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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면피용 약가제도 개선협의체는 안된다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는 5일 '2016년 3월 약가인하' 정부 수정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종전 1년 유예를 강력하게 주장해온 제약협회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 시행기간 7개월(2014년 2월~2014년 8월) 거래 내역과 장려금 지급 실거래가 상환제도 시행기간 5개월(2014년 9월~2015년 1월) 거래내역을 분리 적용함으로써 사실상 손실을 줄여주겠다는 정부 수정안에 도장을 찍어 '약가인하 논란의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강경했던 제약업계가 마음을 돌린데는 이처럼 구체적 수정안도 영향을 미쳤지만, 이 보다는 복지부의 약속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수정안이 마지막이라고 압박하면서도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정부-산업계간 약가제도협의체를 구성해 실거래가 조사기간 및 조정주기, 구입가 미만 불법 판매, 입원환자용 원내의약품 공급차질, 청구실적이 아닌 공급내역 기준 약가인하 등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 협의체'는 문제의 실체에 다가서기 위한 진정한 논의와 대화, 협의의 장보다 '팽창할대로 팽창한 압력밥솥의 수증기를 빼내는 압력추같은 출구노릇'에 더 가까웠던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약가제도협의체가 면피용이라는 우려를 씻고 제 역할을 하려면 '산업발전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라는 시소(SeeSaw)의 균형점'을 찾는다는 정부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래야만 매년 약가인하하자(정부)는 안과 3년에 한번하자(산업계)는 의견이 상충할 때 서로의 입장을 충실히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기 때문이다. 약가인하로 인한 부수적 피해처인 약국에 관한 어려움도 들을 수 있는 장치 또한 필요하다.2015-10-06 06: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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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체조제를 수익모델 삼는 제약사가 있다면만약, 국내 한 제약회사가 제네릭 의약품과 대체조제를 권장하는 홍보물을 만들어 약국에 비치하는 용기를 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건보재정 절감에 앞장섰다며 정부 표창을 받게될까? 순진한 생각이다. 상 대신 부도에 직면하고 말것이다. 확률 100%다. 처방권을 가진 의료계에 공공의 적으로 찍혀 어떤 약도 처방받지 못할테니 말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일본은 흥미롭다. 대체조제를 운운하며 홍보물까지 만드는 제약회사 조차 너끈히 활동하는 관용성 때문이다(한정선 약사의 일본 의약환경 리포트, 데일리팜 소개). 어이없게도 의사처방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대체조제 만을 수익모델로 삼는 제네릭 회사 설립을 상상해 본다. 대체조제가 갖는 장점들, 그 중에서도 값은 싸면서 효능은 다를 바 없는 제네릭 의약품이 국민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마음껏 홍보하는 회사 말이다. 이 회사 성공의 제일 조건은, 약국이 지금과 다르게 의지를 갖고 대체조제에 호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도 그리 기대할만한 원군은 못된다. 약국도 오랜세월 위, 아래, 옆의 심기를 살피며 대체조제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제도'라는 게 있다.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생동성이 입증된 제네릭 의약품으로 약국이 대체조제를 하면 장려금을 주는 제도다. 대상 약제만도 8600개에 이른다. 이렇게 정부가 제네릭을 권장하는데도, 국민들은 '대체조제'를 잘 알지 못한다. 얼마전 서울시약사회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 건강서울 페스티벌을 열었는데 적잖은 시민들이 "대체조제가 뭐예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설사 안다손쳐도 이 제도에 대해 호두껍질처럼 단단한 의구심을 풀지 않았다. 대체조제란 말을 마치 '사과로 처방된 것을 배로 조제한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제도자체가 너무 알려지지 않은데다, 대체조제를 하면 마치 목숨이 위태로운 것처럼 위험성을 과대포장해 울타리를 치려는 의료계의 그간 대응이 한 몫한 탓도 있다. 해서 약사들은 "대체조제라는 용어는 틀렸다. 동일성분 조제다"라고 소리내 외쳐보지만, 찻잔속 태풍일 따름이다. 약사들은 법으로 문제를 풀겠다며 절차를 간소화한 대체제도 관련법을 원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체조제와 연관시켜 생각해 볼만한 흥미로운 변화가 국내 제약산업계로부터 번져 나오고 있다. 