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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AI 신약개발, 과장 말고 현실 직시해야[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인공지능(AI) 신약개발은 유용할 것이지만 지나친 장밋빛 희망만을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AI 신약개발은 아직 초기단계 수준이므로 더 많은 연구개발(R&D)이 필요합니다." 최근 개최된 한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행사에 참석한 AI 신약개발 기업 대표가 청중석에서 토론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글로벌 곳곳에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기업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하나의 신약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 중 하나다. 유망한 후보물질 5000~1만개를 발굴하기 까지 5년 가량이 소요된다. 발굴된 후보물질 중 전임상시험에 진입하는 물질은 10~25개다. 이중에서 9개 물질이 임상 1상시험계획을 승인받는다. 2상에는 5개, 3상은 2개, 시판되는 1개에 불과할 정도로 성공률이 낮다. 신약개발의 낮은 성공률과 장기간·고비용이 필요한 진입 장벽 극복을 위해 초기 R&D 단계 등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안이 나왔다. 전통적인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대상 질환을 정하고 관련 논문 400~500개 가량을 연구진이 검토해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AI는 100만건 이상의 논문 탐색과 수십만개 화학물 탐색이 가능해 연구자 수십 명이 1~5년 간 해야 할 일을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 신약개발 시장은 성장성도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I 신약개발 시장은 지난 2019년 4억7340만 달러(약 6362억원)에서 연평균 28.63% 성장해 오는 2027년까지 35억4860만 달러(약 4조7693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브비,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GSK, 얀센, 일라이릴리, MSD,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 로슈 글로벌 제약사들도 AI 신약개발사와 협력해 활발하게 후보물질 발굴 등 연구에 나섰다. 지난 2021년 홍콩 인실리코 메디슨이 AI를 통해 발굴·설계한 폐섬유화증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미국 AI 신약개발사 버지 지노믹스가 AI 신약발굴 플랫폼 콘버지를 이용해 확보한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루게릭)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을 시작했다. 버지 지노믹스는 일라이릴리, MSD, 우시앱텍, 블랙록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이오기업이다.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신약개발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간 258억원을 투자했다. 신약개발 단계별로 맞춤형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주목표였다. 후보물질 발굴과 약물재창출, 스마트 약물감시 등 3개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고자 했다. AI 신약개발 분야 3년 지원 사업을 통해 신경퇴행성질환, 항암신약 등에 적용 가능한 AI 모형을 개발했다. 개발된 AI 모형을 공공 플랫폼 KAIDD에 탑재해 산학연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후속사업으로는 오는 2026년까지 AI 신약개발 모형을 고도화 해 데이터 공유·활용 환경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임상시험계획 신청이 가능한 수준의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도 AI 신약개발사와 후보물질 발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협력 사례는 주로 후보물질 발굴과 관련한 공동연구나 위탁 수준이다. A 제약사는 B AI 신약개발사에 후보물질 발굴을 위탁해 수억원의 비용을 활용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지난 2019년 12월 첫 AI 신약개발사가 상장한 후에도 아직 AI 신약개발 업계에 긍정적인 성과를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임상 예측, 임상 대상 환자군 타깃 등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여럿 있다. 민감 정보로 구분되는 개인 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다. AI 신약개발 업계가 기술의 이상적 활용 방안과 해외 사례,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성 등만 말하면서 매출 등 실체적 성과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2023-05-15 06:16:15황진중 -
