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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7보호 없는 약가인하, 제약 주권 흔든다…생태계 붕괴 경고[데일리팜=황병우 기자]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을 두고 제약업계에서 강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복되는 약가인하가 국내 제약산업의 R&D 기초 체력을 고갈시키고, 결국 필수 의약품 공급 중단이라는 보건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지난 21일 데일리팜은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 2층 대강당에서 '약가 대변혁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주제로 제55차 미래포럼을 열고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날 포럼에는 김연숙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 박준섭 제일약품 이사, 정재호 한국노바티스 전무, 법무법인 광장 헬스케어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약가제도 개편안의 내용과 분석, 대응전략 등 다양한 견해를 공유했다 "63조 누적 약가인하…예측 불가능성 최대 리스크" 국내 제약업계를 대표해 발제를 맡은 박준섭 제일약품 이사는 반복되는 약가인하 정책으로 제약산업이 예측 불가능한 투자 환경 등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에 따르면 약가인하는 1999년 실거래가 상환제 도입을 시작으로 2012년 일괄인하, 2020년 요건 차등제 등 2023년지 지속적으로 발생해 약 63조원의 누적 인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지속적인 약가인하로 발생하는 산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불확실성'이다. 박 이사는 "예측 불가능한 정책 환경은 제약 기업이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약가 인하 환경에도 국 제약산업은 신약·개량신약 성과를 쌓아 왔다는 점도 강조됐다. 박 이사가 제시한 2000년 대비 2024년 성장 지표에 따르면 ▲산업 규모 7.9조 원→29.8조 원(277% 성장) ▲종사자 수 5.5만 명→12만 명(118%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R&D 투자는 0.197조 원에서 3.6조 원으로 무려 18배(1727%)나 급증했다. 1999년 국산 1호 신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1개의 신약과 142개의 개량신약을 배출하며 선진화된 임상·품질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박 이사는 이러한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멈춰 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 근거로 '필수의약품 공급 중단' 사태를 들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의약품 공급 중단 및 부족 신고 건수는 2020년 이후 5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박 이사는 "물가는 20% 상승했는데 저가의약품 기준은 10년 이상 동결된 현실이 기초 의약품 제조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도 지속 불가능한 가격정책이 의약품 부족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표에서 정부 지원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체 산업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 비율은 21~24% 수준인 반면, 제약산업은 2023년 기준 5.5%에 불과하는 의견이다. 박 이사는 "제약 R&D의 94.2%를 기업이 자체 수익으로 충당하는 상황에서, 그 기반이 되는 제네릭과 개량신약의 수익성을 깎는 것은 신약 개발이라는 마라톤에서 선수의 보급로를 끊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결론은 '정책 순서의 전환'이다. 박 이사는 국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관련해 보상 체계의 전면 재검토를 제안했다. 박 이사는 "직전 3년의 R&D 투자 비율이라는 단기 지표 대신 누적 투자 금액, 지속성, 실질적 성과를 종합 평가해야 한다"며 "인증 중심의 혁신형 제약기업 외에 실질적 투자를 지속하는 기업을 위한 연구형 제약기업 지정을 통한 약가 우대와 같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제안했다. 그는 "지금 제약 산업에 필요한 것은 약가 인하가 아니라 10년 후를 준비할 수 있는 여유와 지원이다. 약가를 깎아서 재정을 확보하는 대신에 적정 약가를 통해 산업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에 재투자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제네릭 약가 40%대 인하, 법적 합리성 의문" 이어 법무법인 광장의 정진환 변호사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한 법리적·산업적 분석을 내놓았다. 정 변호사는 정부가 제네릭 약가 산정 기준을 현행 53.55%에서 40%대로 인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정부가 일본과 프랑스의 사례를 근거로 들고 있지만, 해당 국가들의 산업 구조와 글로벌 신약 비중을 고려할 때 수평적 비교가 가능한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며 "40%대 인하가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 촉진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대한 합리성이 담보되어 있는지 고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개편안의 핵심인 '가산제도 차등화'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안은 혁신형 제약기업 중 R&D 비율 상위 30%에게만 높은 가산을 부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30%와 31% 기업 간에 R&D 역량의 실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매출 변동에 따라 매년 순위가 바뀌는 구조는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한다"며 "누적 R&D 투자액이나 기술 이전 실적 등 종합적인 지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비율 위주로 재단하는 것은 비합리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행정소송법상 재량권 일탈·남용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산업의 붕괴는 순식간이지만 부흥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복지와 산업이 공존할 수 있는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속도보다 예측 가능성…기등재약 범위·시점 쟁점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정책의 '속도'와 '예측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중점적으로 나왔다. 참석자들은 개편안이 빠르게 추진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언제 어떤 폭으로 제도가 적용될 지 등 '큰 그림의 타임라인'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는 취지로 우려를 전했다. 여기에 기존에 등재된 약제(기등재약) 중 정확히 어떤 품목이 언제부터 인하 대상이 되는지 정책 집행의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이 담긴 질문도 제기됐다. 결국 각 기업별로 이미 중장기 사업 계획이 짜여 있는 상황에서 시행 시점이 앞당겨질 경우 경영·고용 안정, 개발·투자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국내 제약업계의 공통적인 시선이었다. 이에 대해 김연숙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은 업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빨리 구체적인 대상을 확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과장은 "정부 역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기등재약 조정 대상을 조속히 확정해 발표하되, 산업계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일방적인 속도전보다는 업계와의 소통을 통한 세밀한 조정을 통해 '단순히 깎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감안해 보완할 부분을 충분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과장은 "2012년 이전에 등재된 약제들을 중심으로 우선 검토하는 등 단계적인 실시를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대상과 범위는 실무적인 확인을 거쳐 혼란이 없도록 협회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확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2026-01-22 06:00:59황병우 기자 -
"약가인하 뛰어 넘는 혁신성 약가보상이 개편안의 핵심"[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이 주로 약가가 조정되고 인하되는 쪽으로 언론에서 부각되고 있는데, 사실은 조정(인하) 이상으로 연구개발(R&D) 혁신성에 대해 보상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신약이든 제네릭이든 혁신성이 있다면 약가 보상을 높이고 우대기간도 기존 1년을 3년 플러스 알파로 늘려서 제약산업 혁신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시행을 예고한 약가제도 개편안 핵심 키워드로 '신약 혁신성', '수급 불안정 해소'를 꼽고 이를 달성한 제약사에 대한 체감 약가 우대 수준을 향상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신약 R&D 투자 수준에 비례한 약가 보상 구조를 마련하고, 가산 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 이상'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수급 불안정 해소의 경우 원료를 직접 생산한 의약품과 국산원료를 써서 만든 국가필수약을 대상으로 최대 10년 우대를 보장하겠다고 예고했다. 약가 사후관리 제도는 제약사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복지부 행정 비용 부담은 경감하는 방향으로 정비한다는 게 복지부 방침이다. 21일 김연숙 복지부 건강보험약제과 과장은 가톨릭대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열린 데일리팜 제55차 미래포럼에서 약가제도 개편안 주요 내용와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현행 약가제도, 신약 혁신성·필수약 안정성 보장 한계" 복지부는 지금 운영중인 약가제도가 혁신 신약 창출과 필수약 환자 접근성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엔 한계가 역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우리나라 제네릭은 해외 국가와 견줄 때 약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신약 R&D를 통한 혁신 창출이 정체중이라는 진단도 곁들였다. 다수 제약사가 여전히 높은 제네릭 약가를 축으로 한 경영에 매몰되며 신약 R&D를 게을리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 견해다. 이런 상황에서 고령화 등 요인으로 약품비 비율이 크게 늘어 혁신 기반 제약산업 생태계 조성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확립 간 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약가 개편으로 신약 생태계 조성·필수약 안정공급" 신약개발 생태계 구축을 위해선 희귀질환 치료제 건보등재 기간을 100일 이내로 크게 단축하고 중증·난치질환 치료제 비용효과성 평가를 고도화한다. 혁신 의약품 국내 조기 도입을 위해서는 약가 유연계약제 대상을 확대하고 신약 R&D 등 혁신 창출 노력 정도에 비례한 보상을 부여한다. R&D 연동형 약가 우대 기전을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우대 기간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필수약 보상 강화는 퇴장방지약 제도를 전주기 개선하고 필수약 우대 실효성 제고와 함께 제도 간 연계를 강화한다. 민관협의체 운영으로 수급 안정화 의약품을 전주기적으로 살피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의약품 공급·유통을 안정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품절 사유에 맞춘 맞춤형 조치를 발굴해 신속 추진한다. 특히 수급이 불안정한 약제는 대체약 처방·조제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제네릭 약가 산정율 40%대 조정…계단식 인하, 11번째부터 적용" 국내 제약사들의 관심이 가장 크고 반발중인 부분은 복지부의 약가관리 합리화 행정이다. 복지부는 약가 산정체계 약품비 지출구조를 해외 주요국가 사례를 고려해 정비하는데,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현행 54.55%에서 40%대로 조정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계단식 인하의 경우에도 적용요건·방식을 엄격하게 강화한다. 현재는 계단식 약가인하 시점을 동일 성분 21번째 제제부터 적용하고, 인하율을 직접 최저가의 85%로 산정하고 있다. 개편안은 동일 성분 11번째 제제부터 약가를 깎고, 인하율은 퍼스트 제네릭 기준 -5%p를 더 인하한다. 복지부는 이번 개편으로 신약 혁신성과 수급 안정에 기여한 제약사 중심으로 약가 가산을 적용하면서 제약사들의 우대 체감도가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등재 제네릭 약가인하의 경우 2012년 일괄 약가인하 당시 조정 이후 지금까지 53.55% 수준의 약가를 유지중인 품목부터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하한다. 사후관리 제도는 사용범위 확대 약가인하와 사용량-약가 연동 인하의 조정시기를 정례화하고 실거래가 조사는 시장경쟁 연동형으로 개편한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임상적 근거 연계형으로 재편한다. 김연숙 과장은 "현재 우니라나는 혁신 신약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위기이자 기회인 중요한 시점"이라며 "신약 혁신성에 대한 약가 보상을 높이고, 우대 기간도 크게 늘려 혁신을 향한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신약이 아니더라고 필수약 안정공급 체계에 기여한 경우에도 약가를 우대한다. 퇴장방지약의 경우 제약바이오협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같이 연구용역 후 약가수준이나 제도를 개선할 과제를 찾겠다"며 "제네릭 품목 수도 과다하게 많은 품목이 아닌 적정 품목이 유지되도록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동일 성분 다품목이 한꺼번에 다수 등재되는 경우 적정 시기가 지나면 계단식 기준에 맞춰서 조정한다"며 "기등재 약제 조정은 약가제도 개편을 했던 2012년 이후 높은 수준 약가를 유지하면서 조정되지 않은 약부터 3년에 걸쳐 단계적이고 순차적으로 인하한다"고 덧붙였다.2026-01-22 06:00:58이정환 기자 -
03:37"약가개편, 글로벌 R&D 흐름과 접점…접근성 개선될 것"[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고가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중심으로 글로벌 연구개발(R&D) 트렌드가 급변하는 가운데,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국내 환자 접근성과 제약산업 경쟁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데일리팜은 가톨릭대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약가 대변혁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라는 주제로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연자로 나선 정재호 노바티스 전무는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입장을 소개했다. 정 전무는 "이번 개편안은 글로벌 R&D 흐름과 접점을 이루고 있다"며 "적정 가치 보상과 신속 등재가 이뤄질 경우 환자 접근성은 물론 국내 R&D 생태계에도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가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활발…"현 약가·급여 제도에 담기 어려운 상황" 정 전무는 먼저 항암·희귀질환 분야의 임상 개발 규모를 언급했다. 현재 글로벌 전체 임상 중 항암제가 41%를 차지하고 이 가운데 35%는 혁신신약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2023년 542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며 진행 중인 희귀암 임상도 전체의 74%에 이른다. 고가의 신약 시장이 이처럼 커질 전망이지만, 국내 환자 접근성의 핵심 가치인 보험급여 성사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2012~2021년 주요국에서 허가된 신약 460개 중 급여 적용 비율은 G20 국가 평균은 28%, OECD 의 경우 29%였으나 한국은 17%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무는 "우리나라는 한정된 재원에서 보편적인 복지를 보장해야 하는 가운데 신약 접근성을 강화해야 하고 환자의 치료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라며 "그간 정부는 손놓지 않고 있었다. 2007년부터 꾸준히 제도가 변경돼 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도달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치료제별 급여 소요 기간을 살펴보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23.6개월, 항암제는 31.6개월 일반신약은 18.3개월이 소요됐다. 