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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뜨는 제약산업과 우리나라의 쌍방과실[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제약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우리나라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다. 관심이 커진 만큼 임상 실패, 중단, 혹은 효능 논란 등 소식을 전한 제약사들의 이름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그럴만 하다. 삼성과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미국과 유럽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고 정부는 제약산업 육성방안이라는 대전제 아래 국산 신약 약가 우대방안을 내놓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한다. 성공이 쉬우면 애초에 신약이 아니다. 미국바이오협회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을 수행했거나 진행중인 9985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임상 1상의 성공률은 63.2%, 2상의 성공률은 30.7%, 3상은 58.1%다. 이를 계산해 하나의 신약이 상용화되는 확률을 추려보면 9.6%밖에 안 된다. 개발중단과 임상실패는 얼마든지, 아니 일어나지 않는게 이상한 일이다. 다만 군집효과와 쌍방과실이 있다. 물 들어올때 노젓는다고 수많은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편승 효과를 노린것 역시 사실이다. 어떤 약인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배포하는 개발 물질의 임상 진입·완료 자료, 해외학회 발표자료는 지극히 투자심리 만을 조준하고 있다. 'OOO 약제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최초의 XXX암 치료제다.', '심혈관계 안전성을 확보했다.' 내용은 매력적인데 근거를 안 보여준다. 몇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얼마만큼의 기간동안 연구를 진행했는지 그 결과, 비교군과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수치 상 어떤 차이를 보였는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좋은 약'이라는 회사 관계자의 코멘트가 약에 대한 설명의 전부인 사례도 있다. 신약은 과학이다. 환자가 최종 소비자다. 국내사의 신약개발 성공례 자체가 고무적이다. 오픈하고 정당하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 IR(Investor Relations)만 신경 쓸때가 아니다. 주식 갖고 장난친다는 오명 역시, 리베이트의 굴레처럼 벗어야 하지 않겠는가?2019-12-05 06:16:47어윤호 -
[기자의 눈] 글로벌 진출, 신약만이 능사는 아니다[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이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을 글로벌제약사에 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계약으로 알테오젠은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1300만달러(약 153억원)를 받았다. 파트너사가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제품 임상과 허가, 판매 등의 성과를 달성할 때마다 발생하는 경상기술료를 합칠 경우 계약규모는 최대 13억7300만달러(1조619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알테오젠은 바이오의약품을 SC제형으로 변환할 수 있는 원천특허를 세계 2번째로 보유한 기업이다. 그간 투자업계에서는 알테오젠보다 먼저 SC제형 변환 특허를 보유한 미국 할로자임(Halozyme) 사례를 들어 기술이전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았다. 할로자임은 지난 2005년 미국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자체개발 히알루로니데이즈을 허가 받은 후 로슈, 박스터(당시 박스앨타), 얀센, BMS, 일라이릴리, 알렉시온, 아젠엑스 등 복수 기업과 1건당 평균 1억달러 상당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 사용권을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부여하고, SC 제형 개발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령하는 형태로 알테오젠의 이번 계약과 유사하다. 할로자임은 허셉틴, 리툭산, 하이큐비아 등의 SC 제형이 상업화에 성공한 후 로열티 매출이 최근 5년간 평균 70% 이상 오르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다. 알테오젠 역시 비독점적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은 다른 제약사와 추가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가 이번 계약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시사점은 다른 데 있다. 기술력 만큼이나 글로벌 시장수요를 캐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이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은 IV를 SC 제형으로 변경해 투약편의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일종의 바이오베터 개념에 해당한다. 세상에 없던 혁신신약은 아니지만 개량신약과 같이 FDA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은 품목의 제형만 변경하는 형태로, 신약대비 임상성공 가능성과 시장성이 높다는 장점을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비단 알테오젠 사례만은 아니다. 