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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바이오기업 밸류업 동참, 선택 아닌 필수[데일리팜=차지현 기자] 11곳.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수다.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350여 곳에 달하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올린 기업은 전체의 약 3%로 참여율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SK바이오팜 등 시총 상위권 대형사조차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국내 기업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도입한 기업가치 제고 프로젝트다. 기업이 투자·배당·지배구조 개선 등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공시하면 정부가 세제 혜택과 모범 납세자 선정, 공동 기업설명회(IR) 참여 기회 등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 같이 저조한 참여율은 제도 설계의 한계와 업계 현실이 맞물린 결과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자율'에 방점을 둔 제도다. 정부는 기업이 스스로 현재 가치를 진단하고 중장기 목표를 설정해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운다. 세부적인 목표 설정이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은 각 기업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얘기다. 이행 사항을 점검하거나 공시 이후 성과를 검증하는 절차 역시 부재하다. 기업이 관련 계획을 공개한 뒤에는 실제 이행 여부나 성과를 확인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 정부가 후속 조치를 강제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인센티브도 행정적 수준에 그쳐 기업이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불분명한 실정이다. 여기에 규모가 작은 바이오텍의 경우 밸류업 이행에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대부분 상장 바이오 기업은 매출이 미미하거나 적자 상태로 재무·IR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하려면 재무분석, 주주정책, ESG 전략 등을 아우르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중소 바이오텍은 이를 전담할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나서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바이오 산업은 신뢰 기반 산업이다. 신약개발은 길고 불확실한 분야다. 이런 산업에서는 단기 실적보다 기업의 투명성, 정보공개, 연구의 정직성이 더 큰 신뢰 자산으로 작용한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연구개발비 집행의 투명성, 주주 소통 강화는 장기 성장의 기본 토대다. 글로벌 자본의 흐름이 이미 지속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 기관투자자는 재무성과뿐 아니라 ESG·거버넌스 등 비재무 요소를 기업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유럽과 북미의 대형 연기금, 글로벌 ESG 펀드는 공시 투명성이 낮은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추세다. 적자 상태에서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해야 하는 신약개발 기업에게 이러한 글로벌 자본의 신뢰를 얻는 일은 곧 생존과 직결된다. 투자 유치뿐 아니라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같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국적 제약사와 기관투자자들은 기술력뿐 아니라 재무 투명성, 내부통제, ESG 리스크 관리 체계를 면밀히 검증한다. 밸류업과 같은 제도적 신뢰 기반이 부족한 기업은 아무리 좋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해도 협상 테이블에 오르기 어렵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밸류업 프로그램이 바이오 산업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리는 해법도 아니다. 하지만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제도의 틀을 보완하려는 정부와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는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결국 밸류업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책과 현장이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인센티브를 늘리고 중소 가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 산업계 또한 제도의 한계를 탓하기보다 이를 장기적 체질 개선의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산업의 체질을 바꿔 K-바이오가 세계 시장에서 신뢰받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2025-11-05 06:17:31차지현 -
