투여법은? =예방보다는 치료를 위해 투여하는 것이 좋다. 4mg를 6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니페디핀(아달라트) 투여법과 효과는?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30mg 서방정을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도록 한다. 혹은 20mg 속효성 제제를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흔히 알려진 시알리스와 비아그라 투여법도 설명해달라. =타달라필(시알리스)은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10mg 하루2번 투여하며, 실데나필(비아그라) 역시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50mg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그밖의 관련 제제가 있다면. =살메테롤은 125mcg를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하루 2번 흡입한다. 다른 약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은행잎 제제도 언급하고 있다. 120mg를 하루 2번 투여하는데, 고산병 예방에 대해서는 효과가 불분명하다.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부프로펜은 600mg를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면 고산병 예방에 도움을 주지만, 아세타졸아미드보다 효과는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나 처방전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관련 약물로 안내되고 있다.2016-11-24 06:14:53데일리팜 -
"의약계 특정 사안에 대한 합리적 의심"온나라가 온통 최순실게이트로 대혼란이다. 참다못한 100만이 넘는 민심이 광화문광장에서 촛불로 박근혜대통령을 향하여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른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적법한 절차와 방법으로 행하지 아니하고 비선라인을 이용하는 비정상이 작동해온데 대한 대다수의 국민의 저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청와대는 변명같은 해명을 늘어놓기만 해 민심은 갈수록 더 불안해하고 비등해 간다. 왜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될까? 이유는 간단하다. 비 정상적인 방법과 절차로 결정한 일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져야하건만 오히려 옹색한 변명으로 이 국면을 모면하거나 탈출하려고 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는 사람들의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촛불을 드는 이유는 우리의 미래와 역사에 대한 양식있는 국민적 충정 때문이다. 여기서 돌이켜보면 혹 그동안에 있어왔던 의약계의 특정 사안들도 이렇게 유발 된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껏 의약계가 그토록 반대하고 속썩어온 원격의료와 화상투약기 등의 현안들도 혹시 이와 같은 메카니즘으로 진행된 건 아닌지 하는 합리적의심이 지금 의약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무릇 의약은 극히 전문분야로 배타적 권리인 면허를 주어서 관리하고 그에 따른 엄격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해서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상황이다. 그런데도 툭하면 의약에 관한 주요사안들을 결정하고 추진함에 있어 주무부처의 판단이나 전문적 관점 보다는 외부로부터 시발하여 진행해왔던 것이 현실이었고, 관련 단체의 의견이나 주장들은 마치 직능이기주의으로만 치부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져 왔다. 우리는 발전적 미래를 지향하는 정책들의 방향에 대해 추호도 반대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중대한 정책 결정을 함에 있어 전문성을 외면한 채 편의성과 경제 논리로만 해결하려는 정책 추진에 대하여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전문성 그 중에서도 특히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정책추진은 관련 단체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히 수렴하여 이른바 밀어부치기 식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또한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않은 정책 결정이야말로 관련단체의 공감을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공 할 수도 없다. 요즈음 국가적 혼란을 겪으면서, 더 이상 합리적의구심이 생기지 않는 정책 추진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빨리 오늘의 혼란이 수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2016-11-19 06:14:48데일리팜 -
"복용 금기기준·대체조제 방식 개선 급해"출근길 라디오 광고에 DUR 홍보가 나온다. 처방전을 받아오는 사람들은 이러한 제도 덕에 본인이 복용하는 약에 대한 정보를 의사나 약사가 모두 검토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 처방의, 약사와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파악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처방전 입력 프로그램에 연동되어 경고창이 뜨는 '처방 금기' 및 '복용 금기' 사항 또한 잘못된 부분이 많다. 한때 크게 이슈화된 금기약의 처방 사유 입력란에 제일 많은 것이 'ㅋㅋㅋ'또는 'ㅎㅎㅎ'라는 통계가 그러한 사실을 알려준다. 전문가의 소견을 무시한 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금기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정제를 삼키지 못할 경우 시럽제를 처방하는 것이 '복용 금기' 경고 사항이라니 얼마 전 약국에서 처방전을 입력하다 '절대 복용해서는 안되는 금기약'이라는 메시지에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처방전에 있는 항생제 알약이 시럽으로 잘못 입력된 것이었는데 성인 연령이란 이유로 '금기약'이란 강력한 경고 알람이 뜬 것이다. 