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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약개발 바이오기업의 배당 딜레마[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번 돈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게 바이오텍의 본질인데 당장 배당을 하라는 요구를 마주하면 참으로 막막합니다." 최근 만난 한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말이다. 그는 기술수출을 통한 기술료 수익으로 현금 흐름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그럴수록 자본 배분에 대한 고민은 오히려 더 깊어진다고 토로했다. 벌기 시작한 돈을 어떻게 써야 '회사에도 주주에게도' 맞는 선택이 되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고민은 이 CFO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자본시장 전반에서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바이오 업계에서도 배당을 둘러싼 담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술수출이나 신약 상용화로 현금 여력이 생긴 기업을 중심으로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가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실제 최근 열린 오스코텍 투자자 행사에서는 배당과 자본 배분을 둘러싼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벌어들인 수익을 R&D에만 재투자하는 현행 전략이 주주환원 측면에서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성장 전략과 주주환원 간 균형을 놓고 논의가 오갔다. 배당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이나 주식 형태로 돌려주는 행위다. 회계적으로는 영업활동을 통해 누적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한다. 지속적인 이익 창출이 전제돼야 가능한 만큼 배당은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가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주주 입장에서 배당은 기업 성장의 성과를 함께 나누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다. 투자에 대한 보상인 동시에 기업이 창출한 이익에 대해 주주가 정당하게 누릴 수 있는 권리다. 기업 규모가 커지고 사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수록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배당이 항상 최선의 선택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기업의 현금 여력이 배당으로 소진된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기회를 포기하는 기회비용을 수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무학적 관점에서 기업이 현금을 재투자해 주주가 기대하는 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면 배당보다 성장을 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더 유리하다. 더욱이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라면 배당 여부에 대한 판단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들 기업의 가치는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확보한 현금을 임상과 파이프라인 확장에 재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렉라자로 발생한 로열티가 당장의 배당으로 소진되기보다 '제2, 제3의 렉라자'를 키우기 위한 R&D 자금으로 재투입될 때 신약개발 바이오텍 특유의 폭발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물론 기업 수익이 안정화될수록 주주환원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자 숙명이다. 다만 배당을 밸류업의 만능 해법처럼 받아들이는 시각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오랜 기간 R&D와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막 신약개발 성과가 가시화한 기업에 당장의 현금 분배를 압박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기 시작한 거위의 배를 성급히 가르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밸류업의 본질은 현금을 나누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창출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 지속적인 성장과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만들어내느냐에 있다.2026-01-22 06:00:43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침묵하는 지역약사회, 약사는 과연 안녕한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너무 조용한 약사회네요. 초고속으로 총회를 마치겠습니다.” 최근 한 서울 분회 정기총회를 참석했다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움을, 다른 한편으론 씁쓸함을 느꼈다. 감사보고, 사업계획, 예산 심의까지 참석한 약사들 요청에 총회집으로 갈음되더니 상급회 건의, 기타 토의는 손을 들고 나서는 약사가 없어 결국 집행부에 위임하며 마무리 됐다. ‘조용한 약사회’라며 허탈해 하는 총회의장의 모습을 보며 순간 여러 생각이 스쳤다. 수년 전과는 많이 다른 분회 총회의 풍경이 단순 그 자리, 그 시간의 온도였을까, 아님 지금의 약사회 현주소일까. 