가격에 극도로 민감한 국내 제약회사들의 제네릭 의약품 가격 경쟁이다. 최근 만성B형간염치료제인 엔테카비어 성분의 바라크루드 제네릭 의약품들이 저가 경쟁을 펼쳤다. 이 의약품 뿐만 아니라, 근래 1~2년 새 제네릭 가격은 제약사간 저가 경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가발전하는 것이다.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아등바등하던 예전 모습과 다르다. 하지만 이는 광범한 현상이라기 보다, 환자선택권, 다시 말해 'ㅇㅇㅇ으로 처방해 주세요'라고 환자가 의사에게 입김을 불어 넣을만한 질환의 품목군에서 나타나는 제한적 현상일 뿐이다. 한데 따져보면 숨겨진 함의는 파괴력이 작지 않다. 만약 환자가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을 알게되고,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제네릭 저가경쟁엔 그야말로 불이 붙을 것이다. 연구개발력이 더 많이 들어간 신약은 높은 가격, 특허가 풀린 제네릭의약품은 초저가라는 미국식 체계로 이행될 것이 틀림없다. 부수적으로 이 보다 더 선명한 R&D 방향성 제시 정책은 없을 것이다. 저가 제네릭 경쟁의 화룡점정은 대체조제에 관한 국민들의 인식일 것이다. '영주사과라는 처방을, 충주사과로 바꾸어 바구니에 담아주는 게 대체조제'라는 단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누구나 아다시피 영주사과나 충주사과나 품질면에서 대동소이다. 한데 희한하다. 정부는 제네릭 가격이 낮아지고, 그렇게되면 건보재정을 적정하게 쓰는데도 좋은데, 달랑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제도'만 던져놓고 아무런 추가 정책을 펴지 않는다. 대체 이 제도의 목표가 뭔지 의심이 들정도다. 처방약이 없을 때 약국이 보유한 의약품으로 조제하라고 둔 'SOS 제도'인지, 산업을 위한 '제네릭 활성화 대책'인지, 건보재정 절감을 위한 보완적 하부 정책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정부는 대체조제에 관한 정책 홍보 등에 적극적인 노력은 기울이지 않으면서 다루기 편한 약가만 손대고, 소소한 인센티브로 약국의 고군분투를 끌어내려는 시늉만 할 뿐이다. 해서 제약회사들이 대체조제를 권장하고 다닐 수 있는 일본 의약환경이 부럽고, 또 의료계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로운 '대체조제용 의약품만 생산, 판매하는 회사'까지 상상해보는 허튼짓을 하게 만든다.2015-09-25 12:14:54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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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약사 제 모습 보게 만든 건강서울 페스티벌오랫동안 새장에 갇힌 새는 나는 걸 망각한다. 노래마저 잊은 건 아니지만, 도무지 흥겹게 부를 기분을 살려내지 못한다. 해서 가끔 부르는 노래엔 기쁨 대신 슬픔만이 가득하다. 자기 목소리로 울지 못해 그럴것이다.요즘 약국을 보면, 새장에 갇힌 새처럼, 조제실에 갇혀버린 약사의 모습이 겹쳐지곤 한다. 의약분업 이후 획일화된 업무, 다시말해 처방조제에 익숙한 동선이 상상되는 탓이다. 물론 처방에 따른 정확한 조제와 복약상담은 약사에게 맡겨진 가장 가치있는 역할이며, 이를 목숨처럼 지켜내려는 약사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해진 일상은 자신의 활동반경뿐만 아니라 생각의 넓이와 깊이도 제한해 내가 누구인지, 어떤 상황에서 화를 내야하는지까지 잊게 만들곤 한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의사의 사과 요구에 어서 상황을 정리하자 싶어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하고,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는 최근 어느 약사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김종환 서울시약사회장이 최근 조제실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서울시약사회 소속 약사 600여명은 13일 시청광장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을 직접 만났다. 건강서울 페스티벌이다. 약사들은 중년과 백세 건강을 이야기 했고, 동물의약품과 건기식, 일반의약품의 가치를 원없이 전달했다. 2000년 8월이후 가슴에 멍울이 진 대체조제에 대해 "약국에 처방받은 약이 없거나, 약을 보다 경제적으로 먹고 싶을 때 믿을 수 있는 대체조제를 이용해 달라"고 웅변했고, "그런 것도 있었느냐"는 동문서답 같은 시민들의 반문에서 오히려 희망을 엿보았다. 이 자리에 나섰던 한 약사의 말이 그렇다. 제발로 걸어와 건강에 관해 묻는 시민들의 발길에서 '약국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는 약사도 있었다. 직업체험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된 코너에 학생들이 대거 몰려, 이것 저것 물을 때 약사 자신의 모습이 꽤 근사함을 돌아보게 됐다는 약사도 있었다. 이런 곳에 '약사의 적은 약사'라느니, '약사는 조제로봇'이라느니 같은 자조는 설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누구라도, 컨베이어 벨트같은 눅눅한 일상에 젖어 자신을 객관화해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지나치게 대단한 사람으로 치켜세우거나, 보잘 것 없는 인물로 낮추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외면하고 바라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지 모른다. 