나이에 관계 없이 환자가 알약을 삼키지 못하는 경우 시럽제로 복용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경우 병원에서는 늘 '성인에게 시럽제를 처방할 경우 삭감 대상'이라는 이유로 심지어 '서방정'을 갈아주도록 처방을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확인한 결과 '동일 성분의 정제 또는 캡슐제가 있는 경우 허가사항 범위 내에서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투여시 요양 급여를 인정하며 동 인정 기준 이외에는 환자에게 전액을 부담하도록 한다.'라는 고시가 있다. 시럽제 급여 인정사항은 만 12세 미만 소아에게 투여한 경우, 고령 치매 및 연하 곤란 등으로 정제 또는 캡슐제를 삼킬 수 없는 경우로 확인된다. (내용 액제 일반원칙 고시 제 2013-127호) 즉, 12세 이상에서 고시한 특정 질환을 치료받고 있지 않는 한 환자의 개인 사정상 시럽을 먹어야 하면 약값을 100% 본인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인 것이다. 그에 따라 청구 프로그램은 의사와 약사에게 '절대 복용 금기'약이라는 말로 친절히 안내해준다. 이러한 부적절한 금기 경고와 함께 해열제 시럽제 대신 서방정 알약을 갈아줄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고시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 처방전 수정을 요청할 수 밖에 없는 대체 조제 기준의 허점 전문언론 뉴스들이 이제 '성분명 처방이 가까워졌다.'라며 일제히 보도하는 기사를 봤다. 하지만 처방전에 '성분명'으로 기록해야만이 성분명 처방인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현재의 대체조제 기준을 합리적으로 변경하기만 해도 이미 우리는 성분명 처방이나 다름 없는 조제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체조제 기준을 적용하면 정제와 캡슐제, 액제 간 대체 조제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처방전 변경을 요구할 경우 병원에서는 아예 다른 성분의 약으로 처방하거나 다른 약국을 환자를 보내기도 한다. 한가지 예로, 오래전부터 품절 상태로 약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비뇨기계 약을 받아온 환자의 처방전을 입력하다 약국에 있는 동일 성분, 동일 가격의 약을 대체 리스트에서 찾지 못해 처방 변경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대체 리스트에 그 약이 없는 이유는 단지 처방된 약은 '정제'형태인데 대체할 약이 '캡슐제'란 이유 말고 별다른 사항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처방의가 늘 써오던 전혀 다른 성분의 약으로 처방을 수정했고 한달치나 되는 약을 다시 포장해줘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비합리적 대체 조제 룰은 약효가 동일하게 나타나는 속효성 정제, 캡슐제, 액제 등을 모두 interchangeability 범위로 적용한 해외와 달리 약사의 권한 따위는 발휘할 수 없는 규정인 것이다. 환자의 안전한 약물 복용이나 최상의 치료와도 관계 없는 이러한 원칙의 기준은 무엇인지 다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해외의 대체 조제, 처방 금기 등은 환자를 위한, 약사의 판단을 신뢰한다 실제 해외 사례를 들어보자. 아래의 캐나다의 interchangeability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을 보면 아목시실린 캡슐제를 처방했다 할지라도 환자가 캡슐을 삼킬 수 없는 연령일 경우 시럽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동일 투여 경로, 동일 성분에 동일 효과를 보이는 약이라면 약사의 판단 하에 대체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The definition of an interchangeable drug in the Health Professions Act permits you to use professional judgment in specific circumstances. For example, if a physician prescribes 250 mg capsules of amoxicillin for a 3-year-old, you will still be able to use your judgment and dispense a suspension if, upon discussion with the caregiver, it is clear it is the more appropriate dosage form for the child. Those two products would meet the definition of an interchangeable drug. Similarly, if new information in the medical literature demonstrates that a generic product meets the definition of an interchangeable drug with a brand name product, those products can be interchanged. This is true even if the brand name product was not listed as the Canadian Reference Product on the generic product's Notice of Compliance. (DRUG INTERCHANGEABILITY UPDATE Amended from the August 2004 Vol. 3 No.1 FYI Newsletter 발췌 ) 특히 눈여겨 볼만한 내용은 상품명으로 처방된 '브랜드명'약이 오리지날 약일 경우, 시판 허가된 '제네릭'약이 있을 경우 어느 약으로든 '주저 없이' 대체 조제를 하도록 명시한 점이다. 1. When a generic product is approved for sale in Canada, it is immediately interchangeable with the brand name product it was compared to. There will be no delays in determining interchangeability. (DRUG INTERCHANGEABILITY UPDATE Amended from the August 2004 Vol. 3 No.1 FYI Newsletter 발췌 ) 이는, 전체 건강 보험 재정의 낭비를 방지하는 의미도 있지만 환자들이 약을 찾아 이약국, 저약국을 다닐 필요가 없이 '내약국'에 있는 약으로 바로 조제가 가능해 편리하고 약물 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성분명 처방'보다 '대체 조제의 헛점'을 발견해 내고 시정하는 일이다. 환자들에게 최선의 약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약사의 권한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사항들을 포함해, 그릇된 기준과 목적 없는 규제 사항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물론, 그 바탕에는 약사들의 전문성과 윤리의식이 필요하다.2016-10-25 12:14:55데일리팜 -
