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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약대신설 약사회·약학계 '패싱' 자초한 정부정부의 약학대학 정원 증원과 약대 신설 계획에 약사회와 약학계가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약사회·약학계는 연일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1월 중 심사에 통과한 신설 약대를 확정·공표한다. 새로 생길 약대 개수는 2개 내외다. 개국약사들은 정부가 이미 포화상태인 약사 인력을 제대로 된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늘리려 든다고 비판한다. 약대 교수들도 약사 인력 추계의 미흡성과 함께 약대 신설 필요성 관련 약학계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복지부와 교육부는 '개국약사'가 아닌 '제약산업·병원약사' 양성을 위해 약대 정원 증가와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놨다. 구체적으로 복지부 약무정책과 관계자는 "약사 인력 확대는 갈등의제가 아닌 선택의제다. 산업·병원약사 수요는 꾸준히 제기된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업·병원약사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35개 약대 정원을 늘려주는 것 보다 새로 약대를 설립하는 게 합리적이란 결론을 도출했다"고 했다. 약대 정원 증가는 현직 약사와 약대생에게 예민한 의제다. 약대 신설은 약학교육 백년지대계를 내다봐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약사를 늘리고, 약대를 신설하는 데 대한 견해는 정부나 약사회, 약학계 등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엇갈릴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약사회와 약학회 더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에 예민하고 중대한 이슈를 결정하는 데 있어 의견수렴 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복지부는 2030년 약사 인력 수요 전망을 근거로 교육부에 약대 정원 60명 증원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늘어날 60명 정원을 소화하는 방법으로 약대 신설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의견조회 공지나 TF회의, 공청회 등 절차는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가 약대 신설이란 답안지를 미리 정해놓은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중이라는 비판이 일견 타당성을 얻는 이유다. 약사들은 청와대와 정치권의 요구를 복지부·교육부가 전향적으로 수렴해 약사 인력을 늘리는 데 반영했다는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결국 이번 약대 증원·신설은 정부가 형식적인 공식 의견수렴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사회·약학계 패싱' 비난을 자초했다. 해당 이슈가 갈등 의제라면 정부가 갈등과 오해 최소화에 앞장서야 한다. 선택 의제라면 약대 증원·신설이 불가피한 이유를 앞세워 정부가 약사·교수 설득에 나설 일이다. 약대 신설 후 건전성 강화 방안을 설명하는 것 역시 정부의 의무다. 약대 신설은 결정됐다. 이제부터 정부는 약사회·약학계 내부 전문가 중 약대 심사위원을 선정해 신설 약대 신청서 검토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약사회·약학계 간 상호 오해를 최소화한 약대 정책이 요구되는 때다.2018-12-02 18:51:49이정환 -
[기자의 눈] 제약산업, 이제는 변해야 할 때다공동(위탁)생동 제한, 위탁제조 GMP 평가자료 제출 면제 폐지, 의약품 심사자료 요건 중 유전독성과 발암성 유연물질에 대한 품질관리 자료 제출, 금속불순물관리 가이드라인 제정 등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설하거나 개정을 검토 중인 원료·완제의약품 허가·심사 규제 관련 안건이 산적해 있다. 이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안전한 의약품 관리'다. 사실 식약처가 새로 만들거나 강화하겠다고 한 규제들은 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이 정도 수준에서 관리하면 괜찮겠다"고 했던 것들이다. 다만 현 시대에 와서 돌아보니 규제를 풀어주거나, 필수적으로 강화해야 할 항목이라고 판단이 든 것이다. 지난 7월 발사르탄에서 발암 유발 가능 물질 NDMA가 확인된 것은 국제적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 상징적 사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해외 진출이 필수다. 바다를 건너 제품을 팔기 위해 해당 국가의 규제 수준에 맞춰 의약품을 개발, 제조, 유통해야 하는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 식약처가 규제를 강화하는 이유다. 제약사들이 따라오면, 식약처도 다시 이에 맞도록 규제를 보완해나갈 것이다. 그렇다고 제약사들이 노력해오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보고도 알지 못 했던 것들, 무심코 지나쳐버린 것들이었을 수 있다. 