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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통령의 출근길 브리핑[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형식이나 내용과 상관 없이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는 점은 언론계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다.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 측면에서 대통령의 한마디는 정부 부처 누구의 말보다도 강력하기 때문이다.기자 입장에서는 필터링을 거친 제3자를 통해 부처나 기관의 입장을 듣기보다는 당사자가 사안에 직접 답변한다면 궁금증 해소에 더할 나위 없다.그런 의미에서 복지부나 식약처, 그 산하기관의 언론 대응도 숨바꼭질에서 벗어나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소통하기를 기대해본다.그동안 해당 부처는 특정 언론을 대상으로 비공식 소통을 줄이고, 공식 브리핑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다수 언론이 원하지 않으면 브리핑 개최가 쉽지 않았다.또한 공식 소통 명목으로 담당자 라인을 직접 만나거나 심지어 전화통화도 어려웠다. 대부분 답변은 대변인실이나 홍보실을 통해서 가능했고, 이러다 보니 답변을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답변이 시원찮아도 후속 질문하기 어려웠다.작년 식약처는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향상 시킨다는 이유로 일정 근무시간대는 외부 전화를 제한하기도 했다. 전화번호도 담당자 번호가 아닌 대표번호만 공개했다. 민원상담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자 한 조치였지만, 문제는 언론의 전화까지 차단하면서 정보 획득 기회는 더욱 사라졌다는 것이다.최근 심평원도 전문인력 이탈을 막을 해법으로 이 같은 업무집중 시간제를 검토하고 있어 기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심평원이 검토하고 있는 업무집중 시간제는 언론과 소통이 약화되는 부작용은 없기를 바란다.부처나 기관의 수장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자 앞에서 매일 브리핑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언론과 직접 소통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를 보건 부처도 언론을 다룰 때 감안했으면 한다.물론 언론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민감한 사안이 공개될까 걱정되는 점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정확하고 구체적인 답변이라면 의혹이 생길 리도 없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가 터지고 언론과 매일 브리핑하면서 어떻게 신뢰를 얻었는지 돌아보면 이해하기 쉽다.이번 대통령의 출근길 브리핑을 통해 각 부처도 이전보다는 개방적이고 친화적인 언론관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2022-06-16 17:59:23이탁순 -
[기자의 눈] 새 출발 선언한 명문제약의 숙제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명문제약이 새 출발을 알렸다. 3년에 걸친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을 철회하면서다. 2020년 11월부터 붙었던 '매각설' 꼬리표를 떼어냈다.꽤나 구체적인 경영 정상화 노력도 선언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조직을 신설하고 키미테 패취 경험을 살려 암 및 수술 등에 필요한 붙이는 전문약 개발에 도전한다. 구조조정까지 언급했다. 2020년 일부 영업조직을 외부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구조조정 이후 2년 만이다. 3년 연속 적자 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다.다만 명문제약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곳저곳 손 볼 곳이 많다.명문제약은 실적, 재무구조, 기업가치 부문에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3년(2019~2021년) 영업손실과 순손실 합계는 각각 492억원, 550억원이다. 영업했지만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계속된 적자에 일부 지표도 악화됐다. 이익잉여금은 2018년말 151억원에서 2019년말 -83억원으로 마이너스(결손금) 전환됐다. 이후에도 순손실이 쌓이면서 결손금 규모는 2020년말 337억원에서 지난해 말 400억원까지 확대됐다.명문제약 총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기준 90%를 넘어섰다. 규모는 757억원으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104억원의 7배가 넘는 수준이다.기업 가치도 낮아졌다. M&A 이슈로 2020년 12월 22일 9490원(종가)까지 치솟았지만 매각설 장기화로 2022년 5월 12일 3350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6월 14일에는 326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고점 대비 3분의 2토막이다. 매각설 이슈가 해소됐지만 주가는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여기까지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숙제라면 잠재적 숙제는 시장과 임직원의 신뢰 회복이다.명문제약은 2020년 11월 26일부터 2022년 6월 3일까지 매각설 관련 6번의 '미확정', 2번의 '부인' 공시를 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표면적으로 매각설은 일단락 됐지만 불씨는 살아있다고 판단한다. 2021년 3월 12일에도 부인 공시를 냈지만 뒤집은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임직원 신뢰 회복도 중요하다. 내부 직원들은 3년 걸친 매각설로 혼란에 빠졌다. 그 사이 '차라리 회사가 팔려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직원들의 동요다.명문제약은 이번 매각설 철회와 경영 정상화를 선언하고 임직원의 헌신과 희생, 책임감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리고 임직원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을 약속했다. 혼란스러움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회사 대응과 노력에 힘을 모아주기를 당부했다.다만 신뢰 회복 없이는 회사의 당부가 임직원의 노력으로 이어질 리 만무하다. 새 출발을 알린 명문제약. 임직원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다.2022-06-15 06:10:50이석준 -