"한약사 문제, 대한약사회가 문제다"올해 국감 자료에 따르면 약사 없이 한약사에 의해서만 운영되는 약국이 전국에 213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반의약품 판매를 통해 경영을 꾸려가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약사를 고용해 처방 조제까지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한약사를 고용해 일반의약품 판매를 맡기는 일부 약국의 작태는 약사들의 공분을 자아낸 지 오래다. 한약사들은 약사법 제20조 1항을 들어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동법 제50조 3항의 "약국개설자는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조항과 연계해 자신들이 일반의약품을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약사법 제2조 2호의 용어 정의에서, 한약사란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업무를 담당하는 자라고 명백히 못박고 있다. 동시에 이 조항은 약사가 한약제제를 취급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기도 하다. 애초에 한약사 탄생의 배경은 한약분쟁이었다. 약사가 취급하는 한약의 범위를 제한하는 대신 한의사는 한방의약분업을 조속히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므로 한약 조제를 담당할 직역으로서 한약사 제도를 신설했던 것이다. 한의사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한약 처방조제를 할 수 없게 되자 한약사들은 좌절할 수 밖에 없었고 이들이 새로이 눈을 돌린 영역이 약사법의 허점을 이용한 약국 개설과 일반의약품 판매였음은 서로 다 아는 사실이다.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 질서가 문란해진 근래 몇 년을 제외한다면, 한약국이 아닌 약국을 개설하여 당당히 일반약을 취급할 생각으로 한약학과에 입학한 이들이 과연 있겠는지 묻고 싶다. 법 조항의 미비를 악용하여 억지 주장을 펴기 이전에 한약사 제도가 생겨난 유래부터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일이다. 면허란 본디 배타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인데, 약사에게 이미 일반약 취급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약사라는 직역을 새로 만들어 일반약 취급 권한을 중복으로 부여하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약국에서 취급하고 있는 한약제제는 모두 일반의약품이다. 백 번 양보하여 한약사들이 일반의약품인 한약제제를 취급할 권리를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한약제제 대상 품목은 포장의 일반의약품 표시 옆에 한약제제임을 병렬 표기하여 한약사는 이러한 한약제제만을 취급하고 기타 일반의약품은 취급하지 못하게 금지함이 합당하다. 한방의약분업이 시행되지 않아 겪고 있는 곤란을 법의 미비함을 악용하고 다른 직능 영역을 침범하여 해결하려는 태도는 결단코 허용될 수 없다. 또한 약사법 제20조 1항의 내용을 시급히 개정하여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업무범위와 개설범위를 명확히 구별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 해결방법은 이미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모두가 알 듯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하기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공공기관 대부분은 약국개설, 채용, 요양기관 자격 부여 등에서 약사와 한약사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업무범위를 벗어난 월권행위로 볼 수 있지만, 한약사 수가 늘어나면 월권행위가 아닌 직역갈등의 차원으로 비화된다. 4년제 한약사가 6년제 약사와 할 수 있는 업무는 별차이가 없는 현실이 고착화되는 것 또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대약이다. 지난 모든 집행부가 그랬듯이, 조찬휘 집행부 또한 문제를 단호히 해결하기는커녕 시일을 끌며 악화시켜 왔다. 조찬휘 회장은 지난 임기 중인 2013년 말 한약사TFT를 만들어놓고도 일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시간을 낭비했다. 심지어 약준모와 전국실천하는약사들이 민원투쟁을 통해 한약사 문제 해결을 시도하자 당국이 불편해하니 자제해달라는 요청까지 해온 바 있다. 조찬휘 회장은 2015년 9월 "한약사 문제 해결 위해 약사법을 개정하려 해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장기과제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정말 심각한 것은, 대약이 이런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한약사들은 자신을 얻어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복지부가 보기에도 대약의 태도가 명확하지 않고 일관성이 없어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대약 스스로도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복지부가 나서서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한약사의 월권행위를 처벌해줄 리가 만무하지 않겠는가? 