따라서 내수 시장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으로 성장해왔다.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제약산업 환경의 핵심은 제네릭이기 때문이다. 새로 발표될 전방위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규제 대책도 결국 제네릭을 외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제약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안내서가 돼야 한다. 제네릭을 캐시카우로 삼아 신약개발로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의약품 개발과 제조에 노력하지 않는 제약사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시장경제 논리다. 한편에서 제기되는 공동(위탁)생동 제한 등이 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통의 순간이 다가올 수도 있다. 걱정이 될 수도 있다. 복제약이던 신약이든 제대로 된 의약품을 만들고자 고민해 온 제약사라면 새로운 규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는 제네릭에 특화된 제약사입니다." "저희 회사는 개량신약을 위주로 신약 R&D에 주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향후 10년 뒤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특화된 무기를 갖춘 제약사들이 많아질 날을 기대해본다.2018-11-29 06:10:33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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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일부 바이오벤처의 부적절한 기업홍보바이오벤처의 기업설명회(IR)가 줄을 잇고 있다. 신약 개발 또는 기술수출 전까지 마땅한 매출이 없는 바이오벤처 특성상 IR은 기업의 기술력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몇 안되는 통로다. IR을 통한 기업 가치 상승은 임상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긍정적 역할을 한다. 다만 일부 바이오벤처의 부적절한 IR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자사 물질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사 제품과의 비교는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대규모 기술수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오스코텍도 그렇다.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레이저티닙(YH25448)이 글로벌 기업 얀센에 최대 1조4000억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판매량에 따른 러닝개런티 제외)으로 라이선스 아웃되면서 계약 금액의 40%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올 3분기 매출액 33억원, 영업손실 65억원의 오스코텍에게 턴어라운드 모멘텀이다. 오스코텍은 기술이전(11월 5일) 이후인 11월 13일 IR을 개최했다. IR 자료에는 레이저티닙 경쟁사 품목인 아스트라제네카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이 언급됐다. 레이저티닙과 오시머티닙을 같은 슬라이드에 띄워놓고 전체생존율(ORR) 등 효능(Excellent efficacy)과 안전성(Excellent safety)을 나열했다. ORR 레이저티닙 61%, 오시머티닙 51% 등이 명시됐다. 용량별 ORR 차이도 수록됐다. 대부분 수치는 레이저티닙이 높았다. 반면 물질별 임상 디자인은 환자수 정도만 소개됐다. 임상에서 약물 간 우월성, 비열등성은 직접 비교(Head to head)에서만 논할 수 있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간접 비교시에는 각주 등 확실한 표기를 해주는게 원칙이다. 직접 비교가 아니라는 문구는 적어도 자료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자칫 전후 사정을 모르는 투자자들에게는 레이저티닙이 오시머티닙보다 좋은 약으로 비춰질 수 있다. 현재 레이저티닙은 2상중, 오시머티닙은 3상을 거쳐 전 세계적으로 시판되고 있다. 비슷한 예는 에이치엘비 IR에서도 나왔다. 에이치엘비는 위암 등 다양한 암종 치료제로 리보세라닙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IR 자료에서 리보세라닙의 장점 중 하나로 낮은 부작용을 강조했다. 바이엘 스티바가, 바이엘 넥사바, 화이자 수텐과의 부작용 발현율을 비교했다. 고혈압 리보세라닙 30% 미만, 스티바가 20~50%, 넥사바 15~30%, 수텐 20~50% 식으로다. 오스코텍과 마찬가지로 타 약물과의 간접 비교다. 역시나 임상 디자인별 환자 효능 및 부작용이 다를 수 있다는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스코텍과 에이치엘비 IR 자료는 일반투자자들도 쉽게 볼 수 있는 홈페이지 또는 기업공시채널(KIND)에 게재됐다. IR 발표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기업도 있다. 