[기자의 눈] 비대면 진료 제도화 추진, 눈치보는 정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한마디로 ‘동상이몽’이다. 최근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정부, 의·약계의 입장과 태도를 보고있자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다.지난 9일에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비대면진료협의체’의 사전 회의가 열렸다. 복지부가 주도한 이번 자리에는 약사회, 의사협회 참여가 예정돼 있었다.하지만 의협은 여러 이유를 들어 불참을 결정했고, 결국 이날 자리는 복지부와 약사회만의 반쪽자리 만남에 그쳤다.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자리의 참석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 혼선이 있었고, 일부 임원은 참석하는 쪽으로 오해해 언론에 잘못된 팩트를 전달하는 등 오류도 있었다.문제는 이번 자리를 예고하는 기사가 공개된 후에 보인 복지부의 태도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연락을 해 와 이번 만남 자체가 공개된 것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이날 회의는 애초부터 복지부와 약사회만의 만남으로 추진됐다고 주장했다.이에 더해 비대면진료협의체 구성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단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의약 단체가 관련 논의 자리를 가진다는 점을 외부에서 알게 된 데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복지부 주장과는 달리 이날 회의 이전에 약사회는 물론이고 의사협회에도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이 발송된 사실이 확인됐고, 이 자리에서는 비대면진료 협의체 구성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던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이미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새 정부 국정 과제로 결정된 상황에서 더 이상 제도 도입을 부인하는 것은 힘들어진 상황이라는 것을 의·약계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 안에서 환자 안전을 지키면서도 각 직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찾으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게 됐다.이런 상황에서 의료계, 약사회는 물론이고 정부까지 서로의 동향을 살피며 눈치만 보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의약분업 이후 22년 만에 의약계 최대 변화이자 변혁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와 의·약계, 환자와 학계까지 최선의 제도 설계를 위해 머리를 맞대도 부족한 상황이다.제도 설계, 추진의 갈 길이 워낙 먼 만큼 한 발이라도 더 서두르려는 정부의 의중은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자칫 그 과정이 성급하게, 혹은 서로의 공감대가 일정 부분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점이다.2022-06-13 15:38:46김지은 -
[기자의 눈] '소통의 중요성' 일깨워준 유통 규제 개선[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지난달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이사회에서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생물학적제제 유통 규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선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업계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사회 관계자는 "식약처가 업계 의견을 반영했다"며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업계가 가장 반긴 부분은 여러 생물학적 제제를 하나의 용기에 배송해도 된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저장 온도 2~8℃를 절대 벗어나면 안 된다는 규정에 업체들의 고민이 많았다. 인슐린처럼 다수 약국에 소량씩 배송해야 하는 제제는 어떻게 배송을 하느냐는 하소연이 나왔다. 그렇다고 한 개씩 개별 배송용기에 담기엔 비용 부담이 매우 컸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는 일체 배제된 일방적인 규정 강화에 업계 반발이 컸다.이에 식약처는 지난 4월 유통업체 여러 곳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당시만 해도 반신반의한 분위기가 강했다. 일부 업체들은 조용히 생물학적 제제 유통을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마진도 낮고 배송도 번거로운 생물학적 제제를 비용을 들여가며 취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거래사들과 관계 차원에서 했지만,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할 순 없다는 얘기다.약 한 달 뒤 식약처가 발표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새 가이드라인에서 식약처는 "용기 개폐에 따라 내부 온도가 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별도의 수송용기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하나의 수송용기로 복수의 의료기관과 약국에 수송할 경우 반복적 용기 개폐 등 실제 수송 조건에서 저장온도가 유지됨을 사전에 검증하고 그 범위 내에서 수송하라"고 설명했다. 즉 사전 검증을 통해 복수의 제제를 하나의 용기에 담아도 괜찮다는 뜻이다. 만약 불가피하게 수송 도중 용기 개봉 시간이 길어져 저장온도를 벗어난 온도가 기록됐다면, 도매상 입증을 통해 온도 관리 의무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겠다고 했다.