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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벨빅 회수, 또다시 드러난 정부 엇박자[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라는 블랙홀에 모든 이슈가 함몰되고 있다. 설연휴를 기점으로 들불처럼 일어난 감염병 공포에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이, 남편과 의붓아들 살해 혐의가 있는 어느 여성의 판결도 한두 페이지 뉴스에 그쳤다. 우리 업계에도 적지않은 이슈들이 다뤄지지도 못한 채 사라질 위기다. 감염병 확산과 사람이 죽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일임은 분명하지만, 지금 마약류 의약품을 회수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에게 '벨빅'은 코로나19 못지 않은 골칫덩이다. 안전성을 문제로 회수되는 의약품은 벨빅(로세카린)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만 발사르탄, 라니티딘, 니자티딘이 있었다. 그럼에도 제약사와 도매업체가 벨빅 회수에 유난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프로그램명 님스)이 본격 시행된 후 첫 마약류 회수이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약국에 환자가 반납하는 재고에 한해서는 님스 회수,반품 보고 없이 회수를 진행하라 공지했다. 그러나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업체는 식약처의 얘기만을 믿고 따르기엔 불안하다. 이대로 했을 경우, 일련번호 보고 정보와, 님스 보고 정보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모든 정보가 통일성을 갖도록 권고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하지만 님스 보고가 합법적으로 생략되려면 일련번호 반품보고에서도 동일한 지시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벨빅에 한해 출하보고가 생략돼도 문제삼지 않겠다는 정부, 복지부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 복지부 차원에서 님스와 일련번호 보고를 생략해도 문제는 남는다. 도매업체는 일련번호와 님스 보고 정보를 그 날, 그 주, 그 월 단위로 일괄보고한다. 모든 유통 정보가 하나의 파일에 묶여있는데, 이 중 해당 정보만 골라 삭제하기도 쉽지 않다. 도매업체의 하루 유통 정보는 몇 천, 몇 만 건에 달한다. 회수 의무자인 일동제약은 회수 받은 약을 제대로 폐기하고 회수보고로 일단락할 수 있지만 도매업체는 중간에서 출하, 반품 정보를 틀림없이 관리하고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더군다나 마약류라는 이유로 잘못 조치하는 업체에는 행정처분 위험도 크다. 이미 심평원과 식약처에 문의한 현장 실무자들은 제대로 된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모든 회수 의약품이 발생했을 때 정부 부처 간의 엇박자, 불합치된 행정지시는 늘 문제가 됐고 현장을 힘들게 했다. 행정 조치를 판단하기 전 현장 실무진의 의견을 들어보고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제약사와 도매업체에 일관되고 현실적인 지시를 내릴 순 없는 걸까. 정부부처 유선전화 통화 연결음은 공감하는 공무원, 전문성 있는 공무원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업계에 공감하는 정부, 공무원이 되길 바란다.2020-02-21 06:10:26정혜진 -
[기자의눈] 의심 유발하는 식약처의 단독 심사능력[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물론 아니겠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단독 심사 능력을 의심하게 한다. 요즘 나타난 안전성 문제들이 대부분 해외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최근 암 발생 가능성으로 판매금지된 식욕억제제 '벨빅(로카세린)'만 해도 미국FDA에서 조치한 내용을 하루만에 그대로 답습했다. FDA가 지난 1월 벨빅의 발암 위험성을 전하고, 지난 13일 시장철수를 권고했을 때까지 식약처는 문제의 발단이 된 임상자료를 입수하지도, 검토하지도 못했다. 더구나 이번에 문제가 된 발암 위험성에 대해 유럽 EMA는 사전에 인지하고, 승인에 반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연 식약처가 올바른 심사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작년 한 해동안 시끄러웠던 국산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도 식약처의 심사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개발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윤리성 문제와 상관없이 식약처는 허가 심사과정에서 걸러낼 수 없었는지 의문이다.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약품 자료를 리뷰할 심사인력의 부족, 기업의 속임수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것도 '변명거리'가 아닌지 돌아볼 때다. 매번 어떻게 문제가 나타날 때까지 식약처는 모르고 있단 말인가? 인보사 역시 미국 임상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주성분이 바뀐 지도 모른 채 환자에게 쓰였을 개연성이 높다. 발암우려물질로 판매금지가 된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위궤양치료제 '라니티딘'도 해외에서 문제가 터진 뒤 식약처가 뒤늦게 나선 사례다. 