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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식약처는 왜 반박성 자료를 냈을까헌법 제36조 3항.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지난 1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한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현장에서 한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외쳤다. 이날 자리는 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였다. 복지부가 국민으로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추진하는 '허가-급여평가 연계제 활성화' 방안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보건의료단체 소속임을 알린 이 국민은 "인보사 사태 중심에 있는 식약처와 허가-평가연계제도를 강화하는 건 의약품 안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냐며 불만을 쏟았다. 공청회 정책의 핵심은 희귀의약품의 환자 접근성 보장이었다. 의약품 안전성과는 관련이 없었음에도 난데없이 식약처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목소리였다. 인보사 성분 논란을 두고 국민 여론이 어느 정도로 악화됐는지, 식약처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간명한 사건이다. 보건정책을 다루는 자리에서 식약처를 향한 불신이 왜 드러났을까. 작금의 인보사케이주 성분 변경 논란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케이주 주성분 중 2액의 형질전환세포(TC)가 293세포(신장세포)에서 변경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식약처는 허가 과정에서 신장세포로 알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일 모양새다. 인보사케이주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정부가 기업과 진실 싸움이라도 벌이려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의 격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의 발표 과정도 의문이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14분. 코오롱생명과학은 형질전환세포 주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STR(Short Tandem Repeat·유전학적 검사) 시험 결과 "비임상단계부터 시판까지 신장세포를 계속 사용해 온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이었다. 뒤이은 11시 40분. 식약처도 '인보사케이주 중간검사 결과'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식약처 발표 핵심은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자료로 제출한 서류를 분석하니 2액의 주성분은 연골세포가 확실하다"는 내용이었다. 기업과 정부가 같은 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분 논란 발생 약 보름 만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발표된 식약처의 반박성 자료. 조금 달리보면 식약처의 이러한 '시간차 공격'이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왜 식약처는 이보다 일찍 발표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하지 못할 이유라도 있었던 것일까. 코오롱생명과학 해명도 이해가 어렵지만, 그것을 몰랐다고만 하는 식약처를 바라보며 느낄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지난 10일 공청회장에서 불신으로 나타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진실이 호도될 수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식약처가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할 것은 '국민 건강'과 더불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진실성일 것이다. 공무원 헌장 속 공무원은 공익을 우선시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니 지켜볼 일이다. NEWSAD2019-04-19 06:12:34김민건 -
[기자의 눈]협상생략 약제에게 꼭 그래야만 했나'환자를 위해서'. 명분은 같은데, 행동은 충돌한다. 약가협상 생략제도를 선택한 약제를 부속합의서가 막아섰다. 빠른 보험급여 적용을 위해 약가 욕심을 버렸지만 환자보호조치로 인해 등재 속도가 늦춰졌다. 보건당국이 건강보험공단을 내세워 약가협상 지침 개선과 함께 별도로 작성을 요구하는 부속합의서가 화두다. 환자보호조치, 조건이행확약, 제약사 귀책사유 등에 대한 배상책임 등 내용을 담고 있는 부속합의서는 등장부터 업계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다국적제약사들을 대표하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부속합의서는 '합의'가 아닌 '규제'라고 비판하며 행정절차법에 따른 행정예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부속합의서 자체를 잘못됐다고 규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아니, 오히려 의약품 공급중단 사태 등을 방지할 수 있는 환자보호조치 의무조항이 그간 없었던 것이 의아할 정도다. 