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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회원사 고통에 침묵중인 제약바이오협회보건복지부가 조만간 내놓을 약가제도 개편안이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지고 있음에도, 제약바이오협회는 공식적으로 침묵하고 있다. 이익단체인 협회가 규제를 강화해 달라며 공동생동 금지를 강하게 외쳐 올 때와 다른 태도다. "누구를 위한 제약단체인가"라는 목소리가 업계 안에서부터 나온다. 검토되고 있는 개편안을 받아든 제약업계는 약가인하 자체만으로도 큰 문제지만, 여기에 침묵하는 제약협도 문제가 있다고 반응한다. 중소제약사들은 대형 제약사 위주의 협회 태도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민심이 협회로부터 떠나 당장 탈퇴 운동이라도 일어날 상황이다. 지난 2011년 11월 '전국 제약인 생존투쟁 총 궐기대회'에 약 1만명이 서울 장충체육관에 몰렸었다. 정부가 계단식 약가제도를 폐지하고 일괄 약가인하 제도를 도입하는데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110년 제약 역사상 첫 궐기대회였다. 그리고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지금은 불신의 화살이 제약바이오협회로 향하고 있다. 모든 회원사를 모아야 할 협회가 침묵함으로써 복지부 약가 개편안에 동의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제약협은 식약처에 공동생동 단계적 금지를 건의하며 "모든 회원사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협회가 대표성을 띄고 있기에 모든 제약사를 대변한다"는 뜻을 강력히 전했다. 복지부는 제약협 침묵을 모든 회원사의 합의된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약가 개편은 중소제약사만의 일이 아니다. 뇌신경계 질환이나 패취·파스 등 분야에 특화된 훌륭한 강소기업이 있다. 국내 제약산업은 118년이 됐지만 첫 국산 신약은 20년 전에야 나왔을 정도로 역사가 짧다. 강소기업을 만들기 위한 중소제약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또한, 차세대 산업인 바이오 분야에서 활약하는 바이오벤처 창업자 대부분 그 모태는 제약사다. 제약에서 경험을 쌓아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정부가 그토록 원하는 제약 강국으로 가기 위해선 산업이 농익을 시간이 필요하고, 중소제약이 살아야 한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로부터 주요 경제 현안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민간 부문 일자리 확충이 부진하다"며 고용 창출 등 혁신성장 노력을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경영 환경이 불안해진 제약사들은 소극적 고용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고, 이는 산업 외형 축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2011년 약가인하 이후 발표된 2012년 복지부 보건복지관련 산업 일자리 통계조사에서 당해 상반기 제약업종 종사자는 2만 391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18명(11%)이 감소했다. 국내 제약산업 환경에서 중소제약이 죽은 자리와 그 이익은 대기업이 가져갈 것이다. 약가 개편안은 혁신도 개혁도 아닌 대기업 체제 강화 방안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제약협이 대기업만 대변하는 '집단'이냐는 비판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2019-03-22 06:12:08김민건 -
[기자의 눈]백신 접종비 카르텔과 의사들의 구태의연우리나라 의약품 국산화 선봉에는 백신이 있다. 이제는 이른바 '프리미엄 백신'도 토종 제약사들이 만들어 내고 있다. 녹십자, SK케미칼의 4가 백신이 승인됐고 외자사의 전유물이었던 단백접합 폐렴구균백신, 자궁경부암백신, 대상포진백신 등의 상용화 및 개발도 한창이다. 하지만 백신 경쟁력의 제고와는 달리, 접종비를 둘러싼 의사들의 카르텔은 구태의연하다. 가령 한 백신의 구매가(의사가 제약사로부터 백신을 사들이는 가격)가 10만원이라 치자. 이 경우 암묵적으로 의사들 간 용인(?)되는 적정 접종비는 20만원 가량이다. 그런데, 백신이 공급되고 시간이 지나면 박리다매를 노리고 많게는 15만원까지 접종비를 내리는 동네의원들이 나타난다. 아예 이벤트 성으로 마진을 포기,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곳도 생긴다. 해당 의원은 곧바로 주변 의사들의 비판 공세를 받는다. 자기 배만 채우려고 동료를 저버린 배신자로 치부된다. 이같은 논란은 심하면 진료과목 간 다툼으로 확산된다. 해당 과 의사회가 나서 백신이 어떤 과목 전문의에게 맞는 것이 정답이라는 캠페인을 벌인다. 재밌는 점은 마진에 있다. 백신의 경우 접종비와 구매가의 차액에서 세금 30% 가량을 제한 금액이 의사들의 소득으로 남는다. 이들이 주장하는 적정가격, 즉 20만원의 접종비를 받을 경우 세무신고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약 7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어떤 노동자에겐 일당과 맞먹는 금액이다. 15만원을 받아도 3만5000원 가량이 남는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개원의들은 여기에 접종행위료, 인건비를 포함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구매가 1만원에 1만2000원 가량이 소득으로 남는 독감백신의 물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개원의도 자영업자다. 알고 있다. 남들보다 노력해 따 낸 의사면허에 합당한 고소득을 원하는 심리도 이해가 간다. 또 백신의 가격은 정해진 것이 없기에, 자신이 수긍하는 금액을 내 걸 권리도 있다. 다만 사들이는 가격의 2배 가량을 적정 가격이라 칭하고 카르텔을 형성하려 들지는 말았으면 한다. 의사 말이라면 무조건 수용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는 점을 제발 '인지'하길 바란다.2019-03-18 06:12:54어윤호 -
