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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2 메르스' 사태 막으려면 신뢰가 필수[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국내에서 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2015년 겪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려를 넘어서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국민들과 병·의원, 약국 등 요양기관까지 공포에 떨고 있다. 우한폐렴은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하 우한폐렴)환자 27명이 격리치료중 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올해 1월 10일 우한폐렴 첫 사망자가 중국 내에서 발생하면서 이슈가 됐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에서 발생한 사건이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우한폐렴이 '제2의 사스', '제2의 메르스'로 불리면서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될줄은 몰랐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관심을 두기 시작한 때는 1월 20일 국내에 입국한 중국인 여성(35)이 우한폐렴 첫 확진자로 확인된 이후부터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우한폐렴은 주요 일간지에서 다루고 있던 '아이템'이었고, 전문지에서는 우한폐렴 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기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24일 두 번째 확진자(남성·55), 26일 세 번째 확진자(남성·54), 27일 네 번째 확진자(남성·55)까지 연이어 나오자 모든 언론사가 우한폐렴 기사를 쏟아냈다. 언론에서부터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재현된 느낌이다. 5년 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언론인으로서 다짐한 게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전달하자. 거짓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정부가 제대로 된 정보를 발표하고, 국민들은 거짓 정보에 동요하지 않고 공식 발표를 신뢰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언론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마음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보다 빠르게 우한폐렴을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폐렴 첫 확진자 발표 이후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킨 데 이어 지난 27일 네 번째 확진자 발생으로 '경계'로 격상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기관'으로 지정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설치됐다. 모든 게 첫 확진자 발생 이후 7일 만에 이뤄낸 결과다. 국민들은 우한폐렴 공포에 떨기보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http://www.cdc.go.kr/)를 통해 발생동향, 보도자료 등의 정보를 확인해 우한폐렴 확산방지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국민과 정부, 언론의 신뢰뿐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의료인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국내 첫 확진자 발표 다음 날인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요양기관에 안내문을 배포하고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우한폐렴 발생지역 입국자 정보 확인을 당부했다. 하지만 법으로 DUR 사용을 강제하고 있지 않아, 일부 병·의원, 약국은 DUR을 설치해놓고도 꺼놓거나, DUR 프로그램 내 해외여행력정보제공 전용 프로그램(ITS)을 'OFF'로 해놓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30%가 ITS를 활용하지 않는다. 지금이라고 요양기관에서 DUR 시스템 내 ITS를 'ON'으로 바꿔 우한폐렴 감염병 발생지역 입국자 정보를 받아 더 빠른 시일 내 감염자 접촉을 막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5년 전 자고 일어나면 메르스로 사망하는 환자의 소식을 접하면서도 이겨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한폐렴은 중증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치료할 백신은 따로 없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등을 투여하면서 2차 감염을 예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국민들이 정확한 정보만 선별하면서, 감염병 예방 수칙인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2020-01-28 17:54:25이혜경 -