글리벡, 리피오돌, 아이클루시그. 공급에 문제가 생긴 이 약들은 '암' 치료에 쓰인다. 당연히 대비와 책임이 필요하다. 협회의 주장에도 무리가 있다. 약가협상과 급여목록 등재는 어디까지나 정부와 제약사 간 '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계약 과정에서 작성되는 합의서를 놓고 규제심사를 적용할 이유는 없다. 공단의 '규정 등 관리 규칙'을 보더라도, 사전예고가 필요한 대상에 약가협상지침은 없다. 다만 조항들에 대한 고민은 필요할 듯 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조항들만 보더라도 제약사들의 당황에 공감은 된다. 이같은 조항들의 가감이 개별약제마다 달라진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가 요구하는 표준계약서를 수용하진 않았지만 정부도 이에 대해서는 의견수렴을 통한 조정 의사를 밝혔다. 앞에서 강력한 조항에 부대합의를 이뤄 놓으면 보건당국은 훗날 소송을 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신약은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 불가능한 선을 고집할 수는 없다. 실제 약간의 조정이 있었고, '울며 겨자먹기'의 모양새로 스핀라자, 린파자, 프롤리아, 다잘렉스 등 약제들의 보유사들이 부속합의서에 날인했다. 다 좋다. 향후 논의를 거치고 수정·보완이 이뤄지면 어느샌가 부속합의서는 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런데 엄한 곳에서 부속합의서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0~100%를 수용, 약가협상 생략 트랙을 밟고 올라온 파슬로덱스, 알룬브릭, 아고틴 등 3개 약제에 대해 부속합의서 미작성을 이유로 조건부 등재 판정을 내린 것이다. 속도를 위해 약가를 포기한 약들이다. 대부분 대체약제가 있고 제약사 저마다 전략적인 니드와 목적을 고려해 선택한 등재제도이다. 알룬브릭은 네번째 ALK 표적항암제고 파슬로덱스는 입랜스 병용급여를 위해 먼저 단독 등재 절차를 밟고 있는 약이다. 이들 약물에 대한 공급중단 우려가 당장에 있을까? 현행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 11조의2 제7항 2호와 3호에서는 '(약가협상 생략 약제는) 30일 이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시한 후 30일 이내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해당 약제의 예상청구금액에 대한 협상을 명해야 한다'고 명시 돼있다. "약가협상 생략은 협상에 준하는 가격으로 조기 등재하면서 환자의 접근성을 향상하고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환자 보호 방안이 먼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등재를 지연시키는 것은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 규정에 의해 우선 고시 후 협상 과정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KRPIA의 주장에서도 허점을 찾기는 어렵다. 두말할 필요없이 제약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예상 등재시기가 나오면 급여출시 한달전에 영업사원을 채용하고 병원 랜딩 일정을 조율한다. 이 모든 계획이 이미 어그러졌다. 복지부는 "건정심이 그런걸 어찌하랴", "최대한 빨리 협상이 완료되도록 하겠다"라는 대답이 아닌, 그들이 잃게 된 5~7주간의 시간에 대한 복안을 내놓아야 한다.2019-04-17 06:15:24어윤호 -
[기자의 눈] '몰랐다'는 변명, 환자는 무슨 죄인가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의 국내 유통제품 성분 분석 결과가 오늘(15일) 공개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주성분 2가지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것과 다른 세포로 추정된다며 자발적으로 유통·판매 중지를 결정한지 보름 만이다. 국산 신약 29호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인보사가 허가 취소 기로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분석 결과에 업계 관심이 높다. 인보사는 미국 임상 진행과정에서 1액(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 중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GP2-293세포)라는 사실이 지난주에야 밝혀졌다. 15년 동안이나 인보사의 구성성분을 잘못 알았던 코오롱생명과학은 부랴부랴 국내 판매 중인 인보사의 세포주 분석을 미국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미국 3상 과정에 쓰인 세포주와 국내 유통제품에 사용된 세포주가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세포주가 동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올 경우, 인보사 판매가 재개되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인보사에 적시된 내용물을 변경하는 '허가 변경' 정도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임상제품과 국내 유통제품에 사용된 세포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된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인보사에 포함된 실제 세포가 식약처 허가사항과 명백하게 다르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뿐이다. 