대약의 이러한 우유부단한 태도 뒤에는, 강경책을 썼을 때 잃을 것이 많다, 또는 미래의 이익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약제제 범위를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약사들이 일부 일반약을 취급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미래에 한방의약분업 또는 의료일원화가 현실화되었을 때 통합약사를 통해 얻게 될 과실을 놓치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미래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이익을 위해 현실의 확실한 불이익을 감수하자는 주장으로서 상식에 비춘다 해도 일고의 가치조차 없다. 새물결약사회는 지난 2015년 10월 대약회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팟캐스트 를 통해 약사사회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한약사 문제의 해결법을 반드시 공약에 포함하고 검증 받을 것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조찬휘 회장이 재선에 성공하고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약사 문제에 진척이 있다는 어떠한 발표도 징조도 없었다. 지난 임기 때 판단을 그르쳐 문제 해결의 적기를 잃어버린 가장 큰 책임은 조찬휘 회장 자신에게 있다. 조찬휘 회장은 지금이라도 약사법 개정과 업무범위 월권에 대한 처벌조항 신설을 국회와 복지부에 강력히 요청하고 한약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안팎에 보여야 한다. 그것만이 다가오는 참사를 막는 길이다. 여기서 더 시간을 끌 경우, 조찬휘 회장은 한약사 문제라는 엄청난 비극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2016-10-18 12:14:50데일리팜 -
"돔페리돈 논란, 비급여 처방 투명화가 우선"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더민주 전혜숙 의원이 "임부와 수유부에게 위험한 의약품인 돔페리돈을 2015년 3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산부인과에서 7만8천건이나 처방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12만 의사를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한 것으로, 돔페리돈이 그렇게 위험한 약이라면 약국에서 판매하는 돔페리돈 소화제의 판매 또한 즉각 중지해야 하며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도 즉각 DUR을 시행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오심 구토 증상에 사용되는 위장관 운동 촉진제에는 돔페리돈 외에도 여러 약물이 있다. 이 시장에서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제약사의 마케팅은 돔페리돈보다 부작용은 적고 약가가 높은 다른 약물로 옮겨간 지 오래이며 돔페리돈 처방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산부인과에서 여전히 처방하고 있는 것은 돔페리돈의 부작용 중 하나인 모유량 증가를 통해 산모의 젖이 잘 돌게 할 목적인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에서 돔페리돈 투여로 환자가 사망한 사례는 모두 약물 일회량을 한꺼번에 정맥주사 bolus injection 한 경우였으며 정제나 액제를 복용한 경우가 아니었다. 영국에서는 2014년 9월 약국에서 OTC로도 판매되던 돔페리돈을 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되는 전문약으로 전환했지만, 이웃나라인 아일랜드에서는 OTC 돔페리돈을 약사가 직접 관리하는 BTC로 전환하고 일주일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또한 여전히 돔페리돈을 OTC로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OTC 돔페리돈은 소청과의사회가 언급했듯 말레인산돔페리돈보다 흡수율이 높지 않은 비이온형 돔페리돈이다. 또한 모두 유리병에 들어있는 액제여서 의사들이 처방 내는 정제에 비해 보관과 휴대가 불편한 관계로 단기간의 소화불량이나 오심 구토가 있을 때 한두 병씩만 구입하여 복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오히려 유즙분비 촉진 등 허가 외(오프라벨) 목적으로 비교적 많은 용량을 사용하거나 장기간 사용할 경우다. 유즙분비 촉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히 식약처가 허가한 적용증에 해당되지 않으며, 이 목적으로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일선 산부인과에서는 비급여로 처방 낼 것으로 짐작된다. 소청과의사회에서는 의사들이 하루 30mg 이하의 상용량으로만 처방 내고 있다고 주장하나, 비급여로 내는 처방은 DUR 대상도 되지 않는데다 급여청구를 위해 보험공단에 처방내역을 보고하지도 않으니 그 사실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돔페리돈이 임부와 수유부에게 위험한 지 그렇지 않은 지가 아니다. 식약처가 허가해주지 않은 오프라벨 목적으로 약품을 사용하기 위해 의사들이 비급여로 처방을 내곤 하는 관행을 사회와 보건당국이 과연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가 오히려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허가 받지 못한 적용증이란 곧, 효능이 있다고 일부 인정할 수 있으나 효능이 충분치 않거나 잠재적인 부작용의 가능성 등으로 인해 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돔페리돈을 산모에게 투여할 경우 세 명 중 한 명은 젖이 느는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점을 생각해볼 때, 허가 받지 못한 적용증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허가 받은 적용증으로 사용할 경우보다 더욱 엄격한 관리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오프라벨 목적을 위해 비급여로 처방된 약물은 정부가 자랑하는 DUR로도 걸러지지 않는다. 심지어 일선 의원에서는 환자 주민번호 뒷자리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비급여 처방을 남발하여 처방내역이 DUR에 조회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회피하기도 한다. 