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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의협, 첩약급여 정공법으로 돌파해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국민이 먹는 한약(첩약)의 건강보험 적용 이슈가 결국 보건복지부 주관 첩약급여협의체 내부 논의를 넘어 국회 국정감사 수술대 위에 올랐다.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약사회 등 한약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지적해 온 '한의원 공동이용 원외탕전실'의 취약한 규제 현실도 여실히 공개됐다. 한 명의 한약사가 3000개에 달하는 한의원의 한의사 처방전을 관리하고 첩약을 대량 조제하는 원외탕전실에 감시주체인 복지부가 인증 도장을 찍어주는 규제 헛점이 주요 비판거리였다. 결국 국회와 국민이 첩약급여를 향해 요구한 것은 첩약의 안전성·유효성과 경제성평가 자료다. 자료 요구 수준 역시 방대하거나 엄청난 게 아닌 환자가 질환 치료를 위해 첩약을 먹어도 안전한지, 효과는 있는지, 첩약에 국민 세금을 집어 넣어 보험권 안에 진입시켜도 낭비가 아닐지를 판단할 기초 자료다. 건보료를 내고 직접 한약을 사먹을 국민으로서 이같은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대한한의사협회는 첩약 안유·경평자료로 정책 알맹이를 채우기 보다는 청와대와 복지부 등 유관부처를 만나 첩약급여를 '문재인 케어'와 결부시켜 외연을 화려히 하고 정책을 통과시키는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한의협이 첩약급여와 문케어 찬성을 조건으로 청와대와 밀약을 맺었다는 김순례 의원 지적에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첩약급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열 번이라도 엎드려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최 회장이 제출한 첩약 유효성·안전성 자료와 경제성평가 자료가 없어 첩약급여 심사를 검토할 수 없었다는 게 김승택 심평원장의 답변이다. 한의협이 과학적 근거와 국민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앞세워 추진해야 할 첩약급여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만 해결하려 든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특히 첩약급여 국감 뭇매에도 한의협은 국회 지적을 '한의계 음해'로 규정, 격하했다. 최 회장은 "첩약급여 대척점에 선 약사 출신 김순례 국회의원의 한의계 공격으로 협회 노력이 왜곡돼 참담하다"고 했다. 약사는 한의협 첩약급여를 반대하기만 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최 회장의 문제인식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더욱이 김 의원이 지적한 첩약급여 안전성·유효성·경제성평가 자료와 관련해 최 회장은 아무런 해명이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한의협회장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고 협회 이익에도 부합하는 첩약급여 정책 관철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가지 못하겠느냐"고 말했다. 국민 건강이 최우선 과제라면 청와대를 찾아가 허리를 굽힐 게 아니라 첩약 내 중금속 등 안전성 입증 데이터와 막대한 건강보험재정을 투입해 보험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는지 경제성평가 자료를 만들어 국민앞에 알리는 게 먼저다.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온 건보료로 국민 의심이 해소되지 않은 첩약을 보험화하겠다는 발상은 동의를 얻기 힘들다. 한의협은 첩약급여의 본 취지를 다시 새겨 청와대와 정부가 아닌 국민에게 떳떳이 자랑할 수 있는 첩약 안전성·유효성·경제성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정공법으로 첩약급여를 따내야 한다. 나아가 한의협은 첩약급여 유관 직능단체인 약사회와 한약사회를 대척점에 선 적군으로만 볼 게 아니라 국민 첩약 복용 효율성을 높일 정책 파트너로서 힘을 합칠 노력을 할 때다.2019-10-18 16:44:17이정환 -
[기자의 눈] 의약사도 모르는 의약품 성상 변경[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제약사가 의약품 성상 변경을 공지한 내용이 일선 약국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여전하다. 의약전문가인 약사가 환자 신뢰를 잃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제형 크기나 색깔이 바뀌는 건 그나마 알기라도 쉽다. 최근 동일 제형 색상과 크기에 식별 표시만 바뀐 사례가 있었다. 제조일자에 따라 예전 식별 표시가 인식된 제품이 있었고, 다른 약통에는 새로 만들어진 제품이 들어있었다. 환자가 "약사가 이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줄 여지가 충분했다. 분명히 같은 약인줄 알고 조제하고 받았는데 약통을 까보니 내가 알던 것과 다른 색깔, 크기, 식별 표시가 돼 있다면 약사도 환자도 황당할 수 밖에 없다. 