[기자의 눈] 전략없는 약사회 비대면 진료 투쟁[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회는 정확하게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 건가, 아니면 약 배송을 반대하는건가.” 정부가 오는 6월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행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공고 역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공고의 폐지는 곧 시범사업 시행이라는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만큼, 약사회는 또 다시 큰 산을 만났다. 시범사업 추진이 임박해오면서 약사회는 부랴부랴 거리로 나서고 머리에 붉은띠를 두를 태세다. 약사회 비대위는 긴급 회의를 갖고 이번주 일요일인 14일 전국 약사회 임원을 한자리에 모아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자니 지난해 화상투약기 실증특례가 승인되던 시점이 오버랩된다. 약사회는 지난해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 화상투약기가 상정되기까지 철저히 외부에 관련 내용을 함구해 왔다. 시범사업이 임박해오는 시점에서야 서둘러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고, 최광훈 회장은 예고 없던 삭발식을 단행했다. 하지만 집회 하루 뒤 화상투약기 실증특례는 승인됐고, 일각에서는 약사회가 이미 정해진 판에 보여주기식 집회를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제도화 추진 과정에서도 약사회가 같은 악수를 두고 있는건 아닌지 우려된다. 약사회는 정부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 시범사업을 공론화한 수개월 동안 이렇다할 내부 방침이나 전략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 국회는 물론이고 회원 약사들조차 약사회가 구상 중인 비대면 진료 대응방침에 의문을 제기해 왔지만 돌아오는 답은 항상 ‘의료법 개정 먼저’였다. 지난해 비대면 진료에 따른 약사법 개정을 대비해 약사회는 1억9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대형 로펌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결과가 나온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관련 결과나 해당 내용에 따른 약사회의 대응 전략은 현재까지도 오리무중이다. 수차례 기자와 기자단이 연구 결과 중 일부를 공개하고, 회원 약사들과 공유할 것을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준비되지 않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렇다 보니 보건의료계의 큰 변화를 가져올 제도 변화를 앞두고 회원 약사들의 의견 수렴과정도 약사회가 구상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설득 과정도 전무했다. 정부의 시범사업 추진이 임박해 오고서야 입장문을 내어 전제조건을 제시했지만, 해당 입장문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전이 약국에 전송되고, 환자에 투약되는 과정에서의 회원 약사들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전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구체적인 전략은 차치하고라도 해당 입장문에서는 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자체를 반대하는건지, 약 배송을 반대한다는건지 명확한 의도가 읽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약사회는 다시 또 다시 붉은 띠를 두르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이쯤되면 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 자체를 반대하는건지, 약 배송만을 반대하는건지, 아니면 또 다른 생각이 있는건지 헷갈린다. 적어도 이번 주말 열릴 결의대회에 참석할 전국의 임원들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따른 약사회 전략과 방침을 이해한 상태에서 띠를 두를 예정인지 묻고 싶다.2023-05-11 18:48:57김지은 -
[기자의 눈] 내 사업부가 사라진다…'폭풍전야' 한국MSD[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한 달 전부터 이런저런 소문이 돌았는데 결국 사실이었네요. 부서가 사라진다는 공지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한국MSD의 블록버스터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시리즈'가 종근당으로 넘어간다는 소식과 함께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청천벽력의 공지를 받게 됐다. 자누비아를 팔던 GM(제너럴 메디슨) 사업부가 사라진다는 공표였다. 직원들은 그야말로 할 말을 잃었다. 회사는 직접적으로 '폐지'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노력하고 헌신해온 한국MSD GM 직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경쟁력 있는 희망퇴직과 외부 진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라는 등의 문구를 통해 부서 폐지를 짐작케 했다. 더 이상 이 부서가 팔 수 있는 약이 남지 않았다. MSD는 약 3년 전 오가논을 분사하면서 아토젯·코자·싱귤레어 등 특허만료 약들을 대거 오가논으로 넘겼다. 특허기간이 남은 자누비아 시리즈와 SGLT-2 억제제 신약 '스테글라트로'만 살아남았다. 7월부턴 자누비아의 모든 권리가 종근당으로 넘어가고, 스테글라트로와 복합제 스테글루잔도 종근당 독자 판매 체제를 취할 예정이다. 후속 약제도 없다. MSD 본사의 사업 전략이 항암제·맞춤형 백신 등으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제너럴 메디슨의 축소가 어느정도 예견된 바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 순간에 100여명의 직원이 소속된 부서가 사라진다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현재 한국MSD는 수장이 없다. 