지난달 말 FDA 판매허가를 받았던 SK케미칼의 치매치료 패치 'SID710'은 노바티스의 '엑셀론'과 동일한 리바스티그민 성분으로 일종의 제네릭 개념이다. SK케미칼은 치매 환자들이 복약 시간과 횟수를 기억하거나 알약을 삼키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하루 한 번 피부에 부착해 약물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패치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노바티스가 이미 2007년 첫 개발에 성공했지만 피부를 통해 약물을 체내에 전달하는 '경피전달체계’(TDS)'기술의 장벽이 높아 경쟁 제품 개발이 더디다는 점을 공략한 셈이다. 신약은 아니지만 SK케미칼은 SID710으로 지금까지 유럽(2013년), 호주(2016년), 캐나다(2018년)를 비롯해 19개국에 진출, 24개 제약사와 판권과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1년 미국 아테네스와 '오라스커버리(ORASCOVERY)'라 불리는 원천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제 형태의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항암제의 경구 흡수를 방해하는 막수송 단백질 P-glycoprotein(P-gp)을 차단함으로써 경구약물의 단점으로 지적받아온 흡수율을 개선하는 기전을 나타낸다. 아테넥스는 오라스커버리 기술을 이용해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오락솔' 외에도 '오라테칸', '오라독셀', '오라토포' 등 다양한 항암제의 제형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이전이나 FDA 판매허가 획득과 같은 성과를 거둔 회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회사는 글로벌 진출전략을 짤 때 혁신신약 개발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개량신약 등을 막론하고 시장 수요를 캐치하는 데 주목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 흐름을 잘 읽어낸다면 갈 수 있는 길은 많다.2019-12-02 06:10:59안경진 -
[기자의 눈]심평원 '서울시대' 마감과 전문직 이탈[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서울 서초동 시대를 마감한다. 심평원은 내달 15일까지 서울사무소와 국제전자센터를 비우게 된다. 이전 인원 규모는 1095명으로 내달 3일 자동차보험심사센터가 가장 먼저 원주 2사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심평원 1사옥은 기획상임이사와 개발상임이사 소관 실부서가 2사옥은 업무상임이사 소관 실부서가 배치된다. 심평원은 본격적인 원주 시대를 맞아 서울에서 원주로 내려오는 1095명의 직원에게 월 20만원씩 2년 동안 정착 비용을 지원한다. 임시사택 173채를 운영하면서 519명이 입주하도록 했으며, 통근버스 또한 기존에 8대 운영하던 수도권 출퇴근 버스를 18대로 늘려 서울과 원주 출퇴근이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직원의 약 80%가 여성인 것을 감안,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도 확대했다. 비상근 전문, 자문위원이나 외부 인력이 참여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 회의를 위해 국제전자센터 내 스마트워크센터 또한 운영한다. 그동안 의약계 등 현장과 실무 접촉이 많았던 실·부서 위주로 2사옥 완공 전까지 서울사무소와 국제전자센터에 잔류했었지만, 2사옥 완공으로 예외없이 모두 원주로 내려가게 된다. 문제는 심평원의 원주 이전으로 의·약사 등 전문 인력 일부가 퇴직했거나, 퇴직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데 있다. 심평원에는 상근심사위원으로 의·약사나 약제관리실 소속의 약사, 그리고 법규송무부에 근무하는 변호사 등 전문 인력이 근무 중이다. 약사의 경우 정원이 72명인데, 현재 약제관리실에는 2급 2명, 3급 8명, 4급 51명 등 총 61명이 근무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심평원 원주 이전의 영향으로 5명이 퇴사했다. 약제관리실은 약사들의 이탈을 우려해 올해 상반기부터 개별 면담을 실시했지만, 이탈을 막을 순 없었다. 하반기 퇴직자까지 고려해 약제관리실은 신규 약사 채용 정원을 8명에 맞췄지만, 원주 이전에 따른 영향으로 약사들이 충원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심평원보다 3년 더 먼저 본부의 원주 완전이전을 마친 건강보험공단의 경우, 약무직 채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전문 인력 채용이 어렵다는 얘기다. 원주 이전에 따른 전문인력 이탈이 아쉽지만, 심평원은 서울 서초동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으로 원주 시대를 맞이하는 만큼 이탈 뿐 아니라 전문 인력 채용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2019-11-29 18:21:55이혜경 -
[기자의 눈] SK바이오팜 '신뢰와 혁신'의 무형자산[데일리팜=이석준 기자] SK바이오팜의 유의미한 무형자산이 쌓이고 있다. 최근 독자개발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가 미국 승인을 받으면서다. FDA 허가 타이틀은 기업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또 다른 무형자산을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해만 CNS(중추신경계) 약물 2개에 대해 미국 허가를 받았다. 수면장애치료제 '수노시'는 기술수출 파트너를 통해, '엑스코프리'는 독자 행보로 미국 문턱을 넘었다. 27년간 CNS 분야에 매진해 온 결과다. SK바이오팜은 잇단 FDA 승인으로 CNS 특화 제약사 이미지를 만들었다. 기존에는 과정만 있었다면 이제는 결과까지 더했다. 