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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사회 임원 논공행상, 이제는 달라져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각서. 대한약사회 상근부회장으로 임명하겠습니다. 임원구성은 ○○○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대한약사회 업무를 추진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11년 전 불거졌던 약사회 집행부 인사 문제는 파문을 불러왔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선거를 도와주는 등의 대가로 자리를 약속하며 소위 '거래'를 했다는 부분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 과정에서 또 다른 합의문이 나왔다. 2021년 최광훈 당시 대한약사회 후보자와 장동석 후보간 단일화에 따른 합의안이었다. 합의안에는 부회장 선임방법과 공동집행부 상임위원장 선임, 인사위원회 구성, 상임위원장 선임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당사자였던 장동석 전 후보는 "3년 전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합의문이 있었다"며 사죄에 나섰다. 그는 "당연히 후보자 간 작성한 합의는 선거관리 규정에 따라 부정한 행위임을 알고 있었지만, 최광훈 후보자의 부도덕하고 부조리한 부분을 알리지 않으면 대한약사회의 앞날이 너무 캄캄하고 미래가 없다는 판단 하에서 공개하기로 했다"며 밝혔다. 대한약사회 상근 전문위원에 임명됐던 그가 무려 3년이 지나서야 자발적 양심고백에 나선 것이다. 권영희 당선인 캠프 최측근인은 해당 게시물을 SNS에 올려 '대한약사회장 선거 농단의 기록물'이라며 '회원들은 쪽팔리고 부끄럽다''고 게시했다. 21세기에 약사회식 논공행상이야 말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약사회무는 본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고, 직함을 갖기 위한 자리가 아닌 회원들을 위한 봉사가 돼야 한다. 3년 간 회원을 대표해 약사회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인 셈이다. 주변 인선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인사권이 회장 고유의 권한이긴 하나 '약국 때문에 바빠서', '사업을 홍보하고자' 같은 이유가 있는 인사라면 인선에서 제외되는 편이 맞다. 이번 대통령 탄핵소추안 사태는 그런 점에서 많은 교훈을 안겨준다.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의 명단이 SNS에 박제됐고, 비난 여론은 들끓었다. 해결해야 할 현안과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약사로서의 자존감을 드높이고 약사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내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새롭게 구성될 권영희 호에 대해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대한약사회의 앞으로 3년, 눈치보거나 저울질하지 않고 강한 약사회로 행동하고 실천해 회원님들의 기대와 희망의 결과물을 손에 쥐어드리겠다는 권 당선인의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2024-12-22 20:12:24강혜경 -
[기자의 눈] 의료데이터 전쟁 서막과 약국의 위기[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환자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전쟁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수차례 의료데이터를 강조했던 카카오헬스케어가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에 나서면서 우려감은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약사사회는 위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대규모 자본이 그리고 있는 새로운 건강관리서비스로까지 상상력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규제특례를 받았다.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환자의 안전한 복약관리를 지원하고 의료진을 대상으로 환자의 복약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험 운영한다. 의료법 시행규칙상 환자의 대리인으로서 진료기록 열람이 가능한 범위에 '법인'을 포함하는 취지의 규제특례다. 카카오가 의료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를 확대해온 것은 오래 전부터다. 지난 2018년 HD현대와 함께 의료데이터 전문업체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당시 1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지만 제대로 운영되지는 못했다. 카카오의 의료데이터 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22년 전자자료수립 솔루션을 개발한 제이앤피메디에 20억을 투자했고, EMR을 보유한 세나클소프트에도 투자했다. 의료데이터를 노리는 대기업이 카카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내년 전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고, 보험사를 비롯한 산업계는 호시탐탐 의료마이데이터 활용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도 힘을 보태고 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31일 의료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내용의 ‘디지털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촉진에 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환자가 자신의 보건의료정보 ‘전송요구권’을 갖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나 기술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주요 골자다. 또 민관이 협업해 관련 정책을 논의할 수 있도록 복지부장관 산하 관련 위원회를 두거나, 특화된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도 담겨있다. 