[기자의 눈] 식약처와 미 FDA의 상반된 제네릭 정책미국식품의약국(FDA)이 12일(현지시각) 노바티스의 고혈압 치료제 '디오반(발사르탄)'의 새로운 제네릭 제형을 허가했다. FDA는 알켐 래보라토리스에 발사르탄 제네릭 판매를 허가하는 명분으로 '의약품 공급부족 해소'를 내세웠다. 불순물 검출 ARB(안지오텐신 Ⅱ 수용체 차단제) 계열 고혈압약물의 대량회수로 빚어진 의약품 공급난에 선제 대응한다는 취지다. 스콧 고틀립(Sccot Gottlieb) FDA 국장은 "일부 제약사들이 연달아 발사르탄 제네릭 제형의 회수에 나서면서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 제고를 위해 허가신청이 이뤄진 발사르탄 제제를 우선적으로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사르탄과 같은 ARB 계열 중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약물들을 더 많이 허가하는 방식으로 공급난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고틀립 FDA 국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의약품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 제네릭, 바이오시밀러에 있다고 보고 제네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특허 문제가 없는데도 제네릭이 등장하지 않는 시장에 제네릭을 개발한 첫 회사에 180일간의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마련해 제네릭 개발과 허가과정에서 발생하는 업체의 부담을 완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FDA의 제네릭의약품 허가건수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FDA는 지난달 블룸버그가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 공급된 제네릭의약품 품질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공식성명서를 통해 강력한 반박의사를 표명했다. 생동성시험을 통과한 제네릭의약품의 품질은 오리지널과 차이가 없다고 못박고, 제네릭 허가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인도 등 해외기업을 포함한 제네릭 생산업체 관리감독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FDA의 제네릭 활성화 조치는 우리나라와 상당한 괴리가 보인다. 미국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강력한 규제를 통한 제네릭 개수 줄이기에 나섰다. 국내 허가된 제네릭이 지나치게 많아 유독 발암물질 검출 제품이 많았다는 지적에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네릭 난립 해소를 위해 전방위 규제를 발표했다. 내년 5월부터 생동성시험 1건당 허가받을 수 있는 제네릭 개수를 4개로 제한하고, 3년 뒤부턴 공동생동을 전면금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가격 통제 정책으로 제네릭 줄이기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제네릭 난립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 류영진 전 식약처장은 최근 제약CEO 간담회에서 "발사르탄 사태 당시 외국 회수 사항을 보면 한국보다 10~50배 큰 시장에서도 품목은 10~15개에 그치는 반면 우리는 175개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시장규모에 비해서 엄청난 숫자다. 그렇게 해선 경쟁력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다만 제네릭 개수가 많은 것 자체만으로 지나치게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 제네릭의약품이 산업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축소시켜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네릭의약품 판매를 통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캐시카우 마련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불만도 발생할 수 있다. 제네릭 허가건수와 품질관리는 별개 문제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제네릭 시장 환경도 분명 다르다. 우리 정부가 제네릭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장점은 외면한 채 예기치 못한 불순물 파동을 기업 활동 규제에 이용하려는 건 아닌지 찜찜할 따름이다.2019-03-14 06:15:18안경진 -