[기자의 눈]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선택과 집중'[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선택과 집중'. 올해 국감에서 다시 등장한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의 핵심 키워드다. 지난달 말 국정감사에서는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신약 전주기적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의료 인공지능(AI)와 바이오데이터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며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가 의료AI와 바이오데이터 두 축을 중심으로 R&D 효율화를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현장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정책은 집중을 말하지만, 실행은 여전히 분산돼 있다. AI, 빅데이터, 첨단바이오, CDMO, 백신 자급화 등 모두 제약바이오산업을 이야기할 때 핵심 산업으로 불리며 비슷한 비슷한 구호가 반복된다. 그 결과 예산은 여러 부처로 흩어지고, 추진 속도는 제각각이라는 평가도 여전하다. 선택은 많지만 집중이 정말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의미다.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도 몇 년째 반복되는 화두다. 이번에 언급된 의료AI와 바이오데이터 산업은 일견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맞닿아 있다.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선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정부도 100만명 규모의 바이오데이터 구축을 추진 중이며, 의료기관 단위 데이터뱅크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문제는 활용이다. 연계 표준이 달라 데이터를 합쳐도 분석이 어렵고, 기업은 접근 절차에 수개월을 소비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AI 영상판독 솔루션이 늘고 있지만, 실제 병원 도입률은 낮다. 정책적으로 진입에 대한 문은 열어두었지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책은 상대적으로 미비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와 기술은 쌓였지만, 그것이 흐를 통로는 여전히 좁다. 정부는 선택과 집중을 외치지만, 실제 지원은 넓고 얕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정부는 데이터 수집 정책을 두고 '데이터 댐'이라는 비유를 쓴다. 댐을 세워 수원을 확보하듯 인공지능 시대에 활용할 데이터 자원을 마련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댐을 쌓는 일만이 아니다. 데이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관(管)을 세우는 일 역시 절실하다. 정부 차원의 정책이 큰 줄기를 설정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현 상황에서는 좀 더 명확한 우선순위의 실행력이 담보돼야 한다. 데이터가 산업과 의료현장으로 흘러들지 못한다면, 정책의 선택은 의미를 잃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큰 방향을 설정했다면, 이제는 명확한 우선순위와 실행력이 뒤따라야 한다. 데이터가 산업과 의료현장으로 흘러들지 못한다면, 정책의 선택은 의미를 잃는다. 국정감사에서는 2023년 기준 국내 10대 상장 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금액이 약 1조3000억원에 불과하며,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존슨(J&J)의 투자금액인 20조원과 비교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접근은 분명 옳은 방향이다. 다만 국가가 미래산업으로 제시한 의료AI와 바이오데이터 두 축이 산업의 성과로 연결되려면, 구호가 아닌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결국 관건은 실행력이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중복되는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구호에 머문다면 산업은 또 다시 방향을 잃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전략이 아니라, 실행으로 보여주는 집중의 증명이다.2025-11-04 06:06:20황병우 -
[기자의 눈] 화려한 질환 인식 캠페인이 주는 씁쓸함[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모 잡지사가 개최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이 논란이 됐다. 표면적으로 질환 인식 제고라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 술잔이 어우러진 자리에서 유방암이라는 단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행사 후 과연 이 자리가 환자에게 어떤 의미였을까라는 물음이 남은 이유다. 물론 암 환자라고 해서 언제나 진지하고 어두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병마와 싸우는 사람도 웃고 즐길 권리가 있다. 암은 더 이상 죽음의 문턱 만을 상징하지 않는다. 조기 진단과 신약의 발전으로 많은 환자들이 치료 후 사회로 복귀하고, 일상을 이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는 분명 필요하다. 절망만을 강조하는 인식에서 벗어나, 희망과 회복을 이야기하는 시도 자체는 가치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밝음이 지나쳐 질환의 본질을 지워버릴 때다. 다양한 신약들의 등장으로 유방암을 비롯한 주요 고형암의 생존율은 최근 10년 사이 크게 올라간 상황이지만, 암은 여전히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병이다. 환자들은 세포독성 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호르몬 치료 등 복잡한 치료 과정을 거치며 구토와 오심, 수면장애, 위장관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부작용을 감내한다. 심한 경우 간질성 폐질환이나 피부가 벗겨지는 발진 같은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모른 채 요즘은 암도 완치가 잘 된다더라는 식의 가벼운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생존율 통계는 좋아졌지만, 환자의 삶의 질과 심리적 고통은 여전히 무겁다. 치료가 끝나도 재발에 대한 두려움, 신체 변화에 대한 불안, 사회 복귀의 어려움이 이어진다. 일부 인식 캠페인은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환자의 현실보다 보여지는 이미지와 흥행 요소에 집중하며, 질환을 하나의 이벤트로 소비한다. 