[기자의 눈] 약사국시 시험일 아침은 유독 춥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오늘은 전국에서 약사 국가고시가 치러지는 날이다. 올해도 기자들은 새벽부터 시험 현장에 나가 상기된 얼굴의 수험생과 이들을 응원하는 재학생들의 모습을 취재한다. 매년 취재를 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시험 당일의 아침은 유독 춥다. 전날까지도 포근했던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다기보다는 심적인 요인이 크다. 추측컨대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추위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여기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뒤엉켜 있으리라 생각한다. 최근 3년간 약사국시 응시인원은 약 2000명이고, 이중 1800여명이 시험에 최종 합격해 약사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현재 의료기관별 약사 분포 비율로 단순 계산해보자면, 새롭게 배출될 약 1800여명의 약사 중 70% 이상은 약국으로 집중된다. 대한약사회 회원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약국에 종사하는 약사는 2만5082명으로 전체 3만4879명 중 71.87%다. 약사가 늘어날 때마다 약국과 약사의 수요 공급은 점점 더 불균형해지고, 이같은 쏠림현상이 지역 약국가에선 각종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기성약사들이 신규 약사의 배출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사를 준비해 온 학생들이 이를 모를 리 없고, 약국장을 꿈꾸는 예비 약사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결국 약사 쏠림 현상과 약국 시장 환경의 개선이 모두 이뤄지지 않는다면 약사를 꿈꾸는 수험생들과 기성약사 모두에게 차가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먼저 약국으로의 인력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선 통합6년제 전환의 시점에 맞춰 약대 교육의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4년제와 달리 약사 양성을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산업약사와 병원약사, 공직약사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교과목의 보완이 필요하다. 최근 약대생 단체인 PPL이 전국 약대생 4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제약산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91.5%에 달했지만, 진출 의향이 있는 학생은 48.7%에 불과했다. 주된 이유로 ‘접할 기회 부족으로 흥미가 없고, 분야에 대한 정확한 지식 부재’ 등을 꼽았다. 약대 재학생들이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말하고 싶은 주된 메시지는 '현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다채로운 관심사를 만족시켜주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과 병원, 공공기관 등으로 약사가 고르게 진출하기 위해 이뤄져야 할 각 분야의 처우개선만큼 중요한 것이 교육의 내실화다. 또한 이와 더불어 약국 시장을 좀먹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편법약국과 불법브로커, 병원지원금 등의 문제는 약국 시장을 기형적으로 만들고 있다. 지역 약국에서도 편법약국을 전수 조사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인 상황에까지 왔다. 최근 창원경상대병원 원내약국 개설취소와 관련한 대법원의 결정, 복지부가 협의체를 구성해 만들고 있는 약국개설가이드라인 등은 뒤틀린 시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준이 돼야한다. 물론 약학대학평가인증과 전문약사제도 등 약사 직능과 약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들도 곧 마련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정부와 약학계, 약사단체는 약사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인력이 고르게 나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동시에 약국 시장의 오점들을 하나씩 지워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약사 인력 배출이 모두에게 보다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2020-01-21 17:00:35정흥준 -
[기자의눈]신약 코리아패싱, 식약처가 못해서라고?[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코리아 패싱', 한국과는 대화 혹은 논의하지 않는다는 '코리아 패싱'이 요즘 부쩍 언론으로부터 자주 쓰인다. 어떤 상황에 쓰든 코리아 패싱은 어느 한 쪽의 잘못을 지적할 때 가장 큰 압박 수단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른 한 쪽을 옹호할 때는 이만한 '단어'가 없다. 2017년 북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미국이 한국을 건너뛰고 일본과 논의한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나온 '코리아 패싱'은 보수 진영이 진보 정권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된 것처럼 정치적 수사가 강한 단어다. 그래서 '코리아 패싱'이라고 지적이 나왔을 때는 일방적이면서, 균형잡히지 않은 주장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최근 국내 업체들이 한국을 건너뛰고 외국에서 신약개발을 한다는 주장의 '코리아 패싱'도 등장했다. 코리아 패싱의 원인은 한국 식약처가 혁신적인 의약품에 대한 심사를 할 수 없어서란다. 일부 현상만 보면 맞는 얘기일지 모른다. 지난해 11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해 미국FDA 승인을 받은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국내에서는 개발하지 않았다. 또한 다수의 바이오벤처들도 한국을 건너뛰고, 미국이나 유럽 등을 대상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코리아패싱'의 주된 근거가 되는 예다. 하지만 반대 쪽 예가 훨씬 많다. 