[기자의 눈] 제2의 리피오돌 사태 없어야건강보험공단이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과 환자 보호 관련 사항을 골자로 하는 약가협상지침 개정을 검토 중이다. 개별 제약사와 진행하던 계약 조항 중 의약품의 원활한 보험급여와 환자의 치료접근권, 건강보험 재정 보호를 위한 방안을 지침에 명시해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약가협상 합의사항은 건보공단과 개별 제약사, 두 법인 간 비공개 협의에 의해 개별적으로 결정되는 '비공개' 사항이지만, 건보공단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세부 조항을 공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지침 공고일이 결정되지는 않았다. 취재 과정에서도 건보공단 관계자는 '조만간'이라고 표현했다. 지침 개정안 의견조회 여부도 확실하게 답하진 않았다. 건보공단의 '규정 등 관리 규칙'에 따라 사전예고가 필요한 대상에 약가협상지침은 없다. 이 때문인지 제약업계는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KRPIA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국회 등에 약가협상 합의서 개정 작업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건보공단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제약사에게 일방적으로 의무를 부과한다는 점, 의견조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지침개정은 게르베코리아의 리피오돌 공급거부 사태에 따라 건보공단이 1년 가까이 공들인 결과물이다. 지난해 3월 말 게르베코리아는 약가 인상을 요구하며 보건복지부에 '60일 후 공급 중단과 국내 시장 철수' 의사를 밝혔었다. 환자를 볼모로 했기 때문에 정부는 한발 뒤로 물러났고, 리피오돌 약가를 3.6배 올려줬다. 4월에는 오츠카가 약가협상을 거쳐 급여등재가 완료된 아이클루시그를 2개월 동안 공급하지 않아 환자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건보공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해외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제약회사의 경우, 국내 환자를 위한 과도한 보상이나 약가협상 계약서 재작성을 요구하면 한국 공급을 철회하겠다는 의사까지 시사했었다. 이 과정을 안다면, 우리나라 정부가 철저히 '을'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을 시사하기도 한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게르베코리아 대표가 출석했지만 '송구스럽다'는 사과만으로는 그동안 환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불안을 없애기엔 부족했다. 결국 건보공단은 유사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약가협상 부속합의서 조항을 꼼꼼히 손질할 수밖에 없었다. 환자 보호장치 마련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또다시 환자를 볼모로 한 제약사의 갑질은 없어야 한다.2019-03-11 06:14:29이혜경 -
[기자의 눈] 국민세금과 약사회비, 무엇이 다른가'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해외 나가 배워올 게 있었겠지'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가까운 과거에 우리는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 시의원, 구의원이 지자체 예산이나 국민 세금으로 연수를 빙자한 외유를 떠났다 된서리를 맞은 사례를 여럿 보았다. 약사사회에서 세금에 비견되는 것이 약사들이 낸 회비다. 회비는 분회와 지부, 대한약사회를 움직이는 예산이자 자원이고 약사회의 정치력을 유지하는 동력이다. 최근 만난 젊은 약사는 신상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힘들게 번 돈으로 낸 회비를 임원들이 해외 연수 가고 호텔에서 밥을 먹는 데 소진하는 걸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대관 관계자나 지자체 인사에게 접대하기 위해 호텔에서 밥을 먹어야 할 때는 있겠지만, 임원들끼리 모여 불필요한 회비를 쓰는 게 너무 당연시 되는 건 불합리하다는 의견이었다. 그 의중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라서 반박할 수 없었다. 조찬휘 집행부가 7일 마지막 상임이사회를 서울 강남의 모 호텔에서 진행한다. 임기 내 마지막 상임위인 만큼, 상임이사는 물론 원장, 본부장, 특보, 특별위원장 등 임원이 모두 모여 마지막 집행부 활동을 마무리하는 모양새다. 그간 활동 상 어려움이 없지 않았으려니, 마지막 상임위를 고가 호텔에서 화려하게 하려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노고를 치하하기엔 호텔에서 한 끼 식사론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호텔에서 흰 식탁보를 깔고 먹는 스테이크 대신 조용한 식당에서 소박한 한 끼였다면 어땠을까. 내가 만난 한 분회장은 3년 임기 내내 회비로 임원들과 술자리 한 번, 저녁 식사 한번을 하지 않았다. 회의는 저녁을 각자 먹고나서 만나는 시간으로 정해 안건만 집중적으로 논의한 후 헤어졌다. 뒤풀이를 왜 안 하냐는 의견에 "회원들이 낸 회비는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면 안된다"고 말했다. 임원들 뒤풀이가 필요할 때에는 사비를 써서 술을 샀다. 조찬휘 집행부 역시, 6년 임기 동안 크고작은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마무리가 소박하고 단촐했다면, 평소에 하듯, 회관 회의실에서 안건을 논의하고 같이 고생한 직원들과 모여 조용히 저녁 한 끼를 함께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다면 어땠을까 한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호텔에서 갖는 화려한 저녁 한 끼보다 아름답지 않았을까.2019-03-06 22:49:31정혜진 -
