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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알약 최초 허가소식에…美의료계 논란 예고

  • 안경진
  • 2017-11-15 12:20:00
  • 센서 결합된 아빌리파이…"순응도 증가" vs. "사생활 침해" 등 의견 분분

복용 시 센서를 통해 복약정보가 기록되는 디지털 알약이 최초로 등장했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다수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식품의약국( FDA)이 소화 가능한 센서가 부착된 '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 정제를 시판허가했다.

오랜 기간 조현병과 급성 조증 환자들에게 처방돼 왔던 오츠카제약의 '아빌리파이(아리피프라졸)'에 미국 프로테우스 디지털 헬스가 개발한 센서가 장착된 형태다.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환자가 약제를 복용하면 구리, 마그네슘, 실리콘 등으로 만들어진 센서가 위액에 닿았을 때 전기신호를 발생시켜 환자 가슴에 부착된 웨어러블 기기로 전달되는 방식.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환자의 복약정보가 주치의의 스마트폰으로 전해지는 덕분에 조현병 치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복약 순응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디지털 알약이 처방되기 전 환자의 동의를 받고, 환자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제거할 수 있도록 해 개인정보 침해에 관한 우려를 사전 차단했다.

프로테우스 홈페이지에 소개된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의 정보
이와 관련 의료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의 복약불순응으로 인한 재정피해는 연간 1000억 달러(한화 약 111조 8200억원)에 이른다. 복약스케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환자의 중증도가 심해짐에 따라 입원 등 추가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이 상당한 탓이다. 조현병 환자가 약물을 제 때 복용하지 못해 발작을 일으킬 경우 응급실 방문횟수도 늘어나게 된다.

피츠버그대학의료센터에서 건강보험부서를 총괄하는 윌리엄 슈랑크(William Shrank) 박사는 "환자가 전문의 처방을 따르지 않았을 때 치료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근거들이 많이 쌓이고 있다"며, 디지털 알약의 등장을 반겼다.

하버드의과대학의 아밋 사파트와리(Ameet Sarpartwari) 강사 역시 "디지털 알약이 공중보건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며, "약물치료를 원함에도 쉽게 복약 스케쥴을 잊는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환자가 디지털 알약을 복용하면 관련 정보가 센서를 통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전달된다(출처: 뉴욕타임즈)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 알약이 환자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

실제 환자가 디지털 알약 복용에 동의하는 문서에는 주치의와 보호자까지 최대 4명이 복약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허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언제 알약을 먹었는지 감시를 당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프로작에게 듣는다(Listening to Prozac)의 저자인 정신건강의학자 피터 크레이머(Peter Kramer) 교수는 "고자질쟁이(tattletale)를 약과 함께 포장해주는 것과 다름 없다"며, "디지털 알약이 환자를 강압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콜롬비아대학의 제프리 리버맨 교수(Jeffrey Lieberman) 역시 "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정신질환자들에게 이런 약을 처방하는 자체가 아이러니다. 생체의학적 빅브라더(biomedical Big Brother)가 탄생한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뉴욕타임즈의 디지털 알약 승인기사에는 게재된지 하루만에 100개가 넘는 독자들의 댓글이 달리며, 논란 가능성을 암시했다.

한 독자는 "센서가 인체에 무해하다지만 센서에 함유된 구리는 본래 호르몬 문제와 정신병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중금속이다. 피임약에 포함된 프로게스틴 성분이 구리의 축적을 촉진하기 때문에 피임약을 복용 중인 여성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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