국산 신약이 해외를 건너뛰고 한국에서 먼저 허가받는 사례 말이다. 먼저 현재까지 30개가 나온 국산신약은 거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먼저 허가를 받는 약물이다. 최근 해외시장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도 국내에서 먼저 나왔다. 또한 2000년 초반 면역세포치료제, 심지어 작년 주성분 세포가 바뀌어 허가취소된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도 한국에서만 허가를 받았다. 이런 걸 볼 때 식약처가 신약 심사를 제대로 못해서 해외에서 개발한다는 논리는 불공정한 주장이다. 물론 식약처가 미국 FDA나 유럽 EMA보다 조직도 작은 데다 신약 심사 경험도 일천한 것은 맞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이 식약처에서 먼저 심사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연히 큰 무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미국 FDA나 유럽 EMA 승인을 받는 게 훨씬 유리하다. 일부 국내 제약사들과 벤처들이 한국을 건너뛰고 신약개발을 하는 데는 해외 글로벌 제약사의 눈에 뛰기 위한 전략이 아닐까? 그들이 익숙한 무대에서 신약을 개발해 비싼 가격에 사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 말이다. 물론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처럼 직접 FDA 승인을 받는 희귀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해외 시장 영업·유통망을 갖추고 있지 않아 개발 중간 신약을 파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한국에서도 영업·유통망을 갖추고 있지 않다. 반대로 한국 영업·유통망을 갖춘 회사들은 한국 시장 출시에도 적극적이다. 30개가 나온 국산신약과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그 반증이다. 한국을 건너뛴 신약개발 전략은 기업과 자본에 의해 판단되는 것 뿐이지, 국가 심사 시스템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이에 신약개발의 코리아 패싱 주장은 일부 기업의 하소연 정도 일 뿐이다. 그 기업이 과연 해외에서도 신약개발에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느 주장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요즘 나오는 공기청정기처럼 확실한 '필터링'이 필요하다. 언론이나 단체 등이 이런 필터링 역할에 소홀하지 않기를 바란다.2020-01-20 15:53:53이탁순 -
[기자의 눈] 정부는 왜 직영도매에 칼날을 들이대나[데일리팜=정혜진 기자] 병원 49%, 도매업체 51% 지분의 직영도매 설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초 한 대형의료원이 A도매업체를 설립하면서 시작된 직영도매 형태는 최근 10년에만 10개 안팎의 대형병원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편법이라 할 수 있어도 불법이 아니기에 누구도 제재를 걸지 못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10월에는 교육부는 36개 사립대 부속 대학병원에 의약품 납품업체와의 계약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두달 후에는 서울의 모 대학병원의 직영도매 문제가 종합편성채널 뉴스에 등장하며 이슈가 되었다.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는 BtoC 거래인 '의약품 도매업체' 문제가 공공연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정부가 실태조사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 지는 알 수 없으나, 직영도매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하다. 과거에 병원들은 입찰을 통한 낮은 의약품 공급가를 확보하는 것을 병원의 이익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병원들은 언제부터인가 또 다른 더 큰 이익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법을 어기지 않는 선 안에서 도매업체에 투자해 이 도매업체와의 수의계약으로 약을 받기 시작했다. 병원의 선택을 받은 특정 도매업체는 제약사나 또 다른 도매업체로부터 병원에 필요한 약을 조달해 안정적인 고정 이익을 확보했고, 이 이익 가운데 일정부분을 또 다른 투자자인 병원에 돌려주게 되었다. 문제는 이 '특정 도매업체'가 독점 공급권을 무기로 제약사로부터 더 많은 마진, 즉 전보다 낮은 공급가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입찰은 복수 도매업체들의 경쟁에 따라 저가 낙찰로 건보재정을 아낄 수 있었지만, 직영도매 방식은 병원이 높은 가격에 약을 구입해 청구하므로 건보재정에도 이로울 것이 없다. 직영도매와 병원의 이익을 건보재정 안에 포함시킨 셈이다. 최근 만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직영도매가 설립되면 제약사도 힘들다. 전보다 낮은 공급가를 요구하기 때문인데, 제약사 입장에서는 병원에 약을 넣지 않을 수 없으니 울며겨자먹기로 공급가를 인하한다"며 "대체제가 많은 제네릭일 수록, 원내에서 많이 쓰는 품목일 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직영도매가 의약품 도매업계에 이익을 준다고도 말할 수 없다. 입찰 방식에서는 서로 경쟁을 하더라도 도매업체들이 각자 병원 공급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직영도매는 그 가능성을 아예 박탈하기 때문이다. 적은 마진이라도 확보하려면 직영도매에 도도매를 제안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유통협회와 도매업체들이 주장해온 것들이다. 하지만 매번 찻잔 안의 태풍으로 끝났고 직영도매는 우후죽순 늘어났다. 정부의 건보재정에서 약품비가 날로 늘어나고, 병원들이 환자서비스와는 동떨어진 도매 설립·투자를 통해 이익을 축적해가면서 비로소 이제와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하다. 