환자는 약사한테 항의하면 된다지만 그 분노를 받아낸 약사는 누구에게 억울함을 전할까. 이 경우 약사들은 가장 먼저 "잘못된 약을 조제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런 걱정을 약사만 안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 누군가에겐 사소할 수도 있는 성상 변경 사실을 약사가 아느냐 모르냐에 따라 전문가로서 위신이 서기도, 죽기도 하는 대한민국이다. 영화 타짜에서 주인공 고니(조승우)가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는 명대사가 오늘날 우리네 약국에 꽂힌다. 환자가 날린 독설에 애꿎은 약사의 마음만 타들어 간다. 그 환자가 해당 약국을 다시 찾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의약품 성상 변경 공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님에도 제약사들이 의약품 유통업체(도매상), 약사회 등을 거쳐 전하는 행태는 변하지 않고 있다. 아예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약업계는 문제와 개선책을 안다. 바로 성상 변경을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의약품 색상과 크기, 포장 등이 바뀌면 사전에 약국 등 요양기관에 의무적으로 알리는 방법이다. 정부는 법제화를 외면한다. 과잉 규제라는 입장이다. 제약사가 노력해야 한다거나 약사회 소통을 늘리면 해소할 수 있다는 말만 한다. 의약분업 이후 대한민국에서 의약품 조제와 복약지도 전문가는 약사다. 의약품 성상 변경 고지 의무화는 약화사고를 예방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2019-10-15 18:56:06김민건 -
[기자의 눈] 타그리소 1차요법 OS 결과의 기현상[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의사가 치료제의 보험급여 확대를 반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의 약물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비소세포폐암에 쓰이는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TKI)이다. 국내 일부 종양학자들이 급여 확대에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는 적응증은 1차치료, 즉 처음 진단받은 환자에 대한 타그리소 처방이다. 회의론의 근거는 이 약의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을 확인한 FLAURA 3상 결과다. 아니, 정확히는 현재 일부 공개된 이 연구의 아시아인 하위분석 결과다. 연구를 통해 드러난 타그리소의 OS는 38.6개월로 1세대 약물인 '이레사(게피티닙)'와 '타쎄바(엘로티닙)' 대비 6.8개월 개선 효능을 입증했다. EGFR TKI 중 최초라는 점, 연구윤리 상 1세대 약물에서 T790M 변이가 확인된 환자의 크로스오버(Cross over) 처방을 인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면이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아시아인 대상 하위분석의 위험비(HR, Hazard Ratio)였다. 타그리소의 아시아인 대상 HR이 0.995에 불과했던 것. 0.995라는 수치는 '1'을 기준으로 격차가 0.005라는 얘기로, 사실상 대조군과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이를 근거로 "한국인이 속한 아시아인에서 타그리소의 OS는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종양학자로써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급여'로 가면 기현상이 될 수 있다. 타그리소는 이미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이미 1차치료제로 시판허가를 획득한 약물이다. PFS 결과는 아시아인에서도 유의미한 유효성을 보였다. 1차요법은 정부가 투약을 승인한 적응증이란 얘기다. 급여는 여기에 비용효과성이 추가 고려된다. 국민건강보험제도인 우리나라에서 경제성평가를 진행하고 재정부담 추이를 통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약의 급여권 진입을 반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처방권을 가진 의사에게 치료옵션은 다다익선이다. 타그리소의 1차요법 급여가 인정되도 선택권은 의사에게 있다.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이라는 선택지에 타그리소가 추가되는 것 뿐이다. 의학적 판단하에 한국인에 대한 타그리소 1차치료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거나 순차치료를 지지한다면 처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고가약시대인 요즘 의사도 재정을 걱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타 약제 대비 고가인 타그리소의 약가인하를 주장하면 될 일이다. 환자를 보는 의사가 "타그리소 1차요법, 급여 주면 안 된다"고 얘기한다. 차라리 그렇게 쓸모없는 약물임을 확신한다면 한국에서 1차요법 적응증의 허가 취하를 주장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더 타당하다. 신약의 가치를 평가한 연구결과가 공개됐을때 벌어지는 학자들의 갑론을박은 바람직하다. 각자의 지견을 바탕으로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의대 교수들의 의견은 당연히 다양한 영역에서 참고된다. 상대적으로 작은 타그리소 처방이 가능한 2차치료 도달환자 비율, PFS 데이터 등을 근거로 필요성을 얘기하는 의사들도 분명 존재한다. 영향력 있는 발언의 근간에 환자가 있어야 하며, 이권은 없어야 한다.2019-10-15 06:10:28어윤호 -
