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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보조요법의 대두와 가치산정 해법은[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정확히 일치하는 개념은 아니지만 일종의 '예방'을 위한 지속적 약물의 투여, 원래 없던 개념은 아니다. 만성질환에서는 이미 치료가 아닌 '관리' 개념으로 약을 복용해 왔으며, 항응고제처럼 약의 존재 이유가 예방인 경우도 있다. 그 영역이 이제 항암제로 확대됐다. 다양한 항암 신약들은 이제 조기 단계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확보하고 추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America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2023)'를 보더라도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키스칼리(리보시클립)', '허셉틴(트라스투주맙)' 등 약물들의 보조요법 연구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보조요법의 대두는 우려가 동반된다. 버거운 이유는 단연 가격이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암은 완치됐다 하더라도 재발이 무섭다. 암종에 따라 다르지만 재발률이 80%에 육박하는 질환도 있다. 문제는 고가약 시대, 그 시류를 이끌고 있는 항암제를 보조요법으로 처방하고 여기에 보험급여를 적용하는 것이 보건당국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사실은 보종요법의 혜택 역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세계 유수 학회의 가이드라인에는 보조요법이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으며 높은 권고 등급을 차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생각해 볼 때가 됐다. 항암제 보조요법의 필요성을 약제마다 꼼꼼히 따져보고, 막연한 '부담' 보다는 실리를 따져볼 시간이다. 재발 환자에 대한 투약이 더 비용효과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재발과 전이는 암의 사망률을 높이는 치명적인 요소다. 정답이 없기에 장단의 무게를 재야 한다. 쌓여가는 보조요법·유지요법 약물들을 마냥 방치할 순 없는 노릇이다. 단순히 손익만을 볼 것이 아니라, 약제별 특수성과 환자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와 제약업계 생태계를 감안한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약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2023-06-05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 규제과학 인력 양성만큼 활용도 중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요즘 규제기관에서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민간에서 운영하던 규제과학센터를 지난해 식약처 산하 재단법인으로 허가했다. 그만큼 의약 전반에 걸쳐 산업현장 및 규제당국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의지가 커보인다. 규제과학은 국내에서 의약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규제된 제품들의 안전성, 유효성, 품질 및 성능 등을 평가하기 위해 새로운 도구, 기준 및 접근방법 등을 개발하는 과학으로 해석된다. 규제과학이라는 의미가 도입된 건 미국에서부터다. 2006년 미국 FDA 과학기술위위원회 보고서에서 '과학적 역량 부족으로 FDA가 과학적 규제를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다'고 평가하면서 규제과학의 필요성이 문제제기 됐고, FDA가 2009년부터 규제업무 수행에 필요한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고 규제과학 정의 및 육성하는 일을 추진하기 시작하자 유럽 EMA, 일본 종합과학기술회의에서도 규제과학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내에서는 2021년 식약처가 규제과학연구지원센터를 설치하면서 본격적으로 규제과학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유경 식약처장 또한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R&D 투자 뿐 아니라 규제과학 인재를 양성하고 식약처의 규제과학 역량을 국가적 인프라로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국내 규제과학 역량이 국제 수준에 근접했지만, 전문적인 경험 축적과 안정적 운영을 위해 경력, 분야, 수준별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규제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8개 대학이 규제과학과를 신설해 운영 중이고, 규제과학센터는 이를 지원하면서 민간 규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8개 대학별 5년 간 총 25억원을 지원하는 규제과학 인재양성사업으로 규제과학 석& 8231;박사 600명이 양성된다. 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2016년부터 국제 약물감시 규제조화 전문훈련, 의약품 안전관리책임자, 약물 역학조사관 교육 등으로 의약품 안전관리 전문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들 기관을 활용해 첨단바이오, 디지털분야 등에 필요한 전문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을 보면 국내에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을 위한 틀은 짜여졌다. 하지만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또한 필요해 보인다. 특히 올해는 규제과학 인재양성사업의 성과인 첫 규제과학 석박사가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들은 많은 핵심인력을 양성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실제 현장에서 매칭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2023-06-01 17:08:28이혜경 -