안트로젠은 IR에서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고 말한지 이틀만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10월 31일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실패한 안트로젠은 11월 6일 열린 IR에서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묻는 투자자 질문에 "당분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11월 8일 100억원 가량의 유증 결정 공시를 냈다. 바이오벤처에게 IR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수단이다. 다만 부적절하거나 과장된 표현은 투자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기업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작은 소스에도 크게 반응하는 제약바이오주라면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한다.2018-11-26 06:10:16이석준 -
[기자의눈] 환자의 '각성'이 불러온 어떤 '오해'"의사 선생님, 제발 잘 부탁드릴게요. 살려만 주세요." 시대가 변했다. 의사에게 매달리며 읍소하는 일이 전부였던 환자, 혹은 환자의 가족들은 이제 수술 논문을 뒤지고 임상 시험 데이터베이스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gov)에서 신약을 찾는다. 국내 허가된 약이 보험급여 장벽에 막혀있을 땐, 유관부처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에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한 민원이 쏟아진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예외는 아니다.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 표현하는 관계자도 있다. '존재하지만 먹을 수 없는 약'을 바라보는 환자와 가족들의 분노는 이루말할 수 없다. 당사자가 아니면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절박함, 상승한 국민들의 지식수준과 인터넷의 발달에서 비롯되는 행정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이같은 시대의 변화는 정부와 제약업계 간 '빈번한 오해(?)'를 낳았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제도 특성상, 환자들에게는 '신약이 허가-제약사 급여 등재 신청-정부가 재정영향을 고려하느라 등재가 지연, 혹은 무산' 방식의 사고가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인 까닭이다. 즉 무조건은 아니지만 '신약의 등재'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환자와 제약사는 같은 이해관계에 놓이게 된다. 정부 입장에서 제약사가 아닌, 환자의 압박은 위력이 크다. 때문에 정부는 환자들의 놀라운 행정력 뒤에 제약사가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잖다. 어찌보면 합리적인 의심이다. 같은 이해관계에 놓였을때, 환자는 제약사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없는 것은 아니다. 환자단체를 종용해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을 형성하는 회사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시장성이 떨어진다 판단해 여론의 비판이 쇄도해도 아예 약의 도입을 무효화하는 회사, 정부의 보장성 방안에 포함될 것을 염두에 둬서 고의로 약가협상을 지연시키는 회사, 모두 실존한다. '오해'라는 단어 뒤에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하지만 지금은 제약사 입장에서도 환자는 '양날의 검'이다. 약의 허가 후 제약사가 세우는 등재 계획보다 환자들이 빨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화이자가 겪었던 유방암치료제 '입랜스' 사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오프라벨 적응증 이슈도 이제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있지 않다. 어려운 문제가 됐다. 그래서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만약 어떤 제약사가 환자를 종용하다 발각된다면 큰 지탄을 받아야 겠지만 정부가 일일이 의심하며 소모하면 안 된다. 환자들이 키운 신약에 대한 대중성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2018-11-22 06:10:00어윤호 -
[기자의 눈]삼성바이오 회계논란, 한번이면 족하다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기준 변경을 3년 여만에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 내리면서 논란이 거세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표이사 해임을 권고하고, 과징금 80억원 부과와 회계처리 기준 위반 내용을 검찰에 고발했다. 발표 즉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는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증선위의 판단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 회사는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 뿐 아니라 금융감독원이 참석한 질의회신 연석회의 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문제 없다는 판단을 받았고, 다수의 회계전문가로부터 회계처리 적법 의견을 받았다는 게 삼성 측이 적법성을 주장하는 근거다. 