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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독주 속 휴고·오타바 추격…판 커지는 수술로봇 시장

  • 황병우 기자
  • 2026-08-03 06:00:58
  • 요약
  • 글로벌 시장 9년간 4배 가까이 성장…후발 진입 가속
  • 다빈치 경험·휴고 외과 생태계·오타바 수술대 통합
  • 로봇팔 넘어 교육·운영·데이터로 경쟁축 이동

[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수술로봇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로봇팔의 정밀도와 기구 조작성 등 개별 장비 성능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술실 공간과 장비 활용도, 의료진 교육, 수술기기 포트폴리오, 데이터 분석과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운영체계가 경쟁의 전면에 섰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장기간 축적한 수술 경험과 교육·서비스·소모품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메드트로닉은 기존 개복·복강경 수술기기 사업에 휴고를 연결한 통합 외과수술 플랫폼을, 존슨앤드존슨(J&J)은 수술대에 로봇팔을 통합한 오타바를 앞세웠다.

경쟁 플랫폼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다빈치 중심의 시장이 곧바로 재편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병원이 수술로봇을 선택하는 기준이 제품 한 대의 성능에서 수술 프로그램 전체의 지속가능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커지는 시장…기업은 역할 변화에 주목

시장조사기관 마켓엔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은 2024년 111억달러에서 2029년 237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은 16.5%다.

최소침습수술 수요 증가와 고령화뿐 아니라 일반외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정형외과 등으로 적용 영역이 넓어지는 점이 성장 배경으로 꼽혔다. 수술로봇이 일부 대형병원의 시험적인 장비에서 임상과 병원 운영에 영향을 주는 전략적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바라보는 변화도 시장 규모 증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적용 술기가 늘고 경쟁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수술로봇 자체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 관계자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로봇 보조 수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양한 접근이 더해지더라도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 결과와 의료현장의 가치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튜이티브는 초기 수술로봇이 의료진의 손동작을 정밀하게 구현하는 장비였다면 앞으로는 수술 전 계획과 교육, 수술 중 지원, 수술 후 데이터 분석을 연결하는 디지털 수술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드트로닉도 플랫폼 증가를 의료진과 병원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과정으로 평가한다. 다만 휴고만을 독립적인 로봇 장비로 공급하기보다 개복·복강경·로봇수술을 연결하는 외과수술 생태계 안에서 접근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관계자는 "복잡성이 높고 맞춤형 치료 요구가 커지는 임상 현장에서는 여러 수술 방식에 걸쳐 종합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의료기술 생태계가 중요하다"며 "개복과 복강경 수술에서 축적한 포트폴리오에 로봇수술을 연결해 병원의 수술 프로그램 전반을 지원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시장 변화도 유사하다. 수술로봇 시장이 도입기를 넘어 대중화와 지능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는 모습이다.

미래컴퍼니 관계자는 "과거에는 장비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의료진 교육과 초기 임상 안착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병원이 장기간 운영할 경제성을 갖췄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다빈치의 진입장벽은 병원에 쌓인 경험

수술로봇 시장 확대의 가장 큰 수혜를 누려온 플랫폼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다.

다빈치가 확보한 경쟁력은 로봇팔의 개수나 콘솔 구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미 장비를 사용하는 의료진과 수술팀이 많고 교육과 프록터링, 기구·소모품, 기술지원 체계가 설치 장비를 중심으로 맞물려 있다.

병원이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려면 집도의뿐 아니라 간호사와 마취과, 의공 인력까지 수술팀 전체가 장비와 수술 흐름을 다시 익혀야 한다. 기존 플랫폼에서 축적한 수술 경험을 바꾸는 과정에서 수술 시간이나 장비 가동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병원이 고려하는 요소다.

인튜이티브가 다빈치5에 포스 피드백과 수술 데이터 분석, 시뮬레이션 교육, 원격 협업 기능을 결합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구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 수행과 교육, 사후 분석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 묶는 전략이다.