환자의 의료데이터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넓히기 위한 시도가 사방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규제특례와 법제화 등을 앞세워 대기업들은 잇달아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의사협회뿐만 아니라 약사회도 이를 걱정하고 있다. 이번 카카오의 규제 특례 소식에도 즉각 반발했다. 약사회는 “민간 기업인 카카오헬스케어가 방대한 개인 의료정보를 관리하게 되면 정보 유출이나 오남용 위험이 커지고 이는 곧 국민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3차 가이드라인을 개정 중인 비의료건강관리서비스, 현 제도 안팎으로 두드리는 의료마이데이터 활용 요구가 맞물리는 시점은 내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 더 나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환경 등을 주장할 수 있다. 또는 시범사업을 통해 서비스 경험자들이 하나둘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직 민감한 쟁점들은 남아있지만 의료데이터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 약국에 미칠 영향은 복약관리 서비스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2024-12-19 18:30:11정흥준 -
[기자의 눈] 지출보고서 공개, 선의의 피해자 없어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약기업의 경제적 이익 제공 지출보고서가 공개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제약사·의료기기 회사 등이 의료인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내역을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지출보고서의 대국민 공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제품설명회, 학술대회 지원, 견본품 제공, 임상시험 지원 비용, 시판 후 조사 비용,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 할인 내역 등이 공개된다. 모든 국민이 언제든 제약사가 의료인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을 십원 단위까지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 셈이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일반 대중이 제약사의 합법적인 경제적 이익 제공을 자칫 불법 리베이트로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올해 지출보고서가 공개되면 ‘A제약사가 경제적 이익을 가장 많이 제공했다’와 같은 기사가 쏟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제약사가 법에서 정한 테두리에서 의료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영업 활동을 했음에도, 자칫 불법 리베이트를 전달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지출보고서를 성실하게 작성한 제약사일수록 이러한 오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을 상세하게 기록한 A제약사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기록 작성에 소홀한 B제약사가 있다고 가정하면, 국민 입장에서 A제약사가 더 부정적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 공개된 지출보고서 내역만으론 A제약사가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제약사들의 지출보고서 작성이 소극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불법 리베이트는 더욱 은밀한 영역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선의로 작성한 지출보고서가 오히려 부정적 여론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지출보고서 자체의 오류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에 앞서 지출보고서를 공개한 미국의 경우 거래내역의 31%, 거래액의 34%가 오류였다는 통계가 있다. 오랜 준비 기간을 두고 시행한 제도에서도 10건 중 3건은 오류였던 셈이다. 오류를 기반으로 통계가 작성되고 이러한 통계가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질 수 있다. 물론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한 번 각인된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잇따른 불법 리베이트 사건으로 일반 대중은 제약업계의 경제적 이익 제공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고보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시행된 제도가 지출보고서 공개다. 그러나 자칫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지출보고서 공개 제도에 대한 정부의 세심한 홍보와 언론의 책임감 있는 보도가 필요한 시점이다.2024-12-19 06:17:54김진구 -
[기자의 눈] 어김없이 불어오는 외자제약 ERP 바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또 한번 다국적제약사들의 감원 열풍이 불고 있다. 하반기에 접어 들어, 벌써 5개 업체가 희망퇴직프로그램(ERP, Early Retirement Program)을 가동했다. 이유는 다양하다. 캐시카우 품목의 위기, 사업부 매각 및 합병 등 다국적제약은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 필요하다는 결정이 내려지면 감원을 단행한다. 제약업계에서는 이제 빈번한 이슈가 됐다. 실제 다국적제약사들은 올해 자가면역질환, 방사성의약품, 세포치료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 다양한 희귀질한 분야에서 인수합병(M&A)를 성사시켰다. 이들은 50억 달러 미만의 스몰딜을 통해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뒀다. 이같은 다국적사제약사들의 분할과 매각은 대부분 '혁신과 레거시의 분리'로 향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대전제가 있지만 분할과 매각은 '감원'이라는 부정적 상황을 수반한다. 