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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콜린알포 '갱신' 정당했나…복수심사 필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최근 효능논란이 한창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실상 재평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식약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판매사 130곳에 11일까지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재평가는 2010년 문헌재평가 이후 9년만이다. 식약처의 재평가 착수는 국회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그런데 식약처는 작년에도 해당 제제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검토 절차를 거쳤었다. 바로 '품목갱신'을 하면서다. 품목갱신은 품목허가 이후 5년마다 허가유지 여부를 심사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안전성 또는 유효성에 중대한 문제가 없고, 생산(수입) 실적이 있는 품목에 대해 갱신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현재는 2013년 1월 이전 허가받은 품목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품목갱신을 시행하면서 매년 진행했던 문헌·생동 재평가를 폐지했다. 기존 재평가 제도로는 오래된 약을 검증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를 들었다. 따라서 이제는 재평가 대신 갱신이 기허가품목을 재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특별 재평가를 통해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은 남겨뒀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작년 9월 갱신을 받았다. 이탈리아 의약품집에 실려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생산된 품목이어서 쉽게 갱신 창구를 통과했다. 당시에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효능검증없이 우리나라에서 과도하게 사용되고,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전문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문제제기가 있었다. 하지만 논란과 상관없이 갱신을 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갱신은 선진 8개국(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의약품집에 수록돼 있으면 무사 통과됐기 때문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이탈리아 의약품집에 근거가 있기 때문에 효능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다. 올해 발암성물질 NDMA가 검출돼 판매가 금지된 라니티딘 제제도 내년 3월 예약된 갱신은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역시 8개국 의약집에 근거가 수록돼 있기 때문이다. 업체가 갱신을 위해 제출해야 할 자료는 안전성·유효성 자료, 생산실적 자료, 해외 사용현황 자료 등이지만, 우선 8개국 사용현황 심사에서 근거가 인정되면 바로 통과된다. 작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갱신 때는 충분한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국정감사로 촉발된 재평가에서 제대로 된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갱신이 재평가를 대체한 것이라면 안전성·유효성 논란이 되는 품목은 무사 통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해외 사용성적이 없는 품목들이 최근 갱신 심사를 포기하며 품목 정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보다 제도가 정밀하게 운영되려면 단계별 심사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8개국 의약품집 근거가 있어도 안전성·유효성 논란이 있는 품목들은 다시한번 걸러내는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갱신을 통과한 품목에 재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행정 낭비나 다름없다. 효율적인 재평가 심사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갱신 제도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2019-11-11 06:15:06이탁순 -
[기자의 눈] 좋아졌지만 잔존하는 종병 랜딩 횡포[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각 병원의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자사 품목의 랜딩을 위한 제약사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DC 전쟁도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문제는 반드시 이길 만한 회사가 승자가 되고, 질 만한 회사가 패자가 되지만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종합병원에 약을 랜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약의 효능·효과를 입증한 우수한 임상결과보다 '부적절한 뒷거래'가 더 중요하다. 