신약 허가 이후에도 환자가 체감하는 급여 성사까지는 여전히 많은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R&D 트렌드로 급부상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특이항체, 생물학적제제 등 다양한 신약들이 '멀티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일부 면역항암제의 경우 적응증이 20개가 넘어가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신약 접근성 제고를 목표로 적응증별 약가제도, 가치 기반 약가 보상 강화, 희귀질환 등재 기간 단축 등을 포함한 개편안을 제시했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 등재 기간은 기존 평균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대폭 줄일 계획이다. 정 전무는 "고가 신약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한된 건보재정만으로는 환자 접근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라며 "여러 신약들이 다중 적응증을 확보하는 만큼, 적응증별 약가제도는 글로벌 흐름에 부합하는 조치"라는 평가도 내놨다. 이어 "현 제도는 기존 틀 안에서 급여율을 높이는 데 방점이 있지만 환자의 신속 접근성이라는 관점에서는 여전히 재정 중심적이다. 한정된 재원 속에서 정부가 선택한 방안이긴 하지만 운영 과정에서 환자 중심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R&D 위축 아닌 시너지 효과 이뤄낼 것" 약가 개편으로 국내 투자 환경과 관련해서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제네릭 품목 중심인 국내 제약사들은 약가 개편안이 반영될 경우 R&D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거듭 내놓고 있다. 다만 정 전무는 신약 접근성 환경이 개선되면 글로벌 제약사의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 중 국내 생산공장을 가진 곳은 2곳뿐이며 글로벌 수준의 R&D 센터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정 전무의 설명이다. 정 전무는 "자사의 대표적인 원샷 치료제인 '킴리아'의 생산공장 후보지 검토 때도 한국은 적합하지 않다는 피드백이 있었다"라며 "제도의 예측 가능성과 R&D 가치 인정이 높아지면 국내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와 파트너십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약가 제도가 약가 가치와 환자 접근성이 향상된다면 글로벌제약사의 직접 투자가 가속화 될 것이다.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급부상한 보스턴이나 뉴저지를 보면 R&D 센터가 잘 구축돼있다. 이는 협업의 R&D 가치가 높기에 형성된 것"이라며 "국내 R&D 환경을 보면 각자 열심히 하고 있는 느낌이다. 약가 개편 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글로벌제약사와 국내 기업이 협업해 R&D 센터가 건설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또 ADC나 원샷 유전자 치료제 등 고부가 신약들의 급여 논의가 기존 틀에서 반복적으로 진통을 겪어왔던 점을 짚으며 정 전무는 "이번 개편안은 향후 글로벌 R&D 트렌드와 맞물려 환자 접근성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 전무는 "제도의 설계만큼 운영도 중요하다"며 "정부와 업계 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환자 접근성을 중심에 둔 제도가 안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2026-01-22 06:00:58손형민 기자 -
건강기능식품학술지, KCI 등재지 선정[데일리팜=강혜경 기자]건강기능식품미래포럼(회장 강일준, 이하 미래포럼)이 발간하는 '건강기능식품학술지(FSBH, Food Supplements and Biomaterials for Health)'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Korea Citation Index) 등재지로 선정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2일 학술지 평가에서 FSBH를 KCI 등재지로 선정했다. FSBH는 국내 유일의 건강기능식품 분야 영문 학술지로, 건기식 연구를 비롯해 건강 관련 천연물 연구, 규제과학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다루고 있다. 미래포럼 측은 "2023년 KCI 등재후보지로 선정된 데 이어 창간 5년 만에 KCI 등재지로 격상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 KCI 등재지 선정에 따라 2025년 3월호부터 게재된 모든 논문은 KCI 등재지 논문으로 소급 적용돼 학술적 성과로 공식 인정된다"고 밝혔다. 미래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강일준 한림대교수와 FSBH 편집위원장인 가천대학교 정명희 교수는 "KCI 등재는 FSBH가 건기식 연구 분야에서 쌓아온 학술적 기여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건기식 연구분야의 성과 확산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FSBH는 2021년부터 매 3,6,9,12월 말일 온라인으로 발행되며 2026년도 3월호(Vol.6 No.1) 논문 제출 마감은 2월 25일이다.2026-01-14 14:08:06강혜경 기자 -
"빅데이터로 보건의료 성장"...심평원, 내달 3일 미래포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 이하 심사평가원)은 11월 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 엘하우스홀에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미래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AI와 빅데이터를 통한 보건의료 미래 성장’이 주제다. AI 기술과 보건의료 데이터가 주도할 산업 변화와 미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대학교 헬스케어 AI연구원장인 장병탁 교수가 ‘AI 발전이 가져온 헬스케어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한다. 이후 두 개의 세션이 준비돼 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헬스케어 산업의 국내외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데이터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해외시장 트렌드(정다히 KOTRA 수석전문위원) ▲공공데이터로서 의료데이터 활용방안(송병선 한국데이터산업협회장) ▲디지털헬스케어법 등 정부 정책 방향(박지민 보건복지부 서기관)을 발표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보건의료 분야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진다. ▲국가 폐암검진에서의 AI 프로그램 활용과 질 관리(김열 국립암센터 국가폐암검진 질관리 중앙센터장) ▲ Voice AI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사례(고현웅 마고대표)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디지털 헬스케어(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장) ▲심사평가원의 AI활용사례(송규섭 심사평가원 정보전략부장)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심사평가원 누리집(www.hira.or.kr)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http://opendata.hira.or.kr)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국내외 보건의료 전문가, AI 및 빅데이터 연구자, 관심 있는 국민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국선표 심평원 빅데이터실장은 “AI와 빅데이터는 보건의료 미래 성장을 견인할 핵심 자원”이라며, “이번 포럼이 향후 보건의료 분야의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2025-10-28 18:56:34정흥준 -
동물실험 폐지 글로벌 규제 급변...제약, 대응 방향은?■ 주제 : 신약개발, 동물실험을 넘어서는 도전과 대응 ■ 발제 :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 ■ 좌장 : 이재현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 패널 : 유지민 대웅 바이오R&D센터장, 김석조 디티앤씨알오 사업전략팀 이사, 유제영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PDO 사업부장, 김주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연구관 ■ 촬영·편집 : 데일리팜 영상제작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동물실험 축소·폐지’가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와 규제당국도 ‘대체시험법(NAMs)’ 개발·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데일리팜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 ‘신약개발, 동물실험을 넘어서는 도전과 대응’을 주제로 제54차 미래포럼을 개최하고, 비임상시험 혁신과 한국 제약바이오업계의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미래포럼에선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이 ‘비임상시험 패러다임 전환, 한국 산업의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를 좌장으로 ▲유지민 대웅 바이오R&D센터장 ▲김석조 디티앤씨알오 사업전략팀 이사 ▲유제영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PDO 사업부장 ▲김주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연구관이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NAMs가 단순히 동물실험을 축소하는 차원을 넘어, 임상 성공률 제고와 맞춤형 치료 확대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NAMs를 활용하면 임상 실패 위험을 낮추고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나아가 NAMs의 활용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강화되는 환자 맞춤형 신약개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와 정부는 공통적으로 ▲예측가능성 ▲속도·경제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NAMs 정착의 핵심 조건으로 꼽았다. 특히 글로벌 규제 환경이 이미 NAMs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이 국제 기준에 맞춰 신속히 대응해야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동물실험 축소, 거스를 수 없는 흐름…NAMs, 임상 성공률 높이고 비용 낮출 것” 주제발표에 나선 박정태 부회장은 글로벌 동물실험 축소·폐지 동향을 소개하며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전략 전환을 주문했다. 박 부회장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를 기점으로 큰 변화를 예고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올해부터 동물실험을 점진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 국립보건원(NIH) 역시 연구비 지원을 NAMs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세계 최대 제약 시장에서 비임상시험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 역시 유럽의회 의원단(MEPs)을 중심으로 2023년 ‘동물실험 폐지 로드맵’을 제안하며 NAMs 기반 규제 체계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EU는 이미 2007년 3R 원칙을 기반으로 규제 강화를 준비해왔다. 3R은 각각 Replacement(대체), Reduction(감소), Refinement(개선)을 의미한다. 일본도 3R 원칙을 제도화하며 동물실험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국제적 기류는 단순한 윤리적 요구가 아니라, 과학적 진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박정태 부회장은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동물실험 축소와 대체시험법 전환이 기존의 비임상시험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동물실험의 경우 높은 개발 비용과 낮은 임상 성공률, 새로운 신약 유형에 대한 평가 한계, 동물실험 결과와 인간 생체반응 간 불일치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이를 오가노이드 기반 실험모델 혹은 AI 기반 모델 등으로 대체할 경우 개발비용과 기간을 단축시키고, 임상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계에서도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대웅제약은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대량생산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JW중외제약은 암 오가노이드와 실제임상데이터(RWD) 기반 약물 반응성 평가를 도입해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넥스트앤바이오는 인체 장기의 90% 이상을 구현 가능한 오가노이드 제작기술을 확보했다. 산업계와 규제당국의 활발한 논의를 위한 자리도 마련됐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지난 8월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을 공식 출범했다. 컨소시엄은 ▲기술 표준화 및 국제 연계 ▲산업 적용 확대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며 NAMs 실용화의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박 부회장은 “동물대체시험은 윤리적 요구를 넘어 효율성과 경쟁력을 재정의하는 전환점”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NAMs를 기반으로 글로벌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NAMs 정착하려면 예측성·속도·가이드라인 필요”…산업계, 규제당국에 주문 패널 토론에선 대체시험법이 국내 신약개발 환경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요구가 이어졌다. 유지민 대웅 바이오R&D센터장은 오가노이드 기반 비임상 대체시험이 아직은 신약개발에 즉각 활용되진 않고 있다는 현실을 소개했다. 비임상 대체시험에 대한 인프라와 투자가 늘고 있지만, 규제기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부재로 신약개발에 즉각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유 센터장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실제 의약품 연구개발에 비임상 대체시험이 자리 잡기 위해선 ▲예측성 ▲속도·경제성 입증 ▲명확한 가이드라인 등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유 센터장은 예측성과 관련해 오가노이드를 비롯한 대체시험법이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해 약물 반응을 얼마나 정확히 재현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속도와 관련해선 후보 물질이 대량으로 스크리닝되는 만큼, 대체시험법도 동물모델 대비 속도와 경제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은 “산업계가 가장 강조하는 지점은 명확한 규제 지침”이라며 “현재 미국·유럽 등 글로벌 차원에서도 NAMs 적용 가이드라인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국내 기업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CRO 업계 “사업 전략 전환 필요”…오가노이드 업계 “개발비용 절감 대안 가능성” 기존에 동물실험을 주로 담당하던 CRO 업계는 최근의 규제환경 변화로 인해 고민이 크다. 김석조 디티앤씨알오 사업전략팀 이사는 이러한 업계 전반의 고민을 전하며, 사업 전략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동물실험 축소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CRO는 단순 수탁 모델을 넘어 NAMs 기반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시험범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신뢰성 높은 데이터가 있어야 임상 단계까지 연결된다. 이를 위해 산업계·연구기관·규제기관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국적제약사들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 이사는 “최근 바이오USA에 참석해 다케다제약·사노피 등 다국적제약사들의 대응 방향을 들을 수 있었다. 여러 글로벌 빅파마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동물실험실 5~6개를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동물실험 축소라는 트렌드를 따라가되, 필수적인 동물실험은 남겨두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유재영 그레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사업부장은 오가노이드 기술이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레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실제로 동물대체 시험법을 개발하고 있다. 유 사업부장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약물 반응을 사전에 평가해 임상 실패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실제 오가노이드로 약물 반응성을 평가하면 환자의 임상 정보와 유사한 약물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고 말했다. 유 사업부장은 “오가노이드 플랫폼은 개발 비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비임상과 임상간 불일치를 줄이는 등 기존 동물실험의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당국 “화장품 이어 의약품으로 확대…내년 가이드라인 개발 단계적 추진” 김주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연구관은 정부의 준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상세히 밝혔다. 국내에서도 NAMs 확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된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09년 동물대체시험법 검증센터 설립 이후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해왔다. 2017년엔 화장품법 개정을 통해 동물실험을 금지했다. 2023년엔 ‘동물대체시험법 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대체시험법 개발·보급·이용을 촉진해 규제기관과 산업계가 함께 새로운 시험법을 정착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통해 기존 화장품에 한정됐던 비동물실험 또는 인체생물학 기반 시험을 의약품·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됐다. 지난해부터는 오가노이드·생체조직칩 기반 안전성 평가법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8년까지 신약·화장품 등 분야별 활용 기준과 검증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FDA의 동물실험 축소 로드맵 발표 이후론 NAMs 도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연구관은 “내년부터 NAMs 기술의 적격성 평가 체계와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NAMs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심사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라인 개발 등 단계적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관은 “화장품 분야에서는 이미 동물실험 대체법이 전면 적용됐고, 의약품·의료기기도 도입 준비가 돼 있다”며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동물대체 국제회의(WC14)를 계기로 한국이 NAMs 분야에서 글로벌 중심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2025-09-22 06:20:29김진구 -
