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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안제 약가인하, 회복불가 손실...전세계 유례없어"

  • 천승현
  • 2018-08-30 06:25:26
  • 제약사 21곳, 약가인하 집행정지 신청..."600억 이상 매출 손실...영업 자유 제한"

|이슈분석|점안제 약가인하 법적대응 본격화

점안제 약가인하가 예고된 제약사들이 법원에 인하를 보류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타당하지 않은 사유로 부당하게 약가를 인하해 제약사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킨다는 논리다. 본안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더욱 큰 혼선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약사들은 약가인하를 두고 “전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약품, 한미약품, 종근당 등 제약사 21곳은 서울행정법원에 점안제의 약가인하를 처분 취소 청구사건의 판결선고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내달부터 일회용 점안제 307개 품목의 약가를 최대 55% 인하하는 내용의 ‘약제 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고시를 일부 개정한 바 있다. 이번 약가인하는 일회용 점안제의 총 용량과 관계없이 농도(ml당 함량)가 동일하면 같은 약가를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해당 제약업체들은 약가인하 처분 취소 소송 판결이 나기 전까지 인하를 보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를 폈다.

제약사들이 소송대리인을 통해 제출한 집행정지 신청서를 보면, 효력정지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약가인하의 부당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을 제기했다.

제약사들은 “이 사건 처분이 집행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약가인하가 적용되고 고용량 일회용 점안제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은 매출이 대폭 감소해 감내할 수 없는 손실을 입게 되고, 이 손실은 추후 본안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는 논리다.

이번 개정 고시로 고용량 제품의 경우 40~50% 수준으로 인하되고, 저용량 제품은 15~30% 가량 약가가 떨어진다.

제약업체들은 “일회용 점안제의 연간 매출액이 약 1400억원에서 약 800억원으로 감소하게 돼 매년 무려 약 6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게 된다. 이는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에 추가 설비 투자에 대한 금전적인 손실도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용량 일회용 점안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약사들은 저용량 제품이 증량을 위해 추가 생산기계를 구비해야 하는데 해당 기계의 가격이 1대당 약 100억원에 이른다. 설비투자에 1년 6개월~1년 9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본안 소송에서 취소 판결이 나오면 100억원의 투자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본안 소송에서 약가인하 취소 판결이 나오더라도 제약사들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매출 피해를 보전받을 수 없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그동안 많은 제약사들이 본안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어느 회사도 건보공단이나 복지부로부터 매출손실을 보전받은 전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약가인하 효력이 정지되더라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집행정지의 사유로 제시됐다. 제약사들은 “사건 처분의 효력이 정지된다고 하더라도 제약사들은 기존과 동일하게 영업을 하면되고, 공공복리에 중대한 해를 입힐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역설했다.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효력이 유지되는 경우 제약사들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므로 긴급히 효력정지를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본안소송에서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도록 집행정지 신청의 인용을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조치가 위법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제약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점안제와 관련해 이 사건 처분과 같은 내용으로 규제를 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이외에 거의 없다”라고 강조했다.

약가는 통상적으로 용량에 비례해서 산정하는데 단위당 용량만 같다면 용량에 관계 없이 일률적으로 약가를 동일하게 산정하도록 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산정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용량에 상관없이 단위당 용량으로 가격을 산정하면 약제 가격의 왜곡을 초래하고 약제가격의 산정이라는 측면에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방식이라는 문제 제기다.

제약사들은 시장에서 고용량 일회용 점안제의 수요가 있어 약가인하가 공공복리에 해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고 호소했다.

환자의 상태나 치료 목적상 의사는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지만 고용량 제품군 자체가 시장에서 인위적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지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고용량 일회용 점안제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이 구입할 수 없게 되면 소비자의 구매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공익에 반할 소지가 높다는 주장이다.

제약업체들은 약가인하가 영업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반박했다. 고용량 일회용 점안제 생산 판매의 포기를 강제하는 조치나 다름 없는데 이는 일정 부분의 영업 수행 자체를 제한하는 처분과 같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된다는 얘기다.

제약사들은 “사건 처분이 그대로 집행되면 고용량 일회용 점안제를 생산 판매하는 제약사들도 저용량 위주로 생산 판매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기존 자유경쟁시장 구조를 강제적으로 변경시키게 되는 결과를 야기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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