주식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2009년 2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제도 도입 이후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폐지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시장 잔류 가능성을 관측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가 상장 전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회계처리가 정정될 경우 상장요건 자체가 미달이라는 점에서 상장폐지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주 회자되는 사례가 미국의 '엔론 사태'다. 2000년 기준 1008억달러(약 131조원)의 연매출을 형성하던 엔론은 2001년 말 15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가 드러나면서 뉴욕남부지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의 5대 회계법인 중 하나로 엔론의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아서앤더슨은 해체됐고, 제프 스킬링 CEO는 24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02년 7월 미국 의회가 사베인즈옥슬리 법안(상장회사의 회계 개선 및 투자자 보호법)을 제정하는 데도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해당 법안은 회계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회계감독위원회(PCAOB)를 설립하고, 회계 장부상 오류가 있을 경우 기업 경영진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다. 거의 모든 대기업의 재무제표를 감사할 수 있도록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권한도 확대했다. 미국 내 여러 기업의 회계 상태와 관련 활동들에 대한 감시와 시장의 투명성이 강화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번 사태는 여러 가지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표면상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문제지만,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무효소송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참여연대는 "이번 분식회계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불공정하게 진행된 제일모직-(구)삼성물산 합병을 합리화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감원의 일관되지 못한 기준 적용도 비난의 소지가 있다. 회사 측의 주장대로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문제 없다"고 판단한지 2년만에 공식입장을 바꿨지만, 과거 결정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여부를 가늠하긴 힘들어 보인다. 단 금감원에는 고의 분식회계 판단과정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남아있다.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3년 전 5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대우조선해양은 1년 3개월 만에 주식거래가 재개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판 사베인즈옥슬리 법안은 탄생하지 못했다. 또다른 대기업의 분식회계 사태가 불거지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민낯을 드러냈을 뿐이다. 과거의 실수를 바로 잡겠다고 나선 금융당국이 제2, 제3의 삼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국내 자본시장이 성숙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논란과 같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사건은 한번이면 충분하다.2018-11-19 06:10:46안경진 -
[기자의 눈]약평위 인력풀 확대, 정책 실효성 의문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인력풀을 현행 83명 내외에서 100명으로 확대한다고 사전예고 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인력풀에 17명이 더 참여하게 되는데, 이 중 5명이 소비자단체(환자단체 포함)가 추천하는 전문가다. 오는 20일까지 별다른 의견이 없으면 그대로 확정되면서 소비자단체 인력풀이 현행 6%에서 10%까지 늘어난다. 결국 이번 약평위 운영규정 개정안은 가입자 측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인력풀을 확대하는 데 있다. 개정사유 역시 비슷한 이유다. 