지역 약사회 정기총회는 약사단체 운영의 핵심 의사결정 자리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임원을 선출하고 사업계획과 예산을 승인하며 정관을 개정하는 약사회의 ‘의회’이자 지부와 중앙회를 떠받치는 뿌리다. 그런 의미에서 분회 정기총회는 단순 연례행사가 아니다. 1년 만에 회원 약사들이 만나 화합을 다지는 동시에 지역 약사들이 현안을 공유하고, 불합리한 제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중앙회로 목소리를 전달하는 가장 기초적 약사회의 민주 구조다. 그러나 최근 서울, 경기 지역 분회 정기총회를 돌아보자면 그 풍경은 이 같은 의미와는 적잖은 괴리를 보인다. 과연 성원은 될까 싶을 만큼 곳곳의 빈 자리는 예삿일이고, 감사보고, 사업계획, 예산 심의를 서면 총회집으로 갈음하는건 일상이 됐다. 여기에 지부, 중앙회의 현안 파악, 정책 결정에 밑 바탕이 될 상급회 건의사항이나 토의는 사라진 지 오래다. 수년 전만 해도 경쟁적으로 약국 현장의 문제를 알리고, 약사회가 해결해 줬으면 하는 민원이나 건의사항을 적극 개진하던 약사들의 목소리는 더 이상 분회 총회에서 찾아볼 수 없다. 회원 약사들의 목소리로 채워져야 할 총회 시간의 절반 이상은 내빈들의 축사나 자기 업적 생색내기 등 공허한 발언들로 채워지기 일쑤다. 이런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회원 약사 개개인의 무관심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그보다 약사회가 실질적 변화나 피부에 와닿는 효능감을 회원들에 안겨주지 못한 것이 결국 약사 개개인의 무관심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약사들의 무관심과 침묵은 원인이 아닌 결과일 수 있다. 분회 정기총회가 더 이상 질문도, 논쟁도 없는 자리가 된다면 약사회의 민주적 기반은 겉으로만 유지될 뿐 실질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텅빈 총회 회의장을, 발언하는 사람이 없어 멋쩍게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풍경을 보며 자문해 본다. 지금의 약사사회는 과연 안녕한가.2026-01-21 06:00:43김지은 기자 -
[기자의 눈] 창고형 약국과 OD파티 '위험한 공존'[데일리팜=강혜경 기자]소비자가 카트를 끌고 약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쇼핑할 수 있는 형태의 창고형 약국이 전국적인 현상이 돼 버렸다. 16개 시도지부 가운데 창고형 약국이 개설되지 않은 지역은 5곳에 불과하다. 창고형 약국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창고형 약국을 트렌드로 인식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니즈이자 추세인 만큼 자칫 창고형 약국에 대해 대한약사회의 부정적 견해가 반발만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창고형 약국을 방문했다 그들의 장바구니를 보고 화들짝 놀란 경험도 적지 않다. 10정 들이 타이레놀을 10통씩 구입하는 소비자, 30정 들이 해열진통제를 대여섯 통씩 구입하는 소비자, 30정 들이 종합감기약과 판콜·판피린 등 액상형 감기약이 잔뜩 실려있는 카트. 개인을 넘어 한 가족이 먹는다고 가정해도 많은 양이다. 실제 창고형 약국 리뷰를 보면 '1년치 상비약을 구입했다', '2년치를 한번에 샀다'라는 글도 심심찮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식품과 달리 유효기간이 길고, 상비용도로 사두면 언젠가 먹는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상기해 봐야 할 또 다른 이슈가 있다. 바로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OD파티다. OD는 overdose의 줄임말로 한번에 많은 양의 약을 복용하거나, 여러 약을 섞어서 복용하는 이상하고도 위험한 유행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OD파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외신보도가 잇따랐다. OD파티라는 명칭이 붙었을 뿐 우리나라에서도 게보린을 과량 복용해 학교를 조퇴하는 등의 사례가 십 여년 전에도 유행한 바 있다. 문제는 창고형 약국이 이같은 부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약국을 돌아다니며 약을 사모으거나 대신 구매해 주는 대리구매까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창고형 약국이 활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고형 약국이 일반 약국에 비해 위험하다고 속단할 수는 없지만, '다들 많은 양을 구입하는 분위기 속에', '약사 수가 많아 인력이 로테이션 되는 상황에서' 보다 부담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창고형 약국에 대한 가격과 편의성만 강조되는 부분이 안타깝다. 안전상비약 약국외 판매 제도 시행 이후 청소년의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문제는 점차 증가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안전상비약 판매 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2007~2011년과 시행 후인 2013~2017년의 청소년 10만명 당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사례 건수는 2.4건에서 3.8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6세에서 18세 청소년에서의 위험성이 높게 나타났다. 누군가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제도변화가 누군가에게는 악용되거나 오남용될 수 있다. '청소년이 미래'라고만 외칠 게 아니라 공존하는 창고형 약국과 OD파티라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과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할 때다.2026-01-20 06:00:40강혜경 기자 -