특히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이 출시됐을때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병원의 DC는 약제부장(약사)을 제외한 대부분 구성원이 각각의 진료과목 교수들(의사)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재단의 입김이 들어가면 생각지도 못한 약들의 코드인, 코드아웃 사례가 발생한다. DC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 병원은 현재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해당 제약사를 불러 들여 이른바 '코드 유지비'를 요구한다. 실제 이 병원에서는 지난 2~3년간 보건의료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고혈압, 고지혈, 항혈전 약물의 대표 오리지널 품목이 사라졌다. 해당 품목 보유사들이 재단이 요구하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급한 리베이트는 절대 재단으로는 직접 유입되지 않는다. 재단이 운영하는 별도 법인, 깊은 관계를 맺은 도매업체 등으로 우회해 흘러 들어간다는 것이 제약사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DC 로비는 같은 세대, 혹은 계열 신약이 잇따라 출시될 경우 오리지널 품목 간에도 존재한다. 결국 제약사가 이들 병원에 하나의 약을 '코드인' 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재단, 교수 가리지 않고 눈치를 봐야한다는 얘기다. 물론 쌍벌제, 공정경쟁규약 등의 그동안 제도개선으로 병원 DC도 비교적 투명성을 찾아가고 있는 기조다. 의료진이 아무리 제약사와 커넥션이 있어도 근거가 명확하지 않는 이상 DC 통과를 담보해줄 수 없는 병원도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병원 DC를 얘기할때 업계는 '절대 갑'을 떠올린다. 공명정대한 평가 아래 병원에 약이 코딩되고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말이다.2019-11-07 17:35:16어윤호 -
[기자의 눈] 당신은 착한 기업입니까[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매년 이 맘때쯤이면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오르는 책이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다음 해 한국 사회의 트렌드를 몇개 키워드로 정리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다. 김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제시한 내년 주목해야 할 소비 트렌드 10개 중 하나는 '페어 플레이어'다. '착한 기업'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브랜드의 선한 경쟁력이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최근 한 강연장에서 만난 김 교수는 "개인성이 화두인 사회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의 작은 노력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길 원한다. 구매를 할 때도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의 선한 영향력을 중시한다"는 지론을 폈다. 특정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불붙는 불매운동도 단순한 열기가 아니라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열망이 표현된 것이란 해석이다. 강의를 듣던 중 문득 이런 궁금증이 떠올랐다. 과연 제약사들 중에선 어떤 회사가 착한 기업일까? 우리 사회에서 제약사들은 비교적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환자들을 위해 의약품을 공급함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다. 의약품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하는 데 투입하고, 각종 사회공헌활동에 쓰여지고 있으니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그런데 최근 몇년새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부 제약기업들의 행태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3월 한 프랑스 제약사는 국내 약가가 낮다는 이유로 간암 치료에 사용되는 조영제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헬스케어기업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최대 가해기업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암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연장시킬 수 있는 항암제를 개발한 대형 제약사는 혁신의 대가로 한달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약가를 고수하다 환자단체와 갈등이 격화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비단 글로벌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한 국내 바이오기업은 주성분 자료가 허위라는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한창이다.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한 제약사는 의료진에게 자사 의약품 처방 대가로 수십억원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한 악재성 공시를 상습적으로 투자자들의 감시망이 허술한 취약시간에 알리는 '올빼미 공시'로 구설수에 오르는 기업도 허다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약사라는 이유로 기업의 이윤추구 활동 자체를 비난하는 건 지나치게 가혹하다 볼 수도 있다. 의약품 공급이나 사회공헌활동도 기업이 생존해야만 가능하니 말이다. 하지만 제약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이라면 우리 사회가 제약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에게 다른 산업군보다 높은 윤리적 잣대를 들이댄다는 현실에 좀더 무게감을 느껴야하지 않을까. 제약업계가 국민건강에 이바지한다는 본연의 책무를 되새기면서 빠른 시일 내에 '착한 기업'의 명예를 회복하게 되길 기대한다.2019-11-06 06:10:27안경진 -