건강서울 페스티벌이란 거울에 비춰본 전문인으로서 약사와 시민들의 얼굴은 어떤 모양이었을까. 시민들이 보여준 태도는 건강에 대해 말을 걸고 싶어한다는 점이었다. "약사님, 거 한가지 만 물어봅시다." 약사 입장에서 바라보면, 처방조제와 복약상담이 집중 강조되면서 자신들의 롤을 한정해 두었다는 반성일지 모른다. 건강이라는 만인의 관심사를 놓고 시민들과 할일이 많다는 사실의 자각 말이다. 시청앞 광장에서 만났던 시민들의 눈빛과 자신들이 무엇인가 해 주었다고 생각할 때 몸으로 받아들였던 그 기억, 약국으로 끌고 들어오면 시민이나 약국 모두에게 퍽 좋을 것 같다. 이젠 그 느낌 아니까.2015-09-15 12:1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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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약사법 시행규칙 44조 유지돼야정부가 '약사법 시행규칙 제44조'를 손보기 위해 이해당사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핵심은 이 조 1항2호 ' 의약품 도매상 또는 약국등의 개설자는…실제로 구입한 가격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부분인데, 정부는 구입가 미만 판매 허용으로 180도 고치려 하고 있다. 가격 경쟁을 부치면, 그만큼 소비자들이 얻는 이익이 크다고 보는 것인데,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몰이해라고 밖에 볼 수 없다.해서 어불성설이다. 조항대로만 봐도 구입가 미만 판매는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되기 때문이다. 이 조항 개정을 어불성설로 보는 이유는 단순히 약국의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기 때문은 아니다. 약업계에서 '구입가 미만 판매금지법'으로 통용되는 이 조항은 공공성의 토대위에 세워진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을 지키는 수문장인 때문이다. 이 조항은 '약업계의 심리적 가격안정선' 노릇을 한 것은 물론 꿈틀거리는 자본의 욕망을 꾹 눌러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만약 이 조항이 바뀌어 무한 가격경쟁 체제로 이행되면 소비자들이 싸게살 수 있는 잇점 그 이상되는 부작용들이 고개를 들것이다. 부작용의 메커니즘은 단순하지만, 그로 인한 후유증은 복잡하게 전개될 것이 자명하다. 예컨대 A라는 약국이 도매상으로부터 실제 구입한 가격보다 아래로 팔기시작하면, 경쟁우위를 위해 이웃 B약국도 동참하게 될것이다. 구입가격 이상 판매하며 적정 마진을 추구하는 C라는 약국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C 약국의 행위는 가격을 파괴하지 않아 부도덕 한가? 아니라고 말해줄 수는 있으나 현실에서 C약국과 약사는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같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곳은 자본력으로 바잉파워를 형성한 약국이거나, 특정품목을 미끼상품으로 만들어 또다른 상품에서 손실을 벌충하는 곳이 될 것이다. 이게 좋은가? 결국 구입가 미만 판매 허용은 자본 크기의 경쟁을 부추길 것인데, 이렇게되면 인체의 말초혈관처럼 동네까지 깊숙이 뿌리내려 질병의 예방을 이끌어내고, 의약분업의 기틀아래 이뤄지는 처방조제와 복약상담(지도)을 해온 동네약국들의 몰락이나 축소는 뻔하다. 환경이 바뀌어 소비자 접근성이 약화되면 또다시 편의점에게 더 많은 의약품을 취급하도록 선물을 주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손해보더라도 싸게팔라는 부추김은 자연스럽게 법인약국을 허용하라는 자본의 여론 혹은 로비로 이어져 공공성 위에 세워진 현행 보건의료시스템은 근본부터 흔들리고 말것이다. 약사법 시행규칙 44조를 고쳐 자본에 길을 터주려는 게 야금야금 공공성을 해체하는 정부의 수순이 아닌지도 심히 걱정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단일보험으로, 다분히 사회보험의 성격이다. 보건의료시스템에서 무엇이든 무한 경쟁이 최고의 가치가 된다고 한다면, 얼마안가 민영보험 마저 도입해 현 건강보험과 경쟁시키려하지 않을 지 우려된다. 해서 약사법 시행규칙 44조 1항2호는 간단치 않다. 미래 보건의료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도미노 칩이다. 이 조항은 유지돼야 마땅하다.2015-09-10 12:15:00데일리팜 -
[사설] 셀프메디케이션? 셀프케어의 완성은 약국셀프메디케이션특별전이 오늘 일산킨텍스 전시장에서 개막돼 오는 13일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K-HOSPITAL 2015'의 주요 행사며 데일리팜이 처음으로 주관하는 전시회다. 특별전에는 국내 유명 일반의약품은 물론 기능성을 포함해 약국들이 취급하기 알맞은 품목들이 전시돼 일반 소비자들과 현장에서 직접 만난다. 셀프메디케이션과 이웃해서는 가정에서 소비자들이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기기가 전시되는 등 홈헬스케어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이는 가벼운 질병치료 및 예방과 관련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한 소비자들'의 셀프케어(Self Care) 시대를 맞아 소비자나 약국에게 적잖은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의약품 등 '셀프메디케이션'이라는 용어는 낯설뿐 아니라, 썩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 용어가 매우 활발하고, 생활 깊숙이 파고 들어 정착했다. 