[기자의 눈] 실리마린 소송이 남긴 재평가 신뢰도 시험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급여적정성 재평가 제도의 신뢰도가 서울고등법원 확정 판결을 계기로 시험대에 올랐다. 부광약품의 실리마린 성분 간장질환 치료제 ‘레가론’이 급여재평가 탈락 이후 급여삭제 처분을 받았다가, 항소심 판결 확정으로 급여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서다. 급여재평가 결과가 사법 판단에 의해 뒤집힌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임상적 유용성’의 판단이다. 법원은 보건당국이 제시한 급여삭제 근거를 충분히 합리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급여재평가 과정에서 제시된 자료 선택과 해석, 비교 기준이 객관성과 일관성을 갖췄는지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그간 임상적 유용성 평가는 보건당국의 전문성과 재량에 기초해 이뤄져 왔다. 그러나 그 판단의 결과가 법원에서 부정되면서, 제도 전반의 판단 논리와 절차를 되짚는 작업이 불가피해졌다. 나아가 임상적 유용성 평가가 과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작동했는지, 아니면 '행정적 판단'에 더 무게가 실렸었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물론 법원의 판단이 곧바로 행정 판단의 전반적 오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 퇴출과 직결되는 제도에서 판단의 핵심 전제가 처음으로 법원에서 뒤집혔다는 점은 가볍지 않다. 급여재평가 제도의 법정 안정성과 정책 신뢰도를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현행 제도의 책임 구조 역시 재점검이 필요하다. 급여재평가는 단순한 급여 조정이 아니라, 기업의 제품 존속 여부를 좌우하는 제도다. 평가 결과에 따라 생산 중단이나 연구개발 축소, 시장 철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판단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에선 소송 참여 여부에 따른 다른 품목들과 형평성 논란이 발생했다.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던 업체들은 급여삭제에 따른 손실을 그대로 감내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잘못된 판단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지만, 기업과 시장은 돌이킬 수 없는 비용을 치른다. 이러한 책임 배분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가 상고를 포기한 선택 역시 다양한 해석을 남긴다. 판결 수용이 현 상황에서 합리적 판단이었을 수는 있다. 다만 급여재평가 제도 자체에 대한 점검과 보완 없이 개별 사건으로 정리된다면, 유사한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급여재평가 시행 시기를 ‘매년’에서 ‘수시’로 조정할 계획이다. 급여재평가가 일회성 제도가 아니라 상시적 관리 수단으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임상적 유용성 판단 기준과 절차가 보다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충돌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실리마린 판결은 지난 2019년 국민건강보헙종합계획 발표 이후 2021년부터 본격 시행된 기등재 의약품 급여재평가 제도의 기준과 구조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됐다.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급여재평가를 상시 관리 수단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급여재평가는 앞으로도 수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레가론 판결은 제도의 ‘속도’보다 ‘정밀도’가 우선돼야 함을 보여준다. 평가 기준의 투명성, 자료 선택의 객관성, 결과에 따른 책임 구조까지 재점검하지 않는다면 급여재평가는 신뢰받는 정책 수단이 아니라 분쟁을 낳는 제도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2026-01-16 06:00:40김진구 기자 -
[기자의 눈] 급여재평가 기준 개편이 가져올 변화[데일리팜=정흥준 기자]급여재평가 기준 개정으로 대상 품목의 확대·축소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불필요한 논쟁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선정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평가 성분 지정에 대한 제대로된 논의 과정이 보완되지 않으면 소모적인 논쟁이 뒤따를 우려가 있다. 오늘(15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재평가 기준 개정이 논의되기 전부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는 “제약업계 편의만을 봐주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학회나 전문가로부터 건의된 약제, 약효가 상충되는 데이터·임상 근거가 발표된 경우 등으로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매년 올드드럭 중 해외 등재국가와 청구액 등으로 필터링해서 대상을 지정한 것과 비교하면 기준이 모호해졌다는 판단이다. 결국 급여재평가 품목을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등재국이나 청구액 등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성이 있는 약제는 무엇이든 재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령 청구액의 0.1%(약 200억원) 이하, 외국(A8) 1개국 이상 급여되는 성분이라도 재평가 타깃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작년 심평원은 기준 개정을 예고하면서 청구액 100억원, 해외 등재 3개국 미만 등으로 대상 범위를 확대하려는 논의를 한 바 있다. 