"국내 실험동물 460만 마리…오가노이드, 윤리·과학 대안"[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동물실험의 한계와 윤리적 문제로 인해 첨단 의약품을 과학적이고 윤리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대체 솔루션이 전 세계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은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전략을 제안하고 산업을 설계하며 실행을 주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다."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 열린 데일리팜 제54차 미래포럼 '신약개발, 동물실험을 넘어서는 도전과 대응'에서 이 같이 말했다. 박 부회장에 따르면 현재 신약개발은 높은 비용과 낮은 임상 성공률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신약개발에는 평균 10~15년, 3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한데 진입 후보물질 중 성공률은 5~15%에 불과하다. 막대한 개발 비용과 오랜 기간을 투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낮은 성과율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비임상 단계에서 의존해온 동물실험을 꼽았다. 그는 "임신부 입덧 방지제로 개발된 탈리도마이드가 동물실험에서는 안전성이 확인돼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실제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수많은 기형아 출산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은 건 유명한 사례"라며 동물실험 결과가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논란도 나날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조사 결과 2024년 기준 국내에서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약 460만 마리에 달한다. 동물이 겪는 고통 수준을 나타내는 '고통 등급'도 매년 증가 추세다. 가장 큰 고통을 유발하는 E등급 실험 비중은 지난해 51.5%로 유럽연합(EU)의 9.2%보다 무려 5배 높은 수준이다. 박 부회장은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대체(Replacement), 동물을 사용하더라도 수를 줄이는 축소(Reduction), 동물에게 가해지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개선(Refinement)을 뜻하는 3R이 전 세계 윤리적 동물실험의 기본 가이드라인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첨단 의약품과 신소재를 동물실험 없이 평가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신약 개발 솔루션이 계속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는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과학적인 접근법인 NAMs(New Approach Methodologies)가 향후 신약개발의 새 표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NAMs는 단순한 대체실험법을 넘어 기존 동물 중심의 독성·안전성 평가 체계를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적 접근 방식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NAMs로 거론되는 게 오가노이드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와 접미사 '유사한(oid)'의 합성어로, 줄기세포를 배양해 인간 장기의 구조나 기능을 재현한 장기유사체를 말한다. 실제 인체 환경을 모사할 수 있어 신약의 독성·유효성 평가, 맞춤형 치료제 개발, 재생의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부회장은 "오가노이드는 독성시험 등 동물 대체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뿐 아니라 재생치료제 연구, 바이오마커 발굴,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은 2024년 16억 달러에서 2029년 4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NAMs를 도입할 경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박 부회장은 "NAMs 도입을 통해 평균 대비 약 50%의 개발비 절감과 동물실험 예산의 70%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신약 승인 속도가 빨라져 환자에게 치료제를 더 신속히 전달할 수 있고, 개발비 절감이 약가 안정화로 이어져 공공 보건 측면에서도 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규제 환경도 동물실험 축소와 NAMs 전환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신약 심사 시 동물실험 의무 조항을 삭제했고, 2025년부터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EU는 2023년부터 동물실험 폐지 로드맵과 NAMs 규제 전환을 제안했다. 일본 역시 3R 원칙 기반 규제를 강화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과 제도 정비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산·학·연·관 협력체인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이 출범했다.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컨소시엄을 통해 글로벌 표준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박 부회장은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컨소시엄은 동물 대체시험법의 표준화를 통해 국내 오가노이드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아시아 시장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컨소시엄은 5대 추진사업으로 ▲표준화 체계 구축 ▲산업지원 인프라 조성 ▲재생연구 확대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 ▲ 전문인력 양성 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국가 표준을 제안해 산업계 의견을 수렴·반영하고 신약개발·독성평가·정밀의학 분야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적격성 평가체계를 설계한다. 또 연구개발(R&D)부터 제품화까지 단계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지원하고 융합기술 기반 연구 활성화, 글로벌 공동과제 발굴 등을 통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박 부회장은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은 기술 표준 개발과 국제 연계 강화, 산업 적용 확대와 시장 진입 가속화, 재생의학 등 응용 기술 개발, 그리고 국내외 협력·정보 교류 체계화를 핵심 추진 방향으로 삼고 있다"면서 "산업 현장성과 정책 전략성을 연결하는 실행 조직으로서 신약개발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는 구심점이 되겠다"고 했다.2025-09-22 06:19:11차지현 -
식약처, 동물실험 대체 제도화 속도…"표준화 연구 착수"[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규제당국이 동물실험 대체 시험법 도입을 위한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 동물실험을 대체할 새 시험법이 실제 규제에 적용 가능한지 검증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17일 데일리팜은 서울 강남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 '신약개발, 동물실험을 넘어서는 도전과 대응'을 주제로 제54차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김주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연구관은 동물실험을 대체할 시험법의 제도화 추진 현황과 향후 규제 적용 계획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김 연구관은 정부가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과학적인 접근법인 NAMs(New Approach Methodologies)를 중심으로 한 비임상시험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AMs는 단순한 대체실험법을 넘어 기존 동물 중심의 독성·안전성 평가 체계를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적 접근 방식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09년부터 한국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KoCVAM)를 운영해왔다. 2011년에는 동물대체시험법 국제협력협의체에 가입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 규제기관과 함께 국제 지침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김 연구관은 "KoCVAM를 통해 대체 시험법의 개발과 검증, 국내 활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에 힘써왔다"면서 "현재 대체 시험법의 검증과 전문 평가 그리고 가이드라인 제안, 국내외 협력 체계 구축, 교육과 정보 제공 등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성과도 내고 있다. 그는 "식약처는 현재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시험 가이드라인에 4건의 표준을 등재했다"면서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 표준 1건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의약품 분야에서 동물실험 대체 시험법 적용을 위한 규제적 노력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김 연구관은 "2023년부터 의약품 분야에도 비동물시험이나 인체생물학 기반 시험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며 "이에 따라 세포 기반 실험, 미세 생리 시스템, 바이오 프린팅, 컴퓨터 모델링 등 첨단 기술에서 비동물 시험법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국제 공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식약처는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와 함께 오는 2027년 8월 제14차 생명과학 분야 동물 실험과 대체에 대한 국제 회의(WC14)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 회의는 전 세계 규제기관과 산업계, 학계, 비영리단체가 참여하는 최대 규모 국제 학술대회로, 동물대체시험 규제 동향과 산업계 연구개발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다. 그는 "이번 회의는 학계 중심의 학술대회와 달리 규제기관과 산업계의 참여가 많아 동물대체시험 규제 동향과 산업계 개발 현황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2007년 일본 개최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이 동물대체시험 분야 아시아 허브로 도약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연구관은 국제 규제 변화에 발맞춰 정부가 구체적인 로드맵과 대응 계획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2024년부터 인체 장기를 모사한 오가노이드 기반 안전성 평가법 개발 연구를 본격 추진 중이다.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품질 평가를 위한 동물대체시험법을 최적화·표준화해 과학적 규제의 정확성을 높이고 실용화를 앞당기겠다는 목적이다. 내년부터는 동물실험을 대신할 시험법이 실제 규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검증 체계와 표준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심사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규제 적용 절차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김 연구관은 "앞으로도 대체시험법 개발·검증과 국제 표준화, 그리고 규제 적용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규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이로써 국민 안전을 보장하는 동시에 과학적 규제의 신뢰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2025-09-22 06:17:15차지현 -
"10조 시장 열린다"...첨생법 개정 핵심은 신속허가[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첨생법의 개정안이 지난 2월부터 시행됐지만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허들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산업계는 첨생법 개정안을 두고 기회의 확대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위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현재 제도가 가진 모호함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도록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첨생법 개정안이 첫발을 떼는 상황인 만큼 향후 논의를 통한 제도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지난 8일 데일리팜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대강당에서 ' K-세포·유전자치료제 강국 도약위한 첨생법의 방향성'을 주제로 제53차 미래포럼을 열고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양은영 차바이오텍 부사장이 발제에 나선 이날 포럼에는 원성용 GC셀 대표, 김미라 이엔셀 임상개발부 이사, 이주호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재민 보건복지부 재생의료정책과 서기관이 패널 참석했다. "치열해진 세포& 8729;유전자치료제 산업…세포 주권 확보돼야" 발제를 맡은 양은영 부사장은 첨생법 개정에 발맞춰 글로벌 세포& 8729;유전자 치료제 산업 육성의 '골든타임'을 잡기 위한 생존전략을 강조했다. 양 부사장에 따르면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2023년 7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22.7% 증가율을 보이며 2033년 54조원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양 부사장은 "2017년 CAR-T 치료제 이후 혈액암에 국한됐던 세포치료제가 지난해 처음으로 고형암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한국이 강점을 가진 동종줄기세포(MCS) 치료제 승인 사례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가 세포& 8729;유전자치료제 산업 육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글로벌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합성의약품을 기준으로는 100년, 바이오항체 의약품을 기준으로는 약 20년의 격차가 있지만 아직 태동기 산업인 세포& 8729;유전자치료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양 부사장은 "합성신약 및 바이오 의약품 분야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술력, 투자 규모, 전문 인력 등 큰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전 세계적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은 아직 태동기로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범국가적인 R&D 투자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세포 주권 확보와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산학연병의 연합이다. 