[기자의 눈] 장기비전 없는 의약품 정책의 씁쓸함지난 27일 식약처장과 제약업계 CEO 간담회에서 나온 공동생동 제한 방안이 제약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식약처는 제네릭 난립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공동생동을 1+3으로 제한하면서 4년 뒤에는 전면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솔직히 이번 공동생동 제한 방안을 기사 헤드라인으로 접하면서 혼란스러웠다. 만약 2010년 똑같은 제목이 나왔다면 해석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공동생동 제한 제도는 없어져야 할 규제라며 정부 스스로 홍보하면서 제약업계도 이에 화답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규제완화의 물결이 휩쓸때 '공동생동 제한 제도'는 철폐될 규제로 자연스럽게 회자됐다. 어차피 1+2 형태의 공동생동 제한 제도는 생동조작 사건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될 운명이었던 점도 참고됐다. 과거 '당연히' 철폐돼야 할 규제로 인식됐던 공동생동 제한 제도가 이번에는 당연히 부활해야 될 정책으로 변화했다. 하지만 2010년과 2019년 정부는 똑같이 '폐지', '종료'라는 표현을 쓰면서 제도 도입을 응당 해야할 것처럼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정권의 변화는 '응당 해야할 것'의 가치도 확 바꿔버리기도 한다. 이번 공동생동 제한 방안의 명분이나 취지, 목적과 상관없이 이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의약품 정책이 과연 선진 제약산업 육성에 도움이 될지 의심해 본다. 2010년 공동생동 제한 제도를 폐지할 때는 전문 CMO 확립 등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공동생동이 허용되자 제약업계에 위수탁 생산을 주업으로 하는 CMO가 활성화되기도 했다. 식약처는 이번 공동생동 제한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산 제네릭의 해외 진출을 비전으로 삼은 듯 하다.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제약업계에 제네릭 해외 진출은 목표의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우려되는 점은 이번 정부의 비전을 설계해 가면서 과거 정부의 비전은 내동댕이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플랜없이 정권교체마다 바뀌는 의약품 제도는 한방향 노선을 정해야 하는 제약업계에 혼란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번 공동생동 제한 도입과 상관없이 전문 CMO 육성 토대 위에 국산 제네릭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뚝심있는 정책이 지속되길 바란다.2019-03-04 06:16:49이탁순 -
[기자의 눈]일양약품 오너 3세와 체질개선일양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이 창립 첫 3000억원을 넘었다. 전년(2698억원)과 비교해서도 11.2% 성장했다. 연결 자회사인 중국 법인 호조 덕분이다. 정유석 부사장 등 오너 일가가 직접 챙기는 중국 사업은 내수 위주의 일양약품 체질을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일양약품 중국 법인은 ETC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 OTC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 2곳이다. 이들의 일양약품내 존재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연결 매출액 2209억원 중 787억원을 차지했다. 비중은 35.63%다. 2015년, 2016년, 2017년에는 각각 26.25%, 29.81%, 31.76%였다. 세부 항목은 일양약품을 넘어서고 있다. 같은 시점 기준 ETC 회사 양주일양 매출액은 605억원으로 일양약품 전문의약품 내수 매출(555억원)을 추월했다. OTC 회사 통화일양은 182억원으로 일양약품 일반의약품 내수 매출(310억원)과의 격차를 128억원차로 좁혔다. 지난해만 해도 통화일양과 일양약품 OTC 매출액은 238억원 차이였다. 중국 법인 매출이 커질수록 일양약품 매출액에서 해외 사업 비중은 늘게 된다. 내수 사업 위주서 해외로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일양약품 중국법인 경영은 오너 일가가 챙기고 있다. 오너 2세 정도언 회장은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의 '동사장(한국 이사장 직급)'을, 그의 첫째 아들인 정유석 부사장은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과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에서 '동사(이사)'를 맡고 있다. 일양약품의 체질개선은 해외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내 문화도 바뀌고 있다. 정유석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2014년 전무 승진 이후 2016년 사무실 칸막이를 모두 없앴다. 소통 강화를 위해서다. 