노동조합과 활발히 소통했던 케빈 피터스 사장이 1월 독일 지사 대표로 부임한 이후 한국MSD 사장은 공석 상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피콕 사장이 임시로 한국MSD 업무를 보고 있다. 수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한국 직원들의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지금까지 최대한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결정을 했다. 오가논 분사 당시 자누비아는 더 이득이 된다고 판단했기에 넘기지 않았고, 올해는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니 넘기는 선택을 했다. 오가논으로 자누비아를 넘기지 않음으로써 회사는 2021년 6월부터 지금까지 약 2년 간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손에 쥐었다. 희망퇴직 대상자가 된 GM 사업부 직원들도 최대한 이득이 되는 결정을 내리고 싶은 마음은 회사와 다르지 않다. 결국 회사가 직원들에게 얼마나 충분한 보상을 해 줄 것인지 관건이다. 회사에 남고 싶다는 직원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인력 재배치도 고려해야 한다. 100명에 달하는 직원과 그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다. 필요가 없으면 적절히 가격을 매겨 다른 회사로 넘기면 그만인 제품과 차원이 다르다. 지금 회사 내 분위기는 폭풍전야다. 한 순간에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놀람과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에 대한 배신감도 들 테다. 사전에 좀 더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소통 과정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직원들은 '회사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가용해 직원들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또 다른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한 분 한 분의 진로와 우려사항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지겠다'는 회사의 말을 믿고 후속 공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좌절감이 더 커지지 않도록 회사의 진정성 있는 대응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2023-05-11 06:13:03정새임 -
[기자의 눈] 플랫폼과 제휴 말라던 약사회, 뭐하고 있나[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아직도 우리나라가 코로나19가 심각단계였어?" "그러게. 한 번씩 다 앓고 넘어갈 거 몇 년 동안 난리를 피웠네." 지난 연휴 기간 기차역 대합실에 나란히 앉아 TV 뉴스를 보던 중년 부부가 대화를 나눴다. 기차에 승차해 SNS를 켜니 소위 인플루언서 육아맘이 비대면 진료를 통해 감기 걸린 아들 약을 받았다고 올린 게시글이 눈에 들어왔다. 퍼즐처럼 맞춰진 학원 스케줄을 옮겨가며 수 시간씩 대기 지옥을 경험하지 않아도 돼 코로나 이후 종종 닥터나우를 이용해 약을 받고 있다는 피드에는 비대면 진료가 유용하다거나, 자신도 이용해 봐야겠다는 내용의 백개 넘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종식 선언으로 국내 감염병 심각 단계 해제가 임박하면서 정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심각단계에서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시행한다는 게 당초 취지였지만, 정부는 시범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심각단계가 종료되면 한시적 비대면 진료 역시 자동 종료돼야 한다는 약사단체 주장은 일절 반영되지 않았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재진 환자·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전국 단위 시범사업을 시행하되, 야간·휴일 시간대 소아과 진료나 의료취약 계층에 한해 제한적으로 초진을 허용하는 안을 채택하는 게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불투명하다. 지난 3일 시작된 16개 시도지부장협의회 릴레이 1인 시위도 어느덧 일주일차를 맞았다. 실천하는약사회와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아로파약사협동조합도 어제(9일) 세종 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범사업 철회를 주장했다. 약사회 역시 지부장협의회와 약사회 집행부 간 각개전투 방식의 대응노선을 단일화해 전면 투쟁에 돌입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사회는 회원들에게 현재의 비대면 진료와 현행 체제의 비대면 시범사업은 반대한다며 ▲환자의 약국 선택 자율성을 보장할 것 ▲의약품 전달 주체는 약사와 환자가 될 것 ▲적절한 감독과 처벌 규정이 필요하며, 감독기구에 약사회를 포함한 의약단체들의 참여를 보장할 것이라는 3가지 전제조건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회원들이 보기에, 약사회의 대응은 아쉽기만 할 따름이다. 물론 복지부와의 협상 내용을 일일이 공개할 수는 없지만, 3661만건이라는 테스트 베드를 통해 편리성과 어느 정도의 안전성 등이 입증된 비대면 진료를 무턱대고 반대한다고 해 넘길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인식이다.