그렇다면 직영도매만 해결한다고 왜곡된 의약품 유통이 회복될까. 직영도매가 출현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병원의 권력 비대화다. 대구에서 계열사를 가진 기업 가운데 매출 1위를 지켜온 대구은행을 경북대병원이 제친 건 병원 권력의 비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역의 대학병원이 이럴진대, 수도권의 기업형 대학병원 규모는 얼마만큼일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환자 쏠림이 갈수록 심해지고 대학병원 매출이 매년 최대치를 찍는 때에 도매는 물론 제약사, 약국, 환자 어느 누가 병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겠느냐는 푸념이 계속된다. 어느 산업이든 직능군 간 힘의 균형이 원만해야 건강한 거래와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병의원과 약국, 제약사와 도매업체가 서로 균형을 이뤄야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인 서로 간의 감시와 견제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지금 보건의료계의 모든 힘은 병원으로 집중되고 있다. 직영도매 조사가 이제 시작됐을 뿐이지만, 서로 다른 직능 간 힘의 분배와 균형이 실현되는 첫 계기가 되어야 한다.2020-01-17 06:12:10정혜진 -
[기자의 눈] 당신의 약국에도 혹시 '꼰대'가 사나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2020년 새해 화두로 '꼰대’가 떠오르고 있다. "나 때는 말이야"로 대변되는 꼰대들에 맞서는 안티 꼰대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요즘 언급되는 일명 꼰대의 대표적 특징을 꼽자면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안주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후배나 부하 직원에 이를 강요까지 한다면, 그는 꼰대 중에서도 A급 꼰대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만난 한 약사는 "제가 괜히 말을 많이 하면 꼰대가 잔소리한다 할까봐"란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장시간 젊은 약사들을 지적하고 약사사회 걱정을 늘어놓아 함께 있던 사람들의 말문을 막았던 기억이 난다. 약사사회에서도 꼰대 문화는 암암리에 존재한다. 회사나 병원은 물론이고 약국 안, 약사들이 모이는 모임이나 약사 단체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연륜에서 나오는 인생의 지혜란 말로 위장된 이른바 선배 약사들의 일방적 생각과 강요는 젊은 약사들에는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부분일 수 있다. 나아가 그런 꼰대 선배가 직장 동료나 상사라도 된다면 만성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기성세대를, 선배를 무조건 ‘꼰대’라 치부하며 피하고만 싶은 존재라 할 수 있을까. 최근 한 분회의 정기총회장을 찾았던 기자는 그곳에서의 한 장면을 보고 여러 생각을 했다. 이 분회는 40주년 기념 이벤트 중 하나로 그 지역에서 3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한 선배 약사와 올해 새로 개국한 젊은 약사를 한 자리에 모아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년의 선배 약사는 그간 약사로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이제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30대 초반 젊은 약사는 앞으로의 각오를 말했다. 주민들과 함께 숨 쉬며 약사로서의 소명을 지키다 보니 어느덧 30년이 넘었다는 선배 약사들을 존경하듯 바라보며 자신들도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말하던 후배 약사들. 나란히 선 그들의 표정은 달랐지만 약사란 이름으로의 생각은 같은 지점에 있는 듯 했다. 의약분업 전과 후, 4년제와 6년제. 그 어느 사회보다 경계와 단절이 많은 약사사회다. 선배 약사들과 그 뒤를 이어가는 후배 약사들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그 지점에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배려, 그리고 어디에도 부끄럽지 않을 약사로서의 소명이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2020-01-14 18:45:19김지은 -
[기자의 눈] 전자처방전과 기득권, 시각을 달리하자[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애플은 지난 2007년 휴대폰에 아이팟(MP3), 인터넷 기능을 넣은 아이폰 1세대를 발표하며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테슬라는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는 '오토파일럿' 프로그램 등을 비롯해 차량의 모든 기기와 동작을 전기로 돌아가는 디지털자동차로 구현하고 있다. 4차산업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우리 주변의 장비와 기기, 사물, 사람을 연결하는 편리성과 혁신으로 삶의 형태 자체를 바꿀 것이다. 무엇보다 4차산업 종착점은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에어비앤비, 우버, 타다 등과 같은 공유경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약업계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전자처방전도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서울의료원은 모바일 통합의료정보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서울케어(가칭)' 출시와 관련해 전자처방전 기능을 제외하기로 했다. 