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연간 3천만개 거뜬...태극제약 공장 '와~'
- 이탁순·어윤호
- 2017-06-02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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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 국내 첫 외피용제 EU-GMP 부여공장...EU국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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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태극제약 충남 부여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제약회사 공장들이 밀집한 경기 향남 단지를 감안할 때 접근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고속도로에 나와 한참동안 한산한 도로를 달리면서 "언론은 우리가 첫 방문이 아닐까"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었습니다.
왜 이런 곳에 공장을 지었을까 의문도 잠시,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그 크기에 놀랐습니다. 대지면적만 약 2만평에 달하는 부여공장은 지금껏 가본 제약회사 공장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큼 컸습니다.

손 공장장은 공장을 100% 가동할 경우 연고제 약 3000만개를 연간 생산할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하지만 아직 가동률은 60%에 머물고 있다고 하네요.
태극제약 부여공장은 지난 2010년 5월 착공해 2012년 10월 준공됐습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하는 KGMP는 지난 2013년 9월에 획득했고, 작년에는 국내 최초로 외피용제 라인이 EU-GMP를 획득했습니다.
사실 공장 설계부터 EU-GMP 인증 획득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도미나크림 정도)가 없어 인지도가 적지만, 태극제약은 국내 연고제 생산 분야에서는 항상 첫 손에 꼽습니다. 유한양행, 동아제약 등 국내 대형 제약사 위탁생산은 물론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도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EU-GMP 인증에만 100억원 투자…국내 최고 연고제 생산 태극제약은 왜?
현재 부여공장에서는 생산량의 60%가 미국 수출분이며, 30%가 내수판매, 10%가 위탁생산용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일반의약품 비중이 큰 연고제는 보험약가로 가격이 정해진 전문의약품에 비해서는 원가에 비해 이익률이 크지 않습니다. 생산량의 60%가 미국 수출분이지만, 매출로 따지면 40% 내외라고 합니다. 전세계 제약사들이 달라붙는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이 아니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국내보다도 더 원가대비 마진이 적다고 합니다. 뭐 국내도 높다고 할 순 없습니다.
이때문에 태극제약은 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유럽 외피용제 시장은 약 50억불 규모인데요, 유럽 품질기준을 만족하는 EU-GMP를 획득하면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유럽시장 진출하는데 유리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렇게 EU-GMP를 획득하기까지 7년의 준비기간을 거쳤습니다. 국내에는 EU-GMP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없어 인도에서 컨설턴트를 고용해 실사에 준비했는데요, 서류작성부터 설비까지 얼마나 꼼꼼한지 윤호중 생산부 부장은 혀를 내둘렀다고 합니다.

투어를 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구역마다 오염등급이 달라 안전의류를 여러번 갈아입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날 5월말 치고는 엄청 더운날이었는데요, 공장 안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고 하지만, 노출을 최소화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취재를 하는게 갑갑하고, 답답했습니다. 오히려 옷을 벗고 바깥에 나오니 그 더운날도 시원하게 느껴지더군요.
안전의류는 기계가 돌아가는 구역과 작업자들이 포장을 하는 구역이 각각 달랐습니다. 기계가 돌아가는 구역을 들어갈 때는 모자를 쓰고 상의부터 하의까지 연결된 옷을 입어야 했습니다. 옆에서 윤 부장이 옷 때문에 일이 어려워 그만두는 작업자도 있다고 귀뜀합니다.

부여공장 총 생산인력은 120명 정도인데, 대부분 인근 지역에서 고용된 인원입니다. 포장라인에서는 주로 여성들이 많고, 기계라인과 보관·배송라인에서는 주로 남성들이 일을 합니다.
완제품 보관실에서는 미국에 수출될 제품들이 가득 있습니다. 한꺼번에 주문이 나오기 때문에 미리 대량 생산해야 한다고 하네요. 이 제품들은 미국 드럭스토어나 마트에서 판매된다고 합니다. 주로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미국 FDA 실사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FDA는 허가제품이 있어야 CGMP 인증을 주기 때문에 생산라인에 대한 GMP를 인증하고, 추후 제품허가를 받는 EU와는 다르다고 하네요.