현재 미국이 배아줄기세포(ESC) 특허를 독점하고 일본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특허를 독점하며 핵심 기술이 두 나라에 종속된 상황에서 독립적인 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양 부사장은 "세포 기반 치료제를 개발, 생산,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과 자원을 독립적으로 확보해 신약개발과 함께 플랫폼을 통한 세포 주권을 가져야 한다"며 "국내에서 한 기업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제패하기 어려운 만큼 여러 기업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연합네트워크를 만들어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산업계, 첨생법 시행 허들 지적…"규제 완화 이뤄져야" 이번 첨생법 개정과 함께 임상연구 대상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임상 단계에 있는 세포& 8729;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 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결국 첨생법 개정과 함께 산업과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가 향후 국내 세포& 8729;유전자치료제 개발 역량의 확대와도 연결된다는 의미다. 이날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첨생법 개정안이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허들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원성용 GC셀 대표는 "첨생법 개정으로 상업적 임상을 통해 세포& 8729;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법의 취지와 별개로 이를 실현하고 실행하는 데는 아직도 많은 허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령 연구자 임상 진행 이후 허가 등의 과정에서 법령 및 절차 등으로 걸리는 시간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것. 원 대표는 "첨생법을 이용해 연구자 임상을 진행하고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지만 승인까지의 기간이 길다. 올해 국내에서 허가받을 신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과 일본에 비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허가의 갭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업계와 학계가 플랫폼 구축 등에 노력해야 하며, 정부는 허가 절차와 법령 등 제도적 허들 완화에 대한 고민을 병행해야 첨생법이 효과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김미라 임상개발부 이사 역시 허가 트랙과 관련해 시간이 지연되는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세포& 8729;유전자치료제의 경우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므로 규제기관의 신중함을 이해하지만, 신약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많은 자료를 준비하는 부분에 대해 병원이나 업계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모든 상황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규제기관과의 논의와 도움을 통해 허가 절차가 완화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특히 김 이사는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 시 신속심사 대상 지정이 될 수 있도록 완화가 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일반 의약품 개발 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신속심사가 지정돼 허가 절차에 적용되는 반면 현재 첨생법은 신속심사 지정을 받은 상태에서 맞춤형 프로그램이나 우선심사, 조건부 허가 등으로 넘어가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는 "일반 의약품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으면 바로 신속심사로 진행되어 빠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데 첨생법의 경우 신속심사를 우선지정 받은 상태에서 3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며 "관련 자료가 맞춤형 심사 등에 포함되는 자료들로 세포& 8729;유전자치료제가 희귀질환 등을 개발된 만큼 신속심사 지정 요건이 완화된다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김 이사는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으면 신속심사를 통해 허가 절차를 60일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이렇게 절차가 간소화된다면 세포치료제가 더 신속히 승인받아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전하는 첨생법, 미충족수요 해결 아쉬움" 학계에서 참여한 이주호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첨생법이 국내 바이오산업계의 발전과 환자의 미충족수요 충족 측면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 교수는 "2021년 첨생법 발의 이후 심의위원회를 통해 약 120개 기관이 지정되고 160개 과제가 올라왔지만, 적합 승인은 40개밖에 받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며 "초기에 심의위원회가 허들을 너무 높게 잡았고, 추후 허들을 낮춘 이후에도 세포처리 시설과 실시기관 간의 하모니가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봤을 때 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시각. 그럼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제도의 마련과 업계의 노력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개정된 첨생법을 바탕으로 국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력에 대한 고민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첨생법이라는 제도를 통해 규제 자원과 바이오 환경이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마중물은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아직 세포치료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인적자원과 경험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지금까지는 제도적인 문제나 대학병원의 틀 등으로 인적자원의 확보가 한계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산업계와 병원의 교류 등을 통해 첨단생명 분야가 더 활발해지고 많은 의사가 더 쉽게 제도권에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첨생법 개정안 시행 초기…합리적 수준 개선 추진할 것" 정부 측은 여러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첨생법이 개정되면서 큰 틀의 규제 완화가 이뤄진 만큼 추후 합리적인 수준의 개선 추진을 언급했다. 김재민 보건복지부 재생의료정책과 서기관은 "올해가 1차 기본 계획의 마지막 해로 내년부터 2차 계획의 실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개정안이 시행된지 3개월째로 법 개정을 통해 큰 틀의 규제 완화가 있었고, 필요한 규제와 관련해서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향후 규제 개선은 산업계, 환자단체 등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입장. 김 서기관은 치료제도를 도입한 만큼 향후 국회를 통해 법 개정을 하기 위해서는 안전성과 지불하는 비용에 상응하는 효과의 증명 등 환자들의 세포& 8729;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사의 경우 기존에는 임상연구를 진입시키고 관리하는 것에 집중이 됐다면 이제는 끝난 과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고민하는 상황이다. 임상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할지 특정 단계부터 거치거나 신속심사를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서기관은 "식약처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같이 논의를 진행 중으로 연구와 치료의 일부는 가급적 임상시험을 거쳐 빠르게 허가 의약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과제의 추진 목적 중 하나"라며 "향후 법률 개정이나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제53차 데일리팜 미래포럼2025-05-12 06:00:02황병우 -
약제 사후관리 개선 추가 연구, 대구가톨릭대가 수행[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약제 사후관리 기전 효율화를 위한 제도개선 연구를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단(단장 윤협상)에서 이달부터 11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작년에도 같은 주제로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서 연구를 의뢰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보사연 연구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제도개선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 약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달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단과 수의계약을 맺고, 약제 사후관리 기전 효율화를 위한 제도개선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 다양한 약가 상한금액 조정 기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현실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된다. 이에 ▲국내외 약가 사후관리제도의 현황 분석 및 정책 시사점 도출 ▲정부·제약산업계·의료현장 전문가 조사를 통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국내 약가 사후관리제도 개선방안 및 정책적용 방안 제시 ▲개선방안의 단기 및 장기적 실행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약가 조정 기전 마련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 및 제약산업 안정적 운영 도모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약제 사후관리 제도개선은 현재 급여적정성 재평가, 실거래가 및 유통질서 문란약제 조사, 사용량-약가 연동제, 위험분담제 재계약 등 현재 다양한 사후관리 제도 운영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약업계는 동일 품목에서 단기간 여러 번 약가 인하가 발생하며, 동일 품목이 아니더라도 다품목의 대규모 약가 인하 시 의약품 유통 및 의료현장에서 상당한 혼선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문제 제기하고 있다. 또한 여러 사후기전으로 인한 상한금액 인하는 일시적으로 혁신 신약의 국내 도입을 지연시키고, 반복된 약가 인하로 인한 의약품 공급 저해 등으로 의약품 접근성 및 산업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예측 조정 기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작년에도 복지부는 보건사회연구원(연구책임자 박실비아 박사)에 의뢰해 같은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보사연은 이 연구에서 국내외 약제 사후관리 기전을 비교 분석하면서 약가 상한금액 조정의 통합 필요성이 검토된다며 약제 사후관리의 전환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올해 연구는 보사연 연구를 기초로 실행방안을 마련하는데 더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실행방안으로 업계는 약가 인하 시기를 통합 조정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열린 데일리팜 제52차 미래포럼에서 이종혁 중앙대약대 교수는 "1단계로 실효성이 크지 않은 실거래가 인하 제도를 축소·폐지하고, 2단계로 급여범위 확대에 의한 인하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에 의한 인하를 통합한 뒤, 3단계로 최종적으로 모든 제도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025-04-01 15:56:47이탁순 -
"복잡한 약가제도, 중복 인하 속출...단계별 통폐합 필요"[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약가 사후관리 제도를 3단계에 걸쳐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단계로 실효성이 크지 않은 실거래가 인하 제도를 축소·폐지하고, 2단계로 급여범위 확대에 의한 인하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에 의한 인하를 통합한 뒤, 3단계로는 최종적으로 모든 제도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종혁 중앙약대 교수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효율적 약제관리 사후관리 방안'을 주제로 개최된 데일리팜 제52차 미래포럼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이 교수는 우선 국내 약가 사후관리 제도에 대해 "너무 많은 제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제도에 대한 예측성과 수용성이 낮다"며 "최근엔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논의가 더해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신약의 등재 후 약가인하 현황에 대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약가 사후관리 제도의 통폐합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등재된 212개 신약을 대상으로 2024년 9월까지 약가인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폈다. 총 212개 신약은 다양한 제도를 통해 약가가 중복 인하됐다. 실거래가 상환제에 의한 약가인하가 97개(60.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용량-약가협상 73개(45.6%), 급여범위 호가대 50개(31.3%), 제네릭 등재에 의한 인하 30개(18.8%) 등의 순이었다. 기타 사유에 의한 인하는 58건(36.3%)에 달했다. 다만 평균 인하율은 다른 순서를 보였다. 제네릭 등재에 의한 약가 인하율이 31.7%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급여범위 확대에 의한 인하율이 6.4%, 사용량-약가협상 인하율 4.7% 등의 순이었다. 실거래가 상환제에 의한 인하율은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약가인하에 따른 재정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정부는 최근 10년간 약가인하로 1조4158억원을 절감했다. 약가인하 기전별로는 급여범위 확대로 인한 절감액이 5572억원(39.4%)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량-약가협상 4670억원(33.0%), 제네릭 등재 3530억원(24.9%) 등이 뒤를 이었다. 실거래가 상환제의 경우 385억원(2.7%)의 절감효과를 내는 데 그쳤다. 최근 10년간 약가가 중복 인하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아일리아의 경우 총 9차례에 걸쳐 인하가 단행됐다. 2014년 5월 99만6243원에 등재된 아일리아의 약가는 급여범위 확대와 사용량-약가협상, 제네릭 등재에 의한 인하 등을 9차례 반복하며 2024년 6월 49만6118원으로 10년 새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엘리퀴스와 아바스틴, 엔트레스토는 각 8차례 인하됐다. 엘리퀴스는 정당 2600원이던 약가가 1064원으로 59.1%, 아바스틴은 129만606원이던 약가가 70만7272원으로 45.2% 각각 인하됐다. 이밖에 7회 인하 제품이 3개, 6회 인하 제품 8개, 5회 인하 제품 17개, 4회 인하 제품 31개, 3회 인하 제품 29개, 2회 인하 제품 28개, 1회 인하 제품 40개 등으로 나타났다. 사용량 약가인하 협상을 진행했지만 표시가격 인하가 없었던 제품은 52개였다. 최근 10년간 총 212개 제품에 대한 약가인하가 494회 단행됐다. 매년 20개 이상 제품의 약가인하가 평균 50회에 가깝게 진행되는 셈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약가인하가 지나치게 자주 진행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약가 사후관리 제도는 전체적으로 재정 절감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나, 지나치게 잦은 약가인하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며 지적했다. 이 교수는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는 시장 경쟁에 의해 가격 인하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구조로 페이백(pay-back) 등 재정관리 기전을 활용한 약가 사후관리 방식이 작동한다"고 "한국도 가격인하 중심의 약가 사후관리에서 벗어나 재정관리 관점에서 제도를 통합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약가 사후관리 통폐합의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진적인 제도 개편은 오히려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다. 그는 "현행 약가 사후관리 제도를 한 번에 통합할 경우 재정절감분 손실 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순차적으로 통합을 진행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3단계에 걸친 통폐합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1단계로 실거래가 약가인하 제도와 같은 실효성이 크지 않은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 또는 폐지하고, 2단계로 통합이 가능한 급여범위 확대에 의한 인하와 사용량-약가협상에 의한 인하 제도를 통합해야 한다"며 "마지막으로 전체 제도를 통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제도 통합으로 인한 건보재정 손실분에 대해선 "사회적 비용 절감, R&D 투자로 환원, 페이백 등 별도의 재정절감 방안을 통해 상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2025-03-31 06:19:40김진구 -