대형마트 중심의 소비패턴에다, 그것도 자동차를 타야만 하는 '난감한 접근성' 등 환경적 특수성 탓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셀프메디케이션이 낯선 것은 편의점보다 약국 숫자가 많고, 전통적으로 약국과 약사의 역할이 발달해 있어 그만큼 셀프케어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안전상비약이라는 이름의 새 제도를 시행하면서 일부 품목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셀프메디케이션들'이 편의점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다.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는 '언제든 약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비자 편의성이 강조된 제도지만, 의약품 전문가이자 헬스케어 전문가인 약사를 국민건강 증진에 제대로 쓰지 못하도록 만드는 약점도 안고 있다. 오늘날 약사의 쓰임새는 처방에 따른 조제와 복약지도(상담)에 국한된듯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 있는 건강전문가로서 예방, 영양, 운동요법, 정신적 요소까지 '상담'해 줄 수 있는 사회적 자산이다.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행동하도록 타깃을 맞춘 '건강재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지만, 셀프케어의 완성은 결국 약국이고, 그 만큼 약사의 역할 재인식도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셀프메디케이션 특별전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는 일반의약품들은 결국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약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추천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셀프메디케이션, 셀프케어라는 용어는 약국과 약사와 유리될 수 없다. 최근들어 '미래에도 약사라는 직업이 존재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이 약사사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의사 등 전문직에 대한 미래 생존가능성에 대한 질문은 스마트폰 등장과 다양한 건강관련 앱의 등장, 유전정보 분석 후 사업화 과정이 고도화 될 수록 더 자주 등장하곤 한다. 특히 셀프케어라는 시대적 흐름이나, 자동조제기 등의 발전 등이 이같은 우려의 단초가 되고 있지만 어느 시대건 불변인 것은 건강한 삶에 대한 인간의 욕구일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약국과 약사는 셀프케어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고객과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팩을 내놓고 발전시켜가야만 한다.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약국이 소비자들의 건강을 한단계 높여주는 곳으로 진화 발전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적 역할이 뚜렷하게 정립되는 한 약사의 미래는 탄탄하다.2015-09-10 06: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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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리베이트 미몽서 깨어나지 못한 제약과 의사참으로 끈질기고, 지긋지긋한 현상이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은 지난 달 31일 의사 461명에게 논문번역료·시장조사비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와 종합병원 정형외과 의사 등 74명에게 해외 관광 및 골프비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외국계 의료기기 판매업체와 다국적사가 포함된 7개 대형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대학병원 의사 등을 적발해 모두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9개 제약회사와 의사 339명에 대해선 당국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은 수사발표와 함께 "쌍벌제 및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돼 리베이트 처벌이 강화되었지만 리베이트 제공과 수수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계 기업 역시 리베이트 관행에서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서 수사단은 의약 불법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근절될 때까지 단속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제약회사와 의사들이 검찰의 칼끝을 자진해서 받는 '공공의 적' 같은 영화는 앞으로 계속 상영될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구의 종말이 와도 바퀴벌레와 불법 리베이트는 살아 남을 것'이라는 저간의 냉소를 입증이라도 하듯 당국의 불법 리베이트 전쟁이 어언 10년 가까이 되었는데도 리베이트 현상은 단절되지 않고 있다. 