[기자의 눈] 끝나지 않은 심평원 채용 업체 논란[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반기 신규직원 채용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상초유 재시험 사태를 초래한 외주업체에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2인이 컨설턴트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최근에는 '(테스트) 2019 하반기 신입사원 모집' 공고글에 걸그룹 사진과 함께 '나연이 사진이나 보고가라'는 글이 게시됐다. 지난 4월 22일 심평원 상반기 신규직원 채용과정에서 필기전형 당시 52개 고사장(1135명, 심사직 5급 일반) 중 9개 고사장(146명)에서 시험 문항수(80)와 답안지 문항수(50)가 상이한 것이 확인되면서 사상초유의 재시험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는 또 이어졌다. 6월 20일 열린 3차 면접시험에서는 외부 면접관이 수험생에게 '신선한 여성',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영어로 말해보라'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 여기까지인줄 알았다. 심평원은 당시 인사 담당자를 징계하고,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외주 컨설팅 A업체와 계약을 해지했다. 국감을 앞두곤 일련의 사건 후속조치로 채용 위탁업체 등의 관리, 채용 공정성 확보, 채용 심사위원, 외부위원 관리 방안이 담긴 '채용업무 운영세칙'을 신설했다. 하지만, 복병은 국감에서 터졌다. 장정숙 의원은 A업체에 공무원법상 저촉되는 국회의원 보조관 2인이 컨설턴트로 재직 중인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심평원이 A업체를 관리·감독 소홀로 고소·고발 조치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고 채근했다. 그 사이 A업체가 관리하던 심평원 직원채용 홈페이지에 채용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우롱하는 듯한 걸그룹 사진이 걸렸다. 지난 4월부터 11월인 현재까지 A업체를 둘러싸고 벌어진 심평원 채용 논란이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이유다. 김승택 심평원장은 국감 당시 "기관장으로 상당히 참담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알 수 있는데까지 확인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20대 마지막 국감은 끝났지만, 여전히 국민들과 수험생은 심평원의 제대로 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채용업무 운영세칙을 신설했지만, 이행을 위해 어떤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지 답해야 할 때다.2019-11-04 06:14:39이혜경 -
[기자의 눈] 제약·유통·약국, 업종 간 불신 위험하다[데일리팜=정혜진 기자] 태풍이 오면 그 영향이 수면은 물론 고요하던 심해까지 미친다. 바닥에 가라앉아있던 것들까지 수면 위로 떠올라 작은 쓰레기부터 대형 쓰레기까지 강물에 떠내려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라니티딘이라는 태풍에 약업계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크고작은 문제점들이 많이 떠올랐다. 평소에는 큰 문제없이 돌아가는 것 같았지만, 라니티딘 전 품목 판매중단과 회수는 우리 업계가 그동안 안보려 애쓰며 묻어두고 있던 문제들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 대형쓰레기 중 하나는 업종 간 불신이다. 신호탄은 유통업계가 먼저 쏘아올렸다. 발사르탄 사태를 경험한 유통업계는 다시는 같은 피해를 반복할 수 없다며 일정 회수비용을 제약사로부터 보상받겠다는 뜻으로 '요양기관 공급가+회수비용 3%' 정산을 제약사에 요구했다. 한달여를 끈 끝에 중소형 업체를 중심으로 협상에 응하고 있지만, 대형제약사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유통과 약국은 어떤가. 약국은 유통이 반품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도매업체들은 어차피 우리가 할 일이니 서두를 필요 없다 했지만, 약국은 회수와 정산을 하루빨리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중이다. 자칫 회수가 늦어지면 정산도 늦어져 약국에 금전적 피해가 올까 싶어서다. 제약과 유통, 유통과 약국 간 갈등은 불신에서 기인했다. 제약사는 정산비용 추가지급 자체를 꺼리기보다는, 이런 틈을 타 일부 도매업체가 꼼수를 부릴까 싶어 불안해하는 눈치다. 도매업체는 약국이 반품 피해를 도매에 떠넘길까봐, 약국은 도매업체가 반품을 기피해 결국 '생돈' 주고 매입한 약을 약국이 폐기처분할까봐 전전긍긍한다. 이 뿌리는 과거에 상대를 믿었다 피해를 본 경험에서 시작됐다.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도매업체의 회수비용 요구 근거를 믿지 못하겠다는 제약사를 보며 "그동안 우리 업계 선배들이 얼마나 꼼수를 부려 부당이득을 취했기에 제약사들이 이렇게까지 나오나 싶어 새삼 우리를 되돌아보기도했다"고 말했다. 불신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인데, 시쳇말로 해먹은 사람이 따로있는데 정직하게 영업하는 후배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러나 서로가 꼼수를 부려도 사업이 굴러가던 시대는 지났다. 