기업 이미지는 향후 약물 판촉,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 및 허가 과정, 기술수출, 인재 확보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선순환 구조' 구축이다. 임상만 봐도 그렇다. 특히 SK바이오팜 같이 희귀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환자 모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는 통상 환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때 네임밸류 있는 회사와 아닌 곳의 환자 등록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인재 확보도 마찬가지다. 엑스코프리는 뇌전증신약이다. CNS 약물 특성상 판촉 활동은 특정 전문의만에만 하면 된다. '인력=세일즈'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이유다. 엑스코프리 FDA 허가 이후 SK바이오팜 인력 확보도 용이해지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엑스코프리 FDA 허가 후 세일즈맨 12명 모집에 400명 지원할 정도로 회사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업 이미지 상승 때문이다 SK바이오팜 기업 측면은 아니지만 산업계의 분위기 전환도 만들어냈다. 바로 K바이오 불신 해소다. 최근 국내 바이오산업은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대표 바이오벤처들이 3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미국 허가는 기업 이미지 상승 등 '없던' 무형자산을 만들어냈다. 그 무형자산은 나비 효과를 일으켜 동시다발적인 무형자산을 생산하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2019-11-27 06:18:15이석준 -
[기자의눈] 위탁업체 3배치 생산은 추가비용 안 드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가 제네릭 난립 대책으로 칼을 빼들었다. 이미 공동·위탁 생동 폐지 방침으로 경고장을 던진 가운데 이번에 3배치 생산 의무화 카드를 던지며 위탁 생산 제네릭에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제네릭약물의 3배치 생산 의무화는 품목허가 시 품질의 균일성을 보기 위해 제조시설을 세번 돌려 미리 약물을 만들어 보고, 이를 허가자료로 제출하는 제도다. 사전GMP의 핵심인 공정 밸리데이션의 내용이다. 사전GMP가 도입된 2009년 이후 위탁 제네릭사들은 수탁사가 허가받은 품목과 똑같은 시설에서 약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해당 3배치 생산 자료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도 지난 2014년 이를 받아들여 위탁제네릭사의 허가용 3배치 생산을 면제했다. 5년만에 폐지된 제도가 부활한 셈이다. 목적은 간단하다. 위탁 제네릭약물에 부담을 안겨 허가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국내 제약업계가 비용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허가용 3배치 생산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팔려야 손해를 안 본다. 1배치당 10만정이 만들어졌다면 30만정은 제품 유효기간 내 판매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판매부진으로 재고로 쌓일 수 있는데다 오리지널품목의 특허로 인해 허가 후 만들어놓고 유효기간이 도달했음에도 판매를 못 할 수도 있다. 이들 모두 제약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위탁업체의 3배치 생산 자료를 추가비용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를 담은 개정령안 입법예고시 위탁사의 3배치 생산 비용은 '편익분석'에 빠져 있다. 식약처는 3배치 생산자료가 포함된 전공정 위탁제조 의약품 GMP 평가자료 제출로 인해 제약업계가 10년간 추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37억원으로 계산했는데, 이는 인건비와 GMP 심사 수수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아무래도 식약처는 3배치 생산비용이 업체가 시장판매를 위해 당연히 지불해야 할 돈으로 본 것으로 관측된다. 그게 아니라면 편익을 낮게 잡아 규제심사를 재빨리 통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어찌됐든 편익분석을 통해 3배치 생산비용은 추가비용이 드는 규제가 아니라고 식약처가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3배치 생산분이 판매가 되지 않고 버려지게 된다면 기업피해는 둘째치고 사회적 비용 낭비를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규제 목적대로 제네릭 허가 신청이 감소된다면 걱정할 일이 없겠지만, 어찌 제도가 정부 목적대로만 움직이겠는가. 제네릭사들은 시장의 수요가 있다면 기꺼이 3배치 생산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품목허가에 매달릴 것이다. 이미 공동·위탁 생동 폐지와 약가인하 카드로 위탁생산 제네릭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지 않고 해당 규제를 도입 예고한 건 정말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위탁 제네릭약물의 허가용 3배치 생산 도입에 대한 편익분석을 다시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2019-11-24 23:41:20이탁순 -