당시 기조가 유지된다면 급여재평가 기준 개편은 건약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재평가 대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산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기존 기준으로 재평가 대상이 아니었던 성분이 포함되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기준 개편의 영향이 어디로 튀든 불필요한 논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기준 개편이 건정심을 통과한 것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발표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이견이 없을 성분 지정 절차만 갖춘다면 사후관리 정비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2026-01-15 06:21:51정흥준 기자 -
[기자의 눈] 초고가약 별도 기금, 정부 찬성 논리 발굴해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보건복지부가 드라마틱한 수준(53.55%→40%대)의 제네릭 약가 산정률 인하를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을 통한 1조원 규모의 건강보험재정 절감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혁신 신약 건보급여를 지금보다 확대해 환자 치료제 접근성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제네릭을 주요 매출 수단으로 경영중인 국내 제약사들은 "국산 제네릭 약가를 깎아 다국적 제약사 신약 급여에 쓰는 건보행정"이란 비판을 내놓고 있다. 복지부가 개편을 예고한 약가제도에 제네릭을 제외한 신약에 대한 약가인하 기전이 없다시피 한데다, 갈수록 커지는 고가 신약 건보급여 확대 요청에 대해서만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는 게 국내 제약사들의 반발 배경이다.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 내에서 국산 비중이 큰 제네릭과 해외 제약사 비중이 큰 신약 간 정책 비중 분배에 실패했다는 비판이다. 결국 단일 건보재정을 활용한 신약 급여 확대와 국산 제네릭 육성, 건보재정 지속가능성 강화란 숙제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현실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 속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제안이 한층 솔깃하게 들린다. 강중구 원장은 지난 12일 정은경 복지부 장관의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항암제,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등 초고가 신약에 대한 건보급여 확대 해법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강 원장은 1회 투약만으로 완치에 가까운 질환 호전을 입증안 초고가 원샷 치료제 등의 급여등재를 전담하는 별도 기금을 신설할 필요성에 재차 불을 당겼다. 강 원장은 올해 업무보고에 앞서 지난해(2025년) 신년사에서도 비용효과성이 낮은 초고가 신약에 대해 별도 기금을 설치해 환자 치료제 접근성을 강화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건보재정 외 별도 돈주머니를 만들어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 급여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초고가 신약 별도 기금 신설 논의는 지난 20대, 21대 국회와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하며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건강보험공단이 복권기금법이 정하는 복권수익금을 배분받을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법과 복권법을 개정하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은경 장관은 강 원장 제안과 국회 계류중인 입법안을 토대로 별도 기금을 만들어 수 억원~수 십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치료제 급여를 전담토록 하고 건보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복지부 차원의 입장이나 논리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정 장관은 장관 취임 전 인사청문회 단계에서 희귀질환 별도 기금 신설과 관련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정 장관은 "고가 치료제 적용 등으로 기금 규모보다 필요 재정이 더 크면 탄력적인 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별도 기금 설치보다는 지속적인 급여 적용 범위 확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견해를 드러냈었다. 1조원 건보재정 절감을 타깃으로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을 내놓으며 국내 제약계 반발이 극에 달한 지금, 별도 기금 설치를 향한 정 장관의 전향적인 검토가 뒤따라야 마른수건 비틀어 짜기 약가행정이란 비판으로부터도 일부 자유로워질 수 있을테다. 복지부가 벼랑 끝에 몰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타깃으로 지역의료발전기금 신설 등을 공격적으로 검토중인 사례를 환자 초고가약 접근성 확대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이란 미션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2026-01-14 06:00:45이정환 기자 -