[기자의 눈]K-바이오, 투자자 신뢰회복이 우선[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주식투자 대상의 기업탐방이나 기업설명회(IR) 행사 참석은 자제하는 편입니다." 얼마 전 한 인기 경제 팟캐스트에 출연한 공인회계사가 밝힌 소신이다. '재무제표 모르면 절대 주식투자하지 마라'라는 책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이 회계사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종목을 고르는 투자 철학을 고수한다. 간혹 주가흐름이 예상을 벗어나 궁금증을 풀기 위해 IR 행사에 가보기도 하지만, 기업탐방이나 IR 행사에서는 대부분 좋은 얘기만 나오니 오히려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업탐방 다녀오면 투자하고 싶지 않은 회사가 없더라"는 동료 회계사의 말도 농담삼아 전했다. 한 회계사의 개인적인 투자원칙이 정답은 아니다. 더욱이 매출 자체가 발생하지 않거나 개발 중인 1~2개 파이프라인만을 보유하는 바이오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다소 동떨어진 발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행태를 보면 곰곰이 곱씹어볼만한 얘기인 듯 하다. 지난 몇주간 코스닥에 상장한 일부 바이오기업의 주가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의 3상임상 실패로 주가에 큰 타격을 입었던 한 회사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을 시도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임상 중단 선언 이후 시총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지분을 늘렸다는 소식에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선 사례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에 대한 정확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소위 '카더라' 통신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단일 파이프라인이나 불투명한 재무운용 구조 등을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한계로 진단하는 언론보도도 쏟아져 나왔다. 투자자들에게는 언론보도나 주식 카페, 지인 등을 통해 얻는 정보 대신, 회사의 재무상태나 기술력을 토대로 투자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현명한 태도가 요구된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의 정보가 비대칭적이라는 데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지표를 분석하는 기관투자자나 기업 내부 관계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업의 IR은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바이오기업 CEO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실패한 임상을 성공으로 둔갑시키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임상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교묘한 용어를 사용하는 모습에서는 투자자들을 혼란시키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상습적으로 공시 규정을 어기는가 하면 임상 지연, 실패 등 주가에 민감한 경영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빈번하게 제기되는 실정이다.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의식에서 비롯된 IR을 주가부양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지난 몇년간 수많은 국내 투자자들은 신약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우는 과정에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다. 기업이 제시한 목표대로 신약이 허가를 받고 시장에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혹여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발매 성적이 좋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신약개발 본연의 신성한 가치를 훼손한 채, 투자자들을 기만하려는 태도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력과 더불어 그에 걸맞는 IR 원칙을 정립해 나가길 기대해본다.2019-10-11 06:10:59안경진 -