특히 매각으로 인해 진행되는 감원의 경우 일반적인 ERP와는 다르다. 희망퇴직이란 이름을 달고 있지만 '자원'의 성향이 훨씬 옅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같은 ERP 진행 소식은 노사갈등으로 이어진다. 다행인 점은 다국적사의 ERP는 상당한 보상금을 제공한다. 특히 분할이나 매각으로 인한 ERP는 대부분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패키지를 제시한다. 이직을 생각하던 사람에게 ERP는 행운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이직이 담보되지는 않는다. 또 어떤 이들에게 회사는 생계를 위한 돈을 벌기 위한 곳 이상의 가치와 자부심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피해갈 수 없는 감원이라면 회사는 최대한의 보상과 고용승계에 집중해야 한다. 희망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행사되는 강제성 문제는 분명 해결돼야 할 문제며 감원의 규모 역시 퍼즐처럼 맞춰 나가선 안 된다. 좋은 감원은 없다.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소수에 불과하다. 자신이 감원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상실감과 괴리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기대고 의지했으며 자부심을 느꼈던 회사로, 일개 한국법인이 아닌 제약회사로서 조금이라도 나아질 여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본사 설득에 나서고 해당 직원들의 향후 거취에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해 본다.2024-12-18 06:00:01어윤호 -
[기자의 눈] 여야, 보건의료정책 정상화 협력해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 가결되면서 정부는 사실상 일부 마비 사태에 빠졌다. 보건복지부는 물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지금까지 해오던 정책에 크고 작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탄핵 가결 주말·휴일이 지나간 16일 월요일 오전 9시 이기일 1차관, 박민수 2차관, 각 실장, 주무 국장 등을 빠짐없이 모아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했다. 조규홍 장관은 비상진료대책, 호흡기 질환 관리대책, 설 연휴 응급의료대책을 차질없이 마련할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이미 발표한 지역·필수의료 강화 대책도 일관성 있게 충실히 이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직무 대행을 맡게 된 상황에서 복지부가 해야 할 일을 재확인하며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는 모습이지만, 조 장관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연홍 위원장이 이끄는 의개특위도 의료계 반발이 매일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향후 정상가동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윤 대통령이 위원장 역할을 해야 할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출범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윤 대통령 직무가 즉시 정지되는 동시에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 심판이 시작되면서 정치권도 대혼란의 중심에 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가 자진사퇴 했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여당을 향해 국정안정협의체 가동을 요구했지만 수용이 안 되는 분위기다. 탄핵안 가결을 분수령으로 탄핵 심판 초시계가 가동됐고, 헌법재판소의 180일 이내 최종 심판 이후 60일 안에는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정부부처, 산하 조직, 여야 정치권 전반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보건의료·제약바이오 산업도 데미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역·필수의료 강화가 최종 목표인 의료개혁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고, 의대정원 증원 추진 동력도 실추됐다. 제약바이오 업계도 어수선한 정부 분위기를 살피며 2025년도 새해 인허가·약가 등 규제·육성 정책이 어떻게 수립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은 건 어지럽게 얼키고 설킨, 여기저기 상처난 보건의료·제약바이오 쇄신 정책들을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힘을 합쳐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 일이다. 국회는 탄핵 혼란 속 여야 힘겨루기에 매진하기 보다 국가와 국민 미래가 걸린 의료개혁이 가야할 길을 빠르게 확보하고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을 발굴해 입법과 함께 정부 행정을 독려해야 한다.2024-12-16 16:56:45이정환 -
[기자의 눈] 빠른 국산신약 40호를 기대하며[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국내 개발 신약 38호가 탄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염산염)'을 12일 허가했다. 국내 개발 신약은 국내에서 신물질 발굴, 비임상, 임상시험 등을 진행하고 개발한 약을 의미한다. 어나프라주의 허가로 올해 두 번째 국산 신약이 나왔다. 지난 4월 24일 온코닉테리퓨틱스의 '자큐보정(자스타프라잔시트르산염)'에 이어 연말에 또 하나의 국산 신약 소식이 들리면서, 제약업계는 2023년 국산 신약 허가 건수 '0건'의 악몽을 지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산 신약의 역사는 1999년 에스케이케미칼의 '선플라주(헵타플라틴)'가 1호 타이틀을 달고 허가를 받기 시작해 25년 동안 38개의 국산신약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7월 CJ헬스케어의 '케이캡정(테고프라잔)' 이후 유한양행의 '렉라자(레이저티닙메실산염일수화물)'이 나오기까지 2년 6개월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올해는 국산 신약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 11월 22일 식약처에 어나프라주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캘린더데이로 386일째 되는 날 허가가 승인됐다. 