[기자의 눈] K-제약, JPM '참가의 시대' 끝났다[데일리팜=최다은 기자] 국내 제약사들에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는 더 이상 ‘참가 자체로 의미 있는 행사’가 아니다. 무엇을 들고 왔는지, 그리고 그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기준에서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리다. 차세대 먹거리를 증명하지 못한 기업에게 JPM은 기회의 무대가 아니라, 한계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가 바이오·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중심의 무대를 넘어, 국내외 제약사들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JPM은 JP모건이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투자 콘퍼런스로 매년 1월 개최된다. 행사에서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만나 업계 트렌드를 공유하고, 신약 개발과 파트너십 등 주요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주목되는 점은 과거 바이오 기업 중심이던 JP모건 컨퍼런스의 제약사 참여도 강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JPM은 신약 개발 바이오텍이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중심의 행사였다. 최근에는 완제 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석하면서 자사의 파이프라인과 사업 전략을 알리고 있다. 올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뿐 아니라 유한양행, 한미약품, SK바이오팜,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등 여러 전통적인 제약사들이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제약사들이 직접 메인 발표에 나서지는 않지만, 공식·비공식 미팅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에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알릴 전망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제약사들이 기존 주력 품목의 매출 성장만을 강조하기보다,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JPM 무대를 활용하는 방식이 단기적인 투자 유치나 이벤트성 기술이전보다는, 중장기 성장 전략과 후속 파이프라인을 전제로 협업 가능성을 점검하는 성격이 짙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제약사들이 더 이상 내수 중심 사업 구조에 머물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맞닿아 있다. 약가 인하, 제네릭 경쟁 심화 등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차세대 먹거리’ 확보가 생존 과제로 떠올랐다. JPM이 단순한 홍보 무대가 아니라, 향후 10년을 좌우할 사업 방향성을 점검하는 시험대로 인식되는 이유다. 다만 JPM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글로벌 투자자와 빅파마가 주목하는 것은 막연한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임상 진척도와 차별화된 기전, 상업화 가능성을 갖춘 데이터다. 구체적인 개발 일정과 협업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많은 미팅 속에 묻히기 십상이다. JPM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시작된 논의는 향후 기술이전, 공동개발,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계약이나 기술이전 성과를 기대하기보단,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경쟁력을 점검하고 글로벌 협업의 단초를 마련하는 것으로도 의미는 적지 않다. 이번 JPM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어떤 성과를 남길지 당장 가늠하긴 어렵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의 파이프라인과 기술 전략이 어느 수준의 평가를 받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개발 방향성과 상업화 로드맵이 명확한 기업들은 공식 발표 여부와 무관하게 비공식 미팅만으로 의미 있는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내 제약사들에게 이번 JPM은 단순한 ‘참가 이력’을 쌓는 자리가 아니라, ‘참가의 시대’가 끝난 이후 무엇으로 경쟁할지를 점검받는 출발선이 되고 있다.2026-01-13 06:00:40최다은 기자 -
[기자의 눈] 바이오텍 성과만큼 중요한 지배구조[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오스코텍은 국내 바이오 업계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긴 바이오텍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를 배출했고 최근에는 프랑스 사노피와 대형 기술수출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현금 창출원을 확보했다. 바이오 기업이 평생 하나도 달성하기 힘든 업적을 연달아 써 내려가고 있다. 최근 투자자 대상 행사에서 보여준 청사진은 더욱 고무적이다. 회사는 상업화 신약과 기술수출로 확보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외부 자금 조달에 의존하지 않는 R&D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1~2년 주기 추가 기술수출 계획과 함께 항내성 항암제, DAC 등 차세대 플랫폼을 축으로 한 중장기 파이프라인 로드맵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1세대 바이오텍의 관록이 느껴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현재 오스코텍 주가는 4만원 후반대로 52주 최고가 6만6000원 대비 약 30% 낮다. 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8192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순위 43위에 머물러 있다. 