인튜이티브 관계자는 "의료기관은 초기 도입비용뿐 아니라 장기간 축적된 임상근거와 의료진 교육, 서비스 지원, 디지털 기술 등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다"며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활용하고 환자에게 일관된 치료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후발 플랫폼이 넘어야 할 장벽은 다빈치와의 일대일 기능 비교가 아니다. 의료진이 기존 경험을 바꾸고 새로운 장비를 사용할 만큼 충분한 임상적·운영적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메드트로닉 휴고, 복강경에서 로봇까지 수술방식 연결

휴고의 모듈형 설계와 개방형 콘솔도 메드트로닉이 구축해 온 외과수술 사업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휴고는 각각 분리된 로봇팔을 수술 종류와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배치한다. 수술실 사이에서 장비를 이동할 수 있고 필요한 로봇팔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개방형 콘솔을 통해 집도의와 수술팀이 수술 화면과 주변 상황을 함께 확인하는 구조도 특징이다. 기존 개복·복강경 수술에서 이뤄지던 수술팀 간 의사소통을 로봇수술 환경에서도 유지하려는 접근이다.

메드트로닉은 여기에 기존 외과수술 기기를 연결하고 있다. 휴고는 전용 혈관 결찰 기구인 리가슈어 RAS를 로봇팔에 직접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병원 입장에서는 개복·복강경 수술에서 사용해 온 에너지 기구와 로봇수술을 하나의 제품군 안에서 운용할 수 있다.

수술 전 계획과 원격지도, 수술 후 AI 분석을 제공하는 터치 서저리와의 연계도 추진 중이다. 로봇수술을 기존 수술과 단절된 별도의 영역이 아니라 환자와 질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수술 방식 중 하나로 편입시키려는 전략이다.

메드트로닉에 따르면 휴고는 최근 5년간 6개 대륙, 35개 이상 국가에서 수만 건의 수술에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2024년 허가 이후 비뇨의학과와 산부인과, 일반외과를 중심으로 임상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관계자는 "병원마다 수술실 구조와 진료과별 수요가 다른 만큼 시스템을 공간과 수술 방식에 맞게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수술기기와 교육, 임상·기술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병원의 전체 수술 프로그램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타바까지 가세…수술실 설계도 경쟁

존슨앤드존슨(J&J)도 최근 오타바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De Novo 허가를 확보하면서 연조직 수술로봇 경쟁에 진입했다.

허가 범위는 위우회술과 위절제술, 담낭절제술, 비장절제술, 위소매절제술, 소장절제술, 충수절제술 등 상복부 일반외과 수술 10종이다. J&J는 미국 일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상용화를 시작한 뒤 적응증과 허가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타바는 4개의 로봇팔을 수술대에 통합했다. 수술대와 로봇팔이 함께 움직이고 사전에 설정한 수술 자세를 자동으로 구현해 환자 체위 변경과 여러 복부 영역 접근을 지원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인튜이티브서지컬 다빈치, J&J오타바, 메드트로닉 휴고

J&J는 오타바가 기존 붐·카트형 시스템보다 공간을 30~50% 적게 차지한다고 제시했다. 회사 자체 평가라는 한계는 있지만 후발 플랫폼이 수술실 공간과 설치·정리 시간, 의료진 동선을 새로운 경쟁 요소로 보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다빈치가 로봇수술 안에서 의료진 경험과 교육·데이터 생태계를 확장한다면 메드트로닉은 개복·복강경 수술에서 이어지는 외과수술 포트폴리오에 로봇을 더하고 있다. J&J는 수술대 통합과 자동화로 수술실 공간과 업무 흐름의 변화를 시도한다.

각 기업의 접근은 다르지만 허가와 첫 설치 이후의 과제는 같다. 의료진이 교육을 마치고 반복 수술을 이어가야 하며 소모품 공급과 기술지원이 중단 없이 작동해야 한다.

메드트로닉 관계자는 "새로운 플랫폼이 진료현장에 안착하려면 의료진이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술에 안전하게 적용하고,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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