[기자의 눈] 사업다각화 나서는 제약사, 성공 묘수는?[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최근 어떤 건강기능식품 업체 관계자가 기자를 만나자마나 말했다. "제약사들 건기식으로 그만 넘어오라 해요. 너무 많이 넘어와서 여기 업체들이 살 수가 없어요" 그만큼 많은 제약사가 의약품을 벗어나 다양한 영역에 진출했고 더 많이 진출하고 있다. 제약사라 해서 약만 만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제약사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는 시장이 건기식이라는 점은 자연스럽다. 의약품과 가까울 뿐 아니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시장에도 많은 제약사가 진출해있다. 이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제약사가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했다. 제조시설과 연구소를 갖춘 제약사는 물론 약국 관련 업체, 약국체인, 개인 약사와 의사까지 건기식과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도 제약사들은 매출 증대와 브랜드 가치 고양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해왔다. 건기식과 화장품 시장에 제약사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10년은 넘은 듯 하다. 그러나 이 중 성공한 곳이 있었나? 언뜻 생각나는 브랜드가 없다. 극소수의 브랜드가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다. 좋은 성분과 뛰어난 제제기술, GMP시설을 기반으로 최고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의약품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건기식과 화장품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 당사자들은 어떻게 분석할까?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제약사는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만들더라"라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의약품은 좋은 성분을 개발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를 그대로 화장품 개발에 적용하더란 뜻이다. 화장품 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할 때, 좋은 성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화장품 성분의 흡수성이라 한다. 화장품 기업들은 좋은 성분이 피부에 겉돌다 씻겨내리가지 않게 더 빠르게 더 많이 흡수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데, 제약사는 좋은 성분을 찾아내 성분을 그대로 제형에 담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다. 위장에서 흡수되는 의약품과 방어기전이 많은 피부에 흡수되는 화장품은 제형이 본질적으로 다른데도 말이다. 건기식은 어떨까. 최근 건기식 업체들은 좋은 성분과 흡수만큼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감성에 소구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제품 수가 너무 많아졌고 정보도 넘치고 있어 이제는 '제품' 싸움이 아니라 '마케팅' 싸움이 되어가고 있단다. 마냥 올바른 방향은 아니지만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더 기발한 마케팅 방법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신약개발이 아니라면 제약사가 만드는 의약품은 대부분 성분이 정해져 있다. 영업도 중요하지만 효과가 좋으면 소비자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맞는 말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제품력을 인정하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건기식과 화장품의 성공 방식은 조금 더 복잡하다. 최근에는 일부 제약사들이 자사의 화장품 성공을 위해 젊은 방식의 마케팅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홈쇼핑에도 나가 '마데카솔'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화장품 '마데카' 매출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대원제약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 시리즈를 기획해 소비자 감성에 다가가고 있다. 지금까지 제약사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방법들이다. 새로운 걸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해야 한다'고 마음먹지만 구체적인 방법까지 고민해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약사들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으니 더 다양하고 참신한 소구 방안들이 나올 것이다. 기왕 시작했으니 성공해야 하지 않겠는가.2019-11-22 06:10:59정혜진 -
[기자의 눈] 분업예외약국은 왜 '무법천지'가 됐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업계 기자로 일을 시작한 지 얼마안돼 취재차 찾았던 지방의 한 의약분업 예외 지역의 약국이 떠오른다. 고령 약사가 운영 중인 약국은 어느 한곳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조제실에는 개봉된 약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직업을 떠나 의료 소비자로써 이곳을 과연 약국이라 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고, 분업예외 약국에 대한 인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었다. 최근들어 연일 분업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의 불법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강원도와 경기도에 이어 경상남도에서도 관내 지정 분업예외 약국들에 대한 단속이 진행됐고, 다수 약국에서 법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 이들 약국의 위법 행위는 종류도 다양하다. 