당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성분은 신장세포가 아닌, 연골세포였다. 이를 두고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한 한 위원은 "행정적으로 허가사항에 기재된 것과 다른 세포주를 사용한 것이 맞다면 식약처가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강도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사기를 당한 건 비단 식약처만이 아니다. 최초 임상시험 시행과 시판후조사에 이르기까지 11년간 인보사를 투여받았던 국내 환자들은 3500여 명에 달한다. 그들 중 일부는 '국내 유전자치료제 1호'라는 말을 믿고 한회 평균 600만~700만원씩의 시술비용을 지불했다. 하지만 환자들이 지불한 신뢰는 몇년 뒤 안전성 논란으로 되돌아왔다. 개발사는 "이름표만 잘못 붙였을 뿐, 약품 자체의 성분은 허가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 바쁘다. 인보사케이 물질 개발 당시 시험법의 한계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TGF-β1유전자를 연골세포에 삽입한 이후 해당 세포가 연골세포인지를 점검했을 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간이 지나고보니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시험 결과가 달라졌다는 주장이다. 허가당국인 식약처 역시 이번에 인보사 성분을 걸러낸 STR(염색서열반복검사), 일명 유전자지문검사가 의무사항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표했다. 식약처와 회사 측이 '모를 수 밖에 없었던' 변명을 늘어놓는 사이, 죄없는 환자들은 성분을 알 수 없는 약을 맞았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인보사' 함유된 GP2-293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파만파 번지자, 코오롱생명과학은 "완벽한 방사선 조사를 통해 종양원성(암 유발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럼에도 환자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인보사케이 허가과정에 고의적 은폐가 있었는지 여부는 향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따져볼 문제다. 다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질 순 없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는 산산조각나버린 환자들의 국산 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도를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2019-04-15 06:15:52안경진 -
[기자의 눈]곽명섭 과장의 '캐시카우'와 '트레이드오프'약가제도가 요동치고 있다. 불과 반년 새 '향후 5년' 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발사르탄 사건과 고가 면역항암제를 타깃으로 시작한 사후관리방안은 기등재 의약품까지 손을 뻗쳤다. 제네릭 약가제도 개선안과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밑그림이 담겼다. 약제비 적정화와 의약품 보장성 강화 방안이라는 굵직한 방향성이 잡히기까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수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본다. 그중 가장 많은 입김이 작용한 인물은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일 수밖에 없다. 그는 그동안 수차례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약가와 관련한 신념을 밝혀왔다. 말 한마디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 엿보이기도 한다. 곽 과장은 지난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캐시카우(Cash Cow)'라는 단어를 언급했고, 이번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트레이드오프(trade off)'를 사용했다. 앞서 위험분담제 도입 5년 토론회에서 기억에 남는 비유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도 잊히지 않는다. 약가제도의 실무 지휘권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입을 통해 나온 경제학 용어들은 현재 우리나라 약가제도를 짐작게 한다. 죄수의 딜레마. 요약하자면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이 결국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유발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불과 6년 전, 고가 신약의 국내 신속 도입을 위해 표시약가제를 적용할 수 있는 RSA 제도가 들어와 재정을 지불하는 정부와 약제를 도입하려는 제약사가 모두 '윈-윈'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 제도가 지금은 '재정 독성'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이번 약가제도를 통해 이 재정 독성을 잡으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캐시카우와 트레이드오프는 서로 맞물리는 용어다. 