진정한 인식 향상이란 누군가의 고통을 포장하거나 꾸미는 일이 아니다. 그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환자가 겪는 두려움과 불안을 사회가 함께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병을 겪는 사람의 하루, 그리고 그 곁에서 함께하는 가족의 마음이다. 또 인식 제고라는 말은 언제나 환자의 자리를 중심에 둘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화려한 파티보다 필요한 것은 환자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며, 밝음이 필요한 이유는 절망을 덮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질병에 대한 무지는 무심에서 시작된다. 진정한 인식은 공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공감은 환자의 곁에 서려는 진심일 때만 가능하다.2025-10-31 06:15:23손형민 -
[기자의 눈] 약국엔 없고 병원에만 있는 마운자로[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원내 처방으로 약값까지 결제하지 않으시면, 저희 병원에서의 진료는 불가합니다.” 한 병원이 마운자로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에 밝힌 병원 내부 방침이다. 자가주사제의 경우 원외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병의원들은 높은 비급여 수익 앞에 관련 규정에는 눈을 감은지 오래인 듯 하다. 삭센다를 시작으로 위고비, 마운자로까지 이어지는 비만치료제 열풍 속 자가주사제의 무분별한 원내조제와 오남용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비급여인 이들 의약품은 보험청구가 없어 정부의 감시망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다 높은 약가 마진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병의원에는 진료과에 상관 없이 효자 품목으로 꼽힌다. 더욱이 지자체마다 이들 치료제의 원내조제 관련 단속 기준이 일관되지 않아 행정 처분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사각지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은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하고, 약사의 복약지도가 부재하다는 원론적인 문제와 더불어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오남용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병의원에서는 정상 체중 환자에게도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을 별다른 확인이나 제한없이 처방, 원내 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방의 허들 자체가 낮은데다 병원에서 진료, 판매가 모두 이뤄지다 보니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없이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의약품은 분명 전문약으로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진료가 수반되는 데다 부작용 가능성이 있음에도 ‘살 빼주는 약’이라는 미명 하에 사실상 미용 목적 치료제로 인식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분명 ‘주사제를 주사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원내 조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후기에는 병원에서 주사 투여 없이 비만치료제를 구매했다는 후기가 넘쳐나는게 현실이다. 관련 지적이 이어지면서 최근 보건복지부는 ‘자가주사제는 원외처방이 원칙’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요양기관, 지자체 등에 발송하며 의료계에는 원칙을 어긴 병원 내 조제, 판매는 불법이라는 점과 관한 지자체를 향해서는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당부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자가주사제에 대한 원외처방 의무화에 대해 복지부는 다시 한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자가주사제의 원내처방 문제를 지적한 국회 국정감사 서면질의에서 무분별한 원내 처방, 판매 문제의 규제, 해소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원외처방을 일률적으로 강제화, 의무화하는 방안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는 이제라도 법을 교묘히 이용한 자가주사 치료제 조제의 사각지대를 인정하고, 관련 지침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들 치료제의 유통이 병의원에 집중되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법과 원칙에 맞는 유통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하길 기대한다.2025-10-29 17:36:37김지은 -
[기자의 눈] 비대면 진료 법제화, 플랫폼 공화국 막아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이 불 지핀 비대면 진료는 법제화까지 말 그대로 다사다난의 연속이었다. 비대면 진료를 찬성하는 의료계, 비급여 중심 처방·약 배달을 용납할 수 없다는 약계, 탄탄한 테스트 베드를 발판 삼아 제도권으로 뛰어들고자 한 플랫폼 업계까지 지난 5년은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비대면 진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증대됐다. 