국내 조치가 강력해서 식약처의 문제 인지 시점에 대해 비판은 덜받았지만, 왜 우리는 매번 늦게 알아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얻을 순 없었다. 작년 내부고발 문제로 징계를 받고, 계약까지 종료된 강윤희 전 식약처 임상심사위원은 작년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식약처는 단독 심사능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저 해외 선진기관의 결정만 따른다는 것이었다. 특히 퍼스트클래스(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전의) 신약의 경우 FDA나 EMA 승인 결정없이 식약처가 선제적으로 허가한 경우는 없다면서 식약처는 심사가 아니라 공부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위원의 지적이 현실성을 외면한 과도한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결과적으로 해외기관만 따르는 원인은 무엇인지, 고급인력 부족의 문제인지, 보고 절차나 심사 시스템의 문제는 아닌지 식약처가 스스로 검증해 볼 때다.2020-02-19 18:51:40이탁순 -
[기자의 눈] 떠나는 조정열 한독 대표가 남긴 것[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한독의 '여성 첫 CEO' 조정열 대표(53)가 오는 3월 퇴사한다. 2018년 9월 대표에 선임된지 1년 6개월만이다. 임기만료일(2021년 3월)보다 1년 앞서 회사를 떠나게 됐다. 예상했던 반응이 나온다. '제약업계 이단아'로 적응하지 못했다 등의 평가다. 이력 때문이다. 조 대표의 한독 전 근무처는 피자헛 마케팅 전무, 케이옥션 대표이사, 갤러리현대 대표이사, 쏘카 대표이사 등이다. 제약업계 이력은 10여년 전 MSD 대외협력부 및 아시아·태평양 전략마케팅 상무가 전부다. 단 겉보기 현상만으로 전체를 판단할 순 없다. 그래서 조 대표의 한독 생활을 다방면에서 들여다봐야한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지만 조 대표는 쏘카와 소비재 분야 경험으로 한독 컨슈머 분야 경쟁력과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데 일조했다. 이는 한독의 방향성과 일치한다. 최근 한독은 소비자 대상 제품 및 서비스가 늘고 있다. 또 전문의약품도 고객을 만나는 방식들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 대표는 디지털 TFT를 만들어 온라인을 활용한 마케팅, 영업을 강화했다. 컨슈머 분야에서 브랜딩과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레디큐 중국 진출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기반을 구축했다. 전문의약품 분야 온라인 심포지엄, e-디테일 등 디지털을 활용한 마케팅, 영업 활동도 시도했다. 한독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조 대표는 지난해말 한독이 수년만에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었다. 당시 조 대표는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IR에 나섰다. 구두를 챙겨왔지만 바쁜 일정 속에 갈아신을 시간 조차 없었다고 한다. 언론에 처음 공개될 수 있는, 대표 취임 후 첫 IR 자리였지만 본인보다 회사 역량 소개에 집중했다. 조 대표의 '운동화 IR'은 그가 회사를 대하는 태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대표는 올초 약업계 신년 교례회에도 참석했다. 경력상 업계 관계자와 큰 친분이 없어 활발히 교류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동안 한독이 참가하지 않았던 행사에 참여해 대외활동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대표가 얼굴 도장만 찍고 떠나는 모습과 달리 조 대표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어차피 평가는 갈린다. 다만 분명한 것은 조 대표의 '1년 6개월' 한독 생활에는 겉으로 보는 것 이상의 흔적이 남겨져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도입, 운동화 IR(대외활동) 등은 그간 한독에 부족했던 'DNA'다.2020-02-17 06:12:09이석준 -
[기자의 눈] 정부의 홈쇼핑 마스크 공급이 '불편한' 이유[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한마디로 마스크, 손 소독제 대란이다. 코로나19발 위생용품 대란은 3주째에 접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약사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상당하다.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약사들은 매 시간 마스크, 손 소독제의 공급 단절, 수요 폭증으로 인한 혼란과 매점매석 단속의 주된 대상으로서의 적지 않은 자괴감을 경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는 마스크, 손 소독제의 수급 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공영홈쇼핑을 통한 일명 ‘게릴라 판매’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NS홈쇼핑을 통해 마스크를 판매한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도 제조사 협의를 통해 마스크 100만 개, 손소독제 14만 개를 공영 홈쇼핑을 통해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과기부의 마스크 판매를 두고 일각에서 정부가 사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중기부는 방송 시간을 미리 알리지 않는 판매 시간대를 사전 고지하지 않는 일명 '게릴라' 판매 방식과 더불어 손 소독제는 1인당 최대 5개, 마스크는 40개까지로 구매 개수를 제한했다. 