서울케어는 외래 진료와 건강 진단 등 정보 제공을 주 서비스로 하며 소소하게는 병원에 환자가 들어서는 순간부터 진료과까지의 이동 경로가 뜬다. 주차 위치도 볼 수 있으며, 입원 환자는 회진 시간을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이 앱으로 보험청구도 가능하다. 인터넷과 사람, 기기를 연결한 IOT(사물인터넷)를 환자와 의료진 손 안에서 구현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약사회와 중랑구약사회의 반발로 전자처방전 기능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케어는 프로그램만 설치하면 전국 어느 약국에서나 수용 가능하며, 전송 과정에서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전자처방전을 포함해 준비하고 있으나 약사회와 협의 전까지 구현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전자처방전 사업은 대부분 민간기업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어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약사회가 반발하는 이유도 타당하다. 첫째로 의료기관과 약국 간 담합 가능성이다. 특정 약국으로 처방환자가 몰릴 경우 현재보다 더 큰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각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앱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다. 수많은 약국이 모든 앱을 사용할 수는 없다. 또 그 과정에서 민간기업이 개발한 앱은 처방전 전송 수수료, 약제비 결제 대금 수수료 등도 약국에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자처방전 시행을 위한 모든 기반은 갖춰져 있다. 4차산업에서 전자처방전은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보인다. 우리는 전자처방전을 거부하기보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전자처방전은 기존 병원 주위에 안정적으로 자리한 약국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의약분업 이후 병원 처방전에 매달려야 하는 약국의 경영 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얘기로 보여진다. 의약분업 전 약국은 병원 유무와 상관없이 우리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동네 주민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소통의 장소였다. 사실상 현재 대한약사회와 정부가 추진 중인 약국의 지역사회 약물관리 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조제권이 약국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 종합병원 문전 약국 분양가는 수십억원을 호가하고, 원내약국, 편법 개설 등 문제는 끊이지 않는다. 약국 간 호객행위와 택배 발송 등 경쟁 심화로 생기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의약분업 이후 지역주민의 곁에 있던 약국이 병원과의 관계에 매달리도록 경영 환경이 바뀐 것이다. 결국 전자처방전의 본질적 문제는 병원과 약국 담합, 수수료 문제라기 보다는 기득권이 가진 '처방전(이익)' 흐름이 어디로 가느냐가 그 기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자처방전을 병원 문전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집 근처 약국으로 보낼 수 있다면 어떨까.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이 이야기하는 '지역 사회 안전망과 거점으로서 역할'을 약국이 하는데 전자처방전이 주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환자는 더 이상 문전 약국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된다. 의약품이 있는 약국을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환자는 진료만 받고 내려가면 된다. 돌아가는 길에 집 근처 약국에서 복약지도와 함께 약을 받으면 된다. 종이처방전을 들고 다니거나 수개월치 약을 받아서 집까지 가져갈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집앞 약국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약사로부터 전문적인 상담과 평소 건강관리까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약국은 지금과 같이 병원에 목매지 않아도 될지 모를 일이다. 전자처방전이 기존의 종이처방전과 병원에 얽매인 약국의 경영 환경을 바꾸길 기대해본다. 어떻게 하면 전자처방전이 약국 경영에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도 전자처방전을 공공재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추진해야 한다. 시스템 설치비용, 수수료, 병원과 전자처방전 사용 약국의 관계 형성 문제 등을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2020-01-12 08:54:06김민건 -