신약을 급여권으로 끌어들일 재원 확보를 위해 국내 제약사들의 캐시카우를 정리하는 트레이드오프 전략을 짠 것이다. 캐시카우는 정부의 판단보다, 국내 제약회사가 제네릭 약가제도의 파급력을 줄이고자 제네릭 판매를 캐시카우라고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이 캐시카우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의약품 보장성과 약제비 적정성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급여 정리가 돼야 할 의약품' 중 하나가 돼 버렸다.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방안은 하루아침에 나온 제도가 아니다. 천천히 하나, 둘 준비하면서 이번에 밑그림이 공개된 것이다. 지난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선별목록제 도입에 따라 고가 신약의 비용효과성 입증 실패에 따른 급여 등재 탈락이 증가했다. 이후 고가의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 제고 및 제약산업 발전을 목표로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2011.8),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3.3), 제약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2013.7), 위험분담제(2014.1), 경제성평가 특례제도(2015.5), 약가협상절차 생략 도입(2015.5) 등이 추진되면서 신약의 급여 등재 기준이 완화되고 신속 절차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제네릭 약가제도와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보면 이들 제도도 실패했다는 무언의 인정일 수도 있다. 이번 제도는 다른 제도처럼 또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더 촘촘한 세부 전략 설정이 필요하다.2019-04-12 06:11:57이혜경 -
[기자의 눈] 세월호 팽목항과 강원산불 봉사약국강원도를 뒤덮은 산불로 강원도민은 물론 온 국민들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갔다. 산불이 일어난 바로 다음날 6일 약사회는 봉사약국 투입을 신속히 결정했고, 7일에는 김대업 회장 등 주요 임원이 강원도를 방문해 차량으로 운영하고 있는 봉사약국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약사회의 봉사약국 운영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현장에도 봉사약국이 있었다. 당시 유가족이 머문 팽목항과 체육관에서 약사들의 자원봉사로 약국 두 곳이 운영됐다. 유가족은 물론 잠수부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에게 필요한 약품과 용품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허브가 되었다. 비록 지금까지 '약사회가 운영한 봉사약국'을 기억하는 국민은 많지 않겠지만, 약사들 마음에 세월호 봉사약국 경험은 자부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런 봉사약국에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가족을 위로하고 보살피는 마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으로 빈축을 산 임원 때문이다. 유가족을 위한 지원 물품을 챙기려 하거나 사진과 영상에 집착해 적절치 않은 행동을 한 임원도 있었다. 직접 본 사람이 많지 않고 증거로 제시할 사진이나 녹취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 행동들은 논란이 되지 않고 금세 묻혔다. 그렇다고 있던 행동이 없던 행동이 될 수 있을까. 약사회는 8일 이번 봉사약국을 약 열흘 정도 더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민들이 시설과 환경이 갖춰진 지역 호텔로 숙소를 옮기면 약국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 거라는 예상에서다. 봉사약국을 빨리 정리하는 건 그만큼 정부의 대책과 대응이 신속하다는 뜻이므로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단 열흘 동안이지만, 강원도약사회가 주축이 되어 운영을 맡고 대한약사회는 후방에서 봉사약국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대한약사회 임원은 물론 사무처 직원들이 파견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정확히 5년 만에 국민을 위해 자발적으로 다시 나타난 봉사약국이다. 과시형, 내보이기식 봉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피해입은 국민을 돕고, 상처를 보듬겠다는 마음이 이재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2019-04-09 11:31:31정혜진 -