비급여 처방은 보건당국의 관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의사들은 30일치 까지만 처방이 가능한 수면제인 졸피뎀을 더 많이 처방해주기 위해 비급여로 처방한 사실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송되기도 했다. 비급여 처방이 급속히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비급여 처방 내역까지 의무적으로 DUR에 편입시키지 않는다면 지금의 DUR은 하나마나 라고 할 수 있다. 의사들은 DUR과 보건당국의 심사평가를 자신들의 처방권에 대한 침해로 받아들이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관여'는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전문가인 국민은 의사의 처방과 처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기에 제3자가 관여하여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것이다. 그것은 의사들이 못미덥고 의심스러워서가 아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행위는 불완전하고 실수가 있을 수 있으며, 제3자의 점검에 의해 그것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소모적인 감정싸움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비급여 처방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검토돼 약물이 보다 안전하게 사용되고 국민 건강권이 증진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2016-10-13 12:14:50데일리팜 -
"내가 근무했던 한미, 이렇게 성공했다"2015년은 한미약품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릴리(미국), 베링거(독일), 사노피(프랑스) 등 다국적 제약사에게 수천억에서 수조원대까지 기술료를 받는 기술특허 이전(라이센싱) 빅딜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경기방어주의 대명사였던 제약주에서 한미약품이라는 지수선도주가 출현하게 됐다. 시총에서 POSCO에 육박했고, 올해도 그 랠리를 이어 가고 있다. 한미약품의 성공 사례는 단순히 한 회사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제약-바이오-생명공학 산업에 대한 시장 투자가치를 높이며, 비슷한 규모의 경쟁 대형제약사는 물론, 현재 바이오 스타트업이나 중소제약기업의 투자유치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한미약품은 도대체 어떻게 이러한 성공을 이루어 냈을까? 지금은 작은 의약무역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필자는 약 10년 전인 2000년대 중반, 한미약품 OBU(Overseas Business Unit)에 재직했던 적이 있다. 당시, 다니던 중외제약에서 카바페넴계 항생제인 이미페넴(with 실라스타틴)이라는 미국 머크(MERCK)사 항생제의 제네릭 기술이전 계약(노바티스 계열사 산도스)을 마치고 마침 헤드헌터에게 이직제의가 와 상사의 만류 등 고심 끝에 새 도전을 위해 이직했다. 10년 전인 2005~6년에도 한미약품은 부지런히 LAPSCOVERY(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 기술 및 기타 플랫폼 기술을 관련 의약품 전시회와 파트너링 행사에서 홍보했었는데, 결국 10년이 지나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며 의약수출은 정말 오랜시간이 걸린 다는 게 새삼 느껴진다. 한미는 오랜 기간 어떻게 지금의 성공을 위해 노력했을까? 10년전 기억을 되살리며 몇 가지 개인적 소회를 적어 본다. 첫 번째, 임성기 회장을 들 수있다. 한미약품은 이미 재직자 2000명에 육박하는 거대 조직이지만 이 조직을 끌고가는 임성기 회장의 카리스마와 혜안은 상당하다. 대개 이 연배 제약창업자들은 2~3세에 회사를 물려주고 좀더 편한 길을 가는데 비해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은 팔팔(?) 한 현역이고, 사장단 임원 뿐만 아니라 실무자급의 미팅도 자주 주재하고 보고 받는다. 최고경영자 수준이 그 회사의 수준을 높이기도 하고 낮추기도 하는데 당연히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은 전자이다. 반면에 똑똑한 임원을 뽑아 놓고도 최고경영자의 낮은 수준 때문에 회사가 역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 번째, 한미약품의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R&D 투자가 결국 결과를 만들어 냈다. 한미가 영업력 기반 회사에서 연구개발 기반 회사로 탈바꿈 한 것이 2000년대 초반이라고 한다. 그 기간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꾸준한 연구개발투자로 마침내 결과를 냈다. 아울러 자사 파이프라인 중 타사에 이관할 프로젝트와 자체개발할 프로젝트를 잘 구분해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낸 것도 연구기획과 경영진의 혜안이라 할수 있다. 단순히 많은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효율적으로 R&D 로드맵을 세우고 운영해 나아간 것이다. 세 번째, 치열한 내부경쟁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한미는 수출과 라이센싱에 있어서 연구개발부서, 라이센싱, 해외사업의 부서가 협력과 경쟁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내려고 했던 것 같다. 문제점일 수 도 있겠지만, 잘 만 활용하면 내부경쟁을 통한 최대결과도 기대할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 양궁 국가대표팀이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대기록을 세운 것과 같은 투명한 경쟁시스템을 회사내부에 구축한 것이다. 네 번째, 기반기술(Platform) 기술개발 전략을 들수 있다. LAPSCOVERY 기술은 다양한 기존 1세대 단백질 의약품들을 획기적으로 지속형 제품을 만들어 주는 소위 기반기술(Platform) 기술인데, 이 기반기술만 잘 개발해 놓으면 다국적 제약사인 Originator가 보유한 다양한 특허약물에 적용시켜 개선된 신약을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사노피같은 당뇨특화 제약사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라이센스 인 한 것도 이러한 단순한 논리로 보인다. 