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 불사"…최종 협상 하루 전 '기싸움' 본격화
- 이혜경
- 2017-05-30 06: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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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별 협상 10년동안 결렬 없던 약국도 건정심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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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 이래 단 한번도 모든 유형이 협상결렬을 선언한 적이 없는 가운데, 이번엔 모든 단체가 '건정심행'이라는데 한 뜻을 모으는 것 처럼 언론플레이를 시작했다.
지난 26일 대한의사협회를 시작으로 29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공급자단체가 3차 협상을 끝냈다. 약사회 수가협상단은 협상장에 들어간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건정심 불사'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실제 약사회의 수가협상 전략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약사회는 지난해 3차 수가협상에서도 15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수치 간극이 너무 크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가인상률 1위 자리를 받아내면서 도장을 찍은 바 있어, 벤딩이 공개되는 31일 결렬 대신 협상을 택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약국의 경우 처방권이 없기 때문에 건정심을 택할 경우 페널티가 부여돼 오히려 최종 수가인상률 보다 깎일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A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약사회의 협상 결렬 가능성은 거의 제로로 본다"며 "항상 같은 패턴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공급자단체 관계자 역시 "공단이 제시한 수가인상률과 우리가 제시한 수가인상률의 갭이 4~5배 이상 차이나는 만큼 다른 유형도 비슷할 것"이라며 "최종 협상일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귀띔했다.
한편 약국을 제외한 병원, 의원, 치과, 한방 유형은 모두 한 차례 이상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건정심행을 택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대부분 건정심에서 페널티를 적용 받았던 만큼 이번 수가협상에서도 데드라인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변태섭 의협 수가협상단장(울산시의사회장)은 "벤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번 협상은 벤딩 나눠먹기가 아니라 적정수가를 결정할 수 있는 자리길 바란다"며 3차 수가협상 과정에서 통상적인 수준의 적정 수가인상률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공단은 항상 제시하던 수준의 수가인상률을 제시했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공급자단체 평균 수가인상률이 2.37%로 봤을 때, 공단 측은 의협에 2% 초반대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변 단장은 "일차의료기관 의원급 의료기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재정을 효율적으로 분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상황에 따라서 협상 결렬 등 다양한 방안을 준비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3차 협상에서 공단 측은 부과체계 개편, 진료비 증가율 11.4%, SGR 연구를 통한 수가 감소요인 등을 들면서 수가 인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또 재정위에서 가입자단체에서 공급자단체가 수가인상으로 얻은 부분을 일자리 창출, 업무 질 향상 등으로 돌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고, 건강보험 인상률과 수가인상률을 '제로'로 놓고 보아도 단기적자 8000억원이 예상된다는게 공단 측 입장이다.
김 이사는 "임금인상, 물가인상 등 모든 비용 증가가 명확한 상태에서 현재의 논의는 의료기관을 운영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서로의 갭이 줄어들지 않으면 수가협상 결렬 선언과 함께 건정심 행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연 대한약사회 보험위원장 역시 "공단이 제시한 수치와 약사회가 제시한 수치의 갭이 크다"며 "상황의 변화가 없다면 3차 협상을 끝으로 수가협상을 종결하고 건정심을 갈 수도 있다"고 했다.
29일 오후 4시부터 40분 가량 3차 수가협상을 마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공단 측과 수가인상률에 대한 갭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4차 협상 때 최선을 다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김수진 치협 보험이사는 "올해 첫 직선제 회장이 나왔고, 회원들이 보험수가와 환산지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몇 년간 타 유형보다 아래 쪽의 인상률을 받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또 다시 발생하면 회원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건정심 또한 열어 둔 상태"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가량 수가협상을 진행한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의 표정도 착잡했다. 중소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유인상 병협 총무부위원장은 "중소병원들 다 죽어나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공단을 나섰다.
박용주 병협 수가협상단장(상근부회장) 역시 "우리는 진지한 자세로 협상이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공단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수치를 제시했다"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병원들은 국민들 의료 질 향상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시설, 환자 안전 각 분야 비용 증가율 많은 상황"이라며 "모든걸 고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중소병원은 고사직전인데, 매우 실망스럽다"고 재차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수가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은 공단도 마찬가지. 공단 관계자는 "공급자단체 만큼 우리도 힘들다"며 "재정소위에서 풀어줄 재정이 없다고 하는데, 마냥 수가를 인상할 수 없다. 서로 힘든 협상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4차 수가협상은 31일 오후 2시 30분 한의협을 시작으로 오후 3시 병협, 오후 4시 의협, 오후 4시 30분 약사회, 오후 5시 치협 순으로 진행된다.
벤딩이 결정되는 제2차 재정소위는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공단은 재정소위를 통해 통보 받은 벤딩을 두고 31일 자정까지 각 공급자단체와 최종협상 줄다리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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