건물투어를 끝내고 바깥에 나오니 우물이 하나 보였습니다. 윤호중 부장은 폐수정화처리를 끝낸 물이라고 하더군요. 여기에서는 금붕어도 살고 있었습니다. 오염된 물이라면 살 수 없었을거라며, 금붕어의 생존으로 폐수정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투자결실 맺으려면 좋은 제품도 필수...품질선진화 이끌 당근 필요

그럼 투자한 만큼 수익을 얻고 있을까요? 현재로선 아닙니다. 여전히 유럽 수출을 위한 제품 등록작업이 진행중이어서 EU-GMP 인증으로 매출이 더 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손종법 공장장은 "선진 시설투자는 경제성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공장짓고 수출하기까지 10년이 더 걸린 제약사 예를 들면서요. 다만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제품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좋은 설비를 갖춰도, 좋은 제품이 없으면 '닭 쫓던 개' 밖에 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그만큼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겠죠.

선진 GMP 인증 공장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제약산업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좁은 내수시장을 떠나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원래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쫓기듯 해외를 나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제약기업들이 튼튼한 기반 위에서 경쟁력을 갖고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 EU -GMP 획득한 부여 공장, 소개를 부탁한다.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오랫동안 EU -GMP 인증을 준비해왔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공장 시설 및 시스템이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의약품 제조관리기준에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여공장의 설립을 준비하면서부터 2016년 인증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U -GMP 승인을 받은 부여공장은 충남 부여군 초촌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1986년 향남 제1공장이 준공된 이후 2012년에 완공된 국내 최대 규모의 외피용제 전문 생산공장이다. 약 4천평의 건축면적을 비롯해 총 대지면적은 약 2만평에 달하며 연고제 6개라인과 외용액제 3개라인을 갖추고 있어 연평균 약 4000만개, 약 2500톤의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 국내 최초다. 어려운 점이 많았을 듯 하다. 벤치마킹할 수 있는 회사가 없다는 점이 큰 애로사항이었다. 한국의 컨설팅 회사의 조언도 얻었으며 기계학이나 원료를 전공으로 하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다른 공장도 참고하기 위해 방문했다. 그러나 최근에 EU -GMP를 받기 위해 지어진 연고제 공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에도 방문을 했었지만 국내와는 상황이 달랐다. 중국의 경우 해외(유럽이나 독일)에서 공장 설비에서부터 소모품까지 모두 수입해서 제조시설을 갖추는 곳이 있더라. 우리는 EU -GMP 획득을 위해 풍부한 경험을 가진 해외 전문 컨설턴트 인력 5명을 배치해 합숙을 하면서 준비부터 인증 완료까지 철저하게 준비했다. 또 시설 정비를 위해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의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CGMP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가? CGMP는 큰 시장이긴 하지만 미국이라는 한 나라에 국한돼 있는 성향이 강하고 개별 허가 품목에 대한 GMP 실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조건이 맞지 않는다. 이미 태극제약은 미국에 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당시 모든 실사를 받았다. 사실상 CGMP급 공장이라 자부한다. EU -GMP는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기 기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시장을 공략할 수 있어 먼저 시작하게 됐다. 유럽연합 28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42개국에 수출이 가능한 것이다. - 지난해 인증 이후, 수익 면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위수탁 의뢰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수익성 부분에선 아직 고민이 많다. 연고제 산업의 경우 사실 업계에서 가성비가 낮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생산 시설을 갖추는 투자금과 부피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뛰어난 품질을 보증하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 고객사도 그렇지만 해외 고객사들의 수탁 단가는 정말이지 너무 낮은 현실이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회사 단독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공장에 투자하고 글로벌 수준의 인증을 획득한 제약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실제 인력 관리 면에서도 비용이 더 들 듯 하다. 그렇다. EU -GMP 인증하면서 품질 파트 인력만 1.5배 가량 늘었다. 현재 4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데, 연매출 500억원 수준의 업체에서 이정도 인원을 채용하고 있는 곳은 없다. 현재 본사 인력들이 열심히 뛰어난 품목 도입 계약을 위해 뛰고 있는 만큼,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어윤호 기자 (unkindfish@dailypharm.com)
손종법 태극제약 공장장(상무) 미니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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