자동온도기록장치의 온도기록 주기도 의약품 특성, 수송설비, 수송시간 등을 고려해 업체가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유연성을 뒀다. 권고 사항은 10~15분마다 최소 1회 이상이다.뒤늦게나마 식약처가 실현 가능한 제도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고 업계 애로사항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물론 여전히 일부 업체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무래도 비용이다. 하지만 비용은 제약사와 유통업체 간 유통 수수료 문제와 얽혀있어 식약처에 마냥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문제다. 의약품을 지정된 온도에 맞춰 배송하는 것은 이전부터 지켜야 할 원칙인데, 콜드체인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생물학적제제가 점점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업계도 스스로 표준화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생물학적제제 콜드체인 규정 개정은 국민적 이슈가 된 사건이 발단이 되며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이 때문에 규제가 시행된 이후에야 업계와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부는 잘못한 쪽은 업계이므로 소위 '까라면 까'라는 마인드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도를 실행하는 주체는 업계이기에, 무리하고 일방적인 제도 변경은 사고만 일으킬 뿐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정부와 업계가 상호 의견 교환을 통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제도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2022-06-13 06:15:14정새임 -
[기자의 눈] 일반약 가격 인상, 약국은 죄가 없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내외 정세로 인해 소비자 물가가 치솟고 있다. 원자재 값 상승과 물류비, 인건비 인상 등으로 물가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8%로 잡고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추가경정예산 편성효과 등에 따라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물가상승 압력과 공급망 차질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 회복 속도는 다소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약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소 주문금액 조정부터 시작해 투약병 값과 약포지 등 소모품 가격이 인상됐으며 일반약 가격도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 조정 폭도 초미의 관심사다.언론들 역시 앞다퉈 일반약 인상 관련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일반약 대거 가격 인상' '일반약가 줄줄이 오른다' '아파도 약국 못 간다' 식 보도에 일선 약국에도 8, 9일 관련 문의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당장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약들이다 보니 가격 인상 여부와 시점을 놓고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진 것이다.일반약 약가 인상은 약국으로서도 달갑지 않은 이슈다.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약국 사입가도 함께 오르고, 여기에 일부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 역시 당연스레 따라 붙는 부분이기 때문이다.작년 12월 박카스를 시작으로 원비, 노루모, 쌍화탕 등의 가격이 인상됐으며 올해 7월과 8월에는 아로나민씨플러스와 제놀쿨의 사입가와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인상 폭은 10% 정도로 예상된다.일동제약 측은 10년 만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GC녹십자 역시 원자재값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약국들 역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정서다. 일반약 가격이 인상되는 것이 당장 불편하기는 하나 부자재와 원료가격, 물류비, 인건비 등이 오르는 상황에서 공급가 인상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문제는 이러한 불가피한 상황을 약사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항의하는 환자를 어떻게 설득 시키느냐다. 물론 일반약은 당장 대중들의 건강과 지갑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일정 부분 공공성을 띄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일련의 일반약 가격 인상 문제에 대해 약국가의 정서와 반응을 물었다."요즘은 편의점에서 500ml 물 한 병을 사도 1000원이에요. 카페나 빵집에서는 1500원, 2000원을 해도 아무 반발이 없죠. 커피 한 잔에 5000원이라고 해서 커피 안 마시는 사람들이 있나요? 그런데 약은 왜 그런 걸까요? 물도 1000원, 2000원을 받는데 약국이 몇 백원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박카스를 600원 받는 약국이 있다고 낱병 가격을 700원, 800원으로 정해 달라는 약국들도 있었어요. 좀 판을 다르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약사들이 어떻게 상황을 바라보고 환자에게 얘기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웃고 넘길 수 있는 소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졌다. 물론 1000원, 2000원에 더 저렴한 약국을 찾아가는 소비자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정보를 알 수 있다면 기꺼이 단골 약국을 찾을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일반약 가격 인상에 있어 약국은 죄가 없다. 단지 일반약 가격을 약국에서 먼저 걱정하고, 우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일반약 가격 인상을 보다 여유롭게 풀어갈 수 있길 바래본다.2022-06-09 17:28:25강혜경 -