전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다수 정상적인 업체들은 투명하게 거래하고 정산하고 있다. 또 그래야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시대다. 제약사와 도매업체, 약국도 과거보다 많이 투명해졌고 상당수 업체들이 과거처럼 영업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과거 경험에서 우러나온 피해의식과 일부 비정상적인 업체들을 근거로 '당신들을 믿을 수 없다'고 버틴다. 결국 불신의 결과는 라니티딘 회수 지연,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갈등과 감정 싸움이다. 문제는 상한 감정으로 앞으로도 계속 거래를 해야한다. 이번 라니티딘 정산 문제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얼마만큼의 신뢰관계에서 거래를 할 지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번 사태가 서로의 불신만 확인한 채 끝나지만은 않을 거다.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 쓰레기 뿐 아니라 전에는 찾을 수 없었던 전복과 희귀한 물고기도 같이 떠오른다. 업종 간, 업체 간 불신을 해소할 기회도 함께 주어졌다. 서로가 솔직하게 정산 협상 태이블에 앉을 때다.2019-11-01 06:10:14정혜진 -
[기자의 눈] 병원약사 인력 공백 해법이 필요하다최근 요양병원에서 혼자 일하는 1인 약사의 제보가 있었다. 기존 업무도 벅찬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까지 관리해야 하니 가장 기본 업무인 조제와 처방 검토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정부도 문제를 알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약사 인력 부재가 환자 안전에 영향이 있냐"는 국회 질문에 "의료기관 내 약사 인력은 환자 안전 확보에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인력 기준 개선 검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근무약사가 부족한 요양병원은 전체 1540곳 중 35곳이나 됐다. 그러나 이 수치는 실제 요양병원에서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제보와 같이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약사 대부분 1인 또는 주 16시간 근무를 하며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약사가 부족하다는 시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지난 2010년 개정한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요양병원에는 1인 이상 약사나 한약사를 둘 수 있게 했고 200병상 이하는 이마저도 완화한 주당 16시간, 즉 시간제 약사를 허용했다. 복지부가 내놓은 데이터는 200병상 이상은 1인 약사가 조제부터 반품, 처방 검수 등 관리업무와 응급실·입퇴원환자 검토, 복약지도 등 환자안전과 관련한 여러 업무를 도맡아 해내야 하는 실정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특히 주당 16시간 근무는 단 2일만 약사가 병원에 있다는 얘기다. 이 외에는 무자격자인 보조인력에 의해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복지부는 2017년 병원약사 인력 확보를 위해 약대 교육과정에 임상약학을 중점으로 하고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보냈다지만 단순히 인력만 늘리려는 방향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PEET를 치른 약대 졸업생의 평균 나이는 올라만 가고 이들은 수익과 근무지역, 미래라는 현실적 조건을 따질 수 밖에 없다. 향후 통합 6년제로 전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 5월 병원약사 관리자 연수교육에서 복지부는 약물오류 환자안전사고 보고현황을 발표했다.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4726건의 약물오류 사고가 있었다. 처방오류가 2081건(44%)으로 가장 많았다. 요양병원에서는 129건만 보고해 단편적으로는 낮은 수치가 나왔다. 병원약사회는 그 이유를 "약물사고가 적어서가 아니라 약화사고 인과관계와 보고 인력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며 약사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법적으로 요양병원 내 약사 근무 기준 규정부터 고쳐야 한다. 최소한 200병상 이하는 2인 이상으로 강화하고 200병상 이하 주16시간 근무약사는 없애 안정적인 근로 조건과 환자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1인 근무약사의 업무 역량을 정확히 평가하고 약사를 추가할 경우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 인력 수급, 의료계 수용 여부 등을 파악해야 한다. 국립약학대학원을 설립해 약사가 필요한 의료기관에 일정 기간 근무하는 공공약료인력을 육성하는 것도 고민해볼 의제다. 대한약사회는 전문의약품은 공공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다룰 약사가 부족한 현실이다. 결국 약사도 공공재라는 인식으로 다가서야 한다. 복지부는 2017년 6월 요양병원 특성을 고려해 당직의료인 배치 기준을 개정하며 의사 1인당 입원환자 200명에서 300명으로 높이고, 간호사는 1인당 200명에서 80명으로 줄였다. 노인요양시설에선 30인 이상 규모는 입소자 25명당 간호사(간호조무사) 1명을 배치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을 통해 입소자 6인당 1명으로 개선해 24시간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요양병원이나 시설에선 의료행위보다 돌봄·건강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2019-10-30 09:57:04김민건 -