[기자의눈] '발암 위장약' 프레임이 안타깝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완제의약품 원료에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이 연일 이슈다. 과거 페놀 사태, 멜라민 분유 사태에 이어 지난해에는 고혈압약 원료가 되는 발사르탄 성분에서 발암을 유발하는 NDMA가 검출되면서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이번 라니티딘 사태는 발사르탄 사태와 유사하다. 지난 9월 13일 미국 식품의약국이 속쓰린데 먹는 위장약으로 유명한 '잔탁'을 비롯한 라니티딘 성분 제품에서 미량의 NDMA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국내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수거해 검사했다. NDMA가 잠정관리기준(0.16ppm)을 초과한 라니티딘 사용 완제의약품 268품목은 잠정적으로 제조·수입·판매 및 처방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 발표에서 지켜볼 점은 강제회수가 아니었고, 이미 처방전이 발행됐거나 조제의약품을 가지고 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처방', '재조제'를 하겠다는 점이었다. 먹고 있던 약을 중단하지 말라는 경고도 없었다. 라니티닌 성분 의약품은 매일 복용해야 하는 고혈압약과 달리 소화 불량이나 속쓰림, 그리고 단순 감기나 해열제를 처방하면서 소화불량 부작용을 막기 위해 처방하는 의약품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엔 발사르탄 파동 당시 고혈압약 복용 환자 14만명 보다 10배 많은 144만명의 의약품 교환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약을 처방하는 병의원이나 조제하는 약국에서 일반 환자 진료를 보지 못할 정도로 업무 마비가 올 것이라 예상했다. 의문을 갖고 여러 전문가, 보건당국 행정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돌아오는 여러 답변은 똑같았다. 이번에 식약처가 검출한 라니티딘 NDMA 기준은 0.16ppm이다. 라니티딘 성분이 들어간 위장약 600mg을 매일 70년간 섭취해야 발암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잔탁 70mg을 하루에 9알씩 70년을 먹어야 한다는 얘긴데,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고혈압약은 매일 복용해야 했고, 발사르탄 NDMA 검출기준은 라니티딘보다 높은 0.3ppm이었던 만큼 꾸준히 오래 복용하면 발암 노출에 더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라니티딘에 '발암 위장약' 프레임을 씌워 국민에게 혼란을 제기하는 부분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식약처는 발사르탄 사태를 교훈 삼아 라니티딘 성분에서 발암 물질이 검토됐다는 FDA 보고에 따라 발빠르게 대처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혈압약과 다른 특성의 위장약의 제조·수입·판매 및 처방 중지 조치를 해놓고 발생한 국민들의 혼란과 의구심을 해결하는 몫은 현장의 의·약사에게 던져놨다. 식약처의 역할은 위해의약품 차단 뿐 아니라, 정확한 위해 사실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제2의 발사르탄 사태가 불과 1년만에 발생했고, 또 다시 어디에서 불순물이 검출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위해의약품을 찾아내는데 급급하기 보다 제3, 4의 발사르탄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의약품 안전관리 강화와 의약품 안전성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된 국민들을 위한 다양한 홍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2019-10-07 11:17:51이혜경 -
[기자의 눈] 녹십자그룹의 '자금 조달'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녹십자그룹이 승부수를 던졌다. 방식은 외부 자금 조달과 상장사 늘리기다. 사업 지속성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다. 녹십자그룹은 최근 외부 자금 조달이 잦다. 1년새 상장사 4곳과 비상장 해외법인 1곳에서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수혈했다. 올 9월 녹십자엠에스(단기차입금 300억원, 유상증자 528억원), 7월 녹십자랩셀(단기차입금 150억원), 5월 녹십자(일반사채 1200억원), 지난해 12월 녹십자셀(단기차입금 70억원)과 Green Cross Bio Therapeutics Inc.(유상증자 750억원) 등이다. 지주사 녹십자홀딩스도 사상 첫 공모채(1000억원 규모) 발행을 검토 중이다. 녹십자웰빙은 조만간 10월 상장을 통해 공모 자금 500억원 이상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녹십자그룹의 또 다른 승부수는 상장사 늘리기다. 상장사 늘리기도 결국 외부 자금 수혈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기업공개=자금조달'은 하나의 공식으로 봐도 무방하다. 