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 가교임상, 꼭 필요한 데이터였다"
- 안경진
- 2017-07-10 06:14:50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인터뷰 | 삼성서울병원 박근칠 교수
- AD
- 12월 4주차 지역별 매출 트렌드 분석이 필요하다면? 제약산업을 읽는 데이터 플랫폼
- BRPInsight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진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들에서 면역관문억제제가 보여준 효과는 놀라웠다.
2015년 발표된 CheckMate-017 연구에 따르면, 표준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뒤 ' 옵디보(니볼루맙)'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생존기간이 2배가량 연장된 것으로 확인된다(NEJM 2015; 373:123-135). 평균 9.2개월에 달하는 생존기간(OS)과 더불어 절반에 가까운 환자(42%)가 치료 후 1년 뒤에도 생존해 있었다는 기록적인 결과였다.

국내 폐암 권위자로 꼽히는 박근칠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에 따르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 글로벌 임상에 등록된 환자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일본계 제약사와 BMS가 개발한 옵디보조차 한국인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단독연구를 진행하기란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난 5월 유럽폐암학회(ELCC 2017)에서 공개된 옵디보의 ONO-4538-09 연구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근칠 교수는 "글로벌 연구에서 보여준 옵디보의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이 한국인에게도 일관성을 갖는지 확인하고픈 국내 연구진들의 열망과 오노약품의 배려 덕분에 가능한 성과였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표준치료에 실패한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임상시험이라 의미가 크다. 한국 폐암 환자들에게도 옵디보의 동등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발표된 ONO-4538-09 연구의 디자인과 결과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ONO-4538-09 임상시험은 이전에 백금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은 적 있는 3, 4기 혹은 재발성 비소세포폐암 한국인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이다. PD-L1 발현 여부 및 종양의 조직학적 특성과 관계없이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 100명에게 옵디보를 투여했고, 1차 유효성 평가변수로 객관적 반응률(ORR), 2차 유효성 평가변수로는 전체생존율(OS)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58.3%의 1년 생존율(OS)과 20%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나타냈으며 PD-L1 발현 여부나 종양의 조직학적 특성에 따른 차이는 확인할 수 없었다. 옵디보 투여군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이 대조군보다 더 적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으며, 새롭게 보고된 이상반응도 파악되지 않았다.
과거에 발표됐던 CheckMate-017, 057 연구에서 옵디보는 이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별도의 가교임상이 필요했던 이유가 있나?
물론이다. 2012~2013년부터 옵디보, 여보이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폐암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대부분의 임상 데이터는 주로 서양에서 나왔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글로벌 임상에 등록된 아시아 환자들은 전체 2~3%에 불과하다. 즉, 글로벌 임상에는 아시아 환자가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서양에 있는 외국계 제약사들에서 주로 치료제가 개발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동양인들은 소외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본래 외국에서 개발된 신약을 국내 도입하려면 타 민족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한국인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가교임상이 별도로 요구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 비소세포폐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옵디보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ONO-4538-09 연구도 반드시 필요한 연구였다. 규모 역시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내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중 최대 규모에 속한다. 기존 글로벌 임상시험은 아시아 참여 인원이 적어 아쉬움이 많았는데, ONO-4538-09는 기존의 표준항암치료에 실패한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임상시험이라 그 의미가 크다. CheckMate-017 및 CheckMate-057에서 확인된 옵디보의 임상적 특성이 한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한 최초의 객관적 데이터가 마련된 셈이다.