심평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지적사항 이행을 개정사유로 들었는데, 당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약평위 위원 가입자 비율을 지적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전문가·공급자·가입자·공익대표가 함께 있지만 가입자 입장을 대변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인력풀 확대가 실효성 있는 정책인지 의문이다. 늘어난 숫자만큼 참여하는 소비자단체 추천 위원들이 가입자의 '대표성'을 지닐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약평위 내부 운영규정을 보면 '위촉 전문가가 1인일 경우 3인 이내까지 추천받아야 한다'는 게 있다. 소비자단체에서 10명의 인력풀을 구성하려면 심평원에 30명을 추천해야 한다. 사전 검증을 위해서 복수의 추천 후보가 필요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약사법 및 의료법 위반, 직무윤리 등 1, 2차 검증 이후 단체별 추천순위 선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약평위 인력풀이 구성된다. 여기에서 '3연임 제한'이라는 운영규정까지 있어, 지난 5기와 현재 6기 약평위 위원을 연속해서 지냈다면, 추천을 받아도 내년 7기 인력풀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데일리팜이 약평위 5기와 6기 위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연임률은 28.91%로 당연직인 정부 관계자를 제외하면 소비자단체 추천 연임률이 40%로 가장 높았다. 5명 중 2명이 연임됐다. 건강보험가입자포럼 추천으로 위촉된 김진현 서울대간호대 교수의 경우 지난 1기와 4기, 5기에 이어 6기에도 약평위 위원이 됐다. 3연임을 제한한 약평위 운영규정과 배치되지만, 이 분야 전문가 인력풀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예외적으로 다시 위촉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단체 인력풀 인원을 확대한다고 가입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뉴 페이스'의 위원이 참여할 기회가 늘어난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심평원의 개정사유인 '추천단체별 위원의 부정청탁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여 위원회의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내용이 늘어난 인원으로 부정청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지, 실효성 있는 운영규정 개정안인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2018-11-15 06:10:51이혜경 -
[기자의 눈] 웃는 약국에 고객이 많다약사회장 선거철이 되니, 회장 후보들을 하루에 몇 번씩 만나지만 민초 약사 만날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행사장을 가도 후보들 동선 쫓기에 바쁘고, 오늘 하루 후보들이 어디에 가는지, 어느 지역 유세를 하러 가는지 확인하기 바빠서다. 최근 한 예비후보의 약국 유세 현장을 동행했다. 평소에도 그렇게 많은 약국을 하루 만에 다 돌아본 경험은 없던 터다. 하루 동안 100개 넘는 약국을 비록 1~2분에 불과한 시간일 지라도 많이 돌아보았던 건 처음이다. 그런 만큼, 평소에 한 두 약국을 깊이 들여다볼 때와는 다른 점이 보였다. 특히 대형 병원 앞 문전약국을 보면 보면 내가 본 경향이 확실히 두드러졌다. 다수의 약국이 연달아 5~6곳 씩 붙어있을 수록 확연히 보이는 '약국 경영의 법칙'이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위치의 약국인데 환자가 몰려 대기 환자가 많은 약국과 대기 환자가 없는 약국 간 차이다. 환자가 붐비는 약국은 환대와 웃음이 있었다. 직접 들어가 말을 건네면, 대기 환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약사는 눈을 맞추고 인사를 받아주었다. 웃으며 반겨주는 약사도 적지 않았다. 선거 유세라는, 약국 매출과는 당장 무관한 방문객인데도, '아, 네~ 수고하십니다'라며 말을 받아주었다. 반면 환자가 없는 약국은 약사도 웃음이 없었다. 반기지 않는 불청객이라서인지몰라도 표정의 변화 없이 데면데면 명함을 받고 '얼른 나가 주었으면'하는 의사표시를 몸으로 내보였다. 별 말이 없었지만 방문객을 무안하게 하는 냉랭한 분위기에 선거 유세를 위해 나선 사람도, 동행한 나도 얼른 뒷걸음쳐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웃음이 있는 약국과 웃음이 없는 약국 간 차이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수치화한 에비던스는 없을 지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단 1000원 짜리 상품을 하나 사더라도 환대 받는 곳에 가고 싶다는 건 인지상정이라는 것을. 우리 약국들이 힘들고, 진상 손님도 많고, 팍팍한 현실을 견디고 있다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웃는 약사가 있고 웃지 않고 눈마저 마주치지 않는 약사가 있다. 조금 더 활짝 웃을 수 없을까. 지지를 요청하는 후보자의 심정이 환자, 또는 소비자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2018-11-12 00:55:43정혜진 -