녹십자그룹은 2014년 이후 2년마다 자회사 상장에 나서고 있다. 2014년 녹십자엠에스(진단시약 사업), 2016년 녹십자랩셀(제대혈과 세포치료제 사업), 2018년 녹십자웰빙(건강기능식품)이다. 녹십자웰빙 상장이 마무리되면 녹십자그룹 상장사는 6개로 늘어난다. 1978년 녹십자홀딩스(지주사), 1989년 녹십자(제약사), 1989년 녹십자셀(옛 이노셀) 등과 함께다. 향후 녹십자헬스케어(의료서비스 사업), 녹십자지놈(유전자분석 사업) 등도 차기 상장후보로 꼽힌다. 시장이 바라볼때 녹십자그룹의 전방위적인 외부 자금 확보는 양날의 검이다. 운영자금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현 사업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 주가 등에 부정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그룹 대표 사업회사 녹십자 주가는 10월 2일 종가 기준 11만2500원이다. 1년전 10월 2일(16만3500원)과 비교하면 31.19% 빠진 수치다. 녹십자그룹의 선택은 전자다. 시장의 반응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사업 지속성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동시다발적 외부 자금 조달을 택했다. 일종의 승부수다.2019-10-04 06:11:48이석준 -
[기자의 눈] 위장점포를 보는 약사-보건소의 다른 시선[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편법약국 개설 논란을 쫓다보면, 약사들과 보건소의 좁히기 힘든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최근 병의원들이 건물 1층에 의원과 카페 등의 다중이용시설을 입점시키면서, 약국을 임대하는 시도는 늘어나는 추세다.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점점 더 기승을 부리는 것만은 틀림없다. 일부 지역에서는 4평 규모의 의원을 등록한 뒤 약국 개설을 시도했다가, 결국 의사를 구하지 못 하며 약국이 문을 닫게 되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했다. 이같은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나오는 지적이 '위장점포' 문제다. 약사들은 보건소가 약국 개설을 위한 위장점포인지를 조사·검토해 허가의 판단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병원 건물 외부에는 간판도 없는 카페가 높은 임대료를 내고, 하루 열명의 손님만을 받으며 병원 건물 1층에서 운영을 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유사 편법약국 개설 사례를 겪은 서울 모 약사는 "만약 하루에 손님이 10명 아래로 찾아오는 상가가 서울 한복판에서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면, 그건 정상정인 운영이라고 봐야하느냐"고 되물었다. 따라서 보건소는 위장점포로 의심되는 상가들이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조건인지까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국민권익위는 약 1평 규모의 네일아트가게를 위장점포로 해석해, 지역 보건소에 약국 개설처분에 대한 시정권고를 내린 적이 있었다. 당시 권익위는 네일아트가게의 면적, 하루 이용 방문객, 약국과 의원의 독점적 처방관계 등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약사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지역 약사들은 보건소들도 권익위처럼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의약분업의 취지에 어긋나는 자리의 개설 시도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건소는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현황을 근거로만 약국 개설을 허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약사들은 편법 개설에 동의하는 행정편의적 허가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보건소는 약사법상 위반사항이 없고 위장점포를 입증할 증거도 없다고 맞선다. 결국 유사 사례들은 논란 끝에 개설 허가가 이뤄지고 있고, 이는 일부 과열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네약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약사들은 편법 원내약국 차단을 위해 국회 발의된 약사법 개정안과 복지부의 약국개설등록업무협의체에 희망을 걸고 있다. 복잡한 이해관계로 법안 통과는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는 복지부가 먼저 협의체를 통해 합리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길 기대해본다.2019-10-01 18:37:31정흥준 -
