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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볼모 벼랑끝 약가협상하는 게르베코리아 규탄"

  • 김정주
  • 2018-06-04 13:50:48
  • 환자단체연합회 성명...'리피오돌' 공급물량 조절로 치료접근성 위협

프랑스 다국적제약사 게르베코리아가 조영제 '리피오돌'의 약가 인상을 요구하며 수입마저 중단해 ‘리피오돌’ 수급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 데 대해 환자단체가 규탄하고 나섰다.

'리피오돌'은 간암 환자에게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을 시행할 때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하는 조영제로, 국내에서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된 약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오늘(4일) 성명을 내고 "간암 환자 생명을 볼모로 벼랑 끝 약가 협상을 진행하는 게르베코리아를 규탄한다"며 정부와 제약사가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업체 측은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리피오돌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약가조정을 신청했다. 이 약제는 지난 2012년에도 약가조정 신청으로 가격을 일부 보전받았지만 업체 측은 2015년 이후 수입 원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아 손실이 누적됐다며 또 다시 약가조정을 신청한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게르베코리아가 심평원에 요구한 약값이 기존 약값의 5배나 되고, 수입마저 중단되어 이 약제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약을 쓰는 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현재 리피오돌 한 개의 가격은 5만2560원으로, 업체 측이 심평원에 요구하는 가격은 26만2800원으로 알려졌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두 달 동안 의료현장에서는 리피오돌 재고분으로 환자를 치료해 왔으나 최근 재고분마저 바닥 나 당장 환자 치료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지난 4월 23일 시민단체들은 업체에 간암 환자들에 대한 협박을 멈추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정부는 심평원과 업체 간 협의를 통해 이 약제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해결 기미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최근 이 업체는 중국에도 무리하게 약값을 요구해 한 개당 가격을 30만원 가량으로 인상해준 바 있다. 때문에 업체 측이 고액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중국에 물량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업체가 심평원을 상대로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 "그러나 게르베가 리피오돌 수입을 중단한 상태에서 심평원과 약가조정을 하는 것은 제약사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비인도적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적어도 의료현장에서 간암 환자 치료에 차질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놓은 후에 심평원과 약가조정을 해야 하는 게 옳다는 얘기다. 간암 환자들을 벼랑 끝에 세워두고 리피오돌 약값을 5배 이상 인상해 달라며 심평원과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는 전형적인 독점 제약사의 갑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게 환자들의 생각이다.

이 같은 약가 인상을 위한 다국적제약사, 의료기기 업체들의 행보는 오래된 이야기다. 과거 2001년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글리벡' 사태, 지난해에 있었던 미국 의료기기 업체 고어의 소아 심장수술 '인조혈'의 국내 공급 사업부 철수 사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제약사들 약제 독점권으로부터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제실시, 병행수입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환자들의 주장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그러나 글리벡이나 푸제온 강제실시 청구 사례에서 경험했듯이 우리나라 정부는 통상 입력에 대한 부담으로 강제실시, 병행수입 실시 등에 소극적"이라며 "결국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제약사의 약값 인상 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제도적, 입법적 조치가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와 제약사간 약가조정 줄다리기 때문에 간암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은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심평원과 업체는 환자 생명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신속히 약가조정 절차를 마무리해 치료받는 그 자체만으로도 벅차고 힘든 간암 환자들이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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