[기자의 눈] 민초약사에겐 엄격하고 후보에겐 관대이중잣대. 유사한 상황에 대해 각자 다른 지침이 불공평하게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누가봐도 문제될만한데 한쪽에는 지나치게 박하고 또 다른 쪽에는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 제3자의 눈에는 불편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약사회장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경선이 확실해진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일부 지부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지난 선거와 달리 쟁쟁한 세명의 인사가 후보로 나선 서울시약사회는 불법 선거운동 여부를 두고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양덕숙 예비후보의 사전선거운동 의혹이었다. 양 예비후보가 서울 지역 약국을 방문해 약학정보원이 발간한 도서 'PharmIT3000 매뉴얼'을 배포하는 게 사전 선거운동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결과는 ‘주의 조치’였다. 이후에는 양 예비후보가 소속된 기관들을 중심으로 문제가 불거졌다. 약학정보원, KPAI(한국약사학술경영연구소)가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며 상대 두 후보의 선관위 제소가 이어졌다. 사실상 양 후보를 겨냥한 제소였다. 이 역시 모두 ‘엄중 주의’ 조치로 일단락 됐다. 부정, 불법 선거 제소 건에 대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약사회 선관위의 주의 조치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허울뿐인 제제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사실상 ‘주의’는 약사회 선거관리규정상 별다른 제제를 가할 수 없는 명목상의 조치일 뿐이기 때문이다. 반면 민초약사에 대한 선관위의 태도는 달랐다. 서울시약사회 선관위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특정 대학 동문들에 양덕숙 예비후보 지지 호소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한 약사에 대해 경고 처분을 통보했다. 선관위는 이 약사에 대해 '대한약사회장 및 지부장 선거관리 규정 제30조(선거운동기간) 선거운동은 당해 예비후보자의 등록이 끝난 때부터 선거 개표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다(개정 04.3.5)를 위반했다. 동 규정 제54조의 2(선거운동의 방법 등 위반)②항에 의거 경고 처분한다'고 밝혔다. 경고 처분은 분명 강제성을 띈 제재다. 올해 선거에서는 경고가 세 번 누적될 경우 당사자의 선거권, 피선거권을 박탈된다. 후보자는 그 자격이 박탈되게 돼 있다. 처분을 받은 약사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조치다. 그런 의미에서 효력 없는 ‘주의’ 처분이 난무했던 후보자들과 바로 경고 처분이 내려진 민초약사에 대한 선관위의 제재는 분명 온도차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중앙선관위는 점차 혼탁해지는 선거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며 엄중 대응을 예고했다. 문재빈 선거관리위원장은 "이후 발생하는 어떤 불법적 선거운동에 대해서도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공명선거가 되도록 조치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밝혔다. 과연 그 엄격하고 엄중한 조치가 후보들에게도 공명정대하게 적용될지, 지켜볼 일이다.2018-11-07 18:28:43김지은 -
[기자의 눈] 제네릭 난립 문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정부가 제네릭약물 난립 문제를 풀기 위해 대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발암 우려 고혈압치료제 사태가 터지면서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 발암 우려 고혈압치료제 사태와 제네릭 난립이 인과관계가 없다면서 정당성에 의문을 던지는 의견이 크다. 맞는 얘기이다. 이번 발암 우려 고혈압치료제 사건이 제네릭 난립으로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전체 유통량과 상관없이 발암 우려 고혈압치료제 제네릭 품목수가 많긴 하다. 제네릭 품목수가 많아서 특별히 이번 사태가 더 커졌다고 보긴 무리다. 어찌보면 엉뚱한 데 화살을 맞은 꼴이다. 하지만 국내 제약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제네릭 난립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제네릭이 많아서 생기는 부작용은 한 둘이 아니다. 특히 처방권 경쟁 심화에 따른 불공정 경쟁 발생의 근본적 요인이다. CSO(의약품판매대행)가 리베이트의 온상으로 지목받는 중심에는 역시 제도권을 벗어난 제네릭이 있다. 대형·중소 제약사 할 것 없이 제네릭 판매를 CSO에 맡기는 비중이 높다. 신약이나 경쟁력 있는 개량신약이라면 굳이 판매를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 수십개사가 경쟁하는 제네릭은 직접 팔기엔 위험부담이 크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기도 한다. 제네릭 범람으로 의약품 도매창고나 약국장에는 동일성분 제품수가 넘쳐난다. 보관공간도 커져야하지만, 그만큼 반품도 늘어난다. 유통과정에서 비효율적 비용이 발생되는 것이다. 형평성 문제도 야기된다. 