[기자의 눈] 제네릭 수 줄이기와 생동규제 효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정부가 제네릭 숫자를 줄이기 위해 약가제도 손질을 추진하고 있다. 일정 숫자를 넘는 제네릭에는 혁신형제약 가산 등을 부여하지 않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제네릭 수 규제에 나선 데는 지난 4월 한꺼번에 쏟아진 포시가 후발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포시가 제네릭은 특허가 풀리자마자 57개가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위탁생동 제한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에 허가를 받은 약제이기에 가능했다. 수탁사가 위탁생동을 3개사로 제한한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 2021년 7월 시행됐다. 포시가 제네릭은 작년 초 처음 허가를 받았지만, 개발은 위탁생동 제한 정책 이전에 진행됐다. 따라서 위탁생동 제한이 없어 한 개 수탁사가 여러 위탁사에 생동성시험 결과 공유가 가능했다. 업계에서는 생동 제한 규정으로 신규 제네릭 수는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의 제네릭 약가 손질은 제약사 옥죄기 밖에 되지 않는다. 생동 제한 규정 효과를 조금 더 기다려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 오히려 생동 제한 규정이 제네릭시장을 위축시켜 국내 제약산업 뿐 아니라 소비자 접근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면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 정책 효과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제네릭 약가만 옥죄는 건 비합리적일 뿐더러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부가 제네릭을 건강보험 급여만 축내는 존재로만 인식한다면 국내 의약품 시장은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 제네릭의 순기능을 인정하고, 오히려 활성화 하려는 근본적 대책이 나와야 건강보험 재정 건정성도 유지할 수 있다.2023-05-31 14:45:56이탁순 -
[기자의 눈] 자금조달의 양면성과 기업가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기업의 자금조달은 경영을 위한 한 축이다. 일시에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선제적 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자체 현금이 있어도 자금조달은 필수라고 말한다. 제약바이오 업체도 마찬가지다.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임상을 끌어갈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R&D 인력 등을 관리할 부수 비용도 마련해야 한다. 그야말로 '쩐의 전쟁'이다. 자금유치는 기업가치로 연동되기도 한다. 일부 기업 주가는 자금유치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급등하기도 한다. 자금조달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이를 아는지 보도자료를 통해 '고금리 기조에도, 펀딩난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도' 등의 문구를 넣으며 홍보전에 나선다. 맞다. 자금유치는 기업의 능력 중 하나다. 다만 자금조달 목적과 방식,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격에 따라 향후 '나쁜 부메랑'이 될 수 있어서다. 급전 방식의 자금 조달일수록 더욱 그렇다. 특히 주가 상승 시기에 메자닌(전환가능채권 및 주식) 투자를 받은 바이오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코로나19와 맞물려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이다. 현 시점에서 이들은 투자금이 바닥나고 투자 원금을 토해내고 있다. 이중고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이 2020년과 2021년에 발행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 등 메자닌 발행 규모는 3조원을 넘는다. 당시는 대부분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가 급등했고 이를 틈타 메자닌 발행에 나섰다. 다만 이후 코로나치료제 임상 실패 등으로 제약바이오 열기가 식으면서 하락장이 2년 넘게 이어졌다. 실제 KRX헬스케어 지수는 2021년 이후 현재 절반 안팎으로 하락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투자자는 풋옵션(원금회수) 행사에 나섰다. 해당 바이오 기업은 풋옵션에 따른 자금상환 압박을 또 다른 자금조달을 통해 막고 있다. 더 이상 주가 하락으로 메자닌 발행이 어려운 제약바이오 기업은 주주 대상 유상증자에 손을 벌리고 있다. 주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유증열차를 탄다. 해당 기업들은 어찌어찌 자금을 마련했지만 또 다른 나쁜 부메랑이 될 확률이 높다. 상황은 고정 매출이 있어 상대적으로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A사와 B사는 2021년 각각 1000억원, 7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풋옵션 도래 시간은 A사 오는 7월, B사 내년 7월이다. 두 회사 모두 발행 당시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낮아진 상태다. 풋옵션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다. 두 회사 모두 투자자가 만기까지 들고 있을 이유가 없는 무이자 CB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이나 만기 시 이득이 없어진 상황에서 제약사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바로 경영 개선 요구다. 