다섯 번째로 제약산업변화의 Phase에 맞는 성장전략을 들 수 있다. 한미약품는 제약 성장주기에서 적절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시장상황에 대응하였다. 예를 들어, 약가 일괄인하와 쌍벌제 시행전 영업력이 중요한 시기에는 영업 출신 사장이(당시 영업통 임선민 사장), 연구개발이 중요한 시기에는 R&D 연구소장 출신사장(현 이관순 사장)이 회사 성장을 주도했다. 물론 이러한 제약시장을 읽고 인선하는 주체는 임성기 회장이었다. 한미약품이 미래 제약산업 변화에 맞는 성장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제약 R&D, 글로벌시대는 결국 한미약품이 먼저 이루어 냈다. 미래는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라는 말이 실감된다. 여섯번째, 극대화된 제약영업력(노바스크를 꺽은 아모디핀, 비아그라를 꺽은 팔팔)을 들수 있다. 지금이야 R&D 한미라는 말이 더 잘어울리지만, 2010년대 전에는 영업의 한미였다. 내부경쟁 시스템은 영업에도 적용되어, 한 의원에 다수의 한미 영업사원이 MR 활동을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미는 지금도 제약업계의 영업사관학교로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독특한 한미만의 인사관리시스템 즉,철저한 실적주의, 단순화 시킨 직급체계, 성과보상제도인 CIQ(Creative Incentive Quarter)를 들 수 있다. 우선 CIQ는 한미가 보유한 굉장히 특이한 인사평가 시스템이다. 직원평가가 월 단위 또는 분기 단위로 세분화 되어 매분기마다 전사적으로 부서실적을 집계하고, 새 사업 아이디어를 임성기회장에서 PT 형식으로 보고한다. 분기마다 CIQ를 준비하느라 한미 내부는 홍역을 앓는데, 결국 이 과정을 통하여 한미약품은 1년에 4번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파격적인 인사시스템은 직급체계와 성과보상시스템이다. 한미에는 임원보다 급여가 높은 팀장도 있었다. 그리고 팀원-팀장(임원)-사장으로 직급을 단순화시켜, 보고 체계나 승진 체계를 단순화 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조직관리를 시행했다. 다른 제약회사가 사원-주임-대리-대리과장-과장-차장-부장대우-부장-이사대우등, 이런 연공서열식 인사관리를 할 때 한미는 파격적인 인사정책을 시행하고 유능한 팀장과 임원에게 많은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조직을 운영해 나아갔다. 그렇다면 한미약품의 미래는 어떨까? 그리고 이러한 한미약품의 성공사례는 어떻게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체질을 개선하여함께 발전할 수 있을까? 한미약품의 현금이가 쌓이기 시작하면, 물론 R&D(자체신약개발, 설비투자) 쪽으로 많이 쓰이겠지만, 아마도 국내외 M&A나,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투자, Global Distribution Network 장악 쪽으로도 점차 방향을 잡아가지 않을까 싶다. 내부역량과 외부역량의 확대 및 제휴라는 표현이 맞겠다. 올해(2016년) 설립한 한미벤쳐스나, 한미오픈이노베이션 행사에서 볼 수 있듯이, 한미약품은 국내외 초기 기술투자 및 R&D 기반, 바이오벤처 및 제약중소기업과 협력을 통해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모색하고 이를 기존에 구축한 Sales 및 License 네트워크에 선순환시킴으로서2015년 같은 성장을 계속해서 이루어 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력을 지속하여 제약업계와 동반 성장하면서, 한미약품이 Early-Mid stage 라이센싱을 넘어, 글로벌 유통망을 장악한 진정한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가 되는 날이 오면 보건복지부가 주창하는 바이오 7대 강국의 초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국내 500여 제약, 바이오 기업과 관련 정부부처, 대학, 연구소들은 함께 힘을 모아서 전진해야 할 것이다. 맨손으로 회사를 일군 제약 1세대 창업자들이 이제 70줄에 대부분 들어섰는데, 2세경영인이나 전문경영인이 유지를 잘 받들어 성장시켰으면 하고 임성기 회장은 현역에서 좀더 선도적 역할을 오래 하셨으면 한다.2016-09-01 12:14:52데일리팜 -
"보험약가, 혁신적가치 적정반영 필요"작년 한해 국내 제약시장에서 총 18개사가 9조3000억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였고, 5개의 신약이 개발되는 등 큰 성과가 있었다. 작년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액도 전년 대비 22% 증가한 3조3000억원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글로벌 제약시장의 규모가 120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우리 제약산업은 이제 혁신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달 7일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서 수여식 및 CEO 간담회에 참석하였다. 이날 우수한 역량을 갖춘 6개의 제약기업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새롭게 인증하고, 정부가 제약업계와 전문가, 관련 기관과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댄 협의체 논의를 통해 마련한 '바이오의약품·글로벌 혁신신약 보험약가 제도 개선방안'도 발표하였다. 이 자리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제약업계의 발전상을 체감하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산업과는 달리 제약산업의 발전은 국민건강보험 제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그간 OECD 국가에 비해 국내 약가가 낮다는 점을 언급하며 글로벌 신약개발 활성화를 위해 혁신 가치를 보험약가에 반영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또한, 글로벌 경쟁을 위해서는 조속한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해 왔다. 