시간·공간 제약 없이 손쉽게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확장시켰다는 플랫폼 업계는 그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민 누구나 손쉽게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초재진 구분, 진료시간대 설정 등 장치 하나 하나가 플랫폼 업계에는 허들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약 배송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이들은 약국 처방전 접수 불편사례 등을 꾸준히 확보하며 비대면 진료 끝단에 약 배송이 따라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비대면 진료 법제화 안 역시 민간 플랫폼 참여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한시적 상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뛰어든 30여개 업체 가운데 일부는 자연 도태되고, 통폐합돼 현재 남아 있는 민간 플랫폼 업체들을 제도권 내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최근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민간 영리 플랫폼 중심 원격의료 법제화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공공 플랫폼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불거졌던 SNS 전문약 불법광고, 원하는 약 처방받기, 내돈내산 처방 후기 뒷광고 요청 등을 '없었던 일'로 덮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그러면서 민간 영리 플랫폼을 도입했다 '대란'을 겪고 있는 해외 사례를 제시했다. 돈 되는 곳으로 자원과 의사 인력이 몰리며 지역 공공클리닉 운영이 중단된 반면, 원격 앱은 '2분 내 진료'를 약속, 전례 없던 과다 청구 문제를 겪고 있는 캐나다, 의료인에게 진료 시간을 줄여 환자 수를 늘릴 것을 강요하고 지키지 않는 의료진의 급여를 삭감하는 미국 등 사례를 예사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성과를 작게 평가하고 축소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체 건수 가운데 다이어트·탈모·여드름 등 비급여 목적 처방이 전체의 몇 %를 차지했는지, 대면 진료 대비 환자와 약사들이 불안함을 느낀 부분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세심한 고찰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은 설계의 몫이다. 어떻게 제도가 설계되느냐에 따라 민간 플랫폼 업체가 말하는 '직장인·육아맘'에게 비대면 진료는 한줄기 빛이 될 수도, 건보재정 파탄의 원흉이 될 수도 있다.2025-10-28 15:21:45강혜경 -
[기자의 눈] 중국의 부상, 한국 제약산업의 새 과제[데일리팜=황병우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5) 현장에서 보인 특징 중 하나는 중국의 부상이다. 주요 세션마다 중국 연구진 이름이 반복됐고, 포스터 곳곳에서도 'China'가 눈에 띄었다. 예년보다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초록을 제출했고, 일부는 ‘Late-breaking Abstract(LBA)’ 발표는 물론 ESMO 최상위 발표인 프레지덴셜(Presidential)에 이름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학회에서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특히 주요 초록의 교신저자와 주요 연자 대부분이 중국 연구자임에도, 핵심 세션에 포함됐다는 점은 중국 신약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ESMO 2025 기자실에서는 평소보다 더 많은 중국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방문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켈룬 바이오테크(Kelun-Biotech)가 머크(Merck)와 공동 개발한 ADC 사시투주맙 티루모테칸(Sacituzumab tirumotecan, Sac-TMT)에 대한 3상 임상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히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표적항체(bispecific antibody), 면역항암 병용요법 등 차세대 모달리티 연구를 대거 주도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중국은 '패스트 팔로워(fast-follower)'가 아니라 '패스트 무버(fast-mover)'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정부 지원, 대규모 자본, 빠른 임상 시스템이 자리한다. 중국은 규제·임상·투자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초기 후보물질 단계부터 글로벌 개발을 염두에 둔다. 임상 등록부터 논문 발표까지의 속도가 산업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내수 시장이 가진 규모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주요 학회에서 중국 신약 데이터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이상 이를 '내부용'으로 평가절하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 기업들이 의미 있는 데이터를 내놓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전과 기술로 주목받은 기업들도 있었지만, 문제는 속도와 규모다. 발표 수와 임상 단계의 깊이, 글로벌 확장력에서 중국과의 간극은 분명했다. 학회 현장에서 만난 한 연구자는 "좋은 후보물질이 있어도 임상과 허가까지 가는 여정이 너무 느리다. 중국은 이미 국가 차원에서 통로를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의 고민은 명확하다. 우수한 기초기술은 있지만 이를 임상으로 확장할 자본과 인력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다. 한국의 방향성은 이미 일부 기업들이 보여주고 있다. 초기 단계부터 해외 임상과 허가 절차를 함께 설계하는 사례가 늘었고, ADC·이중항체 등 플랫폼 중심 연구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국내 승인을 먼저 목표로 한 임상, 단일 후보물질 중심의 개발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술 확장성을 확보하고, 임상 설계력과 자본을 뒷받침할 인재 생태계가 갖춰져야 한다. 정부도 단기 과제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글로벌 임상과 허가를 한 축으로 묶는 전략적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베를린 현장에서 느낀 중국의 속도감은 단순한 연구 숫자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산업 전체의 구조 차이였다. 신약개발은 이제 아이디어 경쟁이 아니라 시스템 경쟁이다. 정부가 여전히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한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언젠가 '관람객'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2025-10-28 06:08:11황병우 -