아무리 공영이라지만 국민적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홈쇼핑이란 매체를 활용하겠단 것도, '게릴라' 판매 방식을 택한 데에도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홈쇼핑이란 채널이 과연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매체인지 의문이 든다. 현재 마스크는 취약계층이나 노년층에 특히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홈쇼핑은 이들에 또 다른 장벽일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더군다나 사전에 홈쇼핑 편성 시간대를 모르는 상황이라면, 작정하고 마스크를 사보겠다며 방송에만 집중하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은 더 제한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판매 가격대 역시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인지 의심된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공급가가 천정부지로 오른 가운데 약국 등 기존 판매처들은 오른 가격에라도 재고를 구해 판매하려 하고 있다. 시민 불편 해소 차원이다. 이 마저도 매점매석 단속 대상에 올라 하루하루가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말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상황 이전 안정적 상황에서의 공급가인 600원~1000원대로 제품을 판매하며 원가라고 강조한다. 사정을 모르는 일반 시민들은 결국 기존 판매처를 재난 상황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집단으로 여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러 면에서 정부의 이번 공영홈쇼핑을 통한 방역 용품 판매는 근본적인 수급 안정화를 위한 대안이 아니다. 일회성에 그치는 판매 방식은 오히려 전체 유통, 판매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이번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더 근본적이면서도 공익적인 방안을 고려해 볼 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2020-02-13 15:36:52김지은 -
[기자의 눈] 약국 마스크 매점매석 조사는 행정낭비[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을 대상으로 한 마스크 매점매석 조사는 비현실적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일선 약국의 판매가 등을 점검하며 불필요한 행정낭비를 하고 있다. 물론 마스크 생산량 대비 시장의 수급 불안정은 계속돼 매점매석 행위를 점검해야 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으로 발바른 대처가 중요한 시점에 ‘일단 다 뒤져봐’라는 식의 태도는 보여주기행정 또는 행정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역 보건소들은 감염예방 활동부터 확진자의 동선 파악과 방역, 접촉자에 대한 감시관리 등으로 업무량이 이미 과포화된 상태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 고시를 통해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2019년 월 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행위를 매점매석으로 규정했다. 이에 식약처와 공정위, 관세청과 지자체 등은 합동으로 약국가를 조사& 8231;취합하고 있다. 결국 보건소는 약국 점검이라는 추가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추측컨대 이중 대부분은 상급기관 보고용 조사였으리라 생각한다. 점검을 하는 실무자들도 신종코로나로 인해 예년 대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150% 초과라는 기준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급불안정을 야기하는 시장교란 행위의 주된 원인은 약국이 아니다. 만약 약국이었다면 상당수의 약국들이 현재까지도 재고를 대량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동안 마스크 판매가가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됐던 곳은 약국이었고, 이것이 곧 약국들이 마스크 재고를 확보하지 못한 이유가 됐기 때문이다. 공급업체들이 보기에 약국은 가격을 올려 폭리를 얻을 수 있는 거래처가 아니었고, 업체들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며 대부분의 약국들은 재고가 바닥이 났다. 근본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중국과 그 외 국가로 반출, 또는 인터넷 등을 통해 소위 되팔이를 하려는 ‘업체 또는 개인’들이다. 시장에 공급된 한정적인 물량을 대량 매입해 가격을 높여 판매하는 소위 ‘리셀러’들이 기승을 부려왔고, 또 음성적으로 계속적으로 활동하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기자가 익명채팅방을 통한 수백만장의 마스크 뒷거래를 취재하며 연락을 주고받던 업자는 아직까지도 공급 가능량을 알려주고 있다. 정부는 현재 마스크 수급 불안정을 야기하는 시장교란 행위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초점을 맞춘 집중수사로 방향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최근 김대업 약사회장도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약국 매점매석 단속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전국의 약국 2만 3000여곳은 가장 안정적인 판매가로 지역별 마스크 공급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우선적 물량 공급이 필요하다는 뜻을 어필했다. 현재 지역 약국들을 포함한 시장의 공급난은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강경한 대책을 펼쳐야 한다. 수요가 오르니 공급가를 대폭 올리고, 임의품절 처리로 거래처를 바꾸고, 음성거래를 하는 등의 행위엔 과감히 채찍을 휘둘러 제동을 걸어야 한다.2020-02-11 17:23:03정흥준 -
