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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적정수가 선 긋기…탐색전 마친 수가협상 2라운드

  • 이혜경
  • 2018-05-24 12:29:41
  • 약사회 시작으로 건보공단-공급자단체 2차 협상 개시

공급자단체의 적정수가 기대감이 높아지자 보건당국이 선 긋기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수가협상 기간 중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보장성강화 대책을 반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이례적으로 의협의 행보를 우려하고 진정성 있는 협상태도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추가재정소요(벤딩) 윤곽이 드러날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개최(25일)를 앞두고,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애초 관측되던 1조원 이상의 벤딩 확보 또한 지난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불투명해졌다.

건보공단은 오늘(24일) 오전 11시 대한약사회를 시작으로 의협(오후 1시), 대한한의사협회(오후 3시), 대한치과의사협회(오후 5시)과 2차 수가협상을 진행한다. 1차 협상이 공급자단체가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면, 2차 협상은 곳간을 지켜야 하는 건보공단이 이를 방어하는 형태를 띠게 된다.

적정수가, 환산지수 가격 협상과 별개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복지부가 건정심에 보고한 벤딩 규모는 8234억원이었다. 전체 수가 1%를 인상하려면 3609억원의 재정이 필요했다. 당시 수가인상률은 조산원 3.4%, 의원 3.1%, 한방과 약국 각 2.9%, 보건기관 2.8%, 치과 2.7%로 병원 3348억원, 의원 2836억원, 약국 800억원, 치과 704억원, 한방 532억원, 보건기관 14억원, 조산원 1000만원씩 배분됐다.

문재인케어로 공급자단체의 적정수가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원가 플러스 알파의 수가를 위해선 원가의 70%에 못 미치는 수가에 30%를 추가로 더해야 한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케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대신 건보공단이 재정위에서 1조원 이상의 벤딩을 확보해 내년도 수가를 올려줘야 한다는 일부 공급자단체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 보건당국은 선을 그었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21일 "지난해 건정심에서 제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으로 인한 투입 재정 중 일부를 2019년 요양급여 환산지수에서 차감하도록 했다"며 "병원급은 0.12%, 의원급은 0.23% 차감된다"고 했다.

복지부는 조금 더 나아가 재정 규모를 밝혔다. 정경실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23일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할 때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2년에 걸쳐 1300억원을 환산지수에서 조정(마이너스) 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번 환산지수 계약 시 전체 상승 폭에서 차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차 수가협상 과정에서 병협 또한 이 부분을 인지한 사실이다. 하지만 1, 2차 협상을 동시에 갖는 의협이 오후 1시 협상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의협은 과거와 달리 지금까지는 '두 자릿수 이상'의 수가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어렵사리 협상장 들어온 의협, 중도 퇴장할까?

유형별 수가협상 과정에서 처음으로 4인 수가협상단 체제를 2인으로 바꾼 의협의 행보 또한 변수 중 하나다. 최대집 의협회장이 당선되고, 의협은 수가협상 불참과 건정심 탈퇴를 압박카드로 쓰다가 방상혁 상근부회장과 연준흠 보험이사 '투 톱' 체제로 수가협상에 들어섰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왼쪽)과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이 불편한 악수를 하고 있다.
지난 18일 진행된 수가협상단 상견례에서 돌발적으로 실무 직원들을 배제한 채 10분 간 수가협상단끼리 대화를 했고, 다른 공급자단체가 30여분 가졌던 상견례와 달리 1시간을 넘겼다.

방 상근부회장은 수가협상 시작 전 데일리팜과 만나 "지금까지 수가협상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중도 퇴장은 없다. 하지만, 두 자릿수 인상을 해준다면 도장을 찍을 수도 있다"고 했다.

마음을 다 잡고 들어온 의협을 향해 '날 세운 비판'을 한 인물은 다름아닌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다. 친정을 위한, 그리고 의사출신으로서 대다수의 선량한 의사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수가협상을 가지고 '이중플레이'를 펼치지 말라는 경고성 멘트였다.

이번 수가협상은 문재인케어 향후 5년 간의 계획과 로드맵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한 번의 환산지수 인상 만으로 적정수가를 만들 수 없다는게 그의 생각이었다.

강 급여상임이사는 "국민안전을 볼모로 하는 협상자세를 견지하면 건설적 협상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타협에도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직역 대표성에 대한 모욕이 아니다. 모든 의사를 대신해서 수가협상에 참석한 만큼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는 협상 태도를 기대한다"고 했다.

방 상근부회장 역시 강 급여상임이사 브리핑 이후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은 가진 적이 없다"며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 대한민국의 모든 의사를 회원으로 하고 있는 의협의 입장에서 수가협상에 임하겠다"고 했다.

재정위 소위 이후, 사상 처음 벤딩 공개 할까?

이번 수가협상은 변수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건보공단의 카드 역시 궁금증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공급자단체 출신이 건보공단 수가협상 단장을 맡았고,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줄곧 '적정수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이번 수가협상 한 차례 만으로 적정수가가 보상될 수 없지만, 공급자단체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예년과 다른 인상률을 기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벤딩 규모 공개다. 재정위 소위 부터 벤딩의 규모를 공급자단체에게 공개하고, 31일 수가협상 종료일까지 보험자와 공급자가 가입자단체를 설득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곳간을 지켜야 하지만, 공급자단체의 문재인 케어 협조도 이끌어야 하고 적정수가를 위한 첫 시작의 '키'를 쥐고 있는 기관이 건보공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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