[기자의 눈] 그들만의 경영 승계 벗어나려면[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중소형제약사 가업승계가 한창이다. 창업주 2, 3세들은 사장, 부사장, 대표이사, 등기임원 등 주요 보직에 초고속 승진하고 있다. 더불어 사실상 회사 주인이자 최고 결정권자인 최대주주에도 오르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가업 승계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가족 중 회사 경영을 이끌 적임자가 있다면 애써 일궈놓은 터전을 남에게 줄 필요는 없다. 다만 따져봐야할 부문은 있다. 가족 경영은 기대와 숙제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사업 지속성은 유지할 수 있지만 변화에 둔감할 수 있다. 외부와 단절된 주주 및 임원 구성, 내수의존도, 연구개발비와 연계된 미래 성장 동력 부재, 경영승계를 목적으로 운영한 계열사 성적 부진 등이 그렇다. 기업마다 경영 스타일은 다르다. 현 사업을 유지해 대대손손 잘 먹고 잘 사는게 목적이라면 변화는 필요없다. 다만 반대라면 외부 소통 등 변화의 과정은 필연적이다. 일부 중소형제약사는 전문경영인 영입, 바이오벤처 지분 투자, 시설 투자, R&D 등으로 성장 동력을 만들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 가족경영 기업인 일성신약은 전문경영인을 들여왔다. 효과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상근 등기임원 8명 중 5명 오너일가 등 가족 일변도 경영진 구성에 일단 변화를 줬다. 최근에는 철옹성 자사주도 유통 물량으로 풀었다. 일성신약 자사주는 유동주식수의 50%에 육박해 유통주식수(거래량) 부족 주범으로 평가받았다. 현대약품은 수년째 이어진 저마진 구조에도 매출액의 10% 정도를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의 11배가 넘는 135억원을 R&D에 집행했다. 올해도 3분기만에 100억원을 넘어섰다. 중소형제약사의 가족경영 세대교체는 변화냐 안주냐의 갈림길로 볼 수 있다. 그들만의 경영 승계가 되지 않으려면 외부 소통 등을 통한 기존 사업과 향후 전략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물론 안주를 택한다면 그들만의 리그로 남아도 괜찮다.2019-10-28 12:15:54이석준 -
[기자의 눈] 법원 판결문에 나타난 약사들의 짐[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임차 약사가 건물주를 상대로 제기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드러난 약국의 현실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건물주의 방해로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며 약사는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정작 이번 판례에서 눈길이 가는 부분은 그간 클리닉 건물 내 독점 입점이란 명목으로 약사가 짊어져왔던 짐들이었다. 이 약국은 건물 내 의원 3곳에 매달 2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지불한 것은 기본이고,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임대료를 인상하는 건물주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급기야 계약이 만료돼 새 임차 약사를 구했지만 건물주는 새 임차 약사에 무리하게 인상된 임대료를 제시하거나 약국을 더 입점시키겠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임대차계약을 방해했다. 결국 약사는 권리금도 회수하지 못한 채 약국 문을 닫을 형편이 됐다. 이쯤되면 갑을 관계라고 표현하기에도 부족하다. 비단 이 약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매월 수백만원대 병원 지원금은 기본이고 상가 내 병원 입점을 위한 광고비까지, 의약분업이 파생해 낸 오늘날 약국가의 현실이다. 실제 한 병의원 개설 컨설턴트에 따르면 최근 약국 개설 시 10곳 중 7곳 이상은 병원지원금을 요구받고 있다. 약국에 노골적으로 지원금을 요구하는 병의원은 늘고 있고, 그 방법도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처방전을 사이에 둔 병원과 약국 간 은밀한 거래가 공공연하다 못해 당연시 여겨지는 형편까지 이른 것이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최근 의약 담합을 근절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오는 12월에 있을 대한약사회, 복지부 간 약정협의체에서는 의약담합 실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오고갈 예정이다. 정부도 더 이상 병원지원금으로 불리며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오고가는 의약 담합 실태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병원-약국 간 관계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약사사회 내부적으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약사들이 스스로 굽히고 들어가는 상황에서 치부와도 같은 이 문제를 어떻게 수면 위로 올리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잊지말아야 할 것은 처방전과 지원금을 사이에 둔 병원, 약국 간 아슬아슬한 공생 관계가 약사 개인의 치부나 불합리한 대우에서 끝나지 않는단 점이다. 병원과 약국 간 금전을 사이에 둔 관계는 결국 의약 담합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곧 환자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가 공공연하게 퍼져있는 의약 담합에 관심을 가져 다행이다. 이제라도 물밑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그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정부와 약사사회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2019-10-24 21:39:13김지은 -