이 같은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건강보험 약가제도의 주요 개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글로벌 혁신신약, 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의 혁신 가치를 약가에 반영한다. 국내 R&D, 임상시험, 생산 등을 통해 국내 양질 의약품 생산기반 마련에 기여한 신약은 대체약제에 비해 약가를 10% 우대한다. 단, 기존 약제보다 효과가 뛰어난 신약으로 우대대상을 제한하여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 독려에 초점을 두었다. 바이오신약과 동등한 효과를 입증하거나 보다 개선된 바이오시밀러나 바이오베터의 약가는 10%p 가산하거나 우대한다. 외국 제약사의 약제도 국내 R&D, 임상시험 등 요건을 충족하면 가산이 가능하다. 둘째, 글로벌 혁신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앞당긴다. 통상 제약사의 보험급여 신청에서 등재까지 240일이 소요되나, 글로벌 혁신신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적정성 평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기간을 50일 이상 단축한다. 평가기간은 120일에서 100일로, 약가 협상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줄여 신속 등재를 지원한다. 이밖에도 약제의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약가인하 주기를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완화하여 요양기관의 행정비용 등을 줄이고, R&D 투자규모에 따라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약가 인하분 감면율을 최대 50%까지 확대하였다. 또한, 다양한 함량의 약제가 등재될 수 있도록 고함량 바이오의약품 약가를 개선하여 환자 투여 편의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일각에서는 약가 우대로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 부담의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신약가치 반영과 보험 재정소요를 함께 고려한 약가 우대기준을 마련하여 재정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블록버스터 바이오신약인 레미케이드(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엔브렐(관절염 치료제)의 약가인하 사례와 같이 바이오시밀러의 신속 등재를 유도함으로써 전체 약가가 인하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혁신신약 개발 시 기존 약제와 치료를 대체하거나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혁신적 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는 보험약가제도는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제약산업이 혁신가치 창출에 집중하면 투자 증대, 고용 창출 등 국가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 및 국제사회의 보건의료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반면, 제약산업 투자의 적기를 놓치면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제약산업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정부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제약업계에서도 이에 부응하여 보다 적극적인 R&D를 통해 혁신적 의약품 개발로 국민의 건강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고취시켜 나갈 것을 당부하고 싶다.2016-08-01 06:14:59데일리팜 -
약가제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얼마 전 국제법정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내린 이후 중국의 다음 행동에 주변국의 관심이 지대하다. 당사국이 아닌데도 나비효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의 으름장에 사드 배치를 결정한 우리나라도 과거 마늘파동을 떠올리게 된다. 국내 제약시장도 중국의 움직임에 민감하다. 올 2월에 우리나라의 식약처에 해당하는 중국 식품약품관리감독청이 허가조건으로 중국 내 약가에 대한 서약을 강요하려 한 바 있다. 발매 이후에 이웃 나라인 일본, 한국, 인도, 홍콩, 마카오 그리고 대만의 약가보다 높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주변국의 피해를 우려한 글로벌 기업들이 발칵 뒤집혔다. 이로 인한 중국의 자국 내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다행히 시행은 미뤄 놓은 모양새이지만 언제 다시 거론될 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불똥이 한국에도 튄다.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중동의 맏형격인 사우디가 약가를 참조하는 30개국에 한국이 포함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신약의 도입시기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시장의 약 2%정도 차지하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을 염려한 글로벌 기업은 한국의 신약출시를 아예 사우디 다음으로 미룬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약가 참조에 중국이 가세하면 신약의 국내 조기 출시는 더욱 요원해진다. 중국은 임상기간을 포함해 허가 자체가 선진국에 비해 5년 이상 늦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다국적사는 벌써부터 중국을 염두에 두고 우리나라의 신약발매를 보류하기도 한다. 가끔 중국에서는 하루 아침에 제도가 시행되기도 한다니까 신중한 예방책으로만 들리진 않는다. 과거에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약가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2007년 선별 등재제도 도입 이후에 신약의 낮은 약가를 수용하는데 글로벌 제약사는 어느 정도 관대했다. 