회의 시간도 1시간으로 단축했다. 일양약품은 회의가 많기로 유명하다. 한 직원은 "일양약품은 전 회사보다도 보수적이어서 놀랐다"며 "다만 최근에는 정 부사장 중심으로 어느정도 사내 문화가 유연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정 부사장은 점심 시간에도 직원들과 어울린다. 간혹 뭉쳐다닐때는 부사장을 인지못할 정도로 스스럼 없이 지낸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조만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전망이다. 4연임 중인 현 김동연 대표이사 사장(전문경영인)과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은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든 사내 문화 변화든 체질개선 중이다.2019-02-28 06:15:54이석준 -
[기자의 눈] 삭센다 광풍과 주사제 의약분업 촌극비만약 삭센다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삭센다는 출시 1년만에 국내 비만약 시장 선두에 섰다. 공교롭게도 삭센다는 1등 비만약 타이틀을 거머쥐는 동시에 시판·유통된지 1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의약분업 논란과 병·의원 불법 판매 이슈를 촉발했다. 지난해 3월 출시 후 전국 의료기관 품절 대란마저 겪은 삭센다가 일부 병·의원의 무진료 의약품 판매, 무더기 처방 등 불법 논란을 유발하며 1등 칭호와 비례하는 유명세를 납부한 셈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유명SNS 키워드 검색창에 삭센다를 입력하면 다수 병·의원이 게시한 '여름 특별 할인 이벤트', '수능생 수험표 할인' 등 무수한 홍보·마케팅 리플렛이 검색된다. 삭센다를 10개 이상 한꺼번에 많이 살 수록 갯수에 비례해 약값을 깎아준다는 게 리플렛의 핵심으로, 최대한 많은 소비자를 유혹하겠다는 의지가 여실하다. 삭센다의 높은 소비자 인기와 병·의원 마케팅 과열경쟁은 의약분업 재평가란 또 다른 논란을 유발했다. 스스로 주삿바늘을 피부에 찔러 넣는 자가주사제 삭센다의 제형 특수성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약사법 상 삭센다를 의약분업 적용 예외 품목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의사와 약사, 정부는 제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약사법은 의약품 조제 권한을 약사에게만 부여한다. 다만 주사제의 경우 의사나 치과의사 직접 조제를 허용한다. 주사제는 의약분업 적용 예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약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행위는 약사만 가능하다. 결국 자가주사제 삭센다를 주사제에 포함시켜 의사 직접 조제를 허용할 것인지, 미포함으로 약사 원외 조제 원칙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가 논란 해결의 태풍의 눈이 됐다. 특히 의사가 병·의원 내에서 삭센다를 1개를 초과해 다량 처방·조제하는 것을 불법성이 없는 '주사제 원내 조제'로 봐야할지 명백히 불법인 '의사의 의약품 판매행위'로 규정해야 할지도 논란이다. 의사는 의약분업 예외 삭센다를 직접 취급할 수 있다는 주장을, 약사는 의약분업 적용 삭센다를 의사가 아닌 약사가 취급해야 한다는 반박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삭센다 논란을 시발점으로 20년된 의약분업을 재평가 해 선택분업으로 전환하자는 주장마저 펴고 있다. 삭센다가 비급여 고마진약인 특성은 의약갈등 명암을 짙게 했다. 공급가 6만원선의 삭센다는 현재 병·의원에서 10만원~15만원에 취급되고 있다. 약사들이 의사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삭센다를 원외처방하지 않고 불법 원내처방·조제중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문제는 의약갈등을 교통정리하고 삭센다 과잉처방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할 규제당국인 보건복지부 조차 제대로 된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주사제는 의약분업 예외 조항으로 의사가 직접 조제할 수 있다. 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약사법 원문만을 반복할 뿐, 1개를 초과한 삭센다는 반드시 원외처방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일선 의사와 약사 간 삭센다를 놓고 발생한 갈등이 커져 복지부에 직접 유권해석을 제기하거나, 법적 소송을 진행하기 전까지 삭센다 취급권 향방은 오리무중이 될 전망이다. 의사와 약사 사이에 끼인 복지부 사정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마진 삭센다가 여전히 큰 시장 인기를 구가중이란 면에서 복지부가 판단을 늦추고 시간을 끌 수록 불법 논란 책임 역시 점점 커진다는 점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복지부가 자가주사제 의약분업 모호성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판단이 빨랐더라면 지난 1년 간 온라인을 도배한 '○○피부과, 삭센다 수능생 특별할인!' 홍보물은 자칫 '뱃살, 올 여름 ★★약국에서 삭센다로 싹~빼자!'로 뒤바꼈을지 모를일이다.2019-02-24 20:09:38이정환 -