[기자의눈] 현실과 다른 생동 인프라 추산 적절했나"현재로서는 채혈일자 확보만 되도 감사한 상황이다". 한 중소제약사 개발부장의 하소연이다. 보건당국이 공동생동을 폐지하고, 단독생동에 약가를 보전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제약사들이 대규모 기허가품목 생동시험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인프라가 따라줄지 미지수다. 생동성시험 분석기관은 그런대로 받쳐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의료기관이다. 현재 생동성시험은 의료기관 2~3곳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전국에 생동성시험 업체가 37곳으로 파악되고, 임상시험 실시기관 100곳 이상이 참여하면 인프라는 충분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야말로 추산일 뿐이다. 현장에 따르면 기존 생동 의료기관 2곳은 수요 확대에 맞춰 채혈실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생동시험에 뛰어든 의료기관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앞서 중소제약 개발부장의 말은 작금의 현실을 대변한다. 지금 역시 의료기관이 부족해 제약사들은 생동시험 채혈일을 한없이 기다리는 실정이다. 지방의 의료기관은 피험자 모집이 원할하지 않고, 수도권 대학병원들은 생동보다는 임상시험 유치에 사활을 건다. 최근 몇년간 생동은 딱 이름만 대면 아는 병원 2곳, 많게는 3곳에서만 진행돼 왔다. 상황이 이런데 3년 유예기간만으로 제약사들의 수요를 다 충족시킬 수 있을지 우려된다. 물론 수요가 폭발하면 새로운 공급자들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단순 예측만으로는 제약사들의 불안을 덮기엔 부족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공동생동 폐지만으로 제네릭 난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복지부의 단독생동 약가유지 정책은 현실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정책이라고 쓴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정책 수립 당시 생동 인프라 추산이 과연 적절했는지 되묻고 싶다.2019-04-08 06:10:41이탁순 -
[기자의 눈] 코오롱생과 인보사 팩트는 '개발 지연'군대에서 '포인트맨'이라는 자리가 있다. 수색·정찰 등 선두에서 팀을 이끄는 역할이다. 적의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가장 크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국내 바이오업계 포인트맨을 맡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가 세포주 논란으로 거꾸러졌다. 그러나 외부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 발에 걸려서다. 자발적으로 개발(미국 3상)과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코오롱생과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보사케이의 주 성분인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 중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세포)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4년 개발에 착수한 지 15년 만이다. 연골세포 착상을 돕는 유전인자 TGF-β1의 에너지원 역할로 주입한 신장세포가 분리·정제 과정상 미비로 연골세포를 대체한 것이 세포주가 바뀐 이유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세포주 이름을 몰랐을 뿐 연구 개발부터 임상, 상업화까지 똑같은 세포주를 사용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생각할수록 께름칙한 설명이다. "처음부터 TGF-β1을 넣은 신장세포로 설계를 했고, 분석 기술 미비로 연골세포인 줄 알았을 뿐이다. 애당초 기대한 효능·효과를 보였으니 문제없는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장세포는 발암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설계 당시 TGF-β1을 넣은 연골세포를 사용하고자 했지만, 향후 분석 결과 신장세포로 바뀐 것이 확인됐다"는 설명이 더욱 명확했을 것이다. 다시 해명을 정리하면 코오롱생과가 설계한 성분은 1액(연골세포)과 2액(TGF-β1 도입 연골세포)이었고, 당시 기술로 분석하니 설계도가 맞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허가를 위해 STR 분석법으로 확인하니 실상 설계 내용은 신장세포를 사용한 것이었고, 식약처는 회사가 제출한 자료대로 신장세포를 연골세포로 알고 2017년 7월 시판 허가를 했다는 내용이 된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오는 15일 미FDA에 의해 분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팩트는 개발 지연이다. 지난 2일 발표된 코오롱생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72억 8600만원의 연매출 중 수출 실적은 1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223억원에 달했다. 인보사케이는 코오롱생과의 유일한 바이오사업이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홍콩, 호주, 동남아시아 등지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본격화 이전이다. 이번 논란이 명확히 해결되지 않는 이상 올스톱될 것이 명확하다. 미국 진출도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현재 미국 3상 환자 모집을 중단했다. 