바이오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FDA 허가 신약과 글로벌 빅파마 기술수출 이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보수적으로 책정됐다는 평가다. 주가 흐름을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지배구조와 자본 전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제약하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오스코텍은 현재 자회사 제노스코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제노스코의 코스닥 상장이 중복상장 논란으로 사실상 무산된 이후 지분 구조를 단순화해 장기 성장 전략을 일원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제노스코 잔여 지분 인수를 위한 밸류에이션과 재원 마련 방식을 둘러싸고 모회사 주주와 자회사 주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완전 자회사화 과정에서 주주 가치 희석 가능성과 인수 가격의 적정성을 놓고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지배구조 정리와 자본 전략에 대한 해법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오스코텍의 기업가치가 연구개발 성과를 온전히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바이오텍은 태생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안고 출발한다. 공동 창업이 많고 연구개발 단계별로 자회사 설립이나 분리가 반복되는 데다, 성장 과정에서 다수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지배구조가 점점 다층화된다. 이 같은 복잡성은 기술 개발 국면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파이프라인이 상업화와 현금 창출 단계에 접어들면 곧바로 주가를 흔드는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한다. '누구 몫이 더 큰가'를 두고 주주와 경영진,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오스코텍의 지배구조와 자본 전략을 둘러싼 논쟁 자체가 국내 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성숙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일지 모른다. 과거처럼 생존과 임상 진입 자체가 최대 과제였던 시기를 지나, 누가 얼마를 부담하고 어떤 구조로 성과를 나눌 것인지까지 따지는 단계에 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회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바이오텍에도 기술 데이터만큼이나 정교한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오스코텍이 이번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단지 한 기업의 주가 흐름을 넘어선 문제다. 향후 국내 바이오텍이 상업화 이후 어떤 지배구조와 자본 전략을 선택해야 할지 가늠하는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오스코텍은 지금까지 기술과 성과로 시장의 신뢰를 쌓아왔다. 이제는 제노스코 완전 자회사화 방향과 재원 마련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해 시장을 설득하길 기대한다.2026-01-09 06:00:43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CES 2026, 피지컬 AI와 활용 과제[데일리팜=황병우 기자]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6의 키워드 중 하나는 '피지컬 AI(Physical AI)'였다. CES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테크 전시회로, AI, 디지털 헬스케어, 모빌리티, 스마트홈 등 미래 기술의 흐름을 집약해 보여주는 글로벌 무대다. 이번 CES에서는 의료 현장에서 사용성이 높은 의료 AI, 자동화 기반의 진단 기술, 여성 건강 분야의 혁신이 주요 테마로 제시됐다. CES가 원래부터 기술의 미래를 보여주는 자리였지만 올해는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기조연설에서 피지컬AI를 전면에 세우며 로보틱스·자율주행·제조로 이어지는 실행형 AI 흐름을 강조했고, 의료·헬스케어 영역에서도 활용 시나리오를 모델이 아니라 제품·파트너십의 언어로 풀어냈다. 이 변화는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CES는 공식 프로그램에서도 디지털헬스를 주요 축으로 걸었다. KOTRA 분석에 따르면 CES2026 산업별 트렌드에서 디지털 헬스 분야는 전년 대비 참가 기업 수가 약 7.4% 증가하며 전체 산업군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확장'이라는 표현도 공식적으로 등장했다. CES 측은 2026 디지털헬스 프로그래밍이 여성 건강, AI, 웨어러블 등으로 더 넓어진다고 안내했다. 다만, 피지컬AI라는 화두는 디지털헬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의료기기 업계에 새로운 도전의 과제를 던진 모습이다. 관심의 무게중심이 기술의 성능에서 현장 속 역할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인공지능이 논문 속의 유효성을 넘어 병원 워크플로우의 병목을 얼마나 줄이는가, 운영비·인력·시간을 얼마나 절감하고 그 결과가 계약으로 연결되는지 등 실적을 요구 중이다. 디지털헬스는 오랫동안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의 시간을 빌려 성장해 왔다. 그러나 피지컬 AI 시대의 시장에서 이제는 그 혁신이 실제 비용 구조를 바꾸고 일상 진료 흐름을 재설계할 수 있는지까지 묻고 있다. 