의약품 혼합보관이나 사전 대량조제, 사용기한 경과 의약품 저정과 진열, 전문약 판매일수 초과, 의약품 택배배송은 기본이다. 의사 처방 없이 한외마약이나 스테로이드제를 대량 판매한 약국들도 다수 적발 대상이 됐다. 작정하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불법을 감행한 경우도 있지만, 바뀐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거나 관리 소홀로 인해 불법이 부지불식간에 자행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환경 특성상 분업예외 약국의 경우 고령 약사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런 부분에 더 둔감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든다. 분업예외 약국이 사실상 무법지대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이들 약국의 관리를 강화하는 약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가 하면 지자체 차원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약국의 불법 행위와 관리 소홀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고, 오히려 더 악화되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사사회에서도 의약분업 예외지역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대한약사회는 내년 의약분업 20주년을 맞아 의약분업예외지역 범위나 조항을 재검토 하는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약사회 입장대로 의약분업이 일정 부분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제도의 불안정함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었던 예외 규정을 언제까지, 또 얼마만큼 유지할 지는 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 의약분업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개별 약국의 일탈 문제를 넘어 분업 예외지역 약국 범위 축소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2019-11-19 16:43:42김지은 -
[기자의 눈] 아노미에 빠진 'K바이오·헬스 산업'[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세계 일류 수준의 의료기술은 한국의 오랜 자랑거리다. 첨단바이오신약은 전세계가 추구하는 미래 신성장 먹거리로, 한국 제약산업 역시 제네릭 중심에서 기술력을 동반한 신약으로 개발 무게중심을 점차 옮기는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의료와 바이오제약 산업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규제장벽을 낮춰 첨단 신기술 도입 속도를 높이고 최종적으로 사회와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을 가져올 '첨단의료·바이오신약'이란 성과를 내야한다는 데 반대할 이는 드물다. 반면 첨단의료·바이오신약 개발에 필요한 개인건강정보 제공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엔 쉽사리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의료 빅데이터 없이 첨단의료·신약을 만들란 주문은 질 높고 풍부한 원재료 없이 최상급 정찬 요리를 내놓으란 격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바이오·헬스산업은 아노미에 빠졌다. 첨단의료·바이오신약과 4차산업혁명에 걸맞는 새로운 규범과 사회 가치관이 정립돼야 하는데 기존의 전통 규범·가치관이 좀처럼 혁신하지 못하는 게 우리사회 현주소다. 바꿔말하면 정상급 의료와 첨단신약 산업화에 필수요건인 사회 가치관이 혼란과 무규범 상태에 놓인 셈이다. 최근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정부를 향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을 목표로 법·규제 선진화와 인·허가 심사역량 강화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생명윤리법 개정과 함께 바이오헬스 산업이 가져올 객관적인 과학적 성과물에 대한 국민 홍보를 강화해 사회 불안을 줄이라고 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우수한 기술력의 한국 바이오·IT·AI 산업이 의료계·시민사회·정부 간 각자 이익만을 추구하며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첨단기술발전과 정부·산업 불신감이 큰 시민사회가 민감한 건강·의료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원격의료나 바이오신약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단 진단이다. 결국 한국 바이오·헬스산업을 아노미 상태에서 어떻게 구조할지가 첨단의료·바이오신약 해법이다. 정부와 산업, 의료계를 향한 시민의 불신을 해결하고 정보격차를 해소하는데 만전을 기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규제혁신이 이뤄지는 만큼 시민 불안은 커질 우려가 크고 자칫 내 개인정보가 정부나 일부 산업에 의해 타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두려움을 낳을 수 있다. 정부는 전문가 단체와 함께 시민 불신을 타파할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국민참여 대외 행사로 대중의 첨단바이오 정보부족 현상을 빠르게 해소해야 한다. 규제혁신와 산업발전이란 키워드에만 매몰돼선 국민과 정부, 산업이 서로 발목을 잡으며 첨단의료·바이오신약이란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내 의료정보가 바이오헬스 산업발전에 어떻게 활용되고 보호되는지, 최종적으로 개인이 어떤 혜택을 손에 쥘 수 있는지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개인이 직접 바이오헬스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혼란과 무규범 상태를 타파할 때다.2019-11-18 06:15:29이정환 -