[기자의 눈]개량신약 수난시대…첨병에서 계륵으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개량신약 수난시대다. 한때는 한국 제약산업의 첨병이자 선봉장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제네릭과 신약 사이 어디쯤에서 계륵 같은 존재로 주저앉은 모양새다. CJ헬스케어는 최근 당뇨병치료제 보그메트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1월 시장 출시 후 정확히 6년 만이다. CJ제일제당이던 시절 이 회사의 첫 개량신약이었다. 동시에 개량신약 복합제로는 처음으로 약가우대를 받으면서 관심을 모았다. 6년이 흘렀다. 정부는 태도를 바꿨다. 더 이상 개량신약에 약가우대는 없다고 했다. 너무 많은 개량신약이 건보재정을 갉아먹는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보건복지부는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에서 개량신약을 제네릭과 같은 선에 뒀다. 제네릭과 마찬가지로 '발매 최대 3년 후 조기 인하'하는 내용이 개편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제약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아직 다국적사와 체급차이가 큰 상황에서 국내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던 개량신약에 대한 약가우대마저 없앤다면 신약 연구개발 동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허가된 개량신약은 112개 품목에 달한다. 모든 품목이 약가우대를 등에 업고 '성공'의 단맛을 보진 못했다. 이번에 판매가 종료된 보그메트만 하더라도 회사는 실적부진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개량신약이라도 안 팔리면 시장에서 철수하는 시대다. 약가우대와 관계없이 시장선택에 따라 생존이 결정된다. 더욱이 최근엔 다국적사들이 특허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신규성·진보성이 또렷한 개량신약만 살아남고 있다. 일종의 편법처럼 남용되던 '염변경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업계의 요청은 그래서 더 절실하다. 더 큰 우대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어렵게 살아남은 개량신약만이라도 정부가 지금처럼 응원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개편안 최종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건 개량신약 시대의 종언을 논하기엔 아직 '괜찮은 개량신약'이 많다는 것이다.2020-01-10 06:10:32김진구 -
[기자의 눈] 개량신약과 약제비 절감 규제의 공생[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제약산업계의 '개량신약 구하기'가 수 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자료제출의약품에 포함되는 개량신약을 제네릭(복제약) 약가규제 일괄 적용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내자 다수 제약사들은 신약 R&D(연구개발) 비용 창출원인 개량신약 약가우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성토중이다. 사실상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개량신약은 제네릭 중심에서 첨단신약 중심으로 체질개선중인 국내 제약산업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약가규제를 이미 예고한 보건복지부도 개량신약이 갖는 국내 제약산업 내 '특수성'과 글로벌 산업 내 '보편타당성'을 놓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고민일터다. 세계 기준에 맞춰 일괄 약가규제 결정을 내릴지, 개량신약 관련 규제 예외조항을 별도 신설해 별도 국내 기준을 설정할지 선택의 기로에 선 셈이다. 특히 제약산업은 최근 금연치료제 챔픽스와 절박뇨치료제 베시케어의 특허보호 기간을 염변경 제네릭으로 회피하는 특허 전략을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을 앞세워 신약 R&D에 투자할 현금창출원이 크게 줄었다는 호소마저 내놓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산업협회 원희목 회장이 개량신약 관련 특혜 유지를 담판지으려 복지부 약가규제 담당 과장을 직접 만날 의지까지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약계 개량신약 구하기의 절박성은 여실히 드러났다. 결국 복지부는 제약산업의 호소와 약제비 축소·신약중심 체질개선이란 정부 비전 사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할 숙제를 얻게 됐다. 예를들어 정책 운영의 묘를 살려, 개량신약을 세분화해 환자 복약순응도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개량신약에 대해서는 약가우대를 적용하는 예외·특례조항을 신설해 제약사들의 진보성있는 개량신약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부작용 감소, 약효 상승, 제형 변경, 반감기 확대 등 기존 신약을 개량한 의약품이 개발되면 해외로 개량신약을 역수출할 사례도 기존 대비 크게 늘어날 확률을 높인다. 나아가 진보성이 낮은 개량신약에는 약가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면 제약사들이 불필요한 개량신약 개발에 정력을 쏟는 일을 미연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만든 개량신약'은 확실히 인정하고, '뻔한 개량신약'은 냉정히 내치는 약가규제책이 필요하단 얘기다. 제약사의 뛰어난 개량신약 개발의지를 고취하고 정부의 건보재정 절감 효과를 동시에 추구할 정책이 나올 때 상생과 협력의 참 의미가 빛을 발한다. 조만간 베일을 벗게 될 제네릭 약가규제 개편 최종안에 담길 복지부의 똑똑한 정책 비전을 기대해 본다.2020-01-08 16:42:34이정환 -
[기자의 눈] 누더기 정보로 완성된 '만능구충제'[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로 시작된 구충제 논란이 최근 알벤다졸로 옮겨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항암뿐만 아니라 당뇨와 비염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얘기들이 유튜브 등 SNS로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알벤다졸은 어느새 만병통치약으로 포장됐다. 구충제 논란이 시작된 출발점은 유튜브였다. 미국 조 티펜스가 올린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에 대한 영상이 국내에 알려지며 관심을 끌었고, 복용 후 증상 완화에 대한 환자들의 후기가 공유되면서 지금까지 논란이 이어져왔다. 