[기자의 눈] 금기어가 돼버린 약 배달 '플랜B'[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비대면진료에서만큼은 든든한 아군이었던 의사협회가 돌아서면서 약 배달 허용 이슈는 온전히 약사회 몫이 됐다.최근엔 의료계가 EMR업체와 함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더라도 사설 업체들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것이다.변호사협회가 사설 플랫폼인 ‘로톡’과 장시간 소송전을 이어오다 결국 ‘나의변호사’ 앱을 개발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일 것이다.플랫폼을 통한 환자 관리를 의사들이 주도하면서 피해는 줄이고 부수적인 이득은 키우겠다는 것이다. 아직 실체화되진 않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비대면진료 제도화 이후의 모습은 또다른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의료계 주도의 플랫폼이 탄생한다면 사설 업체들에겐 무엇보다 큰 위협이 된다.플랫폼에 대한 의료계 내부 우려도 크기 때문에 비대면진료 반대 여론을 잠재우는 중요한 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약사사회에서도 플랫폼을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모 시도지부약사회는 다수의 플랫폼 업체들과 여러 차례 미팅을 가지며 약사회 주도의 플랫폼 운영 가능성을 따져보기도 했다.당시 한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이후 비대면진료 결사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논의는 진전없이 멈춰버렸다.그동안 플랫폼들은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처방권 침해와 의료쇼핑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최근 다시 의-약이 함께 주도하는 플랫폼 운영을 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 지지를 얻기까지는 순탄치 않은 길이 예고된다.비대면진료 제도화로 약 배달이 허용될 것이라는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지만, 허용 반대 외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약 배달 찬성을 외치는 게 아니라 플랜B를 언급하는 것만으로 공공의적이 되는 상황에서 유연한 대응은 힘들어보인다.비대면진료 제도화 협의체가 곧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제도는 기존과는 다른 플랜B, 플랜C로 변화될 수 있고, 약사회도 여러 가지 플랜을 마련해놔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약사사회가 우려하는 약배달 부작용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답안에 근접해질 수 있다.2022-06-08 18:35:22정흥준 -
[기자의 눈] GMP 위반 처벌·감시 강화, 만능열쇠일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GMP 위반 제약사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다.위반이 적발됐을 경우 GMP 적합 판정을 취소하고, 과징금과 별개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당국을 기만하는 행위에 더 이상 관용은 없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지가 담겼다.이와 함께 개정 약사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GMP 전담조사관'의 임명이다.GMP 조사·평가 업무의 행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 GMP 제조·품질관리 조사관을 임명하고 의약품 제조소를 출입·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운영한 'GMP 특별기획점검단'을 상시 운영체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다만 현재 운용 중인 약사 감시와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느냐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식약처는 그간 약사 감시를 통해서도 꾸준히 GMP 위반을 적발해왔기 때문이다.작년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는 2016년부터 2021년 9월까지 5년 9개월 간 GMP 업체에 대한 1277건의 약사 감시(정기감시+특별감시)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189개 업체 485건의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약사 감시를 10번 나가면 그 중 4번(38%)은 적발한 셈이다.GMP 전담조사관을 둘 정도로 그간의 적발 건수가 적었다고 보기 어렵다. GMP 위반을 감시하는 '눈'이 적어서 작년의 연쇄적인 GMP 위반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오히려 식약처가 적절한 후속 조치를 하지 못해 GMP 위반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실제 작년까지 적발된 189개 업체 가운데 2회 이상 중복 적발된 업체는 118곳에 달한다. 4회 이상 적발 업체는 45곳이었고, 10회 이상 적발된 업체도 2곳이나 있었다. 식약처가 재발 방지를 위한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했더라면 중복 적발도 없었을 것이란 비판이다.이 같은 비판에 식약처가 꺼내든 카드가 징벌적 과징금이다. GMP 전담조사관을 통해 감시를 강화하고, 여기서 적발된 업체에 강력한 처벌을 내려 재발을 막겠다는 것이 식약처의 구상이다.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업계에선 우려가 적지 않다.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 획일적으로 법을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약처가 0.1g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일각에선 조직적으로 GMP를 위반하는 업체들을 더욱 은밀한 곳으로 숨어들게 할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새 제도는 감시와 처벌 강화로 정리된다. 제약업계의 GMP 위반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엄격한 법 집행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채찍은 당근과 함께 있을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다. 새 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정부와 업계 간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2022-06-08 06:14:42김진구 -