이에 일부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원금 요구 시 제약사도 경영에 위협이 생기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의 투자금을 활용한 R&D는 2~3년전만 해도 칭송을 받았다. 다만 현재는 무리한 R&D인지를 재점검 하고 있다. 일부는 손해를 감수하고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자금유치의 역습이다. 자금조달이 무조건 능력으로 치부받는 시대가 지났다. 상황이 180도 변했다. 향후 자금상환 압박을 생각해야 하며 최근에는 고금리에 이자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이제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자금조달 성격을 파악하고 양면성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야 기업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다.2023-05-31 06:00:49이석준 -
[기자의 눈] 지출보고서 공개 후 부작용 대비해야[데일리팜=황진중 기자] 보건복지부 등 규제당국은 내년부터 '제약사 등이 의료인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지출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건전한 의약품 유통 질서를 정립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지출보고서 공개가 준비되고 있다. 규제당국은 제약바이오 업계와 의료계 등 관계 당사자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듣고 공개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공개 예정 시기가 다가올수록 우려는 더 늘고 있다. 지출보고서에 보건의료전문가(HCP& 8231;Health care provider)의 실명이 기재될 수 있다는 점이다. HCP는 실명 공개 후 오해가 발생했을 시 명예훼손 등 소송 외에는 별다른 대처 방법이 준비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해 HCP와 제약사 관계가 악화하고 합법적 사업과 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HCP와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실명 비공개나 가명 활용, 분쟁 해결을 위한 플랫폼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출보고서 공개로 불법 리베이트가 더 음성화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출보고서를 통해 리베이트 의심 정황을 상대적으로 파악하기 수월해진 만큼 불법 리베이트 관련 지출이 현금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더 음성화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등 불법 리베이트를 처벌하는 규제가 강화하고 있음에도 리베이트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최종윤 의원이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리베이트 행정처분 현황'에 따르면 제약사 14곳의 852개 의약품이 불법 리베이트로 행정처분을 받았다. 제약사 직원의 불법 리베이트 폭로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점을 보면 음성적인 리베이트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불법 리베이트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이유로는 제네릭 위주인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한계가 지목된다. 최근 포시가 제네릭이 대거 출시되면서 처방을 확대하기 위해 높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사례도 알려지고 있다. 과다한 수수료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리베이트 의심 사례로 지목당할 여지가 있다. 지출보고서 공개는 통상 '한국형 선샤인 액트'로 불린다. 선샤인 액트는 미국의 지출보고서 제도다. 복지부도 지출보고서 제도를 홍보할 당시 '햇빛은 최고의 살균제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의약품 거래 과정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자정 작용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출보고서 공개가 불법 리베이트를 더 음성화 할 시 대응책은 어떤 것이냐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18년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를 도입한 후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지출보고서 실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한다. 실태조사는 내달 1일부터 시작돼 7월31일까지 진행된다. 제약사 등이 지난해 작성한 지출보고서 현황 등을 조사해 통계적 분석정보를 중심으로 8월부터 11월까지 분석해 12월에 공표할 예정이다. 규제당국이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지출보고서 공개 후 예상되는 불법 리베이트 음성화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2023-05-30 06:15:43황진중 -