[기자의 눈] 국산 원료약 약가우대 0건의 시사점[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최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 국가필수약 68% 약가우대’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올해 3월부터 정책을 시행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실적도 없다는 지적이었다. 문제를 지적한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7개월째 신청 제약사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은 제도가 이름뿐이라는 방증”이라며 규정 현실화를 촉구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한쌍수 이니스트바이오 대표는 “미국·유럽·일본은 원료약 자국화 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도 전략 품목에 집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국은 의약품 자국 생산에 사활을 걸었다.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단순한 ‘산업지표’가 아니라 ‘국가안보’의 문제임을 뼈저리게 깨달은 결과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매년 원료의약품 대책이 주요 정책 과제로 포함되지만,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23년 기준 26%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문제의 근본은 정책 설계 단계부터 ‘왜’라는 질문이 빠졌다는 데 있다. 정부는 ‘낮은 원료약 자급률’이란 현상에만 매몰돼 있다. 원료약 자급률을 높이는 목적이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확보인지, 아니면 산업 경쟁력 강화인지 명확하지 않다. 정부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업계는 원료의약품 산업 육성과 구조 개선을 요구한다. 미 미묘한 시선 차이가 정책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낳고 있다. 이번 ‘약가우대 0건’ 사태도 이 연장선상에서 설명된다. 국산 원료약 사용을 늘리기 위해 완제약 업체에 혜택을 주는 구조부터가 비합리적이다. 완제약 업체의 약가를 올려주면 자연스레 국산 원료 사용이 늘 것이란 기대였지만, 현실은 다르다. 중국·인도산 원료의약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국산 원료 품목도 한정적이다. 약가우대로 완제약 업체의 수익이 늘더라도 그 혜택이 원료약 업체로 전달된다는 보장도 없다. 파격적으로 약가를 우대한다고 하더라고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제는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 원료약 자급률 제고라는 ‘숫자 목표’에서 벗어나, 원료약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가격 경쟁력이 취약하다면 원료약 업체에 대한 직접 지원이나 세제 혜택을 통해 제조지반을 다져야 한다. 또한 고품질·고부가가치 원료약 생산을 위해 R&D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재정 여력이 한정적이라면 전략 품목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약가우대 기준 완화와 같은 단편적 조정만으로는 원료약 자급률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없다. 국가안보는 원료약 자급률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원료의약품 산업 생태계 강화라는 ‘구조’의 개선에서 나온다. 원료약 산업이 자생력을 갖출 때 비로소 그 위에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망과 국가안보가 세워진다. 지금 필요한 건 단기 성과가 아니라, 방향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다.2025-10-24 06:15:45김진구 -
[기자의 눈] 약사-한약사 면허분쟁과 복지부 결자해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이재명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국회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연일 약사와 한약사 면허 분쟁에 대한 적극 행정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약사 출신 서영석 의원에 이어 의사 출신 이주영 의원과 서명옥 의원도 올해 국정감사에서 한약사 제도가 제대로 정립될 수 있도록 복지부가 앞장서 정책을 만들 필요성을 지적했다. 직접 이해당사자인 약사 의원을 넘어 의사 의원들까지 한약사 문제를 국감 이슈로 집어 든 배경에는 오랜기간 의사와 한의사 간 면허권 다툼을 겪으며 느꼈던 모호한 복지부 태도에 대한 답답함이 서린 것으로 보인다. 한약사 면허범위 문제는 실상 매년 지적되는 국감 단골 과제이면서도 좀처럼 해법 찾기가 어려운 계륵같은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다. 현행 약사법이 규정중인 약사, 한약사 업무범위 조항과 약국개설자(약사,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 권한 조항이 충돌하면서 저마다 다른 해석과 주장을 펴고있는 이유에서다. 약사단체는 조준경을 복지부를 향해 두고 있다. 복지부가 30년 넘게 해묵은 한약사 일반약 판매범위 문제를 쟁점없이 해결하는 행정에 나서라는 주장이다. 복지부는 지금까지 딱부러지는 법령 관련 유권해석이나 실무 부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의약품 유통 등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개별 공문으로 대응하는 실정이다. 