조각난 약가정책, 부담 가중…산업-정부 "개선 공감""신약 연구개발 비중에 따라 약가인하 때 감면 혜택을 주는 제도 도입이 절실합니다." "행정비용 지출 대비 약가인하 효과가 낮은 실거래가 인하제는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으로 병합해 주세요." "분절적 약가인하 통합 요구에 공감하지만, 10년 넘은 제도를 개선하려면 사회적 합의부터 해야 합니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건강보험 급여 등재된 의약품에 대한 약가인하·사후관리 제도가 지나치게 쪼개져 있어 중복 적용되는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국산 신약 창출과 환자·국민의 신약 접근성 강화를 위해서는 낡은 약가 사후관리 제도 선진화를 위해 정부부처와 제약계, 학계가 하루 빨리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강보험공단은 국내외 제약사들의 약가 사후관리 제도 손질 요구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약가인하 기전 통합은 '제약계-정부부처-환자' 간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큰 덩어리의 제도 개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건보공단은 일단 올해 실거래가 약가 인하 제도 개편과 적응증 확대 사전 약가인하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을 시작으로 제약계와 사후관리 제도를 놓고 적극 소통하겠다는 방침도 드러냈다. 데일리팜은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효율적 약제 사후관리를 위한 방안'을 주제로 제52차 미래포럼을 열고 제약계와 약학계, 건보공단 간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패널 토론에 참석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약가제도전문위원회 강형식 위원장과 바이엘코리아 대외협력부 이선영 전무는 우리나라 약가 사후관리 제도가 유럽 등 해외와 견줘 물리적 개수·유형이 많고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비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사후관리 제도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약가인하와 겹치게 되면 중복 약가인하로 인해 제약사 입장에서 예측하지 못한 경영 손실이 촉발된다는 어려움을 거듭 피력했다. "R&D 기여도 따라 약가인하 감면 혜택 절실" 이에 강형식 위원장은 올해 제약산업 경영 여건이 유독 어려운 점을 어필하며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비정기적이고 특수한 약가인하 제도 신규 도입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등을 새롭게 도입해 국산 제네릭 약가를 추가로 인하하려는 움직임은 제약사들의 신약 R&D 의지를 저해하고 경영 악화를 촉진할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강형식 위원장은 "외국약가 비교재평가 같은 비정기적인 특수 약가인하 정책 시행은 어떤 풍선효과를 야기할지 제약산업이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약가인하 정책을 개선하는 작업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강 위원장은 "무엇보다 분절적인 약가 조정 기전을 개선하고 통합하기 위해 제약산업, 학계, 정부가 함께 상호 이해를 높여나가며 개편안을 검토할 것을 요청한다"며 "기초 체력이 튼튼한 국내 제약산업 환경을 마련하려면 양질의 의약품을 적정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MA(Market Access)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제약사들의 공격적인 신약 R&D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정책도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R&D 투자 비율이 매출 20%에 달하는 제약사에 대해서는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등 사후관리 시행 시 이에 합당한 수준의 감면 혜택을 제공하라는 게 강 위원장 제언이다. 강 위원장은 "우리나라도 사후관리 약가인하 때 R&D 투자 비율에 따른 차등 감면 혜택을 부여해 신약 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면서 "적정 가격으로 고가 의약품을 대체해 건보재정 절감 효과를 입증한 제네릭과 국가필수의약품 등에 대해서는 제조 원가 관점에서 약가 상한액을 책정하는 제도 마련이 국가 보건·안보 확립을 위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현재 퇴장방지약에만 적용하는 상한액 91% 가격 공급 규정을 국가필수약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며 "이럴 경우 해당 국가필수약의 실거래가 조사 때 가격 변동에 있어 안정성이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여확대 사전 인하, 불합리…PVA로 병합해야" 이선영 전무는 불합리한 약가제도가 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 환자의 신약 접근성에도 충격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약가인하와 건보재정 절감에만 사후관리 제도 무게를 과도하게 싣게 되면 해외 제약사의 국내 시장 신약 출시에 어려움을 겪게 돼 환자 접근성이 침해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전무는 실제 발생한 중복 약가인하 사례를 통해 오늘날 국내 사후관리 제도 불합리를 지적했다. 실제 위험분담제(RSA)로 급여 등재된 A의약품의 경우 제네릭 등재 6개월 이전 사용량-약가연동 협상(PVA) 유형 가를 적용 받아 약가가 깎인 뒤, RSA 종료로 약가인하가 결정됐고, 특허만료로 또 약가가 깎였다. RSA 등재 B의약품도 RSA 갱신 재계약으로 약가인하된 뒤 RSA 종료로 약가가 인하되고 특허만료로 약가가 더 깎였다. 이 전무는 A, B 두 의약품 모두 1년 전후로 세 차례에 걸쳐 약가가 인하됐다며 중복 인하 기전의 제도적 통합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특히 이선영 전무는 빈번하게 약가인하가 시행되면서 발생하게 되는 사회적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쟁점이라고 했다. 약가인하가 자주 발생하게 되면 인하 때마다 제약사, 도매상, 약국 보상에 약 3개월 가량의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불필요한 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된다는 우려다. 이 전무는 "하나의 제약사에게 연간 수 차례 약가인하 등 변동이 있다면 수 천개 도매상에게는 수 백 차례 변동이 있게 된다"면서 "제약사와 도매상은 전국 약 2만3000개 약국에 재고를 확인하고 보상 절차를 완료하는 데 3개월이 소요되는 등 복잡하고 힘든 절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사회적 비용 지출과 비교해서 실효성이 낮은 약가인하 제도는 삭제하거나 통합해야 한다"며 "실거래가 상환자 같은 제도는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현존하는 여러가지 중복되고 분절된 제도를 통합하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약제 급여기준 확대를 앞두고 약가를 사전에 인하하는 사후관리 기전에 대해 이 전무는 제약사와 정부 예측 간 차이가 발생하게 돼 환자 접근성이 저해되는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이 전무는 "급여기준 확대 사전 약가인하는 급여기준 변경 이후 사용량을 미리 예측한 것을 토대로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로, 불확실성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며 "이런 경우 자칫 정부와 제약사 간 예상 차이로 아예 급여확대가 이뤄지지 못해 환자 접근성이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전 예상을 실제보다 과도하게 예측해 미리 깎여버린 약가는 제약사가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며 "환자 접근성, 제약계 애로사항,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이중적인 약가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에 제약사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PVA 최대 인하율이 상향됐으므로, 급여확대 약가인하는 PVA로 통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공단 "실거래가제 올해 개편 기대…사전 인하는 가이드라인 제정" 건보공단 오세림 협상사후관리부장은 약가 사후관리 기전은 한정된 건강보험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방편인 점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 국가가 자국민 보호 기조를 강화하면서 의약품 원료가 공급난을 겪고 있는 점을 토대로 약가인하 제도 개편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사후관리 제도를 약가 측면에서 보면 실거래가 약가인하, 제네릭 출시 약가인하,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인하 기전이 있고 사용범위(적응증) 확대로 인한 사전 약가 인하기 있다고 설명했다. 실거래가 약가 인하는 연 500억원에 달하는 건보재정 절감 효과가 있지만, 국내 허가된 전체 의약품 차원에서 바라보면 적용 범위가 좁아 전체적으로 절감 비중이 작다고도 했다. 오세림 부장은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주도권이 커지면서 제네릭 중심 약가인하, 건보재정 관리 제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정부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오 부장은 정부가 제약계와 실거래가 약가인하제 개선을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적응증 확대 사전 약가인하의 경우 제약사 예측가능성 향상을 위해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무엇보다 오 부장은 우리나라 약가 사후관리 제도가 조각조각 쪼개져 있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통합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시행 제도를 모두 뜯어 고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부장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은 2만여개 의약품 중 실제 협상 품목이 60여개 정도로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일시적으로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면 1회성 환급 제도 운영을 함께 하고 있어서 인하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면서 "사용범위 확대 사전 인하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예측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고, 제약계와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오 부장은 "약가인하 제도를 통합 관리하는 게 어떠냐는 요구가 나오는데, 통합하려면 10년 이상 시행돼 온 제도를 전부 다 뜯어 고쳐야 할 수도 있다"며 "제약사, 환자단체, 정부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부분이라 조심스럽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행인 것은 실거래가 제도 개선안은 지난해부터 정부-제약계가 논의해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사후관리를 분절적으로 운영하면서 인하기전이 많다고 하는데, 유럽은 약제비 총액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유럽보다 타이트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결국 우리나라가 의약품을 가치 기반으로 약가를 설정하는 만큼, 시간이 흐른 뒤 약의 가치가 변화했는지 여부를 따쳐 약가를 되돌아 보는 것은 필요하다"며 "향후 유관 기관과 협의하며 약가제도 개선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2025-03-28 17:27:47이정환 -
"국산 API 사용 약가가산, WHO 필수약제로 확대를"■ 주제 : 국산 원료의약품 자립화와 올바른 약가정책의 방향성 ■ 발제 :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 ■ 좌장 : 이재현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 패널 : 나현석 중외제약 이사, 최정인 유한양행 부장, 이종혁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 이숙현 심평원 약제산정부 부장 ■ 촬영·편집 : 데일리팜 영상제작팀 [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정부가 국산 원료의약품(API)을 사용한 필수의약품에 대해 약가를 대폭 가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국가필수의약품으로 한정돼 품목이 제한적인 만큼 가산 비율이나 기간 등에서 더 실효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시선이다. 특히 국산 원료의약품을 보건안보 차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새로운 제도가 첫발을 떼는 상황인 만큼 향후 논의를 통한 제도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지난달 28일 데일리팜은 서울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대강당에서 '국산 API 사용 약물, 약가 혜택의 현실적 적용'을 주제로 제51차 미래포럼을 열고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가 발제에 나선 이날 포럼에는 나현석 JW중외제약 이사, 최정인 유한양행 부장, 이종혁 중앙대 약대 교수, 이숙현 심평원 약제관리실 부장이 패널 참석했다. 패널 참석자들은 국산 원료의약품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약가가산 적용 대상 확대와 약가 사후관리의 개선, 인센티브 확대 등 제도개선 확대를 강조했다. 국산원료 사용 확대, 약가 외 인센티브 지원 고민 강조 발제를 맡은 엄 전무는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 확대가 필수적 과제인 상황에서 실효성을 늘리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 전무에 따르면 현재 국내 원료의약품의 자급률은 30% 수준으로 중국(37.5%) 및 인도산(10.2%)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는 "국산 원료는 출발 물질 부족, 높은 인건비, 국내시장 규모의 한계 등으로 원가절감이 어려워 낮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채산성 없는 약가 구조와 맞물려 저렴한 해외 원료의약품을 선호하게 되어, 필수의약품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 고시(안) 행정예고를 통해 국산 원료의약품 우대 방안을 마련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엄 전무는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도 확대가 기반이 된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원책이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국가필수의약품 제네릭으로 한정된 대상을 WHO 필수의약품 및 '생산& 8231;수입& 8231;공급 중단 보고 대상' 등으로 확대하는 방향과 약가 사후관리 시 보정 또는 예외 규정 신설이 제안됐다. 엄 전무는 "국가필수의약품 제네릭 신규 등재 사례가 거의 없어 실질적인 혜택 대상이 극소수다. 낮은 채산성으로 수급 문제가 발생해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가원료 사용으로 우대받는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 사용량 확대 등으로 사후관리 대상에 선정될 수 있는데 이는 가산 적용 기간 중 약가 인하는 제도 취지에 역행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약가 외에도 원료의약품 건축물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와 원료의약품 산업 클러스터 조성,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지원 등의 고민이 제도 실효성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엄 전무는 "국내 제약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약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 확대를 유도하는 동시에 생산 설비의 현대화와 고부가가치 의약품 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며 "필수의약품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국민 건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료의약품 자급도 문제 해결책…지속 가능한 지원 필요" 산업계 역시 정부의 원료의약품 자급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제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접근을 강조했다. 