[기자의 눈] 시범사업 안에는 처방전 관리가 빠져있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처방전 전달은 환자가 지정한 약국으로 팩스·이메일 등을 보내도록 한다.’ 정부가 지난 17일 밝힌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에 담긴 내용이다. 시범사업 중 의료기관이 발행한 처방전을 약국으로 전송하는 방식을 명시한 건데, 현재도 적용 중인 한시적 모델에서 단 1보도 진전되지 않았다. 한시적 허용 모델이 적용되는 지난 3년 간 약사사회는 끊임없이 민간 플랫폼과 팩스, 이메일을 통해 환자와 약국에 전달되는 사본 형태 처방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정부는 유독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역시나 이번 시범사업 추진안 어디에서도 비대면 진료에 따른 처방전 전송, 관리에 대한 안전장치는 찾아볼 수 없다. 이쯤 되면 무관심을 넘어 외면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그렇다면 사본 형태의 처방전이 각종 민간 플랫폼을 통해 환자에 전달되고, 약국으로 팩스, 이메일로 전송되는 현 상황은 안전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환자의 주민등록번호부터 질병, 처방 내역까지 각종 개인정보가 명시된 처방전은 전송, 처리, 관리까지 의료법과 약사법에 명시될 정도로 그간 중차대하게 관리돼 왔던 부분이다. 사본 형태로 별다른 장치 없이 전달되는 처방전은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위·변조에 대한 위험성은 물론이고 현행 법을 위반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우선 현행 의료법에서 사본 처방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처방전이 교부가 아닌 ‘전송’ 형태로 전달될 경우 전자처방전만을 인정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3년의 한시적 모델을 넘어 앞으로 시행될 시범사업에서도 법으로 인정되지 않는 사본 형태 처방전이 무분별하게 전달될 상황에 대한 제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더불어 감염병관리법이 적용되는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의 처방전이 이메일과 팩스로 약국에 전달되고, 제3자인 민간 플랫폼에 전달되는 현 상황이 인정될 수 있을지, 나아가 이들 플랫폼에서 구현되고 저장되는 환자용 처방전은 제대로 관리는 되고 있는 건지 의문투성이지만, 정부는 답이 없다. 이 가운데 최근 개인정보위원회는 월간 사용자수 상위 5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의 주민등록번호 및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조사로 일부 플랫폼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시정조치를 내리는 한편, 플랫폼이 처방전을 약국으로 전송한 후에는 주민등록번호를 가림처리(마스킹)하고, 유효기간이 경과한 처방전은 즉시 파기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선권고를 의결하기도 했다. 플랫폼의 환자 개인정보, 처방전 관리의 허술함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엔데믹 시대, 비대면 진료는 이제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다. 이제라도 정부는 제도화를 앞둔 비대면 진료에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처방전이 전송, 관리될 수 있는 제도, 시스템 마련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적어도 환자와 의·약사가 안심하고 처방전을 전송하고 전송받을 수 있는 환경은 마련돼야 하지 않겠나.2023-05-28 18:22:03김지은 -
[기자의 눈] '제약의 꽃'은 어디로…불안에 떠는 영업인들[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최근 제약업계 내 일련의 구조조정 소식으로 업계가 뒤숭숭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불안에 떨고 있는 직군은 영업이다. '제약 영업은 미래가 없다', '영업 인력 축소는 예견된 미래'라는 암울한 말들이 곳곳에서 나온다. 제약 영업 위기론이 사실 새삼스러운 말은 아니다. 컴플라이언스(CP) 규정이 강화될 때마다 제약 영업 위기설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업 비중이 커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한다는 뉴스가 쏟아질 때 일부 한국법인도 타격을 받았지만, 국내 업계 전반의 위기로 번지는 분위기까지는 아니었다. 최근 분위기는 지금까지와 사뭇 다르다. 마치 도미노처럼 제약계 구조조정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강력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제약-바이오 라운지에 올라온 '제약영업의 미래'에 대한 설문에서 471명 중 71%(348명)가 '부정적'이라고 투표했다. 제약 산업의 미래는 긍정적이지만 영업만큼은 비전이 없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일동제약의 구조조정 선언은 제약 영업인들에겐 실체적 위협으로 다가왔다. 웬만하면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국내 제약사, 그것도 제법 규모가 크고 견실한 일동제약이 구조조정을 한다는 사실이 영업인들에겐 '국내사는 이제 시작'이라는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졌다. 사실 일동제약처럼 공식 선언을 하지 않았을 뿐 조용히 인원 감축을 시작한 국내사들도 많다. 퇴사한 자리를 뽑지 않고 부서를 축소하는 방법이다. 몇몇 대형 제약사들이 이 방식으로 영업 인력을 줄이고 있다. 다수 중소·중견 제약사들은 이미 영업조직을 전면 혹은 일부 외주화 한 상태다. 인건비보다 CSO에 주는 수수료가 덜 부담이라는 인식 탓에 영업의 외주화는 점점 확대하는 추세다. 기업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하는 방안이 감원이고, 그 대상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여기는 직군으로 향한다. 제약사에서는 인원이 가장 많고 전문직이 아닌 영업이 늘 구조조정 1순위에 오른다. 한때 제약 영업을 두고 '제약사의 꽃'이라 불렀다. 꽃을 유지하는데 너무 많은 돈이 드는 건지, 이제는 꽃이 아니라 떨어져도 되는 잎사귀 정도로 여겨지는 건지 모르겠다. 한 가지 씁쓸함이 남는 건 많은 회사들이 언제부턴가 영업의 가치를 잊어버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신약이든 제네릭이든 데이터가 모든 걸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신약은 신약 나름대로, 제네릭은 제네릭 나름대로 다양한 경쟁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영업사원의 능력도 하나의 요소로 작용한다. 회사가 강력히 밀고 싶은 제품이 생길 때 적극적으로 영업사원을 뽑는 것도 사람이 하는 영업의 힘이 꽤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려울 수록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일이 필요하다. 언제 구조조정을 할지 모를 불안한 회사가 아니라 비전을 세우고 함께 가리란 믿음을 주는 회사가 필요하다. 영업인들이 '돈이나 벌고 빨리 탈출해야겠다'는 말이 아닌 '전문성을 키워 더 발전한다'는 희망적인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2023-05-26 06:15:11정새임 -