식약처 신약 허가의 경우 평균 420일이 소요되는데, 국산 신약인 만큼 한 달 정도 단축되면서 올해 38번째 국산 신약 타이틀을 달 수 있었다. 어나프라주에 이어 다음 국산 신약으로 거론되는 품목은 임상3상을 완료한 동아에스티의 과민성 방광 치료제 'DA-0810'와 대규모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LG화학 통풍신약 '티굴릭소스타트' 등이다. 여기에 식약처가 내년 1월 1일부터 신약 허가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는 대신 품목허가일을 295일까지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대로라면 빠른 국산 신약의 탄생을 기대해봄직 하다. 올해 자큐보와 어나프라주 등 국산 신약 2개 품목의 허가는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제약회사들에게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산 신약 개발 및 허가를 위한 식약처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 진다면 앞으로 국산 신약 허가 '0건'인 해는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2024-12-15 21:40:34이혜경 -
[기자의 눈] 연말, 회사의 목표는 안녕하십니까[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어느덧 12월 중순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올해 성적표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시즌초 세웠던 목표 매출, 기술수출 여부 등에 대해서다. 일부는 수년전 목표로 내세웠던 성과 달성 시기가 올해로 끝이난다. 2024년 매출 1조원 달성 또는 빅파마 기술이전, 미국 승인 등 R&D 성과다. 보령은 목표를 충족시킨 기업이다. 보령은 수년전부터 연초 실적(매출액, 영업이익) 전망 공시를 낸다. 최근 5년만 보면 사실상 100% 적중률을 보인다. 올해도 3분기 누계 실적을 보면 연초 내놓은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850억원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유한양행은 항암신약 렉라자의 미국 허가를 받았다. 존슨앤드존슨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다. 회사가 목표로 했던 올 하반기 렉라자의 미국 진출을 달성했다. 렉라자 FDA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 결실이다. 유한양행은 2015년 7월 오스코텍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서 후보물질 렉라자를 도입했다.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고 얀센은 2020년부터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임상을 시작했다. 그리고 올 하반기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반면 약속을 못 지킨 기업도 많다. 삼성제약은 12년 연속 영업적자 위기다. 올해 판관비를 줄이며 비용통제에 나섰지만 매출이 줄며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3분기 누계 영업손실은 100억원을 넘는다. 4분기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으면 적자는 지속된다. 동종 업계에서 삼성제약처럼 오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제약사는 찾기 힘들다. 적자가 목표인 회사는 없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제약은 주주와의 약속을 못지키는 대표 회사로 꼽힌다. 티움바이오 주가는 12월 9일 3640원까지 내려갔다. 자사주 매입, 화장품 회사 합병, 주식 처분 자금조달 등 이벤트가 많았지만 무용지물인 모습이다. 2019년 상장 이후 줄적자, R&D 성과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기업가치가 낮아지고 있다. 한때 6000억원이 넘는 시가총액은 1000억원 초반까지 쪼그라들었다. 상장 전 2023년 매출 815억원, 순이익 541억원을 목표로 한다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1년이 지났지만 올 3분기 누계 순손실도 135억원이다. 상장 후 6년 연속 순손실 위기다. 누적 순손실 규모는 1000억원을 넘긴지 오래다. 일부는 약속을 지키고 일부는 공수표가 됐다. 수년전 매출 1조원, 기술이전 등을 장담했던 기업 중 일부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에 대한 해명이나 IR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 증권보고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2024년 연말 현실은 목표와 동떨어져 있다. 연말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목표를 재점검할 시기다. 옥석을 가려야한다. "당신의 목표는 안녕하십니까?"2024-12-13 06:00:16이석준 -
[기자의 눈] 대기업의 제약업 진출에 거는 기대[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개발한 덴마크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9월 유럽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2년 넘게 유럽 주식 시장 시총 1위 자리를 지키던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를 제쳤다. 당시 노보노디스크 몸값은 약 790조원. 덴마크의 작년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했다. 그야말로 '잘 키운 신약 하나'가 나라를 먹여 살리고 있다. 제약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제 성장의 근간이 될 수도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지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500대 기업'을 보면 2000년대 톱 20와 2020년대 톱 20는 차이가 크다. 