국내 제약사도 신약을 개발해도 국내 수준의 약가를 받는데 크게 반발이 없었고, 1000조에 이르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았을 시기였다. 약가가 낮으면 환자 부담도 줄고 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되니 국민 모두가 공감했다. 그땐 맞았다. 선별등재제도로 바뀐 지 10년이 흘렀다.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제약사와 함께 신약도 공동 개발하고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정보가 국경을 넘는데 10초도 안 걸린다. 세계 제약시장이 커 보이기 시작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두둑한 배짱도 생긴다. 전세계 제약강국의 경우도 비슷한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제도도 많이 바뀌어왔다. 고령화에 늘어나는 건보재정을 감안하고 환자의 보장성도 강화하면서 산업도 키우는 유연한 제도가 무엇인지 주변국을 둘러보고 고민할 때이다. 건보재정 안정화 방안으로 만든 약가 제도,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2016-07-18 06:14:49데일리팜 -
약물 정보, 환자가 많이 알수록 좋다?얼마전 술자리에서 일이다. 한 친구가 밤마다 겪는 불면증과 지속적인 두통을 호소했다. 그러자 옆에서 듣던 다른 친구가 말한다. "내가 요즘 먹는 약 중에 두통에 잘 듣는 거 있는데 하나 줄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얼마 전 감기몸살로 인한 두통 때문에 병원을 다녀왔는데, 약국에서 받은 약 중에 두통에 잘 듣는 약이 있더라는 것이었다. '네가 약사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더니 요즘은 약의 효능에 대해서 다 설명을 해 준댄다. 예전에는 안 알려줬는데 요즘은 '서비스가 좋아졌다'면서 친구는 껄껄댔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서 다음 날 자주 가는 약국을 찾았다. 친구 사이라고 해도 의사나 약사가 아닌 한 자기가 먹는 약이라고 함부로 건네서는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약사는 '당연하다'고 수긍했다. 그럼 환자에게 약의 효능 같은 정보를 함부로 알려줘서는 안 되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이번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최근 법이 그렇게 바뀌었다고 했다. 환자에게 약의 효능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영미권에서 'Need-to-Know'라는 개념이 있다. 주어진 지위나 권한에 따라서 '필요한 만큼'의 정보만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주로 국방이나 외교 쪽에서 활용되는 용어인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무에게나 정보를 제공하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악용될 우려마저 있기에 채택하는 원칙이다. 쉽게 생각하자면 아이에게 칼이나 성냥 따위를 들려주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지각이 있는 성인이라면 그런 물건을 들고 있다고 해서 쉽게 상처를 입거나 어딘가 일부러 불을 내지는 않겠지만, 아이의 경우에는 그런 분별력이 없으니 주지 않는 것이다. 약에 대한 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도 약사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약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예전에 처방받았던 약 중 남은 것을 묵혀두었다가 몇 개월 혹은 몇 년 뒤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때 다시 꺼내서 먹는다거나, 혹은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생각되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자기가 먹는 약을 권하는 일 따위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약사들은 기겁할지도 모르겠지만, 의약 분야와 별 관계가 없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일반인들에게 약의 효능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만큼 제공한다? 그야말로 일반인들더러 의약법 위반을 저지르라고 정부에서 등 떠미는 꼴이다. 약이라는 게 얼마나 민감한 물건인지, 그래서 외견상 비슷해 보이는 증상이라도 환자에 따라 섬세하게 진단하고 다르게 처방해야 하는지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약에 대한 정보를 고스란히 쥐어준다는 것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주변 사람에게 '불법적인' 의약 제공 행위를 하라고 부추기는 것과 진배없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의약분업과 관련하여 나온 문구이지만, 다르게 본다면 그만큼 약 조제와 처방이란 의약 관계자들에게 맡겨야 하는 분야라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환자는 전문가들의 진단과 처방에 철저하게 따라서 약을 복용할 때에만 안전한 치료 효과를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하기에 환자에게 약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란 Need-to-Know의 관점에서는 제공될 필요가 없는, 아니 제공되지 말아야 하는 항목에 해당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단편적으로 얻은 약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주변 사람에게 잘못된 의료를 행할 때, 그것이 낳을 부수적인 피해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아이 손에 성냥을 쥐어주자고 등을 떠밀고 있는 해당 관련 법안은 하루 속히 폐기돼야 한다고 본다.2016-06-08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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