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한의사 기싸움에 정부 '한약 안전TF' 개점휴업
- 이정환
- 2018-05-26 06: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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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합리적 시점에 한약 유관단체 회의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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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추진계획을 밝힌 '한약(첩약) 안전관리TF'가 6개월째 별다른 진전 없이 일시정지 상태에 놓였다. 한약을 둘러싼 의료계와 한의계 대립 등 외부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의사사회 관심이 온통 문재인 케어 저지투쟁에 쏠린 현실도 한약 안전TF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중이다.
25일 의료계와 한의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추진계획 공표된 한약 안전TF는 6개월이 지난 현재 아직 첫 번째 회의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한약 안전TF는 국민이 복용하는 첩약, 한약제제 등의 약효·안전성을 선진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기획 주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다.
식약처는 지난해 1박2일에 걸쳐 '한약 정책발전 간담회'를 열고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약사회와 각 학계를 포함한 '한약 안전TF'를 구성하고 정례회의를 갖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객관적인 안전성·유효성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한약의 신뢰도 강화를 목표로 전문가 단체와 식약처가 머리를 맞대자는 취지다.
그러나 TF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의료계와 한의계가 한약 안전TF를 놓고 정반대 입장을 내세우며 사실상 'TF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맞서 한의협은 한약 안전성을 논하는 자리에 의협이 포함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반발했다.
일반·전문의약품 유효성·안전성 회의에는 한의사가 포함되지 않는데 왜 한약 TF에 의사가 끼어드느냐는 논리다.
특히 첩약 안전성·유효성 데이터를 검증하는 내용이 한약 안전TF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자 한의계 반발은 극대화됐다.
GMP기준을 통과한 한약재로 한의학적 치료기술인 비방(秘方)에 근거해 조제되는 첩약은 한의사 고유 권한인데도 식약처가 한약제제가 아닌 첩약을 TF 과제로 포함시켜 문제라는 게 한의협 견해다.
아울러 한의협은 첩약이 이미 충분한 안전성을 입증해 환자 투여되고 있다고 주장중이다.
여기에 의료계가 보건복지부와 문케어를 놓고 갈등국면을 지속적인 것도 한약 안전TF 추진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 문케어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를 진행한 의협 최대집 회장 집행부는 한약 안전TF의 취지와 내용, 추진 단계 등 기초정보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협 고위 관계자는 "한약TF 관련 정보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지난 집행부가 추진하던 과제로 알고 있다"며 "게다가 지금은 문케어 투쟁에 전국 의사들이 집중하는 상황이라 한약 안전 이슈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한약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아 위험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전성분 공개와 의약품 수준 임상시험 적용으로 국민안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지난해 식약처가 한약 안전TF 추진을 발표한 이래 구체적으로 TF 구성과 회의 일정 등을 알려온 바 없다"며 "특히 의협이 해당 TF에 포함된다면 한의협이 TF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은 똑같다. 왜 한약을 논하는 자리에 의사가 포함돼야 하는지 수긍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첩약이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아 위험하다는 주장은 의료계 일방적 시각"이라며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한약을 복용중인데 그럼 해당 국가들은 안전하지도 않은 첩약을 국민에게 투약하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의협·한의협 대립이라는 암초에 부딪힌 식약처는 일단 합리적인 시점에 다시 한 번 한약 안전TF 가동을 위한 회의를 가질 방침이다.
의사사회 문케어 갈등상황 등 외부요인이 어느정도 정리될 때까지 기다린 뒤 합리적인 시점을 택해 각 직역단체가 모두 모이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약 안전성을 지금보다 강화해 국민 안전을 도모하자는 목표에는 의사와 한의사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며 "한약 안전과 관련된 단체가 빠짐없이 포함된 회의를 좋은 타이밍에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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