반면 글로벌 빅파마 순위의 경우 2000년대 톱 20와 2020년대 톱 20의 큰 변화가 없다. 의약품 사업은 한번 잘 육성하면 한 나라 경제 기초가 되는 국가 기간산업이 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인 만큼 정부도 전폭적으로 지원을 제공한다. 그러나 의약품 사업은 정부 주도 육성책만으로는 한계가 많다. 태생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한 신약개발 업종의 특수성 때문이다. 자원의 집중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지만 정부 또는 국가기관이 공적 자금을 특정 기업에 몰아주기는 쉽지 않다. 제약 산업은 1970년대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했던 전자·중공업·화학·제철·자동차 산업과는 결이 다르다. 국내 대기업들의 제약 사업 진출이 반가운 이유다. HD현대그룹이 신약개발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상위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를 제외한 8곳이 제약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일찍이 제약 사업에 뛰어든 삼성, SK그룹, LG그룹 등을 포함해 롯데그룹, GS그룹, CJ그룹 등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외 오리온그룹, OCI그룹 등도 앞다퉈 제약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약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대기업의 강점은 막강한 현금 동원력이다. 대기업들은 그룹 차원의 자체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 안정적 재무 구조를 지닌 모기업이 제약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에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롯데지주의 채무 보증을 활용해 9000억원을 단숨에 조달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론 제약 사업은 돈만 있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과거 국내 대기업의 수많은 실패 경험이 이를 방증한다. 한화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 등이 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실패를 겪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최근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롯데와 CJ도 이미 한 차례 쓴맛을 본 적이 있다. 최근 제약 사업에 진출하는 대기업의 행보를 보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감지된다. 과거 대기업이 제약 사업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한 점이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제 기업들은 긴 호흡이 요구되는 신약개발 업종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시장 진출 전략도 한층 정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그룹만 해도 3년 전 암크바이오 설립 이후 조용히 물밑에서 신약 사업을 위한 준비를 지속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의 오너들이 제약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SK그룹, 롯데그룹, 오리온그룹, HD현대그룹, GS그룹 모두 경영권 승계 작업을 밟고 있는 오너들을 제약 사업에 전진 배치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다. 리스크가 큰 데다 단기간 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면 뚝심 있게 투자를 밀어붙일 수 있는 강력한 오너십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반도체로 먹고사는 시대는 이제 끝이 보인다고들 한다. 성장 한계를 헤쳐 나갈 신성장동력이 제약 산업이란 덴 이견이 없다. 인류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의미를 차치하고라도 제약 사업은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성공해야만 하는 국가적 과제인 셈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국내 대기업들이 이번엔 결실을 보길 기대하고 또 응원한다.2024-12-12 06:17:58차지현 -
[기자의눈] 국산 API 활성화 필수가치의 중요성[데일리팜=황병우 기자] 국산 원료의약품(API)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약가혜택을 주는 안이 행정예고 되면서 활성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분야 전반에서 소부장(소재& 8231;부품& 8231;장비)의 국산화가 강조되면서, 국산 원료의약품의 활성화도 제약산업의 필수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0월 행정예고한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 고시(안)를 살펴보면 국가필수의약품 신규 제네릭이 국산 원료 사용 시 약가를 가산하고 적용 기간을 늘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또 기등재 품목이 원료 수급을 수입에서 국산으로 다변화하면 상한금액 조정신청을 수용해 주기로 했다. 다만, 첫발을 떼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존재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제약업계는 기업의 참여가 중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동기부여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큰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디테일을 강조하고 있는 것. 