먼저 나현석 JW중외제약 이사는 "조품(원재료)을 해외에서 구매한 뒤 화학적 변형과정을 국내에서 거쳤다면 이를 국산 원료의약품으로 인정하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국가필수의약품 카테고리를 한정해 국내 제조소에서 원료 합성한& 160;DMF& 160;품목뿐만 아니라 해외 제조소에서의 원료까지 등재했다고 하더라도 가산 대상에는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내 원료의약품 사용이 약가 가산으로 지원되게 되는데,& 160;공급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받아야 할 지원이 조건 미충족으로 회수될 경우 '줬다가 빼앗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행정적 절차를 너무 엄격하게 하기보다 업체가 자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부도 이를 행정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나 이사는 원료에서부터 제품 제조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제품을 원료 합성하는 핵심 제약사가 보전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언급했다. 그는 "국내 제약산업의 원료의약품 자급도 문제는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 기술 경쟁력과 정책적 지원이 결합해야 해결될 수 있다.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면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품 공급 안정화 제약사에 동기부여 줘야" 이어 최정인 유한양행 부장은 국산 원료의약품의 약가 지원 기준 마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관련 제도의 확대 및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부장이 주목한 부분은 기존 국가 필수 의약품이 수입 원료에서 국산 원료로 전환될 때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는 "국가 필수의약품 중 신규 제품에 대해 가산을 부여하게 돼 있는데 기존에 수입 원료로 생산하던 의약품을 국산으로 전환했을 때의 가산은 행정예고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국가필수의약품이 시장성이 낮다 보니 신규 회사보다는 기존 회사들이 국산 원료로 전환하기가 더 쉬울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제도 활용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후관리에 대한 논의도 언급됐다. 최 부장은 제약사가 공급 불안정 문제를 사전에 대응하기 위해 증산 등 자발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제약사들이 의약품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최 부장은 "2012년 약가일괄인하 이후 제약사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자체 생산을 줄이고 수입 제품 비율을 늘렸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며 "향후 약품비 관리 체계 마련 시 제약사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공급 안정화 및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이 국가 보건 차원 접근해야" 학계 역시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이 국가 보건 안전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다. 이종혁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현재 정부안이 국가 필수 의약품에 국산 원료를 사용하면 일정 기간(5년)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대상 의약품이 제한적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대상 품목을 확대하되, 현실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추가적인 산정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산업계가 제도 실효성을 위해 지원 대상 의약품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좀 더 세밀한 확대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이 교수는 사후관리를 통한 약가 인하의 경우 산업계의 동기부여와 신뢰성 확보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초기 지원을 통해 의약품 약가를 우대해준 뒤 사후관리를 통해 다시 인하하게 되면 제약사로서는 동기부여가 사라지게 되어 혜택의 취지가 사라지게 된다"며 "이는 제약사의 신뢰를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산업 발전을 방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에 관한 관심과 전략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산 원료의약품 제도개선 첫 단추…의견수렴 할 것" 정부 측은 다양한 우려와 지적에 대해 경청하면서도 의견수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숙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산정부 부장은 "국내 원료 의약품 활용을 촉진하려는 방향에서 행정예고 안이 마련됐고 초기에는 국가필수의약품을 한정하는 형태로 제도 도입 예정이다"며 "식약처가 국가 필수 목록의 변화를 모색 중인 상황이며, 제도 운용 이후 논의를 거친 후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부장은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 조정은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외국 원료를 국산 원료로 변경할 경우 상한금액 인상이 포함되어 있다. 신규 등재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작동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특히 국산 원료의약품과 관련해 제도개선이 첫발을 뗀 만큼 앞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부장은 "세제 혜택 등 지원을 위해 복지부, 심평원은 물론 타 부처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한다"며 "운영 초기에는 제약사 및 협회와 소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제도는 약제 관리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2024-12-02 06:00:50황병우 -
[제50차 미래포럼] K-신약 글로벌 진출 전략은■ 주제 : K-신약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과제 ■ 발제 :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 / 유수현 제이앤피메디 부사장 ■ 좌장 : 이재현 성대 약대 교수 ■ 패널 : 박현선 에이프릴바이오 부사장,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 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 ■ 촬영·편집 : 데일리팜 영상제작팀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산신약이 미국·유럽 등 글로벌 제약시장에 도전하려면 연구개발 태동기부터 현지 허가와 상업화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약바이오업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27일 데일리팜은 서울 방배동 소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룸에서 'K-신약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과제'을 주제로 제50차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미래포럼에선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이 '녹십자 '알리글로'의 FDA 허가 스토리'를, 유수현 제이앤피메디 부사장이 '글로벌 신약개발 트렌드와 최신 허가개발 전략'을 주제로 각각 주제발표를 맡았다. 이어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를 좌장으로 박현선 에이프릴바이오 부사장,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 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이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국산신약이 미국·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기존에 비임상-임상-허가의 각 단계가 파편화돼 전개됐다면, 앞으로는 의약품 개발 초기단계부터 미국·유럽 시장 허가와 상업화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녹십자 "미 FDA 좌절 이후 처음부터 허가 목표로 재도전" 주제발표에 나선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알리글로의 미 FDA 허가까지 이르는 실패와 성공 경험을 소개하며 글로벌 진출에 있어 조기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녹십자는 지난 2011년 IGIV 5% 제품으로 미국 FDA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미국 FDA 허가를 받는 데 실패했다. 2016년과 2018년에 보완을 요구받았다. 결국 녹십자는 5% 제품의 미국진출 계획을 접었다. 대신 10% 제품으로 재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침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IGIV 시장의 무게중심이 5% 제품에서 10%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한 차례 실패를 맛본 만큼 처절한 반성이 있었다. 이 본부장은 "스스로 역량이 미흡하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공정이나 제품 특성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며 "FDA 눈높이와 비교해 동등성 입장이나 문서의 완결성에 문제가 많았다"고 되돌아봤다. 이 본부장은 "소통이 부족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우리만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있었다. 반복을 통해 재현 가능성을 증명하려고만 했다"며 "반면 FDA는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는 점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도전에 앞서 접근방식을 뜯어고쳤다. 철저하게 미국 허가에 초점을 맞추고 FDA의 시각에서 프로젝트를 재가동했다. 허가 문서별 필요사항을 점검하고, 컨설팅, 전문인력, GMP 전문 통역사 등을 채용했다. 이재우 본부장은 "가장 훌륭한 컨설턴트는 규제기관"이라며 "새로운 제품의 허가에 도전하기에 앞서 FDA와 사전미팅을 진행하며 밸리데이션, 동등성 입증, 데이터 확보 등에 있어 첫 단계부터 FDA의 시선에 맞춰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과거에는 임상 위주의 사전 미팅을 진행했는데 임상과 제조공정을 동시에 점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며 "개발 초기부터 인허가 전문가가 참여하는 허가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허가 전략의 조기 가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유수현 제이앤피메디 부사장이 글로벌 신약개발 트렌드와 최신 허가개발 전략을 소개했다. 그 역시 허가 전문가들이 연구개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을 주문했다. 유 부사장은 "글로벌 신약개발 트렌드를 쫓아가려면 전문성 있는 허가 전문가들이 개발 초기부터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 한 달간 FDA에서 업데이트된 세부 조항 예시를 들며 "시시각각 변하는 규제 내용을 참조해야 한다. 또한 각 나라마다 규제 내용이 다른데 이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사장은 "결국 규제기관은 ICH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한다. 국내 허가 전문가들도 ICH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동시에 가이드라인 제정에 전문가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선 에이프릴바이오 부사장 "라이선스아웃도 상업화 관점서 접근해야" 패널토의에선 연구개발 초기부터 허가·상업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박현선 에이프릴바이오 부사장은 신약 후보물질의 라이선스 아웃을 주요 전략으로 택하고 있는 중소 제약바이오기업 입장에서도 초기부터 허가·상업화를 염두에 두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기술이전 성사 가능성을 높이려면 임상 데이터를 생산할 때 근시안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파트너십을 통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부사장은 "글로벌제약사도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허가 이후로 상업화했을 때 얼마나 돈이 될지를 중점으로 본다"며 "여기에 맞춰서 우리도 임상 디자인을 했고 기술수출에 성공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6월 미국 신약개발 업체인 에보뮨(Evommune)에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APB-R3'를 기술이전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4억7500만달러(약 6550억원), 계약금은 1500만달러(약 207억원)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은 2021년 10월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Lundbeck)에 기술이전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 이후 두 번째 기술이전이다.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 "미국 허가는 시간과의 싸움…실시간 모니터링 중요"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요국 규제와 잠재적 경쟁 기업의 개발 동향에 주의를 기울이길 당부했다. 그러면서 미국 허가 전략이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한 달에도 몇 개씩 신약이 미국 FDA 허가를 받는다. 적응증 추가로 보면 거의 매일 하나씩 적응증이 새로 생긴다"며 "과거와 비교하더라도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매일 일어나는 일을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적절한 계획을 세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어떤 시장과 어떤 적응증을 타깃으로 할지 전략을 정해야 한다"며 "일단 방향을 제대로 잡으면 전속력으로 질주해야 NDA나 IND라는 목표에 터치다운할 수 있다. 전력질주를 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모니터링해야 한다. 만약 데이터가 예상과 다르다면 중간에 큰 폭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실시간 지식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많은 회사가 각각의 사정에 의해 신약 IND를 미루곤 하는데, 겨우 6개월만 미뤄지더라도 아예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통상적으로 같은 계열 내에서 처음 개발된 약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각각 30%·1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네 번째부터는 사실상 기회가 없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우 제약바이오협회 본부장 "허가 이후 상업화 단계까지 내다보길"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신약 허가 이후의 상업화 단계까지 내다볼 것을 주문했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제품의 인허가 전략을 최우선에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상업화 전략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현우 본부장은 "허가 이후로 과도한 비용이나 미국의 복잡한 유통 환경, 높은 진입 장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미국 의약품 유통시장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의약품 제조사뿐 아니라 유통사, 보험사, 병원, 약국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역할과 상호작용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임상적 우월성만으론 부족하다. 시장 여건, 리베이트 협상, 제약사 영업력 등이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의약품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화를 염두에 두고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숙 규제과학센터장 "규제기관은 최고의 컨설턴트…식약처 사전상담 도움 될 것" 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은 오랜 기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심사 업무를 담당한 경험을 살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조언을 내놨다. 박 센터장은 "규제기관이 가장 훌륭한 컨설턴트라는 발언에 공감한다"며 "식약처도 이를 잘 알고 있어 오래 전부터 글로벌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 센터장은 식약처의 해외진출 상담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박 센터장은 "식약처가 고민을 하는 게 R&D 파트"라며 "정부가 직접 초기 단계에서 제품화 상담을 해주면 좋을 것이란 판단 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아직은 시범 단계이지만 해당 국가의 규제에는 잘 맞는지, 혹은 추가로 R&D가 필요한지, 아예 새로운 분류로 접근해야 하는지 등을 식약처·한국규제과학센터와 1차로 상담할 수 있다"며 "시간이 중요하다. 전략 수립에 많은 시간을 허비할 수 있을 텐데, 연구 단계부터 함께 들여다보면 허가를 받는 데 용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2024-09-30 06:20:54김진구 -