[기자의 눈] 신종코로나와 제약사의 안전불감증[데일리팜=김진구 기자] 17번·19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제약사 직원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사실 관계는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성형외과 관련 컨퍼런스에 참여했고, 질병관리본부가 의사가 아니라고 확인했다는 점에서 ‘제약사 직원이 아닐까’ 정도의 추측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소문의 진위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제약사 영업사원이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이로 인한 ‘파급력’이다. 이미 적지 않은 제약사가 재택근무에 돌입했거나, 영업사원의 병원 방문을 자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자사 영업사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 동시에, 이들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다. 이런 조치를 취한 곳은 거의 대부분 글로벌제약사다. 국내사 중에는 삼일제약 정도만 재택근무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나머지 대다수 국내사는 ‘알아서 주의하라’는 정도의 조치만 취하고 있다. 병의원 방문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라는 식이다. 오히려 몇몇 국내사 경영진은 ‘위기는 곧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다른 제약사 영업사원의 병원 방문이 뜸해졌을 테니, 이 틈에 경쟁사 거래처를 공략하자는 것이다. 궤변이다. 또한 너무나 위험한 도박이다. 만약 제약사 영업사원 중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 파장은 해당 직원 하나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일반적으로 영업사원 한 명이 방문하는 거래처는 하루에 적게는 5곳 많게는 15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방문한 병의원과 약국의 의료진·환자·보호자 등을 감안하면 어림잡아 1000명은 직간접 접촉자가 될 것이란 계산이다. 이들 중 일부는 새로운 감염자가 돼 자신의 가정에서, 직장에서 가족과 동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것이다. 기업의 수익 면에서도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병의원은 문을 닫게 되고, 여기서 나오던 매출은 사라진다. 해당기업은 바이러스 확산을 조장했다는 비난도 받아야 한다. 재택근무 혹은 병의원 방문 자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유일하고도 확실한 해결방법은 아니다. 다만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온 사회가 힘을 쏟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역행은 사라져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 이번만큼은 틀렸다.2020-02-10 06:10:59김진구 -
[기자의 눈] 복지부 '복수차관제' 전문성 기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에 재차 불을 붙였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 유행으로 감염병 이슈가 꾸준히 발생한 게 배경이다. 복지부 내 보건과 복지를 별도 전담하는 2명의 차관을 두는 복수차관제는 꾸준히 논의된 의제다.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는 안도 복수차관제와 함께 논의됐는데, 앞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메르스 후속대책으로 필요성이 본격화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속 보건의료,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긴급상황이 아닌 평상시에도 방역 정책·인력·전문가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처음이 아니다. 전국 단위 감염병 창궐 때마다 전문가 집단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애초부터 정책과 재원을 투입해 국가 방역 시스템을 튼튼히 하고 전문인력 육성 환경을 만들라고 제언했다. 지식과 경험, 전문성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직면하는 국제 감염병 이슈는 국민과 사회를 송두리째 혼란에 빠뜨린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대중 살갗 깊숙히 빠르게 파고들며 필요 이상의 공포를 낳는 동시에 국민과 정부, 국민과 전문가, 국민과 국민 간 불신을 키운다. 