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다면 처방전을 어떻게 수용하고, 약 배송이 가능한 범위는 어느 정도로 설정하고, 배송 가능한 약과 배송이 불가한 약을 어떻게 나눌지, 수가는 어떻게 책정할지, 환자의 약국 선택권은 어떻게 할지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차라리 토론회라도 열어 해결해야 할 요소 요소들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삭발식이나 단식투쟁 같은 뻔한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비대면 진료 전체의 밑그림을 함께 그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모든 사람들에게 제한 없이 허용된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으로 이어지듯, 시범사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허용된 비대면 진료는 본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플랫폼에 제휴하지 말라"고 권고했던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뒷단으로서 달려오는 약 배달이 아닌, 약 배달에 대한 현실적인 단계별 스텝도 구상해야 할 때다.2023-05-09 17:30:18강혜경 -
[기자의 눈] 비대면 시범사업, 문제는 약 배달이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부작용 대책 없이 약 배달이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다. 최근 비대면진료 이슈는 초진, 재진 여부에 쟁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그만큼 중요한 문제가 약 배달이다. 약사들은 1인 시위와 집회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번주에도 대통령집무실 앞 1인 시위와 복지부 앞 집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시범사업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약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약 배달에 따른 부작용이다. 지난 3년 한시적허용과 마찬가지로 약 배달이 허용된다면 약국과 환자에게 미칠 문제가 예상이 어려울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최근 블로그를 운영하는 모 약사는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진료에서 약 오배송을 겪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 약사는 비대면진료로 지방흡수억제제를 처방 받았지만 2배 용량의 약이 잘못 배송됐다며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비대면 조제 약국에서는 처방전 바코드를 찍으니 2배 용량의 약이 인식돼 조제 오류가 있었다는 해명이었고, 실제로 바코드를 찍어본 결과 조제 약국의 해명은 사실이었다. 다행히 약사는 우여곡절 끝에 제대로 된 용량의 약을 다시 받을 수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잘못된 용량을 놓치고 복용했을 것이라며 자칫 부작용이 많은 약이었다면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처방약의 용량을 확인하지 않고 복용하는 환자들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복지부의 발표대로 지난 3년 3661만건의 비대면진료에서 오투약과 오배송 사례는 정말 한 건도 없었을까. 만약 이중 0.01%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복지부는 약 배달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을 했어야 하고, 이번 시범사업 계획에도 이같은 고민이 녹아있어야 한다. 환자뿐만 아니라 약국가에 미칠 여파도 크다. 한시적허용 기간에도 환자들은 약국에 “문자로 처방 보낼테니 택배가 되냐”고 묻는 일이 잦았고, 이건 일부 소수 약국의 사례도 아니었다. 시범사업은 그것 자체로 문제가 되는 걸 떠나서, 약을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고 굳이 약국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게 된다. 같은 건물에 있는 의원과 약국의 관계를 느슨하게 만들고 종속적 관계가 해소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있지만, 희미해지는 건 약국의 대면 필요성 그 자체일 수 있다. 온라인약국은 왜 안되냐는 요구까지 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그때는 복지부가 아닌 시민단체들이 전면에 설 수도 있는 일이다. 약사회는 국민을 위해, 보건의료생태계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복지부가 이런 위험 부담을 안고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 약 배달이 가져 올 후폭풍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뒤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먼 훗날 부메랑처럼 돌아와 복지부가 마주하게 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2023-05-08 18:11:55정흥준 -
[기자의 눈] 약가인하 집행정지와 과도한 영리함[데일리팜=김진구 기자] SGLT-2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약가가 제네릭 출시에도 기존대로 유지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행정소송과 함께 약가인하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의 적응증이 당뇨병뿐 아니라 심부전·신장병도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포시가 제네릭이 당뇨병 치료제로 발매됐는데, 다른 적응증에도 영향을 끼치는 정부의 약가인하 조치는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미국·스위스·호주 등과 달리 국내에선 적응증별로 약가를 차등 적용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현행 약가제도가 큰 틀에서 바뀌지 않는 한, 아스트라제네카가 제기한 행정소송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런 사정을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 약가인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입장에선 대단히 영리한 판단이다. 