"FDA허가, 최고수준 품질 보증...개발 초기부터 전략 필요"[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최고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받게 됩니다. 신약 개발 초기부터 허가 전략을 꼼꼼하게 설정해야 미국 진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K-룸에서 열린 데일리팜 제50차 미래포럼 ‘K-신약 글로벌 진출 전략과 과제’에서 ‘알리글로 미국 진출 사례’ 주제 발표를 통해 미국 진출을 위한 개발 전략을 소개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알리글로는 혈장분획으로부터 정제된 액상형 면역글로불린제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같은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아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04억 달러(약 1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알리글로는 국내 개발 바이오신약 중 3번째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SK케미칼이 기술수출한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독소제제 주보가 FDA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알리글로는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모두 제조해 FDA 품목허가를 승인받은 유일한 한국 바이오신약이다. 이 본부장은 “미국 시장은 약가가 높아 매력적인 시장이다. 면역글로불린은 국내보다 약가가 6배 가량 높다”라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이 지목한 미국 시장 진출의 가장 큰 매력은 품질 보장이다. 이 본부장은 “FDA 허가 승인은 최고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받고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기준(GMP)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라면서 “타 국가 진출도 매우 용이해진다”라고 설명했다. 알리글로의 미국 관문 통과는 순탄하지 않았다. GC녹십자는 FDA 허가 신청 3번째 시도 만에 미국 시장 관문을 통과했다.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 말 FDA에 면역글로불린(IVIG-SN) 5% 제품의 허가를 신청했다. 2016년 말 FDA 허가가 예상됐지만 2016년 11월 FDA로부터 제조공정 관련 자료의 보완을 지적 받았다. GC녹십자는 2017년 9월 또 다시 제조공정 자료가 추가 보완 요청으로 허가가 지연됐다. 이 본부장은 “FDA의 규제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고 공정·제품 특성의 이해가 부족했다”라며 IGIV 5%의 허가 실패 요인을 분석했다. 당초 GC녹십자는 5%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한 이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10% 제품을 추후 진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5% 제품의 허가가 지연되자 시장성이 더 큰 10%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내놓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 스스로의 역량이 미흡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목표 시장의 재평가를 통해 개발 전략을 변경했다”라고 말했다. GC녹십자는 2020년 IVIG-SN10% 알리글로의 북미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2021년 2월 FDA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작년 2월 FDA로부터 품목허가 연기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 평가를 2021년 4분기에 진행했는데, FDA는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실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허가 연기를 결정했다. FDA 실사단은 지난해 4월 GC녹십자 오창공장의 IVIG-SN의 분획, 정체, 완제 등 생산시설과 품질시스템의 실사를 진행했다. GC녹십자는 오창공장의 GMP 실사를 완료한 이후 FDA와의 협의를 거쳐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고 작년 말 최종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GC녹십자는 지난 7월 알리글로의 초도 물량을 선적 완료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의 FDA 허가를 위해 철저한 허가 전략을 구축했다. 허가 문서별 필요사항을 점검하고, 컨설팅, 전문인력, GMP 전문 통역사 등을 채용했다. 이 본부장은 “가장 훌륭한 컨설턴트는 규제기관이다. 과거에는 임상 위주의 사전 미팅을 진행했는데 임상과 제조공정을 동시에 점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라고 전했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의 임상시험, 공정밸리데이션 등을 위해 40개 제조단위를 생산했고 공정특성분석과 사전 공정 적격성 평가를 위해 210건의 연구개발 보고서를 작성했다. 6명의 전담 전문가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알리글로의 FDA 허가를 달성했다. 이 본부장은 FDA 실사 대응 전략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스토리보트를 준비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보완 가능한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바로 시정하고 실사자들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개발 초기부터 인허가 전문가가 참여하는 허가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허가 전략의 조기 가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2024-09-30 06:17:27천승현 -
[제49차 미래포럼(7/19)] CSO신고제, 리베이트 해법?■ 주제 : CSO 신고제와 공정한 판촉경쟁 방향 ■ 발제 : 박성민 HnL 법률사무소 변호사 ■ 좌장 : 이재현 성대 약대 교수 ■ 패널 : 소순종 동아ST 전무, 이원기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원장, 김성수 한국CSO협회 회장, 남후희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 ■ 촬영·편집 : 데일리팜 영상제작팀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올해 10월 19일 본격 시행을 앞둔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의무 신고제'가 불법 리베이트 근절이란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위탁 제약사와 수탁 CSO 간 상호 관리감독·협력으로 빈틈없는 법령 이행이 실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약사는 의약품 영업을 대신 맡길 CSO의 지자체 신고·임직원 교육·지출보고서 작성 등 의무에 대한 관리감독 수위를 높이고, 실제 영업현장에 나설 CSO는 제약산업 말초혈관으로서 리베이트 우회로란 오명을 씻고 건전 경영에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다. 특히 정부가 '24시간 신규교육 이수' 여부만을 CSO 신고 기준으로 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CSO 내부에 불법 통제기준이나 장치를 자체적으로 마련하게 규정하는 등 추가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했다. 19일 데일리팜은 서울 방배동 소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룸에서 'CSO 신고제와 공정한 판촉경쟁 방향'을 주제로 제49차 미래포럼을 열고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성민 법무법인 HnL 변호사가 발제에 나선 이날 포럼에는 소순종 동아ST 전무, 이원기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원장, 김성수 한국CSO협회 회장, 남후희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이 패널 참석했다. 패널참석자들은 CSO신고제가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 투명화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더 필요한 정부 행정과 국회 입법, 제약업계와 CSO업계가 스스로 노력해야 할 부분을 조명했다. "CSO신고제, 리베이트 탈피 첫 발…제약사 관리감독 수위 높여야" 제약바이오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소순종 전무는 CSO신고제가 CSO 법제화를 통한 제도권 내 편입 효과를 갖는데서 더 나아가 '리베이트 꼬리자르기' 관행을 종식할 트리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일부 제약사들이 CSO를 활용한 불법 리베이트 영업을 위해 고의적으로 CSO 관리감독을 소홀히하고, 불법 영업 적발 시 CSO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편법을 저질러 왔다면 신고제 시행 이후부터는 제약사와 CSO가 한 몸이란 인식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소 전무는 "신고제 도입 후 제약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사 품목을 판촉하는 CSO와 재위탁CSO 명단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합법적인 CSO인지, 불법 영업을 하지는 않는지 스스로 검증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제약사들은 CSO와 위탁계약 체결 후 일부러라도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불법 리베이트 확인 시 CSO의 일방적 일탈이라며 꼬리를 자르는 경향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소 전무는 "신고제로 CSO 신상이 다 파악되면 제약사들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고, 하지 않는 제약사는 불이익을 받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며 "CSO에 대한 지출보고서 작성·제출 의무도 강화돼야 신고제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의료법 개정으로 CSO가 제공한 리베이트를 개원의들이 수수할 가능성을 삭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소 전무는 "약사법에 CSO를 의약품 공급자로 규정하도록 법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CSO가 준 리베이트를 의사가 수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료법이 같이 개정되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의사가 CSO로부터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받고 나서 적발돼도 종합병원은 배임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반면 개원의는 근거가 없어 처벌이 불가한 문제가 있다.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SO 신고 기준, 24시간 신규교육 이수만으로 충분한지 의문" 복지부는 최근 CSO 신고제 시행에 필요한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지자체 신고 기준을 24시간 신규교육 이수 여부로 규정했다. 이원기 원장은 불법 리베이트 근절 목적이 공정거래법 상 불공정거래로 인해 의약품을 구매해 복용하는 소비자(환자) 후생을 저해시키는지 여부에 따른 위법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CSO 의약품 판촉행위 역시 의약품 채택이나 처방 등 영업 경쟁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불공정성을 규제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원장은 CSO 신고 기준을 의약품 판매질서 관련 신규교육 이수 여부만으로 삼지 말고 CSO 내부에 불공정 경쟁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운영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원장은 "CSO를 법·제도권 안에 편입하면서 거래수단이나 거래조건에서 불공정성이 배제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시행규칙은 교육 이수사항만을 CSO 의무로 규정했다. 최초 24시간 교육과 매년 8시간 보수교육만으로 과연 불공정 거래 금지 의무사항을 이행할 수 있는지는 물음표"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교육보다는 내부 통제 기준에 관한 장치를 CSO가 마련하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지 여부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이는 결국 CSO가 자기 영업에 있어 불법에 대한 자기 책임 부담의 원칙으로 접근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제약사 스스로도 제3자인 CSO 리베이트에 대한 위기관리 체계를 조직 안에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약사의 관리책임을 프로세스화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제약사와 CSO가 계약을 체결할 때 수수료율 등이 상호 신뢰할 수 있는지 등 거래조건과 거래수단에 대해 제약사도 제3자 리스크 관리 내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로써 CSO 위탁영업이 적법하게 운영될 수 있게 유도해서 제약시장에 올바른 경쟁문화를 수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SO, 신고제 등 의무 충실히 이행해 과거 오명·지탄 씻겠다" CSO협회 대표이자 법인 CSO인 휴그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수 대표는 정부에 사단법인 신청을 요청했지만, 반려됐다고 설명했다. 임의단체로서 활동하며 운영 기록 등을 확보한 뒤 재신청하라는 정부 요구에 따른 결과다. 김성수 대표는 사단법인 재인가 도전 계획을 밝히는 동시에 CSO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육성·발전을 위한 의약품 영업 파트너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충실한 법령 이행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CSO가 리베이트 우회로로 평가되며 과거 지탄의 대상이었던 사실을 언급하며 신고제 시행을 분기점으로 합법적인 제약산업 아웃소싱 업체로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수 대표는 "오는 10월 19일 신고제 시행으로 CSO는 과거 지탄받는 조직에서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는 조직으로 재정립된다"면서 "CSO는 제약기업의 영업 분야 아웃소싱이다. CSO는 낮은 영업생산성 제약사의 탈출구 역할을 했다. 중소제약사의 영업 대안으로 작동했던 게 CSO에 대한 수요"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래서 CSO는 오늘도 양적 확대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복지부는 신고제 시행규칙으로 제도화를 위한 첫 기준을 마련했고, CSO협회는 제약산업의 한 부분으로서 활동하도록 의견을 개진하겠다"면서 "CSO 종사자들도 과거 제약사에 몸담았던 사람들이다. 제약산업 내 함께 호흡하는 사람들로 봐 달라. 범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법령이 나왔고, 최선을 다해 이행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교육기관 인정 교육 대체 허용, 공동판매사 부담 완화 기전" 남후희 복지부 과장은 코프로모션(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제약사에 CSO와 동등한 수준의 신고·교육 의무를 부과한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코프로모션 제약사 교육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향후 공모 절차를 통해 선정할 CSO 교육기관이 인정하는 교육의 경우 24시간 신규교육·8시간 보수교육 범위 안에 포함시켜 추가로 중복 교육을 받아야 하는 불합리를 최대한 해소하겠다는 게 복지부 방침이다. 남 과장은 "코프로모션 제약사 교육 이수 부분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코프로모션이라 하더라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제약사라 하더라도 CSO 신고 대상이 된다. 다만 교육 의무는 교육기관장이 인정하는 교육도 포함할 수 있게 해 제약계 부담을 완화하는 기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남 과장은 "CSO는 업태가 매우 다양해서 정의내리는 것 자체부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통상적으로 처방에 따라 수수료를 제공하는 등으로 판촉계약을 체결한다면 도매상 등도 CSO 신고·교육 대상"이라며 "그럼에도 CSO 시행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업계 의견을 들으려 최선을 다했다. 보완점에 대해 입법예고 기간에 의견을 제출하면 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2024-07-22 06:37:19이정환 -