[기자의 눈] 의약담합은 정부의 품에서 키워졌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복지부가 최근 약정협의체를 통해 의약담합 문제를 겨냥하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지만, 대응책 마련에 대한 약사들의 기대감은 바닥이다. 정부는 의약사가 돈을 주고받으며 담합을 하는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리베이트와 쌍벌제 등을 언급하며 처벌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복지부 관계자가 최근 기자들과 진행한 현장질의 답변에서 가감없이 드러난다. 이 관계자는 약사법 24조에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쌍벌제 규정을 언급하며, 리베이트와 같은 수위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정과 제도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문제가 밝혀지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겠지만, 모종의 거래에 대해서만큼은 자정을 통해 주고받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른바 병원지원금을 주고받는 담합 행위는 겉으로 드러난 일부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약사들의 중론이다. 의약품 선택에 대한 권한을 의사에게 집중시키고, 분업의 취지를 비껴가는 편법약국 개설들에 눈감아주면서 의약담합의 환경을 조성한 건 오히려 정부라는 지적이다. 1%대로 현저히 낮은 대체조제율,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사태에도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국제일반명처방, 편법약국개설을 막기 위한 약사법 개정 등이 진척되지 않는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문제에 대한 관리 감독과는 별도로 처방조제 환경을 바꾸려는 의지가 없다면, 불공정한 거래는 결국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의약담합은 결국 환자에게 가는 보건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약사가 처방보다는 환자를 볼 수 있도록, 약국들이 더 나은 서비스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의 몫이다. 현재로선 의약담합에 동의해야만 약국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있다. 시스템이 망가진 상황에서 구성원의 선택이 잘못됐다고만 비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의약담합을 개선하기 위해 대체조제와 국제일반명처방, 편법약국 개설방지 등을 위한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2019-10-22 18:30:57정흥준 -
[기자의 눈] NDMA에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글쓰기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괄식과 미괄식, 그러니까 전체의 핵심을 머리에다 두느냐 꼬리에다 두느냐의 차이다. 두괄식은 판결문이나 기사에 주로 쓰인다. 사실 전달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판결을 먼저 내리고 양형이유를 설명하는 식이다. 미괄식 구조는 논문에서 쓰인다. 사실 전달보다는 설득이 목적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러한 결론이 나왔는지 그 과정을 납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니티딘 사태를 보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괄식으로 일을 처리했다. 먼저 판매중지를 내린 뒤, 라니티딘에서 NDMA를 검출하는 시험방법을 공개했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에는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방법 설명회도 열었다. 그러나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식약처의 두괄식 처리에 불만이 적지 않은 듯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전 품목 판매중지로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린 상태에서 뒤늦게 복잡하기만한 검사법을 공개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기자에게 푸념을 늘어놨다. 미국을 보자. 한국과는 달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괄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 맨 처음 NDMA 검출 우려를 전했고, 이어 시험법을 공개했다. 정부 차원에서 내린 조치는 아직 없다. 유럽의약품청(EMA)도 마찬가지다. 대신 결정은 업체가 내렸다. 업체는 공개된 방법으로 시험을 하고, 자체 판단 하에 판매중단이든 회수든 결정했다. 시험법 공개 전에 자체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업체도 있다. 한국과 미국 중에 어느 쪽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식약처는 ‘설득’ 대신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엇갈린 판단이 나중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2019-10-21 06:10:28김진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