대법원 최종판결까지 보통 3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기대손실을 3년 이상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집행정지 제도를 악용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공교롭게도 포시가의 약가인하 집행정지가 인용된 날은 '약가인하 환수·환급법'이 국회를 통과한 날이었다. 이 법은 약가인하 집행정지 기간 동안 지급 또는 미지급된 약제비를 환수·환급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그간 이 법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법부의 기계적인 약가인하 집행정지 인용을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시간끌기용으로 악용해 건강보험재정의 손실을 야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약바이오업계는 헌법에서 보장한 소송권의 침해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사법부의 집행정지 인용을 제약업계가 악용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선 '일부의 문제'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러한 호소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선택으로 인해 갈 곳을 잃었다. 약가인하 환수·환급법의 부당성을 주장해오던 제약바이오업계의 체면을 스스로 깎아내린 셈이다. 오히려 법안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꼴이 됐다. 정부 논리대로 향후 수년간 수백억원의 건강보험재정 손실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부도 제약바이오업계도 이를 좋게 볼 리 없다.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법안이 통과한 날에 바로 그 문제적 행동을 했다. 영리함의 정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이 제약업계에서 나온다. 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적용된다. 6개월 후부터는 이러한 시간끌기용 집행정지 신청에 큰 부담이 따른다는 의미다. 포시가 약가인하 시점이 6개월 후였다면 과연 아스트라제네카는 지금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2023-05-08 06:17:15김진구 -
[기자의 눈] 모든 의사에게 있을 첫 환자의 기억[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내게는 20년 가까이 꾸준히 찾는 동네 가정의학과 의원이 한 곳 있다. 10평 남짓, 작지만 정갈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이 동네 의원은 섬세하고 차분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십 수년째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다. 희끗한 머리의 관록과 품위를 갖춘 여의사가 몇 해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이 들린 이후, 동료이자 연세세브란스의대 선배 의사인 남편이 의원을 이어 받으며 진료 바통을 주고 받은 부부 의원이 된 이 곳은 아는 사람은 아는 동네 소문난 '명의원'이다. 훗날 알게 된 일이지만, 부창부수라 했던가 두 부부 의사는 비단 의료계뿐만 아니라 사회복지학, 약리학 등 다방면 분야에서도 십 수년 간 사회에 공헌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 온 '저명 인사'였다. 나는 좀처럼 아픈 일이 드문 선천적인 체질과 아직은 팔팔한 나이 탓에 반기에 한 번 내지 연에 서너번 꼴로 내원 진료를 받는 수준이지만, 의사 얼굴을 맞대고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 당장 질환에 대한 걱정과 물리적 아픔이 사라지고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는 반복된 경험 탓에 나 홀로 마음속 주치의로 삼은 지 벌써 20년에 가까웠다. 이에 개인적인 내원 사례를 짧게 소개한다. 지난해 급격히 불어난 체중 관리를 위해 방문한 의원에서 항상 자상하고 젠틀한 표정의 원장님은 내게 매번 같은 톤으로 묻는다. 애초 살 빼는데 도움이 되는 약이라도 한 번 처방받아볼까, 하는 마음에서 찾은 의원이었다. "오늘은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습니까?", "평소 혈압은 문제 없으시죠? 새로 재봅시다.", "뻔하게 들리시겠지만, 약 보다는 식단과 운동이 먼저에요. 약만으로는 길게 못 갑니다.", "지금 그리 과체중이 아닌데, 한 달만 같이 노력해보고 정 안 되면 그 때 처방해 봅시다." 처방에 앞서 우선 생활습관부터 함께 교정해보자는 의사 제안에 나는 약 없이도 건강한 라이프 사이클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반년째 기울이고 있다. 명의라는 든든한 우군 탓에 실제 어느 정도 체중감량과 건강증진이란 질환 치료·호전 효능감도 맛 봤다. 같은 의원, 동일 의사의 또 다른 나의 내원 진료 사례다. 가정의학과 진료와 함께 가벼운 수준의 피부과 진료를 더해 요구하자 병변을 간단히 살펴본 원장님 왈 "피부과는 나보다 더 잘보는 동료가 있어요. 제가 얘기해 둘 테니 한 번 찾아가 보시죠"란다. 자신의 전문진료과가 아닌 피부과 질환에 대해 다른 피부과 전문의를 소개한 것이다. 또 다른 의미의 동네 의원 간 협진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진료 수익 대신 환자의 더 좋은 진료와 건강을 우선한 원장님에게 감사함과 존경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게 바로 의사의 품격이자 동네 의원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비대면진료가 보건의료계 뜨거운 감자다. 