불법 리베이트 제공자와 수수자인 의사 등을 함께 처벌할 수 있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나오고, 같은 사안으로 두번 적발되면 당해 의약품을 보험급여권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실시됨으로써 대놓고 극성을 부리던 불법 리베이트 현상은 한풀 꺾인 모양새지만, 이번 검찰 조사 결과를 보면 그 뿌리는 여전히 땅속에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나, 리베이트 투아웃제처럼 강경한 법이 존재하는데도 리베이트가 여전히 단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제약사나 의사 등이 처분에 대한 두려움보다 위험을 감수한 경제적 이득이 더 달콤한 때문이다.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제약산업과 전문인으로서 의사집단은 사회적 질타로 인해 시퍼렇게 멍이들지만, 개별 주체들이 입은 타격은 감당할 만한 선에서 유야무야 된 게 사실이다. 이렇다보니 '나는 괜찮겠지'하는 안일함이 여전히 번져있는 것이다. 해서 제약회사든, 의사든 일단 리베이트에 연루되면 회복할 수 없을만큼 확실하게 손실을 본다는 엄격함을 세우도록 당국은 후속조치와 매조지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제약업계와 의료계도 이 참에 다시한번 불법 리베이트 단절에 함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제약업계나 의사들은 이번 조사와 관련 '정상적인 학술 마케팅이 위축될 수 있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겠으나,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는 '하지 않은 행위를 한 것처럼 꾸며 금품 등을 건넸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과 불법 리베이트를 혼동, 엉뚱한 이야기로 사태의 본질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제약업계는 협회가 나서 '제약사끼리 리베이트 상호 감시와 고발'까지 유도하고 있고, 개별회사들도 사내 CP를 가동하며 리베이트와 싸우고 있다. 하지만 더 노력해야 한다. 의료계 역시 제약회사가 제공하는 정상적인 마케팅 외엔 수용하지 않겠다는 공감대 먼저 형성하면서 반 리베이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2015-09-01 06:14:5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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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즉각 대응 강박증 벗는 날 언제인가정부의 '즉각 대응 강박증'이 대응으로부터 얻으려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커녕 오히려 혼선을 부르고, 이도 모자라 정책 신뢰성만 낮추는 결과를 부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책은 문제를 해결하고, 또다른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그 목표가 있음에도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듯 서둘러 나오다보니 게도, 구럭도 잃는 결과만 초래하고 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7월23일 '환자 진료·처방정보 불법 수집판매 업체 및 관련자를 기소한다는 발표를 하자 복지부는 리얼타임으로 1만명이 쓰는 약국관리프로그램(PM2000)의 사용중단을 검토하겠다는 대책을 바로 내놓았다. 29일 약학정보원을 특별점검하고 5일만에 이 프로그램의 적정결정을 취소하는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가 법원에서 가려지는 상황에서, 그것도 프로그램에서 정보가 유출되고 있는 정황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사용중단 이야기를 밝혀 프로그램 사용자들을 필요이상 불안하게 만들었다. 정부가 약정원과 IMS간 빅데이터 사업에 의구심을 가졌다면, 일단 이를 중단시키면 될일을 과민하고 과도하게 대응한 꼴이다. 복지부가 개인정보 관리 실태를 파악하겠다면서 의료기관과 약국 8만4275곳에게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관리실태 일제 점검을 지시한 것도 즉각 대응의 강박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자율점검을 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예상됨에 따라 약국 등이 심사평가원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심평원이 배포한 안내 공문을 봐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약사들의 불만만 속출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당국은 급기야 자율점검 기간을 종전 9월말에서 10월말까지 연기하는 한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교육을 진행해 이해하기 쉽도록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같은 혼란에서 정부를 향한 불만이 없을리 없다. 