다만 기대되는 부분은 이번 국감에서 복지부가 서명옥 의원의 한약사 제도 대책 마련 질의에 "한약사 제도 도입 취지, 직역 간 바람직한 역할 정립 방안 등을 종합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는 점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복지부의 이번 답변이 기계적이고 원론적인 대응에 그칠 것이란 회의적 반응을 제기중이다. 검토하겠다는 중립적 단어 선택으로 별다른 후속 행정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염세주의적 평가다. 그러나 복지부가 한약사 업무범위 관련 내부 지침이자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작업에 나선다면 장기간 방치된 면허 갈등 문제를 해결할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도 있다. 적어도 한방 원리가 전혀 개입할 여지가 없는 생약 성분의 일반의약품은 한약사의 취급·판매를 제한하는 내용 등이 가이드라인에 실린다면 무책임한 행정이란 비판으로부터 일부 멀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호르몬제, 항히스타민제, 경구피임약, 항생제 등 현대의학을 근거로 시판허가된 의약품은 한약사 면허범위가 아니라는 지침을 수립하고, 위반했을 때 제재를 가하는 행정으로 모호한 면허범위를 조금씩 해결해 나감으로써 쌓인 갈등을 풀어 나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회는 복지부가 한약분업을 전제로 한약사 면허 제도를 도입했다는 사실을 새삼 각인하며 결자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매듭을 맺은 복지부가 꼬인 실타래를 직접 풀어나가야 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중이다. 정은경 장관은 이번 국감에서 "현행 약사법상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를 무조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약사와 한약사가 직능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대책을 논의하고 대한약사회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답변했다. 복지부가 한약사의 전문의약품 취급·조제를 명백한 위법으로 규정하고 실태조사에 나선 것 처럼, 일반약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 제정·수립으로 한약사 취급 권한이 없는 일반약 사례를 분명하게 명시하는 행정에 나설 때 결자해지 의무를 다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한약사가 본래 면허 취지이자 적확한 업무범위인 원외탕전실 등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국민 건강·생명을 위해 일 할 수 있도록 한의계와 큰 틀의 해법 마련에 착수하는 행정도 펼쳐야 할 때다. 약사와 한약사가 약국 일반약을 놓고서 치열하게 싸울 게 아니라, 한약사도 약국 외 한약, 한약제제 관련 분야에서 면허를 활용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 역시 복지부와 정 장관이 해결해야 할 숙제이자 의무다.2025-10-22 16:02:48이정환 -
[기자의 눈] M&A 활성화, K-바이오 생태계 살린다[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논의할 때 빠지지 않는 화두가 있다. 바로 투자회수(엑시트) 전략의 다양화다. 현재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기업공개(IPO)가 거의 유일한 엑시트 창구로 작동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상장밖에 없다는 뜻이다. 국내의 경우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좀처럼 활발하지 않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거래 건수가 다소 늘어나는 추세지만 연간 M&A 건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데다 대부분 거래액도 1000억원대에 그친다. 국내에서 의미 있는 M&A 사례로는 아프로디테애퀴지션홀딩스의 휴젤 인수나 LG화학의 아베오 인수 정도가 거론될 뿐이다. 거래 성격도 제한적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일어나는 상당수 M&A는 기존 주주 구주를 시가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넘기는 수준에 머문다. 실패한 사업을 정리하거나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한 방편으로 M&A가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 바이오 기업에 있어 M&A는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 아니라 오너의 지분 정리나 경영난 해소를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는 일이 일반적이다. M&A가 신약개발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해외와 대조적이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은 임상 초기 단계에서도 유망한 후보물질이 보이면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력과 데이터 확보를 위한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화이자, 로슈, 노바티스 등 내로라하는 빅파마는 유망 바이오텍 인수를 통해 핵심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지금의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했다. 국내 바이오산업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M&A를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 IPO 중심 엑시트 구조는 산업 성장보다 투자자 회수에 초점을 둔다. 벤처캐피탈(VC)은 투자금을 회수한 순간 목적을 달성하고 그 이후에는 기업에 남을 이유가 없다. VC 입장에서 상장 완료 직후 포트폴리오사는 '남의 회사'가 된다. 시장에는 상장만을 목표로 달려온 탓에 성장의 방향을 잃은 기업만 남는다. 