이런 면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전략적 M&A를 통해 외연을 넓혀온 업계 선두주자인 루닛이 손익분기점(BEP)에 대한 질문을 계속 받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는 비단 특정 기업의 숙제가 아니다. K-의료기기 기업 전체가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의료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와 결합해 실질적인 경제적 효용을 입증해야하는 상황을 맞닥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이 실체가 되기 위해선 결국 환자와 의료진의 손에 닿아야 한다. 최근 씨어스테크놀로지와 대웅제약이 보여준 협력 모델은 이 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력을 가진 벤처가 전통 제약사의 견고한 영업망과 신뢰를 지렛대 삼아 의료 현장의 보수적인 벽을 뚫어내는 성과는 향후 벤처 기업의 매출에 대한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CES 2026이 던진 질문은 명확하다. 이제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래 먹거리'를 넘어 현실의 매출로 연결 될수 있는 실체가 있는 산업이라는 입증이다.2026-01-08 06:00:43황병우 기자 -
[기자의 눈] 고가 신약, 효과와 효율 사이 딜레마[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고가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의 출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신약의 약효는 분명히 좋아지고 있고 생존을 연장하거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옵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치료제를 어떻게,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사용할 것인가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 지점을 둘러싼 고민이 적지 않다. 여러 종양내과 의료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현재의 급여 기조는 다소 역설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환자 수가 많은 암종일수록 약효가 뛰어나더라도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여 적정성이 인정되지 않은 결과 자체보다도 그 판단의 배경과 기준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과거에는 신약의 허가나 급여 심사 과정에서 전체생존기간(OS) 개선 효과와 함께 국내 환자의 임상시험 참여 기여도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 국내 환자가 임상 결과에 기여했다면 허가와 급여 결정 과정에서도 일정 부분 반영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약효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환자 수가 많으면 급여 논의에서 불리해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은 희귀암 중심으로만 급여 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방향을 조정했다면 그 판단 기준과 배경을 보다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환자들은 왜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제가 급여에서 제외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의료 재원이 한정돼 있다는 점은 현장에서도 인정하는 현실이다. 다만 그 재원이 정말 가장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암 환자의 추적 관찰 과정에서 시행되는 CT, MRI, PET-CT 검사 가운데에는 명확한 근거 없이 반복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영역의 지출을 정비하는 것만으로도 필수 치료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을 상당 부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건강검진 시스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는 암 환자에게도 일반 국민과 동일한 건강검진 안내가 발송되면서 중복 검진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다. 암 환자는 이미 병원에서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검사를 받고 있음에도 중앙 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해 이를 행정적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단순 암 환자를 일반 검진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정부는 약가 개편과 급여 제도 개선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겠다고 말한다. 희귀질환과 암 환자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는 명분도 제시한다. 신약 접근성 향상을 위한 방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한정된 재원을 이유로 치료 접근성을 제한하기에 앞서 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고가 신약 시대의 급여 논의는 단순히 '줄이느냐, 늘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효과와 효율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그 기준이 환자 생존과 치료 접근성에 있다면 먼저 조정해야 할 것은 불필요한 지출과 제도적 비효율일 것이다.2026-01-07 06:00:39손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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