코오롱티슈진(코오롱생과 미국 자회사)은 오는 5월 중 FDA와 대면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작년 8월 이범섭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산업전시회에서 "2021년까지 3상을 마치고 2023년 허가 승인을 받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국내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이같은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FDA·식약처와 협의가 필요하지만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되더라도 미국 진출은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의약품 개발 핵심이 '속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세포주 논란과 더불어 중요한 사실이다. 아울러 식약처 허가 당시 제출 자료와 다른 세포주라는 결과가 나오면 재임상은 물론 품목허가 취소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성분 논란 검증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팩트는 '개발 지연'이다.2019-04-04 06:13:36김민건 -
[기자의눈] 낡은 약사법이 편법약국 부추긴다"편법약국은 이미 법 위에 섰다. 약사법은 이제 현실의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다." 늘어나는 편법 원내약국 개설 논란에 대한 법조계 관계자의 발언이다. 대학병원에서나 논란이 됐던 편법적인 원내약국 개설 문제는 지역의 소형 병원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문제는 경우에 따라 약국 개설이 허가된다는 점이다. 지역 보건소들은 약사법 제20조 5항에 기초해 허가여부를 판단하고 있지만, 유사한 사례에서도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편법 원내약국의 개설 사례들이 하나둘 생겨나자, 병원들의 개설 시도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병원의 특정 층을 근린생활시설로 등록하고 의원과 약국을 함께 임대하는 편법은 일종의 ‘치트키’가 돼버렸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지역 약사회와 약국가는 보건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로 판단해주길 그저 바라는 수밖에 없다. 병원과 약국의 담합이 이뤄져 의약분업의 취지가 훼손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말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약사법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0조 5항은 병원과 약국의 담합을 금지하는 조항이지만 담합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은 빠져있는 것이다. 보건소도 난처하다. 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하며 손을 내밀지만, 복지부는 현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역 보건소에서 판단하라는 입장이다. 느슨한 법망이 재정비되지 않고 있는 동안 약국개설 논란에는 다른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브로커들도 병원의 약국 임대사업을 부추기며 활개를 치고 있다. 모든 피해는 약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원내약국으로 처방 독점이 이뤄지며 폐업을 하는 인근 약국들의 피해도 문제지만,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고 원내약국으로 입점해 병원에 종속되는 약사들도 마찬가지다. 약국의 기능적 공간적 독립성은 의약분업의 취지와 함께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약사들은 편법약국의 사례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전에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집행부도 편법 원내약국을 막기 위해선 약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임 집행부에서는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했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는 못 하고 임기를 마무리했다. 더 늦기 전에 복지부와 약사회는 약사법을 촘촘히 보완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편법약국이 전국 곳곳으로 늘어나며, 의약분업은 그 의미를 상실할 위기에 처해있다.2019-03-31 17:38:54정흥준 -
[기자의 눈] '팩트 지적'에 복지부는 아파해야 한다"기존 약가제도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건가요?" 현장에서 기자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제도란 완벽할 수 없다"고 답했다. 지난 2012년 이뤄진 '약가 일괄인하'에 허점이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27일 복지부는 소문이 무성했던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어 제도 설계자 격인 곽명섭 과장이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브리핑을 진행했다. 위 질문은 이 브리핑 자리에서 나왔다. 2012년 정부의 약가 일괄인하 조치는 제약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건강보험 약제비 비중이 30%에 육박하던 시점이었다. 약제비 절감을 위한 정부의 조치는 당연해보였다. 여기에 정부는 내심 일괄인하가 제네릭의 품질을 높일 것으로도 기대했다. 약가인하로 제네릭 품목 수가 자연스레 줄면, 그만큼의 여력이 R&D로 향하고, 결국 품질이 향상될 거란 논리다. 명분이 좋았고 정부 의지도 강했다. 