[기자의 눈] 소비자가 권력인 시대 약은 예외일까?[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이쯤되면 '하나의 화면이 끝나기 전에 다음 화면이 겹치면서 먼저 화면이 차차 사라지게 하는' 오버랩(overlap)이다. 상비약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부터, 상비약 배달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 상비약을 자판기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돌고 도는 상황이다. 불과 1년 새 편의점 업계와 배달 업계, 자판기 업계까지 업계를 망라하고 상비약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상비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매출이 증가하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2013년 154억원에 불과했던 판매액은 2017년 345억원, 2020년 457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오미크론이 한창 유행했던 2022년 판매액 지표는 이보다 높아졌으리라 예상된다. 편의점 상비약 관련 이슈는 ▲품목 확대 ▲배송 허용 ▲자판기 판매 총 3가지로 압축된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상비약은 13개 품목이지만, 약사법 모법상 '20개 품목 이내로 제한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작년 8월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오남용 소지가 적은 제산제와 화상연고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역시 상비약 배달 허용을 규제샌드박스에 신청했다 보류하기도 했다. 신청 자체를 취소한 것은 아니다. 자판기 업체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상비약을 자판기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에는 대한상의까지 가세해 약 접근권 개선과 관련한 대국민 여론조사에 나섰다. ▲9시까지 약국 연장 운영 ▲안전상비약 무인자판기 도입 ▲원격화상투약기 설치 확대 ▲지역거점 24시간 약국 지정 가운데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 건강권 강화 차원에서 약 접근권 개선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선 약사들은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약국에 머물러야 했던 상비약이 국민 불편 해소라는 명분 하에 약국 밖으로 빠져나갔고,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한 노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과 2018년도에도 정부 차원의 추가 효능군 검토가 이뤄진 바 있기 때문에 더욱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도 유사한 맥락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을 통해 유지되고, 현재는 대상과 배달에 제한이 이뤄질지라도 전면 허용에 대한 요구가 틀림없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소비자가 권력인 시대다. 정부도, 국회의원도, 약사도, 의사도 국민 목소리를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의약품도 예외일 수 없다는 기조 하에 '특례'를 적용한다면, 점차 의약품 배달, 상비약 확대를 넘어 온라인 약 판매, 일반인 약국 개설 요구도 나올 수 있으리라 본다. '약'과 '독'이라는 동전의 양면을 모두 갖춘 의약품은 어떻게 했을 때 편의성과 안전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이다.2023-05-24 16:26:44강혜경 -
[기자의눈] 비대면 진료 가산수가 최선인가[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되는 6월 전 가산수가의 건정심 논의가 남았다. 정부는 대면 진료와 동일하거나 낮은 수가까지 열어두고 검토해야 하고, 만약 가산한다면 명확한 명분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선 한시적 허용 때와 동일하게 130% 가산 논의가 유력해 보인다. 의사협회는 150%, 200%까지도 제시하고 있지만 현행 유지도 반발이 있어 추가 가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130% 가산 수가도 납득은 쉽지 않다. 그동안의 130% 가산수가는 코로나가 한창인 상황에서 비대면진료를 빠르게 안착시키기 위한 유인책이었기 때문이다. WHO가 코로나 엔데믹을 선언하고, 방역당국도 위기단계를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 가산수가를 유지하기 위해선 그동안과는 다른 명분이 필요하다. 해외 국가 어디에서도 비대면진료에 수가를 더 지급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 대면진료와 동일하거나 대면진료 대비 낮은 수가를 지급하는 곳들이 있을 뿐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비대면 진료와 대면 진료의 수가를 동등하게 적용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서만 비대면진료의 수가가 낮았다.’ 