플랫폼 기업들은 초진 비대면진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료를 탄압하는 행위이자, 기득권인 의사와 약사 편에만 서는 입법이라며 대국민 '비대면진료 지키기'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아픈 내 새끼 진료, 워킹맘은 꿈도 못 꾼다'는 격한 표현으로 국민의 감정을 뒤흔드는데 여념이 없다. 일간지, 경제지 등 유수의 주요 언론도 여전히 플랫폼 목소리를 한층 증폭하고 널리 확산하는데 앞장 서고 있다. 코로나19 판데믹 예방을 위해 한시적으로만 허용하기로 했던 비대면진료가 낡은 규제로 인해 당장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국회가 의료법 개정안 심사를 하지 않고, 의·약사가 반대한 탓에 한국의 비대면진료 기술력이 중국에 따라잡혔다는 프레임의 뉴스가 쏟아지는 실정이다. 언제부터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만나는 대면진료를 비대면진료에 우선하는 게 낡은 규제가 됐는지 모를 일이다. 이처럼 비대면진료로 병·의원 방문 없이 간편하게 집에서 전화통화로, 화상으로 진료 후 약을 받을 수 있는데 도대체 왜 초진 비대면진료를 허용하지 않는 대면진료로 되돌아 가려 하냐는 게 대다수 언론의 스탠스다. 뉴스 보도 과정에서 비대면진료로 발생할 수 있는 '의사 편법 진료' 유혹이나 '환자 편법 약 처방' 유혹, 충분치 않은 진료 후 약 처방, 불필요한 수준의 과잉 약 처방 등 문제점이나 부작용은 일체 도려내졌다. 질환으로 아픈 환자에게 의사는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다. 자신의 신체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신뢰감과 안정감, 안전감, 만족감을 요구한다. 진료 후 질환의 빠른 호전은 환자가 의사에게 원하는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요건이다. 단순히 전화통화, 화상만으로 의사와 환자 간 진료가 진행·종료되는 풍경이 일상화 한다면 질환에 대한 소통 과정이 삭제되고, 단편적인 약 처방만이 남게 되지 않을까. 아울러 진료란 애시당초 대면과 비대면으로 나뉠 계제가 아니라, 당연히 대면이어야 하는 게 아닌가. 거동불편자나 도서·산간·벽지 등 의료취약지 거주 환자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이미 국회 계류 중인 의료법 개정안 4건(강병원·최혜영·이종성·신현영안)이 초진부터 비대면진료를 허용 중이다. 플랫폼 기업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담은 단 1건의 의료법 개정안(김성원안)만이 정신과 질환 등 일부 진료과를 제외한 모든 질환, 모든 환자에 대한 초진 비대면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합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원격의료 제도화 시도 때마다 내걸던 현수막에 쓰였던 문구다. 전국 모든 의사들, 아니 전 세계 모든 의사들은 갓 의사 면허를 딴 후 진료현장에 나섰을 때 만났던 '첫 환자'를 향한 또렷한 기억이 몸과 마음 곳곳에 각인됐을 테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후, 자신의 첫 환자 진료를 앞둔 설렘과 자신감, 긴장감, 두려움, 희열 등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과 경험이 차곡차곡 쌓였을 때 국민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란 칭호를 그제서야 비로소 얻게 되는 게 아닐까.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최근 모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국회의 간호법 제정안 처리를 놓고 "법안 저변에 의사 중심주의를 깨려는 조항들이 깔려 있는 것 같다. 합리적이고 세련된 법치주의를 위해서는 정서나 감정에 기대기 보다는 합리적 대안을 가지고 토론하고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문제점을 짚어나가는 박민수 차관의 담담한 목소리에 절로 공감하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비대면진료 제도화와 초진·재진 허용을 놓고 플랫폼 업계와 의사, 약사는 물론 복지부와 국민마저도 갈 길을 잃고 표류 중인 분위기다. 의료법 개정은 물론 시범사업 초안조차 아직까지 베일을 벗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틈 타 플랫폼은 연신 국민 정서를 초진 비대면진료 허용으로 이끌기 위해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다분히 감정에 기댄 여론전에 치중하고 있다. 젊은 패기로 초진 비대면진료를 향한 우려를 정면돌파 하려는 의지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 재진 비대면진료 입법은 악하고, 초진 비대면진료만이 선하다는 프레임을 전국민 머릿속에 각인시키려는 시도다. 박 차관이 제시한 간호법 제정안 해법대로 비대면진료 역시 합리적이고 세련된 제도화를 위해 플랫폼과 의사, 약사, 정부, 국민이 합리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대한다. 플랫폼이 외치는 '워킹맘은 아픈 내 새끼 진료조차 꿈 꾸지 못하게 만드는, 나쁜 재진 비대면진료'와 같은 격정적 선전이 합리적이고 세련된 법치주의에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진짜 비대면진료는 동네 의원에서 숙련된 의사와 아픈 환자가 마주보고 질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면진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아주 당연하고 상식적인 얘기다.2023-05-03 19:29:28이정환 -