제약사들은 손실을 감내하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5년 만에 '발사르탄 사태'가 터졌다. 모두가 제네릭 난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제네릭이 난립하게 된 데는 정부의 말대로 '공동생동'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진짜 원인은 정부가 2012년 이후 운영해온 약가제도에 있다. 일괄인하 이후 공동생동이 급증했고, 제네릭 난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발사르탄만 놓고 보더라도 일괄인하 이후 5년간 공동생동으로 진입한 제네릭이 24.3%를 차지한다. 또, 2012년을 기점으로 자체생동이 급감한 대신 공동생동이 급증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뒤늦게 들어온 발사르탄 21개 품목의 전체 매출은 고작 3억원이라고 한다. 한 품목당 15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일단 집어넣고 보자' 식으로 공동생동이라는 한 배를 탄 결과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멍석을 깔아준 건 복지부다. 곽명섭 과장은 브리핑 말미에 '책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발사르탄 사태의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을 돌려서 복지부에 그대로 전하고 싶다. 지난 약가제도 실책의 책임 역시 아무도 지지 않았다고. 아무쪼록 이번 개편은 '두 번째 실수'로 이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2019-03-28 06:18:40김진구 -
[기자의 눈] 신설 약대를 보는 약사사회의 의심"국산 신약을 탄생시킬 제약산업 연구(R&D) 약사와 병원 환자 약물안전을 책임질 임상약사가 없다." "현존하는 35개 약학대학, 1693명의 입학정원만으론 꾸준하고 충분한 제약·병원약사 배출은 불가능하다." "정원 60명을 늘려 약대 2곳~3곳을 신설하는 게 제약·병원약사 육성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자 최선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지역약국 약사 추가·과잉공급은 최소화하겠다." 이상은 모두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직접 한 말이다. 해당 논리를 근거로 한 정부의 약대신설 정책이 이번주 안에 마무리 된다. 2곳~3곳 신생약대 탄생이 결정되는 데 걸린 시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27일 복지부가 약대정원 60명 증원 입장을 전달했고, 교육부는 이내 약대신설을 공표했다. 지난 반년 간 쾌속선을 타고 질주한 약대 신설은 약사회와 약학계 상당한 진통을 유발했다. 약대정원 증원이 약사에게 미친 충격파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약사회는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졸속·패싱 정책이라고 꼬집었고, 약학계는 20명 정원의 초미니 약대 시대가 열렸다며 개탄했다. 약사들은 신설약대가 제약·병원약사 육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복해 외쳤다. 약사 한숨을 뒤로하고 신설약대 정책은 별 차질없이 단계별로 진행돼 최종 결과발표만을 앞뒀다. 비수도권 12개 대학 중 3개. 1차 심사 통과로 2차 현장실사 평가를 앞둔 대학 갯수다. 전북대·제주대·한림대가 그 주인공이다. 이중 전북대와 제주대는 5년여 전부터 약대 유치에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해 온 대학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정원 증원이 전북과 제주에 약대를 만들어주기 위한 핑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논리가 약대 심사에 작용했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 반년 간 시행한 신설약대 심사 절차가 모조리 형식적 껍질만 같춘 요식행위가 아니냔 취지다. 교육부가 증원될 정원 배정 방식을 공표하기도 전에 "우리 대학에 곧 약대가 생긴다"는 자랑을 늘어놨다는 소문은 해당 의혹의 타당성에 힘을 더한다. 정부가 이같은 소문을 뿌리 뽑으려면 신생약대 커리큘럼 등 심사내용을 투명히 공개해야 한다. 약대 신설이 최종 확정된 대학의 교과가 기존 약대와 판이하게 달라 제약·병원약사 양성에 적합함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왜, 어째서 해당 대학에 약대 유치권을 줬고, 제출된 커리큘럼과 인프라적 요소가 기존 35개 약대와 비교해 제약·병원약사 양성에 얼마나 차별성을 갖췄는지를 대국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신생약대가 졸업생을 배출하게 될 시점에 정부는 약국약사 추가 공급이 아닌 제약·병원약사를 길러냈다는 성적표를 받아야 정책 완결성·실효성을 보일 수 있다. 제약·바이오산업과 의료산업은 미래가 전도유망한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정부의 신설약대 정책은 단지 약대정원을 배정하기 위한 도구에만 그칠 게 아니라 십 수년 뒤 제약·바이오산업, 의료산업이 국내 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 여전히 약사회와 약학계는 정부의 신설약대 정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불신의 고리를 끊어내는 일, 최종 약대 결과 발표 후 심사표 공개 등 정부의 후속 움직임에 달렸다.2019-03-24 17:43:10이정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