[기자의 눈] '뭣이 중헌디'…분업 정신과 재산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이른바 원내약국 금지 법안(기동민 의원 발의)이 '재산권 침해'라는 벽에 부딪혔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실의 검토보고에서 국회 전문위원실과 복지부,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의 공통된 입장은 의료기관 특수관계인과 약국 개설자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헌법 23조를 보면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다만,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원내약국 금지법안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과 약사법이 지키고 있는 공익의 무게를 저울질해 적법성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바꿔말하면 현재로선 의약분업의 공익적 취지보다는 개인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의 답변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복지부는 검토보고에서 "실효성 있는 의약분업 제도를 운영하자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개인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 우려가 있다. 공적 이익과 재산권 제한 가능성을 비교해 개정안 정당성과 사회적 합의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합의는 의료기관 특수관계인과 약국 개설자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한 법률전문가도 재산권과 공익의 균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며, 따라서 의약분업 훼손과 그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문가는 "어디까지 재산권을 제한해야 하는지는 공익과 균형이 있어야 한다. 그 균형이라는 건 시대마다 달라진다. 따라서 현재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전달해야 한다. 의사와 병원이 약국을 사실상 운영하는 경우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씁쓸하게도 국민들은 원내약국이 가지는 위험성보다는 '편의성'만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선 약국들이 떠안아야 할 숙제도 여기에서 드러난다. 약국들이 처방 감사와 오류 검토, 부작용상담, 대체조제 등을 활성화할 때 국민들은 원내약국이 잃어버리는 기능에 대해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은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스스로 느낄 것이고, 약사사회는 원내약국 금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2019-11-14 19:24:10정흥준 -
[기자의 눈]'2020 제약 7대강국' 목표 얼마나 이뤘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오래전 이야길 꺼내보려 한다. '미래창조'를 위한 비전 제시가 한창이었던 2013년 여름의 이야기다. 보건복지부는 'Phama 2020 비전'을 발표했다. 원대한 꿈을 담았다.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50대 제약사 2곳을 키워내고, 블록버스터급 신약 3개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드디어 2020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제약산업의 위치는 변함이 없다. 글로벌 50대 제약사는커녕, 100대 제약사도 한 곳 없다. 블록버스터급 신약도 마찬가지다. 민망함이 오래된 일기를 꺼내보는 기분이다. 물론 지난 7년간 한국 제약산업은 크게 발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2013년 이후 국내 개발 의약품 10개 품목이 미국·유럽에서 인허가를 받았다.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유럽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한국이 성장하는 만큼 다른 나라도 성장했다는 소리다. 숨이 찰 정도로 달렸건만 제자리인 그런 상황이다. 2013년과 2019년 정부가 발표한 '제약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비교하면, 정권이 바뀌고 담당공무원이 바뀌었건만 대동소이하다. 날짜만 바뀐 수준이다. R&D를 확대하고, 우수인력을 양성하며, 전략적으로 수출을 지원하고, 선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AI(인공지능)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나선다는 정도가 더해졌을 뿐이다. 지금까지 '노오력'이 부족했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충분했다. 그러나 더 큰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까지의 방식만으론 부족하다. 발상의 파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구호에 그치지 않는 혁신과 결단이 요구된다. 언제까지고 무작정 달리는 말에 채찍질만 할 수는 없다.2019-11-13 06:10:31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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