[기자의 눈] 라니티딘 사태, 책임공방 벌일 시간 없다[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항궤양제 '라니티딘' 성분 제제에서 발암우려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판매가 금지되면서 벌써부터 책임공방이 뜨겁다.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이어서 정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늦장대처 지적도 나오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며 시간을 허투루 보내선 안 된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과 향후 이와 관련된 사건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일단 작년 발사르탄 사태도 그렇지만, 검증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리란 보장이 없다. 우리 나름대로 완벽한 준비를 한다해도 예기치 않은 곳에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미국FDA나 유럽EMA보다 정보습득이 늦었다고 식약처를 크게 나무랄 필요도 없다. 어차피 두 기관의 인력규모나 검증시스템, 경험과 노하우에서 식약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중요한 건 미국FDA와 유럽EMA가 독점하고 있는 의약품 위해정보를 재빨리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도 드러났듯 FDA가 라니티딘에서 소량의 NDMA가 검출됐다고 발표했지만, 해당 품목의 원료 생산지, 시험·검사법, 추정되는 원인 등은 베일에 가려져 있어 우린 부랴부랴 원료 전수조사를 거쳐야 했다. 물론 해외정보를 검증하기 위해선 국내 유통품목 조사가 불가피했지만, FDA가 확보한 구체적인 정보를 사전에 알았다면 어느정도 결과에 대비할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면 제약사들이 스스로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통과 요양기관의 혼란도 최소화됐을 것이다. 해외기관 간의 협력 시스템 마련은 정부가 그 중요성을 깨닫고 핵심의제화해서 상대방 국가와 논의해야 한다. FDA, EMA와 협력이 어렵다면 주변 국가간 실시간 정보교류를 통해 예측가능한 위기관리 시스템 마련에 나서야 한다. 두번째는 사태 수습으로 발생한 비용 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식약처도 업계 설명회에서 이야기했듯 이번 사태는 누구 잘못으로 일어난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교환·환불 및 회수에 따른 비용은 대부분 민간이 책임지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발사르탄 사태 때 손실된 건강보험 비용을 제약사에 구상권을 청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역시 제약사 책임이 아니라고 하면서 손실을 민간에 떠넘긴다면 앞으로 누가 정부정책에 신뢰를 갖겠는가. 앞에도 언급했지만, 이런 사태가 또 안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처리비용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의약품 회수나 교체 과정에서 불만이 일어나지 않고 신속 수습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일반 국민들도 의약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성분명 처방이나 국제일반명(INN) 등 보다 소비자 친화적인 정책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유관단체들과 협의가 필수적이지만,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합의 전 검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이번 일을 교훈삼아 전 국민이 불만없는 의약품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이 마련되길 바란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라니티딘 제제 판매금지 이후 곧바로 보건당국과 직능단체 간 양방향 소통과 위기상황 대응매뉴얼 확립 의견을 복지부와 식약처에 전달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2019-09-30 16:53:48이탁순 -
[기자의 눈] 약국에 다시 찾아온 의약품 회수 악몽[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라니티딘 사태에 약국은 그야말로 멘붕이다. 발사르탄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 벌어진 라니티딘 성분 완제의약품 269품목 전량 회수 조치에 일선 약국들은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약사들은 이번 라니티딘 회수 조치가 발사르탄 사태 그 이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량 회수 조치이다 보니 대체조제가 불가능하고 관련 성분 약을 처방받았던 환자는 일일이 병원을 찾아 재처방받고, 약국에서 다시 약을 투약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약사들은 약봉투에서 일일이 라니티딘 제제 약을 골라낸 후 변경된 약을 넣어 재조제하는 수고를 떠안게 됐다. 30일 이상 장기처방의 경우 약국이 감내해야 할 수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대형병원 문전약국들이 회수 조치 발표 전부터 초긴장 상태였던 것도 그 이유에서다. 