정부합동수사반이 문제를 발표했을 때 복지부가 이에 부응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책의 목표도 분명했다. 합동수사반이 환자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말했으니 당연히 보건의료계 주무부서로서 환자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었다.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원하는 정책 수단은 그 특성에 따라 당장 작동시켜야 할 것이 있고, 시간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수단을 언제,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지는 정책의 효율성이 기준이지 이를 지켜보는 일반국민이나 언론의 속이 얼마나 시원한지가 기준일 수 없다. 궁극적으로 일이 되게 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정부는 앞으로 내놓을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수용돼 소기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더 집중하기를 바란다.2015-08-19 06: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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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약산업에 교훈주는 종근당의 '징비록'얼마전 KBS 주말 사극 '징비록((懲毖錄)'이 막을 내렸다. 알려진 대로 징비록은 영의정이던 류성룡이 임진왜란 당시 잘못 대응했던 곳곳의 맥점을 고스란히 들춰 내일의 경계로 삼기위해 쓴 전란사다. 사람들은 너나없이 자랑을 떠벌리고, 자신과 관련된 잘못에는 입을 꽉 다무는 경향이 짙다. 통상 법인격인 주식회사들도 '깨알자랑'에 좀처럼 입을 다물줄 모른다. 기업들의 창간 00년사를 보자, 금세 확인된다. 기업史라기보다 그건 신화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개별 욕망이 거미줄처럼 얽혀 돌아가는 조직이 극소수의 과거를 미화시키는데 천재성을 발휘하며 앞장서기 때문일 것이다. 광복 70년 때문에 '70'이란 숫자에 눈길이 갔다. 자료를 찾아보다 종근당 70년사(2011년 발간)에 꽂혔다. 소설책 같은 판형이 우선 새로웠다. 통상 기업사는 딱딱한 양장본에 A4 크기 이상되는 게 대부분이다. 붉은 계열 혹은 검은 계열의 두꺼운 표지를 넘기고 나면, 참기름을 발라놓은 송편처럼 반질거리는 지질을 만나게 된다. 영락없는 창간 기념품이다. "돈 좀 썼겠는데" 하는 것으로 품평은 끝나고 별 의미없는 곳에 방치됐다 사라진다. 그러고도 별 아쉬움이 없다. 한데 '종근당 스케치'라는 제목이 붙은 종근당 70년사는 독특했다. 특히 177 페이지에 이르렀을 때 말이다. 이 부분은 '2000 의약분업 현상'을 잘못 예측하고 스스로 비판하는 대목인데, 압권이다. 자기 종아리를 매섭게 회초리로 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종근당의 힘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종근당은 의약분업 준비 단계에서 일반적 예측을 후회한다. 당시 일반적 예측은 ▶(분업이 되면) 의약품 사용량이 줄고 제약시장이 30% 축소된다 ▶약효동등성이 입증된 제품만 대체조제가 허용되면 오리지널과 인기 브랜드만 살아 남는다 ▶제네릭에 의존해 온 중소 제약회사들은 존재기반을 잃어 결국 다국적제약과 대기업 제약사만 생존한다 ▶400여 제약사 중 50개 정도 기업만 살아남는다는 것들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에 유리하다는 예측만 빼고는 실상 모두 빗나갔다. 종근당 스케치는 이렇게 기록한다. "한미약품은 1990년대 20위권 밖이었는데 분업 시행과 함께 단번에 선두권에 끼었다. 약국 영업 위주던 한미약품은 분업 직전 영업인력을 대폭 확충해 의원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타이밍이 맞물려 의원시장을 가장 먼저 선점했다. 전문의약품과 의원시장에 대한 전략 부재했던 제약회사들은 모두 순위가 밀렸다." 당시 사장이었던 김정우 현 종근당홀딩스 대표도 "종근당의 기초는 정말 튼튼했는데...처방전이 제약업계 운명을 가르는 간단한 상황을 놓친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며 회사의 착각을 크게 후회했다. "자신감과 자만의 차이였다"며 "아무리 강한 장수도 나쁜 전략에 버티지 못한 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회사는 돌아보았다. 의원시장 선점한 한미약품의 성공도 적극 언급 또다른 원인 분석은 더 대담하다. "의약분업이 종근당에게 지독하게 불리하게 작용한데는 창업 1세대의 경영철학과도 관계가 있었다"고 언급한다. 웬만한 기업에선 터브시되는 비판이다. 종근당은 유통은 도매상 등 유통 전문업체게 맡기고, 제약사는 좋은 약만 만들면 된다는 고촌(창업자인 고 이종근 회장) 경영철학이 기업구조로 내면화돼 병의원과 직거래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영업조직을 재정비해 병의원 시장에 드라이브를 건건 2004년부터였다. 