[기자의 눈] 챔프시럽 논란...AAP 불신으로 번지면 안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4월 25일 동아제약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챔프시럽'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사용중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 4월 3일 동아제약이 품질부적합 우려로 2개 제조번호에 대해 영업자 회수를 진행했는데, 이들 제품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진균이 정해진 기준 보다 많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부적합한 2개 제조번호를 포함해 자체적으로 갈변과 관련된 것으로 판단한 16개 제조번호에 대해 자발적 회수를 진행 중이다. 챔프시럽은 일정 수준 이하 미생물이 허용되는 시럽제다. 시럽제는 무균 주사제와 달리 비무균제제로 미국·유럽·일본 등에서도 동일하게 일정 수준 이하의 미생물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제조·판매·사용중지 조치가 내려진 2개 제조번호에서 대한민국약전 일반시험법에 따른 대장균, 살모넬라,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병원성 미생물 검출은 없었지만 세균, 진균 등 미생물이 정해진 기준 보다 많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갈변현상이 발생하고, 품질부적합이 확인된 2개 제조번호 뿐 아니라 다른 전체 제조번호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 동아제약 측에 식약처가 지정한 시험검사기관에서 모든 제조번호 제품에 대해 검사하고 결과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갈변현상, 그리고 품질부적합으로 인해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내놓은 후속 대책이었다. 또 챔프시럽의 제조·판매를 잠정 중지하고 의& 8231;약사와 소비자에게 대체 의약품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현재 챔프시럽의 대체 의약품으로 파인큐아세트펜시럽, 콜대원키즈펜시럽, 신비아시럽, 세토펜현탁액, 세토펜건조시럽, 파세몰시럽, 나스펜시럽,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등이 제안되고 있다. 다만 다른 시럽제와 달리 색소와 보존제가 없어 갈변이 더욱 눈에 띈 챔프시럽과 달리 색소가 들어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다른 시럽제의 경우 갈변현상이 발생해도 육안으로 확인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과 트윈데믹 상황 당시 우리나라는 감기약 품귀현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감기약을 구하기 어려웠다. 정부는 감기약 증산을 위해 행정적인 지원 뿐 아니라 가격 인상 등의 혜택을 제공했고, 현재 감기약은 안정공급 상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챔프시럽의 갈변 원인이다. 어떤 이유에서 갈변현상이 이뤄졌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소비자들은 대체의약품으로 제시된 같은 성분의 다른 시럽제를 안심하며 복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아세트아미노펜의 불신도 피해야 한다. 동아제약은 갈변현상의 원인 파악과 함께 모든 챔프시럽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식약처 또한 전 제조번호에 대한 검사를 지시한 상태다. 소비자들은 향후 결과를 기다리면서, 감기약이 필요하다면 의약사 등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대체 의약품을 복용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2023-05-01 12:48:23이혜경 -
[기자의눈] 특허만료 오리지널, 어려운 인하 구조[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은 동일제제 제네릭의약품이 등장하면 상한금액이 복지부 직권으로 조정된다. 오리지널 약품은 1년 간 종전가격의 70% 수준으로 인하됐다가 2년 차부터는 제네릭과 같은 53.55%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가격이 절반 가량 떨어지면 매출도 그의 비례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실적 반토막'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동일제제 제네릭이 나오지 않게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먼저, 특허 종료 시점을 늦추는 것이다. 20년 물질특허의 효력을 더 보장받기 위해 존속기간 연장청구를 통해 특허기간을 늘릴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존속기간 연장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의약품 등록 기간을 감안해 존속기간을 연장해 특허만료 시점을 늦춰왔다. 또 하나는 후속 특허를 등재하는 것이다. 흔히 에버그리닝 전략이라고 하는데, 염특허나 제제특허, 조성물특허, 용도특허를 추가로 등재해 제네릭 시판을 늦추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존속기간 연장이나 후속 특허를 피하기 위해 염변경 약제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법원이 존속기간 연장 회피 수단으로 불허 하면서 이제는 후속특허를 무력화하기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염변경 약제는 오리지널 약제와 염이 다르므로 동일제제가 아니다. 따라서 염변경 약제가 나온다 해도 오리지널 약제의 상한금액은 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오리지널 약제의 에버그리닝 전략이 먹혀든 것일 수도 있다. 작년 당뇨병치료제 '테넬리아'는 후발약물이 나왔지만, 상한금액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모두 염변경약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특허전략에도 불구하고 제네릭은 나오기 마련이다. 