이와 달리 M&A는 단기 회수가 아닌 연속적인 자본 순환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 간 M&A를 통해 기술은 다음 단계로 고도화되고 경험과 자본이 함께 축적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대형 제약사는 매수자로서 신생 바이오텍의 연구성과를 흡수하고 VC는 회수를 통해 다시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면서 산업은 단단해진다. 물론 쉽지 않다. M&A 활성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업계 모두가 공감하고 한목소리를 낸다. M&A가 바이오 생태계 지속가능성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 즉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제는 제도와 시장, 인식의 변화를 아우르는 해법을 찾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첫 단추는 정부 차원에서 M&A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세제 혜택과 절차 간소화, 기술 가치평가 기준의 명확화 등을 통해 M&A에 대한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술 가치 중심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적용하듯 M&A에 투입하는 비용을 R&D 비용으로 인정해주는 것도 하나의 활성화 방안이 될 수 있다. 인식의 전환도 중요하다. M&A를 실패 기업의 퇴로가 아닌 산업 성장의 사다리로 바라봐야 한다. VC는 상장 시점의 회수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M&A를 통한 중간 회수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기업 역시 IPO가 아닌 매각·제휴를 통해 성장하는 전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팔리는 기업'이 되는 게 실패가 아니라 산업 내 순환의 한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얘기다. M&A 촉진은 단순히 거래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기술이 다음 단계로 옮겨가고 자본이 다시 순환하는 산업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이다. 지금처럼 IPO만 남은 구조로는 산업이 지속될 수 없다. 바이오가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이제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봐야 한다. 기업은 전략을 바꾸고 정부는 인센티브를 만들며 시장은 길을 열어야 한다. M&A가 살아야, K-바이오가 산다.2025-10-22 06:15:31차지현 -
[기자의 눈] 성분명 처방 공감하며 제네릭 못 믿는 정부[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건강보험공단이 약제비 절감 등의 이유로 성분명처방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제네릭 간 효능 차이가 있다는 이율배반적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제한적 성분명처방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동시에 제도화 걸림돌이 되는 제네릭 불신에 동의하는 모습이다.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성분명처방의 도입 필요성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제네릭의 효능이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덧붙여 논란이 됐고 국감장에서는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생동성 시험을 진행한 제네릭도 효능의 차이가 있어 성분명처방이 불완전하다는 주장은 그동안 의사단체에서 제도화를 반대하며 꺼낸 논리다. 정기석 이사장은 의사 출신으로 과거 의료 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비싸도 좋으니 좋은 약을 달라는 환자”의 사례를 들어 성분명처방 도입을 신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현장을 고려한 답변에 집중하다보니 이게 곧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효능 차이를 뜻한다는 걸 인식하지 못한 듯하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사장의 답변은 “제네릭의 효능이 오리지널과 차이가 있고, 따라서 가격이 나가더라도 오리지널 약의 선택이 효과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국내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이지 않다. 정부의 생동성시험과 동일성분 대체조제 장려 정책에 반하는 답변이라는 국회 질타가 이어진 것도 그 때문이다. 제네릭 대체조제를 독려하는 정부가 제네릭 효능차이를 근거로 성분명처방을 반대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환자 상태에 따라 약효가 다르다는 뜻’이라는 부연 설명도 제네릭에 대한 불신을 심어줄 뿐이다. 국감에서는 성분명처방의 부작용으로 의료기관 리베이트가 약국의 구매조건 계약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차라리 이 같은 우려가 더 솔직하고 합리적이다. 성분명처방을 논의하면서 합리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리베이트가 약국으로 옮겨가는 문제를 미리 방지한다면, 병의원 리베이트를 축소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약사 인지도에 따른 희비 등 성분명처방이 시장에 미칠 파장은 많아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가 필요한 것은 맞다. 다만, 성분명처방을 신중 도입해야 한다는 이유가 제네릭 효능 차이라는 답변은 정책 결정과 국민 설득 어느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2025-10-20 19:43:09정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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