현재 국내 의약품 제도에서는 선발 제네릭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자체 투자 선발 제네릭이 그렇지 않는 제네릭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게 된다. 위탁생산을 통해 뒤늦게 합류한 제네릭에도 기회가 있기 때문에 영업에서 따라잡으려 무리한 판촉활동이 생기게 된다. 현재 제네릭 난립 원인에는 공동·위탁 생동제도가 지목되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대수술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반대여론도 커 제도 추진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동·위탁 생동은 사실 문제될 게 없다. 생동시험을 완료한 품목과 똑같은 약에 생동시험을 면제한다는 취지는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제도로 생산 효율성을 위한 구조조정이 진행돼 위수탁 사업이 활발해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이를 통해 저비용 개발 제네릭이 무분별하게 나온다는 것도 사실이다. 제네릭 난립에 따른 문제가 더 크고, 민간에서 스스로 정화가 어렵다면 정부가 강제적으로 통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공동 생동제도를 통해 제네릭을 만든다는 점에서 변화에 대한 긍정여론을 조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론에 부딪혀 이 문제를 등한시한다면 작금의 리베이트, 제네릭 경쟁력 문제 해결에 아무런 진전도 볼 수 없다.2018-11-05 06:16:21이탁순 -
[기자의 눈] 품절약 사태, 제약사 각성 필요한 때예기치 않은 약국 의약품 품절로 분노한 약사를 만났다. 야무진 옷매무새의 여약사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핸드백에서 가지런히 접은 장기 품절약 리스트를 내밀었다. 리스트에는 약품명, 제약사, 품절사유, 예상기간, 대안, 연락처, 약국 내외부 공지여부 등이 꼼꼼하게 기록됐다. 20년 가까이 약국을 경영한 베테랑 약사의 면모가 여실했다. 품절약으로 약사와 환자가 곤란을 겪는다는 불만은 취재현장에서 자주 들어왔지만 현실은 더 심각했다. 약사와 환자가 의약품을 매개로 소통하는 약국에서 이유 없이 약이 없다는 건 치명적이다. 약사는 환자를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고, 환자는 다른 약국을 방문하거나 의사를 다시 찾아 재처방을 받아야 한다. 여약사는 가장 개선돼야 할 문제로 제약사의 책임의식을 꼽았다. 제약사는 품절약 사태 중심에 서 있는데도 정작 품절로 인한 피해나 불편에 대해서는 함구하거나 때론 고압적이기까지 하다고 했다. 여약사는 제약사를 무작정 비난하고 싶지만 않다고 했다. 허리케인 등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피한 외부상황으로 인한 약품 품절까지 문제삼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다만 자사 의약품 별다른 제형의 판매를 촉진하거나 기업 이윤을 목적으로 별다른 이유 없이 약을 품절시키는 경우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적어도 제약사가 품절 시점과 품절 기간, 품절 사유를 약국 약사에게 친절하고 상세히 설명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약사가 연락처를 물어물어 제약사 품절약 담당자에게 문의했을 때 상식적인 수준의 응대를 하라는 지적이다. 틀린 말은 없었다. 약사와 환자는 의약품 품절 사태에 책임이 없다. 약사가 자칫 주변 의료기관과 소통미스나 재고판단 착오로 약을 구비해놓지 않았다면야 문제지만, 꼼꼼히 약품 리스트를 체크한 약사에게 장기 품절 책임을 지울 수는 없는 일이다. 제약사는 의약품 판매로 수익을 내는 제조·판매자다. 약사는 의사 처방약을 조제·판매하는 의약품 소매업자다. 환자는 의사 진료와 약사 복약지도에 맞춰 약을 복용해야 하는 최종 소비자다. 이같은 유기적인 관계는 결국 약 없이는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다. 품절약 사태에 대한 제약사 각성과 변화가 필요하다. 자신이 판매하는 의약품의 수급 안정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불가피하게 품절됐다면 약사와 환자에게 사유나 공급시점 등 정보를 빠짐없이 제공해야 한다. 약사와 환자는 이같은 정보를 요청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도 제약사는 품절 사유와 입고 시점을 묻는 약사에게 퉁명스럽거나 무관심하게 응대하고 있다는 게 약사들의 분노 포인트다.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 역시 품절약 사태에 뒷짐만 질 일이 아니다. 국민 건강과 건보재정 누수 최소화 차원에서도 의약품 장기품절 사태는 없어져야 한다. 제도와 정책 규제로 제약사가 품절약 사태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장기 품절약의 의료기관 처방을 멈추게 하는 일, 당연하면서도 병·의원, 약국, 환자 혼란을 없애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품절 사태 책임을 물어 제약사를 규제하는 방안은 추후에 논의되더라도 당장 국내에 재고가 없는 약의 처방전이 지속 발급돼 혼선이 반복되는 불합리는 있어서는 안 된다.2018-11-01 10:16:46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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