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소분·혼합 판매 허용...약국 위기인가 기회인가
- 이정환
- 2019-07-04 1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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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약사 유사조제 조장...대기업 건기식 소매업 진출 가능성"
- "건기식 약사 전문성 확보, 약국매출 올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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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건기식 포장을 뜯어 낱알을 혼합포장해 파는 서비스는 '소비자 건강에 위해를 가하고 유사조제·유사약국이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와 '건기식 매출 상승 등 약국경영 활성화에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가 공존한다.
6일 약국가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3일 입법예고한 '건기식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놓고 약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식약처는 소비자의 섭취·휴대 편의 등을 위해 원하는 조합으로 건기식을 소분·포장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규제완화로 생길 소비자 위험에 대비해 위생적으로 소분·포장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소분 포장 제품에 개별 건기식의 일일섭취량, 섭취방법, 유통기한 등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번 규제완화로 소비자 맞춤형 건기식 서비스 등 신규 사업이 가능해져 산업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섭취 협의성이 제고될 것이란 게 식약처 전망이다.
정책을 바라보는 약사들의 견해는 양분되는 상황이다.
"유사조제·유사약국 등 불법 조장...약과 건기식 간 경계도 모호해져"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약사는 건기식을 활용한 '유사조제' 행위가 보편화되고, 비약사의 '유사약국' 개설 문제도 고개를 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건기식과 의약품은 제형이 정제나 캡슐로 유사한 경우가 많다.
건기식 판매업 자격을 득한 비약사가 판매업소 개설 후 비타민·마그네슘·엽산·밀크시슬·오메가3 등 건기식 제품을 개봉, 소분·혼합해 소비자에게 홍보·판매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약국과 일반 판매업소, 약과 건기식 간 경계선이 모호해질 우려가 커진다는 게 반대 약사들의 견해다.
나아가 의사가 원내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질환별 맞춤형 건기식 혼합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건기식 수입·제조 대기업이 대자본을 토대로 건기식 소분판매 서비스에 나서는 등 경우 약국 내 건기식 상담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건기식 소분판매는 판매자의 소비자 제품 설명·상담의 활성화를 의미해, 복약상담과 건기식상담 간 모호성을 악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건기식 판매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소비자의 불필요한 영양소 섭취율이 크게 늘어 건강 위해도를 높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부산의 A개국약사는 "건기식과 약은 제형면에서 크게 유사하다. 규제완화 빈틈을 노려 유사조제행위가 만연할 것"이라며 "건기식 판매소에 소분·혼합용 자동조제기(ATC)를 들여 전문적으로 소비자 대량 판매를 노릴 세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의 B약사는 "일부 건기식 대기업은 소비자 접촉률·판매율 향상에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다. 전국단위 건기식 상담 판매 매장이 생길 수도 있다"며 "특히 최근 약사의 건기식 상담판매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약국경영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약사의 건기식 전문성 강화 기회...약국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
반면 건기식 규제완화가 약사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고 약국경영에도 실질 수익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는 약사도 적잖은 분위기다.
식약처는 건기식 소분·혼합판매를 소비자가 직접 판매소를 방문해 건기식을 구매한 후 소분을 요구하는 경우로 한정했다.
온라인 판매·전화권유 판매·홈쇼핑 등 소비자가 소분·혼합포장 현장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판매형태에는 규제완화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결과적으로 이번 정책이 온라인·홈쇼핑 건기식 판매소가 아닌, 약국 등 오프라인 판매소에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게 규제완화에 찬성하는 약사들의 해석이다.
또 찬성 약사들은 건기식에 대한 약사의 전문성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처방약 조제 외 건기식 상담과 소분·혼합판매를 통한 약국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C약사는 "규제완화 세부 내용을 살피면 온라인은 적용이 안되며, 위생 설비 기준이나 영업자 준수사항도 의약품 조제 전문가인 약사에게 유리하다"며 "건기식 주성분 이해도가 높고 환자 상담·판매에 흥미가 큰 약사는 이번 정책을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D약사도 "유사조제나 유사약국은 불법이다. 불법행위를 우려해 약사가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건기식 소분판매업을 우려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건기식을 약 처럼 과대광고하는 부분만 잡아낸다면 규제를 활용해 약국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약사회도 건기식 정책 TFT을 별도 구성해 이번 식약처 규제완화에 관련 의견을 준비중이다. 다양한 약사 견해를 취합해 문제없는 정책 시행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건기식 규제완화를 향한 약사와 국민의 우려감과 기대를 폭넓게 인식하고 있다. 약국의 건기식 전문성을 높일 기회란 시각과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유사약국 등 불법을 키운다는 견해 등이 공존한다"며 "외부 의견조회와 내부 회의를 거쳐 입법예고 기간 내 약사회 입장을 식약처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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