[기자의 눈] 김승희 후보자, 전문성·품격 보여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를 향한 보건의료계와 제약바이오산업의 기대가 뜨겁다. 아직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지 않았지만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정호영 전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났고, 김승희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제20대 국회의원이란 입체적인 경력을 갖췄다는 부분에서 사실상 장관 임명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정치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김승희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가지 논란들을 마땅히 풀어내야 할 과제로 여겨 스스로 정치권과 국민 지지 위에 서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거칠었던 언사와 깔끔하지 못한 친인척 부동산 증여 문제, 농지법 위반 의혹, 관련 업무 이해충돌 논란 등이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다. 김 후보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이 걸어온 길에 있었던 과오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해 국민 앞에 해명하고 개선을 약속하는 자세다.김 후보자가 풀어야 할 다음 과제는 복지부장관 후보자로서 보여줘야 할 보건의료, 제약바이오 분야 비전이다. 김 후보자가 당장 철학을 공고히 해야 할 두 가지 보건의료 키워드로는 '비대면진료·의약품 배달 정책'과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으로 압축된다.현재 우리나라는 오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도기 단계에 놓였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정비 필요성이 제기됐던 국내 의료전달 체계와 일선 약국 생태계는 팬데믹이 2년 넘게 길어지며 혼란이 가속화했다.대다수 병·의원과 약국들이 정부의 비대면진료, 원격의료 관련 정책을 좌우 재지 않고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배경에는 진료·처방·조제 분야에서 당장 각자 생계와 직결된 지표가 악화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풀리진 않을까 하는 공포감이 자리 잡고 있다.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 장기화로 점차 일반화한 의약품 배달 관련 정책 역시 약사사회 최대 고민거리가 됐다. 규제 틈새를 파고든 편법성 약 배달 전문약국마저 곳곳에서 웃자라며 약사들의 불안감을 고조 시키고 약국 생태계를 교란하는 형국이다.김 후보자는 국내 보건의료 생태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정책에 대한 깊은 고찰과 함께 실질적인 규제 철학을 내보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이해 당사자인 국민과 의사, 약사를 균등하게 고려한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전문성을 보여야 한다.무조건적인 규제 혁파로 의·약사가 반발할 수밖에 없는 정책을 설계하기보단, 코로나19로 성큼 다가온 비대면 진료·약 배달 정책에 대한 현실 감각을 기반으로 의·약사 전문가 의견을 촘촘히 수렴·반영하겠다는 태도가 요구된다.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의 두터운 전문성이 기대된다. 특히 신약 인허가권을 거머쥔 식약처장을 지냈다는 측면에서 국민과 산업이 김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윤석열 정부는 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설치, 제약바이오 분야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통 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김 후보자는 이 같은 새 정부 비전에 발맞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의 백신·치료제를 향한 지식과 경험,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산 백신주권 강화, 복수 글로벌 신약 창출이란 오랜 과제는 식약처장 시절은 물론 국회의원 당시에도 김 후보자의 전문 분야였다. 이젠 국무위원 후보자이자 제약바이오 스페셜리스트로서 산업 분야에서 김 후보자만의 탁월한 식견과 선견지명으로 국민 지지를 획득할 때다."열정적 주인의식과 현장 감각으로 국회, 정부부처, 산업계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식약처 혼자 일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발전적 협력체계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가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두 단어는 국민과 안전." 지난 2015년 김 후보자는 식약처장에 취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된 김 후보자에게 당장 정확히 요구되는 것들이 빠짐없이 담겼다는 생각이다.김 후보자는 국회, 정부, 보건의약계, 제약산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발전적 협력체계 구축에 전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세를 갖추려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과거 식약처 임직원에게 당부했던 지침들을 스스로 되새겨 각인해야 할 때다. 여야가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을 놓고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김 후보자의 '선 임명 후 검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설령 이런 상황이 실현되더라도 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논란을 명백히 해소하고 복지부장관으로서 전문성을 뽐내는 품격을 기대한다.2022-06-07 11:07:04이정환 -