어디까지 CSO 신고 대상일까..."법적 쟁점 여전해"[데일리팜 제49차 미래포럼 - CSO 신고제와 공정한 판촉경쟁 방향] [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정부가 오는 10월 19일부터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제 도입 및 교육의무 부과' 시행을 위한 약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입법예고를 진행한 가운데, 여전히 CSO 신고대상, 경제적 이익 제공 범위 등에 대한 쟁점이 남아있다. 보건복지부는 7월 18일부터 8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조회 등을 통해 남은 쟁점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팜이 19일 제약바이오협회 K룸에서 'CSO 신고제와 공정한 판촉경쟁 방향'을 주제로 진행한 제49차 미래포럼에서는 입법예고가 이뤄진 CSO 신고제 관련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쟁점을 살펴봤다. 박성민 HnL법률사무소 변호사는 'CSO 신고제 법안 내용과 쟁점'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CSO 신고 대상 ▲CSO와 의료기관 등의 관계 ▲CSO 경제적 이익 제공 범위 ▲CSO에 판매촉진 업무를 위탁한 의약품공급자의 주의 의무 ▲CSO 교육 이수 의무 등에 대한 법률적 쟁점을 짚어냈다. CSO 신고 대상의 경우, 지난해 4월 개정된 '약사법'에서 '제약회사 또는 도매상(이하 의약품공급자)으로부터 의약품 판매촉진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려는 자'로 명문화 했지만, 여전히 '도매상', 'MSO', '온라인 플랫폼' 등에 대해서는 법률 해석론에 따라 CSO 대상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법안의 경우, CSO 신고를 하지 않은 업체가 판촉행위를 진행했을 경우, 위탁 받은 CSO와 수탁한 제약회사 모두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법 체계인 만큼 CSO 신고 대상에 대해선 정확하게 짚고 넘어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기존에 논란이 됐던 코프로모션은 시행규칙이 나오면서 신고대상으로 명확하게 정리됐다"며 "하지만 도매상, MSO, 온라인 플랫폼 등은 애매한 상황"이라고 했다. 우선 도매상 마진에 판촉행위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CSO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쟁점이 있다. 박 변호사는 "물류만 담당하는 도매상의 유통비용은 판촉행위에 해당하지 않겠지만, 물류와 판촉영업을 동시에 하는 도매상도 있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도매상의 경우 CSO 지위도 일부 겸하고 있는 만큼 신고대상을 명확하게 정부가 선을 그어줘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도매상의 CSO 신고 대상 여부와 관련해 쟁점이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약사법 시행규칙 '별표2' 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에는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 등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견본품 제공의 주체는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자, 수입자(이하 사업자)'로 한정한 한편, 제품설명회는 사업자, 판촉영업자로 확대했다. 박 변호사는 "도매상은 의약품 공급자에 해당하고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결국 견본품을 제공할 수 없는 대상으로, 판촉영업자에 도매상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법률적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만약 도매상을 CSO 신고 대상으로 봐야 한다면, 별표2에 따라 제품설명회가 가능한 만큼 견본품 제공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게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의료기관의 경영을 도와주는 MSO를 신고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대한 지적도 있었다. '약사법 제46조2'를 보면 판촉영업자 결격사유로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약국 개설자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MSO를 통해 의료기관의 의사들이 의약품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경우 판촉행위에 포함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역시 의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기프티콘 등 소정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 판매촉진을 위한 활동행위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와 관련, 남후희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도매상, 의료기관 개설자, 온라인 플랫폼 등 모호한 부분이 있는 부분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개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보인다"며 "CSO 신고제를 도입하면서 여러 입장을 청취해 입법예고안을 마련했다. 예고 기간 동안 쟁점 사안을 담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2024-07-22 06:06:54이혜경 -
[기자의 눈] 사후관리 시스템 추가..."대화가 필요해"[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사후관리시스템 도입의 목적은 환자의 안전성과 효능이 불분명한 의약품에 대한 추가 근거 확보다. 해당 의약품에 대한 의학적인 재확인 절차를 마련해 의료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목적이 나빠 보이진 않는데,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제도의 도입이 결국 '약가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 탓이다. 얼마전 '사후관리시스템의 올바른 제도개선 방향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데일리팜 제48차 미래포럼에서는 보통 입장이 갈리는 국내사와 다국적사, 그리고 학계가 한목소리로 제도 도입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광경이 벌어졌다. 핵심적인 의견은 제도 자체의 필요성, 그리고 RWE(Real-world evidence) 활용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들의 목소리는 분명 일리가 있었다. 지난해 발표된 '우리나라 신약의 약품비 지출 현황 분석 및 합리화 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분석을 보면, 국내 건강보험 재정 내 신약에 대한 지출은 총 약품비 대비 8.5%로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2.1%로 확인됐다. 특히 신약이 국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타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최하위권에 속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 신약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성평가 면제 및 RSA 대상 품목의 재정지출 역시 전체 약품비 대비 각각 0.3%, 2.7%로 낮은 수준이었다. RWE의 근거수준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데이터의 근거 수준은 메타분석·문헌고찰-RCT-대조군 임상 및 관찰연구-비대조군 관찰연구-사례보고-전문가 의견 등 순인데, RWE는 여기서 '비대조군 관찰연구-사례보고' 수준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바이어스 발생 확률이 높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약가를 조정하는 것은 분명 무리수가 될 수 있다. 더욱이 해당 데이터 제출이 의무화되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또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업계의 우려대로 제도가 결국 약가인하로 귀결 된다면 매출 하락을 위해 데이터를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코리아 패싱' 심화에 대한 걱정도 여기서 나온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포용적인 태도는 고무적이었다. 효능과 안전성이 불분명한 약제들이 대부분 진료상 필수약제, 경평면제 약제고 이들 약에 대한 추가적인 에비던스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RWE의 한계나 활용 데이터의 근거수준에 대한 지적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후관리 시스템의 추가는 이미 잡힌 방향성으로 보인다. 심사평가연구소 산하의 약제성과평가실 신설은 무게를 더하고 있다. 관건은 '대화'가 될 것이다. 제도가 또 하나의 약가인하 기전으로 작용, 수많은 마찰을 불러올 지 정부의 말대로 합리적인 '불확실성 해소' 장치가 될지 말이다.2024-04-12 06:47:48어윤호 -
[제48차 미래포럼(4/3)] "사후관리, 약가인하 기전 활용 안돼"■ 주제 : 사후관리시스템의 올바른 제도개선 방향성 ■ 발표 : 김준수 KRPIA 공동위원장 ■ 좌장 : 이재현 성대 약대 교수 ■ 패널 : 정재호 노바티스 전무, 최정인 유한양행 부장, 이종혁 중앙대 약대 교수, 김미경 심평원 부장 ■ 촬영 · 편집 : 데일리팜 영상제작팀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이른바 고가약 시대, '고가'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 탓일까. 정부가 새로운 사후관리시스템 적용을 예고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심사평가연구소 산하의 약제성과평가실을 신설, 진료상 필수 약제 및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 약제 등 등재 의약품에 대한 사후관리 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이를 통해 등재 시 환자 안전과 유효성이 불확실한 약제를 대상으로 재평가를 실시 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제약업계는 걱정 어린 한숨을 쉬고 있다. 또 하나의 약가인하 기전의 탄생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오해가 있다면 해소하고,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산·관·학'이 모였다. 데일리팜은 지난 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사후관리시스템의 올바른 제도개선 방향성'이라는 주제로 제48차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재현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포럼은 김준수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MA(Market access)위원회 공동위원장의 발제와 함께, 이종혁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정재호 한국노바티스 전무, 최정인 유한양행 부장, 김미경 심평원 약제성과평가실 부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의 장을 펼쳤다. "RWE 근거 수준 미흡...코리아패싱 부추기는 결과 우려" 발제를 맡은 김준수 위원장은 무엇보다 RWE(Real-world evidence) 활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근거 수준 자체가 보험급여 평가에 활용하기에 미흡하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RWE는 일반적으로 신약의 허가와 급여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는 RCT(무작위배정 임상, Randomized Controlled Trial) 대비 한계가 명확한 자료다.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데이터의 근거 수준은 메타분석·문헌고찰-RCT-대조군 임상 및 관찰연구-비대조군 관찰연구-사례보고-전문가 의견 등 순인데, RWE는 여기서 '비대조군 관찰연구-사례보고' 수준으로 판단된다. 김 위원장은 "RWE는 취합하는 주체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원하는 결과 추출이 가능하다. 편향성(Bias) 발생 우려가 높은 데이터를 등재약 사후관리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RCT처럼 통제된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교차 투여가 수없이 발생하고 기저질환, 병용약제 등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RWE를 통해 근거 수준이 더 높은 RCT 결과를 뒤집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RWE는 오히려 허가 단계에서 불확실성을 보완하기 위한 보충적인 용도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사후관리제도가 도입되면 제약업계의 '코리아 패싱' 현상이 심화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등재 후 RWE 등과 같은 자료 제출이 의무화 되면 해당 데이터 구축을 위한 추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약가인하의 근거로 활용된다면 신약의 한국 출시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다국적제약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개별적인 한 국가를 위해서 맞춤형 RWE 자료를 생성하는 것은 제약회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만약 사후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활용하는 데이터는 국가 주도의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생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 퀄리티가 담보돼야 한다. 무엇보다 도입에 앞서 각 이해관계자(정부, 환자, 제약업계, 보험자, 가입자) 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현 상황 큰 문제 없어...국내 후발 신약에도 허들" 학계와 업계의 입장은 결이 같았다. 이날 포럼에서는 고가약 사후관리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 역시 제기됐다. 이종혁 교수는 먼저, 현재 '고가약'이라 불리는 등재 의약품들의 재정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신약의 약품비 지출 현황 분석 및 합리화 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국내 건강보험 재정 내 신약에 대한 지출은 총 약품비 대비 8.5%,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2.1%로 확인됐다. 특히 신약이 국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타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최하위권에 속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 신약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성평가 면제 및 RSA 대상 품목의 재정지출이 전체 약품비 대비 각각 0.3%, 2.7%로 낮은 수준이었다. 이 교수는 "단순하게 약의 금액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라는 인식 때문에 재정 영향이 클 것 같지만, 대상 환자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실질적인 재정영향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제도를 도입하려면 우선 '또 하나의 약가인하 기전'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해소하고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별도 사후관리시스템 도입 없이 현 제도를 통해 이미 사후관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재호 전무는 "이미 고가 의약품들은 성과기반, 총액제한형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형태로 위험분담제(RSA)를 통해 등재가 이뤄졌다. 특히 성과기반 계약 자체가 효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걸러내고 해당 투약 분에 대해서는 제약사가 환급하는 형태인데, 여기에 더 이상 사후관리를 추가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RWE를 급여 등재에 사용하려면, 선등재 후평가와 같은 신속등재 시스템에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근거 수준이 미흡하지만 빠른 등재가 필요한 약들에 대해 RWE를 근거로 제도권에 포함시키고 향후 RCT 등 확정적인 근거로 재평가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신약에 있어 후발 주자 성향이 강한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도 걱정은 존재했다. 최정인 부장은 "국내 업계는 퍼스트 인 클래스 보다는 후발 신약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질환별로 묶여 사후관리 대상 의약품이 된다면 후발 신약은 매출 비중도 작은 상황에서, 근거 자료를 생성해야 한다. 자본력도 글로벌 회사 대비 부족한 상황에서 신약 개발 의지를 꺾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첨언했다. "타깃이 단순 '고가'는 아니다...근거 수준 확보 힘쓸 것" 정부 측은 다양한 우려와 지적에 대해 경청하면서도, 제도 도입의 목적을 명확히 표명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사후관리시스템 도입의 목적은 환자의 안전성과 효능이 불분명한 의약품에 대한 추가 근거 확보다. 해당 의약품에 대한 의학적인 재확인 절차를 마련해 의료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김미경 부장은 "효능과 안전성이 불분명한 약제들이 대부분 진료상 필수약제, 경평면제 약제기 때문에 '고가'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힌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히 해야 할 듯 하다. 사후관리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을 생각하고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조건 RWE를 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RCT나 그에 준하는 자료를 우선으로 하고 이것이 불가능한 경우 대안으로 고려 중이다. 다만 각계의 의견처럼 데이터의 근거 수준이 아주 중요하다는 점은 잘 알겠다. 제약사의 행정비용 부담, 국가 차원의 레지스트리 형성 등 오늘 나온 제언들을 고려하고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한 사전 논의를 진행 하겠다"고 강조했다.2024-04-05 06:00:09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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