잃어버린 3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근당은 일반의약품 수용 감소, 다국적사의 자사 품목 회수 등으로 인한 전문의약품 경쟁력 약화, 대규모 영업사원 이탈 등의 악재 때문에 한동안 고전해야 했다. 통렬한 반성의 결과일까? 요즘 종근당은 과거 위용을 빠르게 되찾아가고 있다. 시청자들의 귓전을 때렸던 징징한 종소리를 곧 다시 울릴 태세다. 매출 규모로 어느 새 국내 5대기업의 자리로 다시 올라섰다. 신약개발 R&D를 대폭 끌어올리며 당뇨치료제 듀비에 등 국산 신약 2종을 냈으며, 지속적으로 연구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실 종근당 문화엔 고촌 이종근 회장부터 형성된 '도전적 DNA'가 자리잡고 있다. 겨우 의약품 흉내를 내던 1965년 대규모 합성공장을 짓고, 그것도 모자라 지금도 만만치 않다는 FDA 실사를 신청하고 1968년 승인 받았다. 필부필부의 개인사처럼 종근당은 잘나가던 시절도 향유했고 심각한 자금난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반성과 과감한 결단으로 조직정비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종근당이 자가비판했던 '의약분업 당시'는 국내 제약산업계에 있어 바로 지금일지 모른다. 오리지널 의약품이 대세가 되고, 해서 자기 품목을 갖고 있는 기업이 행세하며, 제네릭 약값이 뚝뚝떨어지는 현실 말이다. 입 달린 전문가들은 모두 총론적으로 제약회사는 연구개발이 미래라며 인하스 연구력이든, 오픈 이노베이션이든 다양한 형태의 신약개발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아득했던 바이오의약품 시대가 차근차근 더 현실로 다가오고 세계 곳곳에서 연구 아이디어로 무장한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출현하고 있다. 국내 제약 발전사를 개별기업이 아닌 70년 통으로 보면 지금은 분명 의약분업처럼 드라마틱한 변곡점이 아닐 수 없다. 기업들의 용맹한 자기반성과 그로부터 냉철하고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광복 70년 대한민국의 과제엔 제약산업이 풀어야할 내용도 분명히 들어있다.2015-08-13 12:15:00조광연 -
[칼럼] 모연화와 황은경 약사 그리고 안티푸라민어릴 때 제일 힘겨웠던 것 중 하나는 약 먹는 일이었다. 고열 감기에 자주 걸려 끙끙 앓았는데, 거북등처럼 거친 손을 이마에 얹으셨던 아버지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나면 눈 앞엔 꼭 쌍화탕이 놓여 있었다. 뚜둑, 이내 뚜껑을 따선 "꿀꺽 마셔, 어서, 입떼지 말고, 단번에." 아버지 기대에 부응하려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애썼지만, 그때마다 거의 다마셨던 약을 토해냈다. 다 마시려나 기대했던 아버지는 화가 나 "못난 놈"이라며 이마를 쥐어 박았다. 아버지는 매번 쌍화탕을 사오셨다. 참 야속했다. 이젠 토하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쌍화차도 안 마신다. 보기만해도 참기 힘들었던 그 기묘했던 향과 맛들이 전자기기 회로처럼 일순간 머릿속에 그려지기 때문이다. 뛰어다니다 엎어져 무릎이나 팔꿈치 부분을 흙바닥에 갈아버리는 날도 드물지 않았다. 찰과상이다. 다른 집 아이들은 소위 '빨간 약'을 발랐지만, '유한양행'에 대한 믿음이 크셨던 아버지는 혈장과 피가 스며나는 상처에 안티푸라민에이를 발라주셨다. 왠지 모르겠지만 꼭 '유한냐넹'이라고 발음했던 아버지는 "덧나지 않는데는 이게 제일이다"며 마무리했다. 따금거리고 화끈거려 입을 무릎 쪽에 가까이 대 후후 불어대고 그것도 모자라 책받침을 부채삼아 마구 흔들어 대며 팔팔 뛰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난 좀 친절한 아버지가 됐다. 아이가 발작적으로 재채기를 할 때 항히스타민제를 건네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까지 들려주니까. 똑똑한 엄마들을 위한 착한 약 사용설명서라는 부제가 붙은 '우리 아이약, 제대로 알고 먹이나요?(쌤엔파커스, 모연화 지음'를 내비게이션 삼아 말이다. 스마트폰 검색기능도 있고, 약을 좀 아는 듯 해도 막상 소비자 입장에선 약은 늘 어렵다. 의약품을 훤히 아는 약사 눈엔 별것 아닐 수 있는 게 소비자들에겐 이 모양, 저 모양 궁금할 뿐이다. "약이 너무 센것 같아요" "부작용이 걱정돼 못 먹이겠어요" "병원에서 항생제를 너무 많이 줘요. 다 먹여야 하나요" "수입 영양제가 더 좋지 않나요?" 모연화 약사는 매우 단편적 정보에 기대 복약에 흔들리는 아이 엄마들을 위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과 약사의 전문지식'으로 책을 썼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까. 모 약사는 엄마들의 궁금증을 기막히게 잘도 포착해 설명한다. 약 포장에 적힌 글자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친절하게 소개하는가 하면, 어린이들이 자주 접할 수 밖에 없는 의약품들을 쉬 풀어 보여준다. 게중 백미는 '좋은 대학보내려면?'이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는 이런 저런 소문같은 약에 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죄다 찾아냈다는 점이다. 해서 집안 약 서랍장에 이 책을 보관한다. 모연화 약사의 책이 엄마들, 다시말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면 황은경 약사의 책 '따라만 하면 달인이되는 황은경 약사의 나의 복약지도 노트(도서출판 정다와)'는 초보약사부터 베테랑약사까지를 겨냥한 복약지도 실전 노하우다. 