[기자의 눈]"겸허히 수용하겠다"에 담긴 블랙코미디'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태도가 있다.' 겸허하다의 사전적 의미다.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최근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당 윤리위가 김순례·김진태 의원의 징계를 전당대회 뒤로 미루겠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징계 '유예'다.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아무런 결정도 나지 않았는데 무엇을 수용한다는 것일까. 무엇으로부터 자신을 낮추고 비우겠다는 것일까. 징계 유예를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쯤으로 착각한 것은 아닐까. 김 의원은 이달 말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초선이면서 비례대표인 그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빼들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는 않았을 거라고 본다. 의도야 어쨌든, 이번 발언으로 그가 유명세를 탄 것은 사실이다. 그는 아니라고 했지만, 특정 정치적 견해를 가진 세력의 지지를 얻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그의 '한 방'은 제대로 통했다. 아무렴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말하는 게 국회의원들 아닌가. 김 의원은 입장문의 말미에 "사즉생의 각오로 전당대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김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가 최종 결정된다. 이와는 별도로 국회 윤리위원회 차원의 징계도 조만간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부디 김 의원이 이 징계에 대해서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반응하길 바란다.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의 엄중한 꾸짖음에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길' 소망한다.2019-02-21 06:17:47김진구 -
[기자의 눈] 가루조제 가산과 처방의사 갑질 논란수가 신설이라는 반가운 소식은 오래가지 않았다. 6세 이상 가루조제에 대한 수가가산이 이뤄진지 두 달째, 약국가의 불만은 한창이다. 약사들의 질타는 불완전한 수가에 대한 공분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의약분업 이후 '을의 되풀이'를 겪는 약사들의 진통에서 비롯된다. 문제를 고쳐보자는 것을 넘어서 "이럴거면 차라리 없던 걸로 하자"고 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가루조제수가는 의약분업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낸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의약분업의 슬로건은 의사의 조제감시와 약사의 처방감시 역할을 내포한다. 하지만 가루조제수가 가산에서 드러난 현실은 어떤가. 가루조제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는 처방을 휘두르고, 약사는 처방만을 바라보며 의료기관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고착화시킨다. 얼마 전 한 의사단체 임원은 회원들이 이용하는 홈페이지에 가루약 처방표기를 하지말라고 요구했다. 어린이 진료에 대한 수가 신설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조제수가 인정은 부당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가루조제 관련 취재 중 "병의원과 친하면 표기되고, 아니면 표기되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금액이 적어 그냥 포기했다"고 푸념하는 약사들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결국 가루조제수가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정말 이같은 문제를 예상하지 못 했을까. 1% 미만으로 저조한 대체조제율에서 사후통보가 의미하는 바를 몰랐을까.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재정관리를 위한 정부의 큰그림이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연하곤란자에 대한 복약편의는 큰 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경남 지역의 한 약국장은 최근 "두세곳에서 조제를 받지 못하고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조제양이 워낙 많아 저녁시간에나 시간을 내 2시간이 넘도록 붙들고 있었던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개선방향에 대한 약사들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소수점처방은 가루조제 가산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 환자동의로 청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거나 일별로 조제수가를 계산해달라는 요구 등이다. 정부는 애써 만든 제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망가진 기능을 고쳐 회복하는 것은 의약사만의 일이 아니다.2019-02-17 18:39:10정흥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