이같은 혼란은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 전체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대부분의 감염병은 측정하기 어려운 수준의 사회 경제 마비, 손실을 초래해왔다. 우리나라는 2015년 국내 첫 감염자가 발생한 메르스 때 감염환자 총 186명, 사망자 총 38명이란 쓰린 성적표를 받아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국가 방역시스템이 미흡하고 중구난방"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신종 코로나 대책위원회의 보건의료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국립암센터 기모란 예방의학과 교수는 "메르스 당시 미국 질병관리센터(CDC) 등 해외 선진국은 국내 파견인력으로 한국 감염병 사례를 집요하게 질문, 연구해 각 국 선제 도입으로 대응력을 높이는 모습이 여실했다. 우리나라는 중동 외 가장 크게 메르스를 겪었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에서 효율적인 대응 매뉴얼을 내놓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했는데도 같은 내용의 실패를 반복할 우려가 크다는 비판이다. 지금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꾸준히 늘며 감염병이 진정 국면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사태 종료 후 감염병 대응 전문성을 더 키워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뒤이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향후 본격 추진을 예고한 복지부 복수차관제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 역시 '보건 전담 차관' 신설로 감염병 전문성이 제고할 기초를 닦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보건은 육성이 필요한 산업이자 국민건강 관련 이슈를 총괄하는 분야인 반면, 복지는 합리적인 분배에 무게가 실려야하는 분야로 일정부분 상충지대가 존재한다.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나눠야 한다는 지적도 이같은 상충지대가 영향을 미쳤다. 부처를 쪼개지 않더라도 조직개편을 거쳐 '보건 차관'과 '복지 차관'을 따로 둔다면 이같은 상충지대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 전담 차관에게 전세계 보건산업 이슈를 한 눈에 살피고 감염병 등 신종 질환 최신 정보를 기존 대비 빠르고 정확하게 입수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 권한이 부여되는 따름이다. 질본을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것 역시 세계 대유행 감염병 발생 시 콘트롤 타워를 질병청으로 단일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방역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과거 복지부 산하에 있었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식약처로 승격해 신약개발 강국을 기치로 내거는 등 의약품 안전관리와 경쟁력 강화 기틀을 마련한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물론 지나치게 복지부 조직이 비대화하고 불필요한 예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전혀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긴급상황 외 '평상시 대응력'을 제고할 정책기획력과 실천력을 갖춘 복수차관제가 전향적으로 논의된다면 되레 신종 감염병으로 발생할 천문학적 단위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일 확률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가 진정 국면으로 진입하는대로 자유한국당 등 야당과 복수차관제, 질본 청 승격 등 정부조직개편 논의에 착수할 방침이다. 현재 복수차관제 운영 부처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5개다.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처 내 차관급 기구를 별도 운영중이다. 복수차관제 운영 사례의 면밀한 분석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조직개편에 성공하고 보건산업·감염병 대응 전문성을 크게 강화한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을 기대해 본다.2020-02-07 16:19:29이정환 -
[기자의 눈] 전염병 시대, 마스크에 맡긴 약국 안전[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하며 5일 오전 국내에서만 18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1월 23일 명절 전날 취재차 찾은 명동은 해외 여행객들이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할 정도로 대란이 벌어졌지만 전염병 유행 징조로는 보이지 않았다. 당시 이렇게까지 심각한 사태로 돌아갈지 알 수 없었지만 우리는 앞서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를 '전염병 시대'라고 했다. 2002년 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H1N1), 2012년 메르스(MERS), 2020년 신종코로나까지 약 20년 동안 4개의 전염병이 전세계를 휩쓸었다. 이 가운데 우리도 적지 않은 가족과 친구를 잃어야 했고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보건당국이 신종코로나를 막기 위해 공항 등에서 방역체계를 가동하긴 했지만 설 연휴 기간 수많은 환자와 일반인들이 오간 약국은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현재 3번, 12번, 14번, 16번 환자 등이 다녀간 약국과 요양기관은 문을 닦고 소독 방역을 받았다. 