약사들의 효율적인 약국업무에 초점이 맞춰진 듯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이 책은 그동안 만나 보았던, 소비자들의 궁금증에 최적화된 대답을 제시한다. 약사 독자가 목적성을 갖고 읽는다면 두 책의 목적지는 한 곳이다. 소비자는 궁금증을 어떻게 말하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환자별 복약지도 편은 약사라면 일독이 필요할 것같다. 소비자인 필자가 보아도, 내 마음이 들킨것처럼 일치한다. "약사님 하나 물어봅시다"라고 시작하는 어르신들의 궁금증들은 약사 입장에선 가슴을 치고 싶을 만큼 답답할 것이다. 딱히 답변하기 만만치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해서 이 책도 약장 서랍에 넣어 두었다. 여름휴가를 맞아 한 여름밤의 꿈, 오이디푸스 왕,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처럼 부들부들한 책을 읽다가, 아이에게 항히스타민제를 찾아 주는 과정에서 두 책을 다시 만났다. 들여다보니 실용서도 참 재미있었다. 기상천외한 질문들이 난무하는 약국 환경에 있는 약사들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한데, 이 책들은 어떻게 내 곁으로 왔을까? 가만보니 증정본이었다. 불현듯 저자들 계좌에 책값을 송금하고 싶어졌다.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2015-08-06 12:1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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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 내정인, 보건-복지, 직능-산업 균형 잡길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4일 내정됐다. 이로써 보건의료산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복지부,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의 수장이 모두 의사 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이름하여 '의사 트로이카 시대'가 열린 셈이다. 벌써부터 의료계 안팎에선 '의사 호시절'이라는 말이 차고 넘쳐나는 상황이다. 해서 정 내정자에게는 어느 장관보다 더 보건의료체계를 구성하는 여러 직능과 관련 산업에 대한 균형 잡힌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정 내정자는 최우선적으로 메르스사태로 불거진 보건부 분리 독립론이나, 복수차관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시대적 상황의 의미를 되새기고 심사숙고해 보아야 한다. 그도 이날 소감을 통해 "의료인인 제가 지명받은 건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복지와 함께 보건의료 체계를 더욱 발전시키라는 뜻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건과 복지를 나눠 생각하고, 균형감각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로 읽힌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균형감각이 한층 더 필요한 곳은 "보건의료체계 발전"이라는 말안에 포함돼 있는 디테일들이다. 호시절을 맞았다고 말할만큼 의료계는 의사출신 장관 내정자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개원가는 노인정액제 등 30여개 아젠다를 놓고 진행하다 속도가 늦춰진 의정협의회 논의 재개를 통해 구조적으로 내재화된 묵은 숙제를 내놓을 태세다. 병원계도 만성적인 적자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제도의 개선을 주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원가와 병원가가 보건의료체계의 중추이긴 하지만 이 안에는 한의사직능, 치과의사 직능, 약사직능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자칫 의사트로이카 시대의 차별논란을 일으킬 공산도 크다. '내정자는 원격의료 추진론자' 같은 문제는 청문회를 통해 가려지겠지만, 청문회 이전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편견없이 듣도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메르스 사태로 학습한 공공의료의 필요성도 돌아봐야 한다. 내정자는 규제 당국인 복지부가 관할하는 보건 부문에서 가장 취약한 곳인 보건의료산업계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제약산업을 필두로 의료기기산업이 소외되면 안된다. 두 산업은 어떤 산업보다 당국으로부터 수 많은 규제를 받는 곳이어서 성장, 발전에도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마른 수건처럼 쥐어짠 과거를 답습하면 보건의료체계의 기반산업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연금 전문가 출신이었던 문형표 전 장관이 신년사에서 조차 제약산업을 언급하지 않아 산업에 무관심했던 장관으로 기억되는 우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보건과 복지, 직능과 산업을 아우르는 식견은 그래서 필요하다.2015-08-05 12:1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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