재조제와 일반약 교환, 환불도 문제지만 이번에도 역시 환자들의 원성과 항의는 약국의 몫이 될 듯하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 민원은 약을 만든 제약사도, 이를 검사하고 회수 조치를 내린 식약처도 아닌 병원, 약국이 떠안아야 하는 형편이다. 이미 지난 발사르탄 사태 때 질릴대로 질리게 경험했던 약사들이다. 어느 개국약사는 “불량약을 만든 건 제약사인데 처방약을 뜯고 약을 다시 분리해 조제하고 환자 불만을 다 감내해야 했던 수고는 누굴 위한 봉사였나. 더 복잡하고 긴시간을 투자해야 했던 재조제, 이로 인해 다른 약국으로 가버린 환자 등을 생각하면 약국의 손해는 단정할 수 없다"며 지난 발사르탄 사태 당시를 회상했다. 반복되는 의약품 원재료 안전성 문제와 정부의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약사는 지치고,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더 이상 제3의 발사르탄 사태는 없길 바란다.2019-09-26 20:46:11김지은 -
[기자의 눈] '불순물 라니티딘' 깊어지는 산업계 우려[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제2의 발사르탄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온 약업계가 전전긍긍하며 식약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추석연휴 이후 라니티딘 불순물 검출 뉴스가 끊이지 않으면서 업계 불안감도 높아진다. 모두가 이번 라니티딘 사건을 바라보며 발사르탄을 떠올리는 건, 그만큼 지난해 7월7일 발생한 발사르탄 사건 후유증이 깊고도 오래 갔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제약사들은 식약처가 허가한 원료를 사용하고도 '발암물질 든 고혈압약을 만들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죄인 취급을 받았다. 약을 교환받고자 약국에 들이닥친 환자들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항의를 받은 약사도 만만치 않다. 병을 고치려 먹은 약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환자들 심정은 또 어땠을까. 잘못된 원료의약품 하나가 모두에게 고통으로 남았다. 이 가운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발사르탄 제제 회수에 쏟아부은 유통 사정은 미처 알려지지도 않았다. 문제 의약품을 골라내 낱알 단위의 수백가지 품목을 약국으로부터 회수해 제약사에 전달하는 과정은 대부분 유통이 할 수 밖에 없었다. 도매업체들이 불순물 의약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 인력, 전산 비용을 감당했지만 이걸 보상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제약, 유통, 약국, 환자 중 잘못한 사람은 없는데 모두가 피해를 봤으니 보상받을 방법이 묘연했다. 업계는 일부 제품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강제회수 명령이 떨어지지 않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식약처의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문에 그 발표의 내용이 어느정도 수위가 될 지, 이번에도 아무 대가 없이 낱알을 세고 반품, 정산을 처리하느라 온 직원이 밤을 새야 할지 걱정하는 유통업체가 한둘이 아니다. 정당한 유통마진을 받고 배송하는 만큼, 의약품 문제 발생에 따른 반품, 회수도 유통이 도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일리는 있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의약품 생산, 유통에 걸친 모든 주체가 별다른 보상 없이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았던 만큼 특별히 유통만 손해를 보았다고 말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발사르탄 사태 1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정산을 마무리짓지 않은 제약사, 문제가 생기면 손놓고 제약과 도매, 약국에서 알아서 해결하길 기다리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 유통업계의 목소리가 허황된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된다. 모두가 분담해야 하는 고통을 다른 주체에게 떠넘기려는, 크고 작은 관행이 아직도 업계에 팽배하다. 그리고 이러한 '관행'이라는 이름의 피해는 결국 힘없는 소규모 업체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제약사든 의약품 유통업체든, 국민 건강을 위해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책임감과 자부심만으로 버티기 힘든 시절이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정부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는데, 이제는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의약품 이슈의 뒷수습까지 군소 유통업체가 떠맡고 있다. 만약 라니티딘도 회수 명령이 내려진다면 이번에는 어떨까. 제약사와 유통업체 한숨이 깊어진다.2019-09-25 06:10:28정혜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