일부 약사 또는 근무자들도 자가격리된 상태에서 2주간 능동감시를 받고 있다. 2009년 메르스 확진환자가 다녀간 약국에서 격리 조치가 취해진 약사는 물론 가족과 약국을 이용한 환자까지도 불안함 속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상급병원에 비해 약국 등 1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기관은 전염병 감염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보 공유, 교육,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한 기초적이면서도 필수인 마스크·손소독제 공급 시스템은 없다시피 하다. 약사들이 알아서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신종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다. 현재도 약국에서는 손소독제와 마스크 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 명동에서 만난 한 약사는 "약국에서 사용할 손소독제와 마스크조차 구하기 힘들다"며 걱정을 떨치지 못 했다. 감염병 대응 1차 방어선일 수 있는 약국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약사회 차원에서 국가 전염병 사태 발생에 대처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 등 대비가 필요하다. 보건당국은 해외 전염병 발생 시 약국에 관련 내용을 선도적으로 전파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질본 메르스 대책반은 '2018년 국내 메르스 의심환자 감시 및 대응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의심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신고한 경우 밀접접촉자는 23.3명으로 1339나 보건소를 통했을 때인 17.5명 보다 많다고 분석했다 대책반은 "의심환자를 얼마나 조기에, 접촉자를 최소화해 인지하고 후속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메르스 감시, 대응 체계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미 외국과의 교류가 많아지고 이동 시간도 단축되면 전염병은 순식간에 확산하고 있다. 우리 시대 가장 큰 문제는 전염병 대응이 될 것이라는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동물을 통한 전염은 방어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 한 인간에게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앞으로 어떠한 전염병이 동물에서 변이해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킬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또 다른 전염병 사태가 시작될 것이다. 약국에서 약사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과 전염병 대응, 정보 전달을 체계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2020-02-05 12:05:49김민건 -
[기자의눈] 영업사원 자살과 사건 보도의 딜레마[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안타까운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4명의 다국적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는 알려지고 확인된 최소 수치다. 이들 고인의 회사와 극단적인 선택의 상황은 각기 다르다. 다만 공통점을 꼽자면 자살의 이유가 '회사'라는 주장이 있었다는 점이다. 자살 사건의 보도는 언론사와 기자 입장에서도 다루기 까다롭고 불편하다. 보도에 대한 신중함이 필요하다. 데일리팜 역시 4건의 사고를 모두 다루지는 않았다. 보도가 이뤄지더라도 첫 기사는 해석과 추정을 배제한 사실의 전달 수준으로 작성된다. 그럼에도 보도 자체에 대한 딜레마는 여전하다. 고인 다음으로 중요한 유가족의 마음 때문이다. 물론 유가족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기사화를 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히려 언론의 무관심이 그들에게 상처를 입힐때도 있다. 반면 사건을 모르는 지인, 혹은 주변인이 기사를 보고 고인을 추정할 수 있는 '단어' 하나가 노출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면, 보도의 적법성을 떠나 윤리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한 것은 죽음을 '이용'하면 안 되지만 극단적 선택의 '이유'가 있고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또한 이처럼 비극적인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조성하는데 언론은 힘을 보태야 한다. 자살은 슬픔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노동조합과 회사의 대립이 격화되며 죽음의 책임을 둔 공방이 이어진다. 고인의 선택이 실적압박, 감원 등 원인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이를 회사의 '귀책'으로 결론짓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그래서 언론이 관찰자가 돼야 한다. 죽음의 사연을 기반으로 노사의 주장을 듣고 공방의 결론과 후속 조치를 지켜보는 눈이 있음을 인지시켜 줘야 한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제약업계 자살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기원한다.2020-02-03 06:19:43어윤호 -