국가필수의약품 제네릭 신규 등재 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약가에 한정된 지원책 등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 국내 기업이 중국이나 인도 등 해외 원료의약품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원가 절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사가 국산 원료의약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당근책이 필요한 이유다. 업계는 국산 원료의약품 활성화 정책을 보건안보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관리를 강화한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당시 큰 혼란이 있었으나, 오히려 소부장 국산화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제약바이오산업을 각 국가에서 미래 먹거리로 삼은 상황에서 높은 해외 원료의약품 의존은 반도체 분야의 사례처럼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국산 원료의약품의 활용을 넘어 필수 요건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시장 규모의 한계 등으로 국산 원료의약품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은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국산 원료의약품 활성화를 위해 매출과 원가 절감을 중시하는 제약사와 한정된 재원을 운영하는 정부 간에는 시각차가 존재한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원료의약품 활성화 논의가 다각화되기를 기대해 본다.2024-12-11 05:30:29황병우 -
[기자의 눈] 임상 성공보다 중요한 '악재 고백'[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오름테라퓨틱은 항암제 후보물질 'ORM-5029'의 임상1상 도중 중대한 이상반응(sAE)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ORM-5029는 HER2 표적 유방암 신약후보물질로 임상에 진입한 유일한 회사 파이프라인이다. 현재까지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가 항암제 투여 시 발생하는 간질성폐질환(ILD), 간부전, 신부전 등의 부작용이나 사망으로 이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오름테라퓨틱은 임상을 중단하고 이상반응 발생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했다. 오름테라퓨틱은 공시와 함께 임상시험이 지연될 경우 기술이전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과 목표매출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험도 함께 알렸다. 이 회사는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효능이 미진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했음에도 알리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 당장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이상반응과 미진한 효과에 대해 감추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한 바이오 기업은 임상시험 도중 원료에 돌연변이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임상시험을 강행한 사실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가 성행하던 시기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앞다퉈 자사의 치료제와 백신이 유효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상용화된 품목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부 제약사는 기존 보유하고 있는 치료제들에서 코로나19 변이에 효과를 보였다며 상용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는 대부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몇몇 업체는 정부가 지원하는 국비를 받고 돌연 임상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는 국비 먹튀 논란으로 이어졌지만 코로나19가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며 더 이슈화되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늑장 공시나 일부 희귀질환에서 임상데이터 조작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은 “이상반응 데이터가 실수로 누락됐다”, “1차 평가변수는 충족하지 못했지만 2차 평가변수에서는 가능성을 보였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유효성을 확인했다” 등 다양한 임상 결과에 대한 설명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모두 임상적 가치를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대부분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있거나 더 이상 치료옵션이 남아 있지 않은 환자들이 포함된다. 환자가 생명이 직결되는 임상에 참여했다는 이유는 결국 생명 연장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서다. 임상은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정확한 설계가 보장되지 않는 한 후기 임상에 진입하지 못할뿐더러 상용화는 더더욱 요원해진다. 결국 초기에 발견했던 부작용이나 미진한 효과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회사의 이득 이전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윤리 의식 함양이 선행되지 않으면 앞으로 국내 제약업계가 공개하는 임상 데이터에 신뢰도가 곤두박질 칠 것이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환자 생존 연장을 위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노력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수단으로써 임상데이터가 활용되서는 안될 것이다.2024-12-10 06:17:13손형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