[기자의 눈] 어린이집 전문약 불법유통 재발 막아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얼마 전 어린이집에 전문의약품 '코미플루 현탁용 분말(오셀타미비르인산염) 6mg/ml'의 불법 유통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코미플루는 2017년 6월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생후 2주 이상 신생아를 포함한 소아 및 성인의 인플루엔자 A 및 인플루엔자 B 바이러스 감염증'과 '1세 이상의 인플루엔자 A 및 인플루엔자 B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적응증으로 전문약 허가를 받았다.문제는 전문약으로 허가 받은 이 약을 어린이집에서 하원 하는 어린이들 가방에 넣어 보내겠다는 안내문이 학부모들에게 전달되면서 불거졌다.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을 어린이집에서 보관하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해당 어린이집은 제천시사회복지관을 통해 코미플루를 전달 받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실 관계를 정리해보면 코오롱제약은 해외 기부를 목적으로 의약품을 요청한 한국사랑나눔공동체에 1만5000여개 코미플루를 보냈고, 이 중 일부가 제천시사회복지관에 전달된 것이다.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의약품 불법 유통을 관리해야 하는 보건당국과 식약당국의 역할이 부재했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급여의약품 유통을 관리하고 있는 심사평가원은 전문의약품도 기부를 목적으로 하면 민간 봉사단체 등에 전달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까지만 유통경로를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대한약사회의 지적으로 어린이집 전문약 불법유통 사태를 인지했다.약사회는 의약품을 기부하는 경우에도 의사, 약사 등 전문가에 의해서 관리될 수 있도록 의약품 기부와 투약시스템을 개선할 것과 사용 기한이 임박한 의약품을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밀어내기식 기부하는 제약사의 관행 근절을 요구한 상태다.식약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민간 봉사단체를 통해 진행하는 의약품 기부 현황 자료를 요청했다. 뒤늦게라도 기부의약품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매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행정보다 이 같은 사태가 재발 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 힘을 더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2022-06-03 15:54:21이혜경 -
[기자의 눈] 적응증과 급여기준의 차이에 대한 납득[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보험급여 기준과 적응증은 다를 수 있다. 허가당국이 인정한 약의 쓰임새 모두에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적합하다고 판단할 순 없는 노릇이다. 주머니 사정이 무한하지 않은 탓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상 진료 현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다 들어 줄 수 없지만 아무리 '재정' 때문이라 하더라도 납득이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기간과 교차 투약의 제한이다. 얼마 전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린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치료제 조스파타(길테리티닙)를 보자.이 약의 급여 기준을 살펴보면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준비기간을 고려해 2주기 투약 후 부분관해 이상의 반응을 보이면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또는 이에 준하는 입증자료를 제시한 경우)에 한해 2주기 추가 투여를 인정토록 하고 있다. 즉 조스파타의 투약을 최대 4주기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일반적으로 급여 기준에서 약물의 투약 주기를 제한하는 경우는 해당 약제의 임상 연구의 디자인이나 권위 있는 해외 가이드라인 등을 근거로 이뤄진다.하지만 조스파타의 경우 투약 주기를 제한할 만한 특정한 사유는 없다. 조스파타의 ADMIRAL 연구를 보면, 투여 기간 제한 없이 디자인됐고,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기간의 제한 없이 'Category 1'으로 권고되고 있다.먹는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는 JAK억제제는 교차 투약이 문제다. 현재 국내에는 '젤잔즈(토파시티닙)'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린버크(유파다시티닙)' 등 약물들이 허가돼 있다.그런데 이들 약물은 하나의 약제를 투여 받다 다른 약으로 교차 투여 했을 시 첫 번째 약제에 대한 급여는 인정되지 않는다. 즉 먼저 투약했던 약보다 더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다른 약을 맞았는데, 더 예후가 좋지 않을 경우 다시 이전의 약을 쓸 수 없는 것이다.자가면역질환에서 선진입한 약물인 항TNF제제들도 똑같은 상황을 거쳤다. '휴미라(아달리무맙)'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엔브렐(에타너셉트)' 등 약제들은 지속적인 의료 현장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지난 2013년 결국 교차 투역 급여기준 확대를 이끌어 냈다.우리나라에서 약제 급여는 처방 현장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의료진은 약이 필요하다 판단되는 환자가 있더라도, 비급여 영역일 경우 대부분 처방을 포기한다. 약의 처방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재정을 위한 제한은 독이 될 수 있다. 보건당국이 조금은 현장의 판단을 믿어 보는 것은 어떨까.2022-06-02 06:10:55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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