[기자의 눈] 'R&D 정보공개' 정공법이 답이다[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코스피 상장사인 한올바이오파마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안구건조증 신약후보물질 'HL036'의 임상3상 탑라인 결과를 공개하는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구건조증 신약 HL036의 임상3상 탑라인 결과가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객관적지표와 주관적지표 모두에서 각각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닷새 뒤 기자간담회장에서 일차유효성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번복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한올바이오파마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4500억원 가까이 증발했고, "투자자들을 기만한 것 아니냐"는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졌다. 한올바이오파마 입장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번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상업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적이 없었다. 애초부터 추가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었던 만큼 이번 임상의 주평가지표 미충족이 시장에서 신약개발 실패로 받아들여질까 조심스러웠을 수 있다. 지난해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메지온 등 많은 신약개발기업들이 3상임상 단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을 체감한 터라 임상 결과를 전달하는 방식에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올 측이 내놓은 해명대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안구건조증 임상의 평가변수로 다양한 지표들을 인정해 왔다. 안구건조증 신약 '레스타시스' 개발사인 엘러간도 2002년 FDA 허가에 앞서 총 3번의 3상임상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2상임상과 첫 번째 임상3상에서 안구건조증 관련 다양한 평가지표에 대해 폭넓게 평가한 다음, 주평가지표를 확정하고 추가 임상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반복 입증하는 형태다.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HL036' 역시 이번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한 각막전체염색지수(TCSS)와 안구건조감지수(EDS) 등을 주평가변수로 설정할 경우 2번째 3상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FDA와 협상을 통해 이차유효성평가변수의 유용성을 인정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건의 임상실패만으로 한올바이오파마가 그간 보여준 신약개발 능력을 폄하할 필요까진 없다는 얘기다. 다른 질환군으로 눈을 돌려보면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신약후보물질 '아두카누맙'의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무용성평가 결과에도 불구하고 추가 데이터를 확보해 FDA 신약허가신청(BLA)을 추진하고 있다. 임상시험에 대한 규제당국의 평가가 갈수록 유연해지면서 임상데이터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상업화를 시도하는 사례도 조금씩 늘어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투자자들과의 소통과정에서 드러난 한올바이오파마의 태도는 세련되지 못했다. 탑라인 결과 발표의 핵심은 일차유효성평가지표 달성 여부다. 정석대로라면 "일차유효성평가지표였던 각막하부염색지수(ICSS)가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라는 발표가 먼저여야 했다. 이후에 "주평가변수는 아니지만 각막중앙부염색지수(CCSS)와 각막전체염색지수(TCSS)에서 유의성이 확인됐고, 안구건조감지수(EDS)에서 유의성이 입증됐다. 후속 임상에서 TCSS와 EDS를 주평가변수로 설정할 수 있는 근거가 확보됐기 때문에 이번 임상시험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판단한다"라는 입장을 표명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지난 몇 년간의 학습을 통해 신약개발을 바라보는 국내 투자자들의 눈높이는 많이 높아졌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임상 결과 발표는 당장의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있을지는 모르나 투자자들의 신뢰형성으로부터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신약개발 기업들이 떠안게 될 것이다. 달라진 눈높이에 걸맞게 IR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2020-01-31 06:10:11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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