의료정책연구소의 ‘비대면진료 필수 조건’ 연구보고서 중 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만 가산수가를 줘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시민사회단체들이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보고서에서는 ▲낮은 대면 진료 수가 수준 ▲환자에게 최적의 가치 제공 ▲늘어나는 진료 시간 ▲비대면 진료 의료 시스템 구비 및 관리 운영 비용 ▲위험 관리 등을 가산 수가 책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의료계가 비대면진료를 대면진료의 보완적 수단이라고 얘기하는 상황에서 나열한 근거 중 선뜻 와닿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만약 이 같은 이유로 건강보험재정 혹은 환자부담을 늘려야 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정말 설득력 있는 명분이라고 한다면 환자 부담 금액을 키워 서비스를 제공해도 될 일이다. 대표적인 비대면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난 3년 간 정부가 유인책으로 가산수가를 줬다. 제도화가 되면 같거나 조금 낮아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 높은 수가로는 국민 설득이 쉽지 않으리란 걸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부 약업계 관계자들은 비대면진료에 들어가는 추가 업무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대면진료를 하지 않아 놓치게 되는 검사, 주사 등의 비용까지 보상 받으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의견도 내놓는다. 이 같은 추측성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가산수가에도 납득할 만한 명분이 제시돼야 한다. 또 한번 의료계 참여와 시범사업 안착을 위해 유인책을 쓴다는 이유를 내놓는다면 지난 3년의 유인책으로는 모자랐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2023-05-23 19:30:34정흥준 -
[기자의 눈] 각양각색 위기극복 노력과 흔들리는 상생[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코로나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니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1분기 많은 제약바이오기업이 영업이익이 악화한 성적표를 받았다.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60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35곳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 혹은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60곳의 1분기 보고서를 집계한 결과다. 너나 할 것 없이 위기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별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A사는 비용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선택을 했다. 재작년까지 꾸준히 성장하던 이 회사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봉을 동결한다고 직원들에게 고지했다.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 하에 점심시간 1시간 동안은 전 사무실 소등을 한다.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시도 내려왔으나, 때 이른 더위와 직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무산됐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적지 않은 인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연 매출 6000억원 규모의 B사는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각 부서별로 20%씩 인원을 감축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동시에 임원들의 연봉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20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R&D 비용을 대폭 늘려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실제 지난 1분기 이 회사의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9.0%로, 제약바이오업계 최고 수준이다.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C사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지난 1분기 R&D 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전통 제약사 중 R&D 지출 규모가 가장 컸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도 1년 새 2배 가량 확대됐다. 각각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위기를 디딤돌 삼아 더욱 번창할 수도, 눈앞의 위기만 타개하는 수준에 그칠 수도, 아니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쇠락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다. 각 회사 경영진의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 결과론적으로 평가될 뿐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위기 극복의 부담을 직원들에게만 떠안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희생만으로 다시 일어선 회사라면 그 다음 위기 때 더욱 크게 휘청거릴 수 있다. 직원과의 상생을 저버린 경영진 역시 이러한 결과와 함께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2023-05-23 06:16:12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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