모 언론사는 조 티펜스가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 임상에 참여했던 것을 보도했고, 이후 펜벤다졸에 대한 관심도는 점차 사그라졌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알벤다졸은 당뇨와 비염, 심지어는 무좀 환자들까지도 자가임상으로 효과를 봤다는 후기를 SNS로 공유하며 논란의 불씨에 기름을 붓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부 의약사 유튜버들도 가세했다. 결국 환자들은 약국을 찾아와 ‘이유불문 하고 알벤다졸’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약사들의 상담과 만류에도 사람들의 믿음은 굳건하고, 결국 신뢰와 권위에 상처를 입은 약사들은 공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잠깐 지나가는 비바람이라고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마냥 그럴 수 없는 이유는 제2, 제3의 구충제 논란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비관 때문이다. 현재 구충제로 질병 치료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흔하게 알려진 알벤다졸 복용법은 4일 복용 후 3일 휴약으로 장기 복용하는 방법이다. 또 CBD오일을 구할 수 없으면 올리브오일 한 숟갈을 같이 먹으면 효과가 좋다는 정보들이 공유되기도 한다. 아울러 미국에서 구충제 임상을 실시하고 있다거나, 구충제의 항암효과와 관련된 논문들, 수많은 자가임상 후기들, 이외에도 제약산업계와 관련된 각종 음모론까지 계속해서 생산되는 중이다. 이 조각난 정보들은 하나의 완성된 퍼즐을 완성하고, 그것이 바로 ‘만능 구충제’가 되는 과정이다. 과학적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언제라도 구충제의 자리에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커지면서 일부 약사들은 SNS를 통해 구충제의 부풀려진 효과들이 근거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고, 약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문제 삼기도 한다. 반면 일부 약사들은 구충제의 가격을 평소보다 2~3배 높여 판매하기도 한다. 펜벤다졸과 알벤다졸 등 구충제에 대한 임상을 실시하기 전까진 이번 논란에 대해 누구도 정답을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와 같은 논란이 불거질 때에 약사들이 지켜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각자의 고민이 필요하다.2020-01-05 20:44:02정흥준 -
[기자의 눈] 약물 '계열 이펙트', 적용 잣대 같아야[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같은 기전을 가진 약제의 기대효능을 인정한다.' 미해결 난제임은 분명하다. 전문의들 간 의견이 분분하고 제약사 별 이해관계도 다르다. 결국 결론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 꼭 모범답안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 당연히 처방하는 의사의 경험과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중요하다. 문제는 보험 급여 적용 범위에 대한 일관성이다. 어떤 계열은 허가사항과 무관하게 계열 이펙트(effect)를 인정, 동일한 급여 기준이 적용되지만 어떤 계열은 약제마다 급여 허용 범위가 다르다. 2018년 시작돼 2020년을 맞이한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없이 보류중인 SGLT-2억제제 병용급여 확대 건을 보자. SGLT-2억제제를 포함한 허가사항 초과 당뇨병치료제 병용(DPP-4억제제·TZD)요법 전면 급여확대 방안은 대한당뇨병학회의 의견좁히기 실패로 돌아가면서 의지가 있었던 정부도 논의를 속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의사들이 급여 확대를 반대하는 기현상이 계열 이펙트 논란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애초에 당뇨병 약제의 병용급여 확대 논의의 시발점은 의료계의 목소리였다. 동일 계열 약제 간 적응증이 각기 달라, 처방현장에 혼란이 발생, 삭감 사례 등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해 왔던 것이다. 앞선 2013년 DPP-4억제제와 치아졸리딘(TZD)계열 병용급여가 확대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결과가 다르다. 허가사항이나 재정영향 보다는 임상적 경험과 전문가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의료계의 행보도 이례적이다. 경구용 당뇨병치료제의 국내 급여기준에서 클래스 이펙트는 아직까지 DPP-4억제제와 SGLT-2억제제가 전혀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다만 가능성은 잔존한다. 일각에서는 2013년 당시 당뇨병약제 급여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던 윤건호 전 서울성모병원 교수의 이사장 취임 소식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전문의약품이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신중한 입장은 되레 필요하다 볼 수 있다. 단, 어차피 계열 이펙트 인정이 수순이라면 '충분한 처방경험을 갖추는데까지 필요한 시간, 혹은 처방량'에 대한 지침 정도는 마련하자는 것이다. 현 상황은 기대는 있지만 기약이 없다. 질환의 특성이 다르다면 질환별 계열 이펙트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계열 이펙트가 인정된다는 확신으로 임상 연구를 게을리하는 업계를 정부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풍부한 학술 데이터는 급여 기준을 넘어 처방 현장에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2020-01-03 06:10:02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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