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 옵디보 투여군의 객관적 반응률이 CheckMate-017에서 20% 였는데, ONO-4538-09에선 16%였다. 1년 전체생존율은 CheckMate-017에서 42%, ONO-4538-09에서 50%로 유사했다.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옵디보 투여군의 객관적 반응률이 CheckMate-057에서 19%, ONO-4538-09에서 23%였으며, 1년 전체생존율은 CheckMate-057에서 51%, ONO-4538-09에서 64%인 것으로 나타났다. ONO-4538-09 임상시험에 참가한 편평 및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모두 옵디보를 투여했을 때 1년 시점에 절반 이상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 단독임상이 가능했던 건 옵디보가 일본계 회사에서 개발된 약이기 때문이라고 이해해도 되나
그 영향이 없지 않다고 본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동양 연구자들이 오노 외에 면역항암제를 연구하고 있는 제약사들에게 아시아인 대상의 임상연구를 제안하고 있지만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옵디보가 일본 제약사인 오노약품공업에서 처음 개발된 터라 상대적으로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국가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다고 생각된다. 심지어는 옵디보가 개발된 일본에서도 편평형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의 ONO-4538-05와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의 ONO-4538-06, 두 임상연구가 진행됐는데, 두 임상연구에 등록된 환자수가 100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지난 5월 유럽폐암학회(ELCL 2017)에서 ONO-4538-09 연구가 발표됐을 때 현장 반응이 컸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면역관문억제제의 효능과 안전성이 동서양 간 차이가 없었다는 점은 아시아 환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연구도 오노약품공업과 한국 연구자들이 우리나라만의 임상 데이터를 구축하고 한국 환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진행하게 됐다. 개인적으론 더 많은 환자가 참여하길 바랬지만 재정적인 한계 등으로 인해 피험자수를 100명으로 정하자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오픈 당시 연구자들 뿐 아니라 환자들의 관심도 상당했던 걸로 기억한다. 삼성서울병원과 길병원, 서울아산병원,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울산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10개 기관을 참여시킨 것도 가급적 많은 기관에 기회를 주려는 의도였다. 5개월 만에 100명의 환자가 등록을 완료했다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EGFR TKI의 경우 아시아인에서 반응률이 높다는 데이터도 있지 않나. 이번 연구가 면역관문억제제의 인종차에 대해 어느 정도 해답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다. 현재로선 표적항암제와 달리 면역관문억제제의 인종별 효과차이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아시아에선 면역항암제의 인종차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여건상 쉽지만은 않다. 국제 임상연구에 한국인이 포함된 사례는 많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하고 있는 연구만도 10개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ONO-4538-09 데이터가 유일하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단독연구가 진행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임상연구의 참여비중을 높여서 좋은 자료를 만들어내는 게 관건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ONO-4538-09에 참여했던 환자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
임상연구가 진행된 지도 벌써 3년 가까이 됐다. 전체 피험자 중 1명이 완전관해 상태를 유지 중이다. 그 환자는 1년 전까지 방사선 치료까지 받다가 재발해서 이번 연구에 참여한 케이스로, 아직까지 별 다른 부작용 없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환자가 1명에 그치지 않고 10명, 100명이 되려면 아직도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이 20%라는 건 고무적이지만 뒤집어 생각한다면 약 80%의 환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명한 건 면역항암제는 이미 항암치료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옵디보를 1세대 면역항암제라고 구분할 때, 이미 2~3세대 면역항암제들이 연구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 관련 임상연구가 1000건도 넘는다고 들었다. 면역항암제의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까지 포함된 수치다. 면역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외에도 면역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등 다양한 조합의 임상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면역항암제들의 보험 급여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약평위의 첫 관문을 통과했고 협상을 거쳐 9월경 급여가 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급여등재 후에는 많은 환자들이 약을 써보고 싶어할텐데? 물론이다. 처방하는 의사들도 당연히 써보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연구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 일부 환자들은 면역항암제가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생각하고 기존 치료제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측면이 걱정되기도 한다. 현재는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영향 때문에 PD-L1이 급여 기준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현실적으로 제한된 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떠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향후 보다 정확한 바이오마커가 발견된다면 기준을 개정, 보완한다는 선제조건이 깔려있어야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번 기준이 설정되고나면 쉽게 바뀌기 어렵지 않나. PD-L1이 최종적인 바이오마커라고 결론 짓기는 어렵고, 열린 질문(open question)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
"인종차 없었다" 옵디보 복용환자 58.3% 1년생존
2017-07-05 14:46:21
-
옵디보도 약평위 통과…가격인하로 비용효과성 충족
2017-05-12 06:14:56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또 창고형' 광주 2곳 개설 움직임…대형마트에도 입점
- 2보령, 6개월새 5배 뛴 바이젠셀 지분 절반 매각
- 3환자 6% 줄었는데 진료건수 60% 증가...소청과의 역설
- 4충북 국립소방병원 진료 시작...약국은 2곳 개업
- 5에임드, 상장 3주 만에 몸값 6배↑…유한 평가액 1천억 돌파
- 6연말 절세 전략만으론 부족…약국 세무조사 리스크 커진다
- 7조원준 민주당 수석, 1급 정책실장 승진…보건의약계 "환영"
- 8위탁 제네릭 5년새 94%↓...규제 강화에 진입 억제
- 9알테오젠, 첫 전문경영인 체제 가동...창업주는 경영 2선으로
- 10동아ST, 로봇수술 '베르시우스' 허가 신청…중소병원 공략 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