지난달 당뇨병치료제 포시가 제네릭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따라서 이달 오리지널 약값이 직권 조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약가인하가 잠정 미뤄졌는데,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이것이 잠정 인용됐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한 데는 포시가가 제네릭과 달리 당뇨병 외 다른 적응증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부전, 신장병 등 급여를 신청한 다른 적응증까지 모두 영향을 미치는 약가인하 조치는 불합리하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제네릭이 기어코 나와 약가인하가 현실화 하자 아스트라제네카는 최후의 수단으로 집행정지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게 될 경우 집해정지 가능성은 높아진다. 앞서 언급했듯 오리지널약의 직권조정 약가인하는 실적이 반토막 나는 일이기 때문에 재산상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집행정지 인용률도 높은 편이다. 한번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본안소송 재판결과 때까지 가격조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제약사는 장기간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반면, 약가조정 시기가 연장될 수록 그만큼 건강보험 재정 손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이런 문제점이 대두됨에 따라 법률 개정을 통해 문단속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제약사의 약가인하 처분 취소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집행정지 기간 내 지급 또는 미지급한 약제비를 환수·환급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이 법이 시행되면 약가인하에 불복해 무분별한 집행정지 신청이 잦아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특허 존속기간 연장을 허가 이후 14년까지로 제한하고, 연장가능 특허권 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특허법 일부개정안도 발의됐다. 이 법이 통과되면 종전보다 제네릭이 조기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는 동일제제 제네릭에 한정된 직권 조정 조건을 물질특허 만료 이후 유효성분이 동일한 후발약에도 적용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인하기전을 도입하는 것도 고민해봤으면 한다. 제약계의 반발과 법과 원칙, 형평성 등 고려해야 할 점은 많겠지만, 지금처럼 직권조정 기전을 좁게 설계해버리면 이를 악용한 전략 또는 꼼수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2023-04-30 19:36:37이탁순 -
[기자의 눈] 38살 명인제약의 이유있는 알짜경영[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명인제약은 알짜 기업이다. 비상장사 중 지난해 매출(2260억원)은 5위며 영업이익률(33.1%)은 1위다. 반짝 실적이 아니다. 명인제약의 5년 합계 영업이익은 3000억원이 넘으며 영업이익률은 5년 연속 30% 이상이다. 꾸준한 실적에 현금성자산은 1500억원, 이익잉여금은 4000억원 수준으로 쌓였다. 매년 외형이 성장하면서도 내실까지 챙겼다. 명인제약의 알짜 경영 중심에는 이행명 회장이 있다. 특히 이행명 회장의 직원 사랑은 내공이 쌓인 38살 명인제약을 만들었다. 이행명 회장은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이 회장은 직원 파악에 공을 들인다. 직원별 성향을 파악하고 대처법을 달리한다. 직원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곧 알짜 경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낳는다. 직원 대우도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대졸 초봉은 5000만원이 넘는다. 연봉이 전부는 아니지만 명인제약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에 장기근속자도 많다. 당연히 직원 이직률도 낮다. 이는 경영 지속성으로 연결된다. 선제적 투자로 원가율(지난해 36.42%)을 낮춘 덕에 인건비 지출 부담을 최소화했다. 서초동 사옥에는 정원을 만들어 직원들의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서초동 땅값을 빗대 일명 200억원 짜리 화원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직원 애착이 대단하다. 명인제약은 올해 4월 창립 38주년을 맞이했다. 이행명 회장은 종근당 영업사원으로 제약업계 발을 들였고 38세에 명인제약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 나이만큼 명인제약을 38년 간 운영하며 알짜, 내공 있는 회사로 키워냈다. 이행명 회장은 또 다른 미래를 본다. 그리고 기업 문화를 생각한다. 38년의 문화가 쌓인 명인제약을. 그리고 앞으로 쌓아질 문화를 중시한다. 이는 곧 기업가치와 연동된다고 믿는다. "M&A를 통해 기업을 인수하려고도 했지만 명인제약 문화와 맞지 않았어요. 역사와 문화는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거든요. 명인제약만의 문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명인제약의 알짜 경영. 겉으로 드러난 수치 외에도 이행명 회장과 직원들이 만들어낸 38살 명인제약의 힘이 숨겨져 있다. 여기에는 기업의 문화를 중시하는 이행명 회장의 노력이 담겨져 있다.2023-04-28 06:00:00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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